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부정축재

CV-3함정

사이드 스토리작전 전2024-03-19

리스캄과 프란카가 은행과 교섭 중일 때, 제시카는 블랙스틸이 데이비스 타운에 온 게 파산 위기에 처한 현지 주민들에게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걸 알아차리고, 빚을 진 리온을 돕기로 한다.

등장 오퍼레이터: 제시카, 리스캄, 프란카, 제시카 더 리버레이티드, 콜드샷


초조해하는 남성

은행에 가서 대출받으려고? 당신 미쳤어?

화가 난 여성

그러면 어떻게 하라는 거야? 단 며칠 새에 트리마운츠까지 가는 차비를 어떻게 마련할 건데? 이번 임상시험은 티비에게 마지막 기회라고!

초조해하는 남성

내가 좀 더 방법을 생각해 볼게……

화가 난 여성

무슨 방법? 대출받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은 없어!

초조해하는 남성

……마, 맞다! 전에 티비에게 가입해 둔 중병 보험이 있잖아!

화가 난 여성

내가 어제 오후에 뭐 하러 갔을 것 같아? 은행에 가서 보험금을 청구하려 했더니, 티비의 병은 보상 범위가 아니랬다고!

초조해하는 남성

제발, 어쨌든 대출받을 생각은 그만하면 안 돼?

초조해하는 남성

당신 언니를 생각해 봐, 돈을 조금 빌렸을 뿐인데, 결국 그 돈 때문에 파산하고 그렇게 비참하게 됐잖아, 결국……

화가 난 여성

……

화가 난 여성

……가족 모두가 개척지로 가는 도중에 죽고 말았지.

초조해하는 남성

그러니까, 당신도 일단 진정해 봐. 분명 다른 방법이 있을 거야……

프란카

은행에 올 때마다 저런 광경을 보게 되네……

리스캄

그래서, 우리는 은행에 더 와야 하고, 이번 '리셉션 파티'라는 것에도 더더욱 참가해야 해, 프란카.

리스캄

만약 직접 와서 경험해 보지 않으면…… 우린 언제까지나 아무것도 모르게 될 뿐이야.


은행 매니저

배런 기지가 직접 데이비스 타운을 기존의 항로로 끌고 가겠다는 건가요?

리스캄

이번 임무는 주 정부에서 직접 의뢰받은 거예요. 최종 결과가 블랙스틸의 신용과 이미지와 직결되기에, 저희는 반드시 최선을 다할 겁니다.

은행 매니저

그렇다면 정말 잘됐네요. 너무 감사합니다.

리스캄

당연히 해야 할 일인 걸요.

은행 매니저

두 분, 맥주나 샴페인 중 무엇으로 하실래요? 작은 마을이라 접대가 미흡할 수 있지만, 두 분께서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프란카

……미흡하다니요? 매니저님은 너무 겸손하세요.

프란카

팀장, 봐봐. 이 맥주병에 상표가 없긴 하지만, 퀄리티는 일부 크래프트 브루어리의 작은 브랜드에 절대 뒤지질 않아. 여기 이 샴페인도 모두 고급 제품들이야…… 상당히 품위가 있다고.

은행 매니저

가혹한 지역에 파견되었기에 복지로서 공급하는 물자 중에 약간의 고급스러운 물건들이 있는 건 사실이에요. 여기 계신 분들의 사기를 북돋아야 하니깐요.

프란카

시원한 맥주를 마음껏 마실 수 있게하는 난방의 역량도, 그 사기를 북돋는 일환인가요?

은행 매니저

……말씀하신 것처럼, 저희에겐 전기와 난방을 포함한 별도의 예비용 에너지 공급 시스템이 있어요.

프란카

다른 건물엔 이런 예비용 시스템이 없는 것 같은데요.

은행 매니저

이건 초반 건설 기획 시 초대 은행장님이 안전상의 이유로 내린 현명한 결정이에요.

은행 매니저

금융 기관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상대적으로 특별합니다. 대규모 자금이 입출금되고 있기 때문에 시스템이든 자원이든 모두 자체 시스템을 사용하는 게 더 안전하니까요.

은행 매니저

블랙스틸이 데이비스 타운에 안전가옥을 지은 것도 같은 생각에서인 것 같은데, 아닌가요, 프란카 씨?

프란카

아…… 물 한 잔이면 돼요. 이 맥주는 귀 은행 직원들의 사기 증진용으로 남겨두세요.

리스캄

이미 사람을 보내, 이번 데이비스 타운의 동력로 복구 상황을 블랙스틸 본사에 보고했어요.

리스캄

지금 동력로가 여전히 항행에 필요한 능력을 복구하지 못했으니, 본사에서 새로운 솔루션을 마련해 줄 테죠.

은행 매니저

귀사에서 데이비스 타운을 위해 애써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은행 매니저

다만, 솔루션을 내놓기 전에 저희가 무리한 부탁을 하나 해야 할 것 같아요.

프란카

……무리한 부탁?

은행 매니저

저흰 여러분이 데이비스 타운의 치안유지를 도와주시길 바랍니다.

은행 매니저

여러분도 섹터 외곽에서 강도를 만났을 겁니다. 그자들은 이곳에 막대한 손실을 입혔고, 더 걱정되는 것은……

은행 매니저

섹터의 어떤 사람들은 좋게 말해서 건달이고, 나쁘게 말하면 그 강도들의 예비군이라는 겁니다.

은행 매니저

만약 여러분이 그자들을 데이비스 타운에서 제거해 주신다면 정말 감사할 것 같군요. 여기에 명단이 있어요……

리스캄

지난 며칠 동안 경계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이미 섹터 외곽에 사람을 파견했어요. 보고에 따르면, 섹터에 위험인물이 그리 많은 것 같진 않습니다.

은행 매니저

이미 파산했는데도 열심히 일해서 빚을 갚으려 하지 않는 자들이, 궁지에 몰리면 언젠가 무모한 행위를 하지 않을 거라고 장담할 수는 없지 아닌가요?

리스캄

……그렇게까지 말씀하시니, 다시 자세히 조사해 볼게요.

은행 매니저

'자세한 조사'라고요? 진심인가요? 설마 저희 말을 믿지 못하는 건가요?

리스캄

명단을 조사한다고 해서 귀 은행에 대한 신뢰가 깨지는 거라면, 너무 연약한 신뢰가 아닐까요?

은행 매니저

……좋아요.

은행 매니저

기왕에 확인하고 싶으시면, 한 번 철저히 확인해 보세요.


제시카

어때요? 뭔가 발견한 것이 있나요?

블랙스틸 용병

그래, 목표 인물은 이미 시야에 들어왔는데…… 아무래도 혼자 온 것 같지 않아.

제시카

패거리가 있다는 건가요?

블랙스틸 용병

……섹터의 사람인 것 같아.

제시카

우드로 씨, 이…… 이게 가능한가요?

우드로

불가능하진 않아. 섹터의 정부가 무너지고 나서, 빈둥빈둥 놀고 있는 젊은이들이 패거리를 만들어서 여기저기서 말썽을 피우고 있는 건 사실이니까.

제시카

그럼…… 저 사람들이 황무지의 강도들과 결탁해서 뭘 하려는 걸까요?

블랙스틸 용병

제시카…… 놈들이 흩어지려는 것 같은데, 체포할까?

제시카

우드로 씨……?

우드로

일단 기다려, 지금은 때가 아니야.

제시카

그럼…… 지금은 움직이지 말고, 저들이 출몰하는 위치를 기록해 뒀다가 다시 나타나면 바로 제게 연락주세요.

블랙스틸 용병

그래, 알았어.

우드로

잠깐만, 그 강도들이 어느 방향으로 사라졌지? 내가 따라가 볼게.

블랙스틸 용병

남동쪽으로 향했어.

제시카

저도 같이 갈까요?

우드로

아니, 나만으로도 충분해.

우드로

넌 먼저 돌아가.

블랙스틸 용병

제시카…… 저 노인장은 섹터 사람이야?

제시카

네, 저분은 이전부터 강도들을 조사하고 있어서, 저희 임무에도 도움을 주실 수 있을 거예요.

블랙스틸 용병

음…… 제시카, 이런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할게…… 현지 사람들과 너무 가까이 지내지 않는 게 좋아, 결국 끝에 좋은 일이 있는 건 아니니까.

제시카

왜, 왜요?

블랙스틸 용병

데이비스 타운과 같은 섹터는 정부에 회수된 뒤 원상태를 유지하지 못할 거고, 분명 다른 계획이 있을 거야. 그때가 되면 섹터의 산업과 시설…… 심지어, 주민들도 모두 물갈이될 테니까.

제시카

물갈이요? 그럼 원래 있던 사람들은요? 모두 어디로 가게 되는 건가요?

블랙스틸 용병

블랙스틸은 어떻게 처리할지 모르겠지만, 내가 전에 다니던 직장에서는 사람을 쫓아내는 일만 책임지고, 쫓아낸 사람이 어디로 가는지, 어떻게 변하는 지엔 전혀 관심이 없었어.

제시카

관심이 없다고요?! 그건 불법이잖아요. 그들이 무슨 근거로 섹터에서 합법적으로 사는 주민들을 쫓아내는 거예요?!

블랙스틸 용병

하아…… 이곳과 같은 파산 직전의 섹터는 부채, 세무 조사, 보안 취약점 등등…… 구실이야 많지.

제시카

부채……


리온

나뿐만 아니라, 섹터의 모든 사람이 빚을 졌어. 하아…… 이미 말이 나왔으니, 그냥 솔직하게 말할게.

리온

네가 오자마자 물었던 그 눈밭으로 걸어간 남자 있잖아, 대개는 빚 때문일 거야…… 전에도 이런 일이 적지 않았어, 빚을 지고 파산해서 막다른 골목에 몰리면 어쩔 수 없이……


블랙스틸 용병

제시카, 이봐, 제시카! 왜 그래?

제시카

저…… 저 먼저 돌아가 봐야 할 것 같아요.


어렴풋한 목소리

……네 고집쟁이 아버지가…… 오늘……

어렴풋한 목소리

……그 녀석과 무슨 쓸데없는 얘길……

어렴풋한 목소리

……이거 놔……

제시카

아이의 목소리?!


잔인한 건달

이 녀석 진짜 소리 잘 지르네. 아무래도 입을 틀어막은 후에 좀 패야 얌전히 따라갈 것 같은데……

제시카

동작 그만! 그 아이를 놔주세요!

굼뜬 건달

놔달라고? 네가 뭔데?

베니

살려줘! 나를 납치하려고 해!

제시카

다시 한번 말할게요. 그 아이를 놔주세요!

굼뜬 건달

이 녀석의 아비가 진 빚이 하도 많아서, 이 녀석을 팔아도 다 못 갚아. 그런데 납치하는 게 뭐 어때서?

제시카

빚? 은행의 빚 말인가요? 당신들은 은행을 위해 일하는 건가요?

잔인한 건달

……쓸데없이 참견하지 말고, 꺼져!

베니

살려줘……

잔인한 건달

닥쳐!

베니

으윽, 콜록……

제시카

마지막으로 말하죠, 꼼짝 말고 아이를 놔주세요. 아니면 다음에 쏘는 총알은 경고가 아닐 테니까요!

잔인한 건달

……쳇, 어쩔 수 없군.

잔인한 건달

가자, 저 녀석 때문에 우리가 목숨을 걸 필요는 없지.

베니

후우…… 후우……

제시카

이름이 뭐예요? 집은요, 데려다 줄까요?

베니

베니라고 해…… 저 앞에 있는 레스토랑까지만 데려다 줘. 아빠가 매일 밤 모두 거기에 들르니까, 거기서 아빠를 기다리면 돼.

제시카

혹시, 아빠가 리온 씨예요?

베니

그걸 어떻게 알아?

제시카

리온 씨랑 아는 사이에요. 참, 아까 그 두 사람이 말한 빚 말인데요…… 은행에서 저 사람들을 고용해서 빚 독촉하러 온 건가요?

베니

하아, 처음엔 독촉장을 보내왔는데, 후엔 집에 사람을 보내 소란을 피우다가 아빠한테 쫓겨났거든. 아무래도 이번에 은행에선 나를 이용해 아빠한테 빚 갚으라고 협박하려 했나 봐.

제시카

하지만, 이건 납치인데……

베니

섹터엔 경찰이 없잖아.

제시카

……아버지에게 온 청구서를 보여줄 수 있을까요? 제가 도움이 될 수도 있거든요.

베니

당신…… 진심이야? 아빠의 청구서는 엄청나게 많은데……


리온

한 바퀴 돌아봤는데, 에너지 타워 안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것 같아.

마일스

내가 진즉에 말했잖아, 로라라는 아가씨가 수리해야 할 곳은 죄다 깔끔하게 수리했다고. 그런데 굳이 와보겠다 해서는.

리온

나는 블랙스틸이 안 한 일이 있는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는지 확인해 보고 싶었을 뿐이라고.

마일스

그렇게 하면 은행 대출을 갚을 수 있게, 블랙스틸이 돈을 더 많이 주기라도 한대?

리온

……기대 정도는 해도 되잖아.

마일스

차라리 하늘에서 수표가 떨어지길 바라는 게 낫겠어.

마일스

내가 진즉에 말했잖아? 채굴 공장의 지분을 매각하는 것이 지금 네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리온

안 돼.

마일스

네가 그 지분을 매입하기 위해 평생 저축한 돈을 다 쓰고, 대출도 받은 거 알아……

리온

안 된다면 안 되는 거야.

마일스

그럼, 어디 물어보자, 블랙스틸에서 네게 지불한 돈으로 빚을 얼마나 갚을 수 있어? 설마 이자도 다 못 갚는 건 아니겠지?

리온

……

마일스

그럼, 이렇게 하자, 네가 나 대신 동력로 유지보수를 맡아줘. 마침 요 며칠은 블랙스틸이 가져온 연료를 때면 되거든.

마일스

난 며칠 휴가를 준다고 하니, 블랙스틸에서 내게 주는 돈은 네 보수로 줄게. 그걸 은행에 넘기고 넌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벌도록 해.

리온

안 돼, 마일스, 그건 네가 피땀 흘려 번 돈이잖아. 게다가, 그게 거저 주는 거랑 뭐가 달라?

마일스

이래도 안 된다, 저래도 안 된다, 그러다가 은행이 너한테 파산 선고를 내리고 모든 걸 빼앗아 갈 때도 넌 안 된다는 말 한마디로 놈들을 쫓아낼 거야?

리온

……어떻게든 방법이 생기겠지.


제시카

맥주, 전기세, 담보…… 다행이다, 전부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안에 있어……

헬레나

네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라니…… 너, 리온 대신 빚을 갚아 주려고?

제시카

가능하다면 그러려고요.

베니

아빠는 남에게 신세 지는 걸 제일 싫어해. 형이 죽었을 때 장례비를 지불하지 못해 다른 사람이 아빠에게 돈을 빌려주겠다고 했지만, 아빠는 그 사람이 자신을 거지 취급한다고 했었어.

베니

결국 아빠는 우드로 씨를 따라 섹터 밖으로 가서 벌목, 사냥, 린수 잡이같이 힘든 일을 2개월 동안 하셨고, 돌아오셨을 땐 손가락이 심하게 변형되기도 했었어.

제시카

그래서 얼마나 벌었어요?

베니

2,3천 벌었을걸.

제시카

……그런 식으론 빚을 다 갚을 수 없어요.

제시카

잠깐만…… 리온 씨는 아직 채굴 공장의 주주인가요?

헬레나

말도 마. 채굴 공장이 완전히 폐쇄된 후에도 그 지분을 계속 보유하기 위해서, 리온이 연료비, 공실비, 섹터 관리비를 지불해야 하다 보니…… 매년 은행에 가서 큰돈을 빌리고 있어.

제시카

그, 그건 완전히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예요. 설령, 제가 리온 씨를 도와드린다고 해도 다 갚을 수 없을 거예요……

제시카

만약 채굴 공장의 지분을 팔지 않으면, 나중에 리온 씨에겐 아무것도 남지 않을 거예요.

베니

말도 안 돼. 아빠는 채굴 공장을 그 무엇보다 사랑해. 나를 데리고 개척지에 가서 막노동을 해서라도 절대 포기하지 않으실 거라고.

헬레나

베니, 그렇게 말하지 마. 너희 아빠가 그럴 사람이 아니란 걸 너도 알잖아.

베니

……

헬레나

그리고, 제시카, 대체 무슨 일인데 그렇게 초조해하는 거야? 어쨌든 리온은 채굴 공장의 주주니까, 은행에서도 그렇게 빨리 파산 선고를 하지는 않을 거라고.

제시카

오늘 어떤 사람이 리온 씨를 협박해 빚을 갚게 하려고…… 베니를 납치하려는 걸 봤어요.

헬레나

납치?!

헬레나

리온을 귀찮게 하는 건 그렇다 치더라도, 열 몇 살밖에 안 된 아이를 납치하려 했다니…… 악랄한 놈들!

헬레나

베니, 잠시 동안은 여기에서 지내. 리온이 자기 아이가 없어진 걸 발견했을 때쯤에, 내가 단단히 물어봐야겠어. 대체 아비라는 작자가 어디서 뭘 하고 다니는 거냐고!

베니

안 돼, 아빠한테 말하지 마. 아빠를 걱정하게 하고 싶지 않아……

헬레나

이건 걱정시키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야. 리온은 자기가 하는 일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알아야 한다고!

베니

난…… 아무래도 집에 돌아가야 할 것 같아.

헬레나

하아, 그런 고집쟁이한테서 어떻게 너같이 착한 아들이 나왔는지.

제시카

어쨌든, 만약 리온 씨가 그 지분을 매각할 의향이 있고, 아직 발견하지 못한 일부 세금 환급금과 할인 정책까지 이용하면, 빚을 갚을 수 있을 거예요.

헬레나

확실해?

제시카

네…… 거의 확실해요.

헬레나

좋아, 내가 보기엔 확실히 누군가가 녀석에게 일깨워 줘야 할 것 같아. 더 이상 자기 멋대로 할 일이 아니라고.


실비아

드디어 끝났다……

실비아

그래서 왜 전체 건물의 메인 스위치가 정문에서 정확히 100걸음 떨어져 있는 거지? 이것도 은행 창설자의 먼 안목인 걸까?

실비아

……그럴 리가.

실비아

……말이 안 되잖아.

실비아

한 걸음, 두 걸음, 세 걸음…… 일곱 걸음째에 카운터가 있고, 여기서 좌회전하면……

실비아

……24, 25, 26…… 아, 마침 저 조명에 닿네.

실비아

57, 58, 59……

실비아

100


초조해하는 남성

안녕하세요……

실비아

안녕하세요……?

초조해하는 남성

은행 영업은 아직 안 끝났죠? 저…… 저 대출을 좀 받고 싶어서요……

화가 난 여성

실비아? 실비아, 빨리 와 봐. 대출을 받고 싶은데, 이자 좀 깎아줄 수 없을까? 평소에 너한테 그렇게 심하게 굴지 말았어야 했는데……

화가 난 여성

당신이…… 왜 여기에?

초조해하는 남성

……당신…… 당신이야말로 어떻게 여기에……

실비아

죄송해요, 두 분, 오늘 영업은 이미 끝났어요……

말없이 마주 보는 부부의 모습을 바라보던 실비아는 고개를 숙인 채 은행 문을 나섰다.


길에는 가로등으로는 걷어낼 수 없는 짙은 어둠이 깔려 다정하게 실비아의 목을 감싸 안았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로 실비아는 매일 이렇게 귀가하고 있었다.

실비아

……1877, 1878, 도착했다.

실비아

엄마, 다녀왔어요.

한참 동안 기다렸지만, 문 뒤는 여전히 고요했다.

잠시 후, 실비아는 열쇠를 꺼내 문을 열고 매트에 신발 밑창을 문질러 숨 막힐 듯한 어둠을 등 뒤에 있는 거리에 남겨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