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7애완동물?
그랜드 바자르에 도착한 페페는 미오의 뱃속으로 삼켜지게 되고, 나란투야도 혼란스러운 도시에서 우프를 만난다.
아이고! 걸을 때는 앞을 잘 보고 걸어야지!
미, 미안해! 급하게 가느라 제대로 보지 못했어. 다친 데는 없어?
괜찮아, 늙었지만 아직 뼈는 튼튼한 편이니까.
근데 어디를 그렇게 급히 가는 게냐? 지금 큰일이 일어난 걸 모르는 게냐?
그 금속 인형들, 처음엔 도시의 모든 보석을 그랜드 바자르로 가져가더니 이제는 여기저기 집을 허물고 우리를 그랜드 바자르에서 쫓아내고 있어.
그 구조체들이 지금 집을 허물고 있다고?
그래! 사방에 무너진 돌이 가득해.
저기, 넌 왜 그쪽으로 가는 게냐?
무슨 일인지 직접 가서 보게!
너 같은 애가 가서 뭘 할 수 있다는 게냐?
아이고, 얘야!
……아무도 없어, 다들 떠났나 봐.
세상에……
평소에 북적거렸던 거리는 텅 비어 있었고, 보석 구조체만 여기저기 모여 있었다.
구조체들이 손을 들자 집들은 차례대로 모래가 되어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리고 모래 속에서 거대한 기둥과 높은 벽이 겹겹이 솟아올랐다.
휴…… 하마터면 맞을 뻔했어.
야옹……
……?
누구……
야옹……
어…… 어디서 온 녀석이지……?
야옹!
빨리 가. 여긴 네가 있을 곳이 아니야.
가! 가!
……
눈앞의 동물은 소녀가 소리쳐도 겁먹지 않고 오히려 태연하게 앉아서 자신의 털을 핥고 있었다.
페페는 의아해하며 돌아가려 했지만, 발을 내딛으려는 순간 눈앞의 동물은 고개를 들어 페페의 눈을 똑바로 쳐다봤다.
그 시선을 마주한 페페는 한 걸음도 움직일 수 없었다.
그저 작은 동물일 뿐이었음에도.
페페는 용기를 내어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갔다.
귀가 찢어질 듯한 포효가 울렸고, 소녀는 고막에 아픔을 느꼈다.
소녀는 사람의 종아리보다 작은 동물에서 이런 소리가 나올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소녀는 귀를 막고 눈을 감은 채 얼굴을 찡그렸다. 소리의 파도는 소녀를 거의 쓰러뜨릴 뻔했다.
포효가 멎을 때쯤, 소녀는 거대한 그림자에 뒤덮인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눈을 뜨자 소녀는 거리 한가운데 웅크린 맹수를 보았다. 몸은 짙은 모래 빛 털로 덮여 있었고, 몸에 있는 무늬는 움직이는 듯했다. 맹수는 신비로운 빛을 발했다.
마치 이끌리듯 소녀는 맹수의 눈을 바라봤다. 눈이 마주치는 순간 자신의 영혼이 그 황금빛 눈동자에 빨려 들어가는 것 같았다.
호흡, 심장 박동, 맥박…… 모든 것이 맹수에게 꽉 잡혀 언제든 멈춰버릴 것만 같았다.
소녀는 완전히 움직일 수 없었고, 그저 맹수가 천천히 다가와 새빨간 입을 크게 벌려……
자신을 통째로 삼키는 걸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순간 세상이 어두워졌다.
안녕하세요, 바르야반다바드 박물관 관장 대행 아나트입니다. 네, 소식은 전달받았습니다. 죄송하지만 저희도 여력이 없는 상황입니다……
연구원의 전문가들은 이미 각 구역에 배치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현재 귀하의 손실을 평가할 인력이 충분하지 않습니다……
오해하지 마세요. 물론 귀하가 투자하신 것은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바르야반다바드 박물관 관장 대행 아나트입니다…… 아니요, 현재 대응 방안은 없습니다. 그리고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할 여유도 없습니다……
……네? 아니요, 저희는 이미 박물관을 봉쇄했고, 어떤 소장품도 폐쇄된 건물에서 나갈 수 없도록 조치했습니다.
지금 도시에서 계속 나타나는 구조체는 박물관과 무관합니다……
여보세요?
하아……
안녕하세요, 바르야반다바드 박물관 관장 대행 아나트입니다……
콜록, 콜록콜록…… 죄송합니다. 갑자기 모래 먼지가 불어버렸네요.
걱정 마세요. 바르야반다바드 박물관을 대표해 보증합니다. 최대한 빠르게 소장품을 복원해 드리겠습니다……
콜록콜록…… 아, 소장품 감정이요?
그러니까, 구조체들이 당신의 정원에 조각상을 세웠다고요? 그리고 돌기둥 몇 개도요?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시겠어요……
……네, 귀하가 설명하신 장식은 신력기 1세기의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메나트 하마이트가 세워지기 전에 사라졌던 장식 스타일이고, 그 기술도 알 수 없게 됐죠.
최대한 빨리 사람을 보내 상황을 확인하겠습니다.
티티, 다녀와 주시겠어요?
……믿을 만하다고 생각해? 그 구조체들이 건설하는 법, 조각하는 법, 심지어 잃어버린 기술까지 알고 있다고?
믿고 싶지 않아요.
너도 좋지 않은 예감을 느낀 모양이네.
하지만 직접 눈으로 봐야……
……
……티티, 왜 그러시나요?
방금 '직접 눈으로 본다'라고 했지……?
건조한 바람 속, 모래는 마치 강둑을 넘은 물결처럼 파도치며 행인들의 발끝을 덮었다.
이어서 모래는 두 사람의 눈앞에서 천천히 모여들었고, 마치 장인의 손에 들려있는 모양을 잡는 틀에 부어진 것처럼 형태를 만들어갔다.
거리에 모래 기둥과 벽돌로 된 벽이 세워졌다.
……
동물 부조와 오리지늄 회로를 모방한 무늬, 하지만 동시에 해시계와 '시간'에 대한 숭배도 보여. 루갈샤르거스의 영향력이 가장 컸던 시대야.
저기, 티티, 그건 나중에……
이건 아마도 구조체의 '기억'일 거야. 음, 이걸 복원된 유물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근데, 저희는 분명 주변에서 구조체를 보지 못……
으아아!! 도망쳐요!!!!
……저것들은 어디서 온 거지?
하아…… 하아…… 지금은 그런 질문을 할 때가 아니에요. 티티! 당신은 저보다 빠르죠, 그리고 저를 좀 데리고 뛰어주세요!
제, 제 달리기 속도로는…… 이미 끝장인 거 아닌가요?
걱정 마, 지금 꽤 빨리 달리고 있어. 힘내, 절대 쓰러지면 안 돼. 난 저것들을 좀 더 관찰해 볼게……
아, 뒤돌아보지도 마. 우리 관장님께서 아끼는 부조 벽이 저것들에게 부서지는 걸 보면 심장에 좋지 않을 것 같거든.
뭐, 뭐라고요……?!
관장님이 제게 맡긴 임무…… 파디샤 님이 가장 아끼시는 박물관…… 이젠 정말 끝이에요!
와, 왕중왕의 용서를 구합니다! 존경하는 루갈샤르거스 폐하의 축복이 있기를!
조심해!!!
호라헤트여, 다, 다시 한번 당신께 인사드리고 싶습니다……! 내일의 일출을 살아서 보고 싶습니다! 내, 내일의 태양이 이 박물관을 비추는 걸 보고 싶습니다!
긴장한 나머지 아나트는 횡설수설 하다 넘어질 뻔했다.
티티가 재빨리 아나트를 뒤에서 잡았고, 다행히 아나트는 얼굴이 땅에 닿기 전에 몸을 지탱했다. 하지만 둘 다 큰 소리를 들었다.
마치 무언가가 작동하는 소리 같았다.
헉, 헉…… 나란투야! 드디어 찾았다!
맞아, 어젯밤에 네가 음료수를 사준 후로 연락이 통 없어서 정말 걱정했다고!
요 며칠 제대로 눈을 붙이질 못했거든, 그래서 어젠 조금 일찍 잤어. 이상할 건 없잖아?
마침 잘 왔어. 나 좀 도와줘.
……넌 지금 남의 짐을 옮겨줄 여유도 있는 거야?
쉿. 옮겨주는 게 아니라 내 걸 가져가는 거야.
이 조각상은 보기만 해도 오래됐잖아. 그냥 거리에 버리느니 약간의 가치라도 발휘하게 하는 게 낫지.
하지만 나란투야…… 그건 금속 인형들이 만든 거 아니야?
금속 인형?
천천히 말해봐. 어젯밤에 너무 잘 잔 탓에 그런 소식을 듣지 못하고 놓쳐버린 것 같아.
이상한데, 나란투야 너처럼 민감한 사람이 어떻게 그런 걸 놓쳐? 거리마다 이상한 금속 인형들이 있었잖아. 그 인형한테 쫓기지 않았어?
그 인형들은 집을 부수고 모래에서 벽이랑 기둥을 만들어냈어…… 게다가 보석도 훔쳐 갔고, 너도 한 번 확인해 보는 게 낫지 않겠어?
어젯밤에 다들 뭔가를 잃어버렸대. 목에 걸었던 오닉스 목걸이부터 두 개의 달과 별들의 움직임을 모방한 천문의까지, 뭐든 훔쳐 갔다나 봐.
오, 네 머리 장식도 가져간 건가?
내…… 내 머리 장식이 어디 갔지?!
확실히 내가 너보다 예리한 것 같네.
나도 뭔가 싸한 느낌이 들어.
어쨌든 이제 정보를 얻었으니 대응책을 세워야겠어.
너희 몸에 있는 보석은 모두 떼어낸 뒤 잘 숨겨놔. 만약 그 금속 인형들이 진짜 강도라면 날 먼저 노리게 하자.
사람이 많은 곳으로 가서 사람들이랑 같이 도망가. 연막탄 잘 챙겨두고.
그런데 어디로 도망가지?
다른 사람들은 다 집으로 도망가서 문을 잠그고 있고, 적어도 돌아갈 여관이 있어. 우리는…… 하수도에 돌아가야 하나?
걱정 마, 난 길을 잃지 않으니까. 우리 침낭을 찾는 건 도와줄게.
……아니, 박물관으로 가.
박물관에는 나랑 아야지 같은 직원들이 있잖아. 그런 곳이 어떻게 안전할 수 있겠어?
생각해 봐. 매복을 위한 상업 노선, 사막 지형, 사구의 이동 속도, 버든비스트의 습성, 부족 신앙을 가장 잘 아는 건 우리잖아?
그렇다면, 죽은 사람의 부활, 고대 저주, 유령 소환술을 가장 잘 아는 건 박물관 전문가들 아니겠어?
……그것도 그렇네.
소리가 들려.
잘 됐다, 이 금속 인형들의 정체를 확인해봐야겠어……
이제 알았으니까 도망가자!
도망 연습?
진짜로 도망가는 거야!
연막탄이 저 금속 녀석들한테도 효과가 있기를 바라자!
나란투야가 몸을 돌리고, 손을 들어 연막탄의 안전핀을 뽑으려는 순간……
거리는 갑자기 조용해졌다.
금속이 행진하는 소음이 사라졌다.
나란투야의 시야에 있는 모든 금속 인형들이 움직임을 늦췄다.
인형들은 더 이상 추격하지 않고 나란투야를 에워싸는 듯했다.
마치 길들인 버든비스트처럼 조용하고 순한 모습으로……
나란투야가 앞을 지났다가 다시 돌아오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뭐야?
내가 꿈을 꾸고 있나?
꿈이 아니야, 나란투야. 방금 얼굴을 꼬집어봤는데, 아팠어.
고마워, 난 굳이 직접 해보진 않을게.
도대체 어떻게 된 거지?
……아, 그저께 밤에 강의 신 그림자를 봤어.
그 그림자가 정말 내게 축복을 내린 걸지도 몰라.
이제 완전히 이해했어.
아야지, 아야니, 너희는 먼저 박물관으로 가.
어, 그럼 너는?
난 신이 내린 사명을 짊어졌어. 그래서, 사람 하나를 찾아야겠어.
강의 신은 분명 내가 이 혼란 속에서 용감하게 행동하고, 아스파시아에게 내가 대장이라는 걸 증명하기를 바라는 걸 거야.
“나를 지키는 자, 더 이상 네 전사들과 적이 될 필요가 없다.”
보석 구조체들은 천 년 전 두 인간 군주의 맹세를 따랐고, 그들은 그녀의 피를 알아봤어……
……주바이르, 넌 틀리지 않았어. 그녀는 정말 카란두 카간의 후손이야.
젊은 나이츠모라여, 꿈속으로 들어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