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0천둥의 울림
혼은 대령 부하의 통제를 받게 되고, 로도스 아일랜드의 오퍼레이터와 철수에 관련된 일을 상의하던 아웃캐스트는 공중으로부터 이상한 소리를 듣게 된다. 백파이프가 전달자를 찾았을 무렵, 주둔군의 대규모 도심 폭격이 시작된다.
왔으면 빨리 튀어와.
중위님.
내 사람들, 어떻게 되었어?
중위님의 부하는 여기에 있습니다. 걱정 마십시오. 이 사람들은 모두 기절했을 뿐입니다.
나는 지금 첼로 녀석들을 말하는 게 아니다.
내가 누구 얘기를 하는지 알 텐데.
……
말해라. 그렇지 않으면, 네 턱밑에 들이대는 것이 방패만이 아닐 수도 있다.
콜록콜록…… 중위님이 검을 뽑는다면 동료를 습격하는 셈이 될 겁니다……
하, 동료라 했나?
우리가 힐록 카운티에 들어선 그 순간부터 너희가 우리를 동료로 생각한 적 있어?!
대답해!!!
흡……
중위님이…… 여기서…… 제 숨통을 끊는다고 해도…… 대령님의 결정을 바꿀 수 없을 겁니다……
과연 그럴까?
너는 폭풍돌격대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정말 들은 바가 없구나, 그렇지?
트라이앵글이 너희 병력을 몇 명이나 잃게 했지? 중대의 절반 정도?
여긴 나 혼자밖에 없다. 하지만 내가 너희를 처리하는 데 시간이 얼마 걸릴지 알고 싶지는 않을 거야.
무, 무기를 내려놔!
내려놓지 않으면, 이…… 이 여자를 죽인다!
……첼로.
……
진심이다! 네가 움직이기만 하면 내 석궁이 즉시 이 여자의 목을 관통하게 될 것이다!
……
알았어.
너희가 이겼다.
저 여자를 제압해! 다 같이! 검과 방패에 접근하지 못하게 해라!
힐 부관…… 해밀턴에게 전해라……
빅토리아는 그를 수치스럽게 생각한다고.
……대령님은 빅토리아의 인정 따위를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자료는 다 정리했어?
네, 다 여기 있어요.
아주 좋아.
올리버, 너도 전보를 다 보낸 것 같네.
협력 업체에서 모두 통지를 받았어요. 협의 조항에 따르면 그들은 이후부터 근처 도시의 사무소를 방문하거나 계약을 종료할 거라고 합니다.
하아, 그렇게 되면 우리의 손실이 적지 않을 것 같아요.
전란 속에서 로도스 아일랜드만 손실을 본 건 아니야.
하긴 그렇네요. 어쩔 수 없죠, 뭐. 그냥 이 책상과 의자들을 보기만 해도 마음이 너무 아파요. 당시 제가 힐록 카운티에 막 도착했을 때만 해도 이 방은 비어 있었거든요.
올리버, 이별의 슬픔에 잠겨 있기는 아직 일러. 어쩌면 금방 돌아올 수도 있잖아?
맞는 말씀입니다. 하아, 이 도시가 빨리 예전의 평화를 되찾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창고 안의 약품은 집계가 끝났어요.
미안한데 너희들, 이 약품들을 배분해서 모든 사람들이 가장 가까운 사무소로 순조롭게 이동할 때까지 충분한 양의 응급약을 휴대할 수 있도록 해줘.
이렇게 다 배분해도 아직 많이 남아요.
모두 가져가는 건 힘들 것 같아요. 우리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으니깐요.
슈레더, 그렇게 입 다물고 있지 말고,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해봐.
……도시의 사람들은 약품이 필요해요.
마침 나도 그 생각을 했어. 일단 전쟁이 번지기 시작하면 각종 기초 보급품에 비상이 걸릴 거야. 특히 장기간 복용해야 하는 광석병 진통제와 억제제들은 더 그럴 거야.
네게 부근의 병원 명단 있지?
……네, 이미 다 정리해뒀어요.
어떻게든 그 병원들에 가져다줘. 그 기관들이 누구를 위해 복무하든 최대한 다 갖다주도록 해.
참, 골목 안에 있는 작은 진료소들도 잊지 말고 가져다줘. 그런 곳은 대부분 간판이 없어. 하지만, 대다수 현지인들이 그런 진료소를 이용하고 있거든.
진짜 그렇게 해도 괜찮을까요? 저희는 평소 현지 약품 회사를 통하지 않고 다른 의료 기관이나 개인에게 약품을 직접 공급하진 않잖아요?
비상시기에는 비상조치가 필요해. 더군다나, 열성 시민의 '익명 기부'를 거절하는 병원은 별로 없을걸?
그렇긴 하죠! 아웃캐스트 씨는 다 계획이 있었군요. 그런데 저희 중 누가 배송하러 가죠? 부근의 사람들은 우리가 로도스 아일랜드의 사람인지 모두 알고 있어요.
……제가 갈게요. 슈레더 오빠를 도와 약품을 포장한 뒤, 배송할게요.
제인, 너 괜찮아?
피는 이제 안 나요.
내가 상처 얘기하는 게 아니란 걸 알잖아.
다들 바쁜 시기에 저 혼자 한쪽에 숨어서 울고 싶지 않아요.
네가 도와준다면 당연히 좋지. 하지만, 약품이 적지 않아.
와이번의 신체 능력을 믿어주세요.
나는 다만 로도스 아일랜드의 임무 때문에 네 계획에 영향이 없기를 바랄 뿐이야.
괜찮아요. 여기서부터 교전 구역까지 가려면 마침 병원과 진료소 몇 곳을 지나야 해요.
약품 배송을 마친 뒤 바로 부대로 복귀할 거예요.
이제 조금 남았어요. 금방 다 포장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럼, 다들 이제 출발해야겠어.
말을 마친 아웃캐스트는 몸에 달린 무기 주머니에서 리볼버 한 자루를 뽑아 들었다.
우와, 이것이 바로 아웃캐스트 씨의 권총인가요?
응.
산크타들은 작전 개시 전에 반드시 탄약을 채워 넣어야만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할 수 있지.
그런데 총알이 가득 채워지지 않은 것 같은데요.
일반 상황에선 다섯 발만 있어도 충분하니까.
본함에 있을 때 발티와 식사하면서 아웃캐스트 씨의 외근 이야기에 관해 많이 들었어요.
한 발로 컬럼비아 도적 두목 세 명을 잡았고, 세 발로 용병 한 부대를 몰아낸 적도 있다면서요?
제 생각엔 아웃캐스트 씨가 여섯 발 쏠만한 정도의 적이 없는 것 같아요.
꼭 그런 것도 아니야. 더 큰 도전은 언제나 미래에 있으니까.
하지만 난, 어떤 사람과 약속한 적 있어. 섣불리 여섯 발을 쏘지 않겠다고…… 내기를 했거든.
어떤 내기였길래, 당신 같은 사람의 행동 패턴마저 바꿀 정도죠?
설명하자면 좀 복잡해.
어쨌든, 그 친구는 내가 은퇴 후의 생활을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여러모로 신경 써 주고 있어.
그런데 나 같은 사람은 언젠가 진짜 은퇴한다 해도 그리 조용히 살 수는 없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들어.
지금처럼 말인가요?
저도 힐록 카운티에 이렇게 난리가 날 줄은 몰랐어요. 분명 몇십 시간 전까지만 해도 우리는 모여서 카드놀이를 하며 차를 마셨는데 말이죠……
대부분, 상황이란 마치 날씨처럼 순식간에 변하곤 하지.
만약 선택할 수 있다면 이번 퇴각 작전은 좀 조용히 진행되었으면 좋겠어. 탄약을 한 발도 쏠 필요가 없게.
……아웃캐스트 씨, 준비 다 됐습니다.
여러분, 작별 인사를 해야 할 때가 되었네요.
제니……
올리버 아저씨, 그렇게 슬퍼할 필요 없어요. 저는 아웃캐스트 씨의 말을 믿어요…… 우린 꼭 다시 만날 거예요!
제인, 조심하고.
알았어요, 슈레더 오빠. 여러분도, 부디 몸조심하시길 바랍니다.
어?…… 천둥소리가 나는 것 같은데?
……곧 비가 오려나 봐.
아니, 이 소리는 뭔가 이상해. 제인, 일단 나가지 마!
셰프, 셰프 어데 있나?!
아이고, 네, 저 여기 있어요! 그만 좀 두드려요. 우리 사무실의 문은 기름이랑 연기에 오랫동안 그을려 있어서 세게 두드리면 고장 날 수도 있단 말이에요.
셰프, 다행히도 안직 있구나…… 난 전달자를 찾으러 왔아. 도시 밖으로 전해야 할 중요한 정보가 있어서 그래!
네, 저도 다 알고 있어요. 마침 저도 당신께 줄 게 있어요.
어? 이게 뭐야? 쪽지…… 아니나?
주둔군 군관…… 루이스 켈리라는 분이 방금 제게 준 거예요.
켈리 대위? 어떠 당신한테 연결을 한 거나?
걱정 마세요. 그분은 제가 누구인지 전혀 몰라요. 단지 저는 그분이 마지막으로 만난 사람일 뿐이에요.
원래는 주변에 정보를 캐러 갔었어요. 제 본업을 잊지는 않았으니까요…… 그런데, 주둔군이 켈리 대위를 붙잡는 광경을 마주칠 줄은 몰랐죠!
켈리를…… 붙잡는다고? 당신 말은 켈리 대위가 자기편 사람한테 붙잡혔다는 거나?!
주둔군은 켈리가 광석병 환자를 숨겼다고 했어요! 하지만, 그럴 리가 없습니다. 켈리 대위의 아들이 몇 개월 전에 광석병으로 죽었거든요. 본인이 제일 먼저 아들이 병에 걸렸다고 보고한 사실을 도시의 사람이라면 다 알아요.
이놈들이…… 이러 비참한 질병으로 구실을 만드는기나? 파렴치하기 그지없구만, 와~ 히딱하겠다야.
이미 한두 번이 아니에요. 여러 가지 차별 대우를 까밝히려는 사람에게 있어서 광석병은 아주 좋은 핑곗거리가 될 수 있지요.
이번이 바로 그런 경우에요. 주둔군은 내부에 타라 출신의 사람을 정리하려고 해요.
장교든 병사든 가족 중 타라인과 조금이라도 연관이 있으면 하루아침에 자유를 박탈당하고 말지요.
군대 내 타라인을 정리한다고? 인력이 시급한 이 전란 시기에? 왠지 예감이 좀 그렇다야.
그래서, 켈리 대위님이 목숨 걸고 이 쪽지를 제게 건네줬나 봐요. 저를 통해 '최근 계속 부근에서 어슬렁거리던 주둔군이 아닌 병사'에게 전하고 싶었던 거죠……
……!
셰프, 이건 주둔군이 불법 오리지늄 무기를 맹근다는 증거야!
뭐라고요?! 해밀턴이 미친 것 아닐까요?
믿을 만한 전달자를 찾아, 이 쪽지를 귀혼대 관련 보고서하고 같이 힐록 카운티 밖으로 빼내도록 해. 증말 중요한 정보라니.
절대 대위의 마지막 노력이 헛되게 할 수 없아.
안 되겠어요. 이 정보들은 너무 중요한 거라, 민간 전달자에게 맡길 수 없습니다. 백파이프 씨, 제가 직접 다녀올게요.
셰프도 전달자를 한 적이 있나?
정보를 전달하는 것도 램프라이터 본업의 일부라는 걸 잊지 마세요. 후우, 드디어 제대로 된 임무를 맡게 되니 흥분돼서 손발이 다 떨리네요.
어, 잠깐만. 밖에 뭔 소리가 나는 것 같은데……
천둥소리 아닌가요?
아이 것 같아.
걱정 마세요. 힐록 카운티에 몇 년 살면서, 변덕스러운 날씨 변화에 익숙해졌거든요.
이 정도의 비바람은 저를 막을 수 없어요. 이만 가볼게요!
전달자는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거리 깊숙한 곳으로 달려갔다.
그의 머리 위로, 비가 억수같이 쏟아졌고 천둥소리도 점차 가까워지고 집중되었으며 점점 더 크게 들려왔다……
이…… 이건 천둥소리가 아이라니!
잠깐만, 셰프……
……이건 포격음이라고!!!
전달자는 백파이프가 부르는 소리를 들을 겨를이 없었다.
무수히 많은 포탄이 소나기와 함께 쏟아졌고, 지면과 벽에 닿는 순간 터졌다.
충격파는 접착제를 순식간에 찢어버렸고, 엄청난 고열이 금속을 녹여버렸다. 그런데 더 무서운 것은 그 틈을 타 도시 근간에 파고든 병원체였다.
불완전 연소로 형성된 거대한 오리지늄 결정이 거리와 건물의 흠이 난 곳에 맺혀 마치 진흙비 속에서 순식간에 피어난 검은색 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