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6소용돌이
호시구마는 큰 충격을 받지만, 포위망을 뚫고 도망친다. 그리고 니타 거리의 뒷골목에서 코레토 형사를 마주치게 된다. 코레토 형사는 호시구마에게 극동을 떠나라 권유하지만, 호시구마는 그의 권유를 무시하고 미후네와 맞서 과거에 종지부를 찍기로 마음먹는다. 그 순간, 모모카의 외침이 멀리서 들려온다.
등장 오퍼레이터: 호시구마, 호시구마 더 브리처
……
멍하니 서 있지 마! 저런 놈들은 용의자보다도 더한 놈이다!
……이제 지쳤어.
너만 힘든 줄 아나?
아니, 이젠 정말 지쳤어.
별 쓰레기 같은 자식들이랑 떼로 몰려다니면서 사람 하나 잡겠다고 설치더니, *극동 욕설* 결국 잡지도 못했네.
저 사람을 봐, 우리에겐 손끝 하나 안 대고 있다고. 저 칼집에 쓰러진 녀석들이야말로 쓰레기들이지. 전부 전과자 자식들이잖아 저것들.
저 사람은 저 쓰레기들을 쓰러트리고 있지만, 우린 저 쓰레기들이랑 손을 잡고 저 사람과 싸워야 한다니……
젠장…… 이런 젠장!
코레토 그 자식은 여태까지 “괜찮아질 거야”라는 말만 했어. 거기에 난 경찰이 된 지 벌써 10년은 됐지, 견장도 이제 바뀔 때가 됐다고. 근데 이게 뭐가 괜찮아졌다는 거야? 괜찮아지기는 개뿔……
비켜, 짭새!
쇼고!
감히 경찰을 공격해?!
난 비키라고 했을 텐데.
이 자식이……
두 사람은 서로 쳐다보고 있었다.
경관, 길 좀 비켜줄래?
경찰을 공격했다는 죄명까지 생길 것 같아서 그래. 어쩌면 살인일 수도 있어, 지금은 딱히 신경 쓰고 있지는 않지만.
경찰은 한숨을 내쉬며 주머니에서 빈손을 꺼내 호시구마에게 내보이고는, 몸을 옆으로 살짝 비켰다.
쇼고 대신 나서줘서 고마워.
띠링, 띠링, 띠링. 링고네스, 링고네스 백화점♪
클래식에서 최신 트렌드까지, 없는 게 없는 링고네스 백화점♪
아직 이른 시간이니, 들어와서 한잔하시죠! 당신처럼 호탕한 오니족한테 딱 맞는 흑맥주가 새로 들어왔습니다!
고풍스러운 취향이라면, 이모쇼츄도 있습니다……
숙녀분, 이걸 받아주세요.
꺼져.
뭐가 그리 성급하시죠? 설마 당신도 이 땅에서 유일하게 소중한 것인 '행복'으로 가는 발판이……
잠깐, 당신은 '킨세키가이의 아오오니'?
……
모모카 씨가 어디 가셨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내 팬인가? 아니면 미후네한테 나를 데려가 포상이라도 받을 생각?
다 틀렸어요. 도움을 청하고 싶은 겁니다.
저도 모모카처럼 실종되게 해주시면 안 될까요? 그러면 저도 엄청 유명해질 것 같아서요.
저건 '아오오니'잖아!
우와! '아오오니' 씨, 같이 사진 찍어주실래요?
비켜.
에이, '아오오니' 씨, 잠시만요……
저, '아오오니' 씨, 여기는 그냥 술 파는 곳인데……
주문할게, '모에시마 블랙' 하나 포장해 줘.
죄송합니다. '모에시마 블랙'은 단종된 지 오래됐어요. 같은 양조장에서 나오는 신상품은 어떠세요? 역시나 최고급 라인이라 마음에 드실 텐데……
마음대로 해.
점원이 술을 가져오는 사이, 호시구마는 가게 앞에 등을 기댄 채, 몰려드는 사람들을 싸늘하게 훑어보았다.
용문이든 미츠쿠에든, 도시라는 것은 거대했다.
아무리 지위가 높고 권세가 있다고 해도, 한 사람의 죽음이 온 도시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 수는 없다. 하물며 유명무실한 조직의 우두머리라면 더더욱 그렇다.
죽은 사람이 있다면 살아 있는 사람도 있다. 그녀는 이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살아 있는 사람들도, 이 도시도 이제 자신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었다.
아무도 안 따라오는군.
여기로 하자.
호시구마가 병뚜껑을 열자, 코를 찌르는 알코올 향이 퍼졌다.
술을 입에 대지도 않았는데, 냄새만으로도 벌써 어지러울 지경이었다.
텟사이 아저씨, 이건 아저씨 잔이야.
쓰읍…… 비싸고 도수도 높은 술이 이렇게 밍밍하다고?
텟사이 아저씨, 내가 이번에 미츠쿠에로 돌아와서 술을 딱 2번 마셨거든. 한 번은 저택에서 아빠 제사 지냈을 때고, 그리고 또 한 번은 바로 지금이야.
괴담을 쫓는 사람들은 분명 딱 어울린다고 생각하겠지, '아오오니'는 죽은 사람과 함께 술을 마셔야 하니까.
괴담이라…… 하, 괴담.
내가 극동에서 겪었던 이야기는, 아직 진상을 모르는 상황에서 옳고 그름이 결정되어 버렸어. 한 발 내디딘 후에, 모든 게 끝나버렸지.
그건 정말 아주 멍청한 짓이었어. 내가 살아남았고, 첸도 비슷한 선택으로 살아남긴 했지만, 그래도 내 생각은 변함없어.
……첸 훼이지에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텟사이 아저씨도 걔를 만나봤어야 해.
걔는 '협객'이라 불릴 자격이 있어. 염국이든 극동이든, '협객'이라는 건 홀로 검을 들고 대군 앞에 서는 사람이야, 그게 바로 협객이지.
이건 걔를 위한 한 잔이야.
하지만 나랑 걔는 달라.
걔는 나와 달리 용감하지……
하하. 이건 꼭 아저씨가 아니고 내가 들어도 부끄러운 소리이긴 하네.
하지만 무서워서 그래…… 무서워서.
내 생사 따위는 전혀 상관없어, 근데 다른 사람은? 내가 지켜야 할 사람은? 우리……
……집은?
솔직히 말해서, 일이 이렇게까지 커진 상황이라면, 나는 당장 용문으로 돌아가야 해.
용문근위국 사람이 극동에서 살인사건의 용의자가 된 건 작은 일이 아니야. 스와이어는 물론, 린 씨, 후미즈키 부인, 심지어 웨이 장관님까지 나를 걱정할 거야.
아마 다들 가만히 보고 있지만은 않을 거야. 내가 그 사람들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있는 것처럼, 그 사람들도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있으니까.
하지만 이번 일은 결국 내가 저지른 거잖아.
간신히 찾아낸 그 집이, 또 내가 친 사고 때문에 해를 입어야 한다니.
내가 그곳을 '집'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나한테 그럴 면목이 있을까?
아니면 칼집에서 칼을 뽑아 완전히 오니가, 살인귀가 되어야 하는 걸까?
킨베에를 죽이고, 그 녀석을 따라 나한테 칼을 겨누던 양아치들, 그리고 나를 가로막던 경찰들까지 죽여서……
마지막에는 비 오는 날 미츠쿠에 거리를 어슬렁거리는 재앙이 되고, 완전한 괴물이자 진정한 괴담이 되는 거지.
한을 풀고 통쾌하게 흘러가는 대로 흐름에 몸을 맡기고, 광란 속에서 가장 돋보이는 미치광이가 되어서 그 녀석을……
아니, 미츠쿠에의 모든 사람이 바라는 대로 해버리는 거야.
……갈 곳이 없어. 어디로 가든, 무슨 일을 해도 전부 잘못된 길이야.
술을…… 벌써 다 마셔가잖아?
호시구마 씨는 주량이 세군.
누구냐!!
……부하는?
나 혼자야.
텟사이 아저씨의 시신은 어딨지?
경찰에서 보호 중이야. 칼에 찔려 죽었더군. 그것도 네 칼이 아니었고.
근데 경찰은 왜 나를 잡으러 왔지?
상사가 내린 명령이니까.
너도 나를 잡으러 왔나?
아니. 나는 술 마시러 온 거야.
경찰은 멋대로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주머니에서 작은 유리잔을 꺼냈다.
……크으, 진짜 독한 술이군.
이성적으로 설득하고, 내 감정에 동조하는 것으로 나를 순순히 잡아가는 게, 네가 받은 명령인가?
……그리고 너를 미츠쿠에에서 빼내 용문으로 무사히 돌려보내는 거지.
이제 와서 상사의 지시를 거역하겠다?
……
내가 어째서 미츠쿠에에 막 도착한 너를 체포했다고 생각하지?
20년 전에 용문에서 범죄를 저질렀던 고위급 조직원이 다시 용문에 돌아왔다면, 나라도 그 사람을 체포해서 제대로 물어봤을 거야.
그것뿐인가?
그것 말고 다른 이유가 있나?
경찰은 호시구마의 눈을 빤히 쳐다봤다.
상대가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것도 아니고, 농담하는 것도 아니란 것을 알아챈 경찰은 대뜸 호시구마의 얼굴에 주먹을 날렸다.
정말 잊어버린 모양이군.
너희 킨세키가이 손에 죽은 의원 후보의 성도 코레토였어.
……
방금 그건 삼촌 대신 날린 거다.
조직을 향한 *극동 욕설* 같은 의협심 때문에 네가 억지로 죄를 뒤집어쓴 것만 아니었어도, 삼촌에 관한 일이 이렇게까지 오래 묻혀버릴 일은 없었겠지.
……미안해.
사과는 이미 늦었어. 이제는 미후네한테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어.
그 자식은 진작에 막강한 권력을 쥔 의원한테 줄을 섰지. 그게 아니라면, 어떻게 조직원 주제에 경찰서를 쥐락펴락할 수 있겠어?
너를 풀어줘서 그 자식이 원하는 바를 이루지 못하게 하는 것,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야…… 경찰이 할 수 있는 건 거기까지다.
그리고 텟사이 아저씨의 죽음은 아오오니와 괴담의 마지막 장식이 되고, 모든 게 그때처럼 흐지부지되는 건가? '영무국' 소속 코레토 형사?
……
원하는 바를 이루지 못하게 한다니. 네가 하는 일은 결국 그 녀석을 돕는 일이잖아?
괴담이랑 미후네가 연관이 있다고 의심하는군.
별로 놀라지 않는 것 같네.
아무리 '영무국'이라 해도, 경찰은 경찰이니까. 경찰은 냄새를 잘 맡거든. 쇠사슬에 꽁꽁 묶여 있다고 해도, 어디서 썩은 내가 풍기는지는 알아챌 수 있지.
그리고 쇠사슬이랑 타협하기로 한 거야?
모든 사람이 너와 같진 않아. 너 혼자 가츠동으로 배를 채웠다고 해서 온 집안이 배가 부른 건 아니니까.
이 미츠쿠에에서, 몸을 뒤척이기도 힘든 비좁은 집에서 네 식구가 살려면, 얼마가 필요한지 알아?
별로 알고 싶진 않아.
만약, 내 대출을 다 갚아 주고 처자식을 용문으로 데려가 주겠다면, 오래된 네 저택을 샅샅이 뒤져줄 수 있어.
아니면, 미후네를 단번에 끝장내 버리든가. 나도 모험을 싫어하는 스타일은 아니거든.
자, 이제 선택해.
내가 평생 다 갚지도 못할 대출을 대신 갚아줄래, 아니면 의원보다 더 큰 힘으로 미후네를 완전히 무너뜨릴래?
……
나는 이미 할 수 있는 만큼 했다고. 사리 분별을 좀 했으면 좋겠는데, 아오오니.
경찰은 고개를 홱 젖혀 마지막 남은 술을 비웠다.
나랑 가자.
……싫어.
갈 수 없는 이유를 대.
나는……
나는 내 희생에 의미가 있었으면 좋겠어. 하지만 미츠쿠에의 모든 게 이 점을 부정하고 있어.
내가 이 텅텅 비어버린 도시에 얽매일 필요가 있을까?
이제 갈 때가 됐어.
이만 돌아가야 해.
아가씨가 시에스타에서 보내는 여름은 이렇게 쓸쓸하지 않았으면……
……구마!
누구지?
무슨 소리야? 누구냐니?
……호시구마!
유령 씨!!
모모카잖아?!
코레토, 모모카의 목소리 들려?
모모카? 그 아이돌 말하는 거야? 계속 너랑 있지 않았어? 안 그래도 어디에 숨겼는지 물어보려고……
나 여기 있어!
……
여기야!
호시구마는 목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으로 미친 듯이 달려갔다.
코레토는 한숨을 내쉰 후, 호시구마 뒤를 바짝 쫓아갔다.
아무도 없잖아? 근데 분명 목소리가 가까워지고 있는……
여기야! 여기!!
모모카?!
너……
……어쩌다 TV 속에 갇힌 거야?
호시구마와 코레토 형사 모두 이 말을 입 밖으로 꺼내진 않았다.
두 사람 앞에는 영업 중인지도 모르겠는 정체불명의 작은 가게, 그리고 낡은 TV가 있었다.
TV속에는 산발이 된 모모카가 호시구마를 향해 힘껏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눈은 호시구마를 보고 있지 않았고, 한 손으로는 자신 앞에 있는 무언가를 두드리고 있었다. 아무리 봐도 TV 스크린을 두드리고 있는 것 같았다. 마치 언제든 그 안에서 기어 나올 것만 같은 모습이었다.
호시구마 맞지!
나야! 나 안 보여?
나는 네가 보이지 않지만, 네 목소리는 들려!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야…… 전부, 전부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흑흑……
일단 울지 말고, 대체 어디 있는 거야? 지금 TV에서 나오는 건 어디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지?
여기는 킨베에의 아지트야. 나랑 키치세이는 지금 여기 갇혔어……
치지직.
모모카?!
화면이 순식간에 검게 변했다.
건물 사이로 느닷없이 차가운 바람이 불어왔고, 허리춤에 있던 칼이 칼집에서 윙윙거리며 흐느끼는 듯한 소리를 냈다.
코레토.
……
텟사이 아저씨가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아직 많이 혼란스러운 상태야. 그리고 그런 일을 잊은 건 내 잘못이고.
하지만 너는? 정말로 내가 모모카를 숨겼다고 생각했던 거야?
그리고 키치세이. 걔는 너희에게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사람이잖아. 파친코나 하는 구제 불능일 뿐이지.
호시구마……
나라는 골칫거리를 무사히 내보내기 위해서, 킨베에랑 엮어버린, 게다가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사람 한둘쯤은 그냥 못 본 척하겠다는 거야?
저 둘의 안전은 내가 최대한 보장할 테니까……
흉가의 피해자, 텟사이 아저씨 그리고 며칠 전에 카지마치에서 목이 잘린 킨베에 부하까지…… 안전을 보장한 적이 있긴 한가?
……
호시구마도 주먹을 휘둘러 똑같이 형사의 면상을 후려쳤다.
하지만 주먹이 너무 강했던 나머지, 형사는 비틀거리며 뒷걸음질을 치다가 겨우 중심을 잡았다.
내가 무능하다는 걸 굳이 상기시켜 줄 필요 없어.
하지만 넌 골칫거리가 아니야, 넌 내가 가지고 있는 패 중에 유일하게 미후네한테 고통을 줄 수 있고, 녀석이 미츠쿠에에서 전지전능한 존재가 아니라는 걸 깨닫게 해줄 수 있는 사람이지.
나를 도중에 놔줬다는 것만으로?
그게 경찰이 할 수 있는 최선이야.
정말?
너도 경찰이잖아. 경찰의 최선이 어느 정도인지 알 텐데.
호시구마, 내 말 들어. 용문으로 돌아가. 너의 그 '고향 사람', 그리고 용문근위국이 이 일을 수습해 줄 거야.
호시구마는 무의식적으로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그 안에는 용문근위국 배지가 들어있었다.
부드러운 감촉의 무언가도 손끝에 닿았다. 텟사이가 건네준 반야에 묶여 있던 붕대였다. 친구들이 준 선물이자 마음이었다.
순간, 그녀는 난데없이 시에스타의 바닷바람 냄새를 맡은 기분이 들었다.
뒤이어, 빅토리아 들판의 촉촉한 풀 냄새……
그리고 용문 시내의 음식점 냄새까지……
……그러나 카지마치에서 나는 건, 점점 더 짙어지기만 하는 오랜 저택의 썩어가는 냄새뿐이었다.
……
네 말이 맞아.
알았으면 서둘러서……
내 말은, “용문근위국에서 수습을 해줄 것이다”라는 말이 맞는 말이라고.
아무래도 여태까지 나는 조금 우유부단했던 것 같아…… 혹시라도 친구들에게 폐를 끼치게 될까 봐 두려웠던 것일지도 모르지.
그게 무슨 소리야?
호시구마는 대답 대신 칼을 허리춤에서 꺼낸 뒤, 붕대로 칼자루를 칭칭 감았다.
그 칼을 쓰게? 대체 뭐 하려는 건데?
아직 지키지 못한 약속이 있어.
구하러 가겠다는 거야?
멍청한 짓 하지 마……
내가 이 꼴로 용문에 돌아간다면, 스와이어는 아마 분을 못 이겨 병원 신세를 지게 될 거고, 린 위시아 앞에서는 평생 고개도 들 수 없게 될 거야.
그리고…… 난 수리가 끝난 반야로 첸의 적소와 맞붙을 날을 기다리고 있어. 빈손으로 돌아갈 수는 없지.
이 칼을 뽑은 뒤에, 20년 전 그때처럼 후회할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건 두렵지 않다는 거야?!
텟사이 아저씨의 말에 의하면, 반야에는 사원의 비법이 녹아있지만, 내 수양이 부족해서 오니족 혈통의 광기를 억누르지 못하는 거래.
근데 있지, 수양이네 비법이네 하는 건…… 전부 허무맹랑한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 코레토?
20년 전에 만약 진짜 그런 비법이 있었다면, 어떤 상황이 펼쳐졌을까? 난 모르겠어, 사실 관심도 없어. 하지만, 지금 이 순간의 나에겐 비법 따위는 필요 없어.
이 붕대가 내 손에 있는 한, 호시구마가 살육에 미친 악귀가 되어버리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야.
내가 후회하는 건, 굳이 모든 걸 짊어지고 혼자 감당하려 했던 것, 그리고 제멋대로 의미 있는 희생이라 생각했던 거야.
넌 지금 네가 경찰이라고 생각해? 아니면 조직원? 어느 쪽 신분이 지금 널 이렇게까지 몰아세우는 거지?
경찰? 조직원?
사실 이런 것들과는 상관없는 일이야.
난 모모카에게 약속했어, 단지 그뿐이야.
……
아, 이유야 어쨌든 사람을 구하러 가는 거니까…… 아마 미후네랑 마주치게 될 거야. 설령 마주치지 않는다 해도 찾아갈 거야. 궁금한 게 있거든.
경찰의 움푹 파인 눈과 짙은 다크서클 사이에서, 호시구마는 날카로운 눈빛을 보았다.
그 녀석과 싸울 생각이야?
싸우고 싶지는 않지만, 아마 싸움을 피할 수는 없겠지.
……
나 대신 그 자식 몸에 상처를 남겨 줘.
그건 부탁 안 해도 돼.
근데 상처로 충분하겠어?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말하지만, 나는 경찰이야.
……
먼저 경찰서로 돌아갈게.
인명피해만 생기지 않는다면, 윗선의 압박은 내가 최대한 막아주겠어.
고마워,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야.
너의 그 과분한 감사를 받을 정도로 내가 잘 해냈으면 좋겠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