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사세행

TA-7양끊음

사이드 스토리작전 전2026-07-16

기억의 미로 속, 20년이란 세월이 순식간에 지나간다. 백을 집은 자의 농간에 왕은 홀로 판에 임해야 했다. 그러나 쉐이 능묘 안의 일은 그의 예상을 벗어났다.

등장 오퍼레이터: , 총웨


982년

20년이란 시간은 아주 길었다.

염국은 도시 전체를 이동 플랫폼 위에 올렸고, 저 멀리 다른 곳에서도 이것과 비슷한 이동도시가 대지 위로 솟아올랐다.

각지에서 수집한 책들이 늘어났고, 천경각은 20년 동안 몇 차례 증축되었다. 결국, 원래의 모습을 전혀 알아볼 수 없을 만큼 웅장한 건축물이 되었다.

하지만, 20년이란 시간은 아주 짧았다.

우리 가족은 함께 있는 시간보다 떨어져 있는 시간이 더 많았다.

첫째 오빠와 큰언니는 변방을 지키고 있었으며, 둘째 언니는 《염국 법률》의 수정을 도운 후 단연으로 이주하려 하고 있었다. 슈는 대황성에 오랫동안 머물렀고, 지는 온 천하를 유람했고, 이는 산과 강을 두루 다녔으며, 니엔은 여기저기 놀러 다녔다.

팡은 염국을 떠났고, 시는 여전히 자기 그림에서 나오지 않으려 하고 있다. 그리고 막내의 식당은 수십 년째 번창하고 있다.

둘째 오빠는……

둘째 오빠는 사원에 틀어박혀 있었다. 바둑의 '기예'를 정진시키겠다는 일념 하나로, 20년을 앉아서 보냈다……

……오빠가 나와 다시 만날 생각을 품는 건, 도대체 언제쯤일까?

지에

……

지에, 태사각에서 강제 지방지 교열을 재촉해 왔다. 그런데……

지에

잠깐 쉬고 있었는데, 딱 걸려버렸군요.

……쉬어도 상관없다. 그 지방지는 내가 한번 확인했고, 문제가 있는 곳에 동그라미를 쳐뒀어. 한 번 더 볼 생각인가?

지에

어? 이상하네. 이 책이 언제……

하아…… 정신없는 것 같은데, 틈틈이 좀 쉬어. 몇 년 동안 계속 일하는 시간은 늘어났는데, 자는 시간은 계속 줄어들었잖아……

각 이동도시의 지방지, 건설사, 전대 진룡 실록, 학궁의 학습 자료…… 책이 너무 많아. 나는 겨우 정리만 도운 것뿐인데도 가끔 힘들어서 못 견딜 정도였다.

그러고 보니 참 이상해. 공부에서 니엔에게 주는 의뢰도 점점 줄고 있고, 대황성에 있는 슈의 임무도 그렇게 과중하지 않다고 들었어.

그런데 네가 맡은 일은 줄기는커녕……

지에

……

지에?

지에

네……?

지에

아, 미안해요, 잠깐 딴 생각하느라.

지에

춘, 오늘은 너무 피곤하네요. 이 일들은 우선 좀 미뤄야겠어요……

알았어. 그럼, 나랑 같이 바람이라도 쐬고 올까?

지에

……아니, 오늘은 왠지 모르겠지만 기분이 영 엉망이라서. 혼자 놀다 와요.

지에

만약 재밌는 물건이 있으면 저도 좀 가져다줘요.


엄숙한 염국 관리

지촉인, 춘.

맞다. 무슨 용건으로……

엄숙한 염국 관리

네게 줄 중요한 서신을 가져왔다.

서…… 서신? 누가 보냈지?

엄숙한 염국 관리

누가 사세대에 서신을 보낸 건지는 모르겠다만, 감정 대인은 이걸 읽고 크게 놀라셨다. 결국, 이 서신을 폐하께 올렸지. 그리고 대리인과 접촉하는 지촉인들에게도 사본을 전달했다.

이 안에 들어있는 건……?

엄숙한 염국 관리

나도 모른다. 감정 대인은 다들 준비만 하되, 경거망동하지 말라고 당부했을 뿐.

이건……

■■년, 세상에 나왔다.



■■년, 숴와 맞붙었고, 수많은 백성의 생계가 파괴되었다.



……

■■년, 동족을 지키기 위해 관리에게 억울한 누명을 씌웠다.



■■년, 사세대의 감시를 피해 다른 대리인들과 만났다. 수개월 후 사세대에 화재가 발생했고, 범인은 수수께끼로 남았다.



■■년, 쥐서우를 죽였다는 거짓을 고했고, 쥐서우가 염국을 떠나는 것을 지켜보았다.



……

관리 모함, 밀회, 방화, 베헤모스 은폐……

이 사람은……

설마…… 왕?

이게 정말 왕이 한 일이라고? 왜 사세대의 기록에는 없지?

너…… 아직 안 갔어?!

엄숙한 염국 관리?

지촉인 춘, 한마디만 더 하겠다.

엄숙한 염국 관리?

먼저 거대한 악을 없앤 후, 원흉을 제거하라.

한층 더 겁에 질린 지촉인은 천경각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을 재촉했다. 천경각을 나서는 조정의 관리들이 그녀를 스쳐 지나갔다.


눈치 빠른 고관?

그거 들었소? 지에에 대한 얘기를?

백성을 아끼는 언관?

들었소. 지에가 역사서를 마음대로 써서, 천경각과 태사각이 힘을 합쳐도 통제가 안 된다고 하던데, 어찌해야 좋겠소?

눈치 빠른 고관?

그 지촉인도 직무 태만 아니겠소. 장래에 염국의 역사가 혼란에 빠지게 생겼는데, 그 죄를 어찌 감당하겠소?

지촉인은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리고 두 사람이 있는 방향을 바라봤다. 빠른 걸음으로 떠나는 사람의 그림자 2개만이 눈에 들어왔다.

그녀는 불안한 마음으로 선반에서 사세대가 남긴 서류를 집어 들었다.

■■년, 세상에 나왔다……

?!

지촉인은 분명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그녀의 눈동자는 한 줄씩 쓰여 있는 글귀를 따라 쉴 새 없이 움직였다.

■■년, 천경각과 태사각을 장악했다. 마음은 순수하나, 통제할 이 없었다.

■■년, 진룡이 지에를 제거하고 쉐이를 토벌하기 위해 쉐이 능묘를 열었으나, 안에는 텅 비어 있었다.

■■년, 태사각을 폐지하고 염국 문자를 수정하니, 따르지 않을 자 없었다.

■■년, 백성의 생계를 조사하다가 거짓이 있는 자들은 모두 이름을 지우고 변방으로 유배시켰다. 그 과정에서 죽은 자가 수천에 달했다……

이건 가짜다. 사실이 아니라고. 지에는 그런 사람 아니야!

책을 보러 온 몇몇 사람들이 호기심 어린 눈으로 지촉인을 바라봤다. 춘은 이마에 흐르는 식은땀을 닦고 나서 다시 손에 든 책을 들여다보았다. 하지만, 그것은 단순한 시집이었다.

이건 악몽일 거다. 그래, 지에는 그런 사람이 아니야.

???

정말 지에가 그런 사람일 리 없다는 건가?

당연하지!

두려움에 휩싸인 지촉인은 누가 자신에게 말을 걸고 있는지조차 분간할 수 없었다.

???

하지만 그녀의 힘이 무한히 커진다면 변할 것이다. 아마 그것으로 변하겠지.

그것……?

???

하지만 지에는 그것이 되기를 원하지 않아.

???

지에는 네게 도움을 청하고 있다. 그렇게 변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지.

???

염국이 네게 도움을 청하고 있다. 염국은 그런 결말을 받아들일 수 없으니까.

???

지에는 쉐이 그 자체보다도 더 강력하고, 더 무서운 힘이 될 것이다. 이것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

지에를 도와야 한다, 오직 너만이 도울 수 있다……

하지만 나는…… 할 수 없어……

???

넌 모두를 위한 최선의 선택을 하게 될 것이다.

모두를 위한…… 선택……?

잠깐, 방금 누가 나한테 말을 걸었던 거지?!

그 말의 울림만이 끝내 사라지지 않고 그녀의 귓가에서 맴돌았다.

???

폐하?


젊은 관리가 반짝이는 궁전으로 천천히 들어갔다. 그녀가 이곳에 발을 디딘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만인의 꼭대기에 자리한 사람은 용상에 앉아 있지 않았다. 그는 창가에 서서 창밖으로 쏟아지는 비를 내다보고 있었다.

진룡

……알고 있겠지, 태사가 어제 작고했다.

진룡

태사는 자네의 스승이기도, 나의 스승이기도 했다.

진룡

임종 직전, 자네를 꼽으며 이렇게 말하더군, “중임을 맡길 수 있는 자입니다.”라고.

진룡

태사에게 물어볼 겨를이 없었던 것들을 자네에게 물어야겠군.

해박한 여성

폐하, 하문하십시오.

진룡

20년 전, 태사는 내가 이동도시를 건설하는 걸 두고 가혹한 정치라고 말하며 강하게 저지했지. 군주의 가장 큰 임무는 나라 살림을 아끼고 백성을 돌보는 거라고 하였다.

진룡

그리고 20년 동안, 어떤 이들은 염국의 변방이 안정되고 나라 곳간이 넉넉하니, 천년에 없던 성세라고 말했다.

진룡

또 어떤 이들은 염국 천하가 궁핍하고 백성들의 원망이 들끓는다고 하였다.

진룡

묻겠다. 자네가 보기엔 나에게 잘못이 있는가?

해박한 여성

폐하, 소신 혼자서 폐하를 평가할 자격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해박한 여성

만약 제가 이동도시에서 의식주 걱정 없이 편안히 사는 부자라면, 폐하의 현명함을 칭송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러한 찬사를 충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해박한 여성

만약 제가 노역 때문에 가족을 잃은 평범한 백성이라면, 폐하께서 어리석고 포악하며, 폐하의 칙령에 옳은 것이 없다고 분노 섞인 비난을 쏟아낼 것입니다. 하나 그러한 비판을 공정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해박한 여성

그렇다면, 소신이 반대로 폐하께 여쭙고 싶습니다……

해박한 여성

폐하께서 진정으로 신경 쓰고 계신 건, 후세의 평가입니까? 아니면 다른 무엇입니까?

진룡

언변이 유려하구나.

진룡

좋다, 그럼 내 자네에게 옳고 그름을 판단해달라고 하지 않을 테니, 자네의 스승을 대신하여 내게 간언 한 마디 해주게.

해박한 여성

저는 스승님께서 일찍이 하신 말씀 중 하나를 평생토록 가슴에 새기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해박한 여성

“세상일은 변덕스러우니, 늘 양심을 굳게 지켜야 한다.”

해박한 여성

평범한 백성의 일생도 분분한 세상사 속, 공정한 평가를 얻기는 어려운 법입니다. 하물며 폐하와 같은 분이라면 오죽하겠습니까?

해박한 여성

이 세상에는 폐하의 공과를 평가할 수 있는 법도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폐하의 마음속에는 분명 득실을 헤아릴 양심이 있을 것입니다.

진룡

양심을 굳게 지켜야 한다……

진룡

내 마음속 양심이 나에게 아무 잘못도 없다고 말한다면 어쩔 생각이지?

해박한 여성

그렇다면, 폐하께서는 오늘 소신을 부르지 않았을 겁니다.

해박한 여성

전 단지 폐하께 상기시켜 드리고 싶을 뿐입니다. 염국의 백성들은 폐하를 알지는 못하지만, 폐하를 볼 수는 있습니다.

해박한 여성

하지만, 폐하께서는 이 금성 안에 계십니다. 그렇기에 폐하께서 만약 백성들을 똑똑히 보고 싶다면, 폐하의 득실을 명확히 보려 한다면, 다른 이보다 공을 배로 들여야 할 것입니다.

진룡

……그 얘기, 가슴에 새겨두겠다.

진룡

만약 나에게 다음 20년이 있다면…… 기억하지.

진룡

아무래도 태사가 본인의 제자에게 내린 평가가 편파적인 건 아니었던 모양이군…… 내일부터 예부로 가거라.

해박한 여성

감사합니다, 폐하.

피로해진 진룡은 용상 곁으로 돌아왔다. 그의 책상 위에 탄핵서가 놓여 있었다.

사세대에서 보내온 탄핵서였다.

진룡

세상일은 변덕스러우니, 늘 양심을 굳게 지켜야 한다……

진룡

백 년이 채 되지 않는 삶을 살면서…… 천 년의 고민을 품고 있군.

진룡

공로와 과오는 후세의 평가에 맡겨야겠지…… 하지만 염국이 앓고 있는 이 병환을 후세에 남겨줄 수는 없다.

진룡

여봐라.

금위군

예.

진룡

즉시 군대를 소집해라.

진룡

……쉐이 능묘를 개방한다.


또 한 번의 길고 피곤한 낮이 지나갔다.

익숙한 사원으로 돌아온 대리인은 습관적으로 시선을 구석의 바둑판에 던졌다. 그는 그 한 번의 시선으로 즉시 이상한 낌새를 포착할 수 있었다.

누군가 이곳에 왔었다.

깨끗한 바둑판 정중앙에는 무언가가 놓여 있었지만, 빛이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았다.

가까이 다가가고 나서야 바둑판 중앙에 흰색의 둥글고 탐스러운 은행 열매가 하나가 놓여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


진룡

저 정원에 있는 은행나무는 올해 봄에 심은 묘목이다.

진룡

며칠 전, 공부 상서가 여기에서 맹세 하나를 했다. 은행나무가 열매를 맺기 전에 백조를 완전한 이동도시로 만들겠다고 말이야.

진룡

20년…… 나도 자네에게 20년이란 시간을 주겠다.

……

진룡

무한에 가까운 수명이 그대들을 오만하게 만든 것 같군. 아무래도 잊은 모양인데, 평범한 인간이 일생에 20년이란 세월을 몇 번이나 마주할 수 있을 것 같나?

진룡

염국은 기다릴 수 없다. 나도 더는 기다리고 싶지 않고.


……어째서 재촉하지?

난 진작부터 그렇게 할 생각이었다.



만약 네가 정말 방법을 생각해 냈다면, 내게 말해줬으면 좋겠구나. 나는 너와 함께하고 싶다. 그편이 승산이 더 클 테니까.

승산이 얼마나 되는지만 내게 말해라. 네가 원하는 대로 나를 부려도 좋고, 목숨을 내놓으라고 해도 원망하지 않으마.

……그런데, 너는 네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나?


이건 애초부터 해답이 없는 판이었다.

분신이 어떻게 전체를 이길 수 있겠는가? '자신'이 어떻게 '자신'을 죽이고 살아남을 수 있겠는가?

하지만 그는 그 유일한 출구를 보았다. 그것은 그들 모두의 출구였다.

자신이…… 대신할 출구였다.


지에

어쩌면 언젠가 우리의 힘이 그것을 뛰어넘었을 때, 우리는 그 영향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자기 자신'으로서 살아갈 수 있을지도 몰라.

지에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이 누구인지 절대 잊어서는 안 되겠지.


책사는 이미 오래전에 준비를 마쳤다.

바둑의 묘책이라면, 이 대지에 그의 적수는 없었다. 이것이야말로 그의 확실한 자아였고, 천 년 동안 축적해 온 힘이었다.

그가 마주해야 할 것은 단지 오랫동안 침묵해 온 의식 한 조각뿐이었다.

이 대국만큼은 절대 패배해서는 안 된다.

……오랜만이군.

오만하고…… 무심한…… '나'여.


천년 만에 돌아온 이 어둡고 으스스한 능묘에서, 과거의 수많은 감정이 가슴속으로 밀려 들어왔다.

분노, 불만, 굴욕……

하지만, 이곳에 발을 디딘 순간 그는 뼛속 깊이 파고드는 한기를 느꼈다.

잠깐…… 이건!

어떻게 이럴 수가! 이, 이건 말도 안 돼!

네놈이 어째서…… 벌써 깨어난 거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