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허락받지 못한 땅

UR-2난입자

사이드 스토리작전 후2026-05-21

고든은 겉으로는 펀을 돕는 척하며 그녀를 생태원으로 보냈지만, 실제로는 이 기회를 틈타 그녀와 내스티를 함께 붙잡을 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그가 도착했을 때, 생태원 식물은 모조리 시들어버리게 된다. 한편, 생태원에서 골필을 훔친 펀은 서둘로 거처로 돌아왔으나, 밴시 손님은 사라지고 없었다.

등장 오퍼레이터: 내스티, 케언


어마, 이쪽이 바로 라인 랩 최연소 주임이자, 크리스틴의 오른팔이었으며, 생태원과 사이언스 파크 엔지니어링부를 모두 책임지고 있는 내스티 주임인가?

내스티

……머시아, 이게 네가 말한 '후속 사항'이야?

머시아

어, 그렇습니다. 해설원이 있으면 엔지니어링부와의 소통 효율도 올라가고, 라인 랩 생태원 홍보에도 도움이 될 거예요. 더 이상 프리뷰 때처럼 냉대받을 일도 없고요.

내스티

……

내스티 주임, 파크 상공에 떠 있는 플랜터 유닛은 프로펠러 없이 주문을 이용해 양력을 생성한 거라던데, 정말이야?

내스티

전부 그렇진 않아. 목소리를 매개로 하지 않을 경우, 주문은 기계와 결합해야만 동력이 유지되니까.

그렇다면 주임한테는 골필이 아주 중요한 도구겠네. 설마 잃어버리면 큰일 나는 거야? 예를 들면, 병에 걸린다든가, 기억상실에 걸린다든가?

내스티

나한테 골필은 그저 도구일 뿐…… 신체에 영향을 주진 않아.

그럼 평소 업무 외 시간에는 어떻게 스트레스를 풀거나 머리를 식히는 거야?

내스티

……

깃뿔 케어 풀세트가 도움이 돼? 혹시 추천하는 브랜드가 있어? 아, 제품 효과 확인을 위해 내가 뿔을 살짝 만져봐도……

내스티

해설원, 지금 한 질문은 우리 업무와 전혀 관련이 없어. 생태원을 안내할 연구원을 붙여주지. 너의 질문에 대답해 줄 거다.

하지만……

내스티

머시아와 단둘이 확인할 일이 좀 있어.


내스티

고든이 또 뭘 하려는 속셈이지?

머시아

그게 무슨 말씀이신가요? 장관님도 라인 랩의 현재 처지에 일부 동종 업계 사람들이 끝없이 욕심을 부릴 거라는 것은 알고 있어요. 하지만 그것 때문에 점검 작업에 차질이 생기면 득보다 실이 큽니다.

머시아

그분은 그냥 걱정하고 있을 뿐이에요.

내스티

그 녀석이 입은 그 값비싼 양복은 양심과 맞바꾼 대가라고 생각했는데.

머시아

……

내스티

게다가, 저 해설원이 저렇게 엉뚱한 질문만 늘어놓는 걸 보면, 애초에 목적이 따로 있다고밖에 생각되지 않아.

내스티

네 상사를 옹호해야 한다는 건 이해해. 그러니까 굳이 질책할 생각은 없어. 하지만 내 앞에서는 사실대로 말해도 상관없다는 걸 너도 잘 알 거야.

머시아

……저도 이번 일은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고든 장관님이 주임님께 일부러 그러는 건 절대 아닐 거예요.

내스티

근거는?

머시아

내스티 주임님, 저희가 합의를 막 끝낸 상황에서 이렇게 바로 주임님을 다시 압박할 이유는 없어요.

머시아

만약 장관님께 정말 다른 목적이 있다면, 평소 신중한 그분 성격상 반드시 계획을 저한테 상세하게 설명해 그 어떤 차질도 없게 했을 거예요. 그게 아니라면……

내스티

다른 비밀을 숨기고 있는 거겠지.

머시아

……

머시아

사실 장관님은 매일 몇 시간씩 사무 구역에서 사라집니다. 처음엔 단순히 투자 회의차 고객을 만나러 간 줄 알았어요.

머시아

며칠 전, 한 투자자와 얘기를 나눴는데, 그분은 장관님이 단 한 번의 협상으로 모든 계약을 끝냈다며 장관님을 칭찬했거든요.

머시아

그런데 제 기억으로는 분명 장관님께서 그 투자자와의 협상이 순조롭지 않아,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하셨어요……

머시아

저기, 내스티 주임님, 왜 그런 눈으로 저를 보고 계세요?

내스티

너, 비서의 첫 번째 수칙을 어겼어.

머시아

앗!

내스티

그리고 방금 단서를 정리할 때도 전만큼 긴장한 것처럼 보이진 않아.

머시아

……그, 그런가요?

머시아

수칙대로라면 저는 귀와 입을 닫고, 오직 상사를 위해 말했어야 했는데, 지금은 그분이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어요.

???

내 이야기를 하고 있었나?

머시아

!!

고든

둘이 이렇게 잘 지내는 모습을 보니 참으로 기쁘군. 머시처럼 말주변 없는 친구는 일 말고는 아무것도 몰라서, 친구도 못 사귈 줄 알았는데.

머시아

고든 장관님, 저……

내스티

그것도 비서 수칙 중 하나인가?

고든

하하, 내스티 주임, 농담을 참 잘하네.

내스티

농담이나 들으러 온 건 아니길 바랄게. 나는 그런 쪽엔 서툴러서 말이야.

고든

사과하러 왔어.

고든

전시회 참가 프로젝트도 챙겨야 하고, 수만 건의 전시품도 점검해야 하고, 고생이 아주 많다는 걸 알아. 그래서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 싶군.

내스티

네가 보낸 그 해설원, 정말 '프로페셔널'하더군.

고든

존경하는 대상을 만나면, 누구라도 긴장하기 마련이지.

내스티

나한테 그런 '팬'이 있었다니, 금시초문이군.

고든

아마 수줍음이 많아서 그럴 수도 있고, 아니면……

고든

의심받지 않으려고, 둘이 일부러 그랬거나.

내스티

무슨 뜻이야?

고든

머시, 그 해설원을 데려와. 내스티 주임에게 확인하고 싶은 게 몇 가지 있으니.

머시아

장관님, 해설원이…… 사라졌어요!

고든

뭐라고……?!

연구원

내스티 주임님! 모든 식물의 영양 공급이 끊겼습니다! 그런데 메인 컨트롤 프로그램에는 에러가 없고, 중앙 제어 컴퓨터의 하드웨어에도 아무런 손상 흔적이 없어요. 마치……

내스티

통제하던 명령이 전부 취소된 것처럼.

연구원

맞아요. 실험 식물에 영양분을 공급하던 에너지 전환기가 역으로 작동하고 있어요. 빨리 명령을 복구하지 않으면, 이 식물들은 몇 분 내로 다 죽고 말 거예요!!!

내스티

늦었어, 벌써 시들기 시작했어.


우선은 잎사귀, 이어서 나뭇가지, 그리고 나무 전체에…… 짙은 녹음이 불과 몇 초 만에 생태 실험용 벽에서부터 무심하게 떨어져 나갔다.

사람들은 걸음을 멈춘 채, 눈앞에서 순식간에 벌어진 재난을 그저 멍하니 바라보는 수밖에 없었다. 그 움츠러든 마른 뼈 같은 가지나 잎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두가 잘 알고 있었다.

절망으로 내몰린 건 식물들만이 아니었다.

연구원

다들 뭐 하고 있어요! 전시회에 내보낼 실험종부터 빨리 옮겨 심어요! 저게 우리가 가진 마지막 묘목……

고든

모두 멈춰!

연구원

뭐……

고든

지금부터 파크 경비대가 라인 랩의 생태원 관할권을 이어받아, 전면적인 사고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증거 확보가 끝날 때까진 아무도 설비에 접근할 수 없다!

고든

경비대.

사이언스 파크 경비대

네.

고든

생태원을 봉쇄하라.

사이언스 파크 경비대

알겠습니다.

고든

미안하게 됐군, 내스티 주임. 너희들의 실험 성과가 이렇게 물거품이 된 건 나도 가슴 아프지만, 파크의 안전을 위해서 난 이런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어.

고든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연구원 전원을 실험실에서 철수시켜. 점검 작업도 다른 사람에게 맡기지.

내스티

저 경비들은 언제부터 문 앞에 대기하고 있었지? 경보가 울리기 전? 아니면, 울린 후?

고든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모르겠군.

내스티

연구원들이라면 돌려보낼 수 있어, 하지만 나는 여기 남겠어.

내스티

고든, 참 절묘한 타이밍에 왔네.

고든

……


허억…… 허억……

다행이다…… 그 사람들…… 쫓아오진 않았네……

고든 장관, 원래는 생태원에서 합류하기로 했지만, 약속을 어겨서 미안해.

아무래도, 내가 그 밴시를 도울 수 있는 물건을 찾은 것 같아……

펀이 꼭 쥐고 있던 오른손을 펴자, 새하얀 물체가 그녀의 손바닥 위에 드러났다.

10분 전, 그녀는 생태원을 둘러보며, 연로한 밴시가 제정신을 되찾도록 도울 수 있는 것이 무엇일지 고민하고 있었다.

밴시에게 정말로 중요한 것, 본능을 자극할 수 있는 것이어야 했다.

그 순간, 마치 운명처럼 나무에 꽂혀 있던 작은 물체 하나가 펀의 눈에 들어왔다.

난해한 기호가 새겨진 그 희뿌연 '짧은 가지'에서 심전도의 파동 같은 무늬가 은은하게 빛나며, 그녀는 저항할 수 없는 이끌림을 느꼈다.

펀은 비슷한 기호나 문양을 본 적이 있었다…… 이것은 밴시의 골필이었다.

내스티 주임, 미안. 이 골필, 잠시만 빌릴게. 손님이 건강만 되찾으면 바로 돌려줄게.


안녕, 내 친해하는 손님. 종일 방에 틀어박혀 있어서 답답했지? 내가 손님의 기억을 되돌릴 방법을 찾았……

어라…… 손님?

방안은 텅 비어 있었고, 침대 시트의 구겨진 자국만이 누군가 있었음을 말해 주었다.

활짝 열린 창문으로 바람이 불어왔고, 창틀 위에는 검은 깃뿔의 파편이 바람결에 흔들리고 있었다.

손님이…… 사라졌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