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부정축재

CV-ST-3무법자

사이드 스토리브릿지2024-03-19

제시카는 가문의 보호에서 벗어나 우드로와 함께 개척지에 가기로 한다.

등장 오퍼레이터: 제시카, 리스캄, 프란카, 제시카 더 리버레이티드, 콜드샷, 아몬드

[CG: 42_i10]
루퍼트

전쟁은 끝났어, 우디. 넌 이제 자유야. 네 부모님이 물려 주신 라테라노의 집으로 돌아가서 현관 앞에 장미와 월계화를 잔뜩 심어도 좋아……

루퍼트

그런 다음에 근처 성당에 가서 그것들을 천장에 그리고, 모든 방문객의 기도를 귀담아들어 봐. 그리고 그 소리와 함께 잠이 들면, 밤새 편안히 잘 수 있을 거야.

루퍼트

창고에서 네 총을 찾았어. 그 사람 거는…… 도저히 못 찾겠더라. 우디, 이거 갖고 가.

우드로

넌? 어디로 갈 건데?

루퍼트

난 여기 남을 거야……

우드로

컬럼비아에 남겠다고?…… 하지만 전쟁은 이미 끝났잖아.

루퍼트

우디, 네 전쟁은 끝났지만 내 전쟁은 이제부터 시작이야.


'클립' 클리프

우디, 이봐, 우디……

우드로

윽……

'클립' 클리프

괜찮아?

우드로

내가 얼마나 기절해 있었던 거지……

'클립' 클리프

사흘.

'클립' 클리프

우리 애들이 내가 다친 걸 보고 당황해서 순간 힘 조절을 못 했어. 넌 넘어지면서 계단에 머리를 부딪쳐 그대로 기절했고.

우드로

제시카 쪽은……

'클립' 클리프

걱정하지 마, 제시카는 무사하니까. 헬레나 씨도 내가 사람을 보내서 호송했어.

'클립' 클리프

아마 보름 정도 지나면 무사히 그 도박장에 도착해 돈을 깨끗이 세탁하고, 개척지에서 기다리고 있는 실비아에게 갖다 줄 거야.

우드로

……사람을 보내 쫓고 있었던 거 아니었나?

'클립' 클리프

우디, 전에도 말했지만 난 계약서에 적힌 일만 신경 써. 위에서는 내게 지정된 위치로 섹터를 견인하고, 그동안 섹터의 치안을 지켜 달라고 했어.

'클립' 클리프

섹터 밖의 일은 언급되지 않았으니, 관심 없어.

우드로

……

'클립' 클리프

우디, 내가 빌어먹을 냉혈한은 맞지만, 다른 사람의 피와 살로 배를 채우는 건 좋아하지 않아.

우드로

난 어떻게 처리할 거지?

'클립' 클리프

컬럼비아 남부에 내 소유로 된 집이 한 채 있어. 안에 커다란 온실이 있는 좋은 곳이야.

'클립' 클리프

이름을 바꾸고 그곳에 가서 조용히 말년을 보내도록 해. 내가 다 준비해 둘 테니까.

우드로

거기에서 살아 본 건가?

'클립' 클리프

아니, 부동산 업자 말로는 그렇다더군.

우드로

……호의는 고맙지만 부동산 업자의 말은 믿을 게 못 돼.

우드로

날 법정에 세울 게 아니라면 이만 떠나야겠어.

'클립' 클리프

네 친구를 찾아가려고?

우드로

내 가족을 찾아가는 거야.

'클립' 클리프

네 총은 책상 위에 올려놨어. 보름 뒤에 개척지로 가는 마지막 차량 행렬이 있을 거야……

'클립' 클리프

일단 넌……

'클립' 클리프

넌……

우드로

전화부터 받아.

'클립' 클리프

……


제시카

차 드실래요? 여기까지 오느라 정말 고생 많으셨어요……

피곤해 보이는 변호사

……아, 감사합니다, 제시카 씨. 제시카 씨 가문에서 높은 수임료로 절 고용했으니, 당연히 최선을 다해 모셔야죠.

제시카

은행 강도는 중죄인데…… 이 재판은 어렵겠죠?

피곤해 보이는 변호사

상황을 봐야죠. 요구하는 것에 따라 난도가 다르거든요.

피곤해 보이는 변호사

감옥에 가는 것에 그리 거부감이 없으시다면 최대한 짧은 형기를 받아낼 겁니다. 편안한 환경에서 지내다가 출소하면 아무도 제시카 씨가 한 일을 기억하지 못할 거예요.

피곤해 보이는 변호사

저희가 자주 하는 일이거든요. 돈만 들어오면 어려운 건 없습니다.

제시카

네, 그리고요?

피곤해 보이는 변호사

물론 감옥에서 지내고 싶어 하는 분은 드물잖아요. 다른 계획은 집이나 경치 좋은 별장에서 한동안 지내는 겁니다.

피곤해 보이는 변호사

물론 당국의 감시하에서요.

제시카

당신들한테도 어려운 일인가요?

피곤해 보이는 변호사

네, 하지만 많이 어렵지 않습니다.

제시카

……

피곤해 보이는 변호사

하루도 감옥에 있기 싫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바로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으시다면…… 매우 어렵겠지만 불가능한 것도 아니고요.

제시카

……컬럼비아에서는 사실 감옥에 가는 죄인은 별로 없고, 대다수는 개척지로 보내져요. 그렇죠?

피곤해 보이는 변호사

걱정하지 마세요, 제시카 씨…… 저희가 있는 한 그 정도로 최악의 결과는 없을 겁니다.

제시카

아니요…… 전 개척지로 가고 싶어요.

피곤해 보이는 변호사

뭐라고요?

제시카

전 거기에 가야 해요. 법을 어겼으니 마땅히 대가를 치러야죠.

피곤해 보이는 변호사

저보고 브린리 씨한테 그렇게 답변하라는 겁니까, 제시카 씨? 그거야말로 저한테 가장 어려운 일이에요.

제시카

아니요…… 제가 하고 싶은 일을 막는 게 가장 어려울 거예요.

제시카

그건 절대로…… 불가능한 일이니까요.

피곤해 보이는 변호사

정말 확고하시군요……

제시카

맞아요, 아주 확고해요…… 예전의 그 어떤 선택보다도 확고하죠.


우드로

정말 안 받을 건가?

'클립' 클리프

……

우드로

……

'클립' 클리프

우디, 아무한테도 얘기한 적 없지만 난 전화가 정말 싫어.

우드로

말 안 해도 그렇게 보여. 지금 네 미간에 종이를 끼울 수도 있을 것 같거든.

'클립' 클리프

그 정도로 티가 나나?

우드로

그래……

'클립' 클리프

맞아. 전화가 울릴 때마다 총으로 벌집을 만들어 버리고 싶어.

'클립' 클리프

수도 없이 생각했지만, 매번 충동을 억누르고 전화를 받았지.

우드로

그저 전화기일 뿐이잖아……

'클립' 클리프

전장에서 두 달 동안 전화기를 달고 살면서, 모든 게 다 변해버렸어.

'클립' 클리프

저녁부터 새벽까지 지키다, 전화를 받으면 '공격'이라는 목소리가 흘러나왔지. 명령에 따를 수밖에 없는 난 부하 병사를 데리고 적진으로 돌격했고.

'클립' 클리프

새벽부터 저녁까지 싸우고 남은 사람을 데리고 돌아오면, 쉴 새도 없이 또 전화가 울렸어.

'클립' 클리프

전화기 너머의 목소리가 '진지를 지켜'라고 명령하면, 다들 전선으로 돌아와서 끝없는 투쟁을 계속해야 했지.

우드로

……

'클립' 클리프

여기서 헤어지자, 우디. 내가 네 장례식에서 추도문을 읽을 자격을 이미 잃었다면, 하나 남은 내 부탁이라도 들어줬으면 좋겠군.

우드로

뭔데?

'클립' 클리프

내가 모르는 곳에서 죽지 마.

우드로

……좋아, 너한테 남길 말이 있어.

'클립' 클리프

뭘?

우드로

돌이킬 수 없다 해도, 다시 전화하는 것 정도는 할 수 있겠지. 매번 기다리고 있을 필요는 없어.


'클립' 클리프

……

'클립' 클리프

이 통화를 영원히 기억해 줬으면 좋겠군.

책상 위의 전화를 집어 든 클리프는 몇 개의 숫자를 눌렀다.

'클립' 클리프

안녕하세요, 은행장님. 방금은 일이 있어서 전화를 못 받았습니다.

'클립' 클리프

네, 견인 기간 중에 문제가 좀 생겼습니다. 초조하신 것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섹터를 지정 위치로 끌어다 놓은 것으로 임무는 끝난 겁니다.

'클립' 클리프

다른 건 모두 작은 해프닝일 뿐이니 아무도 신경 쓰지 않을 겁니다.

'클립' 클리프

네, 이해합니다. 은행장님께는 아주 중요한 돈이죠.

'클립' 클리프

지금 은행장님은 사업의 성장기에 있고, 트리마운츠에서 온 분들은 은행장님을 한층 더 끌어올려 줄 겁니다. 하지만 이제 돈이 사라졌으니 그쪽에서 은행장님을 가만두지 않겠죠.

'클립' 클리프

물론 은행장님이 그쪽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는 거 압니다. 바로 위에 더 상대하기 어려운 사람이 있으니까요. 은행장님의 운명을 결정하는 건 그 사람들이잖습니까.

'클립' 클리프

아, 이해합니다. 다 이해하지요……

'클립' 클리프

그래서 말인데 제가 그 구멍을 메꿔드리면 어떻겠습니까? 적은 금액은 아니지만 그 정도는 낼 수 있습니다.

'클립' 클리프

그에 대한 보답으로 은행장님도 절 도와주실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클립' 클리프

몇 가지 문서가 있는데, 은행장님이 서명하고 비밀을 지켜주셨으면 합니다.

'클립' 클리프

누가 은행장님 쪽 문을 두드린다고요? 아, 제 용병들이 문서를 갖고 도착했나 보군요.

'클립' 클리프

하하…… 서명 못 하시겠다고요?

'클립' 클리프

이건 서로가 윈윈할 수 있는 협력입니다만……

'클립' 클리프

30분 후에 다시 전화할 테니 그때까지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그럼.

'클립' 클리프

들어와.

비서

클리프 씨, 돈은 준비됐습니다. 은행장님만 결정하면 돼요.

비서

다만…… 얼마 전에 볼리바르의 플랫폼을 손에 넣을 때는 이번보다 훨씬 순조로웠어요.

'클립' 클리프

그건 볼리바르니까 그렇지.

'클립' 클리프

볼리바르에는 소동을 일으키는 과학자도, 버려진 섹터를 차지하겠다고 줄을 서는 과학 기술 기업도 없으니까.

비서

그뿐만이 아니라 볼리바르는 섹터의 가격과 양도 수속도 아주 시원시원했어요.

'클립' 클리프

그쪽은 우리와 좋은 관계를 맺는 걸 거부하지 않으니까.

비서

……

'클립' 클리프

됐어, 일이 순조롭지 않다는 불평은 그만해.

'클립' 클리프

평화의 활시위가 팽팽할수록 현의 양쪽에 있는 사람은 줄을 끊을 수 있는 칼을 더 쥐고 싶어 하지. 하지만 완전히 끊었다면 재빨리 칼을 놓든지, 아니면 계속 손에 쥐고 있어야 해.

'클립' 클리프

우리는 볼리바르보다 훨씬 강한 녀석에게 너무 오랫동안 꽉 잡혀 있었어.

'클립' 클리프

그 강한 녀석의 손을 좀 느슨하게 만들거나 더 나아가 상처를 주려면, 끊어진 활시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깨닫게 해야 해. 앞으로도 데이비스 타운 같은 일을 얼마나 더 처리해야 할지 모르니까.

'클립' 클리프

그 강한 녀석에게는 안중에도 없는 낡고 오래된 플랫폼이지만…… 우리가 예상한 것보다 훨씬 더 큰 역할을 할지도 몰라.

비서

저희와 가장 가까운 영향부터 생각해 보면, 블랙스틸이 볼리바르와 컬럼비아 동쪽 변경에 설치한 두 곳의 훈련 센터도 이 구역의 치안 수준을 엄청나게 높여줄 수 있어요.

'클립' 클리프

물론이야. 그런 것도 신경 쓰지 않는다면, 저 돈이라면 무슨 일이든 하는 놈들…… 아니, 그 '거물'들과 우리가 다를 게 뭐가 있겠어?

'클립' 클리프

하지만 그건 다 나중 일이야.

'클립' 클리프

……은행장이 전화를 걸어왔어. 결정이 어렵지 않았나 보군.

'클립' 클리프

같이 듣겠나?


로라

……왜 하필 지금 출항하는 거야…… 제시카와 우드로 씨를 배웅하고 싶은데.

프란카

불평 그만 늘어놓고 어서 네 옷이나 정리해.

프란카

사방에 옷이 쌓였잖아…… 쯧쯧.

로라

다들 왜 이렇게 느긋해? 제시카가 개척지에 갔으니, 앞으로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지 모른단 말이야……

리스캄

클리프 씨가 제시카의 사직 신청을 수리하지 않았어…… 개척지에 가도 제시카는 여전히 블랙스틸의 직원이야.

로라

뭐? 하지만 이번에는…… 보, 복역하려고 개척지에 가는 거잖아……

리스캄

음, 맞아…… 블랙스틸 직원의 신분을 갖고…… 일 때문에 가는 거지.

로라

……일?

리스캄

응, 어딜 가든 피할 수 없는 일.

리스캄

언젠가 개척지에서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면, 제시카를 찾아가야 해.

로라

음……

리스캄

얼른 어질러진 옷부터 정리해.

로라

뭐야…… 다들 말도 안 해주고, 난 또 앞으로……

프란카

우리 잘못이 아니야. 너희 엔지니어는 늘 바빠서 얼굴 보기도 힘들잖아.

로라

어라? 이게…… 뭐지?

리스캄

왜 그래?

로라

별건 아니고, 옷 주머니에서 쪽지를 발견했어.

프란카

돈도 아닌데 놀라기는.

보름 전에 로라는 그 외투를 입고 자기 친구와 포옹으로 작별을 고했다.

그때 상대방에게 쪽지를 건넸는데, 사실 상대방도 로라의 주머니에 쪽지를 남겼던 것이다.

방안에 남은 두 사람을 등진 채, 로라는 쪽지를 펼쳤다.

쪽지에는 숫자들과 휘갈겨 쓴 글이 있었다.

“돈이 부족하면, 이 번호로 전화해 주세요.”


헬레나

한 잔 더.

???

이 작은 주점에서 밤새 앉아 계셨어요. 이제 곧 사장님이 문 닫을 시간인 것 같은데요.

헬레나

괜찮아, 난 여기 사장을 알거든.

???

누구 기다리세요?

헬레나

아니, 난 평생 사람을 기다리지 않을 거야.

???

그럼 다른 사람이 당신을 기다리나요?

헬레나

맞아……

???

기다리면 당신과 만날 수는 있나요?

헬레나

날 기다리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그런데, 누굴 말하는 거야?

???

멀리 말고 가까이 있는 사람부터 얘기해 봐요. 지금 당신을 기다리는 사람요.

헬레나

그럼, 만날 수 있지. 다른 사람한테 꼭 그러겠다고 약속했으니 만나야지.

???

당신처럼 약속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별로 없죠. 하아, 제가 한잔 살게요.

헬레나

술을 사려고 이렇게 오래 나를 따라온 거야?

???

……믿으시든 안 믿으시든 저도 약속한 건 꼭 지키거든요. 당신을 기다리는 그 여자애가 반드시 당신을 만나게 해야 돼요.

???

전 틸라라고 합니다.


초토화된 곳에서 나는 밝아지는 불꽃을 보았다. 바람과 함께 먼 곳으로 날아가더니 다시 꺼져서 재가 되었다.

혹은 밤의 장막을 불태워 하늘의 빛을 드러냈다.

우드로

정말 나랑 같이 개척지에 갈 거야?

우드로

네가 포기한 게 뭔지 알아?

제시카

알아요.

우드로

어리석은 결정이군.

제시카

맞아요. 어쩌면 몇 년 뒤나 몇 달 뒤, 또는 며칠 뒤에…… 제가 어리석은 결정을 했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죠.

제시카

하지만 전 지금에 의지할 수밖에 없어요. 지금 이 순간의 마음에 의지해 결정을 내려야만 해요.

제시카

지금 제가 모든 것을 걸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움직이지 않을 이유가 없으니까요.

우드로

그곳에 정말 네가 쫓는 것이 있을까, 제시카?

제시카

예전에는…… 제가 전혀 쫓을 수 없는 걸 쫓으려고 늘 최선을 다했어요.

제시카

어릴 때는 저보다 키가 더 큰 오빠랑 언니의 다리를 쫓아가려고 노력했어요. 소녀 시절에는 제가 타지에 있을 때 할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이미 늦어버린 장례식에 참석하려고 서둘렀죠.

제시카

어른이 된 후에는…… 멈출 수 없는 재앙과 분쟁을 쫓았어요.

제시카

전 언제나 쫓고 있지만 늘 한발 늦었죠.

제시카

이번에는 달라요. 이번에는 쫓지 않을 거예요.

제시카

처음부터 제가 함께할 거니까요.

우드로

……

우드로

그렇다면 가자, 제시카. 준비 단단히 해. 거기에 가면 뭐든지 다시 시작해야 하니까.

[CG: 42_i13]
할아버지

왜 기분이 안 좋은 거냐, 제시카?

제시카

내 성이 무너졌어. 오후 내내 쌓았는데 지금은 다 없어졌어.

할아버지

제시카, 모래사장 위에 성을 쌓았으니, 파도에 무너질 수밖에 없지……

제시카

……난 바보야. 안전한 곳에 쌓았어야 했는데.

할아버지

그 작은 머리로 또 쓸데없는 생각을 하는구나. 넌 내 손녀인데 어떻게 바보겠니?

제시카

하지만 오빠랑 언니는 나보다 똑똑하고…… 아는 것도 많고……

할아버지

어른이니까 너보다 경험이 많은 게 당연하지. 너도 어른이 되면 그 아이들처럼 될 거다.

제시카

하지만 그때가 되면 오빠랑 언니는 더 대단해지지 않을까?

할아버지

아이고…… 별 이상한 걸 다 묻는구나……

제시카

미안해……

할아버지

기죽을 필요는 없단다…… 나랑 같이 성을 다시 쌓는 게 어떠냐?

제시카

그래도 돼……? 하지만 다시 쌓아도 내일이면 파도에 무너질 텐데.

제시카

결국…… 아무것도 남지 않을 텐데……

할아버지

제시카, 파도에 무너질 게 걱정되면 바다에서 더 먼 모래사장 위에 성을 다시 쌓으면 된단다.

할아버지

모든 걸 잃어도 미래는 여전히 존재하는 법이야…… 우리는 계속 미래에 자신감을 가져야 한단다.

할아버지

다시 시작하는 걸 두려워하지 말거라……

제시카

……

[CG: 42_i14]
제시카

……네, 다시 시작하죠.

여자아이의 머리 위에 따뜻한 모자가 씌워졌다. 챙이 아주 넓어서 여자아이의 얼굴을 반이나 가렸다.

우드로

울고 싶으면 울어…… 그 많은 일을 겪었으니…… 속이 말이 아니겠지.

제시카

아니에요……

우드로

우는 걸 부끄럽게 생각하지 마…… 제시카, 새 생명은 다 울면서 태어나는 법이거든.

우드로

그게 숨을 쉬는 첫걸음이야.

[CG: 42_i15]

한참을 침묵한 끝에 마침내 모자 아래에서 울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노인은 고개를 숙이지 않고, 설원의 끝으로 시선을 돌렸다.

지평선 위의 하늘이 아침노을로 붉게 물들었고, 깨끗한 눈밭에 반사되었다.

그 주홍빛에 그는 두 눈이 따가워졌고, 하마터면 눈물을 쏟을 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