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1야쿠자 스타일
미후네는 호시구마의 앞에서 살인을 자행한다. 심지어 호시구마에게 보낸 텟사이의 편지 또한 미후네가 날조한 것이었다. 한편, 모모카는 TV 프로그램 촬영 때문에 부득이하게 괴담이 난무한 카지마치의 '흉가'를 방문한다. 그곳이 호시구마가 살던 곳이라는 사실은 알지 못한 채로.
하암~
새로 나온 '시라쿠사 레드 소스를 곁들인 고급 머스크멜론', 그리고 '진한 치스티밀크를 곁들인 양조 간장 센베이'라……
너무 맛있어 보이잖아.
안 돼. 칼로리, 칼로리를 잊어서는 안 돼!
응? 미오 씨?
응. 곧 도착해. 무슨 일이야?
뭐라고?
금방 도착해…… 뛰어갈게!
“팬을 바보로 알질 않나, 무시하지를 않나”……
“진짜 다시는 팬질 안 한다. 콘서트 수준 완전 처참.”……
“관심받고 싶어서 환장했네. 안 민망한가? 무서운 척 왜 함?”……
이게…… 이게 어떻게 된 거지?
여론 공격이야. 어제 새벽부터 시작됐는데, 경쟁사에서 벌인 일 같아.
사장님.
사장님, 오셨군요!
지금 상황은?
갑자기 터진 일이라, 홍보팀에서 아직 조사 중이에요.
홍보팀 말고.
그게 무슨……?
그 '외뿔의 오니' 얘기야. 우리 쪽에서 부른 사람 아니잖아, 맞지?
미오, 모모카의 안전을 확보하는 게 네 일이야, 이번 일은 잘 부탁하지.
알겠습니다.
모모카, 어제 무대에서 한 실수도 실수지만, '윗선'에서 못마땅해하는 건 또 다른 문제야.
다른 문제라뇨……?
요즘 언행이 점점 더 아이돌답지 않아. 일이 끝나고 그냥 사라져 버리다니……
하지만 팬들의 반응은 부정적이지 않았어요. 앵콜 무대 때 노래도 1곡 더 불렀고, 다들 반응도 좋았는데……
콘서트가 끝난 뒤에는 지치고 배고픈 데다 무섭기도 했어요. 그래서 자주 가던 포장마차에 갔던 거예요.
그럼 콘서트에서 한 부적절한 발언은 어떻게 설명할 생각이지?
부적절한 발언이라뇨?! 제, 제가 말실수를 했나요?
카지마치에 대한 발언.
카지마치? 아, 그 팬의 얘기였군요……
우리 기획사는 전적으로 킨세키 그룹의 지원으로 운영되고 있어. 지금 카지마치와 그룹의 관계는 아주 팽팽하고 긴장된 상태지, 근데 네가 그런 입장을 함부로 표하는 바람에 우리 모두 곤란해졌어.
그런 사정까진 몰랐어요…… 제 첫 영화를 거기서 촬영한 것만 생각해서……
처음 이곳에 왔을 때, 텟사이 사장님께서 제 능력을 좋게 보셨다고 했잖아요……
과거는 과거고, 현재는 현재야. 상황이 달라졌다고.
그리고 늘 당부했잖아. 선 넘는 말 하지 말고, 대본대로만 하라고. 사람들이 보고 싶은 건 모모카지, 헛소리하는 네가 아니야.
아…… 알겠습니다.
……
알았으면 됐어.
사장님…… 녹음실에는 언제 가나요? 오늘 스케줄이 빡빡하긴 한데, 연습을 좀 더 해야겠어요.
하아, 됐으니까 그냥 며칠 쉬어.
엥? 에에엥?!
사, 사장님, 저는 괜찮아요! 이미 컨디션 회복했어요! 요즘 일정이 빠듯한 거 알고 있지만, 지금 쉬면 앞으로 있을 스케줄에 차질이 생길 거예요!
어제 낮에 일을 좀 덜 했더라면, 저녁에 선을 넘지 않았을지도 모르잖아.
죄송해요! 그래도……
모모카, 정말로 만회하고 싶다면, 지금 당장 맡길 수 있는 급한 일이 있긴 해.
할게요!
방송국에서 보낸 프로그램 출연 제안서야, 읽어봐.
카지마치…… 오니의 집 탐방?! 왜 또 이런 프로그램인 거죠!
게다가 어째서 하필 이런 때 카지마치에 좋지 않은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건지……
그러면 쉬겠다는 거야?
아뇨! 하지만……
모모카, 말을 안 들으면 불이익이 더 클 거라는 걸 알고 있을 텐데.
저는……
모모카!
사장님, 저는 죽기 싫어요!
거기가 오니의 집인 건 옛날부터 알고 있었어요. 그 안에서 몇 명이나 연달아 죽었다고 하던데……
그 오니의 집이 '이름 없는 오니'랑 관련이 있다고 들었어요. 어제 무대에 올라온 게 바로 그 오니였고요……
……
……
아, 모모카의 안전은 우리가 책임질 거야.
(작은 소리로) 미오, 너도 뭐라고 말 좀 해봐.
……모모카, 내가 같이 갈 거야. 걱정하지 마.
미, 미오 씨도 가는 거야?
응.
그 악귀를 이길 수 있어?
미오는 고개를 갸웃하며 잠깐 진지하게 생각했다.
글쎄.
……
망했다, 망했어……
“니타 거리의 큰길을 쭉 따라가면 카지마치다. 앞으로 거기가 우리의 땅이자 우리의 도시가 될 거야.”
“우리의 도시? 하지만, 아빠, 오는 길에 봤는데도 뭐가 다른지 하나도 모르겠던데. 텟사이 아저씨, 아저씨는 어떻게 생각해?”
“달라질 거야.”
나무인지 곰팡이인지 모를 냄새가 섞인 바람이 얼굴로 불어왔고, 호시구마는 무의식적으로 깊게 숨을 들이켰다.
……집이 다 낡았네.
텟사이 아저씨는 아직도 거기 살고 있으려나?
맞아. 끝에 있는 대저택에 계시지.
킨베에, 장례식이라니, 대체 어떻게 된 거야? 카지마치는 괜찮은 거 아니었어?
말하자면 긴데……
……
왜 그래?
얼마 지나지 않아 호시구마는 킨베에가 입을 꾹 닫고, 표정까지 공손해진 이유를 깨달았다.
멀지 않은 곳에 한 노인이 둘을 향해 서 있었다.
노인의 등은 약간 굽어 있었다. 바람이 노인의 넓은 소매를 휘날리자, 왜인지 노인의 자세가 조금 더 꼿꼿한 것처럼 보였다.
텟사이 아저씨!
텟사이 회장님.
……
킨베에, 다시는 카지마치에 한 발짝도 들이지 말라고 했을 텐데.
거구의 피디아는 순간 멈칫했다. 그의 얼굴에 떠올랐던 공손함은 두려움으로 바뀌었다.
오늘 좋은 일이 있어 주제넘게 카지마치에 들어왔습니다…… 죽어 마땅합니다.
둘이 한통속이 된 게, 좋은 일이라는 게냐?
회장님. 저는 호시구마를 경찰서에서 데려왔을 뿐입니다. 미츠쿠에에 오자마자 경찰한테 붙잡혔죠, 이제 막 풀려났습니다.
호시구마는 걱정되는 마음에 서둘러 돌아온 것뿐입니다. 만약 기분이 언짢으신 거라면, 부디 호시구마 말고 제게 말씀해 주십시오!
제가 카지마치에 함부로 들어온 일은, 도게자를 하거나, 다음에 정식으로 사죄드리거나, 아니면 손가락을 잘라서……
하하! 내가 시키면 하겠다는 건가?
회장님의 뜻에 맡기겠습니다……
허억, 허억…… 보스! 여러 군데 알아보니 카지마치에 오셨더군요!
여기까지 직접 무슨 일로 오신 겁니까? 노인네는 살날도 얼마 안 남았는데, 뭐 하러 직접 여기까지……
……
보, 보스?
그래도 내가 보스라는 건 알고 있네?
그렇다면 이 보스라는 존귀한 위치를 누가 준 건지도 알고 있겠지?
저는……
아, 그렇지, 넌 이번이 처음도 아니었지.
전에 텟사이 회장님께서 나와 내 부하들의 카지마치 출입을 엄격히 금하셨는데, 너는 몇 번이나 여기 들어왔지?
그건……
카지마치에 있는 세 가구도 네가 내쫓았고, 상점 2곳도 네가 난동을 피우는 바람에 이사를 갔지. 게다가 다 텟사이 회장님의 지시가 있던 뒤에 일어났고, 맞나?
명백한 고의군, 어떻게 처벌해야 할까?
경솔한 조직원은 이마에 땀이 맺힐 정도로 초조해했다.
이건 보스의 평소 모습이 아니었다. 잘하면 함께 술을 마시며 즐거워해 줬고, 못하면 따듯하게 격려해 줬다……
생각이 채 끝나기도 전, 소리가 들렸다.
슉.
멈춰라!
킨베에, 뭐 하는 짓이야?!
조직원의 생각은 도중에 끊겼다. 목이 잘린 그의 몸은 털썩하고 쓰러졌다.
텟사이의 철부채도, 호시구마의 반야도 피디아가 순식간에 뽑아 든 거대한 태도에 반응하지 못했다.
저 녀석은 킨세키가이의 사람이다!
회장인 내 앞에서 서로 죽이다니, 내게 거역하겠다는 걸 공개적으로 밝히는 거냐?
하지만 징계 권한은 이미 저한테 넘기셨잖습니까.
말도 안 듣고, 회장님께도 예의를 갖추지 않고, 말해도 고치질 않으니 진작에 죽어야 했을 녀석입니다. 지금까지 살려둔 게 제 불찰입니다.
이제 사람도 데려왔으니, 제가 할 일은 끝났습니다. 텟사이 회장님의 명령을 어긴 일도 마무리를 지어야겠죠.
미후네의 피로 물든 태도는 아직 칼집에 꽂히기 전이었다. 그는 거대한 태도를 자기 손가락에 가져다 댔다.
노인이 입을 떼기도 전, 피디아가 다시 한번 칼을 휘둘렀고, 순식간에 왼손 새끼손가락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이거로 해결된 거겠죠?
모두가 침묵했다.
칼을 칼집에 꽂은 피디아는 텟사이에게 공손히 인사를 하곤, 호시구마를 향해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텟사이 회장님. 더는 앞에서 거슬리게 하지 않겠습니다.
호시구마, 고향에 돌아온 걸 환영해.
당장 경찰에……
호시구마는 경찰서에서 난폭하게 굴던 킨베에의 모습이 떠올라 말을 잇지 못했다.
한편, 노인은 눈을 가늘게 뜨고 호시구마를 바라봤다.
용문에서 잘 지냈나 보군. 이제는 조직 일에서 손을 뗀 거냐?
아직 조직 일을 하고 있더라면 잊지 않았겠지…… 조직에서 누가 어떻게 죽든, 늘 '처리'하는 사람이 있다는걸.
누군가가 '처리'만 해준다면, 경찰은 우리의 이런 더러운 일에 끼어들려 하지 않는다.
……
오느라 고생했을 텐데, 안으로 들어가서 얘기하지.
20년이 흘렀지만, 호시구마는 여전히 익숙하게 문을 열고 마당으로 들어갔다.
카지마치와 똑같이, 이곳에서도 시간의 흐름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호시구마는 예전에 자주 다니던 샛길을 한눈에 알아봤다. 그건 마당을 가로지르는 가장 빠른 길이었다.
연못에 있는 비단린수는 지금껏 살아 있는 건지, 아니면 집주인이 계속 같은 무늬의 린수를 채워 넣는 건지 헷갈릴 정도였다.
다녀왔어.
……앉아라.
텟사이 아저씨가 편지를 보낸 건, 설마 킨베에 때문에……
나는 편지를 보낸 적 없다.
아저씨가 아니라고?
20년 전, 미츠쿠에를 떠나는 네게 말했지. 헤어지고 나면 다시는 연락하지 말자고. 난 그 약속을 깰 생각은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
그럼 이 편지는……
킨베에가 꾸며낸 거겠지, 그거 말고는 없지 않겠느냐?
어째서 그런 짓을 한 거지? 아저씨는 킨세키가이의 회장님이잖아. 왜 멋대로 날뛰도록 내버려두는 거야?
회장? 아까 그 독사 같은 놈이 계속 회장이라고 부르지만 않았다면, 나는 내가 회장인지도 까먹었을 게다.
한마디로, 나는 이제 이빨 빠진 호랑이일 뿐이고, 네가 있는 이 마지막 구역, 카지마치 마저도 뺏기게 생겼다.
그리고 킨베에한테…… 하. 내가 일궈낸 오리지늄 결정 기업이 완전히 넘어갔어. 킨세키가이 산하의 사업들은 이제 킨베에의 손에 들어갔다.
방송국이나 연예 기획사 같은 사업까지 크게 키웠더구나.
그 말은, 킨베에가 킨세키가이 산하의 사업을 거의 다 장악하고, 카지마치까지 빼앗으려 한다는 거야?
킨베에가 1달 전에 '세상을 뒤집을 개발 계획'이라는 말을 했다.
누가 개발하는지, 어떻게 개발하는지, 수익은 누구 몫이 되는지, 하하, 물론 내가 참견할 수 있는 일은 아니겠지만.
그래서 킨베에의 카지마치 출입을 막은 거구나.
그러다 오늘, 킨베에가 부하의 목숨으로 연극을 할 기회를 잡은 거다…… 아. 연극보다는 위세를 떨쳤다고 표현해야겠구나.
……전엔 그런 사람이 아니었는데.
연기를 잘한 거겠지. 나를 속이고, 너도 속였으니까. 다른 설명이 필요할까?
손가락을 자르는 게 연기가 아닌 줄 알았느냐?
그걸…… 어떻게 연기로?
연출용 소품, 손가락 봉합, 요즘 유행하는 생체 의수까지…… 방법은 차고 넘친다.
아까 그건 '해결' 따위가 아니라, 모욕이었어…… 나, 킨세키가이, 그리고 야쿠자 전체에 대한 모욕이었다.
킨베에가 무슨 꿍꿍이로 너를 불렀는지 모르겠지만, 네가 지금 할 수 있는 건, 당장 용문으로 돌아가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것뿐이다. 그 녀석은 지금 미쳐 날뛰는 터스크비스트와 같으니까 말이다.
그럼 아저씨는 어떡하고?
나? 킨세키가이가 존재하는 한, 회장이라는 직책은 달 수 있다. 설령 유명무실이라 해도 말이다. 킨베에도 감히 대놓고 날 어쩌진 못할 테니, 그걸로 충분하다.
나는 갈 수 없어.
그러면 어쩔 생각이냐? 언젠간 킨베에가 정말 나를 자결할 수밖에 없는 상황까지 몰고 가면 그때 내 고통을 끝내줄 생각이냐?
또 후회하고 싶지 않을 뿐이야.
용문으로 간 걸, 결국 후회했다는 거냐?
아니. 내가 후회하는 건 전부 미츠쿠에에 있어.
아까 킨베에가 아무렇지 않게 사람의 머리를 베어버리는 걸 봤을 때, 후회가 속에서 치밀어 올랐어.
킨베에 배후에 있는 자들에게 카지마치는 미츠쿠에라는 화려한 옷 위에 덮인 낡은 헝겊 조각이야. 그건 너 혼자 바꿀 수 있는 게 아니지.
최선을 다 하는 것뿐이야.
뭐, 됐다. 기운 빠지는 얘기만 하다 보니 잊고 있었구나…… 반야는? 아까 킨베에가 있었을 때 얼핏 보니, 예전에 네게 맡겼을 때랑 뭔가 달라진 것 같더구나?
그게…… 솔직하게 말할게. 여기 모서리가 살짝 잘렸어.
반야의 모서리가 잘렸다고? 도대체 뭐가 반야를 그렇게 만든 거냐?
검.
조금 전까지 세상만사에 해탈한 듯한 노인의 눈이 갑자기 빛나기 시작했다.
누구의 검이지? 재질은? 검술은 어떤가? 아니면 아츠를 사용한 게냐?
용문에서 사귄 친구이자 좋은 동료야……
말로 하려면 오래 걸리겠구나. 반야를 다오, 내가 확인하지.
이건…… 쯧쯧……
이건 뛰어난 재료나 단순한 아츠만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단면이 아니구나.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다지만, 그렇다고 반야가 평범한 물건은 아닌데 말이지……
……
……적소인가.
텟사이 아저씨, 단면만 보고 알아본 거야?!
잊지 말아라, 나도 다 겪어본 사람이다. 염국의 무역 대표와 술잔을 기울이면서, 적소에 대한 소문을 들은 적이 있다.
적소에 당한 거라면, 반야도 억울하진 않겠군.
하지만 따지고 보면, 적소든 반야든, 날카롭거나 단단해서 뛰어난 무기가 된 건 아니다.
네 마음가짐이 적소의 주인보다 아주 조금 부족했던 게야. 하지만 그 조금으로도 승부가 가려지지.
이렇게 보니, 킨베에의 편지가 아예 쓸모가 없던 건 아니었던 것 같군. 적어도 반야에 기회를 주었으니 말이다.
수리해 줄 거야?
그러면, 네가 이렇게 모서리가 잘려나간 방패를 들고 용문을 돌아다니게 두라는 게냐?
다만…… 이 방패를 어찌 수리해야 적소를 이길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생길지는 고민을 해봐야겠구나…… 더 고민해 봐야겠어……
눈앞에서 산이 무너져 내려도 태연할 것 같았던 노인은 더 강한 사람이 있다는걸 알게 되자, 반드시 겨뤄봐야 성에 차는 젊은이로 변했다.
옛 친구의 칼날이 이별의 슬픔을 산산조각 내버렸지만, 호시구마는 이 순간 오랜만에 그리운 감정을 느꼈다.
하아, 아냐. 지금 이렇게 앉아서 고민한다고 바로 답이 나오는 게 아니니, 시간을 좀 더 주려무나.
너도 경찰한테 밤새 심문 받느라 피곤했을 텐데, 객실에서 한숨 자고.
……괜찮아.
왜지?
아빠의 제사를…… 먼저 지내고 싶어.
……
미안해.
네 친아빠인데, 미안해할 거 없다.
내 집이었던 그 진료소, 아직 있어?
있다. 하지만 아무도 안 산 지 10년 정도 돼서 지금은 아마 완전히 폐허가 됐을 거다.
카지마치 북쪽 골목에 있는 수년간 방치된 낡은 저택, 사람들은 그곳을 '오니의 저택'이라 불렀다.
악귀가 사라진 뒤, 동생인 시마스 일가가 들어와 살았지만, 3달도 안 되어 집주인이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반년 뒤, 당시 부두목 보좌였던 사노구치가 저택을 구매했고, 대사를 불러 7일간 밤낮으로 의식을 치른 뒤, 새 신부와 함께 저택으로 들어왔다.
7일이 지난 밤, 순찰하던 경찰이 '오니의 저택'에서 처절한 비명을 들었다. 사노구치가 한밤중에 정신이 나가, 집안 대대로 내려오던 칼로 아내를 죽이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었다.
그 뒤로 수년 동안, '오니의 저택'에 들어가 산 사람 중 좋은 결말을 맞이한 사람은 하나도 없었고, 결국 '오니의 저택'에 접근하려는 사람도 사라졌다.
악귀는 사라지지 않았대. 오니의 원혼이 계속 '오니의 저택'에 나타난다고 하더라고.
그렇다면 오늘……
너무 어두워서 뭐가 있는지 전혀 안 보이잖아……
(손전등을 켜며) 미, 미오 씨, 어딨어?
꺄악……
까, 깡통이었네……
모모카, 진정하세요. 머리에 달린 카메라가 너무 흔들려요.
미오 씨는 어디야? 같이 와준다고 약속했단 말이야.
감기요. 몸이 안 좋다고 휴가를 냈습니다.
내가 미오 씨를 알고 지낸 게 몇 년인데, 아픈 건 본 적도 없어. 작년 겨울엔 내 앞에서 아이스크림을 20개나 먹고도 멀쩡했는데…… 그런 사람이 어떻게 감기에……
모모카, 다 프로그램 연출을 위한 거니까, 협조해 주세요.
방금 콘서트에서 난 오니를 만났다고, 근데 지금 오니의 저택을 탐방하라니……
하아. 걱정하지 마세요. 괜찮을 거예요.
……안으로 더 들어가 볼게.
하아. 깡통이 왜 이렇게 많은 거야…… 응?
이상하다…… 왜, 왜 뒤에서 소리가 들리는 거지?
누구야?
악귀? 유령?!
너였어? 내 집에는 왜 왔지?
모모카는 바닥에서 절반가량 잘려 있는 막대기 같은 것을 집어 들고 검은 그림자를 향해 겨눴다.
하지만 곧 그게 유령이나 악귀 같은 것들에게는 소용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당황한 모모카는 막대기를 품에 넣고는……
볶은 콩을 꺼냈다.
악귀, 이이이이건 볶은 콩이야. 다다다가오면 뿌려버릴 거야!
귀신은 가고! 복은 들어오고! 귀신은 가고, 보, 복은…… 들어오……
콩이 소용없다면 소금도 있지! 자! 소금이라고!
네가 가장…… 무서워…… 하는……
……?
죄송합니다안녕히계세요못본걸로할게요지금바로돌아가겠습니다!
이봐, 멈춰!
내가 왜!
악, 내 머리!
괜찮아?
어딘가에 머리를 부딪혀 넘어지려던 모모카는 '유령'의 외침을 듣고 깜짝 놀라 벌떡 일어났다.
나는 괜찮…… 아니, 괜찮아요…… 죄송합니다. 실례했습니다!
그게…… 우리 집에는 지금……
아니지. 아무것도 없잖아…… 아, 아니야. 나는 돌아가서 하스케한테 물을 줘야해. 제발 보내줘, 부탁이야!
다급해진 모모카는 녹음실에서도 내본 적 없는 고음을 내질렀다.
그날, 제작진은 호시구마가 유령 같은지, 아니면 모모카가 비명을 지르는 유령 같은지 모르겠다는 의견을 냈다고 한다.
바, 발밑에 이건 뭐야?!
……나한테 물어보는 거야?
아니! 물어본 거 아니야. 날 좀 보내주……
눈앞에서 소리를 질러대던 소녀는 갑자기 사라졌고, 방 안은 먼지로 자욱해졌다.
어리둥절해진 호시구마는 다가가 자세히 살펴보고는 그 이유를 알아차렸다.
깡충거리며 뛰다가 바닥이 무너졌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