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V-6사냥꾼의 밤
리스캄 팀은 은행의 무력 사용 명령을 거부하고 주민들의 편에 선다. 제시카도 현지 주민을 냉담하게 대하는 '클립' 클리프의 태도에 크게 실망한다.
등장 오퍼레이터: 제시카, 리스캄, 프란카, 제시카 더 리버레이티드, 콜드샷
드넓은 황무지 개척 지역에는 아직 상당한 발전 잠재력이 숨어 있습니다. 재능을 펼칠 곳을 찾지 못한 시민 여러분께서 황무지 개척 지역으로 오신다면 저희는 진심으로 환영할 겁니다.
또한 본인의 고향을 굳게 지키는 분들을 위해 섹터 재개발 계획도 준비했습니다.
섹터 재개발 계획이요?
산업이 낙후된 섹터를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할 재개발 계획을 수립했습니다. 주 정부에서 유치한 첨단기술 회사가 이런 귀중한 섹터들에서 첨단 산업을 발전시킬 겁니다.
정말 기분 좋은 소식이네요! 해당 섹터에 사는 주민 여러분은 어서 빨리 눈부신 미래를 보고 싶을 겁니다.
주 정부에서 이미 여러 섹터를 위해 재개발 계획을 수립했습니다. 예를 들면, 베이스우드 타운, 데드호스 타운, 데이비스 타운이 있죠……
방금 언급하신 섹터에 저희의 시청자분이 계시는지 모르겠네요. 그분들에게는 분명 새해 들어 듣는 첫 희소식일 거예요!
클리프 씨, 배런 기지의 웅장한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다고 생각하니 정말 감격스러워요.
별말씀을요…… 귀 은행과 협력할 수 있어서 저희야말로 행운입니다.
하하, 클리프 씨, 가능하다면 일부 개척지의 업무도 계속 협력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저희 또한 그렇게 생각합니다.
클리프 씨와의 대화는 언제나 즐겁군요. 쭉 이런 관계를 유지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견인도 긴 과정이잖아요. 봄이 되어서 눈이 완전히 녹아야만 저희도 작별을 할 수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기간이 너무 짧은데요. 아쉬울 것 같군요……
클리프 씨! 클리프 씨!
클리프 씨, 문 좀 열어주세요. 급히 보고드릴 일이 있습니다.
협력하는 데 필요한 사항이 있다면 언제든지 연락하세요……
제발 문 좀 열어 주세요. 정말 급한 일이에요! 클리프 씨!!
……급한 일이 있는 것 같습니다만?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제시카, 여긴 왜 왔나? 누가 내 문 앞에서 함부로 소리 지르랬지?
죄송합니다, 클리프 씨. 제시카 씨의 보고 내용이 정말 긴급해서요.
빨리 말해.
저분은……
클리프 씨, 잠깐 화장실 좀 써도 될까요?
그러시죠.
대체 무슨 일이길래 이렇게 문을 두드리는 거지?
은행에서 주 정부의 위임장을 들고 저희한테 사람들을 공격하라고 요구하고 있어요.
그래서 공격했나?
제가 떠나기 전까지는 안 했는데, 지금 상황은 저, 저도 모르겠어요……
아니……
아니요, 저희는 공격하지 않을 거예요.
그래, 알았으니까 나가 봐.
주민들은 어떡하죠?
그건 너랑 상관없는 일이야.
하지만 적어도 클리프 씨는……
못 알아들은 것 같으니 다시 한번 제대로 말하지.
그건 너와도, 나와도 상관없는 일이야.
그런가요……?
그럼, 클리프 씨와 상관있는 일은 뭐죠……? 은행에서 주는 고액의 보수인가요? 군부에서 추가로 주는 특별한 권력인가요? 그것도 아니면 멋대로 다른 사람을 발밑에 깔아뭉갤 때 느껴지는……
다른 사람보다 우월하다는 쾌감인가요?
클리프는 눈을 가늘게 뜨고 갑자기 낯설게 느껴지는 용병을 위아래로 훑어봤다.
난 아흔이 넘었어. 그리 쉽게 쾌감을 느끼진 못 해, 제시카.
그렇다면 왜…… 저 사람들과 한편이 되어서 얻으시는 게 뭐죠?
전 정말 이해할 수 없어요. 제가 보기에…… 클리프 씨는 그런 것들을 얻기 위해 인간성을 거의 잃은 것 같아요.
인간성이라…… 나한테는 좀 멀게 느껴지는 단어군. 블랙스틸이라는 용병 회사의 보스한테 그런 아름다운 단어가 무슨 소용이 있나?
제시카, 너야말로 그런 것들을 중요시한다면…… 왜 블랙스틸에 들어온 거지?
그건……
네 아버지가 예전에 그런 말을 했다. 네가 여기 남아있는 건 문제를 해결하고 지킬 게 있기 때문이라고……
맞아요……
그렇다면 경찰이나 판사, 보안관이 되는 게 낫지 않겠나? 아니면 입대해서 병사가 되어 나라를 지키던가.
하지만 너는 용병을 선택했어. 무력을 써서 돈을 얻고 살육과 폭력이 동반되는, 떳떳하거나 명예롭지도 않은 일을 말이야.
제시카, 너는 돈이 부족한 것도 아닌데 대체 왜 용병이 된 거지?
……
모르겠다면 인생의 선배로서 내가 대답해줄 수도 있어.
야망…… 야망을 위해 그랬어요. 저도 언니나 오빠 못지않다는걸, 우리 가문에서…… 별 볼 일 없는 존재가 아니라는 걸 증명하고 싶어서요.
그래서 여기에 온 거예요.
제법이군, 자신을 아주 잘 인지하고 있어.
그러니까 여기서 내 비즈니스 방식에 대해 지적하려고 들지 마. 네 아버지도 뛰어난 사업가이니 자식으로서 아버지께 많이 배워 둬.
좀 더 성숙하고 이성적으로 행동하고, 감정적으로 굴지 말도록.
이만 내보내, 비서. 앞으로는 제시카가 찾아와도, 만나지 않을 테니 그리 알고 있어.
……몇십 년 전에는 친구가 포로로 잡혀가는 걸 좌시하시더니, 몇십 년이 흐른 뒤에는 한 무리의 사람이 고향에서 쫓겨나는 걸 좌시하시네요.
이게 당신이 말한 성숙하고 이성적으로 일하며 감정을 덜어낸 선택이군요.
전 차라리 평생 유치하고…… 평범한 바보로 살래요.
제시카 씨, 이만 나가주세요.
건드리지 마세요…… 제 발로 나갈 테니까.
……
일은 다 처리하신 것 같군요, 클리프 씨.
그렇습니다, 은행장님.
그런데 제가 방금 아주 안 좋은 소식을 들었습니다.
당신의 직원이 은행 입구에서 제 부하에게 총을 쏘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하더군요.
보고도 하지 않고 허락도 없이 말이죠.
그게 뭐 잘못됐나요, 클리프 씨?
저희는 정부에게 권한을 부여받았고 그 팀은 당신이 우리한테 파견한 거잖습니까. 사태가 긴박해서 강경하게 처리할 필요가 있으면, 구체적인 수단을 클리프 씨한테 일일이 보고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데요.
저희 쪽 사람이 선은 지킬 줄 아니 걱정하지 마세요. 하지만 상황에 따라선 저희도 저희 조건을 최우선으로 생각할 겁니다.
은행장님, 제 말을 이해하지 못했군요.
이건 아주 안 좋은 소식입니다. 제가 아니라 당신한테 말이죠.
무…… 무슨 그런 농담을.
그 누구도 제 동의 없이 제 사람을 지휘할 수 없습니다. 앞으로 계속 우리와 사이좋게 지내려면 이 말을 명심하길 바랍니다.
문서 분류는 끝냈어요?
지금 보고 있어요…… 그, 금방 끝나요.
그…… 제가 아까 지분 저당 문서를 봤는데요, 리온 테레민 씨의 지분은 얼마 전에야 팔았잖아요……
그런데 리온 씨를 위해 준비한 이 백지 계약서가, 십여 년 전의 문서들 사이에 있었어요.
게다가 이런 문서가 하나가 아니에요. 잘못 놓여 있는 게 너무 많고…… 서명도 하지 않았어요.
잘못 놓은 게 아니라 미리 준비해 둔 거예요.
하지만 십여 년 전이면…… 심지어, 은행에 발도 안 들여놓았던 사람이 대부분일 텐데요.
실비아 씨, 저희한테는 전문적인 정산 시스템이 있어요. 몇 푼 안 되는 대출 이자는 신경도 안 쓰죠.
저희의 목표는 여기 있는 모든 것이에요. 처음부터 그래 왔고요.
이, 이건 그때 말씀하셨던 거랑 다, 다르잖아요……
하긴, 실비아 씨는 핵심 업무랑 거리가 있으니까 모르는 것도 당연해요. 더 분발해야겠죠?
그런데 지금…… 기회가 눈앞에 있는데 붙잡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을까요?
우디…… 어디 갔었어?
팔은 왜 그래?
조금 튀는 짓을 하다가…… 혼이 좀 났지.
헬레나, 만약에…… 내가 여길 떠난다면 나와 함께 갈 거야?
……그 녀석이 뭐라고 했는데?
별로…… 그저 여전히 꼴 보기 싫은 망할 놈이라는 걸 증명했을 뿐이야.
하지만 예전에는 그 망할 놈을 위해 뒤도 안 돌아보고 라테라노를 떠나서 컬럼비아로 왔잖아. 그리고 거의 당신의 모든 걸 잃게 만든 전쟁에 참여했고.
헬레나, 그놈이 그린 이상은 너무 매력적이었어…… 영웅이 되어서 사람들을 이끌어 전쟁을 끝내고, 라테라노 바깥에 새로운 낙원을 세우는 거였지.
게다가 앞뒤 구분 못하는 애송이들 사이에서, 그 녀석은 언제나 의지가 굳건하고 생각이 또렷해서, 따르고 싶게 만들었거든.
우디…… 나도 알아. 다 안다고. 당신이 속았다고 얘기하려는 게 아니야.
다만 당신의 과거를 수치스럽게 생각하지 말라는 거야. 당신의 여정이 무엇 때문에 시작되었든, 결국 지금의 당신으로 이끌었으니까.
우디, 그런 잘못들이 지금의 당신을 만든 거야.
가끔 뒤돌아봐도 돼. 단, 절대 후회는 하지 마.
헬레나……
우리 춤출까, 우디? 내가 알려 줄게.
내가 18살 때, 어떤 어리바리한 녀석이 스텝을 알려줬거든. 머리부터 발끝까지 멍청한 녀석이었는데, 이 춤을 좋아하게 되는 덴 지장이 없었어.
사실, 나도 춤출 줄 알아……
그래?…… 난 왜 여태 몰랐지? 언제 배웠는데?
……아주 젊었을 때. 내가 말한 적이 없으니 당연히 모르지.
어디서 배웠는데?
……기숙사로 돌아가는 길에.
그럼 한 곡 출래?
……레이디 퍼스트.
아까 철수 명령을 받았을 때, 왜 안 갔어?
한 번이나, 두 번이나, 명령을 어긴 건 똑같으니까.
쳇…… 잘난척하기는. 나중에 온 팀들도 다 알아, 사람들한테 지나친 행동을 하지 못하게 하려고 그런 거잖아?
이마는 아직도 아파? 우리 동료가 사람들한테는 안 그러는데, 오히려 자기 식구한테는 전혀 사정을 안 봐주더라.
괜찮아, 별거 아니야.
어찌 됐든 우리가 먼저 명령을 어긴 거야…… 나도 뭘 할 수 있는지 모르겠으니, 가장 기본적인 일부터 해야겠어. 모두를 안전하게 지키는 것.
넌 이미 충분히 잘하고 있어, 우등생 씨.
……
……참, 오늘 계속 말하고 싶었는데 겨를이 없었네……
응?
해피 뉴 이어.
지금 시간이…… 아쉽게도 이미 12시가 넘었어, 프란카.
그게 뭐 어때서?
상관없기는 해. 그냥 네가 먼저 말해서 그런 걸 거야……
해피 뉴 이어.
……
…………
두꺼운 철문이 꽉 닫히자 장치가 튀어나와 묵직한 충돌음을 내며, 문 뒤에서 나는 잉크 냄새를 차단했다.
그건 사람을 취하게 하는 냄새였다.
그 냄새를 맡으면 사람들은 갈망하는 모든 것을 손에 넣을 수 있고, 모든 아쉬움을 채울 수 있다는 아름다운 착각에 빠진다.
네가 원하는 건…… 대체 뭐야?
그리고 또 무엇을…… 아쉬워하는 거야?
……실비아.
기말고사에서 또 1등을 했네…… 어머나, 내가 어떻게 이리 똑똑한 아이를 낳았지? 실비, 엄마는 네가 정말 자랑스럽단다.
정말이니, 실비? 거긴 컬럼비아에서 가장 좋은 금융학과인데…… 세상에, 우리 딸이 붙었다니! 실비, 엄마는 네가 정말 자랑스럽구나. 입에 침이 마르도록 얘기해도 부족해.
실비, 정말 고향의 은행으로 돌아와 일할 거니? 너도 알겠지만…… 엄마는 엄마의 병 때문에 네 선택에 영향을 주고 싶지 않아. 특히 이런 중요한 일에는 말이야.
……엄마는 네가 자랑스럽단다, 우리 아가.
쿨럭…… 쿨럭, 실비…… 거기서 떠나렴. 넌 다른 일을 찾을 수 있잖니…… 엄마는…… 엄마는 괜찮아.
네가, 네가 무슨 일을 하든…… 엄마는 널 자랑스러워할 거야.
내 목숨이…… 다한다고 해도…… 마찬가지야.
영원히…… 영원히 네가 자랑스러울 거야.
엄마……
난…… 난 영원히 엄마의 자랑이고 싶어.
그건 시간을 흐트러뜨릴 수 있는 아주 매력적인 냄새였다.
그 냄새의 포위 속에서 어린 아이는 수십 년 후에나 날릴 수 있는 연을 집어 들었고, 늙어가는 노인은 3살 때 늘 바랐던 꿀을 보았다.
그 유혹에 저항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