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7홍류에 휩쓸려
살카즈가 도시 내 통제를 갑자기 강화한다. 한편, 한 무리의 살카즈 용병 부대가 공장에 진입해 캐서린 등 보급로를 알고 있는 사람들을 몰래 처형하려고 한다.
너도 봤지, 모건?
창고를 지키던 녀석들이 긴장해서 쩔쩔매더니 결국 아무것도 못 보고, 내가 단번에 모두 때려눕혔잖아.
됐어, 거드름은 그만 피우고 이 육포나 가져가~ 오늘은 네가 이긴 거로 해줄게~
쳇, 시시하긴. 다그다, 다음엔 네가 나랑 같이 가지 않을래? 진 사람이 망보는 걸로.
……우리를 지켜보고 있어.
누가?
……
뭘 째려……
무슨 일이지? 별일 없으면 비켜 봐, 주방에서 마실 거라도 가져오게. 일을 많이 했더니 목이 마르네.
그런 행동은 하지 말았어야 했어.
너희를 창고에서 무사히 빠져나오게 하려고, 우리가 위험을 무릅쓰고 살카즈 순찰대를 따돌린 거?
맞아.
내가 잘 못 들은 건 아니지? 오히려 우리한테 고맙다고 해야 할 텐데~
수디언 구의 전우들은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 우리도 그렇고. 덕분에 이번 임무를 순조롭게 완성할 수 있었지. 그런데 창고는 왜 불태운 거지?
그 창고는 살카즈 것이 아니라, 빅토리아 상인의 창고야! 지금은 단지 살카즈가 점령하고 있을 뿐이라고.
퉤, 돈 많은 사람들은 욕심이 많은 만큼 간이 콩알만 해. 그들이 기꺼이 살카즈를 돕겠다면, 나도 기꺼이 그들에게 손해를 입힐 거야.
너희들의 그런 행위 때문에, 그들이 더 빨리 살카즈에게 투항한다는 걸 몰라?
그러면 더 좋지. 배신하기만 해봐, 다음에는 창고를 태우는 걸로 끝나지 않을 거니까.
……그건 자경단의 방식이 아니야. 건달들이나 하는 짓이라고.
……
이사벨 씨, 계속 저런 녀석들과 함께 행동할 생각이야?
여기서는, 그냥 다그다라 불러.
윽……
정말 생각지도 못했어. 이사…… 아니, 다그다 씨. 알레데일 씨가 너와 그 전하의 신분을 우리에게 소개해줬을 때 우리는……
……시즈가 첫날에 이미 너희한테 말했을 텐데. 자경단과 함께 할 사람들은 글래스고 패거리지, 알렉산드리나 전하나 탑의 기사가 아니라고.
근데 그렇다고 건달이 우리를 이끌고, 심지어 왕좌에 오르는 것까지 보고 싶단 말은 아니겠지?
이런 *빅토리아 욕설*놈이! 네가 뭔데 비나를 그렇게 말해?
모건, 칼을 거둬. 여긴 남의 집이야!
많은 전사들이 오히려 다그다나 컴버랜드를 따르고 싶어 해……
닥쳐! 아니, 내 말은 더 이상 말하지 말라고. 우리가 같은 편에 서 있는 이상 그런 말로 동료들에게 상처를 주는 걸 용납하지 않겠어.
……
내가 실수했어. 사과할게.
……
……
너는 왜 날 말리는 거야.
너를 말리지 않으면 비나가 골치 아파져. 로도스 아일랜드의 꼬마 토끼와 박사도 그렇고. 또 이렇게 충동적으로 행동하고 싶을 땐 네가 누구와 한 편인지 생각 좀 해봐.
하핫…… 네가 날 나무라는 날이 올 줄은 몰랐네.
환경이 변했으니 나도 적응해야지. 다그다를 봐봐, 잘 적응하고 있잖아.
……너 칭찬하지 마. 적응 안 돼.
내가 널 칭찬하고 싶어서 하는 것 같아? 너랑 같이 다니는 건 나도 힘들어.
하지만 모건, 나도 요 며칠 깨달은 게 있어. 우리가 적응하지 못하면 영원히 비나를 따라갈 수 없게 돼.
……흥.
자, 육포는 돌려줄게. 오늘은 무승부인 걸로 치자.
너나 가져, 나 입맛 없어.
한나, 요 며칠 계속 생각해봤는데…… 이런 날들이 과연 비나가 원하던 삶일까? 이곳에 온 이후로, 귀족과 상인들이 언제 비나에게 마땅한 예우를 갖췄냐고?
그건 아니지, 모건.
그들도 언젠가는 비나가 훌륭한 리더라는 걸 알게 될 거야. 그리고 예우는 마땅하고 안 하고가 없어. 그건 비나가 직접 쟁취해야 하는 거니까.
오, 알레데일 씨, 드디어 왔군.
죄송합니다. 요즘 자질구레한 일이 많아 시간이 없었습니다.
그 증기 갑옷의 구매자를 찾고 있다고 들었는데?
……소식이 참 빠르군요.
소문을 들었을 뿐이야. 장사하는 친구로부터 최근 런디니움에 증기 갑옷 하나가 시장에 나올 거라고 들었거든.
그런데 막바지에 거래가 취소되었다던데.
……그렇습니까.
나만 해도 그렇게 귀한 물건을 쉽게 팔 수는 없을 거야. 하물며 지금 시세로는 비싸게 팔리지도 않을 거고.
조언 감사합니다. 그나마 남은 가업을 어떻게든 유지해야 할 방법을 찾아야 해서요.
하아, 이해하지. 우리 수중에 있는 몇 푼도 안 되는 돈이 살카즈에게 무슨 의미가 있겠어.
연회는 아직인가요? 저를 기다릴 필요까진 없는데.
그럴 수는 없지. 최근 몇 년 동안 자네야말로 우리 중앙 구역에 남겨진 재수 없는 놈들의 핵심이 아닌가. 우리가 오늘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도 모두 자네 덕분이지.
나는 저 미친놈들과 협상할 엄두도 못 내. 쟤들은 돈도 안 받잖아!
농담하지 마세요, 백작님. 저에겐 그런 명예로운 신분이 없습니다. 다만, 여러분 같은 고귀한 분들이 받는 불공평한 대우에 바른 소리 몇 마디를 했을 뿐이에요.
새삼스럽게 왜 그래? 컴버랜드 가문은 반드시 자네 손에서 다시 빛나게 될 거야.
그러게요. 다 지난 일입니다만.
런디니움이 다시 안정되면…… 아, 지금의 런디니움이 불안정하다는 말은 아니고요!
어쨌든, 나중에 컴버랜드 가문은 반드시 우리의 감사를 받을 거예요.
레토 중령이 도착했군!
레토 중령께 경의를 표합니다!
……
중령님, 정말 수고가 많으십니다. 저희 연회에 오신 것도 꽤 오랜만이군요.
분명 우리의 평화를 위하여 분주하게 움직이고 계셨겠죠!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마침, 얼마 전에 친구로부터 좋은 술을 얻었습니다.
이전이라면 부끄러워서 차마 내놓지 못할 물건이었겠지만, 요즘엔 귀한 편이니, 나중에 중령님 댁으로 보내드리겠습니다.
……신사 숙녀 여러분.
오늘 이후로 연회는 더 이상 열리지 않을 겁니다.
이제 여러분은 모두 군사위원회로부터 조사를 받게 될 겁니다. 그럼, 행운을 빕니다.
……네?
아니, 잠시만요! 그게 무슨 말이시죠?
레토 중령님, 레토 중령님!
알레데일 씨, 부디 우리 대신 레토 중령께 잘 얘기해주세요! 이런 농담은 함부로 하면 안 되는 거잖아요. 저…… 하아! 이러다가 죽을 수도 있어요.
레토 중령님, 잠시만요!
아가씨, 이건……
살카즈가 그동안 시간을 끌면서, 이 호의호식하는 쓰레기 같은 인간들이 계속 평화롭게 살아가도록 내버려 둔 건, 대공작들에게 연합할 빌미를 주지 않으려던 게 확실해.
빅토리아의 주인이 되고 싶지 않은 대공작이 어디 있겠어?
빅토리아 귀족의 네트워크 중심은 런디니움이야. 런디니움의 귀족에게 미움을 산다는 건 빅토리아 전체를 적으로 돌리는 거랑 마찬가지지.
빅토리아에 대한 이러한 행위는 대공작들로 하여금 서로 간의 이익 경쟁을 포기하고, 런디니움으로 진군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어.
하지만 살카즈는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아.
그들은 하고자 하는 일을 이미 해냈어. 에일쉬……
어떤 사람들은 런디니움의 지난 몇 년이 재앙과도 같다고 했지만, 지금……
전쟁이 정말로 찾아왔어.
아가씨, 그럼 우리는……
저 귀족들 말대로 아가씨가 레토 중령을 찾아가 얘기해보면 안 될까요? 어쩌면……
저 사람들이 나를 '핵심'이라고 부르지만, 에일쉬. 살카즈가 런디니움을 차지하기 전에 방금 저 귀족 중 어느 누구 하나 컴버랜드 저택에 발을 들여놓은 적이 있었니?
대공작의 진정한 친구들이 이런 허세만 잔뜩 부리는 연회에 참석한 적이 있었을까?
나는 단지 자기들의 협상 카드가 부족하거나, 혹은 몸을 보존하려는 귀족들이 앞에 내세운 간판일 뿐이야. 그들은 컴버랜드의 이름으로 뭉쳐야 하니까……
그렇다면, 표적이 되는 건 컴버랜드 밖에 없을 테니까.
아가씨 말씀은……
돌아가자, 에일쉬. 자경단과 로도스 아일랜드에 즉시 저택에서 철수하라고 알려줘야 해. 거긴 더 이상 안전하지 않아.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보러 가자…… 우리 조상들의 저택에.
알레데일.
당신은……
공작께서 당신에게 보낸 편지입니다.
오슈테리그 구에 며칠 있지도 않았는데 또다시 하이버리 구에 돌아왔네. 이 공장들과 빽빽이 들어선 건물들을 봐봐. 여기보다 더 숨 막히는 곳이 없어.
대장, 이번 임무가 끝나면 우린 다시 중앙 구역으로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요?
돌아간다고 해도 네가 뭘 할 수 있겠어? 맨프레드 그 녀석은 대체 왜 너 같이 사람도 죽여본 적이 없는 꼬마를 런디니움으로 불러들였는지 모르겠다……
꼬마 아니에요! 그림이 있었을 때, 우리가 컬럼비아에서 얼마나 많은 임무를 함께 수행했는데요!
그림이라…… 하아, 그 녀석이 수디언 구에서 목숨을 버리는 바람에 내가 그 녀석 대신 보모 역할을 하게 됐잖아. 진작에 그 녀석의 머리를 따서 현상금으로 바꿀걸.
엥…… 두 분은 친구 아닌가요?
……네게 용병이란 무엇인지를 가르쳐 줄 의무 따위는 없단다, 꼬맹아. 네 임무나 똑바로 해. 지도를 잘 봐, 이제 어디로 가야 하지?
11번 군수 공장, 바로 앞에 있네요.
맨프레드 장군이 준 명단이 짧지는 않던데…… 이 사람들 뭐 좀 알고 있는 사람들이란 거죠? 아무도 없는 곳으로 데려가 모조리 처리하면 되겠네요?
차라리 공장 녀석들을 싹 다 죽이는 게 더 편하지.
무슨 생산 라인의 정상 운영을 위해, '내막을 아는 사람의 입을 확실하게 막되, 아무나 죽이지 말라'는 어이없는 요구라니…… 쳇, 귀찮은 일만 떠넘기고 말이야.
고용주니까요.
됐어, 명단을 챙기고 얼른 가자.
피스트!
패토.
1년 넘게 못 봤네. 정말 보고 싶었어.
미안해, 진작에 연락했어야 했는데.
그런 싱거운 소리는 하지 마. 다시 만날 수 있어 너무 반가워. 지난 1년 동안 나는 모든 사람에게 네가 살아 돌아올 거라고 말했어.
저기 환풍구 좀 봐, 기억나지? 배관을 따라 기어나가면 밖에 작은 플랫폼 하나가 있잖아.
몇 년 전에 네가 우리랑 내기했잖아. 저기서 뛰어내려 옆 공장의 옥상에 뛰어 올라갈 수 있다고.
그땐 너무 무서웠어. 저 플랫폼은 무려 십여 미터나 되는데! 떨어지면 끝장인 거 아닌가? 했지.
그런데 너는 뛰었어. 처음에 뛸 용기 있는 녀석은 너밖에 없었는데, 나중에는…… 하하, 나중에는 토미에 이어 데이도 뛰었고, 마지막엔 나도 뛰었지.
매번 다른 애들이 네가 죽지 않았을까 물을 때, 나는 그들에게 고개를 들어 저 환풍구를 보라고 했어.
하하…… 그때 우린 정말 무서운 게 없었지, 그렇지?
그래서, 이 사람이 그 자경단 친구야?
- 안녕.
피스트, 너의 이 친구 꽤 박식해 보이는데.
자경단에는 별의별 사람이 다 있다고 들었는데, 정말 그런가 보네.
박사는 박학다식한 사람이 맞아.
- 나는 자경단의 협력자야.
너희한테 협력하는 사람도 있어?
점점 그럴듯하게 들리는걸.
하하.
그래서, 이번에 왜 돌아온 거야? 내가 도울 건 없어?
그게……
패토!
캐……
캐서린 씨…… 죄송합니다.
돌아가서 일해.
네.
하지만, 캐서린 씨, 피스트가 돌아온 이상 다시 안 가도 되죠?
피스트 편을 들 생각 마. 그리고 피스트, 네 친구와 함께 장소를 옮겨 얘기하자.
……
피스트, 너무 캐서린 씨를 탓하지 마.
네가 없는 지난 1년 동안 캐서린 씨가 살카즈를 상대한 덕에 우리 공장은 한 명도 잃지 않았어.
한 번은 진짜 위험할 뻔했는데, 캐서린 씨가 방위군 지휘관에게 중재하러 오게까지 했다니까.
그런데, 요즘 살카즈들의 재촉이 너무 심해져서 캐서린 씨도 많이 힘들어해.
……나도 알아, 패토.
내가 우리 할머니를 탓할 리가 없잖아.
자경단에 들어간 이후, 내가 마주한 걸 진정으로 알고 나서야……
당시 할머니가 얼마나 힘든 결정을 내렸는지 비로소 알게 되었어.
그래, 말해 봐. 이번에 뭐 하러 온 거야?
우린 뭔가를 찾으러 왔어.
뭔가?
맞아, 살카즈에겐 그들의 미친 전쟁을 지탱해주는 숨겨진 보급로가 있어.
그리고 그 보급로의 종점이 지금 이 공업단지 내에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고.
우리는 그 보급로를 찾아야 해.
- 당신이 이 공업단지를 가장 잘 안다던데.
할머니, 할머니는 이 공업단지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니까 분명 짐작 가는 게 있을 거야.
그래서 도움을 받으려고 찾아왔어.
날 칭찬해도 아무 소용 없다.
- 우리에겐 단서가 필요해.
맞아, 공장에 그 어떤 폐도 끼치지 않을게.
왜 내가 너를 도울 거라고 생각하지?
내가 방금 패토를 시켜 살카즈 용병을 데려오라 했을지도 모르잖아.
……
만약 그렇다면…… 나도 사람들과 함께 도망칠 수밖에 없지.
말해 봐, 나흘 전 너희가 수디언 구에서 벌인 소동으로 대체 몇 명이 죽은 거야?
……
그들의 이름은 기억해? 얼굴은 기억나? 죽을 때 어떤 표정이었고, 무슨 말을 했는지는 기억하냐고?
나는……
아무 말로 얼버무릴 생각은 하지도 마, 피스트.
이 '박사'란 자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너는 내가 잘 알지. 너는 자신이 아주 똑똑한 줄 알지만, 잔꾀로는 항상 죽음을 피할 수 있는 건 아니야.
보스! 큰일이야. 입구에 갑자기 살카즈들이 와 있어……
……?!
박사, 빨리 여길 떠나자……
방위군 지휘관이 보스를 만나고 싶어 해. 보스를 데리러 온 거래.
……뭐?
……
조지, 얘네 둘을 잘 지켜. 아무 데도 보내지 말고.
담배나 피울까?
친한 척하지 마.
레토 중령이 날 만나고 싶어한다며?
맞다.
우리 공장은 요즘 할당량도 제때 납품하고 있어서 중령이 걱정할 만한 일은 없을 텐데.
지휘관이 만나고 싶다잖아, 잠자코 따라오기나 해.
……
잠깐만, 내가 급히 처리해야 할 일이 좀 있어서.
노친네, 착각하지 마. 네겐 선택권이 없어.
너무 갑작스러워서 그래. 적어도 공장은 돌아가야 할 거 아니야.
……잠깐 기다려줘도 되지 않을까요?
(낮은 목소리) 장군도 너무 티 나게 하지 말라고 했잖아요?
……쳇, 10분 준다.
충분해.
할머니, 무슨 일이야?!
너랑 상관없는 일이다.
하지만……
입 다물고, 얼른 따라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