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4바다로 나간 선원
켈러로부터 박물관의 소장품을 하나 분실됐다는 말을 들은 에이야퍄들라는 쪼꼬미양이 소란을 피운 거란 걸 대뜸 알아차린다. 패션가의 사람들이 다시 이사하는 것에 대해 여전히 반발이 크자, 코스타는 업무상 또 한 번 좌절을 겪고, 박물관에서 어린 시절의 친구인 켈러를 우연히 만난다.
등장 오퍼레이터: 스와이어, 바이슨, 스와이어 디 엘리건트 위트, 에이야퍄들라, 브라이오피타
내가 보기에 그 앤 마이어라고 하는 여자 꼬리가 없는 게 너무 이상한 것 같아!
그 녀석이 먹는 음식에서는 파울비스트의 알껍데기가 나오고, 다리를 건널 차례가 되면 밧줄이 끊어지고, 집을 지으면 폭포에 떠내려가고, 핀을 잡으면 그 핀은 오히려 큰 핀에게 잡혀가잖아!
아, 이남 누님이 말했던 것 같아, 이런 걸 뭐라고 하더라? 애군 체질?
액운 체질이야.
너희 둘, 앤 마이어 씨한테 고맙다고 인사하는 것 잊지 마. 아니었으면 너희처럼 하루 일하고 하루 즐기는 녀석들이, 이 새 집들을 언제 다 지을지 몰랐을 테니까!
펑——
콜록콜록, 콜록콜록!
무, 무슨 일이야? 문이 왜 폭발했지?
괜찮아, 금방 고칠 수 있어…… 경첩에 있는 접착제를 말리고 있었는데 잘못 조작했나 봐, 하하하……
접착제?
그건 우리 할머니가 주신 술주전자야.
……
……
크흠, 물건은 다 옮겼지?
전부 이쪽에 있어. 오전 내내 옮겼다고! 오늘 저녁에는 목욕을 제대로 해야겠어.
오전 내내? 다 무슨 물건이길래…… 커피?
그래, 모두 시에스타의 커피야. 우리가 시에스타랑 거래처를 하나 뚫었는데 이게 바로 처음으로 보내온 상품이야.
봐봐, 포장에 설명 문구가 있는 것 같아…… '꽃씨를 원두와 함께 볶아서'…… 시에스타 사람들은 이런 방식으로 커피의 쓴맛을 덜어주나 보네.
어렸을 때 할아버지도 이렇게 커피를 만들어 마셨어.
앤 마이어 씨의 할아버지는 시에스타 분이신가 봐?
맞아…… 그런데 우리 가족은 오래전에 컬럼비아로 이사 왔어. 이번 달 일이 끝나면, 그동안 모은 돈으로 시에스타로 돌아갈 수 있을 거야!
어? 진즉에 알았더라면 시에스타에서 온 카라반에 당신을 데려가라고 할 걸 그랬어. 한 시간쯤 전에 막 떠났거든.
뭐라고?!
탐사 일지:
1095년 9월 3일, 라이타니엔 북부, 우나 화산
탐사 목표: 우나 화산 분화의 직접적인 관측 데이터를 획득하고, 화산 분화 시 주변 환경의 오리지늄 분진 농도 기울기 감쇠 수치를 계산하여 이론적 모델을 확립한다.
예상 관측 시간: 5시간
탐사대 멤버: 카티아, 마그나, 켈러
낡은 노트에는 사진이 한 장 끼워져 있었다.
등산복을 입은 세 사람이 일렬로 서 있었는데, 산바람에 그들의 웃는 얼굴이 붉게 물들어 있었다.
켈러 선생님도…… 당시 탐사대에 포함되어 있네요.
그 탐사에서 켈러도 원래는 탐사대의 일원이었어.
그런데 산에 오르기 전날에, 켈러는 갑자기 팀을 이탈해서 윌리엄 대학으로 돌아왔지.
갑자기 팀을 이탈했다고요? 무슨 이유라도 있었나요?
모르겠어, 그 해의 탐사 노트에는 전혀 언급되어 있지 않아. 내가 아는 거라곤 그 사고가 일어난 직후 켈러가 윌리엄 대학과 라이타니엔 정부 간의 회의에 모습을 드러냈다는 것뿐이야.
돌리 씨, 당신은 그때 계셨나요……?
하아…… 당신의 물건을 모두 찾아 드려야만 저를 아는 척하실 건가요……
그럼, 돌리 씨, 화산경보꽃이라고 들어보셨나요? 화산 활동에 따라 색깔이 변하는 식물인데, 혹시 이 꽃의 씨앗을 찾는 건가요?
아니면…… 흑요석인가요? 흙 속에 묻힌 검은색 결정도 씨앗과 비슷하지 않나요……?
아델은 혼잣말을 중얼거렸으나 대답이 없었고, 눈앞의 거대한 화산암 표본은 평소처럼 침묵을 지켰다.
제가 괜한 생각을 한 걸까요……
돌리 씨, 힌트를 좀 더 주셔야 당신이 찾는 물건을 제가 빨리 찾아 드릴 수 있어요……
아델? 뭘 찾는 거야?
……아무것도 아니에요. 켈러 선생님.
켈러는 아델이 노트를 접어 정리함 안에 넣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아델은 고개를 숙인 채 손 옆에 있는 다른 서류 몇 개를 가져다 부모님의 노트를 가렸다.
아델…… 궁금한 게 있으면, 나한테 직접 물어봐.
아델은 잠깐 침묵했다.
……그런 게 아니에요. 켈러 선생님.
……
너와 공유하고 싶은 상황이 있어.
전방의 관측소에서 보내온 데이터와 흑요석의 샘플을 토대로, 시에스타 화산이 분화하는 시간이 며칠 더 앞당겨질 수도 있다는 결론이 나왔어.
시에스타 화산의 데이터에 조금 이상한 부분이 있어. 화산 내부의 오리지늄 광맥 에너지 활동은 2년 전 여름에 정점에 도달한 후 빠르게 떨어졌다가, 다시 천천히 상승하고 있지.
우리에겐 준비할 시간이 얼마 안 남았어, 서둘러야 해.
오! 화산이 더 일찍 분화한다고? 이거 참 좋은 일인걸?
(작은 목소리로) 돌리 씨! 갑자기 뛰쳐나오면 안 되죠……
아델, 내 말 듣고 있어?
네! 듣고 있어요!
……
아델, 네가 이미 경험이 풍부한 학자라는 건 알아. 관측을 위한 사전 준비는 너에게 있어서 사소한 일일 뿐일 거야. 하지만, 그래도 좀 더 집중해 줄래?
죄송해요! 켈러 선생님……
오우…… 잠깐 한눈팔다가 선생님한테 딱 걸렸네.
참, 요 며칠 혹시 박물관에서 수상한 관광객을 본 적 있어?
무슨 일 있었나요?
체험 구역에 놓아두었던 사운드 스톤 샘플을 잃어버렸어.
사운드 스톤이요? 바람이 불면 악기 소리가 나는 돌을 말하는 건가요?
아무래도 박물관의 경비 강화와 관련해서 시청 사람들에게 얘기할 필요가 있겠어.
저도 주의할게요.
날씨 탓인지 최근 이상한 일이 많이 발생하고 있어. 물건을 잃어버렸다고 신고하는 사람이 유난히 많아.
아침에 뉴스를 들으니, 미개발 구역 쪽에 있는 창고를 누군가가 악의적으로 파괴해서 현장이 엉망진창이 되었다고 하더라.
……!
매니저님, 피해 상황은 이미 통계를 마쳤습니다. 잃어버린 물건은 없고요, 주로 물자를 실은 컨테이너가 많이 파손되었습니다. 일부 식품류 상품 외에 다른 화물은 손실이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그래, 알았어.
시에스타에서 이런 일이 발생해 정말 죄송합니다. 이건 모두 저희가 업무를 소홀히 한 탓입니다. 이 일이 시에스타와의 협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를 바랍니다……
물론, 만약 협력을 중단하기로 결정하신다면, 저도 허먼 시장께 사실대로 보고하겠습니다.
다만, 그렇게 될 경우 협력 상대를 잃은 허먼 시장님과 일자리를 잃은 저는 큰 안타까움을 느끼겠죠……
책임을 추궁하는 건 부차적인 일이고,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확실히 해야 합니다.
아무래도…… 주민들이 마운틴대쉬 로지스틱스가 새 구역에서의 계획을 환영하지 않는 것 같네요.
……요즘 저는 아직 몸 성히 당신 앞에 서서 함께 업무를 진행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종종 듭니다.
……네?
아, 제 얘기는, 이곳 주민들이 재건축을 받아들이도록 설득하는 것은 당신의 업무 범위에 속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마운틴대쉬 로지스틱스와 시에스타의 향후 협력은 이곳 주민들의 지지가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저는 사람들이 이번 재건축을 일방적인 강요로 생각하지 않았으면 해요.
그리 생각해 주시니 매우 감사할 따름입니다.
……일이 이렇게 된 이상, 시청에선 창고 부근의 보안에 좀 더 신경을 써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시는 이런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알겠습니다. 바이슨 씨의 의견을 전달하여 꼭 그렇게 실행되도록 하겠습니다.
제 직장, 주택담보 대출, 그리고 불안해하는 약혼녀를 대신하여 감사를 표합니다, 바이슨 씨.
……다른 용무가 없으시다면, 저는 이만 가서 계속하여 상가 분들을 설득하고 이주 의향서에 서명을 받도록 하겠습니다.
스와이어 씨가 전에 오셨을 때 제대로 대접을 하지 못하여 참으로 유감입니다.
스와이어 씨, 요 며칠 관광하시면서 뉴 시에스타에 대한 인상은 어떠셨나요?
깨끗하고 아름다웠어…… 다만, 재미가 좀 부족하고 단조로운 느낌이 들었어. 솔직히, 나는 시에스타의 옛 모습이 더 좋아.
마침 제 딸도 비슷한 얘기를 하더군요.
하지만, 시에스타는 부득이하게 기존의 황금 해안선을 떠나면서, 관광을 지주 산업으로 하던 경제 체제를 이어갈 수 없게 되었죠.
정말 아쉬워. 나는 '옛 시에스타 패션가'를 정말 좋아했거든……
시장님은 마운틴대쉬 로지스틱스와의 협력을 확신하는 것 같네?
저도 스와이어 씨가 색다른 답을 내놓길 매우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스와이어 씨 가문의 그룹이 본래부터 명성이 자자하긴 했어도, 투자 담당자가 당신일 줄은 몰랐군요.
저도 우연히 알게 되었는데, 스와이어 씨가 얼마 전에 시에스타에서 건축과 문화 오락을 사업 범위로 하는 회사를 하나 등록했다고 하던데요……?
시장님은 나를 별로 안 믿는 것 같네. 내 발언권이 그룹에서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건가?
그럴 리가요. 미래는 언제나 당신과 같은 젊은이들의 손에 달렸습니다. 빅토리아 출신의 '그룹'과 상대한 지가 벌써 30여 년이 되었다는 생각이 우연히 들었을 뿐이에요.
시에스타 역사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당시 시에스타가 야망으로 부풀려진 빅토리아에서 벗어나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는 건 알아.
하지만, 허먼 시장님이 당시 분쟁에서 발휘했던 영향력은 지금도 많은 정치인들이 흥미진진하게 이야기하고 있어.
지금의 내 신분은 복잡한 게 아니니까, 시장님도 걱정할 필요는 없어. 내가 가져온 건 성의 있는 협력과 더 많은 비즈니스 기회일 뿐이야.
스와이어 씨가 마운틴대쉬 로지스틱스와 신규 구역의 개발권을 다툴 의향이 있다면, 저는 당연히 양측이 벌이는 선의의 경쟁을 보고 싶습니다. 시에스타는 언제나 성의 있는 협력을 환영하니까요.
저는 여전히 입찰회에서 당신이 제시한 방안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럼 시에스타에서 남은 여행 기간 동안 즐거운 시간 보내시길.
용문으로 돌아가면 할아버지께 안부 전해 주시고요.
나는 서명 안 해!
우린 이미 한 번 이사했어. 도대체 얼마나 더 고생하라고…… 그리고, 이 가게들을 철거하면 우린 뭐 먹고 살아……
시장이 우리에게 명확하게 설명하지 않는다면, 우린 절대 이사를 고려하지 않을 거야.
아직도 강제로 이사시키려는 거야?
코스타, 너는 시청에도 들어갔으면서, 아직도 높은 사람들이 이래라저래라 시키는 말만 들어야 해? 우리를 위해 방법을 생각해줄 수는 없는 거야?
너는 네 할아버지의 카페를 물려받을 생각이 없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이 거리에서 먹고 살아야 한단 말이야.
하아…… 다들 아직도 어떻게 하면 이 거리의 장사를 잘되게 할 수 있을까 생각하고 있단 말이야…… 어떻게든 좀 도와주라, 응?
오, 이게 누구신가, 시청의 나리 아니신가? 오늘도 우리를 이 거리에서 모조리 쫓아내려고 오신 건가? 그 제복을 입고 나니, 자신이 어디 출신인지 잊으셨나 보지?
내가 다 네 할아버지 대신 부끄럽구나.
……
내 업무가 싫다……
사장님, 내 아이스크림은 아직이야?
거의 다 됐어!
늦어서 미안하구먼. 여기 4단 아이스크림이야.
그나저나, 저기 욕을 먹고 풀이 죽어 있는 사람은 누구야?
신경 쓰지 마. 우리들의 집을 허물고 싶어 하는 재수 없는 놈일 뿐이니까.
내가 부탁한 물건은 가져왔어?
네.
오는 길에 너를 눈치 챈 사람은 없었지?
경관님, 죄송해요. 루트와 리브가 봤어요!
뭐?!
크흠…… 됐고, 재밌었어? 물건 줘 봐.
총경 신분일 때도 스파이와 이렇게 만났나요? 왠지 좀 멋진데요!
이 봉투 안에는 여기 상가 모든 가게의 대략적인 정보가 들어 있어요. 집집마다 몇 명이 살고 있고, 대략적인 경영 상황과 당신이 말한 가게 주인의 성격도 제가 대략 적어 넣었죠.
이 봉투 안에는 마운틴대쉬 로지스틱스가 한 일련의 활동들이 들어있어요. 시에스타의 특산물을 사들여서 빅토리아와 컬럼비아에 내다 판다는 것 같아요. 수량도 적지 않고요.
제법인걸! 마운틴대쉬 로지스틱스 관련 자료는 어떻게 입수한 거야?
매우 간단해요. 그쪽 화물 운송 기사직에 지원했죠.
바이슨 녀석은 이런 방식으로 사람을 회유하려나 보네…… 확실히 그 녀석이 할법한 일이지.
만약 이곳에 나중에 정말로 물류센터가 지어진다면, 이곳 사람들은 직업을 바꿀 생각이 있는 거야?
에니스, 큐라소 한 잔 부탁해!
……네, 알았어요.
왜 이렇게 우울해 보여? 너도 걱정이 돼서 그러는구나, 맞지? 간판도 새것으로 바꾸고, 너흰 이런 방식으로 시위하는 거야?
정말 짜증 나. 옆집 새내기 부부도 원래는 부부 금실이 엄청 좋았었잖아? 그런데, 지금은 철거 문제로 맨날 싸워……
주문하신 큐라소 나왔어요!
……이 거리의 사람들은 이사하기 싫어하는구나.
대부분은요…… 이사하면 삶을 다시 계획해야 하잖아요, 우린 이동도시로 이사 온 지 얼마 안 돼요. 많은 사람은 아직 적응 중이고요.
지금 안 그래도 관광객도 드물고 장사도 잘 안되는 데다, 실업자도 많은데 또 이사하면 생활이 더 어려워질 테니까요……
에니스는 고개를 저으며, 이 화제에서 벗어났다.
……
에니스, 너네 집처럼 이런 가게를 하나 운영하려면 평소에 운영 비용이 얼마 정도 들어?
한 달에 거의…… 500수표 정도일걸요?
어? 겨우 그 정도야?
대부분 중고로 사거나, 직접 만들 수 있으니까요. 게다가, 평소에 수도와 전기를 조금 절약하면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적게 들어요.
저도 때로는 진짜 궁금할 때가 있는데요…… 당신 같은 부자들은 여태껏 별 고민이 없었죠?
돈이 충분히 많은 사람은 생활하면서 모든 걸 마음대로 할 수 있지 않나요?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건 귀찮은 일이지, 문제가 아니야.
하아, 만약 꼭 이사해야 하고 다른 선택지가 없다면, 당신은 어떻게 할 건가요? 이 일대의 토지를 도급받는다면 무엇을 지을 계획이죠?
먼저 너 자신한테 물어봐. 만약 꼭 재건축해야 한다면 넌 이 일대 상가가 어떻게 변했으면 좋겠어?
환상이라도요?
으흠.
……대규모 워터파크요.
유일무이한 최대 규모의 워터파크를 하나 지으면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을지도 몰라요. 그러면, 이 술집도 철거할 필요가 없고요.
그리고, 동생들도 계속 워터파크에 가고 싶다고 떠들어댔었거든요.
음, 좋은 생각이야.
너무 편하게 말씀하시네요……
마운틴대쉬 로지스틱스의 그 도련님에 비하면, 당신은 왠지 진심으로 입찰하러 온 사람 같아 보이지 않아요……
흠, 나와 경쟁하던 많은 사람이 그렇게 생각했었어.
그래서 어떻게 됐어요?
다 나한테 졌지.
……풉, 정말 대단하네요.
에니스, 이리 와서 간판에 페인트 좀 칠해 줘. 곧 박람회가 시작되는데, 간판이 가장 좋은 모습을 유지해야지.
금방 갈게요!
참, 지난번에 페인트가 아직 남았어요. 며칠 전에 램프도 저렴한 가격에 몇 개 샀는데 이따가 같이 걸까요?
좋아, 그러고도 페인트가 남으면 책걸상, 액자도 다시 칠해. 루트와 리브도 요즘 누구한테 그림을 배운다고 했잖아, 걔들도 불러와서 같이 하는 게 어때?
좋아요, 바로 할게요!
……
어이, 에니스.
간판을 주황색으로 칠해. 내 안목을 믿어봐, 지금보다 손님을 더 잘 끌 수 있을 거야.
코스타은 자기도 모르게 이곳에 왔다.
뉴 시에스타로 이사한 뒤 특이하게 생긴 이 건물은 어느새 그의 출퇴근길에 모습을 드러냈다. 자신도 관련 서류를 취급한 적이 있던 것 같다.
화산박물관? 사람들은 왜 금싸라기 땅의 이동도시에 수고스럽게 이런 박물관을 지었을까? 화산에 뭐 그리 연구할 게 많다고?
뛰지 마!
싫어! 난 큰 돌을 볼 거야! 마그마를 볼 거라고!
하아, 대체 이런 걸 왜 보자고 하는지 모르겠네.
화산 멋있잖아!
흠! 멋있다라……
“화산 위에서는 멋진 풍경을 볼 수 있다”라는 말이 코스타의 머릿속에 떠올랐다. 누군가가 자신에게 이렇게 설명해줬던 것 같다.
이 화산들의 이름 말할 수 있어? 난 다 알아!
내가 그걸 알아서 뭐해……
그럼, 내가 알려 줄게! 이건 탐보라 화산, 이건 카틀라 화산, 이건 므라피 화산, 이건 야…… 야……
'야수르 화산'.
으악! 왜 갑자기 뒤에서 말하는 거야? 깜짝 놀랐잖아!
어, 미안……
(난 어떻게 아는 거지? 기억이 안 나.)
흥, 야수르 화산은 나도 알아! 대지에서 가장 아름다운 화산이고, 산 곳곳에서 조용한 시냇물 같이 흐르는 마그마를 볼 수 있어……
다 책에 써있는 거야, 내가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고!
그런데 여기엔 아무런 소개도 없네…… 내 말이 맞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는데!
네 말이 다 맞아! 다 구경했어? 여긴 소개도 없으니, 이만 가자……
관람에 불편을 드려 죄송해요. 이 전시 구역은 아직 배치가 완료되지 않았거든요. 나중에 소개 글을 붙일 거예요……
안 돼, 아까 그 화산 아저씨, 내 말이 아직 덜 끝났어. 내 설명을 더 들어봐!
……?
옷자락이 잡아당겨져 어쩔 수 없이 걸음을 멈추어 선 코스타는 가봐야 한다고 설명하려 했다.
그가 머리를 돌렸을 때, 유리 진열장에 비친 모습에서 뜻밖의 얼굴을 보았다.
어떻게 당신이……
코스타……?
당신…… 돌아온 거야?
……그래.
나는 어중이떠중이 중 하나가 되고 싶지 않아!♪
큰 소리로 외쳤어……! 이건 내 인생이라고!!♪
아, 미안. 가게에 아직 손님이 있는 줄 몰랐어.
지금 옵시디언 뮤직 페스티벌이 열리고 있는데 어떻게 아직 카페에 얌전히 앉아서 책을 보는 사람이 있을 수 있지? 여기에서 기타 연습을 해도 괜찮을까?
하아, 됐어. 손님을 방해했다간 할아버지께 또 혼나겠지. 기타를 새로 바꾸기 위해서, 요 며칠은 얌전히 있는 게 좋을 것 같아.
무슨 책 보고 있었어? 화산과 관련된 책이네…… 뭔가 멋진 것 같은데, 빌려줄 수 있을까?
......
내일 또 올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