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4휘날리는 깃발
더블린의 우두머리는 '리더'를 되찾기 위해 사람들을 마구 죽였고, 제인은 평민을 구하기 위해 더블린에 용감하게 맞서 싸우는데……
등장 오퍼레이터: 사일라흐
5:57 P.M. 날씨/비
힐록 카운티 제10구역 근처 빈집
……으윽……
깨어났어?
너는 지금 심장과 폐가 어느 정도 손상되어 숨만 쉬어도 극심한 통증을 느낄 수 있어. 말은 안 하는 편이 좋아.
콜록콜록……
복부가 거의 다 찢어졌어…… 상처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심해. 넌 어떻게 살아남은 거지?
아하…… 나는 전문 의사는 아니야. 하지만 여러 종족의 생체 구조에 대해 좀 알고 있어.
내 동료는 너를 와이번으로 생각하던데, 무리도 아니지. 걔는 아직 젊어서 이 땅에 도사리고 있는 너희 선조들의 커다란 모습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으니까.
으악……!
흥분 하지 마. 몸에 안 좋거든.
네가 아츠를 쓰는 걸 봤어. 그래서 준비를 좀 해뒀지. 네가 이 방안에서 불을 지피려면 쉽지 않을 거야.
……
네 표정이 되게 재밌어. 너는 나를 공격할 수 없다는 걸 알게 된 후부터 오히려 편안해 보이네?
심지어 너는 지금 자기방어 반응보다 더 자연스러워 보여…… 설마, 그게 바로 네 마음속 진짜 감정인 건 아니겠지?
아니……
아무래도 너는 부정하는 게 습관인가 보네.
강요에 의해 원치 않은 사람이 된 네가, 고통스러워하는 게 뻔히 보여.
누가 너를 이용하는 거지? 곳곳에 손을 내미는 후원자나 고탑 위의 검은 그림자? 아니면, 나라를 되찾길 원하는 유민들인가?
아니, 그럴 리 없어. 완전히 꼭두각시가 이끌고 있는 한 부대가 런디니움의 감시 아래 이렇게 급성장할 리는 없겠지.
——
너는…… 무대로 떠밀려 나온 그림자야.
그 말인 즉, 너를 움직이는 사람이 너와 똑같은 핏줄을 가졌다는 게 아닐까?
그만……
너는 내가 말을 이어가지 않았으면 좋겠지? 그 사람을 언급하는 것만으로도 두려운 거야?
그럴 만도 해. 너뿐만 아니라 온 빅토리아가…… 아니, 대지 전체가 공포에 떨고 있지.
그녀는 아마 너처럼 젊겠지만,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자신을 이용하려는 모든 세력을 거꾸로 제 손안에 넣었어.
그러고 보니,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변화가 빨리 올 것 같아…… 우리도 더 빨리 계획을 세워야겠네.
너희…… 라테…… 라노……
내 동기를 짐작할 필요는 없어.
내가 너를 구하려고 마음먹었을 때 네 신분 같은 건 상관없었으니까. 지금은 네 신분이 짐작이 가지만, 내 생각은 여전히 변하지 않아.
너는…… 누구……
내가 누군지 모르는 게 나을 거야.
네가 회복되어 움직일 수 있게 되어 이곳을 떠나게 된다면, 영원히 그 누구에게도 누가 너를 구해줬는지 말하지 마.
나는 네가 여기서 죽게 두지 않을 거야. 너는 이것만 알아두면 돼.
……
그래…… 고마워……
감사하기엔 일러. 내가 해 줄 수 있는 건 너의 상처 처리와 지혈뿐이야.
너를 다치게 한 것은 감염성이 가장 강한 활성 오리지늄이야. 대량의 오리지늄 입자가 이미 상처 난 곳을 통해 너의 혈액 순환계로 침입했어.
네게 차단제 주사를 놓긴 했지만, 그래도 내장과 피부 표면에 오리지늄 결정이 형성되는 건 막지 못할 수도 있어.
너는 곧 다시 고열로 인해 혼수상태가 될 거야. 이건 오히려 잘된 일일 수도 있어. 적어도 급성 발작기로 인한 내부로부터의 심한 통증을 줄여줄 수 있으니깐.
아마 무의식중에 각혈할 수도 있을 테니, 네 머리를 최대한 높게 받쳐 줄게. 적어도 목에 걸려 질식사하는 일은 없을 거야.
……으으…… 윽……
네가 받을 고통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을 거야. 이제 너는 과거의 생활로 돌아갈 수 없어. 광석병이 네 운명을 완전히 바꿔 놓을 거니까.
너를 따르던 사람들이 네 곁을 떠날 거고, 심지어는 등을 돌려 너를 미워하고 원수같이 대할 수도 있어. 너는 네 전사들을 다시 이끌기 어려울 거야. 네 동포들이 다시 너를 받아주기도 어려울 거고.
……하……
어? 또 그 표정이네? 광석병 환자인 미래가, 너를 절망시키는 게 아니라 오히려 해방감이 들게 한 거야?
그렇구나. 포화가 아무리 강렬하고 갑작스러워 봤자, 젊은 붉은 용 한 마리를 아무런 저항 없이 땅에 주저앉힐 정도일 리가 없지.
너는 주어진 운명을 벗어나기를 갈망하지. 하지만 대가를 치르지 않아도 되는 반항은 거의 존재하지 않아.
조금 전 내가 잘못 생각한 한 가지가 있어……
어쩌면 너는, 네 동족처럼 탐욕스럽고 싸우기를 좋아하지 않을진 몰라도, 그들의 집념과 용맹함은 갖고 있어.
흠……
이제 자도록 해. 더 이상 억지로 버티지 말고. 내가 네 옆에서 지켜줄게.
위……
……험해……
……
네 곁을 지키고 있으면 위험하다고? 정신을 잃기 전까지도, 애써 내게 알려주려고 한 거야?
——
확실히, 이 주변이 너무 조용한 것 같아.
너는 그들에게 단순히 쓰고 버리는 존재는 아닐 수도 있어. 아무래도 계획을 바꾸어야 할 것 같아.
모험이긴 하지만 로도스 아일랜드도 네게서 얻을 정보가 필요해…… 켈시도 이해할 거야.
……보고드립니다. 찾지 못했습니다.
이런 쓸모없는 놈들!
사람 한 명도 제대로 못 지켜? 너희는 대체 뭐 하는 놈들이야!
죄, 죄송합니다.
너희들, 진짜로 그 여자가 다쳐서 쓰러지는 걸 봤어?
네…… 제 수하 보초병이 똑똑히 봤습니다. 포탄이 떨어질 때까지만 해도 리더는 처형장 근처에 있었어요……
네놈도 그 *빅토리아 사투리 욕설*이 리더인 걸 알고 있었겠지?!
우리한테 합류할 때 했던 말은 벌써 다 잊은 거야? 적이 오자마자 네놈 혼자 도망쳐?
너, 너무 빨라서 미처 반응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리더가 제게 명령하시길, 혼자 조용히 있고 싶으니 아무도 곁에 오지 못하도록 하라고……
그럼, 내가 네놈보고 죽으라고 했는데 왜 아직도 안 죽어?
쓸모없는 *빅토리아 사투리 욕설* 자식!
그만해. 이 자리에서 저놈을 당장 때려죽여봤자 소용없어.
우리는 그 여자가 지금 죽었는지 살았는지, 그리고 지금 어디에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해.
……비켜…… 내가…… 할게……
쳇, 적당히 해.
하……
장, 장관님! 용서해 주십시오. 흐흑…… 제발……
이게…… 뭐야…… 으악! 우웩……
하…… 하하하……
그녀를…… 어디서 본 거냐……
쓰러진다! 쓰러져! 하하하! 쓰러졌어! 날아갔어! 죽었어!
죽었……
……이게 적당히 한 거야?
양이…… 많았네…… 기록…… 해두자……
*빅토리아 사투리 욕설*, 진짜 역겹군. 앞으로 사람한테 약물을 실험하는 너 같은 변태를 멀리해야겠어.
그래도 우리는 이놈이 거짓말하지 않았단 걸 알았잖아.
조금 전 리더는 여기서 쓰러졌어. 게다가 중상을 입었지. 그 정도 부상이면 목숨을 잃었을 수도 있어.
중상을 입었는데 어떻게 도망갈 수 있지? 폭탄이 터지면서 땅속으로 튕겨 들어간 건 아니겠지?
나는 거리 전체를 다시 한번 포격해도 상관없다고 봐.
……포격한다면 최소한 미리 말해주고 해!
거리를 포격해? 누가 그래?
거리를 폭파시킬뿐만 아니라, 도시 전체에 불을 질러서라도 사람을 찾아내야 해.
우리 중에 너같이 빅토리아 군대처럼 어리석은 사람이 있기 때문에, 이 도시를 점령할 가치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거야.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데?
우리가 눈앞에서 잃어버렸다는 걸 리더가 알게 된다면, 이 책임을 누가 질 거야?
리더의 분노만이 저희가 두려워할 게 아니죠.
여러분, 잘 생각해보세요. 우리 많은 병사와 협력자들의 눈에 그녀는 더블린의 대표로 비치고 있습니다.
만약 그녀가 우리의 통제에서 벗어나 적이든 악의를 품은 '친구'든, 어느 쪽의 손에 들어가든 그 결과는 상상도 하기 싫은 정도로 끔찍하죠.
*빅토리아 사투리 욕설*, 그러고 보니 리더는…… 우리의 모든 계획을 알고 있어.
……
너희 말은, 그 두 여자가…… 이 소식을 알았다는 말이야?
그 여자들은 회의가 끝나자마자 가버렸어. 소식이 아마 아직 들어가지는 않았을 거야.
만드라고라는 그 녀석을 좋아하지 않으니 상관없을 거야.
아르모니는…… 당췌 우리 편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어.
당신의 말을 조심하세요. 우리는 모두 리더의 편에 서 있습니다.
좋을 대로 해. 너희가 아르모니에게 손대는 건 상관할 바 아니지만, 만드라고라는 좋은 애야. 걔까지 말려들게 해서는 안 돼.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나의 친구여? 그녀 또한 우리와 생사를 함께한 전우입니다. 그녀도 우리처럼 리더 앞에서 재능과 충성심을 보여주길 원할걸요.
아르모니가 만드라고라한테 무슨 말을 했는지, 만드라고라가 갑자기 아르모니의 말을 잘 듣더라고. 신바람이 난 걸 보니, 무슨 좋은 일이 있는 것 같아.
발신기를 선점하러 간 것뿐일 텐데. 다른 도시를 빨리 공략하는 것보다 장점이 있는 건가?
……리더는 아직까지도 우리의 계획에 대해 동의하지 않았어.
우리가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다는 걸 증명하면, 그녀를 설득할 기회가 있을 겁니다.
그렇다면, 여전히 녀석을 찾아야 한다는 거네?
이 도시를 모조리 뒤지는 한이 있더라도 찾아내야죠.
좋아. 그럼 꾸물거리지 말고 출발하자.
잠깐만, 가서 '죄수'를 깨워.
어? 우리 다섯 명이 부족하다는 거야?
그 어떤 공로도 공평하게 나누기로 한 우리의 약속을 잊지 마.
……뭔 소리야. 동료마저 모함할 녀석은 너잖아.
그렇게 알려지는 게 싫으면, 이 정보를 알고 있는 병사들은 어떻게 할 건데?
물론 데려가야죠. 찾을 때까지 일손이 많을수록 좋으니까요.
그럼, 찾은 후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다들 잘 아시잖아요?
아무도 더블린을 벗어날 수 없어요……
그리고, 아무도 더블린의 비밀을 들여다볼 수 없고요.
이 붕대는 꼭 폐기해……
하지만 이미 빨아놓은 건데……
빨았어도 소용없어. 이 박스의 물자들은 이미 지면의 오리지늄에 오염됐어. 그러니, 오리지늄 가루가 완전히 씻겨나가지 않았을 수도 있어.
하아, 제인, 네 말이 맞다는 건 알아. 하지만, 우리는 정말로 물자가 부족해.
저쪽에 봐봐. 또 중환자들이 몇 명이나 더 실려 오고 있어……
저 사람들은……
아는 사람들이야?
……응, 전에…… 아는 사이야.
하지만, 저들은 나를 보기 싫어할 거야.
저 사람들을 옮기는 걸 도와줘. 나는 진료소에 가봐야겠어. 물자를 좀 더 찾아낼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제인, 빨리 봐봐. 누가 왔어!
얼른 비켜!
……
장관님, 우리를 도와주러 오셨나요?
걸리적거리지 마.
잠깐, 너는 혹시…… 로난?
……
샅샅이 찾아라. 한 곳도 빠트려선 안 돼! 잘 들어. 이 부근은 골목이 많아 사람을 숨기기 쉽다!
로난, 너 뭐 하는 거야? 우리야, 우리. 옷차림이 바뀌니 이젠 이웃과 친구도 모른 척하는 거니?
……나는 해야 할 중요한 임무가 있다. 계속 나를 붙잡고 성가시게 굴면 가만두지 않을 거야!
크레이그가 다쳤어. 제발 좀 도와줘. 그 아이가 계속 너를 여러 번 도왔던 걸 봐서라도……
너, 무슨 허튼소리를 하는 거야?!
흑흑…… 아……
(등 뒤의 상처가 깊어……)
(그리고 크레이그는…… 머리를 많이 다쳤네.)
(둘 다 빨리 지혈해 주어야 하는데, 하지만 나를 싫어할 테지……)
다 찾아봤어?
여기엔 숨지 않은 건가?
(사람을 찾고 있는 건가?)
……아니, 안 되겠어. 여긴 사람들로 가득해. 우리가 떠난 뒤에 또 누군가가 섞여 들어오면, 위에 설명하기 곤란해져.
(아웃캐스트가…… 구하러 간 그 사람을 찾고 있는 건가?)
(그렇다면, 위험할 수도 있어……)
(가봐야겠어.)
어이, 당신들, 일어 서. 모두 여기를 떠나!
장관님, 우리는 다친 사람이 너무 많아서 움직일 수가 없어요……
움직일 수 없어도 움직여!
자, 이 광석병 환자들을 모두 이 구역에서 쫓아내! 이 녀석들의 폭발을 조심하도록. 그건 바깥에 있는 저런 오리지늄 결정보다 더 무서우니까!
예를 들면, 얼굴이 피투성이가 된 이 꼬맹이……
으윽…… 아…… 엄…… 마……
크레이그, 크레이그! 안 돼요. 우리 아이를 데려가지 마세요, 제발!
다, 당신은 죽게 내버려 두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환자들을 죽이려는 겁니까?
무슨 말을 그렇게 해? 모두 타라인 아니야? 타라의 대업을 위해 희생을 좀 하는 건데 뭐가 어때서?
로난, 네가 지난번에 그렇게 말한 뒤로 우리는 시엘샤를 잃었어!
(……시엘샤?!)
(저 사람이야…… 바로 저 사람이 시엘샤를 배신한 거였어……)
(그런 뒤, 저 사람들이 시엘샤를…… 시엘샤를……)
(저 사람은 시엘샤의 목숨과 맞바꿔서 저 옷을……!)
시엘샤는 우리의 믿음을 저버렸어…… 그러니 죽어 마땅해!
리더의 위대함과 항쟁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어울리는 말로는 그것뿐이야…… 더 이상 협조하지 않는다면, 다음은 당신들 차례가 될 거다!
……그만해.
제인? 너…… 너 간 거 아니었어?
넌 또 누구냐? 아니지, 너를 본 적이 있어…… 너는 타라인이 아니었지?
그만해.
그런 말을 쉽게 해도 되는 사람은 없어. 그 누구도 다른 사람을 대신해서 무엇을 위해 희생해야 할지 결정할 자격이 없어.
네 손에 그거 뭐야?…… 깃발?!
너, 너는 빅토리아 군인이냐!
……빅토리아 군인?
……
아니, 이젠 아니야.
다만, 당신이 계속해서 무고한 이들의 생명을 짓밟으려 한다면, 나는 당신의 적이 될 거야.
……무고하다고? 이 사람들이 무슨 짓을 했는지 알기나 하면서 이 사람들이 무고하다는 거냐?
이 아이, 그리고 여기에 있는 모든 사람들…… 깨끗한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을 것 같아?
그럼…… 당신은?
당신은 동포를 이용해 지금의 자리를 꿰차고, 이젠 거꾸로 그들을 억압하고 있어…… 그러는 당신은, 누가 심판하는데?
그런 정의감을 빙자한 쇼는 대체 누구에게 보여주려고 그러는 거야? 빨리, 저 여자를 쫓아내라! 그리고 빅토리아 탈영병과 함께 뒤섞여 있는 이 감염자들을 포위해라. 이놈들을 모조리 처리해야 한다!
제발, 도와줘. 우리를 좀 도와줘……
더 이상 못 가.
너 뭐 하는 거냐? 빨리 비켜!
어딜 가든 그 헌 깃발을 들고 다니는 걸 보니, 별로 대단한 병사는 아닌가 봐?
내 실력이 어떻든 간에, 나는 당신이 계속 나쁜 짓을 하게 두지 않을 거야.
네 머리가 어떻게 된 것 아니야? 이 녀석들이 너랑 무슨 상관인데? 이렇게까지 이것들에게 이용당하고 싶어? 너 정말 바보 아니야?
나……
……으윽…… 으아……
맞아. 나는 타라어를 할 줄 몰라.
나는 당신들의 삶을 실제로 체험한 적은 없어.
광석병에 걸리지도 않았고.
하지만……
2년 넘게, 나는 매일 당신들이 걷는 거리를 지나다녔어.
나는 당신들이 우는 것도 봤고, 웃는 것도 봤어.
마음속 깊이 나는 잘 알고 있어. 우리는 모두 똑같은, 살아있는 사람이란걸.
사람이라면 잘못을 저지를 수도 있어. 잘못을 저지른 사람은 저지당해야 하고, 제재를 받아야 하며, 마땅히 괴로워해야 해……
하지만, 배은망덕한 악당이 이 사람들의 운명을 결정할 수는 없어.
다…… 당신은, 우리를 보호하려는 거야? 우리를 원망하는 거 아니었어?
휴…… 전혀 원망하지 않았다면…… 그건 거짓말이겠지.
나 더 이상…… 우리 사이에 아무런 장벽이 없는 척하지 않을 거야. 크레이그도 잘못한 건 사실이야. 나는 어떠한 죄악도 감출 생각은 없어.
하지만, 누군가가 내게 가르쳐줬어…… 눈앞에 보이는 악은 반드시 저지해야 한다고.
이건 진영과는 상관없어. 난 원래부터 이랬어야 했어.
고…… 고마워……
……아……
크레이그, 걱정 마. 나를 그렇게 꽉 붙잡지 않아도 돼.
과거엔 내가 전사로서 합격이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탈영병이 되기로 결심한 순간부터 나는 싸울 준비가 되어 있어.
그건 그렇고, 네 상처……
(쫘악……)
엇, 내게 이 깃발보다 더 깨끗한 물건은 없다는 걸 깜빡할 뻔했네. 확실히 더 적합한 용도가 있었네.
제인은 깃발을 찢어 아이의 상처 난 이마를 살포시 싸매주었다.
윽…… 죄…… 죄송해요…… 누나……
크레이그, 지금은 그런 말 하지 말고 한숨 푹 자.
그리고 거기 병사, 당신은 여길 떠나 줘야겠어……
그리고, 떠나기 전에 시엘샤의 일에 대한 책임을 묻겠어.
너 혼자서?
설령 나 혼자라 해도.
……그리고, 우리도 있다.
비교적 부상이 심하지 않은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나타나더니, 깃발을 움켜쥔 제인 뒤로 하나둘 모여들었다.
너…… 너희들 뭐 하는 거야?
더블린에 반항하려는 거냐? 오브라이언, 너는 나와 함께 저 여자를 붙잡아야 해. 데미안이 어떻게 죽었는지 잊은 거냐!
아니, 로난, 나는 데미안을 잊지 않았어. 하지만, 나는…… 시엘샤도 잊지 않았어.
우리는 많은 잘못을 했어…… 하지만, 바보가 아니야. 이쯤 되니 우리를 계속 도와준 사람이 누군지 알 것 같아.
하지만, 저 여자는 타라인이 아니잖아!
사람들의 눈빛을 봤지?
적어도, 이 순간만큼은 우리는 같은 편이야.
……구제 불능한 얼간이들! 너희는 순간의 멍청한 선택으로, 모두 여기서 죽게 될 거야!
모두들 상처를 조심해. 무리하지 말고.
이 악당은 내게 맡겨.
이번 싸움에서, 나는……
아니, 우린 반드시 이길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