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ST-2대칭
미후네는 텟사이의 약점인 테츠야를 붙잡는다. 그렇게 미후네는 반야와 카지마치의 땅문서를 빼앗고, 모모카와 키치세이를 납치하고, 거기에 텟사이를 살해하는 장면을 테츠야에게 생중계해 테츠야를 처절한 고통에 빠뜨리게 된다. 호시구마가 카지마치에 도착했을 때, 텟사이는 이미 죽어가는 상태였고, 카지마치의 철거 공사도 시작된 후였다.
등장 오퍼레이터: 호시구마, 키치세이, 호시구마 더 브리처
텟사이 씨가 안방에 너무 오래 계셔서 걱정돼……
걱정할 거 없어. 영감님의 망치질 솜씨는 네 노래 실력, 호시구마의 싸움 실력, 그리고 내 파친코 실력이랑 비슷하니까.
그러면 넌 파친코를 엄청 잘 하는 거야?
그게…… 아하하……
주제를 돌리기 위해, 키치세이는 앞에 놓인 디저트 접시에서 쿠키 하나를 집어 입에 넣었다.
이런, 내가 쿠키를 다 먹어버리게 생겼네.
텟사이 씨 집에 있는 쿠키는 왜 전부 니노미야의 원조 치스티밀크 맛일까? 이게 좋으신가?
이건 테츠야가 좋아하던 맛이야.
테츠야도 킨베에의 실체를 알아차린다면……
그럴 수 있었으면 진작에 알아차렸겠지.
그래도 말은 바로 해야지. 테츠야가 킨베에랑 붙어 다니는 건 그냥 결과고, 진짜 원인은 텟사이 영감한테 있잖아……
텟사이의 식견이 네 절반 정도만 돼도 여한이 없겠군, 키치세이.
킨베에?!
모모카, 안방으로 들어가. 내가 이 자식을 붙잡아 둘게!
진정하라고, 젊은이.
……
아아, 실례했습니다. 회장님께서 친히 자택에서 맞이해 주신다니, 몸 둘 바를 모르겠군요.
호시구마는?
저희가 잘 대접하고 있으니, 이쪽으로 오진 않을 겁니다.
빈틈을 노리다니, 비겁한 녀석!
너희의 수가 잘못된 거다. 모리우치를 어떻게 미끼로 쓸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알아서 걸려들 줄이야.
하지만 나도 이제 걸핏하면 싸우고 죽이는 건 이제 그만하고 싶어. 그런 시대는 지났잖아?
그래서 텟사이 회장님께 취임식에 참석해 달라고 정중히 부탁드리러 온 거야.
취임식?
그래.
어르신이 도무지 카지마치를 내놓지 않으니, 나도 약간의 무례를 무릅쓰고 허울뿐인 킨세키가이 회장 자리를 넘겨받기로 했어.
회장님, 체면 때문에 참석하시기 힘들다면 반야만 넘겨주셔도 됩니다. 그것만 있다면 취임식은 진행할 수 있으니까요.
반야는 후계자의 증표 따위가 아닐세. 예전에도 아니었고, 지금도 마찬가지야!
모두가 그렇다고 믿는다면, 그것은 증표가 맞습니다.
그리고 회장님께서는 호시구마를 너무 편애하신 나머지, 증표라는 사실도 못 알아차린 것 아닙니까?
아니면, 저를 모욕하기 위해 호시구마가 용문으로 떠나기 전에 반야를 넘겨준 겁니까? 제가 도대체 뭐가 부족해서, 그렇게까지 저를 미워하시는 거죠?
……자네는 자네 자신을 너무 과대평가했어.
그래, 바로 그거야! 그게 바로 내가 듣고 싶었던 대답이야!
근데 말이지. 이건 내가 나를 과대평가한 게 아니야, 네가 호시구마를 제외한 모든 사람을 하찮게 여긴 거다!
미후네는 홀로 문 앞에 서서 큰 소리로 웃었다.
모모카와 키치세이는 천천히 텟사이 뒤로 물러섰다.
진작 이 사실을 말했다면, 적어도 네 아들이 등을 돌리는 일은 없었겠지.
지금 테츠야 얘기가 왜 나오는 것이냐?! 그 녀석한테 자리를 물려주려고 자네랑 척을 졌다고 생각하지 말게나. 그 녀석은 애초에 킨세키가이를 이끌 만한 그릇이 아니야.
그래, 알고 있다. 그 아이도 네 성에 차진 않겠지.
쓸데없는 소리는 말거라. 너를 쓰러뜨릴 수는 없겠지만, 호시구마가 돌아올 때까지 버티는 건 어렵지 않아. 여기는 내 집이니까.
마침 반야의 수리가 끝난 참이다. 너로 시험해 봐야겠군.
시험? 그래, 좋아.
하지만, 그 전에 이것부터 확인해 주실까?
미후네는 품속으로 손을 가져갔다.
텟사이는 미후네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했으나, 미후네가 품에서 꺼낸 건 사진 몇 장뿐이었다. 미후네는 그 사진들을 바닥에 흩뿌리듯 던졌다.
그중 사진 1장이 날아와 텟사이 앞으로 떨어졌고, 스치듯 지나간 사진의 내용은 텟사이의 눈에 들어왔다……
테츠야?!
그래, 테츠야다.
정말 성실한 아이였지. 내가 지시한 일이라면, 능력 밖의 일이라도 최선을 다했으니까.
지금도 그래, 호쿠인 출신 스파이를 테츠야가 정말 찾아냈어…… 근데, 아무래도 그 첩자가 테츠야 본인인 것 같더군.
이…… 이 자식!
이 사진을 처음 봤을 땐 나도 놀랐어, 근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해가 가더군.
테츠야의 어머니는 당시 북쪽에 있는 가족들을 그리워했을 뿐이야. 상대가 아무리 스파이로 포섭하려 했다 한들, 단호하게 거절했지.
하지만 우리 킨세키가이가 비밀리에 들여온 무기에 찍혀 있는 건, 호아시 가문의 문장이다.
이건 내 탓이기도 해. 그때만 해도, 킨세키가이 소속의 방송국이 가진 영향력이 지금처럼 크진 않았으니까. 근데 소문이 퍼지자, 킨세키가이가 무너지길 바라던 녀석들이 우르르 몰려왔지.
결국 난 무기들을 둘 곳을 마련했지만, 뒤처리는 네가 해야 했다. 결국, 테츠야의 어머니도 추방할 수밖에 없었던 거지. 마치 과거 호시구마를 추방한 것처럼 말이야.
네게 킨세키가이는 그저 쇼기판에 있는 '왕장'일뿐이야.
넌 킨세키가이의 존속을 위해, 호시구마 같은 '금장'도, 나같이 평생 성에 차지 않는 '토금'도 언제든 버릴 준비가 되어있지.
그래서 난 항상 궁금했어…… 네게 테츠야는 도대체 어떤 존재일까?
도대체 뭘까? '비차'? '각행'? 아니면 도저히 쓸모가 없어서 눈 하나 깜빡 안 하고 버릴 '보병'?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오늘은 정말 한바탕 붙어야 하는 날이 되겠지. 하지만 넌 그렇게 하지 않을 거야. 내 말이 틀렸나?
테츠야가 쓸모없는 건 맞아. 하지만 테츠야는 네 쇼기판에 있는 말이 아니야. 그 녀석은 너라는 기사의 아들이지, 절대로 쇼기판 위에 올려 비교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는 거다……
닥쳐라!
노인은 온몸에 힘을 실어 바로 방패를 들고 미후네에게 달려들었다.
하지만 반야를 쥔 손이 떨리고 있다는 걸 미후네는 알아차릴 수 있었다.
아이의 어머니는 이미 영원히 누명을 벗을 수 없게 됐어. 만약 네게 남은 단 하나뿐인 아이마저 똑같은 결말을 맞는다면……
닥치라고 하지 않았느냐!
망설이고 있군. 만약 수리한 반야로 단숨에 상대를 제압할 수 있다면, 내 목숨을 위협하는 것으로 테츠야를 지킬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나?
훗, '만약'이라, 정말 거슬리는 단어지.
두렵나?
안타깝지만, 난 혼자 온 게 아니거든.
쪽수로 밀어붙이려는 건 아니야. 다만, 그 반야를 내 앞에서 휘두른다면 누군가 버튼을 누르게 될 거고, 이 사진들은 곧장 킨세키 방송국으로 전송되겠지.
테츠야가 자신이 옳았다는 것, 그리고 아버지가 어머니한테 그랬듯 단 한 번도 자신을 중요하게 생각한 적 없다는 걸 깨닫게 될 때, 넌 철저히 홀로 남게 될 거다.
늙은이, 네 생각은 어떻지?
늙은이, 네 생각은 어떻지?
이건……
이건 분명 드라마야!
사실이 아니라고 해!
테츠야는 자신을 데려온 닌자의 어깨를 힘껏 흔들었지만, 닌자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겨우 반야를 진짜 주인에게 넘겼군.
하지만 아쉽게도 아직 의뢰받은 일이 남아있어. 카지마치의 땅문서는 어디 있지? 급하진 않아. 의뢰자는 일을 최대한 깔끔하게 처리해 주길 바랐으니까. 일단 나와 함께 가지.
이 아이들은……
아, 두 사람을 말하는 건가. 이렇게까지 협조한 것을 봐서, 나도 호의를 베풀도록 하지. 얌전히 따라온다면, 저 둘의 목숨은 살려주겠어.
킨베에, 꿈도 꾸지 마! 네 꼬리로 허리띠를 만들어 버리기 전에……
키치세이!
아버지의 분노 섞인 외침이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왔다. 신호가 좋지 않아 소리가 일그러져 더욱 비현실적으로 들렸다.
아…… 아버지!
아버지를 어디로 데려가려는 거야?! 아버지를 놓아줘! 볼일이 있다면 나를 찾으라고! 왜 아버지한테 그러는 거야?! 왜!!
미오 씨. 아오오니는 어떻게 됐죠?
미후네 씨의 명령이야. 때가 되면, 아오오니가 카지마치로 돌아갈 수 있게 놓아주라고 했어.
이 아이는 어떡하지? 언제 풀어줘야 해? 아니면 다른 방법으로 처분하나?
저도 모릅니다. 위에서는 그냥 방에서 못 나가도록 지켜보고, 아무것도 건드리지 못하게만 하라고 하셨지, 다른 지시는 없었습니다.
알았어.
미오 씨, 그게…… 언제까지 감시해야 할지도 모르고, 어제도 밤을 새우는 바람에 지금 너무 졸려서 조금 버티기 힘듭니다……
……
가봐.
감사합니다!
……TV? 뭐가 나오고 있지?
……
날 보내줘.
난 너한테 질문했잖아.
보내달라고!
미후네 씨가 널 붙잡아 두라고 했어.
아버지가 이미 너희들을 따라갔잖아! 굴복한 거잖아! 뭘 더 바라는데!
난 그냥 명령을 따를 뿐이야.
젊은 오니가 허리춤에서 목검을 뽑았다. 하지만 검을 제대로 잡기도 전에, 리베리의 등 뒤에 있던 귀수가 손쉽게 테츠야를 바닥으로 쓰러뜨렸다.
헛수고야.
텟사이 회장, 더 할 말은 없나?
아예 말을 하지 않을 생각인가? 뭐, 상관없지. 내가 말하라고 할 때만 말하면 괜찮아.
카메라는 계속 텟사이를 따라가고 있었다.
테츠야는 아버지가 저택을 떠나 문 앞에 세워져 있는 차에 탑승하는 걸 지켜봤다.
얼마 지나지 않아 차 문이 열렸다. 눈에 띄지 않는 문을 지나자, 화려하고 웅장한 행사장이 나타났다.
저긴 뭐 하는 곳이지?
경매장이야.
무엇을 경매하는 건데? 카지마치? 설마 아버지의……?
아니야.
앞서 소개해 드릴 경매품은 오늘 급히 추가되어 명단에 없는 경매품입니다.
이번 소지품은 킨세키 그룹에서 처음으로 생산했던 TV, 그중에서도…… 첫 번째 모델입니다!
경매 시작가는…… 700만입니다?
이렇게 평범해 보이는 TV가 시작부터 2천 냥 가까이 되는 노, 높은 가격으로 측정된 걸 보니, 특별한 TV가 분명하겠죠……
750만.
미후네 코헤이 씨? 진심입니까?!
물론이지.
다만 이 TV의 가치를 아는 자는 나뿐이 아닐 거라고 생각해.
그, 그런가요……
어쨌든 미후네 코헤이 씨께서 750만을 제시하셨습니다!
750만, 750만……
……천만.
연로한 오니가 입찰 패를 천천히 들어 올리며 금액을 부르는 장면이 화면 정중앙에 나오고 있었다.
늙고 메말라서 생기라곤 찾아볼 수 없는 목소리가 TV에서 흘러나왔다.
킨…… 킨세키가이의 텟사이 회장님?!
미후네가 또 뭐라고 했길래…… 1500만? 계속 올리는 거야? 아버지를 빚더미에 몰아넣을 생각인가?
리베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테츠야는 리베리의 눈에는 1500만이라는 숫자가 불러일으킬 수 있는 감정보다 조금 더 깊은 무언가를 느꼈다. 마치, 무덤덤한 연민 같은 무언가를.
2억?! 텟사이 씨, 지금 2억이라고 말씀하신 게 맞나요?
2……
2억?!
2억, 2억, 2억…… 낙찰되었습니다.
테츠야는 텟사이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잘 차려입은 입찰자들 사이를 지나 원래 자신의 것이었던 TV 앞으로 걸어가는 모습을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잠시만요…… 텟사이 씨, 아직 절차가 남아 있습……
텟사이는 경매사를 무시한 채, 조심스레 TV를 품에 안아 올렸다. 마치 오래전, 그것을 팔기 위해 안고 여기저기 다녔던 시절처럼.
TV 너머에서 테츠야가 목검을 들어 올렸다.
테츠야는 절망하며 문 앞에 있는 미오에게 달려들었지만, 또다시 쓰러졌다.
테츠야는 계속해서 달려들었다……
그리고 TV는 어딘가 왜곡된 소리를 계속 방안에 퍼트리고 있었다.
셔터 소리, 말은 하고 있지 않지만 무슨 상황인지 아는 사람들의 박수 소리, 발걸음, 사인하는 소리, 차 문소리 그리고 차량이 출발하는 소리까지.
한때는 너무나도 익숙했지만, 이제는 낯설게 느껴지는 아버지의 저택 대문이 열리는 소리.
테츠야는 이제 자신이 일어난 게 몇 번째인지, 쓰러진 건 몇 번째인지 알 수 없었다. 그리고 다시 칼을 쥐고 미오에게 달려드는 순간, 등 뒤에서 사람의 목소리가 들렸다.
죽어가는 유령 목소리와 사람을 잡아먹은 듯한 악귀의 목소리였다.
그걸 과연 사람의 목소리라고 할 수 있을까?
이제 땅문서를 넘겨.
여기에 사인을 하고 지장을 찍으면 끝이야.
……
아직도 못 하겠나?
하지만 너도 알고 있잖아, 지장을 찍기 전까진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지장을 찍으면 어떻게 되는 거지?
카지마치의 땅문서를 담보로 2억을 빌려줄 거야. 그리고 그걸 경매장에 내면 TV는 네 것이 되는 거지……
테츠야를 말하는 거다!
테츠야? 지금과 같을 거야, 그 사진들은 영원히 봉인되겠지.
어차피 2억이라는 돈을 갚지도 못하잖아? 우리끼리 말을 맞추고 테츠야에게는 말하지 않는 거야. 그러면 테츠야는 계속 아무것도 모르는 철부지로 살아갈 수 있을 테니까.
TV 밖에 있던 두 사람은 순간 얼어붙었다.
심지어 무덤덤했던 리베리조차 무의식적으로 뒷걸음질 쳤다.
사기꾼!
사기꾼이야! 미후네는 사기꾼이라고! 찍지 마! 찍지 말라고!!
나도 알아. 아들을 포기하거나, 채무를 떠안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니, 정말 결정하기 어렵겠지.
돈? 돈이…… 중요한가?
돈, 사업, 명예, 땅. 이제는 중요하지 않다네.
하지만 너처럼 머리부터 발끝까지 썩어빠진 놈한테 고개를 숙이는 것만큼은…… 그것만은……
숙이게 될 거야.
악귀의 검에서 구해내지 못했던 테츠야를 위해, 그리고 너 때문에 배신자가 될 뻔했던 테츠야를 위해 고개를 숙이게 될 거야.
……
테츠야뿐만이 아니라, 호시구마와 나머지 여자아이 둘을 죽이지 않겠다고 약속해라.
그런 짓은 하지 않겠다.
난 속은 거야, 저 녀석한테 속은 거라고! 그러니까 아버지 당신도 속지 마!
당신은 킨세키가이의 회장님이잖아. 천하를 주름잡던 텟사이잖아! 그리고 내 아버지잖아! 아버지! 아빠!!
안돼, 이럴 수는 없어. 이렇게 되면 안 된다고!
당신은 냉혈한 아버지이자, 손짓 하나로 미츠쿠에의 뒷세계를 뒤흔들 수 있던 악당이잖아. 내 어머니를 죽인 살인자잖아! 그런 사람이 아니잖아!
아버지……
붉은 인주를 묻힌 손바닥이 계약서 위로 올라왔다. 노인은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은 사람처럼 보였다.
좋아, 아주 좋아.
참고로 말하자면, 네 아들은 이 모든 것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보고 있었어. 분명 네 아들도 네게 감사할 거야. 감사 인사는 사양하지.
이 자식!!
네 아들은 자기도 모르게 나를 자신과 같은 부류로 여기더군. 테츠야는 내가 자신과 같다고 생각해, 네 눈에 차지 않는, 언제나 가치 없는 대체품일 거라고 생각하지.
하지만 오늘 그 녀석이 깨달았으면 좋겠어. 세상에서 자기가 가장 불쌍하다고 생각하는 건 착각이라는 것을 말이야.
자신을 위해 마지막 자존심까지 버릴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게 얼마나 큰 행운인지 알게 되겠지.
순간, 부채가 빠르게 움직였고, 방금 손도장이 찍힌 종이가 반으로 갈라졌지만, 미후네는 그저 차갑게 웃을 뿐이었다.
무언가가 촬영 장비를 건드린 듯, TV 화면이 흔들렸다.
카메라는 여기 있다.
나를…… 속인 건가? 테츠야한테 알리다니, 테츠야를 살려둘…… 생각이 없던 것이냐?
호시구마를 속이고, 나를 속이고, 테츠야까지 속이면서 네가 얻는 게 무엇이지?!
속였다고?
호시구마는 이제 알게 될 거야, 그때 자신이 내린 선택이 일방적이었다는 것을.
그리고 테츠야도 알게 되겠지, 네가 테츠야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너도 알게 됐잖아?
지금의 미츠쿠에에는 더 이상 위선적인 킨세키가이가 필요 없어졌다는 것, 그리고 네가 했던 모든 일은 전부 자기기만일 뿐이라는 사실을……
스피커에서 갑자기 큰 소리가 났다…… 그건 카메라가 땅에 떨어지는 소리였다…… 화면은 검게 변했지만, 소리는 여전히 무심하고 차갑게 흘러나왔다.
텟사이 손에 든 부채와 미후네의 장검이 부딪히는 소리.
간신히 발걸음을 옮기는 소리.
칼끝이 몸을 꿰뚫는 소리.
아…… 아버지?
피가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
아버지……
몸이 바닥에 쓰러지는 소리.
아버지!!!
당신은 전장에서 죽어야 했잖아. 싸우다 죽거나, 경찰의 공격에 죽거나, 어머니의 복수를 하는 내 칼에 맞아 죽었어야 하잖아! 이렇게 죽으면 안 된다고……
이런……
이런 방식으로 죽으면 안 된다고…… 나 때문에, 나 때문에…… 이런 식으로…… 농락당하면서 죽는 건……!
당신, 당신에겐 아버지가 될 자격이 없었지만, 나 때문에 이렇게 죽으면 안 되는 거잖아!
내가 뭐라고 이렇게까지 하는 건데?! 도대체 겨우 나 같은 쓰레기 하나 때문에 이렇게까지 하는 거냐고!!
아버지……
미후네…… 씨?
네. 닌자랑 교대했습니다.
반응이요?…… 말하고 싶지 않네요. 어떤 반응일지 충분히 상상이 가지 않나요?
쓸모가…… 없어졌다고요?
……알겠습니다! 더 지시할 내용이 있나요?
네. 모모카를 가둘 공간을 마련하겠습니다.
잠시만요. 하나 더 있지 않나요? 키치세이라는……
……
미오라고 했지?
……
미후네가 날 죽이라고 시켰어?
일을 깔끔하게 처리하기 위해서 뿌리까지 싹 뽑아내려는 거잖아?!
그렇다면 빨리 끝내버려, 자, 날 죽여.
만약 지금 날 죽이지 않는다면, 손톱이 됐든 이빨이 됐든 뼈가 됐든, 무엇을 사용해서라도 반드시 너를 죽이고 이곳을 나가겠어.
……
가.
……뭐라고?
마음이 바뀌기 전에 떠나.
그리고 다시는 돌아오지 마.
해가 진 걸까?
텟사이는 알 수 없었다.
이미 시간 감각을 잃어버린 상태였다.
미후네의 칼에 찔려 쓰러진 뒤, 미후네가 자신의 손을 붙잡아 새 계약서에 피로 지장을 찍게 했던 일이 기억났다.
이어서 발걸음이 멀어지는 소리가 들렸고, 그와 동시에 시선이 흐릿해지며 눈앞이 깜깜해졌던 것이 기억났다.
최대한 빨리 이 모든 것을 떨쳐내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텟사이 아저씨?!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죄책감, 아니면 미련 때문일까, 그것도 아니면 호시구마에게 자신이 비참하게 죽어가는 모습을 보이기 싫었던 걸까, 노인은 비틀거리며 일어났다.
……호시구마?
누구야! 누가 이런 짓을! 킨베에야?!
호시구마, 난 카지마치를 지키지 못했다…… 반야도…… 네게 남기지 못하게 됐구나.
모모카랑 키치세이는?
……
킨베에가 말한 것 중에…… 맞는 말이 하나는 있었다. 회장 자리에 있다 보니, 나도 모르게…… 모든 걸 쇼기처럼 여기고 있었던 게지……
말을 전진시키고, 교환하고, 공격하고……
하지만 잊고 있었던 거야. 다른 사람에게도 나 역시 쇼기 말에 불과했다는 것을……
얼른 도망쳐라. 너는 킨베에의 상대가 될 수 없다…… 서둘러 이 폐허 같은 곳을 벗어나서…… 용문…… 용문으로 돌아가라……
그럴 수 없어!
텟사이 아저씨, 일단 앉아서 쉬고 있어. 의사를 불러올 테니까……
쿨럭, 쿨럭…… 필요 없다!
나는 여기까지다…… 딱 봐도 알지 않느냐……
텟사이 아저씨……
텟사이 아저씨, 나 여기 있어. 계속 옆에 있을게.
그러니까…… 앉자. 옛날처럼 같이 앉아 있자…… 어때?
호시구마는 죽어가는 노인을 부축하여 천천히 앉았다.
그다음, 호시구마는 멀리 있는 담장을 바라봤다. 담장 밖에서는 경고등이 번갈아 가며 깜빡였고, 캐터필러가 땅에서 굴러가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게 무엇인지는 관심 없었다. 카지마치는 이미 끝났기에, 그 후에 벌어질 일에는 관심이 없었다.
단지 옆에서 임종을 지켜야 한다는 사실만 알고 있었다.
노인의 숨소리가 희미해졌다. 하지만 노인은 아직 캐터필러의 진동을 느낄 수 있었다.
노인은 갑자기 두려움에 사로잡혀 고개를 들고 가까운 곳을 바라봤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저 무언가가 그곳에서 굉음을 내고 있다는 것이 느껴질 뿐이었다.
밖에서…… 무슨 소리가…… 희미하게……
저게…… 무엇이냐, 호시구마…… 저게 뭐지?
……
텟사이 아저씨, 저건……
호시구마는 말을 잇지 못했다.
한참이 지난 후,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저건 불꽃 축제가…… 시작한다는 신호야.
불꽃 축제가…… 벌써 시작한 거냐?
응. 다들 준비하기 시작했어. 들어 봐. 점점 떠들썩해지고 있잖아?
그래…… 그렇구나…… 카지마치가 오랜만에 북적이는구나……
노인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
공사용 차량이 저택의 높은 담장을 무너뜨렸고, 집 전체의 들보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멀지 않은 곳에서 파친코 기계가 하나씩 부서졌고, 구슬은 한꺼번에 쏟아지며 허공에 흩뿌려졌다.
이건 폭죽 소리야…… 드…… 들려?
응……
폭죽이 터지는 소리, 태고 소리, 소란스러운 사람들의 목소리.
노인은 땅이 진동하는 것을 느꼈다. 그것은 사람들이 춤을 추고 있기 때문이었다.
노인은 희미한 경적 소리를 들었다. 그것은 마을 밖의 도로가 꽉 막혀 차들이 움직일 수 없기 때문이었다.
노인은 자신의 심장 박동이 천천히, 천천히 느려지는 것을 느꼈다……
안 돼……
나는…… 아직……
노인이 마지막으로 느낀 환각 속, 피는 힘차게 돌았고, 심장은 다시 빠르게 뛰었다. 죽어가는 노인은 저물어가는 태양을 보며, 저것이 떠오르는 아침 해일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주름으로 가득한 손이 천천히 땅으로 떨어졌다.
……
신고자가 말한 사망자를 찾았다! 옆에는…… 호시구마로 추정되는 용의자도 보인다!
……
이것도 킨베에의 계획인가?
쓸데없는 소리 말고, 따라와라.
대답해 줘, 경찰에 신고한 뒤, 죽어가는 텟사이 아저씨 옆에 있는 내 모습을 너희에게 보여주는 것으로 나에게 살인죄를 덮어씌운다……
이것도 킨베에의 계획인가?
킨베에의 부하가 신고한 건가?
……
……그래, 알았어.
책임자로 보이는 경찰이 말을 꺼내기도 전, 호시구마는 뛰어올랐다. 그녀의 눈에 익숙한 상대가 들어왔다.
조직원과 닌자였다.
전부 한패였던 건가?
경찰은 고개를 숙인 채 발끝을 바라봤고, 호시구마는 칼집을 휘두르며, 옅지만 피할 수 없는 황혼 속에 틈을 베어내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