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ST-2깨어난 도시
비스트 아리스토크랫을 통해 주바이르는 그들이 쭉 자신의 귀환을 기다려왔다는 것을 알게 되고, 옆에 있던 라즈바르는 다른 보석 하나를 바친다. 그 순간, 주바이르는 샤의 장군으로서 샤가 남긴 찬란한 보물을 지켜야 하는 자신의 정체성과 사명을 완전히 기억해 낸다.
주바이르가 창문을 깨고…… 스스로 나간 것 같죠?
내가 가서 찾아올게.
박물관에 맡겨주세요, 페페. 며칠 동안 제대로 쉬지도 못했잖아요.
황금의 도시 사자가 곧 아버지의 영지에 도착할 거야, 아나트. 난 1분 1초가 아까워.
페페……
박물관 훼손 건은 티티랑 같이 정리해 줘서 고마워. 그리고 주바이르가 갈 만한 곳이 몇 군데 있어, 지금 출발할게.
페페, 처음에 왜 주바이르를 연구용으로 빌려주기 싫었는지 알아요? 사실 당신의 편지를 받고 나서 바로 알려주려 했어요……
2달 전에 당신 아버지의 영지로 출장을 갔어요. 하지만 황금의 도시 사자가 이미 도착해 있는 걸 봤죠.
당신의 동생은 이미 출발했어요.
……
넌 이미 알고 있었으면서 내게 말해주지 않았던 거네.
당신은 편지에 무엇을 발견했는지 정말 기쁜 듯이 설명했죠. 게다가 본인이 아주 신이 난 상태인 것을 표현하듯, 느낌표를 20개나 썼고요.
그래서 전…… 차마 말할 수 없었어요.
그런데 왜 주바이르를 내게 빌려준 거야? 난 그런 것도 모르고 신나 했는데……
여긴 보석의 도시니까요! 페페! 여긴 보석이 셀 수도 없이 많아서 절대 찾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시간이 지나면 당신 스스로 포기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황금의 도시 사자는 항상 8월에 오지 않았나? 왜 앞당겨진 거지?
당신 아버지의 요청으로 사자가 일찍 오게 됐어요.
그러니까 이미 결정된 내용이었던 거네. 내가 포기하지 않을까 봐, 내가 샤의 유적을 찾으러 집을 떠난 사이에 그 녀석을 황금의 도시로 보낸 거고.
하지만 아버지는…… 내가 찾은 걸 보고 다시 결정하겠다고 했었는데?
페페, 어른들은 항상 자신만의 결정을 내리니까요. 저희 같은 손아랫사람이 간섭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에요.
그 녀석을 봤어?
……네.
분명 득의양양한 얼굴을 하고 있었겠지. 우린 서로 황금의 도시에 들어가기 위해 얼마나 경쟁했는데.
페페, 당신의 동생은 행복해 보이지 않았어요. 표정 속에 슬픔이 숨어있었던 것 같았죠.
그날, 당신의 동생은 저를 서재로 불렀어요. 그리고 이번 생에 당신과 다시는 만날 기회가 없다는 걸 안다면서 말을 전해달라고 했죠.
뭐라고 했는데?
자신의 목소리를 기억해 주길 바란다고 했어요. 그 말을 하고 떠났어요.
짐은 정말 적었어요. 근데 그중에서도 자신의 물건은 얼마 되지 않았죠. 나머지는 모두 당신과 아버지와 관련된 것들이었어요.
……
페페……?
어릴 때부터 모든 사람들이 말했어. 폐하 곁의 사관이 되는 건 가문의 명예를 이어가는 길이라고. 하지만 아나트, 명예는 희생과 헌신으로 얻어지는 거야.
황금의 도시에 들어가 사관이 된다는 건 평생 그 도시에 머물러야 한다는 뜻이야. 다시는 가족이나 친구를 만날 수 없게 되고, 오직 수많은 책만이 곁에 남게 돼.
당신은 책상에 앉아 있는 걸 가장 싫어하지…… 않았나요? 페페?
맞아. 나도 살아있는 동안 사르곤을 돌아다니며 자유롭게 역사의 흔적을 찾아다니고 싶어.
하지만 그럴 순 없어…… 그 녀석이 원하는 대로 되게 할 순 없으니까.
페페, 동생이 그렇게 싫은가요? 설령 자신이 괴롭더라도 동생의 뜻대로 되게 하고 싶지 않을 만큼?
어릴 때부터 사람들은 그 녀석을 보면 조용하고 침착한 게 딱 사관 감이라고 칭찬하곤 했지.
하지만 그 녀석은 장난꾸러기인 데다 놀기 좋아했어. 그건 나만 알고 있었지. 책상에 1초라도 더 앉혀놓는 건 그야말로 고문이었어.
그럼 동생이 당신과 사관 자리를 놓고 경쟁한 이유는 뭔가요?
내가 황금의 도시에 가는 걸 원치 않았기 때문이야.
동생은 내가 혼자 그곳에 남는 걸 원치 않았을 뿐이야……
그렇다면 당신은 왜……?
나도 똑같으니까……
나도 그 녀석이 혼자 그곳에 남는 걸 원하지 않았어.
오래 서 있어서 생긴 다리의 통증을 완화하는 보석? 이건 아니다.
상대방이 먼저 사과하게 만드는 보석? 어느 정도 쓸모는 있지만 내가 찾는 건 아니다.
그 보석이 아주 가까이 있는 게 느껴진다. 하지만 이 방엔 보석이 너무 많다……
복도에서 들려오는 발소리에 주바이르는 황급히 거대한 도금 상자로 돌아가 누웠다.
주바이르는 시선을 느꼈지만, 침묵을 깨는 소리는 없었다. 하지만 불안한 마음에 눈을 살짝 떴고, 그곳에 있던 건……
모래와 같은 색을 가진 동물이었다.
오…… 믿을 수 없군……
그 동물은 도금 상자 안으로 뛰어들어 주바이르의 황금 가면에 얼굴을 붙였다. 마치 냄새를 맡고 있는 것 같았다.
검은색 동물도 고개를 들이밀었다.
미오…… 우프……?
기억이 거의 다 돌아온 것 같군.
응, 냄새가 틀림없어. 넌 가짜가 아니야.
조용히 해, 우프.
그대들은 어째서 이렇게 작아진 거지…?
우리가 이렇게 된 건 네가 하인의 직책을 다하지 않았기 때문이잖아?
하인의 직책이라……
만약 네 눈에 비친 내가 옛날의 모습 그대로였다면, 매일 끌려 나가 행진해야 했을 거야. 보석을 찾아줄 시간이 어디 있었겠어?
그에 비하면 지금 모습이 훨씬 편리하지.
미오, 지금의 주바이르는 우리가 말하는 내용을 이해할 수 없어.
주바이르가 오기 전에 경고했었잖아.
(화난 눈빛으로 째려본다) 흥……
(뜨끔해서 시선을 피한다)
괜찮아, 주바이르는 곧 우리가 300년 동안 겪었던 일에 대해 알게 될 테니까.
우프, 가서 우리의 새 하인을 불러와.
젊은 관리인이 긴 복도를 지나 주바이르의 앞에 섰다.
파란 파울비스트가 갑자기 날아올라 거래소 벽 높은 곳으로 날아갔고, 그곳에 박힌 장치를 건드렸다.
톱니바퀴가 맞물리고 태엽이 딸깍거리는 소리가 났다. 파울비스트는 열린 금고에서 보석 하나를 꺼냈다.
파울비스트는 보석을 쟁반 위 짙은 갈색 벨벳 중앙에 놓았고, 젊은 관리인은 그것을 들고 왔다.
관리인의 눈빛은 평온한 것 같기도, 불타오르는 것 같기도 했다.
주바이르, 처음…… 아니, 오랜만입니다.
이 보석이 제 저울추입니다.
그리고 이 보석 거래소와 그랜드 바자르에서 유통되는 모든 보석을 합치면……
한 죄인의 영혼보다 더 무거울 수 있을까요? 주바이르, 저는 알고 싶습니다.
열려있어, 들어와.
들어와?
……
나란투야, 당신이야?
문밖의 어둠 속엔 아무도 없었지만, 노크 소리는 계속되고 있었다.
아스파시아가 고개를 돌리자 극히 고전적인 생김새의 기계 장치가 문에 붙어 있었다.
회전하는 구조체가 일정한 속도로 문에 박혀 있는 보석을 두드리고 있었고, 어디서 왔는지 모를 모래가 후두둑 떨어지고 있었다.
도둑의 새로운 수법인가……?
아스파시아가 그것을 떼어내려고 손을 뻗은 순간, 그것은 보석으로 된 문 장식을 안은 채 바닥에 떨어졌다.
보석이 어둠 속에서 반짝였다. 그리고 아스파시아는 보석과 기계 장치가 함께 하수구 입구로 사라지는 걸 보았다.
……
보석 무리가 다른 보석을 훔쳐 갔네.
그것도 나쁘진 않아. 보석이 채굴자들로부터 자기 동족을 되찾아간 것뿐이니까.
역사를 위하여!
망자를 위하여!
우리의 나란투야를 위하여!
나란투야는 없지만!
하지만 이 캐럽 주스 1박스도 나란투야가 사준 거야!
난 미라가 이렇게 값나가는 줄 몰랐어. 내일 박물관 창고에 가서 또 다른 망자가 있는지 볼까?
하아, 박물관에 있는 망자만 찾을 생각이야? 어떻게 된 게 생각이란 걸 못 하냐?
박물관 밖의 망자도 찾아야지!
맞아, 네 말이 맞아.
그런데 그러면 우리가 경찰이 되는 거 아냐?
……근데 아야지, 네 몸에 뭐가 없어진 거 아냐? 평소랑 약간 다른 느낌인데.
응? 아냐, 없어진 건 없어. 이 대도의 물건을 감히 훔칠 녀석이 어디 있겠어?
그 얘기는 그만하고 마시기나 하자!
고맙군, 젊은이.
……
나와 함께 있던 이 금속 피조물들이 모두 돌아왔다…… 내 직책도 함께.
그대와 나는 깨어있는 채로 밤을 맞이했지만, 이제 태양이 떠오르려고 하는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