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부정축재

CV-4결석자

사이드 스토리작전 전2024-03-19

레스토랑의 수도관이 파열되어 재물 손해가 컸으나, 주인아주머니 헬레나의 보험 배상금 신청이 은행으로부터 거절을 당하자 제시카가 도와준다. 저녁에 모두가 식탁 앞에 모여 앉아 아름다운 옛 시절을 떠올린다.

등장 오퍼레이터: 제시카, 프란카, 리스캄, 제시카 더 리버레이티드, 콜드샷


헬레나

그건 그렇고 이상하네. 난방은 아직 어떻게든 유지되고 있고, 난로도 켜져 있는데 왜 이렇게 추운 걸까? 또 은행에서 뭔가 수작을 부리는 건 아니겠지?

우드로

내 양말도 밤새도록 마르지 않았어.

우드로

어, 무슨 소리지……?

헬레나

우디, 수염 좀 깎으라고 내가 몇 번이나 말했어? 당신이 물을 마실 때마다 테이블 위에 물방울이 가득 튀잖아.

우드로

무슨 소리야, 난 아직 물을 안 마셨다고.

헬레나

그럼 이 물 자국은 뭔데?

우드로

당신의 이 레스토랑도 오래됐고, 내 머리도 오래됐어……

우드로

그래서, 내 기억이 잘못된 걸까, 아니면 저 커다란 물 자국이 원래부터 저곳에 있었던 걸까?

헬레나

수도관…… 수도관이 터진 건가?!

헬레나

세상에…… 물에 잠기면 이 낡은 마룻바닥은 끝이야!

우드로

빨리 가서 밸브를 잠그고 용기를 찾아 넘치는 물을 퍼 담아, 위층의 물건은 내가 치울 테니까!

헬레나

아이고, 내 허리야, 하마터면 똑바로 펴지 못할 뻔했어…… 위층의 상황은 어때, 우디?

우드로

의자를 하나 가져다가 앉아서 듣는 게 좋겠어, 당신도 이젠 나이가 들었으니 말이야.

헬레나

됐어, 지금까지 볼 꼴 못 볼 꼴 다 봐 왔는데. 빨리 말해줘.

우드로

2층의 물은 이미 무릎까지 올라왔고, 집 안에 있는 가구가 모두 물에 잠겼어.

헬레나

……그럼, 옷장 안에 옷은? 괜찮아?

우드로

내 기억대로라면, 당신 빨간색 좋아하지?

헬레나

뭐, 그렇지……

우드로

음, 그럼 다행이야. 수도관 안에서 나온 물이 다 녹물이라, 아마도 이젠 옷이 전부 그 색깔일 거야.

헬레나

……우디, 당신 위층에서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우드로

다 여기에 있어.

헬레나

어…… 하마터면 이 상자를 잊을 뻔했네. 어디에서 찾은 거야?

우드로

어디겠어? 당연히 옷장이지. 당신이 물건을 숨겨두는 곳은 그 몇 군데뿐이라서, 찾기가 어렵지 않더라고. 그리고, 당신 침대 머리맡에 있던 물건 몇 개도 같이 집어넣었어.

헬레나

음, 물이 안 들어가서 다행이야. 어디 보자……

헬레나

……보험 증권이 안에 있네. 오늘 손해 본 건 보험으로 보상받을 수 있을 거야. 그리고 땅문서, 집문서…… 통장.

우드로

안에 있는 돈을 전혀 인출할 수 없다는 걸 알면서, 아직도 그 통장을 갖고 있는 건가?

헬레나

당신 같으면, 버렸겠어?

우드로

……

헬레나

봐봐, 당신도 알잖아. 그 사람이 그렇게 오랫동안 모은 건, 그저 돈이 아니라 마음이었다는걸.

우드로

쳇, 지난날을 잊지 못하는 녀석이군.

헬레나

우린 모두 늙었어, 우디. 알 수 없는 미래보다 일 년 내내 조금씩 쌓아온 과거의 사소한 것들이 더 친근하게 느껴질 나이라고.

우드로

난 그 말에 동의할 수 없어.

헬레나

……봐, 이 소설책도 있어. 머리맡에 놓아둔 채, 펼쳐보지 않은 지 오래됐지만.

우드로

부잣집 따님과 목장 젊은이의 흔해 빠진 사랑 이야기지.

헬레나

우디…… 왜 그렇게 까칠한 거야? 좀 듣기 좋게 말할 순 없어?

우드로

그럼 해주지. 내일 은행에서 잘 되길 빌겠어.

헬레나

……우디, 내가 젊었을 때보다 성격이 좋아진 걸 다행인 줄 알아. 당신은 내일 뭐 할 거야?

우드로

제시카를 데리고 누군가를 찾아가서 얘기 좀 해보려고.

헬레나

얘기?

우드로

응, 간단하게 얘기만 할 거야.


막돼먹은 건달

여…… 영감, 총은 내려놓고, 할 말 있으면…… 좋게좋게 하면 되잖아.

우드로

뭘 겁먹고 그러나. 내가 봐도 난 엄청 부드러운 놈인데 말이야.

우드로

말해. 요 며칠 섹터 밖의 강도들과 몰래 만나는 것 같던데, 무슨 얘기를 나눈 거지?

막돼먹은 건달

영감이 날 놓아주기만 하면, 다 마…… 말할게!

난폭한 건달

이런 얼빠진 놈!

막돼먹은 건달

난……

우드로

제시카, 저 녀석 걷어차.

제시카

으으, 네……

난폭한 건달

너 뭐 해? 내 바지에 신발은 왜 문지르는 거야?

우드로

……됐다. 제시카, 너 사격 솜씨는 어떻지?

제시카

나, 나쁘진 않은 것 같아요……

우드로

좋아, 저 녀석의 귀를 겨냥해서 한 발 쏴버려.

난폭한 건달

으악……!

제시카

죄, 죄송해요. 손이…… 좀 떨렸네요. 방금 총알엔 안 맞았으니, 소리 지를 필요는 없어요.

우드로

괜찮아, 몇 번 더 해 보면 언젠가 맞힐 수 있을 거야.

제시카

네, 알았어요!

난폭한 건달

……그게……

우드로

그게? 그게 뭔데?

난폭한 건달

그 녀석들, 요즘 일손이 부족해서 우리한테서 사람을 구하고 있어. 난 어차피 섹터에서 일해봤자 빚을 갚지 못할 테니, 차라리 스스로 살길을 찾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을 뿐이야.

우드로

네가 말한 살길이 사람을 강도로 전락시켜서, 다른 사람을 강탈하게 하는 건가?

난폭한 건달

가…… 강요한 것도 아니야. 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놈들은 누구보다 빨리 승낙했다고.

우드로

그럼 뭘 그렇게 겁을 내나? 사실대로 말하면 되잖아.

난폭한 건달

……당신이 총을 들고 들이닥쳤잖아. 말을 잘못했다가, 당신의 기분이 나빠지기라도 하면……

제시카

지금 그 강도들은 섹터 어디에 숨어 있죠?

난폭한 건달

내, 내가 어떻게 알아…… 놈들은 신출귀몰한단 말이야.

우드로

……

우드로

됐어, 제시카.

막돼먹은 건달

영감, 우리 둘을 놓아만 준다면, 이 집에서 마음에 드는 거 아무거나 가져가도 돼……


우드로

이 녀석들 집에 좋은 물건들이 있을 줄은 몰랐어. 심지어 구석엔 맥주 몇 병이랑 샴페인도 있군.

제시카

이…… 이대로 저들을 놓아주는 건가요?

우드로

나는 그저 실종된 사람들이 어디로 갔는지 궁금할 뿐이야. 만약 섹터를 떠난 것이 녀석들 스스로 내린 선택이라면, 나도 존중할 수밖에.

제시카

하지만……

우드로

너도 좀 마시겠어?

제시카

저는 됐어요, 우드로 씨.

우드로

……맛이 진하고 보리향도 강해서 아주 괜찮아…… 이렇게 좋은 술을, 놈들이 어디서 구했지……?


헬레나

……

은행 직원

죄송해요, 헬레나 씨. 초기 심사와 협의 결과, 당신의 보상 청구를 접수할 수 없습니다. 사고 사진의 수도관을 보면, 분명 인위적인 파손이거든요.

헬레나

인위적? 당신 말은 누군가가 장난을 쳤을 수도 있다는……

은행 직원

저희는 당신의 레스토랑 수입과 부채 상황을 고려했을 때, 보험 배상금을 허위로 청구하기 위해, 당신 스스로 상수도 시스템을 파괴했다는 합리적인 의심을 하고 있습니다.

헬레나

……지금 내가 보험사기극을 벌였다는 거야?

은행 직원

합리적인 추측일 뿐입니다, 헬레나 씨. 당신이 보험사기 혐의를 벗을 수 있는, 전문가가 발급한 증명서를 제공하기만 한다면, 저희도 배상 청구 절차를 밟아드릴 수 있습니다.

헬레나

당신들, 섹터에 판사와 변호사가 없어진 지 얼마나 오래됐는지 모르는 거 아니잖아?!

은행 직원

죄송합니다, 헬레나 씨, 저희도 규정에 따라 일을 처리해야 해서요. 다른 용무가 없으시면 이만 일어나 주시죠, 당신 뒤에 줄이 길거든요.

헬레나

그럼…… 이 통장 안에 있는 돈을 찾을게.

은행 직원

이 통장은…… 음, 기억나네요. 이미 여러 번 신청했었죠. 지금은 이 수입이 당신의 합법적인 소득이란 걸 증명할 수 있다는 말씀인가요?

헬레나

그 사람이 이 통장을 내게 편지로 부쳐왔는데, 내가 데이비스 타운에 도착했을 땐, 그 사람은 이미 세상을 떠나 있었어! 그 사람의 이웃들이 증명해 줄 거야!

은행 직원

그게 법적 효력이 있다고 생각하세요?

헬레나

……물건 돌려줘, 가봐야겠어.

은행 직원

당신의 물건은 모두 여기에 있어요. 잘 챙기세요, 헬레나 씨, 겸사겸사 한 가지 말씀드릴게요.

헬레나

뭔데?

은행 직원

당신이 제공한 사진에 따르면 한 가지는 확실해요. 그건 바로 당신의 레스토랑이 물에 잠긴 후 자산가치가 대폭 하락하여 기존 대출금을 상환하기에 부족하다는 거예요.

은행 직원

강제 청산 절차를 밟고 싶지 않으시다면, 이걸 고려해 보시길 바랍니다……

헬레나

됐어…… 입 닥쳐, 빌어먹을 놈.

리스캄

헬레나 씨?

프란카

우리를 못 본 것 같아……

프란카

오늘 사람이 왜 이리 많지? 은행에서 대체 무슨 짓을 하는 거야?

초조해하는 노년 여성

이건 오늘 아침에 받은 독촉장이에요. 여기엔 제가 빚을 갚지 못해 곧 파산할 거라고 쓰여 있는데, 저는 계속 돈을 갚고 있었다고요……

은행 직원

노부인, 당신의 대출 기한이 지금까지 계속 연기되어서, 저희도 더 이상 사정을 봐줄 수 없어요.

은행 직원

다행히 당신의 가지고 있는 자산을 매각하면, 남은 빚은 2,000 수표뿐이에요. 이 정도 돈이라면 금방 낼 수 있을 테죠.

초조해하는 노년 여성

두 달, 아니, 딱 한 달만 더 연기해 주면 안 될까요?

은행 직원

안 됩니다. 하루도 안 돼요.

은행 직원

당신이 갚지 못하면, 저희는 강제로 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어요.

은행 직원

당신의 모든 재산은 몰수될 것이고, 당신도 기한 내에 반드시 데이비스 타운을 떠나야 하며, 약 1만 수표의 빚을 계속 갚아야 할 겁니다. 그러지 않으면 범죄 행위를 저지르는 거예요.

초조해하는 노년 여성

하지만, 전 2,000 수표든, 1만 수표든 모두 낼 수 없어요! 제발 부탁드릴게요, 정말, 딱 한 달만 기한을 연기해주세요……

은행 직원

정 안 되시면, 이걸 좀 보세요……

은행 직원

……개척 계획이에요. 지금 참가하시면, 어느 정도 채무면제를 받으실 수 있어요.

초조해하는 노년 여성

하지만, 제가 이 나이에 개척지에 간다고 해도 뭘 할 수 있겠어요……

은행 직원

아직도 그런 걸 걱정하세요?

은행 직원

빚을 진 채, 범죄를 저지를 위험을 무릅쓰고 돌아갈 곳도 없는 신세가 될 건지, 아니면, 채무 감면을 받고 개척지에 가서 새로운 곳을 찾아 계속 살 건지…… 더 이상 말할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요?

초조해하는 노년 여성

……

초조해하는 노년 여성

……서명할게요.

은행 직원

좋아요. 오른쪽에 가시면 제 동료가 등록해 드릴 겁니다.

은행 직원

다음 분! 다음 분 앞으로 나오세요……

프란카

이, 이런……

은행 매니저

두 분, 업무를 보실 거면 먼저 저쪽에 가서 줄을……

은행 매니저

어, 리스캄 씨와 프란카 씨네요. 어때요? 명단은 다 조사했나요?

프란카

먼저 당신들이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설명해! 왜 사람들을 억지로 개척지로 보내는 거야?

은행 매니저

계약서에 서명만 하면 많은 채무를 면제받을 수 있고, 빚을 진 채 떠나지 않아도 되니 저들에겐 이게 가장 좋은 결과 아니겠어요?

프란카

……그 명단은 뭐야? 위에 적힌 사람들이 무슨 폭도야? 파산했지만 떠나고 싶어하지 않는, 그저 불쌍하고 성실한 사람들일 뿐이잖아!

은행 매니저

파산했으면 집은 그 사람들의 것이 아니라, 저희 채권자의 겁니다. 데이비스 타운에 경찰이 없는 틈을 타서 남의 집에 무단 침입했는데, 이게 범죄 행위가 아니면 뭐죠?

프란카

당신이 말한 소위 '치안 유지'가 바로 빚을 진 불쌍한 사람들을 내쫓는 거였어?

은행 매니저

여기에 '소위'라는 건 없어요. 이게 바로 치안 유지예요. 프란카 씨.


제시카

보험사기…… 파산이요?!

헬레나

그래서 너한테 말하기 싫었던 거야, 들으면 화만 날 테니까.

제시카

하지만, 은행에서 정말로 일부러 레스토랑의 가격을 깎으려고 한다면, 대략 얼마를 깎을 것 같나요?

헬레나

저번에 계속 은행과 협상을 했었는데, 이 레스토랑의 가격을 약 5만 수표로 평가하더라고……

제시카

5만 수표만 있으면 된다면, 제가…… 빌려드릴 수 있어요……

헬레나

……몰래 리온에게 '빌려준' 것처럼?

제시카

실비아가 말해줬나요?

헬레나

실은 실비아도 비밀을 지키느라고 괴로워하다가, 오늘 아침에야 내게 말했어. 걱정하지 마, 난 입이 무겁거든.

제시카

……

헬레나

누가 나에게 돈을 빌려준다면야 당연히 좋지. 하지만 나중에 돈을 너에게 갚는다고 해도 시간이 아주 오래 걸릴 거야.

제시카

괜찮아요, 설령 못 갚는다고 해도……

헬레나

아니…… 그러지 마, 절대 그런 말 하지 마. 때가 되면 어떻게든 갚을게.

제시카

자요, 은행에서 빚 독촉할 때 이 수표를 주세요. 죄송해요……

헬레나

아휴, 왜 네가 사과하고 그래? 네가 나한테 돈 빌리는 것도 아닌데.

헬레나

참, 또 한 가지 일이 있는데, 리온이 스스로 너한테 말하기 거북해해서, 내가 전할 수밖에 없겠어.

제시카

리온 씨가 돈에 대한 일을 알게 된 건가요?!

헬레나

너도 참…… 내가 입이 무겁다고 했잖아, 리온에게 말했을 리 없지. 리온이 너에게 밥 한 끼 대접하고 싶대.

헬레나

마침 요 며칠 우드로가 강도들과 건달들을 추적하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파울비스트도 많이 잡았어. 그 두 사람 외에, 마일스랑 베니도 올 거야.

제시카

그, 알겠어요……

헬레나

너 기분이 별로인 것 같다?

제시카

사실 오는 길에 은행 밖에 많은 사람들이 있는 걸 봤는데, 은행과 계약을 체결하고 있대요…… 개척지에 가는 계약이요.

제시카

물어봤는데, 개척 계약서를 체결하면 일부 채무를 면제해준대요……

제시카

하지만, 고작 일부 채무를 면제받기 위해 사람들은 자기 집도, 기존의 삶도 다 버리고, 아무것도 없는 곳에 가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해요……

제시카

모두들…… 정말로 버틸 수 있을까요?


헬레나

마지막 메인 요리는, 감자구이를 곁들인 마늘향 파울비스트야.

제시카

우와, 향이 너무 좋아요……

우드로

이 조각은 내가 가져가지.

헬레나

우디, 내려놔, 그 조각은 제시카를 위한 거야.

리온

맞아, 우드로, 제시카야말로 오늘 저녁 식사의 주인공이잖아.

제시카

괜찮아요. 저는 데이비스 타운의 일을 알게 된 후로,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는 없다고 생각했을 뿐이에요…… 먹는 건 상관없어요. 어느 조각을 먹어도 상관없어요. 방금 과자를 좀 먹어서 아직 배가 그렇게 고프진 않거든요.

우드로

거봐, 제시카도 저렇게 말하잖아.

헬레나

그래도 안 돼. 베니, 이 조각은 네 거야.

베니

어…… 고, 고마워.

우드로

쳇……

제시카

……

우드로

왜 웃어?

제시카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냥, 제가 처음 당신을 봤을 때랑 지금 모습이 너무 다른 것 같아서요.

마일스

그러게…… 나도 그렇게 생각했었어. 우드로가 처음 왔을 땐, 많은 채굴 공장 노동자한테 미움을 샀거든. 다들 성질이 괴팍하고 입만 살아있는 저 녀석이 트집 잡으러 온 줄 알았다니까.

제시카

그래서요?

마일스

그 뒤로 저 녀석은 헬레나를 알게 되었어.

리온

우드로는 헬레나에게 감사해야 해. 만약 헬레나가 사람들에게 미움받는 녀석에게조차 자진해서 말을 거는 친절한 사람이 아니었다면……

리온

오늘 몇 마디 건네고, 내일 또 몇 마디 건네다가 결국 헬레나는 저 녀석한테도 귀여운 구석이 있다는 걸 발견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소개해 준 거야.

리온

그때 당시 노래도 있었는데, 아마 헬레나를 좋아하는 어떤 젊은이가 썼을 거야…… 혹시 기억나, 마일스?

마일스

아, 그래…… 노래가 있긴 했지, 기억이 나.

리온

네가 선창해 봐, 다 같이 부르게……

헬레나

당신들, 누가 감히 내 레스토랑에서 노래를……

리온

♪나는 무일푼의 몸으로 혼자 떠돌아다니다가 이곳까지 왔네♪

리온

♪천 리 밖에 있는 고향을 뒤로하고♪

리온

♪앞에는 끝없이 펼쳐진 황무지였다네♪

마일스

♪그녀를 만나기 전까진♪

마일스

♪그녀는 두 팔 벌려 나를 안아주었네♪

마일스

♪그때부터 그녀의 두 팔 사이엔 내 집과 꿈으로 가득하다네♪

제시카

……이 노래는…… 헬레나 씨를 노래하는 건가요?

우드로

헬레나가 아니면 누구겠어?

제시카

제 생각엔…… 가사에서 말하는 '그녀'는 어느 특정인이 아니라, 어떤 사물을 상징하는 걸 수도 있어요.

리온

그게 뭔데?

제시카

어쩌면, 이 집과 꿈으로 가득한 '그녀'는…… 바로 데이비스 타운 자체일 수도 있어요.

헬레나

일리가 있네!

헬레나

다들 생각해 봐, 노래의 후반부에 나오는 '그녀의 몸'은 에너지 타워이고, '머리카락'은 위로 피어오르는 하얀 연기이며, '뜨거운 마음'은 동력로를 가리키는 걸 수도 있잖아.

헬레나

그리고, 방금 불렀던 대목에 나오는 '두 팔'은 뭐겠어? 그건 바로 캐터필러잖아…… 여기 있는 모든 사람을 껴안아 주는.

헬레나

수많은 개척자들이 자신이 갖고 있는 도구로 조금씩 이 섹터를 만들었고, 이곳에서 가정을 이루어 삶을 이어갔어.

헬레나

그 뒤로, 더 많은 젊은이들이 꿈을 안고 찾아와, 이전 세대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청춘과 열정을 이곳에 바쳤지.

헬레나

모든 사람이 그리워할 만한 사람은 오직 '그녀'뿐이고, '그녀'일 수밖에 없어.

리온

……어쩐지…… 그런 거구나.

리온

그런 거라면…… 납득이 가.

헬레나

하물며…… 나에게 꿈과 가정을 맡기기엔 적합하지 않다는걸, 나 자신도 잘 알고 있거든.


엔지니어는 더 이상 대답하지 않고, 눈꺼풀을 약간 늘어뜨리고 고개를 살짝 뒤로 젖혔다. 주인아주머니의 말이 그에게 과거를 떠올리게 했다.


리온은 밤늦게 퇴근했을 때 연기에 그을린 동료들의 지친 얼굴이 떠올랐고, 일하러 나갈 때 이웃들과 아침 인사를 나누던 모습이 떠올랐다.

리온은 유리잔의 가장자리에서 넘쳐나던 차갑고 흰 맥주 거품이 떠올랐고, 아이들이 그의 뺨에 비벼대던 따뜻한 입맞춤이 떠올랐다.

리온의 사고는 뒤죽박죽으로 뒤얽혔지만, 마음은 다정함으로 가득 차오르고 있었다.

마치 그가 지금 흥얼거리는 노래처럼, 박자는 엉망이라도, 심금을 울리듯이 말이다.

리온

♪그녀를 만나기 전까진♪

리온

♪그녀는 두 팔 벌려 나를 안아주었네♪

리온

♪그때부터 그녀의 두 팔 사이엔 내 집과 꿈으로 가득하다네♪

집안의 모든 사람이 손을 멈추고, 아무도 소리를 내지 않는 가운데, 엔지니어의 노랫소리만 레스토랑을 가득 메웠다.

잠시 후, 보일러공이 쉰 목소리로 노래를 따라 부르기 시작했고, 주인아주머니도 함께 흥얼거렸다.

접시에 담긴 음식을 먹는 데만 전념하던 우드로도 자기도 모르게 손끝으로 무릎을 톡톡 치면서 리듬을 탔다.

하지만, 제시카는 왠지 모르게 불안감을 느꼈다. 마치 마음속에 계속해서 가시지 않는 검은 그림자가 드리워진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