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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퇴양난에 빠진 에이레네는 라비니아에게 도움을 청하러 갔지만, 재판을 방청한 뒤 마음을 바꿔 하얀 늑대가 운전하는 택시를 타고 떠난다. 한편, 뉴 볼시니로 돌아온 텍사스는 라플란드에게 받은 초대장을 꺼낸다.
등장 오퍼레이터: 텍사스, 텍사스 디 오메르토사, 페넌스
트럭…… 그, 뭐였더라…… 죄송해요, 방금 말씀하신 이름이 너무 길어서요.
'뉴 볼시니 화물 노동자 및 트럭 기사 연합 상조회'…… 우리는 빅토리아와 컬럼비아의 이런 노동자 조직에 대해 배워야 해요.
패밀리의 위협에 맞서려면 일단 우리가 단결해야 하고, 패밀리에 맞설 힘을 가져야 해요.
운송업은 도시의 생명이야. 과거에는 시라쿠사에 있는 모든 도시의 운송업을 패밀리들이 장악하고 있었지.
우린 이런 현실을 바꾸고 싶어.
이제 뉴 볼시니에서 트럭은 더 이상 마피아의 운송 수단이 아니게 되었어. 그건 오직 운전자들의 것이고, 모든 정직한 시민들의 것이지.
하지만, 왜 전가요?
저는 한때 소머의 작은 슈퍼마켓에서 물건 실어 나르는 기사였을 뿐인데요…… 운전은 그럭저럭 하긴 해도……
볼시니에서 패밀리의 뇌물을 받아본 적 없는 시청 직원의 숫자는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야.
그건……
사과할게요, 에이레네. 이미 몰래 당신과 소머의 뒤를 조금 조사했어요. 그 비극적인 사건에 대해서도 알고 있죠. 정말 미안해요.
제 생각이지만, 만약 당신들이 단지 그 슈퍼마켓에 불을 지른 그 패밀리를 증오했던 거라면 다른 패밀리의 도움을 받아 복수할 수도 있었을 텐데……
당신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죠.
제 추측일 뿐이니…… 불쾌하다면 용서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라비니아 판사님.
에이레네, 당신이 트럭 조합 책임자에 가장 걸맞은 인물인지는 일단 차치하고, 전 당신이 선한 사람이라고 믿고 있어요.
이 제안을 진지하게 고려해 주시겠어요?
……
1100년 11월 6일 4:47 P.M.
에이레네 씨,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라비니아 판사님께서 재판을 주재하고 계십니다. 끝나는 대로 만나실 수 있을 겁니다.
아…… 응, 기다릴게.
들고 계신 건 라비니아 판사님께 드릴 자료인가요? 제가 미리 전해드릴 수 있어요.
아냐! 괜찮아…… 이따가 직접 주면 되니까.
에이레네는 말하면서 손에 든 노트를 더욱 꽉 쥐었다.
혹시, 라비니아 판사님이 지금 재판 중인 사건이 기업들의 분쟁이야? 아니면……어젯밤 교통사고와 관련된 거야?
아, 둘 다 아닙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재판이 아니라 라비니아 판사님도 해결할 수 없는 청원이라고 해야겠네요.
청원인은 평범한 뉴 볼시니 시민인데, 상황이 좀 특수해요.
판사님은 뉴 볼시니의 대법관이잖아. 어떤 사건이길래 판사님마저…… 들어가 봐도 될까?
물론이죠. 방청석에서 기다리시면 됩니다.
……몬텔루페 시청에 최대한 빨리 연락을 취해 범인을 체포할 수 있도록 요청하겠습니다.
동시에, 이 사건의 재판권을 뉴 볼시니 법원에 신청하겠습니다.
그럼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지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타지역의 재판을 요청하는 일이 1년 동안 없었던 것은 아니니까요……
하지만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잖아요, 안 그런가요?
……설령 실패하더라도, 몬텔루페의 동료들에게 공정하게 사건을 심리하도록 촉구해서, 범인이 마땅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공정?
라비니아 판사님, 그렇게 되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두 알잖습니까!
그 사람들은 제 형이 술집에서 술에 취해 먼저 시비를 걸었다고 하겠죠. 그리고 불쌍한 패밀리 사람들은 이건 정당방위였고, 실수로 일어난 사고라고 할 게 뻔합니다.
판사님도 아시잖아요, 그게 사실이 아니라는 걸!
형은 카르네발레와 관련된 일 때문에 몬텔루페로 출장을 간 겁니다. 근데 실수로 현지 패밀리의 심기를 건드리는 바람에 지저분한 골목에서 맞아 죽었어요……
라비니아 판사님, 그 패밀리는 이미 법원의 관계자들에게 식사 대접을 했다고 들었습니다. 근데도 판사님은 동료들에게 공정하게 재판하도록 촉구할 수 있다고 제게 말할 수 있다는 건가요?
전……
형은 좋은 사람이었습니다. 평생 나쁜 짓 한 번 한 적 없었죠. 저희는 뉴 볼시니로 초반에 전입한 시민이에요. 모두 형을 좋아했는데……
정말 유감입니다.
판사님은 유감스러워하실 필요 없습니다. 이런 일은 시라쿠사에서 너무나 흔한 일이니까요, 그렇지 않나요?
라비니아 판사님, 전 복수를 하고 싶습니다.
제 방식으로, 시라쿠사에서 너무나 흔한 방식으로…… 재산을 팔아 살인청부업자를 고용하거나, 그 패밀리와 원수 관계인 다른 패밀리를 찾아가거나.
하지만 그러면 뉴 볼시니 법을 위반하는 것 아닌가요?
저를 심판하실 건가요? 뉴 볼시니는 저를 영원히 추방할 건가요?
……《신도시 관리법》에 의거한다면, 맞습니다.
뉴 볼시니의 법은 엄격하고 효과적이죠. 다만 오직 뉴 볼시니에서만 엄격하고, 오직 뉴 볼시니에서만 효과가 있죠……
판사님은 이 상황이 우습지 않나요?
……
이게 잔인하게 들린다는 건 알지만, 법이란 건 이런 겁니다. 뉴 볼시니는 너무 특별하죠. 이게 바로 이곳이 가진 의미이자 지금 가장 부족한 부분입니다.
하지만 저를 믿어주세요. 저희가 최선을 다해 도와드리겠습니다.
아니요, 라비니아 판사님. 제 형의 시신은 아직 따뜻합니다……
저는 뉴 볼시니 시민의 자격을 포기하고 몬텔루페로 돌아가고 싶어요.
……
어떻게 이럴 수가……
하아, 어쩔 수 없는 일이에요.
뉴 볼시니는 특별한 도시라서 《신도시 관리법》의 내용, 효력의 근원은 모두 시라쿠사의 오랜 역사와 충돌하고 있어요.
어떤 의미에서는 이 도시는 나라 전체와 어울리지 않는 거죠. 바로 그 점 때문에 첨예하게 대립하는 지점이 생길 수밖에 없어요.
사실, 이런 사례는 올해 들어 처음이 아니에요…… 죄송합니다. 이런 이야기를 해선 안 됐는데.
아냐, 고마워…… 이런 얘기를 들려주다니.
에이레네, 이건 근본적으로 상조회가 해결해 줄 수 있는 문제가 아니야.
이곳은 뉴 볼시니입니다. 이곳에서 그런 속 사정을 봐주는 일은 없습니다.
……
비통해하는 남자가 두 사람의 옆을 지나갔다. 그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고, 에이레네는 그의 얼굴에서 어떤 감정도 읽을 수 없었다.
에이레네, 라비니아 판사님께서 사건 관련 서류를 처리하고 계세요. 제가 말씀드리고 올 테니 여기서 기다려 주세요.
……
……
라비니아 판사님, 괜찮으신가요?
괜찮아요. 에이레네는요? 오래 기다렸다고 하지 않았나요?
이상하네요, 방금 전까지만 해도 여기 계셨는데.
무슨 일인지 말하지 않았나요? 도주한 차량의 행방을 찾았다거나?
(고개를 젓는다)
……그 사람 성격상, 아마도 갑자기 새로운 단서가 떠올라 인사도 못하고 간 것 같네요. 다시 연락이 올 거예요.
그리고 방금 경찰서의 동료분께서 전화를 하셨어요.
판사님께서 찾아달라고 하신 '체르탈도'라는 성을 가진 사람의…… 소재가 파악됐다고 합니다.
텍사스는 무기를 옆에 두고 방의 창문을 열었다.
약간 지루했다.
우기 시즌이지만 도시 상공에는 구름 한 점 보이지 않았다. 수많은 행인이 밝은 햇살을 받으며 거리를 걷고 있었다……
1년 전에 자신이 밟았던 땅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였다.
작년만 해도 이곳은 볼시니에 속했고 끝없이 내리는 비로 매일 꼬리를 말리느라 많은 시간을 허비해야 했다.
레온투초가 병실에 누워있는 게 아니었다면, 텍사스는 시라쿠사가 정말로 좋아지고 있다고 믿을 뻔했다.
……
보스, 이 LP판도 챙겼네. 흠집이라도 나면 어쩌려고?
나라고 별 수 있겠어!
난 시라쿠사의 가식적인 재즈는 정말 별로야. 처음엔 고상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저스트 라이크 늑대 무리가 서로 물어뜯을 때 꼬리털 바스락거리는 소리 같지.
카르네발레, 행진, 공연…… 분명 여기저기서 음악이 들려오겠지. 난 옛 친구를 만나고 싶을 뿐. 원하지 않아, 나의 귀를 고문하는 건.
옛 친구? 보스의 동포들도 가는 거야?
우린 그곳에 자주 갔었지. 오랜 시간이 지났고, 시라쿠사인은 또 열었지, 이런 테마 파티를. 그 녀석들도 반드시 올 거야.
헤이, 텍사스. 말로는 관심 없다면서 나보다 짐을 더 빨리 쌌잖아?
애초에 가져갈 것도 별로 없었어.
우리도 오래 안 있어, 일이 끝나면 바로 돌아올 거야.
그 말투, 마치 또 무슨 사고가 날 거라고 확신하는 듯한 말투군.
솔직히 말해서 자로는 이미 게임 오버, 너희의 거래는 이미 무효야……
너, 시라쿠사 그리고 옛 지인들 사이, 나는 별로 얽히고 싶지 않아. 하지만 해결했지, 해결해야 할 문제들.
그리고 '마지막 텍사스'는 이미 끝난 일, 넌 특별한 기대를 하고 있지 않아, 시라쿠사에게. 그곳이 좋아지든 나빠지든 너랑 무슨 상관이야?
……
말하기 싫은 건가? 아니면 설명할 수 없는 건가?
오케이, 난 네게 줬어 기회를, 용문에 남아 집을 지킬 기회를.
……
텍사스는 창문을 닫고 외투 안쪽 주머니에서 봉투 2개를 꺼냈다.
첫 번째 봉투는 뉴 볼시니 시청에서 보낸 초청장이었다. 법원의 직인과 시장 대행 레온투초의 서명이 있었다.
또 다른 봉투는 텅 비어 있었고, 보라색 봉투 모서리에는 대충 그려진 하얀 늑대와 포도 한 송이가 있었다.
……라플란드.
에이레네는 도망치듯 법원을 떠났다.
방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자신이 무엇을 경험했는지, 어떤 고민을 했는지 감히 되돌아볼 수조차 없었다.
택시 1대가 에이레네의 앞에 멈춰 섰다. 에이레네는 자신이 택시를 잡으려 손을 들었는지도 기억하지 못했다.
목적지는?
트럭 캠프……
흠, 처음 들어보는 곳이군.
토리노 구, 알리토 대로 500번지.
가장 외곽에 있는 구역이라 이곳에서 많이 멀어. 그쪽으로 가는 승객이 없는 것도 당연해.
힘든 하루였나 보네?
응……
안타깝네. 내가 뉴 볼시니에서 본 손님 중 가장 우울해 보이는 사람이야.
뭐가 그렇게 우울한 거야? 며칠 있으면 카르네발레 퍼레이드라고. 모두가 이 신도시와 새로운 자신의 삶을 기뻐하고 있잖아?
……
말이 나와서 말인데, 난 이곳이 정말 좋아.
화려한 거리에 멋진 파티, 그리고 음식도 훌륭해. 패밀리도 없고, 비도 거의 오지 않아. 공기도 꼬리도 항상 뽀송뽀송해.
저기, 조금 조용히 해줄래? 지금은 말할 기분이 아니라서.
에헤이, 도대체 무슨 걱정거리가 있길래? 차라리 털어놔, 내가 도움이 될지도 모르잖아?
……
잘못된 일을 했어. 아니, 일을 못했다고 해야 하려나. 아니면, 믿지 말아야 할 사람을 믿었다고 해야 하나…… 어쨌든, 난 다른 사람의 신뢰를 저버렸어.
아냐 됐어, 내가 겪은 문제는…… 해결할 수 없으니까.
아니 아니, 시라쿠사에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는 없어.
풀 수 없는 매듭은 칼로 잘라버리면 되고, 열 수 없는 비밀 금고는 망치로 부수면 돼. 모든 문제가 다 이렇지.
대부분의 경우엔 그냥 생각을 바꾸고 스스로에게 약간의 용기를 더해주기만 하면 돼. 그러면 모든 문제가 저절로 해결되는 걸 보게 될 거야.
경험이 많은가 봐?
아마 그쪽이 생각하는 것보단 많을 거야, 친애하는 고객님.
택시기사가 되기 전에는, 주로 가장 친한 친구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일을 했거든.
그 친구는 정말 문제를 잘 일으키는 녀석이었어. 쯧.
남의 문제를 해결해 준다니, 꼭 패밀리 같네.
그건 오해야.
여기는 새로운 곳이야. 이제는 예전 방식이 통하지 않지, 잘 알고 있다고.
봐, 모두들 열정이 가득하고, 사랑이 충만해. 그리고 모두 카르네발레의 가면을 쓰고 있어. 재밌지 않아?
가끔은 정말 궁금해. 이 사람들의 가면 속에는 어떤 표정이 숨어있을까?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는데.
간단한 거야, 다른 사람의 억압 때문에 쓴 가면은 숨을 막히게 하니까.
대부분의 경우, 사실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다들 알고 있어. 답은 바로 그곳에 있지, 너무나도 선명하게. 하지만 우린 여러 이유를 대며 그것을 직시하려고 하지 않을 뿐이야.
하지만, 만약 그게 나 자신을 편하게 만드는 거라면…… 왜 마다하지 않겠어?
……미안, 멈춰줘.
운전기사는 능숙하게 브레이크를 밟았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승객은 마치 운전기사가 자신이 탑승할 때부터 자신의 이 말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심지어, 백미러를 통해 운전기사가 자신을 향해 밝은 미소를 짓는 것을 보았다.
트럭 캠프로는 안 갈래. 다른 곳으로 가줘.
원하는 대로, 친애하는 고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