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2작전 대책 회의
시즈는 '회색 모자'로부터 캐스터 공작에 관한 정보를 획득한다. 전장 환경을 파악한 로도스 아일랜드는 작전 계획을 세우게 된다. 파라곤 부대와 로도스 아일랜드는 힘을 합쳐 군사위원회 수중에 있는 '암나남'의 완전한 강림을 막는다.
3시간 후
살카즈 부대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안 그래도 눈에 띄는 '라이프 스파인'인데, 우리가 추락하면서 더 눈에 띄었을 거야. 놈들이 찾아오는 것도 시간문제일 테지.
클로저 씨, 저희의 현재 위치를 확인할 수 있을까?
지금 가지고 있는 지도로 대략적인 위치만을 유추할 수 있을 뿐이야……
젠장, 통신기는 여전히 아무런 반응도 없네.
저 거대 해골이 떨어지고나서 통신 시스템도 전부 고장났어. 내 드론도 멀리 갈 수 없게 되었고 말이야. 이 정도의 간섭은 본 적도 없어.
잠깐, 드론이 무언가를 발견한 것 같아……
이쪽이야!
……
이게 뭐지? 녹음기인가?
하긴 지금의 전장에서는 구두 전달을 제외한다면, 이런 방식으로 밖에 정보를 전달할 수 없으니까 말이지.
이건 캐스터 공작의 엠블럼이야.
어디 보자……
“치지직……”
“아직 할 일이 매우 많이 남아있는 만큼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겠다.”
“……검의 자리가.”
“……실버록 블러프스에 도달했다.”
“하지만 실버록 블러프스의 전선은 지금…… 살카즈가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는 수단을 사용했다.”
“서남쪽으로 전장에 진입하라. 검…… 가지고……”
“치직…… 나는 약속을 지켰으니 이제…… 전하……”
“……치지직……”
……여전히 호전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군.
새로 알게 된 그 늙은이한테, 일하기 싫은 거면 내가 그 뼈다귀만 남은 몸을 하나하나 부러트리겠다고 좀 전해주겠어?
그 녀석, 진작에 죽은 데다가 통각도 못 느끼잖아. 불만을 늘어놓고 싶다면 번지수를 제대로 찾아야지.
우리가 추락하고 나서, 가뜩이나 불안정한 목소리가 그 어떤 부름에도 응답하지 않게 되었어.
신경 다발이 말라가고 있어. 윤활유, 영양제, 나조차도 들어보지도 못 한 잡다한 주술들까지 전부 사용해 봤지만 결론은……
지금은 딱히 튼튼하지도 않은 뼈다귀라는 말이군.
설마 완전히 죽어버린 건 아니겠지? 설마 이미 죽은 베헤모스가 한 번 더 죽기라도 하겠어?
이네스, 거기 뼈 사이에 있는 지뢰 좀 가져다줘.
……알려줘서 고마워. 하마터면 밟을 뻔했네.
그리고, 또 무슨 짓을 꾸미려고 하는 거야?
네 조언을 듣고, 더 터뜨리기 좋은 녀석을 찾으려고.
너희들의 오랜 친구가 이 뼈다귀랑 가장 친하지 않았어? 최소한 걔는 갈비뼈에는 살이 붙어있고, 입으로는 그럴듯한 말을 내뱉을 수 있잖아. 무언가 더 말해줬으면 좋겠는데.
……울술라말이군. 울술라는 베헤모스와 관련된 비밀을 아주 많이 알고 있지. 우리에게도 털어놓지 않는 그런 비밀들을 말이야.
하지만 이 상황은 울술라가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닐 거야.
맞아.
문제의 근원은…… 우리의 머리 위에 퍼져 있는 붉은 구름 안에 숨어있어.
그렇다.
이야, 모르는 게 없는 켈시잖아! 이번에는 또 어떤 나쁜 소식을 들고 우리를 찾아왔을까?
일반적인 재앙이라면 베헤모스에게 영향을 끼치지 않았겠지. 그게 설령…… 죽은 지 몇백 년이 지난 개체라도 말이야. 시간마저 뛰어넘을 수 있는 터널이 폭풍으로 닫힐 수는 없으니까.
방금 전, 이곳에서 벌어진 일은 더 이상 '재앙'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게 아니야.
맞아요. 추락했던 그 순간, 어렴풋하게 느껴졌어요.
뼈에 남아있던 오래되고 거대한 의지가…… 떠나는 것을요. 그것은 제 손이 닿지 않는 곳으로 떠났어요.
- 정말로 죽은 걸까?
- 자유의 몸이 된 걸까?
……그것과 우리 사이의 연결이 끊어졌군.
어쩌면 잠시 끊긴 것일지도 모르지.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통제권을 완전히 잃어버릴 수도 있어.
정확한 추측이야. 로고스는 살카즈가 이 뼈에 담은 주술이 거대한 에너지에 의해 방해받고 있는 것을 확인했어.
뱀파이어의 의식이 완성된 것 같군. 고해신부…… 키사르투슈타지가 테레시스를 도와 살카즈가 수천 년 동안 할 수 없었던 일을 하고 있다.
(고대의 살카즈어) '암나남'. 만고 불치의 상처이자, 고난의 요람이야.
좀 우리가 알아들을 수 있는 말로 해 줘.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그것은 최초의 저주이자, 최초의 오리지늄이지.
……그건 그냥 전설 아니었어? 외드레르가 맨날 보고 있는 책에서나 나오는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말이야.
비록 그 모습이 알아볼 수 없게 덧칠되어 있지만, 전설은 진실의 그림자다. 더군다나 이 전설은 살카즈에게서, 더 나아가 티카즈에게서 전해져 내려왔다고 하지.
테레시스가 빅토리아의 머리 꼭대기에 엄청난 녀석을 걸어놓으려 한다는 소리처럼 들리는데.
아마도 그게 테레시스가 런디니움을 점령한 이유겠지. 재앙과 오리지늄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더 샤드 빌딩은 '암나남'의 상징이 되기에 충분하니까.
지금의 테라에서는 이곳을 강림의 땅으로 정할 수밖에 없었겠지.
그래서, 어떻게 해야 막을 수 있는 건데?
……현 테라의 과학 수준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
그나마 좋은 소식이 있다면, 아직 강림이 완전하지 않다는 거야.
로고스 씨, 무언가를 발견하셨나요?
뱀파이어가 통제하고 있는 피, '티카즈의 피'라고 불리는 그 피가…… 아직도 자신의 직무를 행사하고 있다.
그 '암나남'이 만년의 역사를 뛰어넘어 다시 강림할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그의 기도 때문이지.
피의 주인은 몰락했지만, 핏줄만은 여전히 견고하게 남아있다.
다시 '암나남'이 이 땅으로 돌아오는 것을 막고 싶다면, 뱀파이어의 저주를 잠재우고, 피에 담긴 원한을 완전히 해소시킬 필요가 있지.
그렇다면…… 해보겠어요.
뱀파이어와의 싸움으로 인한 영향이 아직도 우리에게 남아 있다. 그렇기에 '티카즈의 피'가 맥동하는 방향을 느낄 수 있지.
티카즈의 피가 나흐체러르 부대의 후방에서 느껴지는군.
아마 높은 확률로 고해신부의 제단이겠지만, 나흐체러르의 방어선을 전부 돌파하기에는 시간과 힘이 너무 많이 들겠지.
- 레드메인 산맥을 가로지르면 대부분 교전 지역을 피할 수 있어.
이 루트도 전선 돌파와 비교하면 리스크가 결코 적지는 않을 거다.
관측 보고에 따르면, '암나남'의 영향을 받아 완전히 변형된 레드메인 산맥은 지금 극도로 위험한 활성 오리지늄이 널려 있다고 하더군.
하지만…… 확실히 넘을 수는 있지.
샤이닝이 우리보다 한 발 앞서 키사르투슈타지를 찾으러 갔으니, 일이 순조롭게 흘러간다면 우리의 힘이 되어줄 거다.
시간을 아낄 수 있는 방법이니만큼, 저는 박사님의 선택을 따르겠어요.
늦어지게 된다면 켈시 선생님께서 말대로 테레시스가 완전히 강림한 '암나남'을 무기로 사용하고 말겠죠……
그렇게 되면 우리는 상황을 바꿀 기회를 영원히 놓치게 되고 말 거예요.
그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더라도, 우리는 반드시 뚫고 나아가야만 합니다.
……W 씨, 도와주셨으면 하는 일이 있어요.
이 뼈다귀를 지켜줄 사람을 찾고 있는 거지?
네.
이 해골은 다음 작전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거예요. 그리고 외드레르 씨도 해골을 필요로 하고 있고요.
추락했던 그 순간부터, 군사위원회가 우리를 주시하고 있었을 게 분명해.
하지만 어렵게 빼앗은 물건을 쉽게 돌려줄 수는 없지.
지금 시간이…… 대충 오후 여섯 시겠군.
……삼일.
주변 지형이 완전히 변형됐어. 우리는 알 수 없는 위험으로 가득 찬 황야를 건너야만 해.
가는 길에 전투도 일어날 테니, '티카즈의 피'를 처리하는 데는 최소 삼일이 필요해.
움직일 수 없는 해골은 커다란 표적일 뿐이야. 해골을 지키는 건, 너희들이 해골을 빼앗았을 때 보다 더 힘든 일이 되겠지……
- 아스카론이 '라이프 스파인'을 지키는 게 좋겠어.
박사, 내 임무는 너와 함께 행동하면서 네 안전을 지키는 거야.
뱀파이어 생귀나르가 습격했을 때 내 실수로 박사가 부상을 입었잖아. 그런 상황이 되풀이되는 건 사양이야.
- 이 '라이프 스파인'은 매우 중요해. 아마 맨프레드가 공격을 지휘하겠지.
- 너는 맨프레드를 잘 알잖아.
……
나는 찬성이다. 살카즈는 작전 시 지휘관의 판단에 크게 의존하니까. 맨프레드에게 압박을 줄 수 있다면, 용병들의 부담을 경감시켜 줄 수 있을 거야.
그래. 너희들의 결정을 존중하겠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빅토리아인들도 너희들이랑 같이 가나?
우리는 실버록 블러프스 전선으로 가겠어.
너희들, 고작해야 몇천 명인 데다가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무기를 만져본 적도 없는 평범한 시민들이 대부분이잖아…… 그런데 나흐체러르랑 싸운다고?
살카즈, 너희들에게는 너희들만의 전설이 있듯이, 우리에게는 우리들만의 전설이 있다.
왕의 숨결, 재앙을 가르는 검.
살카즈가 폭풍을 제어할 수 있었던 것은, 왕의 숨결이 효과를 발휘했기에 가능했던 거지.
캐스터 공작의 연락을 받았군.
연락이 아니라, 그냥 초대일 뿐이지.
우리가 추측했던 대로야. 살카즈의 괴상한 물건이 가동되고 나서, 빅토리아…… 혹은 공작 연합군이 큰 타격을 입었어.
캐스터, 아니, 모든 공작들이 지금 빅토리아가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 아주 잘 알고 있을 거야.
우리 모두 붉은빛이나 다른 빛을 내뿜는 아츠 제단을 봤어. 현재, 런디니움 주변 전장은 전부 살카즈의 마법진으로 변한 거지.
이게 바로…… 살카즈의 전투 방식이군. 라이타니엔의 방식도, 우르수스의 방식도 아니며,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어떤 전술과도 들어맞지 않아.
분명 '회색 모자'는 살카즈가 공작이 수집한 정보를 휴지 조각으로 만들어 버릴 것이라고 캐스터 공작에게 보고했겠지.
왕의 숨결…… 내가 가지고 있는 이 쇠 막대기는 더 이상, 그저 캐스터 공작이 협상 테이블 위에 두고 싶어 하는 카드가 아니야. 이 검은 전세를 확실하게 뒤집을 변화를 가져올 거야.
다음 재앙이 언제 시작될지는 아무도 몰라.
캐스터 공작의 '검의 자리'가 바퀴가 달린 네모난 방이든, 장교가 등에 매고 다니는 괴상한 기계든, 나는 반드시 찾아내 보이겠어.
이 폭풍이 잠잠해진다면, 최소한 전장은 다시 공평해지겠지.
수프리올 협곡에서 실버록 블러프스 전선까지, 공작들이 정리해 놓은 웨스트바운드 숲과 깁스넘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간다고 하더라도 이틀 정도의 시간이 걸릴 거야.
캐스터 공작은 기회가 생긴다면 언제든지 네가 가진 왕의 숨결을 빼앗아, 힘든 전황에 처한 공작들을 통솔하며 왕좌에 한 발짝 더 다가설 거다.
그리고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은 캐스터 공작뿐이 아닐 테고.
알고 있어.
윈더미어 공작은 사망했고, 공작의 군대도 전장을 떠났어.
공작 중 누군가가 군대를 무른다면, 이 전쟁은 더욱더 힘들어지겠지. 런디니움 탈환은 늦어질 테고, 전쟁으로 인해 더 많은 일반인들이 죽게 될 거야.
살카즈에게도, 빅토리아인에게도, 이건 최후의 운명을 가를 싸움이 될 거야.
우리는…… 파라곤 부대니까.
우리는 가장 기적이 필요한 곳으로 향한다.
그리고 이 검이 전설로 내려온 것처럼 정말로 폭풍을 멈출 수 있다면, 너희들이 런디니움으로 향하는 길에 도움이 되겠지.
클로저?
내가 준비를 끝낸 건 또 어떻게 알았대?
어쨌든 간에, 믿음직한 수석 엔지니어인 클로저와 그 팀원들이 이미 교란 방지 통신 방법을 7종류나 연구해 놓았지.
내가 배치한 장치들이 이 슈퍼 재앙의 흐름과 영향을 분석 중이야.
아무리 격렬해져도 오리지늄이 일으키는 반응은 전부 파악할 수 있어. 분진의 농도나, 활성화 지수, 그리고 확산의 상태를 통해……
물론 이곳에선 모든 수치가 높다 보니, 가장 위험한 지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까지는 예측할 수 없겠지만.
그래도 이 전장에서 어디가 상대적으로 안전한 구역인지 정도는 추측해 낼 수 있어.
우리가 전장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 더 많은 데이터를 얻어야 한다는 전제가 있기는 하지만 말이야.
미저리가 우리의 보디가드가 되어주겠다고 했지만, 여기 모두가 주술과 포탄이 날아다니는 전장 한가운데로 가는 거잖아? 그러면 목적지는 똑같다는 거지.
미안하지만 파라곤 부대에게 우리의 호위를 부탁해도 될까?
거절할 이유는 없지.
일이 더 나빠지는 것을 막는 게 로도스 아일랜드의 사명이잖아. 안 그래, 켈시?
고마워, 클로저.
……박사.
- 나랑 너, 그리고 아미야가 같이 가도록 하자.
- 시즈와 클로저를 도와줘도 될까?
- 나는 여기 남는 편이 더 좋아 보이는데.
저희가 가장 위험할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박사님의 안전만큼은 확보하겠어요…… 전에 그랬던 것처럼 말이죠.
박사, 우리를 믿어줘서 고마워.
박사의 지휘 경험은 분명 우리에게 도움이 될 거야.
진심이야?
토끼도 없고, 할망구의 애완동물도 없으면, 난 그냥 하고 싶은 대로 다 하고 다닐 건데?
- ……
네가 오퍼레이터들의 안위를 걱정하기에 선택을 망설이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나는 네가 나와 동행했으면 해.
- 함께 적진으로 들어가게?
- 제단을 처리하러 가게?
……우리가 최종적으로 마주하게 될 것은 이미 정해져 있어.
오리지늄. 그것은 살카즈의 역사를 만들어냈고, 우리 모두의 미래를 결정짓지.
어쩌면 너는 로도스 아일랜드가 어째서 이 전쟁에 참여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게 되었을지도 모르겠군……
나는 항상 더 샤드 빌딩 상공에 드리운 그림자 속에 무서운 것이 숨어 있다고 의심하고 있었어. 그리고 그것이 내 앞에 실제로 나타나자…… 만감이 교차하고 말았지.
나는 운명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게, 특히나 너와 내 '운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에 익숙하지 않아.
하지만 지금, 그것은 우리를 향해 다가오고 있어.
- 켈시……
- 말투가 평소와 달라졌네.
……
오리지늄이 끼치는 영향은 우리 모두의 인식을 아득히 뛰어넘어.
- 거기에 너도 포함되어 있어?
물론.
{@nickname} 박사…… 나는 바라고 있어……
……아니, 믿고 있어.
네가 지금도 여전히,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네, 저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의심한 적 없어요.
박사님…… 이제 출발해야 해요.
- 그래.
- ……출발하자.
이별의 축포는 필요 없겠지?
W 씨, 몸 조심하세요.
……난 그 양이랑 달라서 쉽게 죽지 않아. 그걸 잊어버리면 곤란하지, 꼬마 토끼.
파라곤 부대도 준비 끝났어.
알겠어요, 시즈 씨.
여러분, 우리에겐 시간이 없습니다.
이 전쟁의 일분일초마다…… '오리지늄'에 고통받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어요.
- 우리의 사명은 그 어느 때보다 명확해.
- 오리지늄의 확산을 막아야 한다.
- 그 '암나남'을 멈춰야 한다.
네.
그리고 안개 가장 깊숙한 곳으로 향할 것입니다.
……런디니움.
그 탑을 폭파시키고, 가장 빌어먹을 놈을 끌어내려.
눈앞에 펼쳐진…… 그리고 미래에 발생할지도 모르는 재앙을 막기 위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