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0암담한 불꽃
상황은 일단락됐고, 이어지는 대화로 인해 박사는 오퍼레이터들과 패트리어트의 부대에 대해 좀 더 알게 된다. 가드는 패트리어트에게 중요한 사실을 전해주고자 움직이지만, 이내 저지당하고 만다.
적군에 속한 살카즈는 의식의 영향을 받지 않았는데…… 하지만 저희 쪽 살카즈는 의식에 대한 면역이 전혀 없었어요. 어떻게 된 걸까요?
유격대 소속으로 보이지도 않았는데 말이에요. 정말 이상하네요……
로즈몬티스……
고맙습니다.
난 순찰 다녀올게.
그리고 감사할 필요는 없어.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 사람에게 감사를 표하지 마라, 아미야가 좋아하는 말이지.
……
억제제의 효과는 조금 더 기다려야 나타나지만, 지금도 광석병의 통증은 많이 줄어들었을 거예요.
이 약을 돌아가서 다른 사람들에게도 전해 주세요. 양이 많지 않아 임시방편이겠지만, 적어도 급성 중증의 진행을 억제할 순 있을 거예요.
정말 우릴 도와주러 온 거야?
안타깝게도, 지금의 저희가 당장 해드릴 수 있는 일은 이 정도뿐이에요.
추가적인 도움은, 리유니온의 리더를 쓰러뜨린 후에야 가능합니다.
게다가…… 리유니온이 다시 전면적인 폭동을 일으키면, 저희도 더는 대응할 수 없을지도 몰라요.
내가 말했었지. 난…… 나도 옛날에는 이렇지 않았다고.
그전까지는 당신들을 싫어했었어. 하지만 지금은 나도 똑같은 신세가 됐지. 나도 너희처럼, 모든 사람들에게 멸시받게 되었어.
내가 그를 거의 죽일뻔했어. 사실…… 그가 없었다면 우린 이미 죽은 목숨이었다는 거, 나도 잘 알고 있어……
하지만 그가 우리를 두고 물자를 찾으러 갈 때마다 누군가가 죽어나가니까, 그가 다른 리유니온과 작당해서 우릴 가지고 노는 게 아닌가 의심했었어.
우리들도 이제 감염자잖아? 리유니온은…… 우리 우르수스인을 왜 그렇게 미워할까?
사람 마음속의 추악한 감정은 누군가 부추기지 않아도, 그대로 내버려 두면 도시의 모든 거리를 오염시킬 수 있을 정도로 퍼져 나가지.
선생님…… 아까는 너무 갑작스러운 행동이었어요!
아미야, 슬슬 익숙해질 때도 됐잖아.
……이런 건 한두 번으로도 충분하다구요!
협상에 시간을 낭비하다간, 우리의 다음 행동에 차질이 생겨.
그래서…… 타티가 거짓말이라도 했으면 정말 절 죽일 작정이셨습니까?
난…… 결국 거짓말은 안 했잖아!
만약의 이야기야. 상처받은 감염자들이 모두 솔직하지는 않아. 나조차도 판단력이 흐려졌었으니까.
으, 윽……
그럴 리가.
넌 로도스 아일랜드의 오퍼레이터야. 우선적으로 신용하는 건 당연히 너다.
다른 것보다도, 이건 저 여자에 대한 심리 요법이었다고 할 수 있어. 물론, 결과적으로 너와 저 여자의 태도가 네 무고함을 증명했고 말이야.
하지만 저는……
선생님의 표정이 너무 어두워서 정말 죽이기라도 할 것 같아 겁났다고요…… 전혀 연기처럼 안 보였으니까요.
그게 무슨 문제가 된다 그래, 그럴 리도 없는데. 단, 다른 사람들에겐 정말 그렇게 할 것처럼 보여야 했어.
켈시 선생님, 이 정도면 충분하니까…… 이제 가드 씨를 겁주는 건 그만 하세요.
그러지.
가드 씨, 안심하세요. 정말 그런 일이 일어나려 했다면, 제가 선생님을 막았을 거예요.
방금의 일로 감정이 너무 자극되지 않았나요? 회복을 도와드릴까요?
아, 괜찮습니다. 이런 일에 아미야 씨의 심리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나약하진 않아요.
제가 정말 안심할 수 없는 건…… 입구에 서 있는 저 사람뿐입니다.
……
지금은 많이 괜찮아졌고, 로즈몬티스와 대화하면서 대충 이해하게도 되었지만…… 그래도 거대한 검을 던져 사람을 두 동강 내던 그 장면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군요.
그때의 임무는 아마 평생 잊지 못할 겁니다.
아…… 그 일이라면 저도 알고 있어요.
하지만 가드 씨…… 로즈몬티스 씨가 그 임무에서 현지 무장 단체의 무기 실험으로 살해당할 뻔한 네 명의 민간인을 구했단 사실은 알고 있나요?
로즈몬티스 씨가 벤 것은 현지의 무장단체가 사르곤의 노예상에게서 구매한, 폐기된 군용 캐스터 실험체였어요. 그 캐스터들은 모두 뇌하수체가 제거되어 있었죠.
그들은 자신의 신경계로 움직이지 않고, 신체에 심어진 오리지늄 기관으로 제어되고 있었어요. 사실상, 이미 죽어있었습니다.
로즈몬티스 씨의 전투 방식으로만 실험체 감염 기관을 완벽히 파괴할 수 있었죠. 로즈몬티스 씨는 잘못이 없어요.
……그랬습니까?
가드 씨, 제 생각엔 당신과 로즈몬티스 씨가 서로에 대해 비슷한 오해를 했던 것 같아요.
보통 사람의 첫인상은 소문과 겉모습으로 정해지죠. 당신이 무엇을 했든 사람들이 당신에게 처음 보일 반응은 아마 절대적으로 리유니온을 향한 배척일 거예요.
하지만 첫인상의 편견 속에만 머물러 있으면…… 신뢰는커녕, 서로의 사정에 대해 조금도 이해하지 못하게 돼요.
진실을 알려고 하는 사람이 없으면, 아무리 진실의 씨앗을 뿌려대도 싹은 피어나지 않죠.
그러니까, 바로 앞에 로즈몬티스 씨도 있는데…… 직접 가서 물어보면 더 좋지 않을까요?
지, 직접?
궁금한 거라도?
- (로즈몬티스는 무섭다고요……!)
(앗, 그렇지 않아요…… 로즈몬티스 씨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서 그런 것뿐이고……)
……
……로즈몬티스, 당신은, 무엇을 위해 여기에 왔습니까?
임무를 수행하러.
그리고…… 말했잖아. 복수, 가족들의 복수를 위해서라고.
질문은 끝입니다.
하…… 나도 내가 뭐라는 건지 모르겠군.
예전엔 아자젤에게 화를 냈던 제가, 지금은 로즈몬티스에게 무례한 질문이나 던지고 있군요. 하, 정말 엉망진창이네……
하지만 넌 패트리어트를 신용한다. 패트리어트와 유격대, 그리고 리유니온에 대해 얘기해봐.
선생님과 박사님도 현재 상황은 잘 알고 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지역에 아직 생존자가 있는 건, 체르노보그에 아직 많은 우르수스인이 살아있을 수 있는 건……
모두 패트리어트와 유격대, 그리고 그들의 뜻에 동참하는 사람들 덕분입니다.
유격대의 전사들이 그곳에 있는 한, 그 일대에서는 어떠한 분쟁도, 폭행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들은 물자를 조달하고 자원을 배분해 줄 뿐만 아니라, 지역 사람들의 생활 여건이 개선되도록 도와주기도 합니다.
……패트리어트는 원래 절 도시 밖으로 내보내 주려 했습니다만, 저는…… 이곳에 남아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쪽을 선택했습니다.
그와 아자젤의 리더가 대화하는 걸 들었을 때도, 설령 그 모습이 위선이라고 해도, 나름 그 위선을 꽤 잘 지키고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더군다나…… 스카우트 씨가 저를 보호하기 위해 체르노보그에서 죽었을 때, 패트리어트는 스카우트 씨의 희생을 존중해 줬습니다. 저는……
- 스카우트…… 체르노보그에서 희생된 오퍼레이터인가.
스카우트!
- 로즈몬티스……?
스카우트는 어떻게 됐지?
왜……왜 기억나지 않는 걸까? 죽은 거야? 스카우트……
이 공허함은…… 스카우트인가? 스카우트를…… 내가 또 잊은 거야?
분명 방금…… 단말기에…… 어째서 또 잊은 거지?
1월 3일
백발의 노인이 새까맣게 탄 물건 하나를 전해 줬다. 메커니스트는 그 물건을 보자 의자에 앉아 한참 동안 일어나지 않았다.
그 노인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떠났고, 동행하고 있던 켈시 선생님은 아무 말 없이 내 머리만 쓰다듬었다.
그건 스카우트의 물건이었다.
Scout.
스카우트가 없어졌다.
그림자 하나 남기지 않고 도망칠 수 있는 스카우트가? 다른 사람이 모두 죽어도 혼자만은 살아 돌아오던 그 사람이? 말을 시작하면 멈출 줄 모르던 그 사람이?
Scout......
나는 이전의 기록을 뒤졌다. 스카우트가 나에게 리본을 만들어줬었다. 하지만 이런 건 어린 애들이나 쓰는 거지, 나는 이미 다 컸는걸.
스카우트는 왜 죽은 거야?
왜? 왜? 왜?
대체 왜?
……
으으……
로즈몬티스 씨……
손 주세요. 눈을 감고, 로즈몬티스 씨……
……
정예 오퍼레이터도…… 우리 같은 보통의 오퍼레이터와…… 크게 다르지 않군요.
{@nickname} 박사님, 제가 얘기하죠.
박사님을 구출하는 임무에서 스카우트 씨는 정찰팀의 팀장이었습니다. 그는 지금의 박사님은 보지 못했지만, 네…… 예전에 에이스 씨와 함께 당신을 본 적 있다고 했습니다.
그는 저를 지키기 위해 혼자서 살카즈 용병을 막아섰죠.
스카우트 씨는, 마음만 먹었다면, 충분히 도망칠 수 있었을 겁니다.
그가 당신에게 전한 말이 있었는데…… 아, 생각났습니다.
스카우트 씨는, 당신과 함께 싸웠던 나날들을 단 한 순간도 잊은 적이 없다고 했습니다.
- ......?
아……
또, 당신이 더 이상 지휘관을 맡지 않길 바랐습니다. 지금 상황에서 그러기는 힘들겠지만요.
보스도 저를 구하기 위해 희생됐습니다. 저는 정예 오퍼레이터 두 명의 목숨을 짊어진 채 살아가고 있어요.
하지만 스카우트 씨는, 본인들은 누군가를 위해 죽는 게 아니라, 신념을 위해 죽는 거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의 팀도, 저의 팀도요.
그래서 저는 리유니온으로 향했습니다. 사태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어떻게 로도스 아일랜드를 도울 수 있을지 알아보기 위해서요.
……그리고 이내, 유격대에서도 신념을 발견했습니다. 강하고 곧은, 그들을 용감히 싸우게 하는 순수한 신념을요.
물론 놈들의 방식이 우리보다 야만적이긴 하지만, 그들은 폭력을 통해 희열 따위를 느끼는 부류는 아닙니다. 이런 부분이 제게 그 신념에 대한 믿음을 주었죠.
리유니온이 모든 감염자를 해방시키기 위해 행동한다면, 유격대는…… 그들이 가장 우선시하는 건, 노역자를 해방시키는 일……
감염자를 노역시키는 자들, 감염자를 이용해 민간인을 위협하는 자들 전부를 이 세상에서 지워버리려는 겁니다. 전부요.
이건 패트리어트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패트리어트가 그들을 지도하고, 이끌고, 보호하고 있습니다.
패트리어트가 임무를 위해 체르노보그를 떠나기 전…… 그와 대화를 한 적이 있습니다.
이 노장은, 대체 몇 살인 건가 싶었지만, 그는…… 저에게 술 한 잔을 대접하더군요. 그런 대우는…… 처음이었습니다.
그의 나이는 확실히 네 예상을 훨씬 뛰어넘을 거다.
그 전설 들어보셨습니까? 그가 우르수스를 떠난 것에 대한 전설 말입니다.
들은 적은 있다. 그가 정예 부대를 데리고 우르수스를 떠났다고. 대반란이 이 황당무계한 헛소문에 힘을 실어줬지.
사실, 그때 그를 따라나선 우르수스 군인들은 이제 몇 명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우르수스 정규군과의 전투에서 많은 전사들을 잃었겠죠.
지금의 유격대원은 거의 모두 새로 모집한 인원입니다. 유격대가 서북 툰드라에서 싸울 때 자원해 들어온 사람들이죠.
그들의 전투가, 그들의 명망이, 그들의 이상이 사람들을 불러 모은 겁니다.
유격대도 한때는 리유니온의 리더와 뜻을 함께했습니다. 하지만 우르수스인을 향한 감염자의 원한 때문일까요……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사태는 지금처럼 변했습니다.
살아있는 사람들은 재앙에 습격당해, 뒤집힌 이 세상처럼 죽어버리거나, 미쳐가거나, 고통받게 됐습니다.
타티아나…… 네 이름은 아마 타티아나였지.
……그래.
무릎은 이제 괜찮아?
무슨 소리야?
사흘 전에 도망가다가 넘어졌잖아.
그 정도는 벌써 나았어……! 난 우르수스인이야! 너희랑은…… 다른 종족이라고. 우리 우르수스의 신체는 너보다 훨씬 더 튼튼하니까.
그렇다면 다행이군…… 꽤나 큰 상처였으니까 말이야.
아, 여기선 제가 메딕 오퍼레이터의 역할까지 해야 해서요. 의료 지식은 전혀 없지만요.
전 아직 할 일이 잔뜩 남았습니다, 켈시 선생님.
그런 것 같네.
음……
메딕은, 오지 않았나요?
갑자기 그건 왜?
상관 없으려나. 로즈몬티스를 보고 짐작은 했습니다. 우리는 이곳에서 많은 사람을 잃었고, 로도스 아일랜드는 전투를 위해 이곳에 왔다는걸.
보아하니, 넌 이 코어가 곧 용문과 충돌한다는 걸 모르는 모양이군.
……
뭐라고요?
아, 용문에 리유니온의 인원이 추가 투입되는 걸 말씀하시는 건가요? 리유니온의 이동 수단이 이 코어뿐이라는 사실은 저도 들어본 것 같습니다만.
코어는 우르수스의 도시 식별 코드를 송출하고 있다.
네?
……그게 무슨?!
잠시만요!!
……그럴 리가, 말도 안 돼! 어떻게 그런 일이?!
이제 로도스 아일랜드가 왜 여기까지 왔는지 알겠지.
무슨 얘기야?
(로도스 아일랜드의 '말하지 마'라는 뜻의 수신호를 보낸다.)
아무것도 아냐……
…… 그래서 패트리어트와 그 부하들이 그렇게나 정의감이 넘친다면, 왜 리유니온이 아직까지 우르수스의 영토에서 함부로 활개치고 다니는 거지?
리유니온은 원래 그렇게 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뭐?
가드 씨……
리유니온이나 현지의 감염자들과 오랫동안 교류해 왔으니, 복귀해 주신다면 저희에게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
네, 하지만 아직은 떠날 수 없는 거죠?
네…… 아미야, 당신이라면 이해하겠죠?
미안합니다. 당신보다 열 살은 많은 제가 당신보다도 철없이 굴어서.
자책할 필요 없어. 로도스 아일랜드는 오히려 네 행동을 칭찬해야 마땅하다.
……하지만 지금 네 상황은 확실히 위험해.
가드, 만약 리유니온이 붕괴되면, 다른 감염자의 구조나 그들의 생활 여건을 개선하려는 행동은 더욱 어려워진다.
이런 상황이 생긴다 해도 두렵지 않은가?
네, 두렵지 않습니다.
리유니온에는 패트리어트가 있으니까요.
그가 있는 한 리유니온은 붕괴되지 않습니다.
많은 유격대 전사들이 주둔지를 떠나 집결하고 있습니다. 그가 이 도시에 돌아왔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가 이미 돌아왔을 수도 있어요.
그가 있으면, 리유니온도 바뀔 수 있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리유니온은 변화의 원동력이 부족한 집단이야. 탈룰라 역시 리유니온을 위해 모든 걸 바칠 수 있는 리더는 결코 아니지.
체르노보그의 코어, 현지에 남겨진 체르노보그의 폐허, 우르수스의 감염자……
게다가 언제 움직일지 모르는 우르수스의 제3군단까지. 국면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어.
하지만 리유니온도 상당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로도스 아일랜드라도…… 해결할 수 없는 일이 있어요. 이번 일은 로도스 아일랜드에게는 무리입니다!
로도스 아일랜드는 단지 제약회사에 불과하다, 선생님이 항상 하던 말씀이니 더 잘 아시겠죠.
전 보스를 믿고, 스카우트 씨를 믿지만……
패트리어트도 믿습니다.
……이해합니다.
……아미야 씨, 화내지 않나요?
우리가 할 수 없는 일, 하지 않은 일로…… 왜 가드 씨에게 화를 내겠어요.
2주 동안 많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저희도 많이 변했어요.
하지만 감염자와 관련된 일로 서로를 적대하는 일은 없을 거예요. 체르노보그에서 일어난 모든 일, 저와 가드 씨가 목격한 풍경은 아마 같을 테니까요.
그렇겠죠. 저 역시…… 누군가가 상처받는 것은 참을 수가 없습니다. 누가 누구를 상처 입히든, 견딜 수가 없어요.
패트리어트가 리유니온을 바로잡는다면, 전 그의 뒤에서, 그의 전사와, 그리고 패트리어트를 따르는 리유니온의 멤버들과 함께하겠습니다.
우리는 네 새로운 사상이 로도스 아일랜드의 이익을 해친다고는 생각하지 않아.
오히려 로도스 아일랜드는 모든 오퍼레이터에게 외부 세계나 새로운 지식을 접하도록 장려하고 있어. 사소한 일로 고민하지 않고, 자신만의 목표를 세울 수 있도록.
우리의 생각도 끊임없이 변화하니까 말이야.
감사합니다…… 켈시 선생님, 아미야 씨.
아, 참.
앞으로는 박사님과 연락하셔도 돼요.
- 연락해!
- ……
- 원한다면 기꺼이.
로도스 아일랜드에서의 제 책임이…… 아미야, 켈시 선생님…… 제 책임이 더 중요해지는 건가요?
……그렇게 말하려던 건 아니었어요, 가드 씨. 스스로 결단을 내리는 것이야말로 중요한 일이겠죠.
게다가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로도스 아일랜드가 당신과 같은 입장이었어도 같은 결정을 내렸을 거라고 생각해요.
사람에겐 저마다의 가치관이 있다. 네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면, 중요한 거겠지.
우르수스인 사이에서 자신의 진정한 가치를 찾길 바란다. 네가 원하는 바대로, 저들을 반드시 지켜내.
……
……뭐, 뭐야. 날 쳐다보면 뭐……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잠깐 생각 좀 하느라.
맞다.
월급은, 네 경우에는 지원되지 않아. 미안하게 됐군.
그리고 가드, 하나 더 알려줬으면 하는 게 있는데……
패트리어트가 탈룰라를 배신하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패트리어트는 탈룰라를 신뢰해요.
그럼, 반대의 상황은?
……켈시 선생님?!
만약 탈룰라가 패트리어트를 배신한다면?
혹은, 우리가 이미 리유니온의 지휘관인 '프로스트노바'를 만났고, 그녀를 죽게 만들었다면?
네?! 선생님…… 대체 무슨 소리십니까?!
하…… 하지만…… 그녀는 패트리어트 씨의 딸……!
만약 패트리어트와 저희 사이에 마찰이 생긴다면……
그건 최악의 결과이자, 음모자가 가장 바라는 결과겠죠.
탈룰라가 정말 패트리어트의 의견을 묵살하고 감염자들이 일반 시민을 해하는 행위를 방치하거나 심지어는 허락했다면…… 그건 단순한 방임이 아닙니다.
패트리어트는 그 반감의 표적이 될 겁니다. 진상을 모르는 자에게도, 원한을 가진 자에게도……
그걸 의도한 자에게도요.
……
저…… 저는 가봐야겠습니다.
패트리어트 씨에게 알려야 해요!
하지만…… 로도스 아일랜드는……
패트리어트 씨와 로도스 아일랜드는…… 적입니까?
- 사태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는군.
리유니온이 여기까지 온 것도, 저절로 이렇게 된 것은 아닙니다.
미샤 씨도, 프로스트노바 씨도……
리유니온도, 로도스 아일랜드도, 그리고 용문도, 더 이상 누구에게 상처를 줘선 안 돼요.
박사님, 저희에겐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았어요…… 뒷처리에 대한 생각만으로 피곤해질 정도로요.
하지만 그전에…… 일단은 첸 팀장님부터 찾아야 해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리유니온의 리더. 그녀야말로 리유니온을 이렇게 만든 원흉입니다.
들리나, 만트라-2 팀. 응답하라.
팀장이 리유니온의 연락 수단을 찾아냈습니다. 원시적이에요, 흔적까지 남아있고요. 통신병이라면 이 구역의 그녀가 잘 처리해줄 겁니다.
물론 유격대 놈들은 아닐 겁니다. 그들은 그리 만만한 놈들은 아니니까요.
같이 처리해버릴까요?
그들은 해치지 마라. 우린 그들을 토벌하거나, 자기들끼리 공멸시키려고 여기 온 게 아냐.
그리고, 그들의 내부 혼란도 바라지 않아. 리유니온은 그들을 속인 자에 대항해야 하니까.
지금부터요?
……라고 저희 팀장이 묻네요. 저는 별 의견 없습니다.
지금은 아니지만…… 저절로 그렇게 될 거다.
놈들의 정신은 이미 썩어들었지만, 거짓으로 세워진 버팀목은 아직 건재하다.
본래는 그것을 빼앗거나 부러뜨려 가죽 주머니 따위로 만들어버릴 수도 있지.
하지만 탈룰라가 우리 예상보다 한발 앞서 충돌시키며, 갈등을 증폭시켰다.
원래는 그저 미쳤다고만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정말 악랄한 여자군.
이 도시의 감염자와 시민 모두 일어나 대항해야 한다.
탈룰라의 방임 덕분에 그들은 서로 교류하고, 알아갈 기회를 얻었다.
탈룰라의 퀸은 아직 체스판 위에 살아 있어.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제멋대로일 수 없지.
나는 확신하고 있다. 그녀가 가장 불명예스러운 방법으로 리유니온을 무너뜨릴 거라고.
……우린 그녀의 독을 중화시켜야 해.
물론 이 모든 것은, 불드록카스티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겠지만……
- 코어로 잠입하는 데 성공한 모양이다.
이제부턴 더 이상 침투 작전이라 하지 못할 정도로 훨씬 어려워질 거다, {@nickname} 박사.
전에도 말했듯이, 코어 잠입은 전체 계획의 20% 정도에 불과하다.
핵심 사령탑과 에너지 구역에 침입해 체르노보그의 운행을 멈추려면, 중앙 구역은 반드시 지나가야 하는 곳이다.
다만, 이제부터 우리를 막아오는 적이 있다면, 그건 일반 리유니온도, 힘만 센 살카즈 용병도 아닐 거다.
- 리유니온의 간부도 이제 몇 명 남지 않았어.
W는 일단 제외하지.
네가 전술 지휘관으로서, 리유니온의 폭군 탈룰라보다 더 경계해야 할 사람이 한 명 있다.
북툰드라의 감염자 유격대는 우르수스 서북 지역에 주둔하는 제4군단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지…… 창설 이래 지도자는 단 한 명뿐.
보통의 반역자라면 학살당했겠지만, 유격대는 오히려 학살하는 쪽을 반격해 죽일 능력이 있다.
현지의 권력자가 유격대를 섬멸하기 위해 한두 사단을 소집할 수는 있지만, 그런 건 의회에 자신들의 무능함을 선전하는 행위지.
전쟁의 불씨는 이미 오래전부터 타오르고 있지만, 이 유격대만이 설원 도처에 숨어 있는 감염자들에게 '방패'로 통한다더군.
감염자의 방패.
눈의 악마 소대도 그들의 한 부분이었다. 그들은 감염자만으로 구성되진 않았지만.
추방된 자, 자신의 의견을 고집하는 자, 피해자, 방랑자, 엘프, 두린, 살카즈. 유격대는 감염자를 위해서만 싸운 건 아니야.
- ……어디서 들어본 말인데.
흠?
- 네가 생각하는 대로야.
- ……
- 그냥 생각 없이 뱉은 말이야.
로도스 아일랜드와 같다고 말하고 싶은 건가?
네 직감이 언젠간 로도스 아일랜드에 도움이 될 것 같군, {@nickname} 박사.
- 화내지 않는 건가?
- ……
- 반박할 줄 알았는데.
왜 내 눈을 빤히 쳐다보면서 말하는 거지?
별다른 구경거리라도 있나.
이런 때까지 침묵을 지킬 필요는 없지.
그 관점을 고수할지 말지는 너 스스로 선택해.
네 의견에 따르도록 하지.
내가 질책이라도 할 줄 알았나, {@nickname} 박사?
지금은 아니야. 네가 원하지 않는 것도 알고, 네 의견에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니까.
사실 네가 유추했던 대로, 유격대의 전사들은 오직 지휘관만을 신뢰하고, 보호한다.
그래, 박사. 유격대는 다른 의미에서의 '로도스 아일랜드'다.
하지만 그들의 리더도 그럴까? 아니.
{@nickname} 박사, 후회하지 않으려면 준비 단단히 해둬.
우리의 작전 목표 중 하나, 즉 중앙 구역의 방어를 무너뜨려 함교와 코어 에너지 구역으로 가는 통로를 뚫는 일은 필수적이지만……
네 안전을 생각한다면, 너와 아미야가 그를 만나지 않았으면 한다.
하지만 피할 수 없는 이상, 다시 한번 말하지.
준비해둬…… {@nickname} 박사. 그와 만나기 전에, 그의 부대에 먼저 맞설 준비를 해야 하니.
내가 남에게 충고하는 건 꽤 드문 일이지만……
하지만 그는 '패트리어트', 불드록카스티니까 말이야.
하아…… 하아……
하아…… 다른…… 구역에 있는 건가?
젠장…… 안 돼! 반드시…… 패트리어트 씨에게 알려야……
만약…… 만약 탈룰라가 유격대를 노리고…… 이런 일을 묵인해온 거라면……
정말, 그렇다면…… 유격대는…… 결국……
같은 편이라고 믿어온 사람들의 손에 죽게 될 거야……!
패트리어트…… 패트리어트 씨는 리유니온의 유일한 버팀목인데……!
보아하니 여길 지나가게 두면 안 될 놈 같군.
너는……
살카즈인가.
어디 소속이냐. 중앙 구역에는 무슨 일이지?
바른대로 말해.
아, 혹시…… 그 웬디고 노친네의 졸개인가?
네놈……
사냥감이 제 발로 굴러들어오는군.
그래, 우리 나약한 이민족 감염자 씨가 대체 뭘 알아내셨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