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1불가항력
잿더미 속에도 희망이 남아 있는 법, 그러나 천둥소리는 이미 머리 위까지 다가온 상황이다. 로도스 아일랜드와 자경단 연합군에게 진정한 전쟁이 시작되려고 한다.
등장 오퍼레이터: 시즈, 아스카론, 아미야, 첸, 리드, 파프리카, 백파이프, 아르모니, 혼, 토터, 락락, 모건, 인드라, 다그다, 미저리, 스테인리스
……
비나!
내가 잠들었어?
꽤 심하게 다쳤는데도 기절만 했으니 정말 다행이야~
……시즈, 자경단이 데리러 왔어. 여기는 그나마 안전하니까 쉬고 있어. 우리가 지켜줄게.
응……
그녀는 동료들의 얼굴을 훑어보았다.
모두가 그녀만큼이나 상처투성이였다. 하지만 적어도…… 그들은 아직 살아있다. 눈에 비친 희망을 잃지도 않았다.
다만……
……알레데일.
왕의 안식처 문이 다시 닫혔어.
살카즈가 증기 기사의 기척을 눈치챘어. 놈들은 왕의 숨결이 이미 원래 자리를 떠났다는 것도 틀림없이 눈치챘을 거야. 지금 왕궁 주변에 병력이 더 많이 배치됐어.
우리 정찰병이 입구 쪽에 접근해 살펴보았지만, 알레데일의 흔적은 발견하지 못했어.
……
지하에서 무슨 일이 발생했었는지 말해줄 수 있어?
전사들이 상상했던 거랑 똑같아.
알레데일 컴버랜드가 우리를 구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했다.
……하아.
하긴, 알레데일답다. 그녀는 영원히 고결한 컴버랜드니까.
컴버랜드……
영원히 고결한 컴버랜드는 없어, 클로비시아.
알레데일은 목숨으로 그녀가 지키고 싶은 걸 지켰을 뿐이야.
이건 사명 때문이 아니라…… 알레데일 본인의 선택이야.
본인의 선택인가……
그래, 알레데일은 아주 용감해.
안타깝네…… 알레데일이 돌아오면 서프라이즈를 주려고 했는데.
이건……
공작 저택은 이미 폐허가 됐지만, 상황을 살피러 갔던 전사들이 잿더미 속에서 이걸 발견했어.
……컴버랜드 가문의 증기 갑옷이잖아.
그렇구나…… 이건 불길에 사라지지 않았구나.
하하.
알레데일도…… 이걸 봤으면 좋았을 텐데.
그러면 모든 길이 정해진 게 아니란 걸 알 수 있었겠지……
적어도 이 갑옷에 품었던 희망은 불길에 빼앗기지 않았다는 걸 말이야.
……
클로비시아, 우린 왕의 안식처에서 증기 기사를 봤어.
그가 마지막 증기 기사인 것 같아.
4년 전, 공작의 군대가 증기 기사를 왕의 안식처로 끌어들였고, 살카즈는 그들을 매복하고 있었지.
그 지하 공간은…… 이제는 증기 기사의 무덤이야.
직접 목격하지 않았어도, 그 장면이 얼마나 처참했을지 상상이 가.
증기 기사가 너희를 공격했다면서? 빅토리아 왕의 후계자를…… 공격한 거네.
……그는 단지 자신의 책무를 다했을 뿐이야.
그는 아직도 왕의 숨결을 지키고 있었어. 비록 그것이…… 모든 증기 기사를 무덤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구실에 불과했지만.
전우들이 하나둘 적에게 도륙당하는 걸 지켜봤고, 어둠 속에서 홀로 이렇게 오랜 시간을 버틴 걸 보면, 아마 극심한 고통에 시달렸겠지.
……아니.
그렇게…… 간단한 말로 그 전사의 의지를 형용할 수는 없어.
한쪽은 왕들의 무덤이고, 다른 한쪽은 전우들의 시체야. 그는 고요한 무덤을 지키며, 수많은 밤낮을 견뎌냈어.
그는 미치광이도 아니고 망령도 아니다. 그의 의지는…… 죽음도 물리칠 수 있을 만큼 강해.
그는 자신의 의지로, 자신을 배신한 빅토리아를 향해 복수하려 했던 거야.
마찬가지로 그는 자신의 의지로, 빅토리아의 상징을 지키고 있는 거고.
……
그 기사를 다시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만약…… 그가 그 어둠을 벗어날 수 있다면……
난 그저 그가 다시…… 지키고 싶은 것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장군님, 하이버리 구의 용병 녀석들을 찾았습니다.
데려와.
네, 장군님.
콜, 콜록콜록…… 이, 이거 놔!
……
……아이네.
장군님, 저 아이와 다른 몇몇 용병들은 하이버리 구의 길거리에서 발견되었습니다. 모두 묶여 있었습니다.
무기를 확인해봤는데, 싸운 적도 없는 것 같습니다. 용병으로서 실격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가?
……
솔직히 말해봐, 용병.
너는 빅토리아 사람을 한 명도 죽인 적 없지?
윽……
내가 무서워?
그, 그럴 리가요!
제가 임무를 완수하지 못했으니, 벌을 받는 건 마땅해요……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풀어주세요!
……
데려가.
어……?
장군님……
……너도 말했잖아, 얘는 용병으로서 실격이라고.
얘처럼 젊은 살카즈는…… 우리가 왜 싸우는지, 우리 적의 진정한 모습이 어떤지 아직 모른다. 아무도 가르쳐준 적이 없으니까.
그리고 진정한 전쟁이…… 곧 시작되지.
이 아이에게 이번 전쟁이 살카즈에게 어떤 의미인지 똑똑히 보여줄 거다. 내 옆에서.
피스트!
락락…… 하하, 자경단 11소대가 다시 모였네.
다시 모였다고 해도 11소대는…… 이제 우리 둘밖에 안 남았잖아.
……하긴.
그래도 난 우리 소대가 곧 다시 대단해질 거라고 믿어.
왜냐하면…… 우리한테는 박사랑 지휘관도 있잖아.
- 클로비시아, 상황이 어때?
- 클로비시아, 자경단은 괜찮아?
……신속하게 철수하긴 했지만, 그래도 사상자가 많이 나왔어.
그리고…… 알레데일이 실종되면서, 앞으로 자경단은 심각한 물자난을 겪게 될 거야.
후우…… 일손이 좀 더 많았으면 좋겠는데……
우리도 그 머릿수에 보태주지.
토터 씨?
고용주가 사라졌으니 계약도 무효가 됐잖아.
정말 남을 거야?
……이미 여기까지 왔는데. 살카즈의 원한을 샀으니 가려고 해도 쉽지 않을 거야.
그리고, 우리는 다그다랑 함께 무덤에서 어깨 나란히 싸우기도 했고.
그들이 없었더라면, 난 이미 죽었을지도 몰라.
또 신세를 졌으니…… 은퇴 시기를 미루는 수밖에.
……박사, 우리도 왔어.
- 안녕, 미저리.
- 역시 시간을 잘 지키는군.
죄송합니다. 좀 더 빨리 움직였어야 했는데…… 그러면 사령탑 작전에서 힘이 될 수도 있었을 텐데요.
이쪽은……
빅토리아 폭풍돌격대 제2분대 지휘관, 혼입니다.
몇 시간 전, 우리는 미저리 씨의 협력하에 오슈테리그와 하이버리 구 경계 지역에 있는 감옥을 급습했습니다.
우리는 가까스로 살카즈를 위해 싸우기를 원치 않는 도시방위군 소대를 구출했습니다. 그들은 하마터면 처형당할 뻔한 상황이었습니다.
앞으로 우리는 로도스 아일랜드, 자경단과 함께할 겁니다.
- 클로비시아, 새로운 동맹이 생겼네.
여러분, 고마워.
다들 나를 놀라게 했고, 덕분에 여러 가지 가능성이 보였어.
게다가 큰 손해는 입었지만, 우리는 살카즈 보급로에 관한 중요한 정보를 입수하는 데는 성공했어.
지휘관, 박사, 이건 하이버리 구에서 몇몇 가능성이 있는 기착지에 대한 상세한 정보야. 내가 다 정리했어.
그리고 클로저 씨가 방위군 사령탑에서 획득한 데이터까지 더하면……
- 이 정보를 바탕으로 보급로를 찾을 수 있겠네.
- 다음 작전의 목표가 이 정보 속에 들어 있겠네.
응, 박사.
우리는 철저하게 준비한 뒤, 다음 작전을 맞이할 거야.
……
왕의 숨결.
가웨인, 네가 여기 있는 거 알아.
나와.
시즈 곁에는 아무도 없었다.
……사명.
그동안 나와 함께 하면서, 나를 위해 선택한 사명이 도대체 뭐냐?
다시 빅토리아 왕이 되는 거?
침묵이 흐른다.
알레데일은…… 증기 기사가 되기를 꿈꿨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 자신이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 몰라.
언젠가……
언젠가 내가 더 이상 네가 선택해 준 사명을 따르지 않는다면.
……그땐 너도 나의 악몽이 될 건가?
텅 빈 지하 구조물에서는 가벼운 탄식만이 들려왔다.
……
- 아스카론.
- 안녕, 아스카론.
……
- 켈시는 어때?
……심각해.
하지만, 샤이닝이 있으니 회복되겠지.
밴시의 왕과 내가 더 일찍 도착했다면……
- 뱀파이어 생귀나르를 격퇴한 것만으로도 큰 성과야.
- 너희 탓이 아니야.
- 너희가 '빨간 눈의 늙다리'를 막아줬기에 우리가 철수할 수 있었다.
……
- 아미야……
아미야는 회복 중이야. 알다시피 아미야는 자신이 오랫동안 잠들어 있는 걸 허용하지 않지.
- 나는 아미야가 본 걸 보지 못했어.
- 내가 아미야 곁에 있어야 했는데.
어느 쪽이든 너는 항상 아미야를 걱정하네.
- 내가 미처 물어보지 못했는데.
- 너도 내가 기억상실인 척한다고 생각하나?
- 너는 나를 신뢰하나, 아스카론?
내 단검이 대신 대답할 거다.
……필요할 때.
- 나는 4년 전의 진실을 알고 싶다.
……
- 켈시한테 물어본 적이 있어.
- 아미야한테 물어본 적이 있어.
- 그러나 무엇이 진실인지 모르겠다.
……
- 그동안 너랑은 얘기할 기회가 없었지.
- 너는 항상 과묵했어.
- 네가 무엇을 봤는지 알려줄래?
……4년 전, 넌 나에게 본함을 떠나 임무를 수행하라고 명령했어.
내가 돌아왔을 땐, 전하는 이미 우리 곁을 떠나셨다.
- 당시 로도스 아일랜드 상황은 어땠지?
- 아미야는?
로도스 아일랜드는 테레시스의 대군에 포위되기 전에 탈출해야만 했어.
아미야는 마왕의 힘을 이어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오랫동안 혼수상태에 빠져 있었고.
- 켈시는?
켈시는 로도스 아일랜드를 구하려 했고, 아미야, 그리고 너를 구하려 했다.
- 나를 구해?
……
그게 전하의 마지막 명령이니까.
- ......
박사님…… {@nickname} 박사님……
- 아미야……
- 나 여기 있어.
- 네 곁을 떠나지 않아.
아미야는 무의식적으로 당신의 옷자락을 잡았다가, 다시 천천히 손을 풀었다.
굵은 눈물방울이 아미야의 눈에서 흘러내렸다.
테레시아 씨가……
제게…… 살카즈 영혼들의 목소리를 들려줬어요.
그들은 살카즈를 해친 모든 사람에게 복수할 거래요. 그들은…… 켈시 선생님께 복수할 거래요.
- 켈시?
- 켈시랑은 무슨 상관이야?
……박사님, 저는 제가 느낀 게 모두 진실이라고 믿어요.
로도스 아일랜드에서 수많은 밤, 켈시 선생님과 테레시아 씨가 대화했던 게 기억나요.
켈시 선생님은 살카즈 감염자들을 구하기 위해, 일주일 내내 한숨도 못 주무신 적도 있어요.
하지만…… 켈시 선생님도 확실히 200년 전에 살카즈를 해친 적이 있어요……
켈시 선생님은 분명 테레시아 씨에게 당시 왜 그래야만 했는지 알려줬을 거예요.
테레시아 씨도 분명 이해해줬을 거고요. 그래서 두 분이 허물없는 친구 사이였겠죠.
하지만, 아무리 저라도…… 제가 켈시 선생님을 잘 안다고 해도……
당시 전쟁에 관한 기억을 느꼈을 때, 저는 여전히 분노와 슬픔을 느꼈어요.
……
어쩌면, 이게 테레시아 씨가 저에게 전해주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릅니다.
테레시아 씨는 저에게 왜 자신이 살카즈 영혼들과 함께 서 있는지 전해주고 싶었던 거예요.
지금 이 순간, 그들은…… 런디니움의 상공에 있어요.
- ......
당신은 다가오는 천둥소리를 느꼈다.
바로 창밖에서, 머리 위에서, 당신들에게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는다.
- 곧 진정한 전쟁이 들이닥친다.
당신은 아미야의 손을 꼭 잡았다.
그리고 아미야와 함께 하늘을 바라보았다.
우르릉, 우르릉, 우르릉.
런디니움뿐만 아니라, 주변 도시에서도 심한 진동이 느껴졌다.
전대미문의 거대한 물체가 먹구름 속에서 떠올랐다.
그 뒤편에, 더 샤드를 뒤덮은 묵직한 구름층이 마침내 조금 갈라졌다. 고개를 든 사람들은 그제야 런디니움을 뒤덮고 있는 것이 예사로운 먹구름이 아니란 걸 알 수 있었다.
저건 재앙의 구름이다. 그 어떤 재앙정보전달자의 기록에도 없는 거대한 재앙의 구름이었다.
짙은 구름층엔 에너지가 무수히도 많이 쌓여 불꽃을 튕기면서 천둥소리에 가까운 굉음을 냈다.
그리고 괴상한 형태의 비행체는 마치 이 폭풍의 눈 같았다.
그 시선 아래, 살카즈의 모든 적들은 도망갈 곳이 없게 되었다.
2:28 P.M 날씨 / 흐림
빅토리아 트레이더스밀 시티
첸 햇아!
……
왜 멍때리고 있나? 휴즈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대이, 걔 말을 들어보니 방금 아주 유용한 소식을 얻은 것 같더만!
……
……
휴즈 집에서 나온 저 사람……
거리에 사람이 억수로 많네, 누구를 말하는 기나?
저기 초록색 머리의 필라인.
어디서 본 것 같은데.
아…… 니는 항상 나보다 사람 얼굴을 잘 기억하제, 휴즈 집에서 나온 걸 보면 비즈니스 하러 온 게 아일까? 며칠 전에 기차역에서 본 사람 같구마?
……아니야.
저 얼굴은…… 몇 년 전에 봤어.
에이, 그라믄 네가 용문에서 잡았던 범죄자 아이고?
그렇다면 더더욱 잊었을 리가 없지.
……
뭐, 됐다. 나중에 휴즈한테 물어보면 되니까.
……백파이프.
다른 한 명도…… 정보에서 본 적이 있는데.
후훗……
하마터면 감동적인 동창회가 될 뻔했네.
빅토리아 남부 사무소
……안녕.
어머? 당신은…… 전에 본함 의료실에서 본 적이 있는데.
저기…… 부탁할 게 있어.
이 편지를 닥터 켈시와 {@nickname} 박사에게 전해줘.
당신…… 콜록콜록, 설마 사무소를 떠나려고요?
그렇다면 다른 떠난 오퍼레이터처럼 신청서를 내셔야 해요. 그래야 인사부에서도 상황을 파악할 수 있고……
……이미 알고 있어.
그들은…… 내가 만나야 할 사람이 있다는 걸 알아.
여기 있으면 모두에게 위험만 초래할 뿐이야.
로도스 아일랜드를 지키고 싶은가 봐요?
로도스 아일랜드는…… 아주 조용한 곳이야.
난 여기가 좋아. 너희들에게도 고맙고. 특히 그…… 이미 떠난 산크타에게. 너희들은 지금까지 내가 원하던 평온을 주었어.
그리고 지금 나는 이 평온을 너희에게 돌려주고 싶어.
나는 이미 준비가 됐어.
……살카즈의 비행선이 이미 런디니움 상공에 날아올랐습니다.
컴버랜드 공작의 후계자는 실종됐고, 캐스터 공작은 왕의 숨결을 손에 넣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단 하루 만에 십여 명의 전달자들이 영지에 방문했습니다만.
다들 당신이 그들을 만날 준비가 되었는지 궁금해합니다, 공작님.
……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에블라나 전하?
……공작님.
타라의 새로운 시대가 눈앞까지 다가온 게…… 이제 보이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