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인션트 포지 - 봄맞이
연말연시가 되면 용문은 '니엔'이란 이름의 정체 모를 적의 습격에 대비해, 늘 만반의 준비를 갖춘다……
제1막
봄맞이
상대의 창으로 상대의 방패를 찌른다.
상대의 방패로 상대의 창을 막는다.
상대의 창으로 상대의 방패를 찌른다.
상대의 방패로 창을 막…… 창을……
창을……
......
............
……뭐야, 이런 식이면 끝이 없잖아.
이걸 어쩌지? 방법을 생각해보자……
상대의 창으로 상대의 방패를 찌른다……
상대의 방패로 상대의 창을 막는다……
안돼, 역시 '그다음'이 문제야.
그다음, 다음에는…… 아, 그래!
대폭발이라도 하나 일으키면, 깨끗이 해결되지 않겠어?
11:15 p.m. 날씨/맑음
제야의 밤, 용문, 방위지휘센터
"14구역 이상 없음."
"5구역 이상 없음. 모두 정상입니다."
"1구역도 이상 없습니다. 수상한 흔적은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모두 정상이군. 다들 수고했다. 계속해서 경계 바란다."
"예썰."
"알겠습니다."
하암~~
이번 야간 근무는 너였나… 현재 상황은?
아~ 계획대로 이동 중이다. 이동속도도 정상이고, 다른 이상도 발견하지 못했다.
굳이 전달할 걸 뽑자면 오리지늄 반응인데, 그것도 이 만큼 밖에 안 돼. 한 번 봐봐.
……'오리지늄 폭약에 의한 폭발로 의심됨'? 무슨 상황이지? 공원에서 불법으로 폭죽놀이라도 한 건가?
장소를 봐야지, 장소를.
동펑가 122번 창고, 임대기업이 펭귄…… 아, 그렇다면 문제없군.
올해도 제발 무사히 넘어가야 할 텐데.
그러게, 제발 그랬으면 좋겠다. 빨리 교대하고 집에 돌아가 밥이나 먹었으면 좋겠어.
조금은 진지해져라. 웨이 장관님께서 신신당부하신 일이다, 끝까지 긴장을 풀면 안돼.
말이 나왔으니까 말인데, 내가 이 나이 먹도록 용문 살면서 연말마다 긴장타긴 했는데 말이야……
연말에 출몰한다는 괴물 '니엔' 따윈 지금까지 한 번도 못 봤거든? 그게 대체 뭔데 이러는 거야?
그건 나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너, 그 얘긴 작년에도 했잖아.
솔직히, 신입 애송이들도 모두 도시전설 쯤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불을 뿜어대는 백 미터짜리 거인? 그런 게 진짜로 있다면, 용문에서 몇십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도 똑똑히 보일 테니 도시 방어포로 쏴버리면 되잖아?
실제론 아마 거대한 야수 정도겠지. 매번 이렇게 경비를 서고 있긴 하지만, 그게 정말 도시를 습격할 가능성은 거의 없지 않을까.
뭐, 나도 사실 말은 이렇게 해도, 착실히 근무하고 있다고. 웨이 장관님께서 친~히 내려주신 분부니까 말이야.
됐어, 이제 와서 포장하긴. 너희가 통제실에서 컵라면 먹은 거 다 기록해놨다. 한 해의 마지막 끼니니 나무라진 않겠다만, 나중에 세뱃돈이나 준비해놔.
……
그나저나, 웨이 장관님은 그 '니엔'이란 괴물을 직접 겪어보신 적이 있는 건가?
상관을 의심하는 거냐?
에이 그럴리가 있나! 난 웨이 장관님 때문에 근위국에 들어왔는걸!
근데 말이야, 몇십 년 동안 코빼기도 비치지 않은 거인 따위를 경계하라고 용문의 거의 모든 인력을 투입한다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좀……
음… 웨이 장관님께서는 워낙에 신중하고 주도면밀한 분이시니까. 너도 잘 알잖아.
그건 그렇지만……
죄, 죄송합니다! 늦었습니다! 여기 저번 구간의 오리지늄 관측 보고서입니다!
엥? 저기…… 웨이 장관님은요?
……어, 여기 안 계신데요.
에, 에에? 하지만 첸 총경님께서 분명 중앙통제실에 계실 거라고 했는데……
여긴 옥상인데……
중앙통제실은 내려가서 왼쪽으로 가면 보이는 가장 큰 방으로 가십시오.
어라, 분명 방금 그쪽에서 올라왔는데, 설마 지나쳤나……
실례했습니다! 서둘러야 해서, 그럼 이만!
뭐야? 누구야 저 여잔?
다른 데 신입으로 들어온 거 같은데. 어디 기술 부서 소속인가.
어리버리한 게 연말은 처음인가 보네. 옛날 생각 나는구먼~ 나도 저렇게 얼탈 때가 있었는데……
하아… 하아… 실례합니다, 혹시 중앙통제실이 어디……
……스노우상트? 왜 아직도 여기 있지?
어라? 첸 총경님이 어떻게 여길?
그건 내가 물어야 할 말 같은데.
첸 - 용문근위국 고위 총경
역대 최연소 고위 총경 중 하나이자, 스노우상트의 상관.
죄죄죄죄송합니다! 길을 잃는 바람에 그만!
이이이런 한시를 다투는 중요한 정보를 제때 전달하지 못했으니…… 혹시 처분을 받게 되나요……?
아니, 이곳에 처음 온 네게 길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은 내 잘못이다.
따라와.
네엡, 아, 알겠습니다!
한밤중인데도, 사람이 이렇게나 많다니……
매년 이래. 만일을 대비해야 하니까.
……만일을 대비한다고요? 아, 혹시 니엔에 대한 전설 말씀이신가요?
줄곧 컬럼비아에 있었으니, 근위국의 연말은 겪어보지 못했지?
어릴 때 할머니께서 종종 '니엔'에 대해 말씀해주신 적은 있지만…… 너무 무서워서 그냥 옛날 이야기라고만……
인간이 도시를 세우는 소리 때문에, 땅속에 잠들어있던 괴물이, 그것도 온몸에서 불꽃을 뿜는 네발 달린 괴물이 잠에서 깨서, 그래서 막…… 으으… 설마 진짜는 아니겠죠?!
옛날 이야기라…
많은 사람이 지어낸 이야기일 뿐이라 생각하지만, 안타깝게도 그건 그저 진실을 외면하고자 하는 자기 위로에 불과하다.
지금까지 용문이 받아온 피해나, 비석에 새겨진 글자들마저 거짓일 리는 없어.
오랜 시간 잠잠했다고 경계를 쉽게 풀어선 안 되겠지.
너도 용문에 살았던 적이 있다곤 해도, 돌아온 지는 얼마 안 됐잖아? 이제부턴 과거에 접하지 못한 것들을 배워나가도록.
죄죄죄송합니다! 다들 이렇게 진지하신데, 제가 그렇게 말하면 안 되는 거였는데……
뭐, 그렇게까지 긴장할 필요는 없는데……
지금 이 건물에 있는 사람 중에, 정작 니엔을 직접 본 사람은 몇 없거든.
그래서 신입들은 다들 반신반의하지. 정상이야, 나도 이젠 익숙해.
그렇군요…… 근위국도 정말 고생이 많네요……
웨이 장관님께 보고 다 드리면, 오늘은 그만 들어가서 쉬고 내일 아침에 다시 오도록.
자, 잠깐만요! 으으으… 첸 총경님! 그, 저어, 웨이 장관님께서는 어떤 분이신가요?
오늘 갑자기 장관님을 뵈라고 하시니…… 아무래도 조금……
그전에 한마디 해두지. 너 말이야, 조금은 자신감을 가지는 게 어때?
웨이 장관님께선 직접 너를 컬럼비아에서 용문으로 부르셨다. 그게 무슨 뜻인지 알지? 자신의 능력을, 그리고 다가올 임무에서 그 능력을 펼칠 너를 조금은 믿도록 해.
그러니까, 가슴 좀 펴란 뜻이야.
죄, 죄송해요……
하아 진짜…… 그러니까, 그 죄송하단 말 좀 그만하라고.
지금 나와 대화하듯이, 네가 가진 모든 정보를 웨이 장관님께 빠짐없이 보고만 하면 된다.
복잡하게 생각하지 마.
네, 노력해볼게요, 으……
웨이 장관님.
두 분, 수고하셨어요.
후미즈키 - 용문의 현임 최고 집권자, 출신 불명.
……남편이 헌신적으로 외조를 한다는 소문이 있으나, 진위는 알 수 없다.
밤새 고생한 동료를 질책하고 싶지는 않지만, 보고가 예상보다 조금 늦어졌군요.
그, 그건 저 때문에……
죄송합니다. 보고서를 정리하느라 시간이 지체됐습니다.
그리고, 방금 제22구역 통제실에서 컵라면을 취식하는 근무자를 발견하여 질책을 하고 왔습니다.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제 잘못이니, 웨이 장관님의 지시에 따르겠습니다.
……그렇습니까, 알겠습니다.
우선, 저기 계신 귀여운 신입부터 먼저 소개 부탁드려도 될까요?
이쪽은 전방의 방어선 설비를 책임지고 있는 수석 엔지니어, 코드네임 스노우상트입니다. 이미 알고 계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처처처음 뵙겠습니다! 스스스노우상트라고 불러주세요!
스노우상트 - 용문방위엔지니어링부의 신입 인턴 겸 책임자.
역대 가장 빠른 승진 기록을 보유하고 있지만, 정작 본인은 이에 대해 전혀 자신감을 갖고 있지 않다.
아, 아니지, 첸 총경님께서 이미 소개하셨죠……
네, 게다가 우리는 초면도 아니지않습니까, 스노우상트 양.
선비를 사흘 만에 다시 만나면, 마땅히 눈을 비비고 다시 보아야 한다더니… 컬럼비아에서의 경험으로 많이 성장하셨군요.
저…… 저를 기억하시나요?
어떻게 잊겠어요? 당신의 재능과 인품에 그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매료되었는데.
게다가, 용문을 떠나기 전에 보여줬던 그 활약은 아직도 많은 사람들의 뇌리에서 잊혀지지 않고 있답니다.
장관님께서도 저에 대해 알고 계셨단 말인가요…… 저, 저 뭔가 실수했었나요?!
장래가 촉망되는 젊은이를 기억하고 있었을 뿐이랍니다.
여, 영광입니다! 저는 선배들보다 말솜씨가 부족해서, 누구한테 관심받는 일은 평생 없을 줄 알았는데……
공교롭게도, 저는 꾸며댄 말이나 이익을 바라는 감언이설 따위는 단 한 마디도 새겨듣지 않다보니.
실례합니다, 장관님. 동맹 측 함선으로부터 정박 요청 신호가 왔습니다.
……알겠습니다.
스노우상트, 잠시 후 저희 근위국으로 손님이 몇 분 더 오실 예정이라 하니, 보고는 간단히 부탁드리겠습니다.
오늘 밤은, 용문의 방어가 가장 견고한 날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앗, 넵!
후아~ 벌써 시간이 이렇게……
원래대로라면 더 일찍 끝났을 텐데 말이지.
으…… 정말 죄송해요. 집에 돌아가서 수첩을 다시 살펴볼게요.
그래.
안심하세요! 그럼 내일 첸 총경님을 다시 뵐 때까지, 모든 층의 상면도를 완벽하게 그려낼 수 있을 정도로 외워놓겠습니다!
……그럴 필요까진 없는데.
아무튼, 앞으로 네 프로젝트에 대한 일은 웨이 장관님께 직접 보고하도록 해라. 너무 긴장하지 말고.
네, 네엡!
하지만, 그…… 첸 총경님은 안 쉬세요?
아직 일이 남아있다. 근위국에서 일손을 빼낼 수도 없는 마당에, 도무지 내버려 둘 수 없는 녀석이 있어서 말이지.
그리고, 일반인에게는 아직 공표하지 않았지만… 근위국에서 확실한…… 단서를 발견해서 말이야.
고, 고생하시네요……
괜찮아, 익숙하니까.
용문으로 돌아와 처음 맞는 새해니만큼, 제대로 즐기도록 해.
네! 감사합니다!
용문 공원
건배.
건배!!
오니 누님, 한 잔 받으십쇼. 새해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올해도 오니 누님 덕분에 무사히 지나갔습니다!
오니 누님! 템플 스트리트에는 언제 갈까요?
……아, 조급해하지 마, 시간은 많으니……
올 손님이 하나 있어. 반드시 올 거야. 아침부터 눈꺼풀이 떨리는 걸 보니, 예감이 좋지 않아.
네? 손님? 누구요?
……나다.
앗, 어느 틈에?!
공무집행 방해, 공공기물 파손, 불법 침입, 공공질서 위반, 고의 상해까지… 작년엔 꽤 요란하게 저질러 주셨더군, '오니 누님'.
다 그놈들이 자초한 거라고.
물론 그러시겠지.
우리 첸 팀장님도 엄청 바쁘신가 봐? 작년 일을 올해에야 떠올리다니. 어이, 팀장님께 한 잔 안 따라주고 뭐하냐.
됐어, 번거롭게 굴지 마. 어차피 너희가 뭘 하려는지는 다 아니까.
지금부터 어디 딴 데 갈 생각하지 마라.
……
지금 살짝 선 넘는 거 같은데, 첸 '팀장님'?
작년에야 우리가 잘못한 게 있으니까 어쩔 수 없다 치지만, 올해는 아직 아무것도 안 했는데 우리 발을 묶어두시겠다?
웃기는 소리 하네. 작년에 네놈들이 벌인 이상한 축제가 마지막에 어떻게 됐는지, 다시 한번 상기시켜줘야 하나?
근위국은 지금 바빠. 네놈들이 또 귀찮은 짓을 벌이게 둘 순 없어. 이거 농담하는 거 아니다.
그럼, 나는 농담하는 걸로 보이나?
……
거 참…… 그래 이번엔 참는다 내가. 우리 팀장님이랑은 또 오래 알고 지냈으니.
근데 올해의 연말 수비는 좀 과하다 싶을 정도로 요란하던데. 우르수스 놈들이 대포라도 쏘는 줄 알았잖아.
요구는 일단 들어줄게. 대신 룰은 우리가 정한다.
……좋아.
어차피 처음부터 이럴 생각이었으니.
그리고 조건이 하나 더 있어. 만약 내가 이기면, 근위국이 발견한 게 뭔지 알려줘.
올해는 '특수 상황'이라며…… 안 그래 팀장님?
네가 알아서 뭐 하려고?
알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어서 말이지.
좋아, 제대로 상대해주지.
그렇게 나와 주셔야지! 어이 거기! 술 가져와!
옆집이 시끄럽군요.
신경 쓰지 말게나. 매년 이맘때쯤엔 항상 이렇잖나, 건달한테도 저들만의 행사가 필요한 법인게야.
우리가 경찰일 땐, 저런 놈들이 함부로 설쳐대게 두지 않았는데 말입니다.
그렇긴 하지. 우린 니엔까지 쓰러뜨린 몸들이 아닌가.
거대 아음속 원석충이 나타났던 그때 말입니까?
지하 군단 때의 일을 말하는 걸세.
그때는 경찰도 아니었잖습니까, 저야 경찰이었지만.
그랬었나? 기억이 안 나는군.
……잠깐, 방금 바둑판에 손댔지 않습니까?
무슨 소린가? 내가 언제 수를 물렀다고.
그럼요 수를 무른 적은 없지요. 제가 한눈팔 때 몰래 한 점 더 깔아서 그렇지.
예끼 이 사람아, 증거 있나? 허허허……
흥흐흥~♪ 흐흥~♪
기분 좋아 보이네.
그럼, 새해인데 기분 나쁠 일이 뭐가 있겠어?
그건 그렇지만……
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어?
네가 근위국 시험에 붙었는데 그럼, 당연히 좋아야지.
지금까진 그냥 너네 아빠 때문에 근위국에 들어가려는 줄 알았는데, 네가 이렇게 열심일 줄은 몰랐네.
물론 아버지 영향도 없진 않지만, 남이 정한 대로 따라가는 것보단 내가 직접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게 더 좋으니까.
뭐야…… 너답지 않게……
당연한 걸 가지고 왜 그래.
그건 그렇고, 진짜 내 일로 이렇게까지 기뻐한단 말이야? 진짜로 나 때문에?
참나…… 정 떨어지게시리……
후후, 고마워.
그래, 그렇게 솔직해지면 얼마나 좋아.
난 또 네가 빅토리아 화폐 환율이 급락한 틈에 공매도라도 해서 한몫 잡은 줄 알았지. 내가 널 오해했네.
윽.
아니면 림 빌리턴에서 투자한 사업에 수익이 났나? 광산업으로 기억하는데…… 거래 과정도 별로 깨끗하진 않았었지, 아마?
너…… 어떻게 그렇게 자세히 아는 거야……
응? 그야 우리는 친구잖아. 안 그래? 스.와.이.어?
제대로 대답해! 제대로! 내 뒤를 캐기라도 한 거야?
그럴 리가 있나.
……근데 근위국에서 이 소식을 알면 기꺼이 널 잡으러 올 거 아냐? 그럼 한 건 올리는 셈인가?
하지 마. 진짜 하지 마.
그래 알았어, 솔직히 말할게. 사실 좋은 일이 하나 있긴 해.
그렇겠지. 우리가 여기서 빈둥거리면서 파티나 하고 있을 때, 걔는 근위국에서 데이터만 들여다 보고 있어야 할 테니까. 나갈라고 기껏 노력해봐야 순찰한다 그러고 바람이나 쐬는 정도일 테니, 당연히 기분이 좋으시겠지.
그건 또 어떻게 알았어?!
감이지. 거의 아무 준비도 못하고 형사 시험쳤는데 붙은 건, 그나마 이 직감이란 게 있어서였다고.
아, 아니 그 얘기가 아니라…… 너 그런 정보들 갖고 나중에 진짜 나 근위국에 찌르려고 그러는 건 아니지……?
꺄악!
어머, 폭죽 소리네. 그래, 이렇게 빵빵 터져줘야 좀 새해 같지.
응? 갑자기 왜 내 뒤로 숨는…… 아.
……뭐, 왜.
너 아직도 폭죽 무서워하니?
아니거든? 그냥 제어 불가능한 폭발물이 일상생활에 쓰인다는 게 조금 불안할 뿐이야.
폭발물? 폭죽 말이야?
그래. 현대의 폭죽이란 건 결국 오리지늄 폭발물이잖아?
과장이 너무 심한 거 아냐?
……전혀.
……진심이야?
응.
아~ 어렸을 때 생각나네~ 간만에 폭죽이라도 사서 같이……
맞다. 갑자기 생각났는데, 네 뒷조사 자료가 아직 캐비닛에 들어 있거든?
……어, 어서 회장으로 돌아갈까?
경고, 주의하십시오, 함선이 정박합니다. 주의하십시오, 함선이 정박합니다. 경고……
박사님, 도착했어요.
- 여기가 용문이라고?
- 예상했던 거랑 좀 다른데.
- ……
박사님께선 새해의 용문은 처음 보시죠?
용문의 새해 분위기는 정말 사람을 매료시키죠. 저희야 임무가 있어서 온 거지만요.
- 새해맞이 말인가.
- 근데 '니엔'이 대체 뭐지?
- ……
……'니엔'은 하나의 전설일 뿐이다…… 많은 사람이 이렇게 믿고 있지만……
기록에는 이와 관련된 이상현상이 확실히 남아있어요.
해가 바뀌는 이 시기마다, 용문에서 넓게는 염국, 심지어는 항로로 근접한 우르수스의 일부 국토까지 공격을 받았다고 적혀있죠.
- 공격?
- 이상현상?
- 오늘 진짜 덥네.
각 지역의 피해 기록과 실제상황은 전혀 일치하지 않지만, 원래 전설이란 건 애매모호한 구석이 많으니까요.
누구는 거대한 식인 괴물이다, 누구는 수상한 군대조직이다, 또 누구는 불가사의한 몇 명의 마법사다……
심지어 범죄조직이나 음모론을 믿으면서, '니엔의 재앙', '괴수 박멸' 등의 명목으로 범죄를 벌이는 자도 있다고 해요……
……그런데 박사님, 회의 때 제대로 안 들으셨어요?
- ……
- ……
- ……미안.
로도스 아일랜드 여러분, 용문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장관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근위국으로 같이 가시죠.
어쨌든, 우선 웨이 장관님을 만나야겠어요. 자세한 내용은 가서 설명해 주겠죠.
그나저나…… 박사님, 혹시 라바 씨 못 보셨나요?
이, 이걸로 몇 병 째냐?
오니 누님, 이제 그만하시는 게……
몇 병 째냐고!
열일곱입니다!
크윽…… 너, 술이 쫌 늘었다?
근위국에선 회식이 잦아서 말이야.
이 *용문 욕설* 이거…… 회식을 대체 어떤 놈들이랑 쳐 하고 다니는 거야…… 젠장…… 우웁……
아~ 더워! 야, 얼음물 좀 갖고 와, 맥주도 괜찮고!
누님, 이제 더 마시면 진짜……
잘 돌봐줘라. 괜히 딴 데로 샐 생각하지 말고.
아이고 이거… 그럴 수밖에 없겠네요. 누님, 여기 물 좀 드십쇼.
꿀꺽…… 꿀꺽…… 하~!
어이 첸 씨, 다음 새해 인사 때는…… 딸꾹…… 쓸데없는 핑계는 대지 마! 알았어?!!
입장이란 게 다르거든.
어쨌든 네가 졌으니까, 그럼 난…… 우웁?!
……? 어째 그쪽도 술이 꽤 되신 거 같습니다?
착각이다.
히끅…… 너희도 잘 준비해둬야 할 거다. 만약에라도 웨이 장관님의 예측이 맞아떨어진다면, 규뗀 용뭔 샤함들 뭐두가 하냐가 대셔……
……괜찮으신 거 맞죠?
쓰으으으으읍…… 후우우우우우……
저 녀석이 깨면, 근위국이 '니엔'에 관한 단서를 찾았다고 전해줘.
단서요? 거대한 발자국이라도 찾은 겁니까?
원인불명의 거대한 구덩이 안에서, 녹아버린 폐기 건물과 엄청난 면적의 그을린 흔적이 발견됐다.
어…… 니엔은 사실 엄청나게 거대한 원석충이라고 하던데…… 설마 정말입니까?
누가 알겠어.
척후병이 아츠의 흔적은 발견하지 못했지만, 그 흔적들은 의심할 여지없이 최근에 남겨진 거였지.
어쨌든, 만일의 사태가 정말 발생하면……
그땐, 너희도 도와야 할 거다.
근데 우리가 짭새 일을 왜 돕습니까?
이 바닥에선 너희가 한가닥 하잖아.
……그렇게 말해주니까 좀 기쁜데요?
정말이지, 오늘 너무 덥지 않아?
봄이 일찍 왔네.
아니 일단 밤이잖아? 봄이 왔네 마네 이야기 할 타이밍은 아니지 않아?
으… 모르겠다! 그 용 녀석한텐 답장 왔어?
……아직. 근위국의 통신 시스템은 그런데 쓰라고 있는 게 아냐.
정규 팀은 오늘 쉬잖아? 괜찮아, 어차피 내 개인 채널인데 뭐.
흐음… 어쩌면 지금쯤 성질이 잔뜩 나가지곤, 다운타운 골목길에서 욕하고 다닐지도.
……웨이, 어디 불이라도 났나?
새해 댓바람부터 무슨 소립니까?
아니야, 뭔가 이상해. 해가 떨어진지도 한참이건만, 어째 기온이 더 올라가는 것 같군그래.
솔직히 말해, 예감이 별로 좋지 않네.
올해는 딸아이랑 같이 못 보내서 마음이 심란한 거 아닙니까? 늦둥이라고 너무 싸고 돌면 안 좋은 법입니다.
자네가 뭘 안다고 그러나.
졌으면 말 돌리지 말고 그냥 졌다 하십쇼. 괜히 또 이상한 수작 부리지 마시고.
……쳇.
아, 교대 시간이다.
보고서 정리는 다 했나?
그럼, 진작에 끝냈지. 내일 아침에 먼저 오면 내 커피도 한 잔 부탁해.
정말이지……
아, 맞다. 이거. 시간 때우기용으로 괜찮을 거야.
이게 뭔데?
……《연말 일화: 여러 국가의 재해사 고증》?
쳇, 흥미 없어. 니엔은 베일에 싸인 비밀결사일 게 뻔하잖아. 아직까지도 괴수설을 믿는 사람이 있나?
뭐하냐 대체, 언제까지 날 찾고 있을 셈이야? 요즘 것들은 왜들 저런대? 몇 년 못 봤다고 완전히 변해버렸네.
옳지, 여기 있구나, 어디 보자…… 쳇, 새로운 격식을 이렇게 많이 만들어봤자 사실 별 의미도 없는데.
……리, 유, 니온?
호오…… 오호라…… 음?
뭐야, 정보가 딸랑 이거 뿐?
그럼 차라리 상상력을 발휘해서…… 아니, 아니다. 그 녀석들이 당해내지 못할 수도 있으니……
좋아, 어디 한번 다듬어볼까……
흠…… 음……
이제 됐겠지? 한번 켜볼까……
(삐빅——)
시스템 가동 성공.
실험 기동 로그 기록 완료. 음성 확인. 소유자: 스노우상트.
현재 실내 온도 14℃, 판단 결과: 실내 온도 비정상.
이번엔 성공이다……! 으으, 지금까지 희생된 전기세가 드디어 보답을 받는구나…… 잠깐, 비정상?
으…… 검사 기록 로그가 어디 있을 텐데…… 어디 있더라?
검사 로그 페이지 수: 1
이건가?
실내 온도 판단: 실내 온도가 해당 지역의 동시기 온도보다 현저히 높습니다. 실험으로 인한 결과인지 확인합니다. 검사 결과, 열원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오리지늄 반응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결과를 기록합니다.
흠…… 오리지늄 반응 감지 기능은 나중에 추가했는데도 생각보다 민감하게 반응하네……
범위를 조금 넓혀볼까나.
탐색 범위 확장 실패. 원인: 범위 내 대량의 무반응 대상이 출현. 예측 시스템 고장, 검사 중입니다.
그러니까…… 애초에 오리지늄 반응 감지 기술은 오리지늄 반응의 파동 귀환을 이용한 거니까, 무반응 대상이라는 건 오리지늄 아츠로 감지 불가능한……
오리지늄 반응에 대한 절연체? 오리지늄을 완전히 차단할 수 있다고……?
……그런 게 있을 리가!
으윽, 그럼 그냥 고장 난 거잖아…… 으으…… 전기세만 버렸어……
……의뢰 내용은 여기까지 입니다.
로도스 아일랜드가 이 방면에 매우 뛰어나다고 하더군요. 저도 이번 협력에 큰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장관님.
아미야 - 로도스 아일랜드의 총책임자. 나이는 어리지만, 모두의 신임을 받고 있다.
(박사님! 라바는 아직 못 찾으셨나요? 아직도요?)
흠흠, 장관님, 혹시……
용문 내에서 행동하는 오퍼레이터 명단 말입니다만, 본인이 없어도 등록이 가능한가요?
……라바 씨 말씀이신가요?
- 눈치가 빠르시군요.
- 지금은 놀라는 편이 좋은 건가?
- ……
재난 전문가인 라바 씨는, 현재 옛 재난에 대한 독자적인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이것도 저희가 로도스 아일랜드를 신뢰하는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지요.
물론, 로도스 아일랜드의 오퍼레이터 대부분이 뛰어난 실력을 가졌다고 알고 있습니다만, 라바 씨에겐 니엔의……
장관님! 말씀 중에 죄송합니다만, 긴급 상황입니다.
말씀하세요.
용문 시내에 정체불명의 집단이 출현했습니다.
……리유니온의 표식을 달고 있다고 합니다.
이 흔적은……
아무래도 놈들이 도시에 이미 들어왔나 보군.
아니, 아마 그놈들 중 한 명이겠지. 기록에서처럼.
……상관 없어.
누가 왔든지, 내가 전부 막아주지.
같은 일이 생기게 놔두지는 않겠어, 절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