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흉조의 소용돌이 · 에피소드 13

13-9왕관을 노리는 자

메인 스토리브릿지2024-04-16

고해신부는 켈시 일행이 있는 안전가옥을 기습하고, 마왕의 힘을 빼앗아 영원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겠다는 자신의 진정한 목표를 폭로한다. 그는 결국 성공적으로 나이팅게일을 납치하게 된다. 한편, 탈룰라는 부대 안에 숨어 있던 장생자 노웰을 발견하게 된다.

등장 오퍼레이터: 샤이닝, 노웰, 켈시, 나이팅게일, 아스카론, Mon3tr

살카즈의 영혼들이 엎드려 있다.


울부짖는 문을 살짝 두드리고, 유형이 무형을 앗아간다.


키사르투슈타지는 목격했다.


검은 왕관을 감금하고, 모독하는 것은 영원히 죄가 되지 않는다.


모든 왕은 불멸 이전에 태어나기 때문에.


켈시

W는 돌아왔나?

샤이닝

아직입니다.

켈시

W가 이번 작전에 소비한 시간이 이미 최악의 상정을 넘어섰어.

켈시

나이팅게일의 상황은?

샤이닝

……

샤이닝은 창밖 나무에 기대어 곤히 잠든 나이팅게일을 바라보았다.

샤이닝

좋지 않아요.

샤이닝

리즈 씨의 상태는 예전보단 많이 안정되었지만, 체내의 오리지늄 함량 수치가 계속해서 올라가고 있어요. 심지어 통각 신경에 영향을 미치고 있을 가능성도 매우 높아요.

켈시

이건 일반적인 감염 증상이 아니야.

샤이닝

어쩌면 살카즈들이 전장에 설치한 주술 장치, 또는 레버넌트의 속삭임 때문일지도…… 전 잘 모르겠어요.

샤이닝

전 리즈 씨에게 “당신의 아픔은 잘 알아요”와 같은 말을 할 수 없어요. 왜냐하면 잘 모르니까요.

샤이닝

하지만 어제 리즈 씨가 기쁜 듯 제게 말했어요, 벌써 꽤 오랫동안 꿈속에서 아픔을 느끼지 못했다고요……

켈시

망설이고 있군.

켈시

홀로 고해신부와 만난 이후로 넌 계속 망설이고 있어.

켈시

애초에 네가 왜 런디니움 방문을 신청했는지 기억해?

샤이닝

'리즈 씨의 완치'였어요, 켈시 선생님. 전 한 번도 이 목표에 대해 망설여 본 적이 없어요.

켈시

그녀의 병세가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에 처한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우리 모두 그 '완치'가 어떤 의미인지는 알고 있다.

샤이닝

해야 할 일은 변하지 않아요…… 저도 잘 알아요.

켈시

난 너희를 믿는다.

켈시

나이팅게일을 바라보는 네 눈빛에는 동정심만 담겨 있는 게 아니야. 너만 그녀의 의사인 것이 아니라, 그녀 역시 너의 공포를 치료해 주고 있다.

켈시

비록 몸에 문제가 조금 있지만, 나이팅게일은 엄연한 '사도'의 일원이자, 네 동반자이지, 보호받아야 할 온실 속의 화초 같은 존재가 아니야.

켈시

고해신부의 비밀은 확실히 구역질이 날 정도지. 하지만 어쩌면 가장 깊은 곳에 숨어 있는 가증스러운 은둔자와 마주해야만 진실을 밝힐 수 있을지도 몰라.

샤이닝

……

켈시

나도 네가 불안한 건 알아, 샤이닝.

켈시

하지만 처음 우리가 협력하기로 했을 때 말했던 것처럼, 너희가 필요로 한다면 로도스 아일랜드는 언제나 너희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 거야.

샤이닝

……감사합니다, 켈시 선생님.

파란 파울비스트가 샤이닝의 어깨 위에서 지저귄다.


이는 리즈가 샤이닝과 인사를 나눌 때 자주 사용하는 방법이다.

샤이닝

……리즈 씨가 깼네요. 제가 가서 그녀를 데려올게요.

나이팅게일

샤이닝 씨, 그렇게 절 신경 써 주실 필요 없어요. 전 정말 괜찮은걸요.

샤이닝

방금 리즈 씨의 병세에 대해서 잠깐 이야기를 나눠 봤는데…… 몇몇 수치가 조금 안 좋게 나왔어요.

샤이닝

런디니움 주변이 전쟁터가 되어버린 지금, 무언가가 리즈 씨의 신체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아요.

샤이닝

지금 켈시 선생님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논의하고 있어요. 지금 우리가 있는 이곳은 임시 거처에 불과하니까요.

나이팅게일

샤이닝 씨…… 잠깐 이쪽으로 와 주세요. 좀 더요.

나이팅게일

당신이 그런 표정을 짓는 걸 보니, 이미 결심을 굳히신 모양이네요.

나이팅게일

저희도 이렇게 도망만 다닐 순 없잖아요.

나이팅게일

이렇게 된 이상, 당당하게 그들에게 맞서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예요. 그렇죠?

나이팅게일

당신이라면 항상 제 옆에 있어줄 거라는 걸 알고 있어요. 그러니 저도 조금 더 주도적으로 나서고 싶어요.

샤이닝

리즈 씨……

나이팅게일

더 강해지세요, 샤이닝 씨. 지난번 그들과 만나고 나서부터 계속 눈썹을 찡그리고 있어요. 혹시 긴장하신 건가요?

나이팅게일

아, 그러고 보니 방금 나무 아래서 잠들었는데…… 그때 어떤 꿈을 하나 꿨어요.

나이팅게일

꿈속에서 저희는 어렸을 때의 모습을 하고 함께 개울 속을 걸었어요……

나이팅게일

시냇물은 종아리가 잠길 정도의 깊이었고, 상당히 차가웠지만 기분 좋은 느낌이었죠. 저흰 누구 하나 입을 열지 않았고, 그저 조용히 앞으로 나아갈 뿐이었어요.

샤이닝

……

나이팅게일

그러고 나서 꿈에서 깨니 어떤 이상한 파울비스트 한 마리가 계속해서 자신의 깃털을 쪼아대는 걸 봤어요.

나이팅게일

그 아이는 온몸이 상처투성이였고, 금방이라도 죽을 것만 같았죠……

나이팅게일

그 아이는 둥지에 웅크리고 있으면서, 애원하듯 절 쳐다보고 있었어요. 하지만 그 아이의 눈에서 흐른 것은 눈물이 아닌, 하얀 촛농이었죠……

나이팅게일

흐트러진 깃털 마저도 굳어버렸고, 그 아이는 죽기 직전까지 계속 울어댔어요……

키사르투슈타지는 목격했다.

나이팅게일

어떤 이상한 선율이 들려왔고, 그건 마치……

키사르투슈타지는 목격했다.

나이팅게일

*고대 살카즈어*.

샤이닝

리즈 씨……?

샤이닝은 나무 위에서 쉬고 있었던 그 검은 깃털을 가진 파울비스트가 마른 나뭇가지로 엮인 왕관 위에서 힘없이 웅크리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그 파울비스트는 샤이닝을 돌아보았다. 울대에서는 통곡과도 같은 울음소리가 흘러나왔다……

*고대 살카즈어*.

마른 나뭇가지의 왕관에서 검은 깃털 하나가 떨어져 내렸다.


작은 검은 깃털, 그것이 모든 이들의 눈을 가렸다.

???

당신이 절 이곳으로 인도했어요.

???

데리러 왔습니다, 리즈.

켈시

Mon3tr!

Mon3tr

(높아진 소리로) 그르르르

???

돌아가세요.

???

참으로 연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네요. 테레시스의 검이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예리한 모양입니다.

나이팅게일

샤이닝 씨, 조심해요!

샤이닝

괜찮아요, 리즈 씨. 저자는 내게 상처를 입힐 수 없어요.

고해신부

실력이 퇴보했군요.

고해신부

이러시면 제가 골치 아파집니다. 당신의 육신을 최상의 상태로 되돌리려면 실험 시간이 엄청나게 소모되거든요.

샤이닝

그 더러운 둥지를 스스로 떠날 줄이야……

그 검은 파울비스트는 고해신부의 수중에 있는 마른 나뭇가지 위에서 쉬고 있었다.


풍성한 깃털이 건장한 육체 위에서 반짝이고 있었다.


그것은 순식간에 부패한 상태에서 재생되었다.

샤이닝

보아하니 당신에게도 급한 일이 생긴 모양이네요.

고해신부

우린 이미 그 대문 앞에 도달했습니다.

고해신부

문을 가볍게 두드리는 것만으르도 실험의 진행 속도가 훨씬 더 빨라졌죠.

고해신부

그리고 이 마지막 의식에는 당신이 꼭 필요합니다……

켈시

Mon3tr, 녹여버려!

Mon3tr

(분노하듯) 크르르르르!

고해신부

5분이면 충분합니다, 살루스. 목숨을 걸어서라도 그녀를 막으세요.

고해신부

저들이 절 방해하지 못하도록 말이죠.

살루스

알겠습니다, 대장님.

검은 비단이 늘어뜨려졌다.


울부짖던 괴물은 꽁꽁 묶였고, 몸부림칠 공간은 점점 줄어들었다.

Mon3tr

(고통스러운 듯) 크르르르르!

샤이닝

……검은 아츠?

샤이닝

저건…… 아미야 씨의 아츠? 아미야 씨에게 무슨 짓을 한 거죠?!

켈시

……아니.

켈시

너희들은 아미야를 쓰러뜨리지 못했다.

살루스

원래는 마왕을 대장님에게 무사히 바칠 수 있었는데, 아쉽게 됐어.

살루스

하지만 괜찮아. 그저 한번 보는 것만으로도 이 모조품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킬 수 있었거든.

살루스

그러니까 괴물아. 우리 대장님을 건드릴 생각 같은 건 하지 말고, 나랑 같이 다른 곳에 가서 얌전히 기다리자!

Mon3tr

(분노하듯) 크르르르르!

켈시

Mon3tr!

샤이닝

켈시 선생님, 아직 함부로 움직이시면 안 돼요.

샤이닝

다시 만날 땐 전장일 거라고 제가 말씀드렸을 텐데요.

고해신부

음? 그렇다면 왜 아직까지도 자신의 검을 숨기고 계신 거죠?

고해신부

당신은 집을 떠나며 가문의 대를 끊겠다고 맹세했었죠. 그리고 전 그때부터 매일 당신이 집에 돌아와 그 맹세를 지키는 날만 손꼽아 기다렸답니다.

고해신부

전 당신에게 시간을 주었지만, 당신은 절 번번이 실망시켰어요.

고해신부

원래대로라면 우리는 다음의 '나'를 낳아야 했어요. 그건 아마 근 백 년 동안 가장 신비한 핏줄일 테죠.

나이팅게일

윽……!

고해신부

……흠.

고해신부

날카롭지만 불순물이 꽤나 섞여 있군요. 당신의 영혼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고해신부

설마 우리 곁을 떠나 있는 동안 희망이라도 가지게 된 겁니까?

샤이닝

……

샤이닝

리즈 씨!

샤이닝

돌아오세요!

나이팅게일

더 이상 당신에게 휘둘리지 않겠어요!

고해신부

……호오? 당신은 확실히 제 예상을 아득히 뛰어넘는 작품이군요.

고해신부

한낱 껍데기에 불과한 것이, '나'를 건드릴 수 있을 줄이야.

나이팅게일

샤이닝 씨. 지금이에요!

나이팅게일

저…… 더는 못 버틸 것 같아요!

샤이닝

……

기이한 느낌이 샤이닝의 뇌리를 스쳤다.


나이팅게일은 자신의 의지대로 고해신부에게 저항하며, 그를 억제하고 있다. 영혼 그 자체를 영원히 보지 못하는 고대 마족들은 지금 그 어느 때보다도 취약한 상태였다.

혈통. 혈통이라는 단어는 정말 헛되고 실속 없는 단어다. 하지만 지금, 그 붉고 긴 한 갈래의 균열이 마치 바로 내 눈앞에 있는 것 같았다.


샤이닝은 망설였다.

어째서 이렇게나 간단할까?


이렇게 쉽게?

켈시

나이팅게일, 멈춰!

켈시

이건 함정이야, 그자는 너희 둘의 아츠가 공명하는 걸 노리고 있다!

시간이 느려졌다.


살루스와 싸우고 있는 Mon3tr, 큰 소리로 외치고 있는 켈시, 이 모든 게 마치 빛처럼 지나갔다.

고해신부

저도 당신도, 운명이 우리를 어디로 이끌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것을 전혀 모르는 건, 가련한 감옥 그 자체뿐입니다.

고해신부

혈통을 무시하고 운명에 맞서 싸우는 건 부질없는 짓입니다. 그 누구도 우리의 혈통이 우리에게 부여한 신성한 이치를 부정할 순 없습니다.

고해신부

제가 당신을 대신해 당신이 미뤄 두었던 모든 일들을 끝마치겠습니다. 제가 그 감옥에 틈을 내어 드릴 테니…… 저와 함께 감옥에 들어가시죠. 제가 당신의 잘못된 길을 바로잡겠습니다.

고해신부

부디 올바른 선택을 내리시길……

고해신부

*고대의 살카즈어*.


마른 나뭇가지로 뒤덮인 돌 위에서 하얀 검이 심장을 꿰뚫었다.


샤이닝은 자신이 처음으로 눈물을 흘렸던 그때를 기억한다, 예상치 못했던 감정이 싹텄던 것까지.


새로운 영혼이 칼날 아래에 새겨져, 형태를 이루어 간다.

???

고통이…… 보인다…… 눈물…… 흘리고 있어요……

고해신부

예상치 못한 일은 언제나 놀라움을 가져오죠. 당신은 원래대로라면 거기서 탐색의 발걸음을 멈출 수 있었지만, 차마 빈 껍데기 속의 몽매한 의식을 없애는 건 불가능했어요.

고해신부

……그리하여 당신은 그 빈 껍데기에 기억을 바느질해 넣었죠.

샤이닝

그녀는 리즈 씨예요. 그녀는 그런……

고해신부

이건 당신의 자유예요. 당신은 '리즈'라는 이름을 그 의식에 붙였죠.


'리즈'는 테이블 반대편에 앉아 있는 사람이 묵묵히 있는 것을 두려워 했다.


그녀들은 매일 같은 시간에 이곳에서 저녁 식사를 했다.


하지만 검을 안고 있는 하얀 뿔의 살카즈는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기억하는 것 외에는 아무런 소리도 입밖에 내지 않았다.

'리즈'는 계속해서 스스로에게 질문했다. 내가 무슨 잘못이라도 한 걸까?


'리즈'는 자신들의 아름다웠던 추억을 그리워했다……

리즈?

저는 매일 같은 꿈을 꿔요. 꿈속에서 저희는 어렸을 때의 모습을 하고 함께 개울 속을 걸어요……

리즈?

그다음 저는 날아올라요. 당신의 손이 닿지 않을 만큼 높게요. 저는 구름 위에서 당신이 우는 모습을 보고 있어요.

리즈?

매번 제가 당신 곁으로 돌아오고 싶을 때마다, 저는 고통에 몸부림치며 잠에서 깨곤 해요.

리즈?

저는 당신의 아픔을 알기에 고통스럽고, 함께 그 아픔을 나누고 싶어요.

리즈?

그 아픔의 이유만 알려준다면……

리즈?

키사르시나그.

샤이닝

……

고해신부

키사르시나그, 그 이름은 '헤어짐을 허락하지 않는 희망'을 뜻하죠. 바로 우리의 숙명 말입니다.

고해신부

당신의 그 한순간의 선의로 인해 그녀는 모든 잘못이 자신의 탓이라고 여기게 되겠죠. 불쌍한 '리즈'.

샤이닝

전 그 사악한 이름을 버렸어요. 지금의 전 샤이닝입니다. 단지 그뿐이에요.

고해신부

그런가요? 정말로 당신이 천 년 동안이나 이어진 가문의 운명에 거스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겁니까?

고해신부

두고 보도록 하죠.


'리즈'는 강에서 구해 낸 파란색 파울비스트를 손에 들고 있다.


푸른 깃털은 떨리고 있었고, 차가운 강물로 인해 그녀 또한 떨고 있었다.

그녀는 키사르시나그가 화를 낼 것이라 생각했지만, 슬픔에 잠긴 살카즈는 '리즈'를 위해 새로운 새장을 만들 뿐이었다.


“그 안에 넣도록 하세요, 그럼 안전해질 테니.”

리즈?

미안해요, 키사르시나그 씨. 일부러 위험하게 강물로 뛰어들려던 건 아닌데……

리즈?

하지만 이 아이가 죽어가는 걸 보고만 있을 순 없었어요.

리즈?

당신의 가족이 이 아이를 제게 선물로 줬을 때부터, 전 이 아이가 마음에 들었어요.

리즈?

이 아이는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걸 좋아하지만, 제 곁을 너무 멀리 떠나면 마치 생명을 잃은 것처럼, 자꾸 강에 빠져요……

리즈?

어제 저도 똑같이 행동했다고 하셨지만…… 전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아요.

리즈?

하지만 전 당신의 말에 따라 이 아이를 새장에 넣고 잘 보살피겠어요.

리즈?

부디 노여워하지 말아 주세요. 앞으로 다시는 이런 바보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할게요.

고해신부

감옥은 마침내 자신의 사명을 받아들였고, 당신 또한 자신의 숙명을 깨달았군요.

고해신부

당신이 그녀를 위해 메우는 파편과 거짓말이 많아질수록 그녀의 당혹스러운 마음과 고통 또한 더 커지거든요.

고해신부

전 그녀를 위해 먼지 쌓인 파편을 찾아낼 것이고, 그녀의 깨어남은 이제 되돌릴 수 없습니다. 그녀는 결국 자신의 뿌리 없는 의식을 고통스럽게 붕괴시켜 버릴 거예요.

샤이닝

그렇게 두지 않을 겁니다, 아버지.

샤이닝

전 제 손으로 직접 우리의 죄를 끝낼 거예요. 리즈는 “완치”될 거고요.

고해신부

그 다음은요? 사랑하는 나의 누이여, 당신이 진정 두려워하는 것은 그녀가 진실을 깨닫는 것 아니었나요?

고해신부

그게 바로 당신이 주저하고 있는 이유죠.

샤이닝

……

고해신부

저도 당신이 계속해서 그릇을 들고 떠돌아 다니거나, 연약한 감옥을 보강하는 것을 막지는 않겠습니다……

고해신부

왜냐하면 당신은 앞으로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다 바쳐 이를 사랑할 걸 알고 있기 때문이죠. 그리고 당신은 한 번도 절 실망시킨 적이 없었어요.

고해신부

결국 당신은 감옥을 들고 제 곁으로 돌아오게 될 겁니다.

고해신부

그리고 확실히 그렇게 됐어요. 보세요, 그녀는 심지어 저를 잡아 가두기 위한 기회를 만들어내려 하고 있잖아요.

고해신부

그녀를 향한 당신의 배덕한 사랑이, 운명에 저항하는 그녀의 저항 의식이 안타깝게도 또 하나의 촉진제가 된 것입니다.

샤이닝

당신은……

샤이닝

……그녀가 스스로 찾아낸 희망까지 이용하려는 건가요?!


리즈?

샤이닝 씨? 여기 있나요?

리즈?

당신의 숨결은 느껴지는데 모습은 보이지 않아요……

샤이닝

저 여기 있어요, 리즈 씨!

고해신부

리즈는 당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그녀의 부서진 의식 속을 걷고 있죠……

고해신부

……감옥의 내부 말입니다.

샤이닝은 눈앞의 모든 공간들을 채울 정도로 거대한 푸른 깃털의 파울비스트를 보았다.


회색빛의 거대한 눈이 샤이닝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파울비스트의 눈에 자신의 모습이 비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파울비스트는 부리를 닫고 있었으나, 아득한 어딘가로부터 감미롭게 느껴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리즈?

샤이닝 씨…… 지금 제 머릿속에서 절 고통스럽게 하는 어떤 이름과 모호한 질문들이 계속 메아리치고 있어요.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기억이 나지 않아요……

리즈?

어쩌면 저희가 이곳을 떠나면 생각날 수도 있겠네요.

리즈?

전 제가 타인과 아픔을 나눔으로써, 생명이 시들어가는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리즈?

당신은 우리가 저를 치료할 방법을 찾기 위해 아주 먼 곳으로 떠날 거라고 말했어요. 어쩌면 저도 여행 도중에 고통스러워하는 사람들을 도울 수도 있고요.

샤이닝

……

고해신부

그녀는 현재 무질서한 기억의 파편에 파묻히고 있습니다. 아마 금방 길을 잃게 되겠죠.

고해신부

아니면 미쳐버리거나, 그도 아니면 그 전에 삶을 포기하거나.

고해신부

하지만 당신은 그걸 해결할 방법을 알고 있습니다. 그 방법을 가르쳐 준 건 바로 저였으니까요, 키사르시나그.

샤이닝

……

고해신부

당신의 검을 뽑으세요. 혈육의 육체를 완전히 베어버리는 겁니다.

고해신부

당신의 검이 다리가 되어 우리의 영혼을 새롭게 이어 줄 겁니다. 그리고……

고해신부

잉태하는 겁니다.

고해신부

만고의 권력을 낳는 것입니다.

고해신부

이건 당신의 피할 수 없는 숙명입니다.

고해신부

나와 하나가 되는 겁니다. 혈육의 육체를 이용하여 원래라면 부서졌었을 그녀의 의지를 더 단단하게 만드는 거죠.

샤이닝

……

샤이닝

절 용서해 주세요, 리즈 씨.


샤이닝은 품속의 검을 꽉 붙잡았다. 고해신부의 손은 이미 칼집 위에 올려져 있었다.

고해신부

드디어, 키사르시나그……

검집에서 금방이라도 낮과 밤이 흘러내릴 것만 같았다.


그 순간 어떤 손이 샤이닝의 소매를 붙잡았다.

[CG: 43_i13]
나이팅게일

샤이닝 씨, 전 샤이닝이라는 이름이 더 마음에 들어요.

샤이닝

리즈 씨……

나이팅게일

아무래도 제가 잠을 너무 많이 자 버린 모양이에요. 무수히 많은 파편 속에서 길을 잃고 말았거든요.

나이팅게일

하지만 전 당신의 목소리를 들었고, 당신은 파편으로 가득 찬 곳으로 절 인도했죠.

나이팅게일

그곳에서 전 기억의 파편을 발견했지만…… 아직 모든 걸 떠올리진 못해요.

나이팅게일

하지만 오래 전에 답했어야 할 샤이닝 씨의 질문이 떠올랐죠……

나이팅게일

전 당신을 이미 용서했어요.

나이팅게일

당신이 모질게 그 실험실에 있었던 모든 기억들을 봉인해버리기 이전부터……

나이팅게일

그래서 당신의 제멋대로인 판단에 화가 난 거예요.

샤이닝

……

나이팅게일

'리즈', 전 당신이 제게 지어주신 이 이름이 항상 마음에 들었어요.

나이팅게일

혼자서 모든 걸 감당하려 하지 마세요. 우린 함께 맞서기로 약속했었잖아요……

샤이닝은 나이팅게일의 눈을, 웃는 얼굴을 보았다.


샤이닝이 깨어난 그 순간, 그 손은 이미 그녀의 소매에서 소리 없이 미끄러져 내리고 있었다.

고해신부

비극이군요. 하지만 결말은 언제나 변하지 않습니다.

고해신부

당신은 절 죽이게 될 것이고, 그로 인해 당신은 다음 핏줄의 온상이 될 겁니다. 그게 아니라면 당신은 눈을 빤히 뜨고 그녀를 데려가는 제 모습을 보다가 후회 속에서 점점 죽어가게 되겠죠.

고해신부

어느 쪽이든 결말은 똑같습니다, 누이.

살루스

대장님, 이제 정말로 철수해야 해요!

살루스

윽!

아스카론

키메라, 네가 아직 접촉하지 못한 핏줄이 있나? 보여 봐라.

아스카론

네가 몇 번이나 피를 다시 회수할 수 있을지, 또 자신의 운명을 깨닫게 될지 궁금하거든.

Mon3tr

(의아한 듯) 크르르르르!

Mon3tr?

(분노하듯) 크르르르르!

Mon3tr

(흥분한 듯) 크르르르르!

고해신부

저 작은 괴물을 모방하는 실력은 형편없군요.

고해신부

새롭게 태어난 이후로 실력이 예전보다 못해진 건가요, 아니면 수많은 살카즈들에게 사랑받는 켈시 경께서 생각보다 더 깊은 상처를 입은 건가요?

Mon3tr

(하찮은 듯) 크르르르르!

다마즈티

키사르투슈타지. 다른 한쪽은 너희를 선택했어.

다마즈티

너흰 그에게 무엇을 줄 생각이야?

고해신부

키사르투슈타지의 이름이 곧 그 답입니다.

고해신부

(고대의 살카즈어) '불멸의 희망'.

고해신부

키사르시나그, 죄수의 의식은 이미 깨어났고, 그런 그녀를 지금 당신의 곁에 두어봤자 그녀는 마치 아침 이슬처럼…… 증발하고 시들어버릴 뿐입니다.

샤이닝

……

고해신부

제가 그녀를 데려가겠습니다. 그리고 당신을 대신해서 그녀를 유지시키고, 그녀를 채워나갈 겁니다……

고해신부

이 감옥에서 왕관을 빚어내겠습니다.

고해신부

그리고 그 다음엔 당신은, 아니, 우리는……

고해신부

영원한 마왕이 되는 겁니다.

켈시

쫓지 마, 무의미하다.

켈시

즉시 피해를 점검하고 이동할 준비해. 지금 부상자들의 상황이 좋지 않은 데다 이곳의 위치가 폭로됐다.

샤이닝

켈시 선생님.

켈시

오퍼레이터 나이팅게일은 로도스 의료부의 일원이야. 그녀에 대한 납치와 폭행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

켈시

하지만 지금 함부로 움직였다간 오히려 그녀를 더 큰 위험에 빠뜨리게 될 거야. 우리가 지금 마주하고 있는 상대는…… 수천 년 동안이나 왕관을 노려온 불멸의 '마왕'이니까.

켈시

키사르투슈타지. 문을 두드리는 자, 찬탈의 왕.

켈시

나도 고해신부의 위협에 대해선 눈여겨보고 있었다. 바벨 시절에도 여러 조치를 취해 봤지만 무용지물이었지.

켈시

테레시스가 놈들을 상당히 잘 숨겼다, 사람들이 놈들을 그저 섭정왕의 가드에 불과하다고 믿을 정도로 말이야.

샤이닝

……걱정하지 마세요. 저도 저희가 지금 뭘 해야하는 지 잘 알고 있어요.

아스카론

생각했던 것보다 침착하군.

아스카론

무슨 계획이라도 있나?

샤이닝

리즈 씨는…… 스스로 선택을 내렸어요.

샤이닝

저조차도 망설였을 대담하고 무모한 선택이지만, 확실히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긴 했어요. 아무래도 잃는 게, 죽는 게 두려운 건 늘 저뿐이었던 것 같네요……

샤이닝

그리고 제가 해야 할 일은…… 훗.

샤이닝

리즈 씨를 쫓아가는 거예요.

켈시

……난 너희를 믿는다.

켈시

아스카론, 아미야는?

아스카론

아미야와 박사도 마찬가지로 고해신부의 공격을 받았고, 지금 그들은 로고스와 함께 있어.

아스카론

아미야는 모종 아츠의 영향을 받았고, 그 살루스라는 자가 마왕의 힘을 탈취하려고 했었지. 하지만 실패했고, 지금 아미야의 상태는…… 매우 이상해.

아스카론

지금 아미야는 의식 불명 상태야.

켈시

……아미야와 '마왕'의 연결고리가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 지금은 그녀를 믿는 수밖에 없어.

아스카론

추가적인 정보가 더 있어. 우린 전장에서 여러 개의 뱀파이어의 마법진을 발견했는데, 그 중에는 역사의 '환상'을 불러일으키는 것도 있었지.

아스카론

박사는 마법진을 만들어 내는 오리지늄 결정이 아주 '특수'하다고 했었어.

켈시

……

켈시

“특수”라.

켈시

다마즈티 님. 도움을 주셔서 감사합니다만, 저희에게서 얻고자 하는 건 대체 무엇이죠?

다마즈티

우리가 원하는 건 변화, 연마, 의미야.

다마즈티

우린 길고 무질서한 삶을 위해 의미를 찾아야 해. 너희가 우리에게 보여 준다면, 우린 그걸 증명할 거야.

다마즈티

……

다마즈티

……그것뿐이야.

켈시

……

켈시

클로저와 피스트에게 알려라. 이곳을 깨끗이 정리하고 3시간 후에 출발한다고.

켈시

그리고 우리는 계획대로 브렌트우드로 향한다고, W에게 메시지를 남겨.

켈시

아무래도…… 서둘러야 할 것 같아.


감염자 아이

노웰 아저씨! 내 안경 렌즈 또 떨어졌어!

노웰

하아.

노웰

내가 여러 번 말했잖아, 넌 귀가 너무 부드럽다고.

노웰

안경이 떨어질 것 같을 때마다 안경테를 붙잡으니까 안경테 모양이 변하고, 또 안경테 모양이 변하면서 렌즈도 안정적으로 끼워져 있질 못하잖아.

노웰

어디 보자.

감염자 아이

아저씨가 준 안경이 너무 무거워서 그래!

감염자 아이

근데 내가 또 엄청 좋은 방법을 알아냈어, 봐봐!

수잔나는 등 뒤에서 나뭇잎을 두 개 꺼내더니 잎줄기를 귀에, 잎의 끝을 콧등에 붙였다.


아, 나뭇잎으로 만든 초록 안경이다.

감염자 아이

어때?

노웰

……그거, 앞이 보이긴 해?

감염자 아이

엄청 잘 보여!

감염자 아이

이렇게 햇빛을 보면서……

수잔나는 두 이파리를 노웰의 눈에 붙였다.


노웰의 눈앞은 초록색으로 가득 찼다.

노웰

이제 그만해, 너……

감염자 아이

일단 해봐!

잎맥이 보인다.


오후 숲속에서 맞는 햇빛은 그리 강렬하진 않았지만 충분할 정도였다. 이곳의 잎들은 아주 얇아서 빛을 쬐어 주기만 하면 교차되는 잎맥들이 선명하게 보였다.

감염자 아이

어때, 내 말 맞지!

감염자 아이

노웰 아저씨는 맨날 눈썹을 찡그리고 있으니까 이렇게 재미난 걸 보지 못하는 거라고!

그는 눈 위에 이파리를 얹은 채로 멍하니 태양을 바라보았다.

노웰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

노웰

그나저나 나도 책에서 본 적 있어. 동쪽에 있는 염국이라는 곳에 '나뭇잎에 눈이 가려져 산을 보지 못한다'라는 이야기가 하나 있는데……

감염자 아이

아아아, 안 들을래! 노웰 아저씨는 진짜 재미 없다니까!

나뭇잎 안경을 쓴 아이는 마치 바람처럼 저 멀리 있는 캠프로 사라졌다.

탈룰라

아이를 상대하는 건 익숙치 않은 모양이네요, 노웰 씨.

노웰

탈룰라 씨구나, 일은 끝났고?

노웰

방금 그 이야기 말인데, 예전에 우리 아들한테도 말해 준 적이 있었거든…… 아들 녀석은 내가 얘기해 주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았어. 어쩌면 내가 이야기를 잘 못하는 것일 수도 있고.

탈룰라

확실히 당신은 풍부한 경험을 가지고 있어요. 노웰 씨의 이야기를 몇 마디만 들어보면 바로 알 수 있을 정도니까요.

탈룰라

억압을 받으며 살아온 빅토리아의 소시민이자, 가게를 빼앗긴 검안사는 지금 전쟁 속에서 떠돌다 이곳까지 오게 되었죠.

탈룰라

그는 마찬가지로 차별을 받는 감염자들을 안타깝게 여겨, 그들의 무리에 들어가기로 결심했죠. 미약하게나마 힘이 되지 않을까 하고요.

탈룰라

노웰 씨, 당신을 처음 본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당신은 존경할 만한 인품을 저희에게 보여 주셨습니다.

탈룰라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전……

탈룰라

……

노웰

……탈룰라 씨, 하고싶은 말이 있으면 그냥 해도 돼.

탈룰라

신기했을 뿐이에요. 장생자가 무슨 이유로 정체를 숨기고 이런 사소한 일을 하고 있는 건지.

노웰

……

탈룰라

짐작은 갑니다. 물론 최악의 가정보다는 훨씬 낫지만요.

탈룰라

당신은…… 이 사실을 부정하셔도 좋습니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굴면 되니까요. 하지만 나인에게는 이 사실을 알릴 생각입니다.

노웰

부정할 생각은 없어.

노웰은 웃더니 이파리 하나를 뜯어 만지작거렸다.

노웰

사실 내 정체를 알고 있는 빅토리아인이 꽤 있지…… 나도 다른 사람을 놀래키기 싫어서 정체를 숨기는 게 습관이 됐을 뿐이고.

노웰

하지만 탈룰라 씨, 나도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게 있는데, 난 이걸 '억지로' 하는 게 아니야.

노웰

솔직히 말해서, 오래 사는 것 말고는 평범한 사람들보다 잘난 게 딱히 없다고 생각하거든.

노웰

장생자마다 장수하는 방식도, 사용하는 오리지늄 아츠도 천차만별이고.

노웰

장생자라고 해서 무조건 풍운아는 아니라는 거야, 탈룰라 씨.

탈룰라

……

노웰

그건 그렇고, 탈룰라 씨…… 난 오히려 당신 이야기가 더 궁금해.

노웰

붉은 용의 마지막 후손, 리유니온의 창시자, 우르수스에서 감염자 운동을 일으킨 리더. 당신은 왜 '장생자'들에 대해 이렇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거야?

탈룰라

……당신은 대체 정체가 뭐죠, 노웰 씨?

노웰

평범한 사람일 뿐이야.

노웰

150년 전, 염국을 여행하던 시절에 들었던 이야기를 내 셋째 아들한테 들려 줬었는데, 그 녀석도 못 참겠다는 듯 바로 떠나버리더군.

노웰

그리고 내가 그 녀석의 손녀의 손녀 앞에 섰을 때, 나는 또다시 어느 대가족의 이방인이 되었지.

노웰

분노와 비통함을 품으며, 나는 혈육간의 정과 사랑을 버리고 빅토리아로 숨어든, 내 운명을 조종하는 악당을 찾아내려고 했어.

노웰

수 백 년 동안이나 연구했어…… '장생자', '신', '조종자', '오래된 존재'를 연구했고, 나 자신을 연구했어.

노웰

난 귀족 제도의 수혜자가 되고자 노력했고, 내 오리지늄 아츠를 연마해 보기도 했지. 또 비밀을 대가로 부를 축적하려고도 했었고……

노웰

난 진실에 다가서기 위해 당신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다 사용해 봤어. 하지만 전부 실패로 끝났지.

노웰

난 귀족이 되지도 못했고, 부자 같은 것도 되지 못했어. 작은 가게를 하나 가졌을 뿐이었지…… 정말이야. 전투 능력은 가드 씨도 이길까 말까 할 수준이고.

노웰

시간은 내게 재능이 없다는 사실을 일깨워 줬어.

노웰

……

노웰

한 평범한 인간에 관한 이야기야, 탈룰라 씨. 당신이 원한다면 난 얼마든 내 이야기들을 들려줄 수 있어.

노웰은 들고 있던 나뭇잎을 내려놓았다. 그러자 약한 바람이 불어오고, 이에 나뭇잎이 휘날려 갔다.


그는 먼지를 털고 다시 여행 가방을 집어들었다.

노웰

안심해, 당신들에겐 아무런 악의도 없으니까. 난 단지 내게 저주를 내린 그…… '운명의 손'을 찾고 싶을 뿐이야.

노웰

그녀는 나라의 등 뒤에 숨어, 왕을 자신의 장갑으로, 도시를 체스판 정도로 여기고 있어.

노웰

그녀는 단지 '빅토리아'라는 전술판 위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을 차갑게 지켜볼 뿐이지. 그리고 그녀는 필요하다면 '빅토리아'조차 부숴버리고 다른 걸 다시 지어올릴 거야.

노웰

이런 난리 속에서 내가 어떻게 그녀의 손길이 닿지 않을 거라 생각할 수 있겠어?

노웰

그녀는 분명 공작 사이에 숨어서, 살카즈와 빅토리아인들이 서로를 죽이는 걸 구경하고 있을 거야. 그녀한테 있어서, 누군가가 다치거나 희생되는 일은 모두 변수이자 지표에 불과할 테니까.

노웰

어쩌면 당신도 그 '손'에 놀아난 적이 있을 거야. 당신의 몸에도 왕족의 피가 흐르고 있잖아. 그녀는 당신을, 알리스테어의 딸을 놓아줄 이유가 없어.

탈룰라

……저요? 제가 알고 있는 건 한 음모가 뿐이에요. 그 사람은 신이라 불릴 존재가 결코 아닐뿐더러, 제 운명을 조종할 수도 없죠.

노웰

하지만 그게 바로 그들이 살아가는 방식이야, 탈룰라 씨.

노웰

난 그들을 죽일 방법을 알고 싶어.

노웰

아니면 날 죽일 수 있는 방법이라도.

탈룰라

……

노웰

시간이 늦었네, 이제 수잔나의 안경도 고쳐 주러 가야 해.

탈룰라

노웰 씨, 당신은……

노웰

탈룰라 씨, 부디 내 이기심을 용서해 줘. 내가 당신에게 이 모든 걸 말해 주는 이유, 그리고 리유니온에 들어가게 된 이유는 바로 내가 수백 년 동안 키워온 직감 때문이야.

노웰

당신도 이미 정해졌다고 생각한 운명에 저항한 적이 있겠지.

노웰

당신들 모두, 무언가에 저항한 적이 있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