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사람들, 우리들

PA-1“어서 오세요, 카토르가에”

사이드 스토리작전 후2026-09-16

시위가 최고조에 달한 그때, 경찰이 나타나 시위에 참여한 학생들을 진압하고, 소냐가 뜻밖의 사고로 체포된다. 무도회 시작 전, 위트는 누군가 황제를 암살하려 한다는 정보를 접하고 현장으로 가지만, 그가 도착했을 때 황제는 사라진 뒤였다.

등장 오퍼레이터: 지마, 압생트, , 레토, 이스티나, 지마 더 레이징 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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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수스 학생

라니아를 석방하라! 억류하고 있는 모든 사람을 석방하라!

우르수스 학생

재고를 방출하고, 에너지를 균등하게 분배하라. 국민 모두에게 난방을 제공하라!

미안, 좀 지나갈게……

지, 지마 언니, 이스티나 언니! 다들…… 어디에 있는 거야?

우르수스 학생

자유는 국민의 것이다! 빵은 국민의 것이다!

우르수스 학생

오늘의 침묵은 내일의 노역이다. 우리의 소리를 들어라!

우르수스 학생

당장 나와서 우리와 얘기하라!


압생트

이 이후의 이야기는, 아마 여기 계신 여러분이 저보다 더 잘 아실 겁니다.

압생트

그렇게 무도회장은 아수라장이 되었고, 심지어 몇몇 귀족은 놀란 나머지 외투를 벗어 던지고 시종의 손에서 여성용 모자를 빼앗아 그대로 밖으로 나가기도 했습니다……

분노한 귀족

허튼 소리! 너는 무도회에 오지도 않았잖아. 도대체 누가 너한테 그딴 소문을 퍼뜨린 거야?

압생트

이미 경찰 내부에 널리 퍼진 이야기라, 정확한 출처를 특정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정말 소문일 뿐이라면, 귀하께 사과를……

분노한 귀족

나 말고!

분노한 귀족

나한테 사과할 게 아니라, 무도회에 참석한 모든 사람에게 사과해야 해!

중재자

정숙하세요!

중재자

청문회는 거리의 소문에 관심 없습니다. 우리는 그날 밤 학생들이 어떤 상황이었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중재자

예를 들자면, 그 불경한 발언을 처음 외친 사람이 누구인지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압생트

어떤 발언을 말씀하시는 거죠?

중재자

……어떤 발언이라니요? 최고로 불경한 그 발언을 말하는 겁니다.

압생트

당시 다수의 인원이 각자 말하고 있었기에 정확히 어떤 발언을 말씀하시는 건지 잘 모르겠네요……

중재자

가장 반역적이고, 오만방자하고, 군주를 모독하는…… 이 자리의 아무도 입에 담지 못할 그 말 말입니다!

압생트

아, 무슨 말인지 알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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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분한 학생

멍청한 *우르수스 욕설* 황제를 타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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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분한 학생

멍청한 *우르수스 욕설* 황제를 타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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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분한 학생

멍청한 *우르수스 욕설* 황제를 타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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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분한 학생

멍청한 *우르수스 욕설* 황제를 타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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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니트

히포그리프의 피가 흐르는 더러운 족속들아, 권력을 진짜 우르수스인들에게 돌려내라!

격분한 학생

기생충 위트는 나와라! 무능한 표도르는 나와라!


중재자

그러니까, 행동에 참여한 모든 학생이 폐하께 망언을 한 천하의 무법자들이라는 말입니까?

압생트

아마 그럴 겁니다. 이성을 지킨 극소수의 사람을 제외한다면요. 청년들은 열기에 휩쓸려 제 것이 아닌 목소리를 내기 십상이니까요, 중재자님.

중재자

조야 씨가 일부 학생의 죄를 덮어주기 위해 과장되게 표현하고 있을지도 모르죠.

압생트

저는 사실만을 말씀드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추측을 하시다니, 정말 유감이네요.

중재자

앞선 진술로 돌아가겠습니다. 당신은 나탈리야 양이 폐하의 부재에 유의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한 바 있습니다. 그렇다면, 당신은 당시 폐하께서 어디에 계시는지 알았습니까?

압생트

경찰 정보망을 통해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습니다만, 매우 모호한 수준이었습니다.

중재자

당시 폐하께서 어디에 계시는지 알았습니까?

압생트

당시 황궁에 계신다는 것은 알았습니다만, 왜 제시간에 무도회에 나타나지 않았는지는 몰랐습니다.

중재자

아니요, 당신은 알고 있었습니다.

압생트

무슨 말씀이죠?

중재자

제가 가진 증거에 따르면, 폐하의 실종을 가장 먼저 파악한 건 디에티 그라이퍼부르크 경찰청 야간 순찰대였습니다. 그건 당신도 해당 경로를 통해 알 수 있었다는 뜻이죠.

중재자

대답하세요, 조야 씨. 왜 그날 밤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폐하를 향한 암살 시도와 함께 폐하가 실종되었다는 사실을 숨겼습니까?

압생트

그랬군요……

중재자

당신이 알고 있었다면, 당신의 친구 소냐 미하일리브나도 이 사실을 알 수 있었겠죠.

중재자

대답하세요, '자객의 실패한 임무 완수'는 소냐가 봉쇄 구역에서 벌인 폭력 행위의 목표 중 하나였습니까?

압생트

(작은 목소리로) 폐하께서도 그날 밤에 실종되신 거였군요. 이제 모든 게 맞아떨어지네요.

중재자

……뭐요?

압생트

나탈리야가 이런 말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시위가 시작되기 전, 의장과 부의장이 있는 쪽으로 이동하려던 나탈리야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창밖의 불빛에 시선을 빼앗겼다고 했죠.

압생트

그리고 다시 고개를 돌렸을 때, 두 사람은 이미 현장을 떠난 뒤였다고 했습니다.


청문회 당일, 차레브그라드 구의 어느 사무실.

바실리

청문회 출석을 원치 않는다면, 제가 대신 다녀오겠습니다. 심문의 진행 방향을 통제해 폐하의 실종으로 인한 파문이라도 최대한 줄여보겠습니다.

위트

더 이상 숨길 필요 없어, 바샤.

위트

디에티 그라이퍼부르크에 정착한 대귀족들은 대부분 폐하의 '제멋대로인 행동'을 알고 있어. 아무리 입단속을 시켜봤자, 그 사실로 입은 충격을 지울 수는 없지.

위트

지금 내가 신경 쓰는 건 폐하의 안위뿐이야. 청문회나 여론에는 관심 없어. 그러니 폐하를 위험에 빠뜨린 문제들을 정리하기 전에, 너는 그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확실히 파악해야 해.

위트

그날 통제력을 잃었던 건 디에티 그라이퍼부르크의 경비만이 아니었어. 이건 우리가 충분히 경계해야 할 일이고, 되새겨야 할 교훈이기도 해.

바실리

의장님, 이런 말씀 죄송합니다만, 무도회 전에 의장님과 폐하 사이에 짧은 언쟁이 있었던 걸 알고 있습니다. 폐하께서는 의회가 카토르가 구를 처리하는 방식에 상당한 불만을 품고 계셨죠.

바실리

그 일에 대한 거라면, 사람들도 그리 놀라지 않을 겁니다. 폐하께서는 언제나 이 땅에서 살아가는 모든 이들을 평등하게 염려하고 계십니다. 그런 사랑이 나약함으로 오해받는다고 하더라도요.

위트

아니, 아니야.

위트

그날 폐하의 기분이 엉망이었던 건 맞아. 그럼에도 무도회에 참석하겠다고 하셨지. 근데 무도회가 시작되기 직전, 내게 밀서 한 통이 들어왔어……

위트

누군가 무도회장에 오리지늄 폭탄을 설치하려다 수리공에게 발각됐다고 하더군.

바실리

……폐하를 시해하려 한 건가요?

위트

그렇게 단순한 게 아니야. 처음엔 나도 너와 같은 생각이었지. 그래서 비상 계획에 따라 근위병을 폐하의 방으로 보내 지하 통로로 안전하게 모시게 하고, 내가 직접 자객을 심문했다.

위트

하지만, 녀석은 이렇게 말했어. 자기는 캄샬로프 남작 부인의 의뢰를 받아 남작을 죽이러 왔다고.

바실리

다른 때였다면 그 비극적인 가정사를 꽤 재밌게 감상했을 텐데요……

위트

그런데 심문을 계속하던 중에, 녀석의 입에서 훨씬 더 무시무시한 얘기가 나왔어……


긴장한 자객

빌어먹을…… 긴장하지 마, 게일, 넌 할 수 있어……

그는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눈으로 흘러드는 식은땀을 계속 닦아냈다. 붉은 벨벳 카펫 위에는 부품들이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었다.

동그랗게 생긴 '자명종' 하나, 소시지 묶음처럼 보이는 폭탄 3개, 그리고 셀 수 없이 많은 도선. 설명서대로만 하면 초보자도 조립할 수 있을 정도의 설계였다.

문제는, 쥐고 있던 쪽지가 어느새 손에서 난 땀에 흠뻑 젖어 글씨가 전부 번져 버린 것이었다.

긴장한 자객

그래도 어떻게 글자가 보이긴 하네…… 파란 선을 연결하고, 그다음은 초록 선, 그러고 나서 1푼트짜리, 1푼트짜리……

긴장한 자객

1푼트짜리 투숀카?

긴장한 자객

*우르수스 욕설* 이반! 부인이 돈을 두둑히 챙겨줬는데, 겨우 레시피 뒷면에다 조립 순서를 적어 놓다니!

긴장한 자객

……

긴장한 자객

……진정하자, 이제 혼자 해야 해…… 이 초록 선을 이 단자에 꽂으면 될 것 같기도 한데.

???

틀렸어, 초록색은 파란색 아래에 연결해야 해.

긴장한 자객

어? 그런가……

긴장한 자객

오, 됐다! 고마워, 정말 친절한 사람……

긴장한 자객

잠깐! *우르수스 욕설* 넌 뭐야?!

여유만만한 자객

(나지막이) 흥분하지 마! 목소리 낮춰! 경찰들을 전부 불러 모을 생각이야?

여유만만한 자객

난 너를 막아야만 했어. 그 선을 진짜 꽂았다가는 이 방에 '투숀카'가 1개, 아니 2개나 생길 참이었어.

여유만만한 자객

긴장 풀어. 같은 업계 사람을 팔아넘길 일은 없으니까.

긴장한 자객

같은 업계?

긴장한 자객

그럼 당신도 귀족 부인 밑에서 일하는 거야?

여유만만한 자객

……무슨 소리야? 우린 그냥 자객이잖아?

긴장한 자객

정말 미안…… 나, 나는 이런 일이 처음이라 아직 아무것도 모르거든.

여유만만한 자객

괜찮아, 처음이 어려운 법이지, 2번째부터는 쉬워. 데뷔 임무의 목표는 누구야? 높은 사람?

긴장한 자객

높은지 어떤지는 잘 모르겠고, 도박장을 운영하는 남작이야.

여유만만한 자객

하하, 신인치고는 나쁘지 않은 출발이네. 일에 익숙해지다 보면, 훨씬 굵직한 표적을 맡게 되기도 할 거야.

긴장한 자객

너는?

여유만만한 자객

후후후, 입부터 꽉 막고 들어. 놀라서 소리 지르지 말고.

여유만만한 자객

(나지막이) 나는 볼키나 공작을 암살하러 왔어.

긴장한 자객

……

긴장한 자객

그게 누군데?

여유만만한 자객

……어?

여유만만한 자객

볼키나 공작을 몰라?!

긴장한 자객

소리 낮춰, 소리……

여유만만한 자객

그 사람은 우르수스에서 손에 꼽히는 세습 공작에, 구귀족들에게는 눈엣가시인 황제의 친척이라고!

긴장한 자객

소리 지르지 마, 내가 미안해……

여유만만한 자객

의뢰인이 우르수스 전역을 뒤지고 또 뒤졌는데, 맡겠다고 나선 게 우르수스 통틀어 나 하나였다고! 그런데……

긴장한 자객

……?

긴장한 자객

……너……

???

쉿……

긴장한 자객

……쉿?

불청객은 고개를 가로젓고는 옆에 있는 탁자를 가리켰다. 긴장한 자객은 잠시 망설이다가 그가 가리킨 쪽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

줘.

긴장한 자객

이 빵을 말하는 거야?

불청객은 고개를 저었다.

긴장한 자객

……설마 이 나이프를 말하는 거야?

불청객이 고개를 끄덕였다.

여유만만한 자객

잠깐, 먼저 뭘 하려는 건지 말해. 이유도 모르고 낯선 사람한테 대뜸 칼을 건네는 건, 자객의 얼굴에 먹칠하는 짓이야.

???

칼을 주면 말해줄게.

긴장한 자객은 두려워서 가까이 다가가지는 못하고, 나이프를 던져서 상대에게 건넸다. 그리고 상대는 묵묵히 나이프를 주워 든 후, 손가락 두 개를 펼쳐 손짓했다.

여유만만한 자객

……이곳을 나간 뒤, 1층 주방을 지나가서 사다리를 타고 꼭대기까지 올라간 다음, 천창을 타고 서쪽 방으로 내려가.

???

쉿……

여유만만한 자객

……쉿.

불청객은 입꼬리를 씰룩이고 고개를 끄덕인 다음, 멍하니 서 있는 두 자객을 두고 돌아서서 떠났다.

긴장한 자객

방금 뭐라고 한 거야? 뭐라고 하는지 전혀 모르겠던데?

여유만만한 자객

저 사람은…… 황제를 암살하려고 해.


바실리

제가 잘못 이해한 게 아니라면, 황궁의 보안 요원이 그 자객들을 무도회장 안으로 들여보냈고, 결국 수리공들이 그 자객들을 찾아냈다는 겁니까?

바실리

……디에티 그라이퍼부르크의 경비가 대체 사람을 얼마나 더 놀라게 할 작정인지 모르겠군요.

위트

그 후에 정전이 디에티 그라이퍼부르크 전역을 덮쳤어.

위트

에너지가 부족한 시국이라 미리 예견된 일이었지만, 하필 자객 사건까지 터졌으니 동요할 수밖에 없었지.

위트

그래서 무도회 현장을 떠난 후, 네게 곧장 경찰청으로 가서 시위대 중에 수상한 인물이 없는지 찾으라고 지시했던 거야.

위트

그 후에 경찰이 얼마나 저급하고 폭력적인 방식으로 일을 처리했는지는 너도 직접 봤겠지.

위트

그나마 네 딸이 성실하고 야무져서 다행이야. 아무런 포부도 없이 연줄 타고 헌병이나 되는 애였다면, 지금 골머리를 앓고 있는 건 바로 너였을 테니까.

바실리

바쁘신 와중에 알로이즈를 지도해 주셨군요. 진심으로 그 아이가 자랑스럽습니다. 저희 가문의 영광이기도 하고요.

바실리

그런데 그렇게 황당하기 짝이 없는 자객들이 대체 어떻게 폐하께 영향을 끼쳤다는 겁니까?

위트

내가 비상 계획에 따라 폐하께 누굴 보냈는지 아직 기억하겠지.

바실리

근위병이요?

바실리

그게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 폐하께서는 어떻게 근위병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도망쳐야 할 만큼 위험한 상황에 놓였던 건가요?

위트

……

위트

(작은 목소리로) 근위병이 충성하는 대상은 우르수스이지, 우르수스의 황제가 아니거든.


위트

이게 대체……

위트

네가 왜 아직 여기에……

???

위트, 늦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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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트

……폐하는 어디 계시지? 같이 안 왔나?

'황제의 칼날'

당신이 내게 맡긴 임무는 폐하의 방에 와서 자객을 막는 거였어.

위트

네게 시킨 건 황제 폐하의 안전을 지키는 일이었어! 큰 행사 기간에 사고가 발생할 경우 네가 직접 폐하를 지하 통로로 모시는 건 진작 정해진 계획이었다고.

'황제의 칼날'

아쉽게도, 그 빈틈없는 계획을 누군가는 원하지 않더군.

위트

네 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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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의 칼날'

아직도 모르겠나, 의장?

'황제의 칼날'

당신이 목숨 걸고 보호하려는 그분께서는 최근 몇 년, 아니 어쩌면 수십 년 동안 이곳에서 일어난 모든 일 때문에 철저히 실망했어.

'황제의 칼날'

물론, 당신이 몇 년간 바쳤던 헌신적인 충성 덕에 설령 폐하께서 모든 귀족을 반역자라고 의심하는 지경이 되더라도, 당신은 믿어주시겠지.

'황제의 칼날'

하지만 내게는 그런 믿음을 주시지 않을 거야.

위트

폐하의 상황을 제대로 말해줘.

'황제의 칼날'

폐하께서는 계획대로 지하 통로로 떠나셨지만, 내가 동행하는 건 거절하셨어.

위트

폐하를 막지 않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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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의 칼날'

내가 왜 막아야 하지?

'황제의 칼날'

내 생각은 이해하지 못해도 괜찮지만, 폐하의 생각은 이해하려고 노력해야지, '보호자'.

'황제의 칼날'

폐하를 밖으로 모시고 나가, 창밖의 우르수스를 직접 보여드리는 것.

위트

……

위트

그러니까, 황제 폐하는 근위병이 보는 가운데 실종된 거야.

위트

그건 폐하 본인께서 원하던 거였지.


학생들이 어깨가 맞닿을 정도로 빼곡히 들어차 있기 때문일까, 공기조차 희박해질 지경이었다. 그럼에도 그들은 그들의 리더 올가를 위해 좁지만 빈 공간을 하나 만들어냈다.

올가

여러분! 하나로 뭉쳐 권력자들을 타도합시다!

젊은 귀족 여성이 낡은 오크통 위에 도도하게 올라서 있었다. 오크통 표면에는 낡은 가문 문장이 희미하게 드러나 있었다.

그녀의 외침은 과격한 구호 소리에 묻혀버렸지만, 그녀는 디에티 그라이퍼부르크가 자신들의 것이 된 이 밤을 만끽하듯 눈웃음쳤다. 그때, 한 사람이 올가의 곁으로 비집고 들어왔다.

지마

이제 그만해, 올가!

올가

소냐?

지마

행진은 고사하고, 구호조차 통일되지 않았잖아…… 술병을 들고 온 사람도 있던데, 이대로 가다가는 정말 위험해질 거야.

올가

김새는 소리 하지 마요! 지금 우리의 사기는 최고조에 달했……

지마

내 말 끝까지 들어! 이 거리는 양쪽이 다 귀족 저택이고, 길이 너무 좁아서 분산이나 후퇴에 불리해.

지마

더 중요한 건, 지금까지 경찰을 단 1명도 못 봤다는 거야.

지마

일이 이렇게 손쉽게 흘러갈 리가 없어, 대열을 지어서 남쪽으로 이동하면서 구호를 외쳐야 해. 그래야 최소한 무슨 상황이 생기든 대처할 수 있어.

올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는 알겠어요. 하지만, 지금 이 상황은 정상이에요. 동계 무도회 기간에는 경찰청 인력 조정 때문에 관리가 제일 허술하다고 파데이가 말해줬잖아요.

올가

게다가 우리들의 가문을 내세운다면, 적당한 범위 내에서 동료들의 권리를 위해 움직이는 건 반역이 아니라 일종의 경험 같은 거로 간주될 거예요.

올가

그러니까 안심하고 우리와 함께해요, 소냐.

지마

……방금 말했지, '너희들의 가문'이라고.

지마

기어이 여기 남겠다면, 나는 자치단을 데리고 먼저 떠나겠어.

올가

정말 소냐답지 않은 발언이네요. 이런 자리에서 제일 용감하고 결연한 사람은 당신일 줄 알았는데.

올가

주의도 끌었고 충격도 줬어요. 이제 라니아 석방을 위한 협상만 진행하면 우리의 승리라고요.

지마

승리가 코앞에 있다면, 네가 거머쥐어. 난 빠질 테니까!

말이 끝나기도 전에, 무도회장 건물의 불이 갑자기 꺼지며 순식간에 어둠에 잠겼다. 이어서 건물 밖으로 여러 사람의 비명이 들렸고, 그 뒤로 웅성대는 소리와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왔다.

영문을 모르는 학생들은 그 자리에 굳어서, 약속이나 한 듯 일제히 입을 다물고 시선을 교환했다. 그 순간은 오늘 밤 디에티 그라이퍼부르크에서 가장 조용한 순간이었다.

올가

……소냐, 당신들이 한 거예요?

지마

아냐, 이건 우리랑은……

올가

잘하셨어요!

올가

방금 한 말은 없던 걸로 할게요. 이번 시위에서 자치단이 큰 공을 세웠네요!

올가는 들떠서 상대의 어깨를 톡톡 두드렸다. 그 직후, 거리 끝에서 공기를 가르는 소리가 알아 차라기 힘들 정도로 작게 들렸다. 너무 작아서 어깨를 치는 소리에 묻힐 정도였다.

지마

……위험해!

지마는 올가를 억지로 끌고 바깥쪽으로 달렸다. 검은 깡통 몇 개가 주변에 떨어져 희미한 흔적을 남기며 눈밭 위를 굴러갔고, 천천히 흰 연기를 내뿜었다.

깡통과 가장 가까이 있던 학생이 갑자기 비명을 질렀고, 쇳소리가 섞인 그의 목소리는 이내 거친 기침 소리에 묻혀버렸다. 유황 냄새를 풍기는 연기가 미세한 모래알처럼 그의 눈과 코와 입속으로 파고들었다.

이어서 다른 학생들도 시각과 호흡을 빼앗기고 얼굴을 감싸 쥔 채 신음하며 경련했고, 다른 학생들은 비명을 지르며 뿔뿔이 흩어졌다.

바닥에 쓰러진 학생들은 친구의 이름을 외쳤지만, 대답하는 이는 없었다. 얼굴이 바닥에 닿은 그들의 귓가에 멀지 않은 곳에서 발맞춰 행진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

최루탄 발사 완료! 다친 놈들만 잡아서 인계해. 나머지는 내버려둔다!

천천히 도착한 헌병들이 손전등을 비췄다. 몇 줄기 강렬한 빛이 학생들의 어리고 겁에 질린 얼굴 위에 쏟아졌다.

아직 움직일 수 있는 학생들은 울부짖으며 너나 할 것 없이 거리 입구로 내달렸다. 그들 중 일부는 눈 섞인 진흙과 발자국, 심지어 핏자국까지 묻힌 채 구르고 기며 도망쳤다.

레토

동장군! 우린 이쪽이야!

지마

일단 뛰어! 뒤는 완전히 난장판이야!

지마

잠깐만, 굼은?

이스티나

당신 찾으러 갔는데요? 못 봤어요?

지마

……

지마

*우르수스 욕설*!

지마는 곧장 몸을 돌려 아수라장이 된 인파 속으로 단숨에 뛰어들었다. 그녀의 귀에 이스티나와 레토의 외침은 전혀 들리지 않았다.

얼마나 지났을까, 지마는 허겁지겁 아까까지 올가가 있던 자리로 돌아왔다. 이미 엉망이 되어버린 그곳에서는 우르수스 헌병들이 저항하는 학생들을 곤봉으로 제압하고 있었다.

그 순간, 굼은 지마의 바로 앞에 서 있었다. 굼은 이상할 정도로 제자리에 굳어 있다가, 곤봉을 쥔 한 헌병의 손목을 뚫어지게 응시하며 그를 향해 느릿느릿 걸어갔다.

우리 아빠 손목시계가 왜……

너희…… 우리 아빠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우르수스 경찰

……무릎 꿇어! 꼼짝 마!

곤봉이 날아왔다. 굼이 반사적으로 몸을 피함과 거의 동시에 웬 검은 그림자가 눈앞의 거구를 땅바닥에 쓰러뜨렸고, 그 여파로 눈이 사방에 튀었다.

지마 언니?!

지마

빨리 가!

우르수스 경찰

경찰 폭행이다! 지원을 요청한다!

사방에서 십수 명이 몰려들어 다급히 지마의 팔을 붙잡고 자신들의 동료에게서 떼어내려 했지만, 지마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곧 경찰봉이 번갈아 가며 그녀의 등을 후려치기 시작했다.

레토

드디어 찾았다, 굼!

레토

……뭐 하는 거야! 다 비켜!

우르수스 경찰

저 애들은 쫓아버리고, 바로 철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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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마

레토, 너 미쳤어?!

지마

당장 꺼져. 이건 명령이야!

레토

하, 참나…… 싫어!

지마 언니! 안 돼, 굼이 도와줄게……

이스티나

영웅 행세 그만해요, 소냐! 우리 손 잡아요!

지마

너까지 미쳤어? 저 녀석들 지금 뒤에 쫙 깔려있다고. 게다가 석궁도 들고 있어.

지마

내 명령대로 해. 자치단은 철수한다!

이스티나

지금은 단장 행세할 때가 아니에요. 그런 거…… 저한테는 안 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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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마

……네가 애들을 데리고 가 줘, 모두에겐 네가 필요해, 좀 도와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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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마

단장으로서의 명령이 아니야. 친구로서 부탁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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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마

이번 한 번만, 내 말 들어! 다들 빨리 떠나……


압생트

……여기까지가 그날 밤에 있었던 일이에요.

압생트

당장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분들도 계시겠지만, 어떻게 봐도 소냐는 상기 사건의 피해자에 가깝습니다.

중재자

서기관이 오늘 증인이 증언한 새로운 정보를 기록했습니다. 추후 조야 씨가 앞서 제출한 보고서와 함께 정리하여 공식 문서를 작성할 예정입니다.

중재자

자리에 계신 분들 중 추가로 질문할 분 계십니까?

중재위원회 위원

……중재자님, 조야 씨, 혹시 우리 중에 청문회의 본뜻을 잘못 이해하신 분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중재위원회 위원

많은 사람이 학생 단체를 반역 집단으로 정의한 것은 당시 시위 때문만이 아니라, 그 후 봉쇄 구역 안에서 자행한 질서 파괴 행위 때문이기도 합니다.

중재위원회 위원

저희가 관심 있는 것은, 존경하는 표도르 폐하께서 이 일련의 사건에서 과연 어느 쪽에 서 계셨느냐는 것입니다.

중재위원회 위원

이 점과 관련해 민간에 떠도는 소문이 너무 많습니다. 심지어 학생들을 귀족에 맞서게 한 게 폐하라는 말도 있습니다.

중재위원회 위원

그래서 여전히 의문스러운 점이 있습니다. 시위가 있던 그날 밤 폐하께서는 대체……

중재자

트로얀 백작, 말씀 중에 죄송합니다.

중재자

의장님께서 중재위원회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현장에 방문하진 않았습니다만, 저에게 어떠한 방향성도 암시하지 않았다는 점은 강조하겠습니다.

중재자

제가 앞서 증인께 폐하의 행방에 관한 질문을 드린 것은 어디까지나 폐하 암살 및 실종 사건과 학생 지도자 소냐의 행보 사이에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를 밝히기 위해서였습니다.

중재자

위원회에 아직도 의혹이 있다면, 지금 이 자리에서 명확하게 다시 질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중재자

조야 씨, 답변해 주십시오.

중재자

시위행진 중 소냐가 한 행동이 폐하의 암살 및 실종과 관련이 있다고 보십니까?


바실리

……근위병의 선택……

바실리

이거야말로 진짜 중요하면서도 아무도 알지 못하는 내막이었군요. 청문회에서는 이 내용이 포함될 리가 만무하겠죠.

바실리

그렇다면, 폐하께서 돌아오신 후에 의장님께 무언가 말씀하신 것이 있습니까?

위트

아니, 바샤, 아무것도……

위트

다들 느꼈겠지, 그 이후로 폐하께서는 점점 더 침묵에 잠겼어. 하루 종일 말씀 한마디 없으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