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8너만이 알고 있다
용문은 안전해졌지만, 첸은 웨이 옌우의 집무실로 찾아가 웨이 옌우를 추궁하고 질책한다. 그리고 켈시는, 앞으로 36시간 내에 체르노보그 이동도시의 코어가 용문과 충돌할 것이란 정보를 가져오게 된다……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용문 방어 작전이 종료되었습니다. 다시 한 번 알립니다, 용문 방어 작전이 종료되었습니다.
모든 인원들은 장비 점검 후 각 서에 반환하여 주시고, 근무일 기준 1일 이내로 복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근위국 인원들은 소속 부대와 합류 후, 근위국 앞에서 다음 명령을 대기해 주십시오.
다시 한 번 알려 드립니다……
여기서 뭐 하고 있어?
…표정이 왜 그래?
……
아, 아무것도 아니야.
……어 그래.
잠깐, 어디 가는 거야?
가서 좀 살펴보려고.
그럴 필요 없어. 내가 조사했거든, 아무것도 없어.
그래.
첸, 그럴 필요 없어. 전투는 이미 끝났어.
비켜 주시죠, 스와이어 아가씨.
넌 이미 리유니온을 막아 냈어, 그 특수 부대까지도!
근위국과 로도스 아일랜드, 심지어 감찰사한테까지 그 특수 부대를 노출시켰잖아!
넌 특수 부대도 막아낸 거야!
비켜!
특별감찰팀의 팀장으로서, 넌 충분히 잘 해냈어.
그러니까 다시 조사할 필요 없다고! 또 뭘 알고 싶은 건데? 알아서 좋을 거 하나 없어!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알아야겠어.
배수 시스템을 조사하지 말란 게 무슨 뜻인지 알고 이러는 거야?
지금까지 네가 한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해, 여기서 더 나가면 용문의 어두운 면을 들추게 될 거라고!
과거의 적폐는 앞으로 우리가 전부 없애버리고, 용문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들면 되잖아!
그러니까… 첸, 가지 마, 보면 안 돼!
너 이번에 정말 잘했어. 정의감, 책임감, 소속감까지, 흠잡을 데 하나도 없이 잘했다고.
첸!
……
비켜.
이래서 보면 안 된다는 거야! 네가 이런 녀석이니까!
누가 너한테도 배수 시스템을 조사하지 말라고 했었지?
……
나한테도 누군가가 똑같은 말을 했다.
그런데 왜 조사하겠다는 거야! 시킨 사람 아무도 없는데 왜 굳이 나서냐고! 왜!
아니.
용문이 내가 조사하길 바라고 있다. 나 원래 이런 사람인 거 알잖아, 반드시 조사해야겠어.
스와이어. 나 칼 뽑게 만들지 마.
……
으으……
이건 무슨 냄새지?
이건…
……
……
아, 올라왔군.
적의 지휘관은, 그 메피스토라고 불리는 감염자는 붙잡았나?
- 당신과 상관없는 일이다.
- ……
- 이미 죽었다.
뭐… 뭐라고? 그게 협력하는 사람의 태도인가?
어떻게 된 일이지, 너희 로도스 아일랜드가 쫓아간 것 아니었나?
……정확히 설명해줄 수 있나?
보고 해야겠군. 그리고 적의 지휘관을 죽이지 못했다면……
죽었다고? 어떻게 죽었지?
확실한 건가? 감염자 신분 확인은 결정 사망 감정과 부검이 필요하다. 광석병은 기초적인 생물학적 정보를 말소시키니까.
이 정도는 다 알겠지?
어이 잠깐, 어디 가는 거지? 품에 안고 있는 건 누구냐?
…대체 아래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 죽은 감염자다.
리유니온의 잔여 부대는, 지금쯤 이미 퇴각했겠지.
흰 토끼가 이런 결과를 원했던 건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어… 뭐 마지막엔 그 여자도 별로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았지만.
어쨌든 간에, 그 여자는 해낸 거야.
흰 토끼… 정말 고집불통이라니까.
"멋지게 이겼구나"라고? 이기기는 개뿔… 그 흰 토끼가 조금만 더 오래 살았어도, 우린 지금쯤 얼음 쪼가리가 되어 있었을걸.
그래도 넌 살아남았잖아? 넌 귀중한 전투 경험을 얻은 거다.
경험을 쌓은 건 나중에 가서야 드러나는 거야. 눈앞에서 죽은 사람은 돌아오지 않아.
난 그 여자를 구하고 싶었어.
……
아미야는 용문 쪽 책임자를 만나러 간 거지?
아마 그럴걸. 그쪽은 아미야한테 맡기면 돼, 난 흥미 없으니까.
그레이스롯, 도와줘.
어? 왜?
지금 나 놀리는 거야? 내가 어떤 상황인지 몰라서 이래?
일어서지도 못하는 건가? 안색은 아주 좋아 보이는데.
……오퍼레이터 그레이스롯, 제가 일어나는 걸 좀 도와주실 수 있겠습니까? 저는 피를 너무 많이 흘린 데다 체온이 떨어진 탓에, 겉보기엔 아무 문제없어 보일 수 있으나 실제로는 지금 당장에라도 죽을 것 같으니, 번거로우시겠지만 저를 부축하여 서둘러 로도스 아일랜드로 돌아가 주시면 성은이 망극하겠사옵니다!
아…… 맞다. 됐어, 신경 쓰지 마.
왜 그래?
어차피 너 로도스 아일랜드 떠날 거라며? 로도스 아일랜드를 위해 무리해서 다시 움직일 필요 없어.
……내가 왜?
어??
나도 아까 전투로 감염자의 고통을 느낄 수 있었어.
그 고통은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보다 더 절망적이었고, 그래서 더 안타까웠지.
감염자의 고통을 이해하고 나니까, 우리라면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 걸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싶더라고.
네가 지켜본 비극이 너무 적어서 그런 거 아닐까? 아니 봐봐, 솔직히 너랑 나랑 뭐가 다른데?
너는 감염자라는 거?
만약에 우리가 아까 죽었다면, 굳이 비감염자랑 감염자를 구분할 필요가 있을까? 까놓고 말하면 그냥 사람 몇 명 죽은 게 다잖아.
어떤 놈들은 자기가 엘더즈인지 에인션츠인지 따지고, 태어난 국가가 어디인지 따지고, 종족이 어쩌고 혈통이 어쩌고 하면서 따지고, 어떤 놈들은 또 자기 재산 때문에 난리 피우고……
남들한테 난 더 비참한 일을 겪어왔네, 감염자는 언제나 억압받아왔네 어쩌네…… 난 감염자긴 하지만, 지금까지 그런 쓸데없는 소리를 한 적은 없어. 그런 얘긴 다들 듣기 싫어하잖아.
감염자든 비감염자든, 네가 이 슬럼가에서 만난 사람들 중에 그렇게 '구분' 짓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거야.
고통의 정도에 차이가 없어. 난 그저 내가 감염자의 그런 고통을 똑바로 쳐다볼 수 있길 바랄 뿐이야.
쉽게 말하면, 감염자도 사람이다 이거지. 간단하잖아? 나는 쪼끄마한 동물을 보는 듯한 동정 어린 시선을 받고 싶은 게 아니야. 난 그냥 다들 평등하게 봐주길 바라는 거라고.
도살, 격리, 감금, 노역…… 웬만한 흉악한 일은 다 보고 살았는데, 난 아직도 어떻게 해야 그런 일이 안 생길지 모르겠어.
그런데 흰 토끼는, 내가 하지 못한 걸 해낸 거야.
진정한 의미의, 최후의 저항을 본 거지…… 짧은 시간이었지만, 흰 토끼는 얼마 안 남은 시간 동안 그런 공포를 보여주려 한 거야. 이런 의연한 모습은, 어떤 신분보다도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지금 나더러 그 피도 눈물도 없는 검은 삿갓 녀석들과 한 판 붙어보라고 해도 상관없어. 어쨌든 그 녀석들은 흰 토끼보다 못할 테니까.
정말?
그냥 말이 그렇다는 거야, 지금 붙으면 당연히 죽지.
근데 말이야, 자신의 신념을 위해 싸우다 죽는 것도 멋진 최후 아닐까? 그렇게 죽는 거, 내 인생 목표 중 하나야.
……우리 이러고 있는 거, 그 두 사람이 봤나?
누구?
{@nickname} 박사랑 아미야.
박사는 어디로 갔는데?
흰 토끼를 안장하러 로도스 아일랜드에 갔어.
아, 안장이라곤 해도 사실은 몸속에 있는 결정을 분진으로 만드는 거긴 하지만. 시체를 그렇게 해야 2차 감염을 막을 수 있거든. 우리 감염자들은 결국 다 그렇게 될 운명이지.
적어도 지금은, 로도스 아일랜드 오퍼레이터의 한 사람으로서, 난 박사를 믿어. 그레이스롯, 그때 {@nickname} 박사 눈빛 봤어?
그때 박사 눈을 봤는데, 아… 이 사람은 믿어도 되겠다… 싶더라고.
봤어.
……그것보다 난, 지금 아미야의 눈빛이 더 무섭던데.
그거야 두 사람이 가는 곳이 다르니까 그렇지.
{@nickname} 박사는 감염자 화장터로 가고, 아미야는 감염자의 새로운 묘지인 용문으로 가잖아.
에이스가 왜 {@nickname} 박사는 아미야와 켈시만큼 대단하다고 말했는지, 이젠 좀 알 거 같아.
켈시는 어디에 있는데?
있어야 할 곳에 있겠지.
됐어, 일어나자. 아무튼 네가 로도스 아일랜드를 안 떠날 거라 했으니까, 부탁 좀 할게. 일으켜줘.
왜 일어서려 하는 거야? 메딕이 오는 걸 기다리지 않고…
내가 지금 몸 상태가 진짜 안 좋거든. 정예 오퍼레이터는… 강하게 보여야 하니까.
체면 때문에 사서 고생을 하다니…… 바보 아냐?
이럴 땐 그런 말 좀 안 하면 안 될까, 은근히 상처 받는다고.
게다가… 우리 담당 메딕이 누군지 알아? 다른 사람도 아니고 바로 가비알이라고. 방금 손 씻고 온다고 했으니 곧 오겠지.
얼굴에 피 튀기는 거 보고 싶어서 그래?
손 내밀어.
피 보는 건 별로라서.
그러면 어서 가볼까……
맞다.
만약 내가 그 감염자 아이 둘을 구하지 않았다면, 너도 날 구하지 않았겠지? 그럼 난 감염자에 대한 생각을 바꿀 기회가 없었을지도 몰라.
이것도… 감염자가 내게 준 깨달음일지도.
어?
……그건 또 다르지.
내가 널 구해준 거랑 그 일이 무슨 상관인데?
용문 북부, 행정 장관 사무실
안녕하세요. 웨이 씨와 약속이 있는데, 안내해주실 수 있나요?
아, 웨이 장관님은 조금 전에 이전 일정이 끝난 참입니다. 이쪽으로 오시죠.
음… 아가씨는…
아미야입니다. 감염자 아미야.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멀리 안 나가네.
어떻던가요?
세게 나오더군.
겉보기엔 별 거 없어 보이는데…… 사실 저희 모두 알고 있지 않습니까.
저들은 늘 저런 식이죠. 용문을 다스리고 있는 게 왜 저 사람인지 알 것 같습니다.
......
……
감염자? 어떻게 여기에?
아, 귀빈께선 너무 노여워 말아 주십시오. 이 분 역시 웨이 장관님께 요청드릴 게 있어서……
전 웨이 씨에게 부탁할 게 없습니다.
(아미야 님, 일단은 자리를 피하세요…!)
그 복장… 용문과 계약했다는 로도스 아일랜드로군요.
감염자라면 이곳에 오래 머물지는 않는 게 좋을 겁니다. 용문에게 잡아먹힐 수도 있으니까요.
충고해주셔서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이 세상은 사람을 삼킬 때 적어도 편식 같은 건 하지 않더군요.
호오……
저야말로 충고에 감사해야겠군요.
......
저 여자가 누군지 알고 있습니까?
또 무슨 꿍꿍이를 꾸미고 있는 겁니까?
웨이 씨.
오…… 아미야, 자네가 올 거라 생각했었지. 작전은 매우 성공적이었다, 로도스 아일랜드의 공이 대단하더군.
이제 용문은 계약 내용을 이행, 로도스 아일랜드에게 필요한 상업적 원조를 제공하며, 그 외……
아뇨, 그럴 필요 없습니다, 웨이 씨.
저는 계약을 파기하러 왔습니다.
흐음?
적을 유인한 계책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건가? 혹시 나의 행동에 뭔가 부당하다고 생각되는 점이 있었다면 거리낌 없이 말해보게.
내가 잘못한 게 있다면 진심으로 사과하지, 아미야.
……
웨이 씨는 매번 예의 바른 모습으로 절 난처하게 만드시는군요.
하지만 전 이미 당신의 무장 병력과 계획을 보고 말았습니다.
전세를 너무 과도하게 해석하지는 말게, 아미야. 아니면, 나를 고발이라도 하겠다는 겐가?
아닙니다, 웨이 씨. 제게 당신을 고발할 권리 따윈 없어요. 그저 이후의 절차를 처리하기 위해 온 겁니다.
어째서 계약을 파기하려는 건가?
용문과의 계약이 로도스 아일랜드와는 맞지 않다고 판단되기 때문입니다.
기업에게 있어 상호 이익보다 중요한 게 있던가?
기업에도 나름의 방향성은 있습니다.
그렇다면 로도스 아일랜드는, 이번 감염자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용문에 실망한 점이라도 있다는 건가?
아닙니다. 로도스 아일랜드는 애초에 '감염자'라는 구분을 두지 않았습니다.
로도스 아일랜드는 단순히 감염자를 위해 싸우는 게 아닙니다.
저는 감염자일 뿐만 아니라… 이 세상의 일원이기도 합니다.
우리 로도스 아일랜드가 감염자 문제에 있어 전문가라 불리는 건, 우리 쪽의 많은 오퍼레이터가 감염자이기에, 감염자가 마주한 상황과 환경에 대해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세상에서 광석병의 어두운 그림자를 거둬내고 싶다는 건, 감염자만을 위해서 싸운다는 뜻은 아닙니다.
웨이 씨, 만약 당신이 우리를 그저 어느 정도 무력을 갖춘, 단순하고 유치한 감염자의 권익 단체라고 생각하신다면…… 저는 정말 유감스러울 거예요. 그건 오해니까요.
로도스 아일랜드는 우리와 당신들 그리고 리유니온을 구분하지 않고 이 세상의 모든 사람을 위해 싸우고 있어요.
……
용문은 이제 우리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아요. 그러니 이제 계약을 파기하고, 로도스 아일랜드는 즉시 용문을 떠날 겁니다.
로도스 아일랜드는 이미 의무를 다했으니, 계약을 파기해도 계약 파기에 따른 부가 조건은 아무 효력이 없습니다. 이건 명백히 계약서에 쓰여 있는 내용이고요.
용문이 나눠주는 이익을 선물이라 생각해도 된다네.
그럴 필요 없어요. 웨이 씨, 우리 로도스 아일랜드는 그런 '이익'보다, 거래 상대의 '행보'를 더 중요하게 여깁니다.
웨이 씨, 당신은 처음부터 우리를 바둑돌로 삼았었죠. 그 바둑돌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또 바둑판을 떠나는 것까지도…… 아마 당신의 계획에 포함되어 있을 겁니다.
하지만 웨이 씨…
……
계속하게.
만약 로도스 아일랜드만을 속인 거였다면, 전 이 계약을 파기하지 않았을 겁니다.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저는 계약 상대의 불신도 이해하거든요.
하지만 용문이 진실을 감춘 대상은 우리뿐만이 아니었죠.
근위국, 용문 시민, 슬럼가의 감염자들…… 그들 모두 이 사건의 배후에 어두운 수단이 감춰져 있다는 것조차 몰랐습니다.
자네는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들었네.
제가 마음을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하셔도 좋고, 읽을 수 없다고 생각하셔도 좋습니다.
자네의 그러한 추측은 날 일깨워주고자 하는 마음에서 하는 말이라 생각해도 되겠나? 비난이 아니라.
전 용문의 책략과 미래에 대한 계획을 비판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 계획에 우리 오퍼레이터를 끼워 넣는 걸 막을 권리는 있죠.
웨이 씨, 로도스 아일랜드의 오퍼레이터도, 리유니온의 일원도, 그리고 체르노보그의 망명자와 용문의 시민도……
……모두 살아있는 인간입니다. 자기도 모르는 일로 생명이 좌우되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나는, 자신의 역할을 이해하는지보다, 실제로 도움이 되는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네.
……아니요. 그래서는 안 됩니다.
웨이 씨에게 있어서 어떤 일들은…… 아주 일반적인 일일 수도 있을 겁니다. 비감염자에게 있어 감염자를 격리시키는 일이 일반적이고, 의논할 가치도 없는 일인 것처럼.
하지만 그것이 얼마나 '일반적'이던 간에, '정상적'인 일로 여겨져선 안 됩니다.
우리 앞에서 어떤 일이 굉장히 자주 일어났다고 해서 그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그런 건 이치에 맞지 않지요.
그렇게 된다면, 우리가 광석병을 없앤다 해도, 분쟁은 줄어들지도 사라지지도 않을 겁니다.
아마도 그땐, 감염자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이용당하고 구금당하겠죠.
그건 자네의 호소인가… 아니면 자네의 이상인가?
저의 원칙입니다.
웨이 씨, 이 말 한마디는 꼭 드려야겠어요.
……살아있는 사람을 바둑돌로 삼으면 안 됩니다. 사람은 사람이니까요.
아미야, 자네 혹시 바둑 둘 줄 아나?
웨이 씨……
당신은 흑인가요, 아니면 백인가요?
웨이 옌우, 무슨 짓을 한 거야?!
첸 팀장, 손님이 와 계시네.
첸 팀장님?
당신,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당신이지?
아니, 당신밖에 없어… 당신만이 할 수 있을 테니까.
그 쥐새끼와 교활한 아비에게 그런 명령을 할 수 있는 건 당신밖에 없어.
나는 리유니온을 이기기만 한다면, 모든 용문인이 다시 단결하기만 한다면 이 난관을 잘 헤쳐나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 용문인들 사이의 오해도 풀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
그런데 그런 짓까지 할 줄이야…… 진작에 눈치챘어야 했는데……
당신은 이런 와중에도 자기 입지만 우선시했지. 당신은 지금까지 늘 그래 왔어, 용문의 주인은 당신이어야 했을 테니까.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 그런 짓을 할 수 있지?
당신은 당신 앞길에 방해되는 게 있으면, 전부 치워버리는 그런 사람 아니었나? 대체 뭐가 무서워서 그렇게까지 비굴하게 군 거야?
당신들이 감염자를 대하는 태도가 어떤지는 진작에 알고 있었어. 하지만 왜, 대체 왜…… 그건 단지……
……
심지어 당신은, 자신이 한 행동에 책임도 지지 않았지.
이름을 지우고, 종적을 지우고, 명령했던 흔적을 지우고, 당신의 모든 행적을 덮어버렸어.
웨이 옌우, 린과 당신은 서로 종족을 바꾸는 게 좋을 것 같아.
정말 못하는 말이 없군그래.
첸 팀장, 난 자네가 당최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잘 모르겠네. 내가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해줬으면 하네만.
……
좋아, 그러면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지.
탈룰라의 아버지를 죽인 게 당신이지?!
……첸 팀장?
그 나약한 남자에게 우리 어머니를 시집보낸 게 당신이지?
누가 자네에게 알려준 건가?
글쎄, 맞춰 보지그래?
입조심하게.
용문의 모든 것을 장악한 웨이 장관님께서, 자신이 오래전에 묻어둔 비밀이 새어나갔다는 걸 이제야 알게 된 건가?
첸 팀장, 이건 월권행위일세! 경비!
탈룰라가 내게 말해줬어.
……
물론 탈룰라가 아는 모든 내용은, 원래 몇 사람밖에 모르는 내용이지.
당신이 화가 나는 건, 단지 당신의 통치가 다시 한 번 위험해질까 봐 그런 거겠지…… 카셰이 공작, 그 노인네는 처음부터 끝까지 당신한테 악몽 같은 존재였잖아.
아마 당신은 탈룰라에게 미안하다는 생각 따윈 조금도 하지 않았을 거야, 맞지?
첸 팀장, 조사할 권한도 없는 사실을 함부로 추측하지 말게. 출처가 불분명한 정보를 쉽게 믿어서도 안 되지.
많이 지쳤나 보구만.
물론 나도 그 공작 노인네는 믿지 않아! 하마터면 용문 전체를 없애버릴 뻔한 데다, 탈룰라도 납치했던 놈이니까!
그러면……
하지만 난 똑똑히 기억해… 하늘이 맑은 날이었지. 달도 없이 별만 몇 개 떠 있는 밤이었어.
그 노인네는 탈룰라를 붙잡고 끊어진 다리 건너편에 서 있었다.
그리고 당신의 등 뒤에는……
당신의 등 뒤에는, 검은 삿갓을 쓴 사람들로 가득했고.
……
나는 탈룰라를 믿어. 언제나 믿어왔지. 탈룰라가 거짓말에 속았을 수도 있다 생각하긴 하지만, 당신은 확실히 그러고도 남을 사람이니까!
당신은 목적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희생시킬 수 있는 사람 아니었어?
첸 훼이지에!!
당신은 슬럼가 전체를 청소하고, 심지어 아예 없애려고 했지! 그렇게 많은 용문인을, 그렇게 우리를 믿어주고, 그렇게 우리를 지지해준 용문인들을……
왜 그랬어! 감염자는 용문 시민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그 사람들이 이 높은 건물에 들어올 수 있는 능력이 없어서? 아니면 슬럼가에 사는 그 사람들 중에서 언제 또 감염자랑 사이좋게 지내는 사람이 나타날까 봐?
당신이 그러고도 정말 용문을 보호하는 사람이라 할 수 있어? 용문을 위협하는 자가 아니라?!!!!
쥐새끼 몇 마리 당신 앞에 세워 놨다고 책임에서 빠져나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마!
……당신의 허락이 없었다면, 린 가문은 감히 그런 행동을 하지도 않았을 테니까!
첸.
자네는 내가 용문을 위해 행한 모든 일을……
하나도 알지 못하는 것 같군.
……
늘 거슬렸어… 모든 것을 장악하고 있다는 듯한 당신의 그런 태도가.
괜찮다면 두 분께 알려 드리고 싶은 소식이 있습니다.
켈시 선생님?
단말기를 봐. 구체적인 내용은 이미 보내 놨어.
아… 예.
……뭐라고요?
자네더러 내 개인 응접실에 들어오라 허락한 기억은 없네만, 로도스 아일랜드의 의사.
제가 들여보내 줬어요.
……
몇 년이나 지났는데, 당신은 어쩜 아직도 그 모양 그 꼴인지……
모든 것을 숨기고, 모든 것을 자신이 해결하려면 피곤하지 않나요?
이쪽 손님이 하시는 말씀을 들어보세요. 저희도 같은 소식을 받았으니, 당신이라면 금방 이해할 수 있을 거예요.
그러면 닥터 켈시, 말해보게.
우리가 용문에 있는 리유니온을 섬멸하던 당시, 적의 최고 지휘관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간단한 이유죠, 그녀는 줄곧 체르노보그에 있었으니까.
발등 위에 불이 떨어진 모습부터 한숨 돌리는 모습까지, 그녀는 언제나 우리를 지켜보고 있었지만… 우린 그녀를 주의 깊게 지켜보지 못했었죠.
그리고 지금, 체르노보그의 일부분이… 정확히 말하면 체르노보그 이동도시의 코어가……
용문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36시간이 지나면, 체르노보그의 코어는 용문과 충돌할 겁니다.
겨우 그 정도 가지고 호들갑인가. 용문에는 이동도시와 군함을 막을 수단이 잔뜩 있네. 일개 코어 따위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지. 우린 심지어……
……
눈치채셨죠? 웨이 장관님?
설마 그 이동도시는……
설마 끊임없이 도시의 인식 코드를 발신하고 있지 않느냐고 여쭤보고 싶으신 겁니까?
아니.
네. 웨이 장관님께서 생각하시는 대롭니다.
코어는 각지에 끊임없이 인증 코드를 보내고 있고, 현재는 용문 전체가 그 전파를 수신했습니다.
그리고 그 전파는 이런 메시지를 보내고 있지요……
“이 도시는 우르수스의 영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