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사람들, 우리들

PA-3햇빛이 비친 도시

사이드 스토리작전 후2026-09-16

소냐 일행의 도움으로 많은 학생들이 구출된다. 그러나 그로모프는 중화기를 가지고 와서 학생들에게 마구잡이로 난사한다. 소냐는 일행을 데리고 캠프로 후퇴하고, 화력 차이를 해결할 방법을 고심한다.

등장 오퍼레이터: 지마, 레토, 지마 더 레이징 타이드


꼬르륵, 꼬르륵.

나는 위로 솟구쳐 오르는 정수기 속 물거품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중재자가 휴회를 선언하자, 사람들은 답답한 청문회장에서 우르르 빠져나와 뭉친 무릎을 풀며 저마다 한마디씩 했다.

넋을 놓은 사이, 물이 넘쳐 바닥으로 튀었다. 등 뒤의 귀부인은 '사미산 청정수'가 자신의 촌스러운 가죽 부츠를 적실 게 걱정되는지 짜증스럽게 몸을 피했다.

맙소사, 나도 전에 똑같은 신발을 갖고 있었는데……

나는 얼른 휠체어를 돌려 자리를 피하려 했다.


잘생긴 귀족 남성

혹시, 바르바라?

잘생긴 귀족 남성

세상에, 네 모습이……


바르바라

이 책들 좀 들어줘. 너무 무거워!

바르바라

밤에 있는 대본 낭독회를 위해 힘을 아껴둬야 하거든…… 참, 넌 오면 안 돼! 학생 소모임 내부 행사거든.


바르바라

……많이 놀랐어?

잘생긴 귀족 남성

아니야, 바르바라. 그런 뜻이 아니었어.

잘생긴 귀족 남성

우리는 어릴 때부터 알고 지낸 좋은 친구잖아. 귀족 간의 우정은 그렇게 쉽게 깨지지 않아.

바르바라

내 꼴을 좀 봐, 이래도 내가 귀족 같아?

잘생긴 귀족 남성

이건 대체……

바르바라

방금 조야가 한 말 못 들었어?

바르바라

저 중재자는 왜 우리가 겪은 일을 전부 왜곡하려는 건지……

바르바라

하, 하하. 너, 내 바지 보고 있는 거야?

바르바라

괜찮아. 네가 그렇게 뚫어져라 봐도 내 다리가 다시 자라지는 않으니까.

잘생긴 귀족 남성

세상에……

잘생긴 귀족 남성

바르바라…… 이건 정말이지…… 세상에!


'16인 의회' 건달 A

투표 결과 나왔어?

'16인 의회' 건달 B

나왔어.

'16인 의회' 건달 B

두목이 앞으로 우리 이름을 '16 용사'로 할 거래.

'16 용사' 건달 A

왜?! 내가 고서에서 봤는데, 이고리 대제를 처음으로 추종한 16명의 칭호는 의원이라는 뜻이었어, 그러니까 '의회'로 해야 해!

'16 용사' 건달 B

아무도 안 믿는 그 얘기는 이제 그만해라…… 그리고 네 입으로 '의회'라고 했으니, 투표 결과에는 승복해야지. 다들 '용사'가 더 낫다고 생각한다고.

'16 용사' 건달 A

*우르수스 욕설*, 아 진짜 먹고 살기 힘드네 정말.

'16 용사' 건달 A

이름 바꾸는 걸로도 모자라서, 갑자기 처리한 학생 수로 실적을 따진다니……

'16 용사' 건달 B

불평은 거기까지 해. 어제 하루 종일 노닥거리더니만, 두목한테 또 욕먹고 싶냐?

'16 용사' 건달 A

시끄러워, 어젯밤에 하나 처리했으니까.

'16 용사' 건달 B

누군데?

'16 용사' 건달 A

지가 '순혈 디에티 그라이퍼부르크 귀족'이라고 하던 애 있잖아. 레오니트 겔라시빌리인지 뭔지 하는 놈.

'16 용사' 건달 A

디에티 그라이퍼부르크의 《귀족 계보》를 몇 번이나 뒤졌는데, 그런 가문은 없더라고. 연대기까지 찾아보니 그냥 평범한 남부 사람이었어.

'16 용사' 건달 A

두목이 진짜 귀족만 남기랬으니, 그냥 처리해 버렸지.

'16 용사' 건달 B

하아…… 복잡하게도 한다. 걔 말투에서 조금이라도 디에티 그라이퍼부르크 느낌이 났어?

'16 용사' 건달 A

말투? 이 지긋지긋한 데 너무 오래 있었더니, 현지인들이 어떤 말투였는지 다 까먹을 지경인데.

'16 용사' 건달 A

어이, 너 디에티 그라이퍼부르크 사람이냐?

건달이 자신의 엉덩이 아래쪽을 강하게 내려쳤다. 그러자 그곳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한 학생이 바닥에 납작 엎드린 채, 의자 노릇을 하고 있던 것이었다.

허둥대는 학생

저, 저, 저는…… 저 디에티 그라이퍼부르크 출신입니다!

허둥대는 학생

제 말투도 맞고 저도 가문이 있어요. 제발 풀어주세요!

'16 용사' 건달 A

내 기억력 좀 봐라 참…… 의자 노릇할 때는 말하면 안 돼. 두목한테 들키면 혼난단 말이야.

'16 용사' 건달 A

입 꼭 다물고 있어, 알겠어? 1시간만 조용히 있으면 오늘은 살려줄게.

'16 용사' 건달 B

그만 좀 해라. 얘네도 고생인데, 맨날 그렇게 겁을 주면 되겠냐.

'16 용사' 건달 A

이젠 나한테 설교까지 하냐?

'16 용사' 건달 A

너야말로 대단하네, 시체 위에 앉아 있는데도 딱딱하다는 불평 하나 없다니.

동료의 말을 들은 건달은 '방석'에 꽂혀 있던 칼을 뽑았다. 칼 아래로 따뜻한 피가 흘러나왔다.

'16 용사' 건달 B

어차피 나는 책상다리가 좋아서. 죽었든 살았든 상관없어.

'16 용사' 건달 B

……잠깐, 저건 '소백작' 아니냐? 여학생 하나를 붙잡고 있네, 귀족 같기도 한데……

'16 용사' 건달 C

힘 빼지 마, 이쪽엔 사람이 한가득이라고, 도망칠 수 없어.

바르바라

아니, 제발……

바르바라

돈은 전부 그로모프한테 줬어. 나는 귀족이니까 살려서 보내 준다고 했다고.

'16 용사' 건달 C

나한테 준 게 아니잖아…… 그리고 나는 돈에는 관심 없어.

'16 용사' 건달 C

난 규칙밖에 모르거든, 알겠냐? 분명히 말해뒀지? 숙소에서는 싸움 금지라고. 누가 그 연구회인가 뭔가 하는 놈이랑 싸우래?

바르바라

때리진 않았어, 그냥 살짝 밀었을 뿐인……

'16 용사' 건달 C

아직도 변명이냐! 사람 때리는 건 옳지 않다고 내가 몇 번 말했어? 언제 들어 먹기는 했냐?

'16 용사' 건달 C

그래서, 네게 벌을 줄 생각이야.

바르바라

……뭐, 벌?

'16 용사' 건달 C

……얘들아! 이 여자애, 패 죽여버려라. 그로모프한테는 내가 알아서 둘러댈 테니.

일동

네!

바르바라는 눈을 질끈 감았다. 한 줄기 바람이 그녀의 뺨을 스쳤고, 따뜻한 액체 몇 방울이 이마에 튀었다.


바르바라는 떨면서 눈을 떴다. 조금 전까지 높이 들려 있던 몽둥이는 몽둥이의 주인과 함께 사라져 있었다.

지마

다음은 누구냐!

지마가 바르바라 앞에서 피가 뚝뚝 떨어지는 쇠 파이프를 휘두르며 주변을 향해 고함쳤다.

많은 발소리와 욕설이 들렸지만, 이내 고통에 찬 비명으로 바뀌었다.

레토

어이! 도망치지 마!

레토

야! 너희 '용사'라며? 어째 원석충보다 더 약하냐?

'몽당연필'

내가 쫓을게!

니카

소냐, 퇴로도 막았어. 이제 한 명도 달아날 수 없어!

얼마 지나지 않아, 근처에 있던 '용사'들은 전부 바닥에 나뒹굴었다. 레토는 손의 먼지를 털고, 길을 막고 있는 '용사'의 머리를 발로 차며 지마 곁으로 돌아왔다.

레토

다 됐어, 동장군.

지마

잘했어! 다들 잠깐 쉬자.

지마가 몸을 구부리고 바닥에 있는 바르바라에게 손을 내밀었다.

지마의 얼굴에는 조금 전 싸움에서 묻은 핏자국이 남아 있었지만, 그것은 바르바라가 며칠 만에 본 가장 마음 놓이는 얼굴이었다.

파데이

너는…… 바르바라? 여기에 우리 쪽 사람이 있었네?

파데이

젠장…… 학생근위군 애들이 얼마나 잡혀 온 거야……

지마

그런 건 그만 생각해. 지금은 사람을 구하는 게 먼저야.

파데이

……

지마

일어설 수 있겠어, 바르바라?

바르바라

저기……

바르바라

소냐!

바르바라

흐윽…… 소냐, 파데이, 나 죽는 줄 알았어……

파데이

……넌 군인의 딸이라며, 일단 눈물부터 닦아.

지마

이제 괜찮아.

바르바라

응…… 응.

지마

우리는 모두를 데리고 돌아가려고 왔어.

지마

여기 너 혼자였어? 나머지 애들은 다들 어딨어?

바르바라

걔들은…… 다 북쪽 건물에 있어.

바르바라

그로모프는 그쪽을 '귀빈 휴게실'이랑 '일반 대기실'이라고 했어. 길은 내가 알아, 아직 갇혀 있는 애들도 많고.

지마

……안내해 줘.

바르바라는 지마의 팔을 잡고 일어섰다. 아직 몸을 떨고 있었지만, 눈빛에는 다시 생기가 돌고 있었다.

그 빛은 익사 직전의 사람이 구명 튜브를 붙잡았을 때와 같은 것이었다. 바르바라는 문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확신할 수 없었지만, 소냐와 함께하는 곳이라면, 그곳이 출구일 것이라고 믿었다.


레토

……동장군, 애들 전부 빼냈어.

레토

저 녀석들, 허풍만 엄청나게 떤 거였어. 잡혀 온 애들 대부분을 살려두긴 했더라고. 다만…… 애들이 충격을 꽤 받긴 했더라.

'몽당연필'

녀석들이 한동안 안 보이니까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드네, 하하.

파데이

입 닥쳐, 그놈들 좋아하는 건 너밖에 없으니까.

지마

……이 건물은 출구랑 너무 가까워서 금방 들킬 거야. 모두가 진정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움직일 수는 없어.

지마

저기 '몽당연필', 너는 사람들을 챙기고 앞에서 길을 안내해. 로잘린드는 나랑 뒤를 맡자.

'몽당연필'

알았어, 동장군.

레토

훗, 역시 별명으로 부르는 게 편하지?

구출된 수십 명의 학생은 통조림에 든 린수처럼 길가에 바짝 웅크리고 있었다. 겉옷을 빼앗긴 학생도 있었고, 얼굴에 눈물 자국이 가득한 학생도 있었다.

하지만 '몽당연필'의 외침에 그들은 주저하면서도 하나둘 일어나 앞사람을 따라 캠프 방향으로 이동했다.

구출된 학생 A

……드디어 살았다.

구출된 학생 B

햇빛이다…… 빨리 가자. 죽어도 여기엔 두 번 다시 안 와.

구출된 학생 B

무슨 소리지?

지마

누군가 오고 있어. 뛰어서 옆 건물로 숨어. 함부로 움직이지 말고!

모두가 반응하기도 전에, '16 용사'들이 건장한 우르수스인 하나를 에워싸고 행렬의 끝에 나타났다.

누군가가 비명을 질렀고, 현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질서를 지키라고 고함치는 사람이 있었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지마

다들 당황하지 마! 내가 상대하면 돼!

건장한 우르수스인

호오? 네가 얘들이 말한 소냐라는 녀석이구나?

건장한 우르수스인

덩치는 별로 안 커 보이는데, 싸움은 꽤 잘한다고 하던데.

지마

네가 그로모프인가? 무슨 속셈이지?

그로모프

하하, 네 친구들이 너무 빨리 달아나느라 중요한 걸 잊어버렸거든.

그로모프

이 '경매회'에 왔는데, 표도 안 사고 빠져나가려 하잖아…… 그래서 하는 수 없이 내가 직접 본때를 보여주러 왔지.

지마

착각한 모양인데, 네 상대는 처음부터 나 하나뿐이었어.

그로모프

너 하나라고?

지마

왜? 겁나냐?

지마

망치랑 도끼를 합친 무기네, 꽤 무시무시해 보이는군.

지마

근데, 정작 무기의 주인은 겁쟁이 녀석이라니 대단하네.

그로모프

……푸흡, 하하하하……

그로모프

이걸로 오늘 웃음이 터진 게 3번째군. 어이 곰돌이, 앞선 2명은 내가 아까 눈밭에 내던져버렸어. 지금쯤 이 땅에 태어난 걸 원망하고 있을 거다.

그로모프

덤벼라, 내 무기 맛을 보여주마!

지마

저건 대체……

그것은 칠흑 같은 구멍이자, 무언가를 삼키려고 하는 굶주린 심연이었다.

지마

……

바르바라

저 사람들이 밀고 온 게…… 대포야?

그로모프

준비!

지마

전부! 가까운 곳으로 도망쳐 숨어!

새카만 포구가 천천히 위를 향했고, 톱니바퀴 소리는 정적을 갈랐다. 모두가 비명을 지르며 앞다투어 건물 사이로 숨어 들어가 어둠 속에서 숨을 죽였다.

니카

……빨리 뛰어! 양쪽 건물로!

그로모프

발사!

그 순간, 카토르가 구의 소리는 사라졌고, 날카로운 이명만이 남았다.

지마가 눈더미 속에서 고개를 들었다. 피 때문에 시야가 흐릿했다. 몸을 던져 폭발의 중심에서 벗어났지만, 이마를 스친 파편은 피하지 못했다.

연기와 먼지 속에서 평평하던 땅에 시커멓게 그을린 구덩이가 생겨났고, 화염이 사방의 목재 문을 타고 올라가고 있었다…… 다친 사람도, 쓰러진 사람도 있었다.

예레메이

왜…… 왜 이래?! 여기에는 귀족이 많다고!

그로모프

너희가 나를 열받게 했잖아, 이 책벌레 자식들아.

그로모프

우리 '16 용사'의 규칙은 단 하나야. 나를 열받게 만든다면, 유언을 준비해야 한다는 거지!

그로모프

2번째, 준비!

지마

로잘린드! 모든 사람을 전부 데리고 가, 저 녀석들은 내게 유인할게, 이건 명령이야!

레토

젠장!

포화 속에서도 그로모프의 웃음소리는 또렷하게 들렸다. 그는 제대로 조준하지도 않고 마음껏 포탄을 퍼부었다. 하찮은 벌레들이 허둥대는 꼴을 감상하는 게 그의 낙이었다.

파란만장한 하루를 보낸 바르바라는 근처의 허름한 건물들이 흔들리는 가운데 한 돌기둥 옆에 넋을 놓고 서 있었다……

파데이

피해!

바르바라

앗!

바르바라

다, 다리가……

바르바라

다리에 감각이 없어!

파데이

……기운 아껴. 너 아직 안 죽었어.

니카

파데이! 너 지금 피를 엄청 흘리고 있잖아! 내가……

파데이

……됐어. 보고도 모르겠냐? 어서 가.

파데이

가면서 바르바라도 데리고 가. 이제 다들 그만 귀찮게 굴어줘……

니카

……

파데이

가라니까!!

니카

몸조심해, 파데이……

니카

바르바라, 내 어깨에 기대…… 살 수 있어, 버텨……

학생들의 모습이 점점 멀어져 갔고, 파데이는 깊게 숨을 내쉬었다. 그의 마지막 남은 기력이 서서히 빠져나갔다.

파데이

……뭔가를 해내고 영웅이 된다는 게, 이런 느낌이었구나……

파데이

졸업 날짜 하나는 기가 막히게 잡았네……


그로모프

휴우…… 그동안 답답했던 게 이제야 좀 풀렸네.

그로모프

계속해. 숨 쉴 틈도 주지 마.

'16 용사' 건달 A

자, 이제…… 크악!

부하의 가슴에 화살이 꽂혔다. 그로모프가 몸을 날리고 화살이 날아온 방향을 바라보니…… 높은 건물 위에서 화살이 연달아 쏟아지고 있었다.

그로모프

언바운드? 또 너냐, 안토샤!

그로모프

어이! 계속 장전해! 저 녀석도 이 녀석들이랑 같이 보내버리겠어!

경비대장

멈춰! 그로모프!

경비대장

파블로비치 님께서 네가 횡포를 부리는 걸 아셨다. 지금 당장 포격을 멈춰! 만약 귀족을 한 명이라도 더 다치게 했다가는 네놈의 가죽을 벗겨버리겠다!

그로모프

……

'16 용사' 건달 B

두, 두목…… 일단 철수할까요?

그로모프

철수? 대포 못 쓰게 됐다고 싸움도 못 하냐?

그로모프

안토샤를 쫓아! 못 해치우면 너희의 가죽을 벗겨버릴 테니까!

그로모프

당장 꺼져!

'16 용사' 건달 B

네!

[CG: cg_bonfire]

그날 밤, 붕대를 감은 채 캠프의 모닥불 주변에 둘러앉은 학생들은 오늘 있었던 일을 서로 계속해서 되뇌었다. 그들의 얼굴에서 구사일생의 기쁨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아직 기력이 남은 레토는 의료 지식을 가진 몇몇 학생과 함께 캠프에서 동분서주했다.

한편 니카, 예레메이, '몽당연필'은 함께 앉아 한참 동안 말없이 장작만 뒤적였다.

상처를 처치한 바르바라는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그녀는 꿈속에서 영원히 잃어버린 신체 부위…… 그리고 영원히 헤어진 친구들을 만날 것이다.


안토샤

그 귀족 쪽은 해결됐어. 마트베이랑 다른 애들이 그 애랑 다른 부상자들을 돌보고 있고.

지마

고마워, 어떤 말로 표현해도 모자랄 것 같아…… 마트베이의 처치 솜씨가 정말 능숙하더라. 언바운드에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어.

안토샤

흥, 생산과 담을 쌓은 귀족들은 노동자가 자기들보다 훨씬 유능하다는 걸 절대 모를 거야. 처음에 아무것도 못 한다고 하더라도. 살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면 우르수스가 알아서 '교육'해 줄 테니까.

안토샤

그래서 더 이해가 안 돼. 왜 저런 놈들한테 힘과 물자를 낭비하는 거지? 그럴 가치가 없잖아.

지마

내가 데려갔고, 모두 다 데리고 돌아오겠다고 약속했으니까…… 몇 명은 구했지만, 일부 인원과 날 믿었던 사람들은 돌아오지 못했어……

안토샤

어쨌든 너는 최선을 다했어. 캠프가 많이 북적해졌잖아. 대다수의 사람을 데려왔으니 목표는 달성한 거야.

안토샤

하지만 경고하겠는데, 저 쓸모없는 온실 속 화초들에게 아무것도 기대하지 마. 언젠가 저 녀석들을 구한 걸 후회하게 될지도 몰라.

안토샤

부정하지 마, 소냐. 이건 너와 나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야. 스스로 싸워야 한다는 걸 깨달은 귀족은 극소수뿐이야. 너는 더 굳은 의지를 가진 사람들에게 의지해야 해.

지마

……

지마

아니, 안토샤.

지마

모닥불가에 가서 봐. 신분과 상관없이 모두 주먹을 불끈 쥐고 있어.

지마

저 친구들이 저항을 포기하지 않는 한, 마음속에 불꽃이 남아 있는 한…… 나는 누구도 포기하지 않을 거야.

지마

나에겐 저 친구들이 필요해. 그리고 저 친구들도 모두 전사가 될 수 있어.

안토샤

그건 네 망상이야.

안토샤

결과를 결정하는 건 언제나 소수의 사람이야. 손발이 날래고 평소 노동에 참여해 온 평범한 학생을 몇 명을 골라서 나랑 같이 움직이자.

안토샤

관리자 둘만 제거하면, 금방 탈출할 수 있어.

지마

……고마워, 안토샤. 하지만, 나는 이미 결정했어.

지마

위기가 닥치면, 방관자가 되길 자처하는 사람은 없을 거야. 나는 저 친구들을 진짜 한 팀으로 만들겠어. 버려져야 할 사람은 없으니까.

지마

그로모프든, 파블로비치든, 대포를 쏘며 우리를 짓밟으려던 놈들이든……

지마

전부 쓰러뜨리겠어!

안토샤

……이번 구출 작전 덕에 명성이 높아진 것 같긴 한데, 그게 근거 없는 자신감마저 심어준 것 같네.

안토샤

이해가 안 돼. 손바닥에 굳은살 하나 없고, 무기도 제대로 못 쥐는 애들이 도대체 어떻게 저 미치광이들이랑 대포를 상대한다는 건지……

지마

걸을 수 있고, 주먹을 쥘 수 있잖아. 행군부터 시작해서 다 같이 훈련할 거야.

지마

난 직접 겪어봤어. 타당한 전술만 사용한다면, 아무리 약한 사람도 혼자서 10명을 상대할 수 있거든.

지마

그 대포는, 기회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어. 당분간 정면충돌은 무리야.

지마

어쩌면…… 내 동료가 기회를 가져다줄지도 몰라.

안토샤

네 동료? 카토르가 구 밖에 있는 동료?

지마

맞아.

안토샤

걔들이 널 도울 거라고 어떻게 확신하는데?

지마

당연히 확신하지.

지마

우리가 함께 뭘 겪어왔는지, 넌 상상도 못 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