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V-3북적이는 불청객
자신의 딸 스즈란이 광석병에 걸린 진실을 밝히기 위해 한때 베네치아 패밀리의 킬러였던 잉그리드는 늑대 군주의 의뢰를 받고, 그의 송곳니인 한 늙은 재단사를 지키러 가게 된다. 늙은 재단사의 손자는 물건을 배달하던 도중 우연히 교통사고 현장을 목격했고, 베네치아 패밀리에 납치되고 만다.
사냥꾼은 황야에 들어가기 전, 늑대를 만나게 된다.
늑대는 자목으로 만든 활은 견고하고 돌을 갈아 만든 칼은 날카롭지만, 살아남길 원한다면 살과 가죽을 보호하는 옷은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왜냐하면, 그것만큼은 황야와 어울리지 않으니까.
그러나 아무도 믿지 않았다.
그리하여 긴 로브를 입은 사냥꾼은…… 튀어나온 나무뿌리에 옷자락이 걸렸고, 덩굴에 휘감겨 꼼짝 못 하다가, 소리를 듣고 달려온 야수들에게 포위당했다.
갑옷으로 단단히 무장한 사냥꾼은…… 거센 강물이 갑옷 사이로 스며들어와 그를 강바닥의 악취 나는 진흙 속으로 끌고 내려갔다.
단 한 명의 사냥꾼만이 이 충고를 들었고, 그렇게 늑대의 선물을 받게 되었다. 늑대는 자신의 가죽을 벗어 사냥꾼의 몸에 둘러주었다.
가죽은 사냥꾼의 몸에 완벽하게 맞았다. 마치 태어날 때부터 한 몸이었던 것처럼. 그리고 늑대의 가죽은 수많은 위험 속에서 사냥꾼을 무사히 지켜주었다.
그 가죽은 매끄럽고 윤이 났으며, 사냥꾼이 황야를 떠날 때에도 피 한 방울 묻지 않았다.
사냥꾼은 그것을 다시는 벗지 않았다……
1100년 11월 1일 8:10 P.M.
그래서 그 사냥꾼들의 후손은 단단하면서도 편한 옷차림에 익숙해졌고…… 그건 서서히 시라쿠사인이 가장 자주 입는 정장이 되었지.
……할아버지, 그 앞뒤가 안 맞는 이야기는 제가 어렸을 때부터 해주셨어요. 아직까지 그 얘길 하시다니, 전 이제 애가 아니에요.
……
루치노, 정장 2벌이 거의 다 만들어졌다. 이제 단추만 달면 돼.
네가 멋대로 가게를 대신해 주문을 받은 이상, 고객의 신분이 어떻든 일을 대충할 순 없단다.
안쪽 방에 가서 특별 제작한 단추를 가져와라. 살루초의 문장이 새겨져 있으니 헷갈릴 일은 없을 거야.
하지만 할아버지가 가르쳐주신 방식대로라면, 먼저 이 옷들을 라플란드 아가씨에게 입혀보고 수정을 거쳐서……
필요 없다. 살루초 가의 그 아가씨는 그럴 필요 없단다. 옷이 맞는지는 내가 판단할 수 있어.
하지만 그분께서 제작 주문을 하실 때 그런 요구는 없었는데……
네가 기대하는 게 무엇인지는 안단다, 얘야.
때로는 고객이 정장에 대해 까다로운 요구사항을 보내기도 하고, 때로는 두루뭉술하게 말하기도 하지. 하지만 우리는 더 이상 묻지 말아야 해.
기억하거라, 루치노. 우리 데 몬타노가 신용이 좋은 건 재단을 잘하는 것만으로 된 게 아니다.
사람과 옷감은 똑같아. 우리는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 어떤 천을 만져도 되는지, 어떤 천을 만지면 안 되는지를.
가서 단추를 가져오거라. 이 주문은 이제 마무리를 짓자.
음…… 네.
루치노는 화려한 정장 2벌을 바라봤다. 그것들은 할아버지가 지금까지 만든 그 어떤 정장과도 달랐다.
틀림없이 '데 몬타노 작품'이라 불릴만한 걸작이었다. 그는 자신도 이 일에 참여할 수 있기를 간절히 희망했다.
루치노는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주머니를 만졌고, 그가 몰래 만든 단추들을 확인했다. 그 위에는 살루초 가의 문장이 새겨져 있었다.
금방 가져올게요. 할아버지.
……하아.
문밖에서 오래 기다리셨군요. 어서 들어오시죠.
움베르토, 안토니오 님이 맡긴 일을 더는 미룰 수 없어.
가주께서 곧 뉴 볼시니에 도착한다. 지금이라도 가면 카르네발레 퍼레이드 전에 새 옷을 맞출 수 있을 거야.
다른 모든 의뢰는 미루고 나와 함께 베네치아 자동차 회사로 가줬으면 해. 오래 걸리지는 않을 거야.
……지금 이 의뢰도 거절할 수 없는 의뢰입니다.
할아버지, 손님이 오신 것 같아요!
……움베르토, 사실 치수를 재는 일 같은 건 당신이 직접 할 필요도 없잖아.
꼬마, 진짜 거물을 만나보고 싶지 않나?
네? 거, 거물이요? 할아버지, 저……
루치노, 일단 단추를 다오.
네, 네!
……여기요, 할아버지.
어린 재단사는 긴장한 눈빛으로 할아버지를 보았다.
……
……
나쁘지 않구나.
!!!
하지만 아직 이 옷에 달 수준은 안 되는구나, 루치노.
하, 하지만 전 오랫동안 비교했어요. 똑같은데요!
단추를 많이 달다 보면, 너도 만져보는 것만으로도 이 단추가 과연 알맞은 단추인지 알 수 있게 될 거야. 내 단추를 가져오거라.
여기요, 받으세요! 전부 여기 있어요!
……저, 저는 그저 할아버지를 도와드리고 싶었을 뿐이에요!
움베르토, 내가 보기엔 아이한테 너무 엄격한 것 같은데.
더 연습해라, 루치노.
……
네, 연습할게요. 할아버지 약 사다 드리고 와서 착실하게 연습할게요!
보셨겠지만 이 아이는 아직 부족함이 많습니다.
……지금 날 놀리는 건가, 움베르토.
죄송합니다만, 카르네발레를 앞둔 터라 주문이 너무 많아서 정신이 없습니다.
약속드리죠. 제가 맡은 이 주문이 끝나는 대로, 직접 저택에 가서 그분께 사과드리겠습니다.
물론 이후의 비용은 제가 전부 부담하죠.
안토니오 님께서 그런 걸 신경 쓸 것 같나? 난 이번 카르네발레를 평화롭게 보내는 것에만 신경 쓰고 싶다고, 움베르토……
움베르토 데 몬타노, 역시 여기 있었군.
여우의 귀향
넌 여기 나타나면 안 돼, 자로.
송곳니를 잃은 패배자는 황야로 돌아가 다음 게임을 기다려야 한다.
진정해, 카이사르.
네가 이번 게임에서 우두머리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으니, 조급할 수밖에 없다는 건 알고 있지만.
……
네 몸에서 인간의 냄새가 진동해. 새로운 장난감을 고른 건가?
그런 거라면 왜 날 찾지? 자로, 더 많은 위로라도 받고 싶은 건가?
네가 어린 늑대를 속이는 짓거리는 지겹도록 봐왔어, '할머니'.
내가 널 부른 건 흥미로운 비밀을 알려주기 위해서다……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마지막 송곳니가 어디에 숨어있는지 말이지.
우리는 게임에 간섭해선 안 돼. 넌 규칙을 어기고 있어, 탈락자!
하지만 탈락자야 말로 게임을 가장 잘 즐기는 법이다.
카이사르, 네 인자한 겉모습 속에는 피비린내와 승리를 갈망하는 욕망이 숨겨져 있지…… 넌 날 절대 속일 수 없어.
게다가, 난 네가 이 비밀에 대해 알고 싶어 하는지 아닌지 따윈 관심 없어. 난 이 즐거움을 만끽할 테니까.
……
네 어린 늑대는 후각이 뛰어나다. 하지만 이번 게임에서 아직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송곳니는 수십 년에 걸쳐 자신에게 풍기는 늑대 냄새를 지워왔지……
움베르토 데 몬타노, 가엾은 재단사지.
자로, 장담하지. 이번 게임이 끝나면 넌 우리에게 물어뜯기는 고통을 똑같이 맛보게 될 거야.
카이사르, 네 분노는 여전히 달콤하군.
아쉽지만, 난 우리의 규칙에 도전한 첫 번째 늑대가 아니야.
불포? 관광객인가? 미안하지만, 데 몬타노는 예약이 꽉 찼어. 당분간 영업 안 해.
당신이 사장?
내가 사장인지 아닌지는 상관……
그는 말을 끝맺지 못했다.
상대방의 손에 들린 칼을 봤기 때문이다.
그것은 칼이었다. 이 도시에서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무장한 사람을 본 지 얼마나 됐더라?
여자는 입가에 미소를 띠고 있었지만, 만약 한마디라도 더 한다면 칼이 자신의 목구멍을 관통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설령 이곳이 뉴 볼시니라고 해도.
크흠, 손님. 이분은 베네치아 자동차 회사의 직원이십니다.
'자동차 회사'? 내가 떠난 뒤로 패밀리가 많이 변했나 보네.
……
(불포…… 얼굴의 흉터…… 옷차림과 칼……)
(저 여자가 당시 패밀리를 배신하고 도망친 살인마인가…… 하지만 그 여자는 6년 전에……)
선생님, 일단 돌아가시죠. 안토니오 씨에게 안부 전해주시고요. 물론 아까 드린 약속은 반드시 지키겠습니다.
쳇…… 너…… 내가…… *시라쿠사 욕설*.
(고마워, 움베르토.)
잉그리드 씨, 변한 게 없는 것 같군요.
나를 알아?
당시 신문의 헤드라인을 가장 오랫동안 장식하셨으니까요.
시라쿠사로 돌아온다는 것을 패밀리에게 먼저 알릴 줄 알았습니다만.
난 이미 베네치아 패밀리를 떠난 지 오래야…… 지금은 당신을 찾으러 이곳에 왔지.
……절 죽이러 온 것은 아니군요. 당신에게서 익숙한 냄새가 납니다.
바르고인가요?
맞아. 그는 인맥을 동원해 극동을 찾아냈고, 우리는 거래를 했지.
……
정말 단풍잎 위를 뒹굴면서 햇볕을 쬐면서 나와 얘기할 생각이야?
(하아아암)
아무렴 어때?
내가 그 늑대와 친분이 있던 게 아니었다면, 녀석의 말을 전해주는 것도 귀찮았을 거야.
시라쿠사로 돌아와서…… 누군가의 경호원이 되라고?
정확히는 '문제 해결'이지.
그러면 네가 줄곧 찾아다니던 진실을 알 수 있을 거야.
어째서 그렇게 많은 사람을 죽였는데도 네 딸을 해친 범인을 찾지 못했는지, 그리고 범인이 누구인지를.
……
정말 날 쫓아내기 위한 핑계는 아닌 거지?
훗, 믿든 말든 알아서 해.
그를 제외하면, 넌 내가 신사에서 널 싫어하지 않는 유일한 존재일 거야, 잉그리드.
네가 그와 만나겠다면서 여기까지 싸우면서 들어오는 걸 볼 때마다 꽤 즐거웠어. 안 그랬으면 신사에서의 일상은 정말 지루했을 거야.
솔직히 말하면, 나도 너랑 시라쿠사로 돌아가 구경하고 싶어.
그건 깊은 수렁이야…… 당신같이 고집 세고 뒹굴기 좋아하는 녀석은 그곳을 좋아하기 힘들지도.
전해줘. 돌아갈 거라고.
네가 직접 말하지 그래?
리사의 일이라면 이해해 줄 거야.
난 시라쿠사로 돌아와 늑대 군주와 만났지. 움베르토 데 몬타노, 직접 확인시켜 준 게 아니라면 정말 몰랐을 거야. 어째서 당신 같은……
저같이 보잘것없는 재단사라는 말을 하려는 건가요?
맞아.
바르고가 저에 대해 어떻게 말했는지 모르겠지만, 저와 바르고는 어떤 문제들에 대한 미묘한 의견 차이가 있습니다.
상태가 이상해 보이는데, 움베르토.
바르고의 설명대로라면, 늑대들이 선택한 사람은 모두 어떤 면에서든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당신은 너무 쇠약해 보여.
방금 나간 그 아이가 당신의……
루치노는 영리한 아이입니다. 다만 아직 우리가 시간을 이길 수 없다는 걸 받아들이지 못할 뿐이죠.
전 늙었습니다. 잉그리드, 그뿐입니다.
바르고는 잘 지내고 있습니까?
그들에게 있어서 잘 지냈다, 잘 지내지 못했다의 기준은 내가 판단할 수 없어…… 근데, 바르고가 당신을 찾아오지 않았다고?
그는 수년간 절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그는 이미 절 포기했을 거라 생각합니다.
아마도 자신의 냄새가 당신에게 묻는 걸 원치 않아서겠지, 그게 당신한테는 더 안전하니까. 내 추측이지만 말이야.
……그런가요?
솔직히 말하면, 움베르토 당신과 바르고 사이의 일은 알고 싶지 않아.
난 그저 당신을 대신해 문제를 해결하러 왔을 뿐.
그는 내게 다른 송곳니를 판별할 수 있는 방법을 몇 가지 알려줬어. 아무래도 당신을 귀찮게 하는 걸 기다리는 것 보다는 내가 먼저 나서는 게 나을 것 같네.
어때?
당신에게 거절할 수 없는 조건을 제안했나 보군요.
하지만 이 수렁에 발을 담그게 되면 빠져나오기 쉽지 않을 겁니다.
1100년 11월 5일 11:00 P.M.
으음…… 잠시 후 알베르토 씨를 만나면 이 정장의 디자인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드려야 할까?
……안 돼, 할아버지가 알면 분명히 화내실 거야.
하지만 알베르토 씨가 먼저 물어본다면, 거절할 수도 없는 거잖아.
살루초 패밀리의 가주를 알게 되면 데 몬타노에게도 나쁠 건 없어……
이러면 할아버지의 약도 더 좋은 걸로 구할 수 있고, 컬럼비아의 좋은 의사 선생님께 모시고 갈 수 있을지도 몰라.
……
후, 쓸데없는 생각 그만하자 루치노.
라플란드 님이 주신 주소지는 이쪽 방향이었지……
음…… 트럭?
속도가 왜 저렇게 빠르지, 부딪히겠……
안 돼!!
루치노는 정장이 든 고급 상자를 안고 길모퉁이에 서서 사고가 일어나는 순간을 목격했다.
화물을 가득 실은 트럭은 코너를 돌려던 승용차와 부딪혔다.
현장에는 깨진 유리 파편이 가득했고, 승용차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찌그러졌다. 그리고 트럭 적재함에서 타이어 하나가 튕겨 나왔다.
……구, 구조…… 맞아, 구조해야 해!
젠장, 지금은 다들 메인 거리 쪽으로 공연을 보러 갔어……
이봐요, 차 안에 계신 분, 조금만 버티세요. 제가 구해드릴……
으음, 이게 뭐지…… 타이어 속에 뭐가 있네?
여기 있어, 감비노. 정말 우리가 찾던 차야!
커피 한잔 마시러 간 사이에 이게 무슨…… 젠장, 전부 망해버렸잖아!
애당초 숨기는 일이라고 했던 것부터 재수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말이야.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실적은 실적대로 못 챙기고……
근데 이제는 이 물건들이 우리 바로 코앞에서 문제까지 일으키다니……
더 최악은 저거야. 박살 난 차, 좀 낯익지 않아?
지금 같은 때에 저 빌어먹을 차에 누가 들어있는지나 신경 쓰……
잠깐, 저건, 레온투초의……
……
……
생각해 보니까, 용문으로 돌아가자던 네 계획이 나쁜 게 아니란 걸 인정해야겠는데.
경찰이랑 보스가 움직이기 전에 얼른 가자. 우리 사이의 빚은 용문으로 돌아간 후에 천천히 따지자고.
이곳에서 겨우 생긴 희망이야, 이제 와서 이렇게 포기할 수는 없어. 우리가 뉴 볼시니로 와서, 베네치아 자동차 회사를 찾아온 이유를 잊지 마!
더 이상 시칠리아 부인도, 그레이홀도 없어. 그리고 다른 패밀리의 견제도 없지.
어쩌면 우리도 이곳에서 우리만의 패밀리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도 몰라, 감비노.
길 건너편에 박스를 안고 있는 저 녀석 보이지? 이 거리에서 사고를 본 건 저 녀석뿐이야. 혹시 저 녀석이 트럭에 실린 다른 물건도 봤을까?
……무슨 말인지 이해했어. 저 녀석이 실제로 봤는지 어쨌는지는 우리가 하기에 달렸지. 넌 진짜 나쁜 놈이야, 카포네.
살길을 찾으려는 것뿐이야. 겸사겸사 보스 앞에서 실적도 챙기자고.
가자, 저 녀석을 데려가서 현장의 유일한 목격자를 제압했다고 하자.
……이 화물들은?
수령인이 고민해야 할 일이지. 잊지 마, 보스가 거듭 강조했듯, 우리는 숨기는 것 담당이야.
레온투초는…… 흥, 무사를 빌자고.
서둘러, 다른 사람이 저 녀석을 데려가게 둬선 안 돼.
어라, 누구 도와줄 사람 없나요?!
여기요, 차 안에 아직 사람이……
기절했군.
내가 업을게.
저 녀석이 들고 있던 상자……
다 가져가자, 어떤 단서도 남기지 마.
CCTV는 확실히 피했지?
당연하지, 여기 왔을 때 제일 먼저 한 게 주변 상황 점검이야.
가자.
'영업 종료'.
카페 안은 조용했다. 입구의 간판에서 '지지직' 하는 전기 소리가 이따금 들릴 뿐이었다.
“3일간 휴업합니다. 모든 고객님께서 제 딸 오필리아의 경연에 투표해 주세요. 카르네발레 당일 저녁, 딸아이가 화려한 퍼레이드 차량의 불을 밝힐 자격을 얻으면 일주일간 모든 커피가 공짜입니다!”
냄새, 아주 강해.
레드, 알고 있어. 네가 여기로 도망친 것을.
레드의 손에 들린 단검이 화살촉과 스치며 불꽃이 튀었다. 레드의 손이 약간 저릿했다.
빠르잖아, 내 사냥을 이렇게 오래 버티다니!
하지만 걸려들었어……
어라?
레드, 잡았어.
아파! 네가 만약 송곳니가 아니었다면 진심으로 우리 무리로 들어오라고 권유했을 거야.
안타깝게도 아녜제가 동의하지 않겠지만.
할머니, 아직 레드를 기다리고 있어…… 레드는 반드시 널 사냥하고…… 마지막 하나를 사냥해야 해.
응? 망설이는 거야?
……아니, 레드는 더 이상 망설이지 않아. 레드는 켈시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지만, 할머니를 실망시키고 싶지도 않아.
사냥꾼한테 너무 다가오면 안 되지!
루나컵은 화살을 쏘는 동시에 재빨리 몸을 돌려 유리창을 깨고 거리로 나갔다.
움직이지 마, 이 화살은 절대 빗나가지 않으니까.
너를 아녜제 앞으로 끌고 가기 전에, 확실하게 확인해야 할 게 하나 있어……
역시 바르고가 날 속이지는 않았네.
늑대 무리가 정말 소란스러워졌어.
당신들을 찾는 데 꽤 힘이 들었어.
하지만 앞으로는 더 쉬워지겠네.
……너에게서는 아녜제가 싫어하는 냄새가 나긴 하지만 넌 송곳니가 아니야.
레드, 너 저 사람을 알아? 걱정 말고 나와봐, 내 활 솜씨는 아주 안정적이니까.
레드, 모르는 사람이야.
하지만 저 여자의 칼, 레드의 칼보다 더 예리해.
……네게도 확신이 없다고?
레드, 이런 식으로는 승부를 못 가려.
레드도 알아.
레드가 너보다 빠를 거야.
빨간 그림자가 재빠르게 잉그리드를 향해 돌진했고, 루나컵의 활은 순식간에 칼을 든 불포를 겨냥했다.
내 화살보다 더 빠르진 못해.
화살 3발로 저 여자를 구석으로 몰 수 있어.
뒤야.
내 주의를 분산시킬 생각인가? 흥.
예전에 시라쿠사에서 난 이것보다 더 까다로운 상황도 해결해 봤어. 동시에 공격해 온 사람도 더 많았고.
하지만 쓰러진 건 내가 아니었지.
잉그리드의 손에 들린 칼집에는 화살 3발이 단단히 꽂혀 있었다.
사람과 짐승 무리를 동등하게 봐선 안 되지. 당신이 짐승을 사냥할 때 썼던 그 기술은 내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야.
계속해 봐도 좋아. 물론, 당신도 마찬가지야, '레드'.
……
……
반드시 널 찾아낼 거야.
레드의 칼, 더 예리할 필요가 있어……
덤벼.
……?
너무 오래 숨어있을 순 없을 거야. 바르고가 해야 할 대답을 이제 더 기다릴 수는 없거든.
이 도시의 경찰은 생각보다 빠른데? 나도 여길 떠야겠어.
차량 사고, 송곳니, 거기다 베네치아 패밀리의 그림자까지……
하아, 시라쿠사는 과연 얼마나 큰 서프라이즈로 날 환영하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