9-18'동틀 무렵'
환자를 데리고 포위망을 뚫던 아웃캐스트는 더블린에게 저항하고 있던 백파이프와 만나 의기투합한다. 환자를 백파이프에게 맡기면서 제인과 제인의 동료에게 데려다주라고 부탁한 아웃캐스트는 결국 장렬하게 희생한다.
네가 이 근처에서 머리에 뿔이 난 백발의 여인을 봤다며?
장관님, 제가 본 사람이 당신들이 찾는 사람이 맞는지 저도 모르겠어요……
일단 말해 봐.
아마 중상을 입었던 것 같아요. 가슴과 배 쪽에 커다란 구멍이 뚫려 있었어요……
계속해봐.
회색 머리의 산크타에게 안겨 있었는데, 바닥이 흥건해질 정도로 피가 흘러 너무 끔찍했어요!
산크타라고? 제대로 본 것 맞아?
장관님, 틀림없습니다. 힐록 카운티에서 산크타는 흔치 않아요. 한밤중이라 그 머리 위에 있는 둥근 형광등이 엄청나게 밝지 않았더라면, 눈치채지도 못했을 거예요.
녀석들이 어디로 갔지?
저기 마지막 집의 위층, 창문이 깨진 저 집이요. 그 산크타가 엄청난 속도로 순식간에 뛰어 올라갔어요.
저기? 이렇게 가깝다고?
P8, R3, 여기는 B9…… 너희 대체 뭐 하는 거야?! 목표가 이 구역에 있잖아!
한 시간 전과 반 시간 전에 너희 팀이 이 거리의 모든 집을 수색했을 거잖아. 그런데 왜 여태 보고하는 사람이 없어?!
……
뭐 하는 거야? 왜 아무 소리도 없어! P8, R3은 즉각 응답하라!
이런 *빅토리아 욕설*!
장관님, 또 다른 용무가 있습니까? 없다면 저는 이만 가볼게요. 그리고, 약속하셨던 붕대를……
붕대?
아마 필요 없을 거다.
왜…… 왜 이러십니까?!
두목의 명령이다. 탓하려면 보지 말아야 할 걸 본 너 자신을 탓하거라……
아아악!
누구냐?
요즘은 싸우기 전에 이름을 묻는 게 유행이나?
흐흑…… 아…… 하마터면…… 머리가 떨어질 뻔했어……
니는 언릉 가 봐. 내가 이 녀석들을 대신 쫓아내 줄 거니.
고, 고맙습니다……
고맙긴, 이건 우리가 응차 해야 할 일이야.
캐슬브레이커…… 빅토리아 병사인가!
어서, '약탈자' 장관님께 보고해. 여기에 빅토리아 군대 잔당이 있다고!
……'약탈자'? 너희 귀혼대는 이름 짓는 것도 뭐이 그래 촌스럽나?
내가 좀 전에 때래 잡은 몇 놈도 '죄수'님이라고 부르는 것 같던데……
……네가 P8 소대 모두를 해치운 거야? 너…… 혼자서?
그들은 서른 명이었다고!
가들 상대는 빅토리아 군대야……
그러니, 나 혼자라도 마찬가지 아니겠나?
대열을 갖춰! 녀석을 포위해라, 겨우 한 명이야!
이러 빨리 진형을 가다듬는 걸 보니 니들도 제법이다야!
진형을 유지하고! 압박해! 서로 지원하고!
적의 돌격 능력이 엄청나다. 일대일로 상대하지 마!
오호? 대가리 수로 이길라고 그리나?
내 창을…… 얕보면 큰일 난다니!
으아아아악! 어떻게 이럴 수가?!
이 와이번이 너무 강해. 한 번에 두 명을 꿰뚫다니! 중기갑병은 돌격하고, 나머지 인원은 방어해. 그리고 빨리 가서 두목에게 알려……
도망가는 기나? 째째하게!
맨 꼭지바리다!
아아아…… 제기랄, 왜 중기갑 갑옷조차 뚫리는 거지?!
철수해야 한다. 지금 철수하지 않으면 늦어!
어무야라! 갑자기 날아올랐잖나?
우리 스팀 분사 장치를 쌔빈 건가? 아니문, 딴 나라 개조 비행 장비나?
자들 전법은 처음하고는 마이 달라진 것 같아. 귀혼대는 대체 뭔 부대나야?
지금 트라이앵글이 있었으면 고만일 텐데. 내 창으로는 저러 높은 곳까정 공격할 수 없는데……
자빠졌다! 석궁병이 있던 거나? 아니, 자들을 습격한 건 석궁이 아이야, 이건…… 돌멩이?
음, 확실히 석궁을 쏘는 뱅사가 아니라니……
아웃캐스트는 한 손으로 정신을 잃은 환자를 안고 거리 옆 빈집에서 걸어 나왔다.
니가 나를 도와준 기나? 고맙게시리!
천만에. 실은, 너도 나를 도왔어.
산크타, 가는 총을 잘 쏜다고 들었는데, 돌멩이도 이러 잘 던질 줄은 몰랐다야!
아하, 미안. 내가 총을 쏘면 좀 눈에 띄는 편이라.
하긴, 그게 뭐 보통 총소리나?
네 친구가 다친 거야? 상태가 아주 안 좋아 보이는데?
더티밤 포격을 맞았어.
어?!
……미안. 우리가 죄꿈만 더 힘을 썼으면 이번 습격을 막을 수도 있었을 텐데. 죄 없는 사람들을 너무 마이 말려들게 했다니.
하아, 니도 참, 인제 와서 그런 말을 하면 뭔 소용이 있나? 나는 그저 한 맹이라도 더 구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야.
이 적들은 너들을 찾고 있었던 거나?
그런 것 같아.
오는 질 내내 저놈들이 평민들을 죽이는 걸 봤아. 나도 급히 질을 가야 하긴 했지만 어떠 그냥 보고 지나칠 수만 있겠나?
놈들의 악행은 언젠가 뿌리 뽑힐 거야.
와! 좀 전에 자들이 하는 말을 들었는데 두 개 소대와 연락이 끊겼대. 내가 그중 한 소대와 만났으니, 다른 한 소대는 니가 해치운 거구나, 맞제?
야~ 대단하다야!
너도 아주 대단해.
하지만, 자들은 몇 개 소대만 있는 게 아이야.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빡세다니, 완전히 군대라고. 거다 오후부터 더 많은 적들이 몰려오고 있다니. 아마 힐록 카운티를 지키기 어려울 것 같아니.
니가 만약 이 도시 사람이 아니라면, 니 친구를 델고 여를 떠나는 게 좋겠아.
지금 골목 밖에는 온통 적들이니, 니들은 요 뒤로 빠져나가는 수밖에 없겠다야……
윽, 다 막했아?!
도시 안에 떨어지는 돌맹이가 뭐이 이리 많나야.
자들이 아직 쫓아오지 않으니 내가 언릉 뒷질을 막고 있는 돌무데기부터 치워줄 거니……
너는 철수 안 해?
나는 절대 돌아가지 않을 기라고!
나는 시내를 통과해 동료들과 만내야 해.
시내를 통과하겠다고? 지금 온 도시가 적들로 가득 차 있고, 거기다 대부분의 길도 잔해로 막혀 있어.
괜찮아. 벌써 반이나 왔잖나.
너 혼자서 저렇게 많은 사람을 상대하면서도, 전혀 무서워하지 않는구나.
무섭나? 전장에서 나는 안즉까정 한 번도 무서워한 적이 없아.
하지만, 마이 걱정스루와.
빅토리아 도시가…… 이 꼬라지가 된 건 처음 본다야.
빅토리아와 그의 동맹들이 링고네스를 갈기갈기 찢었을 때, 세계의 수도였던 거대 도시가 지옥으로 전락한 모습은 눈앞의 이 광경보다 백 배는 더 끔찍했어.
맞아. 교과서에 나온 사황 전쟁의 승리가 울매나 빛이 났나만 가울 사람들한테는 잔혹한 전쟁이었지 않았나.
빅토리아가 옛날에는 확실히 도를 넘는 일을 많이 했아……
자신의 고향까정 전쟁의 불길이 옮겨붙었을 때야 사람들은, 전쟁이란 이러 아픈 거였구나, 마이 아픈 거였구나 하고 뼈저리게 느낄 수 있아.
거즘 다 됐아, 이제 이 넘어진 돌지둥만 치우면 돼……
내가 도와줄게.
고마워, 이쪽 한짝으로 밀어주기만 하면 돼.
하아, 한 지둥이 넘어지면 다른 한 지둥과 너무 쉽게 부딪힌다니.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앞으로는 뭐이 어떠 될지 모르겠다야……
마지막 순간까지 빅토리아가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몰라.
미안해. 내 대가리 속에는 오부데이 이런 생각뿐이라. 니가 사람을 안고도 같이 지둥을 밀게 했네.
같이 하는 게 더 빨라.
그래. 다 같이 하다 보무는 언젠가 기회가 올 거고 일이 잘될 수 있을 기야, 그치 않나?
하하, 자꾸 이런 말을 하니 정말 이상하다야. 솔직히 기회가 없으면 또 어떻나? 일이 계속 안 좋게 풀리면 또 어떻나고?
고향이 안 좋게 풀린다고 고향이 아닌 건 아니잖나? 자신의 두 손으로 이 땅을 다시 비옥하게 만들면 되는 기지. 이게 바로 이곳에 사는 모든 사람이 해야 할 일이 아니겠나?
후…… 마지막 지둥이다!
야~ 이제 다 치웠다야……
(서둘러, B9 소대가 사출한 비콘이 바로 이 골목에 있어!)
(뒤쪽은 낙석으로 막혔지만 만약을 대비해 한 소대는 뒤로 보내!)
(다른 사람들은 놈들이 못 나오게 길목을 지키고 있어. 장관들이 곧 올 거야……)
또 누가 왔다!
내가 막고 있을 거니. 니는 친구를 델고 어푼 가.
가기 힘들 것 같아.
뭐이?
놈들이 말한 대로 이제 곧 적의 리더가 나타날 거야. 그러면, 일반 병사처럼 그렇게 상대하기 쉽지는 않지.
그러니 더 어푼 가야지?!
아, 깜빡한 게 있는데……
도망가는 건 내 스타일이 아니야.
자, 젊은 친구, 내 부탁 하나 들어줘……
아웃캐스트는 품 안의 환자를 백파이프에게 넘겼다.
어어? 뭐이 이래 무겁나? 이 여자도 정말 와이번인 거나?
하, 그런 말은 실례야.
휴…… 윽…… 딴 사람이었더라면 안아 들지도 못했을 기야.
마침 내가 아는 한 친구도 와이번인데, 너처럼 아주 젊고 끈기 있는 전사야.
니 혹시……
이 환자를 조각상 동쪽에 있는 내 친구와 동료한테 데려다줘.
그리고 전해줘. 미안하지만, 제대로 끝내지 못한 일이 있다고.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지 알 거야.
그러면 니는?
나는 좀 더 머물면서 사람을 기다려야지.
여긴가요?
네, 장관님. 앗, 다른 장관님 다섯 분도 모두 오셨군요?
정보에 따르면, 상대는 겨우 세 명…… 그중 한 명은 중상을 입은 데다, 정신을 잃었다고 하던데.
그렇다면, 장관님 중 아무나 한 분 출동하셔도 충분하지 않을까요?
그중 두 명은 소대 3개를 해치웠다. 그것도 상처 하나 없이.
너희가 얼마나 쓸모없는지 우리에게 알려 주고 싶은 건가? 아니면 지금 이 임무가 몇 번이고 실패를 해도 될 만큼 중요하지 않다 생각하는 건가?
아뇨, 제가 어찌 감히……
후우…… 후우…… 상대가 진짜 그렇게 강하다고?
적어도 네가 스스로 깨어나고 싶을 정도는 되겠지.
신중해서 나쁜 것 없어. 신원이 불분명한 산크타와 빅토리아 병사 외에 그 여자도 있다는 걸 잊지 마.
궁지에 몰리면 그 여자가 어디까지 할 수 있을지 혹시 너희는 알아?
후우…… 나는 기대가 되는걸.
적의 수가…… 점점 더 늘어나고 있아!
대빵, 대빵에게 통신을……
통신기에 안즉도 신호가 없아…… 하아! 이 여자를 어푼 자빠뜨래야 하는데……
으윽……
어…… 니 이제 일났나?
안 돼……안 돼……
깨도 깬 게 아이구나…… 근데 니 왜서 갑자기 발버둥 지랄을 친 거나? 꿈에 뭐이 무서운 거라도 나왔나?
백파이프는 무언가 느낀 듯 고개를 들었다.
희미한 몇 개의 그림자가 그리 멀지 않은 빌딩 위에서 난장판이 된 거리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녀는 사방에 꺼지지 않은 잔불의 색이 희미하게 변하고 있다는 걸 알아채지 못했다.
땅 위의 방금 죽은 젊은 병사의 눈에서도 비슷한 보라색 불빛이 불타올랐다.
그녀가 시선을 다시 거리로 돌렸을 땐 더 많은 적들이 멀리서 몰려오는 게 보였다.
……시간이 거의 다 됐어!
적들이 맞은편으로 모여들고 있으니, 우리는 오래 머무를 수 없어.
조금만 더 기다리자, 슈레더 오빠. 아웃캐스트 씨는 꼭 제시간에 올 거야.
그래.
저기, 저쪽! 두 사람이 보이지 않아?
아웃캐스트 씨, 우리 여기 있어요.
아웃…… 아니, 오고 있는 사람이 아웃캐스트 씨가 아닌데……
백파이프 씨?!
어? 그 멋진 산크타 여자가 말한 친구가 니였나?
마침 잘 됐다. 자, 자, 이 중상을 입은 아가시도 너희 친구 맞제? 그 산크타 여자가 나보고 이 아가시를 느들한테 데려다 주랬아……
아웃캐스트 씨는……
아웃캐스트 씨는 어디 있어?! 설마 사고 난 건 아니지?
나랑 헤질 때까정은 아주 멀쩡했아……
다만, 느들한테 사과했아. 안즉도 지키지 못한 약속이 있다고. 그리고 너희가 '이제 어어떠 해야 할지 알 거'라고 했아.
……!
그 말은……
분명 아웃캐스트 씨는 사람을 구하기 전에 먼저 자신의 안전부터 확보하라고 했는데!
그래야만 더 많은 사람을 구할 수 있다고. 더…… 많은……
……
안돼……!
제인! 가면 안 돼!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지 알 거라고 아웃캐스트 씨가 말했잖아.
난……
난도 이 형씨 말에 찬성한다니.
너, 그 여자를 믿제? 나는 한 번밖에 안 만났지만 그 여자를 믿아.
내가 이 아가시를 데려오면서 도중에 20여 명을 자빠뜨랬아. 움청 더 많은 사람이 내 뒤를 따라잡고 있을지도 모른다니.
병사들은 별거 아이지만, 그 대빵인 캐스터를 만나면…… 내 말 믿아, 꼭 믿어야 돼. 그 여자 실력은 가늠이 안 된다니.
그러니, 느들 친구들 델고 어푼 떠나.
……이 빛은 뭐야?!
폭발이나?
아니, 아닐 기야. 뭔 폭탄이 순식간에 이러 센 빛을 뿜어내고, 아니 거다가 폭탄이면 우리가 이러 여 서서 멀쩡하게 숨을 쉴 수나 있나?
그렇다면 이건 오리지늄 아츠?!
하지만, 이러 짧은 시간에 이러 센 오리지늄 아츠를 쓴다면, 그 시전자도……
……
불빛이…… 구름을 뚫었어……
비가…… 그쳤어?
……
이 빛은 서쪽에서 뿜어져 나왔아…… 그렇다면 혹시, 방금 그 골목에서?
그 방향이 아니었다믄, 날이 샛다고 생각할 뻔했다야……
……그러게……
날이…… 밝았다.
더 이상 입을 여는 사람은 없었다.
하늘을 뚫은 그 불길은 아직도 거침없이 불타오르고 있었다……
그것은 마치 머리 위에서 언제까지나 사라지지 않는 어둠을 향해 죽음의 분노를 쏟아내는 듯도 했고, 또한 땅 위에서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삶의 찬란함을 이야기하는 듯도 했다.
지금까지 내가 본 것 중에…… 야~ 이러 충격적으로 동이 트는 거는 처음이야.
이래 가지고 그 여자가 눈에 띌 거라고 했구나, 하하……
하아……
……
제인……
후…… 하, 별일 아니야.
슈레더 오빠, 시간 다 됐지?
……응, 됐어.
올리버 아저씨한테 전해. 지금 막…… 만났다고.
……중증 감염자 한 명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