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부정축재

CV-1고독의 땅

사이드 스토리작전 전2024-03-19

숲 속에서 한 나이 든 현지 사냥꾼이 짐승으로부터 제시카를 구하고, 숲 속에서 그녀를 데리고 나와 임무 장소인 데이비스 타운으로 향한다. 한편, 팀원들도 제시카를 걱정하면서 섹터를 향해 이동 중이었다.

등장 오퍼레이터: 제시카, 프란카, 리스캄, 제시카 더 리버레이티드, 아몬드


당황하면서도, 제시카는 허리에 찬 권총을 만졌다. 그러나 공포로 인해 그녀는 홀스터에 손가락을 걸치고 있을 뿐, 감히 구부릴 수 없었다.

찬바람 속에 그녀는 어렴풋이 비린내를 맡았다.

???

꼼짝 마.

숲 속에서 사냥꾼 한 명이 제시카의 눈에 들어왔다. 사냥꾼의 손에 든 총에서는 아직 연기가 나고 있었고, 넓은 모자챙이 눈을 가리고 있었다.

뒤돌아보니, 짐승의 시체가 눈밭에 쓰러져 있었고 머리에 난 상처에서는 아직 피가 철철 흐르고 있었다.

늙은 사냥꾼

여기선 더 조심해야지.

제시카

……구해 주셔서…… 고마워요.

늙은 사냥꾼

겸사겸사 한 것뿐이야.

노인은 총을 거두면서 곧장 짐승의 시체로 향했다.

그는 작은 칼을 꺼내어 짐승의 배를 갈랐다. 각도가 정확하여 피가 많이 흘러나오지는 않았다.

이어서 노인은 두 손을 짐승의 배 안에 집어넣고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늙은 사냥꾼

빌어먹을 놈의 날씨, 추워 뒈지겠군.

제시카

……어르신, 어르신은 이 근처에 사는 사냥꾼인가요?

늙은 사냥꾼

그런 셈이지.

제시카

데이비스 타운에 가려면 어떻게 가야 하는지 아세요?

늙은 사냥꾼

……거기엔 왜 가는 거지?

제시카

거기에서 팀원들과 합류할 예정이라서요.

늙은 사냥꾼

혼자 온 것 아니었나?

제시카

네, 강도들로부터 인질 한 명을 구출하기 위해 팀원들이랑 따로 움직였거든요. 그런데 임무를 마친 뒤 제 통신기가 고장이 나는 바람에 숲에서 길을 잃었어요.

늙은 사냥꾼

인질? 어떻게 생겼지?

제시카

나이 든 포르테 남자분이었어요……

늙은 사냥꾼

……너희였군.

늙은 사냥꾼

좋아, 따라와.

제시카

어, 어딜요?

늙은 사냥꾼

데이비스 타운에 간다지 않았나?

제시카

하지만……

늙은 사냥꾼

따라오든 말든, 마음대로 해.

노인은 제시카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나선 짐승의 시체를 어깨에 둘러메곤, 빠른 걸음으로 숲 속 깊은 곳으로 걸어갔다.

제시카

자, 잠깐만요!


프란카

하아, 제시카가 혼자 밖에 있는데 정말 마음이 놓여?

리스캄

제시카가 걱정되는 건 알아, 나도 마찬가지고. 하지만 오랫동안 같이 싸워왔잖아. 나는 제시카가 혼자서도 잘 대처할 수 있을 거라고 믿어.

프란카

나는 그저 아직 남은 강도가 있지 않을까 궁금한 것뿐이야. 두세 명은 괜찮겠지만, 잔당이 더 있으면 어떡해?

리스캄

제시카가 경험했던 전투들은 그 오합지졸들보다 훨씬 더 위험했었어.

프란카

……

리스캄

화살촉이 머리를 스쳐 지나가거나, 날카로운 칼날이 목구멍을 스쳐 지나가곤 했어.

리스캄

아니면 주변에 고농도의 활성 오리지늄 분진이 가득해서 방호복에 작은 구멍이라도 나는 날에는 그 자리에서 끝장날 뻔한 적도 있었지.

리스캄

그래도 제시카는 매번 임무를 잘 완수했어. 우리가 동행하지 않아도, 우리가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말이야.

리스캄

제시카는 혼자서도 뭐든 훌륭하게 잘해냈어.

프란카

……그건 나도 부정하지 않아.

프란카

하지만, 너도 알다시피 매번 임무를 완료한 후에 제시카는 항상 눈시울이 새빨개서 돌아왔잖아. 우리를 만나러 돌아오기 전에 펑펑 울고 있을 때, 누군가 곁에 있어야 하지 않겠어?

리스캄

눈시울이 새빨갛다는 게 무슨 뜻이겠어? 그건 제시카가 항상 눈물을 닦고 나서 우리를 만나러 왔다는 거야. 다른 사람에게 자신이 우는 걸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는 뜻이지.

프란카

하지만, 제시카는 고작 23살이야……

리스캄

그래, 23살이야. 게다가 지난 3년 중 2년 반은 전쟁터에서 보냈지.


제시카

어르신, 이 부근에서 무언가 폭발하지 않았었나요?

늙은 사냥꾼

아니.

제시카

또 들린 것 같아요, 이 부근에서…… 설마 환청일까요?

늙은 사냥꾼

폭발이 아니고, 나무 소리야.

제시카

나무요?

늙은 사냥꾼

숲이 너무 추운 탓에 수액이 얼어 팽창하면서 나무줄기 조직을 파열시키는 거지.

제시카

마치…… 멀리서 들려오는 교전 소리 같아요.

늙은 사냥꾼

너 대체 뭐 하는 녀석이야? 군인, 아니면 용병?

제시카

용병이에요. 거의 5년 되었어요.

늙은 사냥꾼

집에 빚이라도 있는 건가?

제시카

아니요…… 그냥…… 가족의 보호를 받으며, 집에서 저를 위해 정해 놓은 길을 걷고 싶지 않아서요……

늙은 사냥꾼

그래서 용병이 된 거야?

제시카

네, 맞아요……

늙은 사냥꾼

흠, 그럼 넌 전장에서 뭘 얻으려는 거지? 부, 명성, 아니면 명예?

제시카

아니요, 저는 위기를 제거하고 갈등을 해결하며, 위험에서 다른 사람을 보호하고 싶어요……

늙은 사냥꾼

오…… 용병이란 게 이런 일을 하는 건지는 처음 알았군.

제시카

어르신…… 저흰 평범한 용병 회사가 아니에요. 저흰……


'클립' 클리프

다시 한번 말하는데, 제시카, 넌 용병이야. 이건 사업이지, 의무가 아니야.


제시카

저흰……

늙은 사냥꾼

됐어, 그만해. 난 그런 거에 관심 없으니까.

로라

실례할게, 너희 둘 방금 5년의 실전 경험이 있는 '베테랑' 용병에 관해 이야기한 거야?

프란카

그래, 하고 싶은 얘기라도 있는 거야, 로라?

로라

두 사람은 나보다 제시카와 더 오래 일했으니까, 제시카의 능력과 한계에 대해 나보다 더 잘 알 거잖아, 그렇지?

프란카

그래서 넌 제시카가 알아서 잘할 것 같다는 거야?

로라

물론이지. 리스캄 팀장 말이 맞아, 지난 3년 동안 제시카가 갔던 곳은 여기보다 훨씬 더 위험했어.

로라

제시카가 펑펑 우는 모습을 생각하면 나도 모르게 걱정이 되긴 하지만, 우린 제시카가 문제없이 잘해낼 거라는 걸 알고 있어. 아니야?

리스캄

제시카 본인만 모르는 거지.

로라

맞아, 제시카 본인만 몰라……

로라

제시카에겐 그저, 자기 자신을 제대로 들여다볼 기회가 없었을 뿐인지도 몰라.

프란카

혹시 지금이 바로 그 기회라고 말하고 싶은 거야?

로라

어…… 그런 건 아니지만……


제시카

어, 어르신…… 어르신!

늙은 사냥꾼

아가씨, 시끄러워.

제시카

아니요, 일부러 시끄럽게 한 게 아니라…… 그런데 저기 좀 봐주시겠어요……?

제시카가 멀리 나무 옆에 있는 덫을 가리켰다.

그곳엔 한 새끼 짐승의 앞다리가 강철 클립에 꽉 끼어 있었다. 새끼 짐승은 계속 구슬프게 울부짖었고, 끼인 곳에서는 피가 천천히 새어 나오고 있었다.

이를 본 늙은 사냥꾼는 짐승의 시체를 내려놓고, 나무 아래로 가서 덫을 풀고 클립에서 새끼 짐승을 꺼냈다.

제시카

아직 새끼인데…… 놓아줘도 될 것 같아요. 어미가 근처에 있다면 금방 찾아올 테니까요……

제시카

게다가, 사냥꾼들은 겨울이면 무리가 번성할 수 있도록 어미 짐승과 새끼는 놓아준다고 들었어요……

늙은 사냥꾼

이 녀석의 어미는 이미 이곳에 있어.

제시카

방금 어르신이 죽인 그 짐승이 이 아이의 어미라고요?

늙은 사냥꾼

난 이 새끼를 데리고 있는 어미 짐승을 여러 번 봤었어.

늙은 사냥꾼

지금 어미는 맞아 죽었고, 새끼는 어느 덜렁이가 놓은 덫을 밟았는지 가죽이 다 벗겨졌지.

제시카

그럼…… 이 새끼 짐승을 어떻게 할 건가요?

늙은 사냥꾼

모가지를 비틀어서 깔끔하게 보내 줘야지.

제시카

어떻게 그런?!

늙은 사냥꾼

아니면? 어미도 없고, 다리도 부러져서 곧 죽을 거야.

늙은 사냥꾼

혹은 여기에 남겨 두고 천천히 숨을 거두게 한다 해도 이견은 없어.

제시카

……이 아이는 더 이상 살 수 없는 거죠?

늙은 사냥꾼

그래.

제시카

그럼 저한테 주세요……

늙은 사냥꾼

직접 죽이려고? 그러던지.

제시카

쉿…… 괜찮아, 꼬마야…… 괜찮아.

팔을 구부려 새끼 짐승을 껴안은 제시카는 털의 결을 따라 살며시 쓰다듬었다.

제시카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어린 짐승의 울음소리가 점차 약해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제시카

제가 이 아이를 구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따뜻한 품에서 떠나게 해줄 수는 있어요.

늙은 사냥꾼

용병이 호스피스 케어를 하는 건 또 처음 보는군.

제시카

……이 아이를 여기에 내려놓아도 될까요, 어르신? 사냥감이라면…… 저 어미 짐승도 충분히 큰 거 같거든요.

늙은 사냥꾼

뭐지? 나더러 이 녀석을 이곳에 묻고, 장례라도 치러 달라는 건가?

제시카

아니요. 겨울에는 숲 속의 동물들이 다 굶주림에 시달려 있으니까, 이곳에 남겨두면…… 누군가 배불리 먹을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늙은 사냥꾼

……

제시카

제가 마음이 약한 건 맞아요…… 그렇지만 그렇다고 아무것도 내려놓지 못하는 건 아니에요.

늙은 사냥꾼

잘 알고 있으면 바짝 따라와, 용병 아가씨. 너도 숲에서 다시 길을 잃고 싶지는 않을 것 아니야.


리스캄

바람이 부니까 안개가 걷혔어요…… 마일스 씨, 저희보고 멈추라고 한 게 여기서 데이비스 타운을 보여주기 위해선가요?

마일스

……젊었을 때 나는 섹터 부근의 고지대에 뛰어가서, 내가 살고 있는 마을이 어떤 모습인지 보는 걸 좋아했어.

리스캄

당시 데이비스 타운은 어떤 모습이었나요?

마일스

시끌벅적했고 아름다웠으며…… 좀 더 활기가 넘쳤었지.

리스캄

……

마일스

지금은…… 하아,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지…… 돌아갈 수 없고말고.

프란카

큭…… 진짜 춥다. 우리의 목적지는…… 이런 곳이었구나.

로라

프란카……

프란카

무슨 생각해?

로라

그저…… 갑자기 제시카가 생각나서.

프란카

왜? 어차피 걱정하지도 않으면서.

로라

……우리가 방금 말했던 그 '기회'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어.

프란카

오, 네가 말했던 '자기 자신을 제대로 들여다볼 기회' 말이지?

로라

어쩌면 언젠가는…… 그 기회도 돌풍처럼 불어올지도 몰라. 어쩌면 너무 추워서 제시카가 바람에 심하게 떨지도 모르고.

로라

하지만, 제시카의 눈앞에 있던 안개도 그 바람에 날려 걷힐 거야. 그러면 앞에 있는 모든 것이 선명하게 보이겠지.

리스캄

제시카의 눈에 보이는 게…… 우리 눈앞의 광경이 아니길 바라.

[CG: 42_i01]

흩어진 안갯속에서, 부러진 나뭇가지로 이뤄진 커다란 바퀴 자국이 산비탈을 따라 계곡 한가운데까지 구불구불 이어져 있었다.

그 끝은 좌초된 섹터였다.

비록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섹터 중심에 우뚝 솟은 에너지 타워가 힘없이 하얀 김을 내뿜고 있는 모습이 모두의 눈에 들어왔다.

마치 위중한 환자가 괴로운 듯 숨을 헐떡이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