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막을 여는 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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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드 스토리작전 후2025-04-24

트럭 상조회를 지키기 위해 에이레네는 결국 알베르토와 거래를 하게 되고, 패밀리의 물건을 실은 트럭을 살루초 패밀리에게 넘기기로 한다. 하지만 두 사람이 트럭을 숨겨 놓은 장소에 도착했을 때, 갑자기 퍼레이드 차량 1대가 불타버린다.


1100년 11월 6일 10:15 P.M.

알베르토

이제 막 술병을 딴 참인데, 좋은 타이밍이야. 드미트리.

드미트리

당신 짓인가요?

알베르토

뭐가?

드미트리

시치미 떼지 마!

드미트리

그 차 사고, 레온은 지금 생사를 넘나들고 있습니다…… 아무것도 모른다고 하지 마시죠!

알베르토

진정해, 드미트리. 베르나르도와 그렇게 오래 지냈으면서 그의 지혜는 하나도 배우지 못한 건가.

알베르토

난 근거 없이 비난받는 걸 좋아하지 않아. 더군다나 내게 부탁하러 온 자가 이런 태도를 보이는 것은 더더욱 싫지.

드미트리

……당신이 아는 걸 모두 말해주세요.

알베르토

아니, 이 사고에 대한 일은 나 역시 자네가 아는 것 이상은 몰라.

알베르토

하지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지. 내가 거의 하지 않는 아주 개인적인 이야기일세. 그러니 그 입은 좀 다물고 들어 주겠나?

드미트리

……

알베르토

아주 오래전이긴 하지만, 나에게는 '형제'가 하나 있었어.

알베르토

우리는 아주 사이가 좋았지. 함께 자랐고 인생에서 가장 어리석은 청춘 시절을 함께 보냈다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 사이에 조금씩 차이가 생기기 시작했어.

알베르토

난 패밀리의 사업을 배우고 시라쿠사의 법칙을 익히기 시작했지만, 내 형제는 안타깝게도 이런 것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네.

알베르토

그는 빅토리아의 문학, 라이타니엔의 음악, 시라쿠사의 연극을 좋아했어…… 시시한 극장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허비했지.

알베르토

그리고 내가 패밀리의 사업을 막 이어받게 된 그해, 우리 집 주차장에서 그의 시체를 발견했지.

알베르토

당시 나는 무척 분노했다네. 그가 평소에 누구에게 원한을 샀는지 알았고 복수할 능력도 충분했지만…… 결국 포기했지.

알베르토

드미트리, 왜 그랬는지 아나?

드미트리

당신은 냉혈한이니까요.

알베르토

하하, 모욕적인 말로는 받아들이진 않겠네…… 하지만 정확한 답은 아니야.

알베르토

아주 간단해. 많은 이들이 '패밀리'의 의미를 오해하고 있어.

알베르토

패밀리 멤버 간의 관계는 결코 의무가 아니라, 관리해야 하는 투자라네. 사람들은 최소한 공통된 목적과 함께 같은 편이 되겠다는 결심이 있어야 패밀리라 할 수 있거든.

알베르토

내 형제가 나와 다른 길을 선택한 그 순간, 더 이상 패밀리의 일원이 아니게 된 걸세.

드미트리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죠?

알베르토

난 사람들과 논쟁하는 걸 좋아하지 않아.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건 공감대를 찾는 거지.

알베르토

자네의 형제를 해친 범인이 정말 그렇게 신경 쓰인다면, 시청에 가서 협조를 요청해 보게. 여기선 우리가 할 이야기는 사업뿐이야.

알베르토

시간이 다 됐군. 난 일정이 꽉 차있어서 다음 손님을 만나러 가야겠네.

드미트리

……

드미트리

알베르토, 저와 레온 사이에 얽힌 매듭은 제가 직접 정리하죠…… 하지만 이건 당신과 무관한 거예요.

드미트리

선은 넘지 마세요.

알베르토는 와인 랙을 1바퀴 돈 뒤, 다시 와인 시음 테이블로 돌아왔다.

그는 늦는 걸 좋아하지 않았지만, 어떤 손님에게는 적절한 기다림이 필요했다.

알베르토

만나기 쉽지 않군, 에이레네.

알베르토

내 기억이 맞다면, 이미 여러 번 초대를 했었을 텐데. 오늘 이렇게 직접 방문해 주다니 매우 기쁘군.

에이레네

……

알베르토

에이레네, 자네가 방문한 목적을 알고 있다네.

알베르토

사고를 낸 트럭이랑 그 안에 든 화물까지 전부 나에게 떠넘기려는 건가.

에이레네

마, 맞아.

알베르토

자신이 일으킨 문제를 패밀리와 패밀리 사이의 문제로 돌리다니, 아주 영리해.

알베르토

그렇다면…… 거절하겠네.

에이레네

알베르토, 왜지?

알베르토

이 일은 살루초와 아무런 관계도 없다네.

알베르토

자네도 알겠지, 과거 볼시니에서 있었던 일로 인해 시청의 감시를 받고 있는 상황에 굳이 불필요한 화를 자초할 이유가 없다는 것을.

에이레네

하지만, 이건 당신에게도 좋은 기회잖아?

에이레네

1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뉴 볼시니의 거의 모든 중요 구역에서 베네치아 자동차 회사의 판매점과 정비소를 볼 수 있게 되었어……

에이레네

만약 그들이 금지품을 밀반입한 증거가 당신의 손에 있다면 그들과 협상할 수도 있는 거고, 그게 아니면 증거를 넘겨서 시청과의 관계를 개선할 수도 있잖아……

에이레네

어떻게 하든 당신에겐 이득인 거 아냐?

에이레네

어젯밤의 일과 트럭 상조회 사이에 아무런 관계가 없도록 해주기만 하면 돼. 당신에겐 어렵지 않은 일이겠지.

알베르토

왜 살루초를 선택했지?

에이레네

무슨 소리야?

알베르토

메디치의 투자신탁, 레오티의 제약, 제노베제의 제당, 로카의 철강…… 새로운 간판을 달고 뉴 볼시니에 들어온 패밀리는 수도 없이 많다네.

알베르토

자네의 선택지는 분명 많았을 텐데 말이야.

에이레네

……나한테는 다 똑같아.

에이레네

우리 같은 운전기사는 그냥 이 신도시에서 새로운 인생을 찾고 싶을 뿐이야. 그레이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열두 패밀리 중 누가 강해졌고 누가 약해졌는지는 이해하지도 못하고, 신경 쓰고 싶지도 않아……

알베르토

그렇기 때문에 그 대답이 더욱 중요한 걸세.

에이레네

……

에이레네

난 시칠리아에서 자랐어. 어릴 때부터 부모님을 본 적이 없었지……

에이레네

작은 슈퍼마켓의 주인이 내가 10살쯤 됐을 때 나를 거둬줬어. 그 사람에게는 딸이 있었지만 나를 친딸처럼 대해줬고, 난 그의 가족이 되었지.

에이레네

하지만 1년 전쯤, 사소한 갈등 때문에 현지의 작은 패밀리가 우리 슈퍼마켓에 불을 질렀고, 내 여동생은 그 일로 광석병에 감염됐어.

에이레네

나중에 들은 소식에 의하면, 그 작은 패밀리는 영역을 내주지 않으려다가 시칠리아에 들어온 어떤 큰 패밀리에 의해 완전히 짓밟혔다고 했어…… 그리고 그건 살루초였어.

에이레네

이게 우리 사이에 있는 유일한 연결고리야. 막다른 골목에 몰리니까 살루초라는 이름이 떠올랐어, 그뿐이야.

알베르토

……

알베르토

아주 작은 요구사항이 하나 있네.

에이레네

말해.

알베르토

앞으로 트럭 조합에서 살루초 와이너리에 약간의 편의를 봐주었으면 한다네. 자네들만이 제공할 수 있는 그런 편의 말일세.

에이레네

……

에이레네

아니, 아냐 잠깐. 뭐, 뭔가 오해가 있었던 것 같은데.

에이레네

당신도 무언가를 하나 얻으면서 우리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거잖아. 이 거래는 공평한 거 아니야?

에이레네

트럭 상조회는 베네치아 패밀리와도, 살루초 패밀리와도 이젠 더 이상 그 어떤 관계도 맺어선 안 돼. 당신은……

알베르토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에이레네는 고개를 세게 저었고 스스로 쓸데없는 생각을 하지 말라고 다그쳤다.

알베르토

에이레네, 자네의 시간은 많지 않다네.

에이레네

……

알베르토

방금 아주 시라쿠사다운 이야기를 들려주었군. 좋은 이야기였어.

알베르토

그러니 가장 시라쿠사다운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로 선택한 순간 깨달았어야 한다네. 패밀리의 식탁에 앉으면 많은 일이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걸 말이야.

알베르토는 술병을 새로 땄고, 고상한 자세로 디캔터 속 와인이 공기와 섞이기는 것을 천천히 기다렸다.

에이레네는 그가 더 이상 자신을 쳐다보지도 않는다는 걸 알아챘다.

에이레네

알베르토.

알베르토

말해보게.

에이레네

내일, 차를 숨겨둔 곳으로 데려가 줄게.


1100년 11월 7일 2:45 P.M.

바쁜 경찰관

거의 다 왔어. 이 앞이 바로 뉴 볼시니 항구야.

노에미

와아……

바쁜 경찰관

왜 그래, 노에미? 여기 처음 오는 것도 아니잖아.

노에미

선배님, 혹시 뭔가 이상한 기분이 들지 않나요?

바쁜 경찰관

뭐가?

노에미

그러니까, 여기 올 때마다 어디에 서 있어야 할지 모르겠어요. 어디에 서 있어도 방해되는 것 같고……


컬럼비아의 이동도시 건축 기술 덕분에, 뉴 볼시니는 12개의 대형 섹터를 결합한 상태에서도 시라쿠사의 다른 도시들이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는 속도를 자랑했다.

뉴 볼시니 항구는 도시의 가장 외곽 구역에 위치했고, 도시 전체 면적의 약 10%를 차지하고 있었다.


노에미의 발밑에서 은은한 진동이 느껴졌다. 다른 도시로부터 몰려든 화물 육지 함선이 지원 층과 연결되는 소리였다. 안정적이고 부드러운 소리는 마치 건강한 심장 박동 소리 같았다.

컨테이너들은 마치 산맥처럼 끝없이 이어져 있었고, 트럭들은 골짜기 사이를 헤치며 달리고 있었다. 화물은 공사용 크레인과 연결 장비를 통해 지원 층에서 옮겨진 후 분류되었고, 다시 트럭에 실려 도시 곳곳으로 운송되었다.

노에미는 뉴 볼시니가 공식적으로 가동을 시작했던 그날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시칠리아 부인이 전 도시로 보낸 통신에는 이 젊은 이동도시에 대한 기대가 담겨있었다……

시라쿠사의 화물 운송 허브, 국가 전체의 미래 심장.

바쁜 경찰관

노에미, 오늘은 정말 바쁠 거야. 그리고 난 분명 그냥 사무실에 있으라고 했어, 네가 따라오겠다고 한 거지.

노에미

선배님, 전 아직 실습 중이긴 하지만 1명이라도 더 있으면 더 빠르게 사건을 해결할 수도 있잖아요.

바쁜 경찰관

선배라고 부르지 마. 나도 너보다 3개월 정도 먼저 발령된 것뿐이니까. 시라쿠사에서 경찰 노릇하기엔 우리 모두 경험이 적어.

노에미

아버지는 제가 무사히 직장에 자리를 잡길 원하세요. 경찰이 되면 가족들의 체면도 서고 가족이 운영하는 피자 가게도 봐줄 수 있으니까요……

바쁜 경찰관

그래, 알아. 그 얘긴 입사하던 날 모든 동료들 앞에서 했잖아. 넌 정말 속마음을 하나도 못 숨기는구나.

노에미

아, 헤헤.

바쁜 경찰관

자, 이제 일하자.

바쁜 경찰관

도시 전체 12개 구역에는 총 56개의 정비소가 있고 동료들이 한 곳씩 수색하고 있어. 트럭 캠프에도 이미 인원을 배치했고.

바쁜 경찰관

이제 여기만 남았네…… 뉴 볼시니 항구. 거의 모든 컨테이너 트럭은 항구에서 접촉하거든.

노에미

하지만 여긴 너무 넓어요. 차가 이곳에 숨겨져 있다면, 마치 모래사장에서 바늘을 찾는 거나 다름없다고요.

바쁜 경찰관

아주 적절한 비유긴 하지만 그 정도는 아냐. 그래도 서두르지 않으면 해가 떨어질 때까지 이곳에 있어야 할 거야.

바쁜 경찰관

여기서부터 시작하자. 넌 동쪽을 수색해, 나는 서쪽으로 갈게. 기억해, 사고 흔적이 있는 트럭을 찾아. 아주 작은 스크래치도 놓치지 마.

노에미

알겠습니다!


노에미

사고 차량…… 사고 차량……

노에미

뉴 볼시니에는 왜 이렇게 트럭이 많은 건지……

노에미는 차량으로 만들어진 정글을 헤집고 다녔다. 가끔 바쁘게 일하는 운전기사와 작업자들이 그녀를 지나쳤지만, 누구도 이 젊은 공무원에게 눈길을 주지 않았다.

노에미

잠깐…… 누가 뺑소니를 치고 달아난 거라면 사고 차량을 이렇게 눈에 띄는 곳에 숨길 리가 없잖아!

노에미

어? 저쪽은 왜 천막으로 가려놨지? 되게 높네……

노에미

선배님, 뭐 발견한 거라도 있나요?

바쁜 경찰관

아니, 아직. 왜, 설마 벌써 정신줄을 놓은 거야? 아침에 커피 한잔 마시라고 했잖아.

노에미

전 커피 안 마셔요, 너무 쓰단 말이에요.

바쁜 경찰관

그래서 다들 도넛이랑 같이 먹잖아……

노에미

지금 그런 얘기를 할 때가 아니에요! 뺑소니 차량이 숨겨져 있는 곳을 알아냈어요. 빨리 이리 와주세요!


1100년 11월 7일 3:15 P.M.

알베르토

……트럭을 뉴 볼시니 항구에 숨겼다고?

에이레네

우리 쪽 사람이 이곳에서 물건을 인수받았고, 겨우 도시의 절반 정도를 지나가다가 사고가 났어.

에이레네

당시엔 상황이 급박했던 탓에 운전자는 베네치아를 찾아갈 엄두도 못 냈고 캠프로 돌아오지도 못했어.

에이레네

트럭의 적재함도 파손되었는데, 너무 눈에 띄는 탓에 차를 돌릴 수밖에 없었어…… 이 항구는 트럭 기사들에게 비교적 익숙하거든……

알베르토

트럭이 있는 정확한 위치는?

에이레네

……저쪽이야.

알베르토

저건……

에이레네

항구에서 임시로 마련한 퍼레이드 차량 주차 공간이야.

알베르토

퍼레이드 차량?

에이레네

시라쿠사 전설 속 신비한 야수를 모티브로 만든 초대형 퍼레이드 차량이야. 카르네발레에서 가장 특별한 볼거리지, 시청에서 이걸 준비하는 데 거의 반년이나 걸렸어.

에이레네

카르네발레 퍼레이드가 있는 당일 밤, 퍼레이드 차량은 모든 시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중앙대로를 가로질러 도시 전체를 행진하고, 카르네발레의 분위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릴 거야.

에이레네

마지막 순간의 깜짝 등장을 위해, 이 기간 동안은 항구에 있는 차량을 모두 천으로 덮어두었어.

알베르토

그 운전기사가 트럭을 여기에 숨겼다고?

에이레네

맞아. 소머는 트럭을 퍼레이드 차량 중 하나로 위장했어.

에이레네

구체적으로 어떤 건지는 나도 몰라. 알베르토, 여기서 잠시만 기다려 줘. 배차 담당에게 좀 다녀올 테니까……

에이레네

……

에이레네

어, 왜 이러지. 갑자기 퍼레이드 차량이 전부 움직이기 시작했어……

알베르토

에이레네, 퍼레이드 차량을 전부 꺼내서 하나하나 다 확인하자는 건가? 너무 일이 커진다고 생각하지 않나?

에이레네

아니야, 나는 아직……

공사용 크레인의 기계 팔이 천막을 걷어냈고, 카르네발레용 퍼레이드 차량이 하나둘씩 원래 있던 자리에서 빠져나오기 시작했다.

괴이한 형상의 거대한 야수들이 햇살 아래로 모습을 드러내며, 웅장한 행진이 예정보다 일찍 시작됐다.

하지만 에이레네가 반응하기도 전에, 대열 끝에서 시커먼 연기가 피어올랐다.

에이레네

……

알베르토

……


[CG: 56_i03]

퍼레이드 차량 1대가 마치 태양의 미움이라도 받은 듯, 갑자기 불길에 휩싸였다.

[CG: 56_i03]

그건 '늑대'였다. 전설 속에 등장하는 야생에서 태어난 신적인 존재, 두 달이 높게 뜬 밤마다 집결하여 시라쿠사인의 꿈속으로 스며 들어가 야성을 일깨우고 생존을 가르친다고 했다.

이는 시라쿠사를 대표하기에 충분한 상징이었다…… 그것이 신비로운 전설이 됐든, 피비린내 나는 역사가 됐든, 이 신도시를 대표하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미래가 됐든.

하지만 지금 그 '신적 존재'는 불에 휩싸였고 '미래'는 재가 되어가고 있었다……

바쁜 경찰관

무, 무슨 일이지?

바쁜 경찰관

노에미, 빨리 작업자들한테 불 끄라고 해!

노에미

네! 제가 지금 당장……

노에미

잠깐만요, 선배님. 이 퍼레이드 차량의 적재함…… 이건 충돌 흔적 아닌가요?

노에미

혹시 이게 우리가 찾던…… 시장님과 충돌한 차량 아닐까요……

바쁜 경찰관

안 되겠어, 불길이 너무 거세. 불씨가 사그라들 때까지 기다렸다간 다 타버릴 거야.

노에미

이 불도 우연일까요?

노에미

하지만, 증거를 없애기 위해 트럭을 퍼레이드 차량 대열에 숨겼다가 불을 지르는 건…… 너무 번거롭고 눈에 띄잖아요.

바쁜 경찰관

아니면…… 이게 바로 녀석들이 원하는 게 아닐까?

바쁜 경찰관

꼭 선전 포고 같잖아, 도발하는 것처럼.

불길이 퍼레이드 차량을 완전히 집어삼켰다. 흔들리는 불꽃은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보였다. 현장의 사람들에게 활활 타오르는 거대한 늑대의 울부짖음이 들리는 듯했다.

바람이 불었고 짙은 연기가 휘날렸다. 연기는 마치 구름처럼 화재 현장 밖의 모든 사람들과 신도시를 뒤덮었다.

노에미는 불현듯 생각했다. 경찰이란 직업이 생각보다 쉽지 않을 것임을.


온화한 생물

큰 불이군…… 불길에 그을린 늑대가 누구를 모티브로 만들었는지 못 알아보겠어.

온화한 생물

너? 나? 자로? 아니면 아녜제?

나태한 생물

우리 중에는 없어.

나태한 생물

인간의 상상력은 인간이 가진 인지의 한계를 넘어설 수 없어. 게다가 그들은 너무 연약해서 늘 두려워하지……

나태한 생물

인간들에게는 문명 밖의 생명체가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낸 위협적인 이미지로만 보이나 보군.

온화한 생물

어떤 이미지로 구현해 냈든지 간에 꽤 공들여서 만들었던 거잖아. 이렇게 불에 타버리면 너무 아쉬운데.

나태한 생물

……

나태한 생물

그대의 어린 늑대가 곁에 있는 것도 아니다. 인자한 척을 할 필요는 없어.

나태한 생물

그 아이는 네 정체도 모르고 학살의 진실도 몰라. 하지만 그대를 위해 이 게임에서 승리하려 하고 있지.

나태한 생물

그대보다 더 뻔뻔한 늑대 군주는 없다. 카이사르.

카이사르

아니.

카이사르

레드, 내 사랑스러운 아이, 방식이든 결과든 그 아이의 사냥은 완벽하다고 할 수 없어. 게다가, 다른 인간들 때문에 흔들리기까지 했지……

카이사르

최후의 승리까지는 아직 멀었어.

카이사르

자로의 송곳니는 그 아이의 손에 죽지 않았고, 아녜제의 송곳니는 나약하긴 하지만 여전히 살아있어.

카이사르

그리고 너도 있지, 바르고.

카이사르

이번 게임에서 네 어린 늑대는 완벽하게 숨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야. 레드가 냄새조차 맡지 못했어.

바르고

……

카이사르

넌 이런 말을 했었지. 무수히 많았던 게임 중에서 이번이 가장 만족스러운 선택이었다고.

카이사르

네 어린 늑대는 잠복해 있는 거야? 다른 놈들이 서로 물어뜯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마지막에 나타나서 승리를 차지하려고?

바르고

황야에선 늘 그래왔지, 그렇지 않나?

카이사르

흠. 바르고, 너도 똑같이 잘 숨었다고 생각하나 보네?

카이사르

만약 내가 네 어린 늑대가 어디 있는지 이미 알고 있다면?

바르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