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7나의 나침반
아나스타시오는 사람들을 모아 배를 타고 도망친 쏜즈 일행을 추격한다. 정복 선언호가 공격을 받는 가운데, 쏜즈는 붕괴 직전의 코라소닉스를 지키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아츠 역장에 손을 뻗는다.
이 시간에 안 자고 뭐 해? 그 횃불, 눈이 너무 부시다고.
야간 경비 중이야.
멍청아, 여긴 마을이야. 밤중에 염린이 캠프에 쳐들어오거나, 갑작스러운 소금 폭풍에 천막이 날아가는 일도 없다고.
나도 알아. 그냥 익숙하지 않아서 그래.
방 안은 너무 덥고, 침대도 너무 튼튼해서 전혀 흔들리지 않아…… 그래서 잠이 잘 안 와.
그리고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자꾸 들어. '실버'라는 그 심사관이 우릴 이곳에 배치했지? 그 사람은 지금 어딨는데?
심사관이니 우리랑 직접 접촉하기 힘든 거겠지.
주민들은 우리를 경계하고 있을 거야. 그렇지 않고서야 굳이 우리를 한밤중에 마을로 들여 오랫동안 비어 있던 낡은 집에 머물게 하지는 않았겠지.
우린 마을 주민들과 같은 사람이 아닌가?
……음.
횃불 줘. 안심이 안 된다면 내가 망볼 테니까.
넌 얼른 들어가 자.
너도 언젠가는 마을 생활에 적응하게 될 거야.
오늘 당신들의 식사는 역시나 배에서 가져온 육포인가 보군요.
……
하비에르 씨?
아, 그래. 육포야.
이 주방은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었지만, 실버 님이 특별히 사람을 시켜 수리해 뒀습니다. 조리 도구는 아마 전부 쓸 수 있을 겁니다.
당신은 진짜 요리사가 되고 싶어 했다던데, 왜 주방이 생겼는데도 안 쓰시는 겁니까?
오늘은 못 하겠어.
무슨 뜻이죠?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는 건가요?
아니, 충분해. 일평생 이렇게 많은 조리 도구는 본 적도 없거든.
그럼, 대체 뭐 때문인가요?
……
이유를 알고 싶습니다, 하비에르 씨.
요리사로서 요리하면서 생각하는 건, 조리 도구가 아니라 잠시 후에 음식을 먹게 될 사람들이야.
요리하면서 늘 생각했던 사람들이 이제 없으니, 요리도 더는 할 수가 없어.
당신의 동료는 모두 여기 있지 않습니까. 당신이 말하는 그 사람들이 그때 토벌에서 끝까지 저항했던 자들이라면, 우리가 안타까워할 필요는 없을 것 같군요.
……쳇.
당신은 분명 진귀한 물건을 수없이 받았습니다. 조리 도구, 식재료……
이걸 준비한 건 당신이 아니라 실버야. 당신이 뭔데 지금 여기서 그런 헛소리를 늘어놓는.....
그는 죽었습니다.
네가 죽인 거군…… 그렇지?
제가 죽였습니다.
……
……
그럼 우리는? 우리도 죽일 셈인가?
아뇨, 전 당신들이 저와 같은 길을 가길 바랍니다. 속죄의 길이죠.
잘 잤어?
별로. 방이 덥고, 침대가 안 흔들리는 건 어떻게든 적응하겠어. 그런데 외풍이 없는 건 정말이지! 바람이 불질 않으니까, 얼굴이 굳어버릴 것 같아.
만족을 좀 해.
선단 늙은이들 좀 봐. 다들 바람을 맞아 얼굴이 많이 상했잖아. 그런 얼굴로 거리를 돌아다니면 모두들 놀라서 도망가버릴걸.
넌 아직 어려, 예쁜 아가씨가 될 기회가 있다고.
주방에 연기가 안 나네. 하비에르는 여전히 요리할 생각이 없는 건가?
내가 가서 얘기 좀 해볼게.
선교사들이 당신들의 아지트를 구석구석 수색했지만, 도난당한 나침반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그딴 장난감은 이미 불에 타 잿더미가 되었겠지.
이번 사건과 관련 있는 중요 인물, 그 나침반을 훔친 여자아이, 마을 사람의 시체를 훔쳐 먹은 청년, 당신들의 이전 캡틴……
그 사람들은 훔친 물건을 가지고 소금 사막 깊은 곳으로 숨었습니다.
우리한테 추격시킬 셈인가?
당신들은 나보다 소금 사막을 건너는 방법에 대해 더 잘 알고 있어요. 도망 중인 사람들에 대해서도요.
보수는?
……네?
우리는 일을 하고 넌 돈을 주고. 그게 이곳 규칙이잖아?
소금 사막이 얼마나 위험한데. 몇십 미터나 되는 대형 염린이 머리를 약간 흔들기만 해도, 사람을 갈기갈기 찢을 수 있다고!
그리고, 가장 깊은 곳의 해골 암초 협곡에 있는 증기 기둥은 아주 쉽게 사람 몸을 뚫어 버릴 수 있고!
제대로 챙겨 주지 않으면 말이 안 돼.
……
잠깐, 모두 조용히 해! 우린 굳이……
굳이 뭐? 우린 마을에서 겨우 하룻밤 묵었을 뿐이지 아직 안정적인 생계 수단도 없어! 일거리가 있는데 안 받는다고?
됐어, 그만해. 하비에르는 그런 뜻으로 말한 게 아니야.
집행관님, 혹시……
……
최근 심사를 받은 몇몇 카라반이, 바로 며칠 전 돈과 화물들을 가져왔습니다.
제게는 쓸모없는 것들이죠.
하하. 예전에 내가 그 녀석들과 거래를 할 때, 왠지 좋은 물건을 숨기고 있는 것 같다더라니.
잠깐, 너희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다들 잘 들었겠지. 이번 건이 성사되면 돈이 생긴다. 다들 모여서 떠들지 말고 어서 배에 가서 준비해!
……
아나스타시오는 스스로에게 말했다. 눈앞의 이자들은 이미 욕망의 꼭두각시로 전락했다고. 마음속으로 악행을 저지르는 걸 원하는지와는 무관하게, 그들은 욕망에 떠밀려 죄악의 길에 오르게 될 것이다.
“저승과 죽음은 가득 찰 수 없고, 사람의 욕망은 만족을 모른다.”
너 바보야? 실버가 어디로 갔겠어?
어떤 음모가 숨어 있더라도, 우린 개입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야. 그러니 바보인 척 할 수 밖에.
음모 같은 건 없어, 루스. 실버는 죽었다고, 아나스타시오의 손에.
놈은 음모꾼 같은 게 아니라 완전 미치광이야. 그리고 이제 놈을 통제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다른 방법 있어?
모두 널 어떻게 대하는지는 똑똑히 봤겠지. 네 캡틴으로서의 권위는, 배부른 밥 한 끼만도 못하게 됐다고.
게다가 넌 더 이상 요리조차 하지 않잖아.
하비에르, 계속해서 네 편을 들어줄 수는 없어.
……가자. 출항할 거야.
으…… 눈부셔……
콜록콜록…… 너무 아파…… 온몸이 쑤시네……
깼어? 어제 열이 있더라고. 이제 가라앉았네. 물 좀 마셔.
파스콸라는 몸을 일으켜 티치가 건넨 물주머니를 받았다. 옆에서는 시드래곤이 나무판자를 매달고 조그마한 날개를 퍼덕이고 있었다.
후아나는 뱃머리에 서서 먼 곳을 바라봤다. 뒤에선 엘리시움이 묵직한 타륜을 돌리며, 마치 체조를 하듯 몸을 비틀고 있었다.
머리 위에는 태양이 따갑게 내리쬐고 있었다.
이게 마지막 물이야. 한 사람당 물주머니 한 개니까 아껴서 마셔.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어?
어머, 꼬맹아. 네가 다시 쌩쌩해진 걸 보니 기쁘네.
선체 수리, 돛대 보강, 그리고 식량 마련……
자, 할 일이 산더미야.
선체 수리는 리프가 도와줄 테니까, 좀 더 쉬게 하는 게……
……싫어.
어제 그런 상황도 이겨냈어. 밤에 해골과 충돌하지도 않았고, 염린에 튕겨 나가지도 않았지. 지금은 마실 물도 있고……
콜록……
난 뭐라도 할 거야…… 뭐라도 해서, 살아서 돌아갈 거야!
자, 손 이리 줘. 일으켜 줄게.
……읏차!
자, 네 물.
그리고 이건 네 몫의 육포고. 우리가 의논해 봤는데, 넌 선실에서 나침반을 수리하는 데 집중하고, 우린 외부의 일을 맡기로 했어.
나침반만 있으면 우린 길을 잃지 않을 거야. 이후 일은 그때 가서 다시 생각하자.
우리에게 시간이 얼마나 남았지?
후아나 말로는 우리가 여전히 멀리 달아나지는 못했대. 아무리 늦어도 내일 아침이면 따라 잡힐 거야.
내일 아침……? 나침반을 수리하기엔 시간이 너무 촉박해……
넌 그저 최선을 다하면 돼. 시간 내에 안 되면 나침반이 없더라도 목숨 걸고 해골 암초 협곡에서 길을 뚫어낼 거라고, 후아나 씨가 그랬거든.
……그래.
그리고 이거 받아.
이게 뭐야?
내가 개조한 통신기야. 극한 환경에서도 통신이 가능하지.
그래……
이런 린수 똥 덩어리 같은! 돛이다!
돛이야! 남서쪽……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 일단 내가 가서 도와주고 올게!
그자들의 돛이 보이네요.
속도를 높이세요, 쫓아야 합니다.
지금 속도를 높이는 건 좋은 생각이 아니야.
왜죠?
녀석들의 항로를 보면, 우리가 속도를 내서 쫓는 순간 해골 암초 협곡으로 향하게 되겠지.
그게 어쨌다는 거죠?
그곳은 사람이 갈 수 있는 곳이 아니야! 녀석들은 그 안에서 죽게 되겠지, 그러니 우리도 들어갈 수 없어!
괜찮습니다.
……
집행관, 다시 생각해 봐. 그렇게 되면 나침반도 망가질 거라고!
나침반은 당신이 고려할 문제가 아닙니다.
난 소금 사막을 수십 년 동안 항해해 왔어, 어떻게 하면 소금배를 멈출 수 있는지 알아. 최소한 시도라도 하게 해 줘…… 많은 사람들이 헛되게 죽을 필요는 없잖아.
……당신에게는 기회가 많지 않아요, 하비에르 씨.
하비에르!
……하비에르!
……
하비에르! 대체 어쩔 셈이야? 우리가 이 수법을 마지막으로 쓴 게 몇 년 전인지나 기억해? 후아나에게 통할 리가 없잖아!
후아나가 배를 멈추지 않을 거란 건 알아. 하지만 차라리 녀석들 쪽에서 방향을 바꾸는 게, 해골 암초 협곡으로 몰아넣는 것보단 낫겠지!
하비에르, 넌 지금 겨우 남은 권위마저 날려버렸어. 이러다간 선단 전체가 통제 불능이 될 거야!
아나스타시오에게 빌빌 기어봤자, 흔들리는 내 권위를 지킬 수는 없을 걸.
마지막으로 한 번만 내 말을 들어줘! 우리는 천천히 추격한다. 다른 배 한 척은 동쪽으로 돌아서 막는 거야!
방금 저쪽 배 한 척이 사라졌는데? ……염린이랑 충돌했나?
내가 가르친 녀석들이야. 평지에서 염린에 부딪힐 만큼 운전 기술이 형편없지는 않지.
잘 관찰해! 저쪽의 소금배는 지금 우리가 타고 있는 골동품보다 훨씬 빠르니까.
마음만 먹으면 우리가 해골 암초 협곡으로 도망가기 전에 우리 퇴로를 완전히 막아버릴 수 있겠지.
정말 막히면 어떡하지?
인원수로 보나 장비로 보나 우린 모두 밀려, 저항해 봤자 승산이 없을 거야……
그러니 못 막게 해!
우리를 뒤따라오는 소금배는 아주 천천히 쫓아오는 중이고, 깃발도 펼치지 않았어. 우리를 방심시킨 다음, 다른 배로 우리 앞을 추월하게 하려는 거야.
하비에르, 이렇게 된 마당에 내가 아직도 해골 암초 협곡에 들어가는 걸 망설일 거라 생각한 거야?
돛을 올려! 가속! 해골 암초 협곡을 향해 전속력으로 전진!
집행관님, 놈들이 속도를 높입니다.
당신의 판단과 다르군요, 하비에르 씨.
……
신호를 줘서 다른 배에 돛을 펼치게 해!
그럼 우린 어쩌죠?
내가 키를 잡을게.
후아나 씨?! 지금 선체를 옆으로 돌리면, 공격을 유도하는 거나 마찬가지인데요?
만약 녀석들이 급하게 포를 쏘려 한다면, 포격 각도를 찾기 위해 속도를 늦출 거야.
바로 그때가 놈들을 따돌릴 찬스인 거지.
포수, 준비!
선원들은 젖 먹던 힘을 다해 린분과 굵은소금을 섞어 만든 소금 포탄을 대포에 밀어 넣었다.
포격!!
후아나가 또다시 타륜을 잡고 춤을 추듯 움직였고, 타판이 소금 사막을 거칠게 파헤쳤다. 거대한 배가 선체를 낮추고 믿을 수 없는 각도로 소금 사막 위를 미끄러져 갔다.
소금 포탄은 굉음을 내며 날아갔고, 정복 선언호에서 불과 몇 미터 떨어진 곳에 소금 파도를 튕기며 떨어졌다.
돛은 이 낡은 배를 거의 아무도 발을 들이지 않은 소금 사막의 한가운데로 이끌었다.
소금 먼지 속에서 낮은 진동 소리가 전해졌다. 파스콸라는 흐릿한 망원경으로 무언가를 식별하려 했지만, 순식간에 그녀의 시야는 부풀어 오른 돛으로 가득 찼다.
방금 추격 대열에서 사라졌던 그 소금배였다.
파스콸라는 다급히 망원경을 내려놨다. 소금배는 소금 먼지를 일으키며 이미 그녀의 눈앞까지 다가와 있었다!
이런! 부딪힌다! 부딪히겠다고!
피하자, 피해야 해!
아니! 지금 속도를 늦추거나 방향을 틀면, 저쪽에서 원하는 대로 되는 거야!
소금배의 주동력인 돛은 선체의 가장 앞에 있어. 그건 절대 충돌에 적합한 구조가 아냐!
정말로 부딪힌다면, 다시는 우리를 쫓지 못하게 되겠지!
계속 전진해!
펄럭……!
거대한 돛이 바람에 팽팽히 당겨지는 소리가 모두의 귀에 꽂혔다. 정복 선언호는 길을 막으려던 소금배를 지나쳤다.
수십 년 만에, 이 배는 다시 한번 당당하게 선단의 선두를 질주하고 있었다.
후아나, 진짜 미친 건가!
배신했을 때부터 그건 제대로 알고 있었어야지!
추격하세요.
……
하비에르!
……됐어, 내 지휘를 따라라! 돛을 펴라! 쫓아간다!
하비에르는 더 이상 명령을 내리지 않았다. 그는 이제 자신을 따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는 사람들을 지나쳐 뱃머리에 올랐다. 그리고 정복 선언호 바로 앞에, 우뚝 솟은 거대한 해골들을 똑똑히 보게 되었다.
해골로 이루어진 암초, 해골로 엮인 미로, 소금 사막에서 고동치는 심장, 아무도 감히 발을 들일 수 없는 죽음의 땅. 정복 선언호는 용감하게 해골 암초 협곡으로 나아갔다.
격렬한 진동은 한순간도 멈추지 않았고, 이시드로의 시선 또한 한 순간도 조형대 중앙에 떠 있는 코라소닉스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층층이 겹쳐진 아츠 에너지장은 코라소닉스를 분해했고, 그 안에서 금속 광채가 흘러나왔다.
아주 미세한 움직임조차도 탐침 바늘의 끝을 통해 코라소닉스에 반영되고 있었다.
녹슨 합금 성분은 이미 벗겨냈어. 새로 더한 합금 성분도 순조롭게 융합됐고.
코라소닉스 내부에 새로운 오리지늄 회로만 각인시키면 돼…… 절대 착오가 있어서는 안 되는 단계야.
오리지늄 회로의 효과를 여러 번 검증할 시간은 없어. 한 번에 제대로 해야 해!
손을 떨면 안 돼, 떨면 안 돼……
또 한 번의 격렬한 흔들림에, 탁자 위에 분해된 나침반 부품들이 우수수 떨어졌다.
이시드로는 한 손으로 탐침을 단단히 붙잡고, 다른 한 손으론 허리춤의 장검을 뽑아 선체 벽을 살짝 눌러 자기 몸을 흔들리지 않게 고정시켰다.
바다 제어술…… 그들이 이 검술로 풍랑 속에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었다면, 나도 이 검술로 흔들림 속에서 미동도 하지 않을 수 있어!
선체가 기울어질 때마다 이시드로는 검을 휘둘렀다. 선내는 이미 아수라장이었다. 망가진 냄비는 이시드로의 발로 떨어졌고, 천 한 조각은 그의 허벅지를 휘감았다.
하지만 그는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그의 눈에는 오직 탐침 끝이 가리키는 액화 오리지늄의 궤적만이 보이고 있었다.
곧 성공이야……!
땀방울이 끊임없이 뺨을 타고 이시드로의 입가로 스며들었다. 탐침을 쥔 자신의 손이 통제력을 잃어가고, 긴장된 근육이 경련을 일으킬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됐다! 성공이야!
이제 형성된 코라소닉스를 다시 나침반의 케이스에 넣기만 하면……
……윽!!
이시드로가 눈을 떴다. 눈 주위는 피 얼룩과 소금 알갱이로 가득했다. 아츠 역장이 강력한 아츠의 교란으로 인해 통제를 잃고 있었다.
그의 탐침은 선실의 반대편에 떨어져 있었고, 바늘 끝은 이미 조각조각 부서져 있었다. 케이스를 제외한 나침반의 다른 부품은 모두 사라져 있었다.
그는 방금 형성된 코라소닉스가 통제를 잃은 아츠 에너지장의 압력을 받으며 격렬하게 요동치는 것을 보았다!
쏜즈, 쏜즈!
린수 똥 덩어리 같으니라고. 아나스타시오 자식,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콜록, 콜록…… 재판소의 핸드캐논이야. 선실을 맞춰버렸어!
그 연금 장치에서 떨어져! 핸드캐논의 아츠 에너지에 간섭을 받아서 폭주하고 있어!
후아나 씨, 왜 왔어? 배는 누가 운전하고?
걱정 마. 타륜을 붙잡고 있는 사람이 있으니까.
티치, 티치도 안 보여!
여기 있다! 부러진 나뭇가지에 다리가 찔렸어!
젠장…… 젠장! 피가 안 멈춰!
쏜즈, 쏜즈. 말 좀 해봐. 아직 살아 있어?
이시드로는 입술을 들썩였지만, 도무지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는 힘겹게 몸을 일으켰지만, 자기 갈비뼈가 몇 개나 부러졌는지 살필 겨를조차 없었다.
조형대에는 코라소닉스가 끓어오르듯 미세한 기포를 뿜어내고 있었다.
이시드로는 알고 있었다. 조금만 더 지체했다간, 이베리아에 얼마 남지 않은 코라소닉스가 그들의 모든 생명, 희망과 함께……
재가 되어 사라진다는 것을.
코라소닉스를 건져내야 한다. 코라소닉스를!
이시드로는 절망에 빠졌다. 나침반의 부품은커녕, 제대로 된 도구조차 찾을 수 없었다.
안 돼……안 돼……
이시드로가 비틀거리며 몸을 일으켰다. 그의 왼팔은 감각을 잃었지만 그의 오른팔은 아직 움직일 수 있었다.
그는 성큼성큼 조형대로 다가갔다.
아츠 에너지장의 저항력은 상상 이상이었고, 이시드로는 뜨거운 마그마 속에 손을 집어넣는 느낌이 들었다.
통제 불능의 아츠 에너지 앞에서 장갑의 방호력은 없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팔이 타는 듯한 격렬한 통증 때문에, 이시드로는 계속해서 몸을 떨었다.
쏜즈! 너 뭐 하는 거야?!
저건 내 코라소닉스야.
……내 나침반이라고!
마치 죽어 있는 물체가 생명을 얻은 듯, 코라소닉스가 이시드로의 손바닥에서 펄떡였다.
그것은 아츠 에너지가 이시드로의 팔에 입힌 모든 상처와 구멍들을 어루만졌다.
이시드로는 수없이 이 물질을 응시하며 자신과의 연관성을 찾으려 했다.
지금 이 순간, 그는 누구보다 명확하게 알 수 있었다. 이 차가웠던 물질이, 이미 그의 뜨거운 피와 살의 일부가 되었다는 것을.
……크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