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W-5유암화명
퍼디낸드는 비밀을 발견하지만 숨기기로 한다. 사일런스는 목적지를 찾았고, 오올헤약은 적들을 학살한다. 로즈몬티스는 방에 들어갔고, 로켄은 그녀를 오랫동안 기다렸다.
등장 오퍼레이터: 사일런스, 오올헤약, 뮤엘시스, 로즈몬티스, 사일런스 더 패러디그매틱
아까 엄청 시끄럽던데 자네들 엔지니어링과 주임이 또 물건을 가져왔나 보군.
……마지막 테스트는 45분밖에 남지 않았어.
충분하네.
이 데이터만 다 입력하면…… 내 생에 가장 획기적인 성과가 완성돼.
당신의 연구 기록은 남길 거야.
알고 있네. 그 오올헤약이라는 아가씨한테 주든 누구한테 주든…… 상관없네.
내 삶의 막바지에 이 연구를 완성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니, 하마터면 내 평생의 여한을 깜빡할 뻔했군.
허허…… 쿨럭, 쿨럭.
자네가 처음으로 이걸 나한테 보여줬을 땐, 정말 받아들이기 어려웠지.
……하하.
하하하…… 쿨럭…… 쿨럭……
가소로워, 참으로 가소롭군. 자네가 내 앞에 가져다 놓은 것들은, 수백 년간 자신이 현명하다 자부하던 모든 과학자를 비웃기에 충분해.
……제기랄, 우리의 연구 따윈 아무런 가치도 없는 거나 마찬가지였나……
……
……이게 뭐지, 크리스틴?
자네는 실제로 실험해 본 적도 없으면서, 어떻게 이것의 원리와 결과를 확신할 수 있는 거지?
이건…… 이 물건의 존재는 내 이해를 훨씬 넘어섰어. 더 소름 끼치는 건 자네가 설명한 검은색 큐브에 관한 터무니 없는 말이 다 사실이라는 거야.
말해 보게, 크리스틴.
당장 말해 보게! 난 이제부터 대체 뭘 연구하게 되는 건가?!
그걸 조사하는 건 당신이 할 일이야.
……저걸 어디서 얻었지? 어디에서 이런 지식을 얻은 건가?
……
난 곧 죽을 몸이네, 크리스틴. 죽음을 앞둔 사람을 괴롭히지 말게나.
누가 이걸 준 건가? 누가 자네한테 맡긴 거지?
……신.
……
젊은 천재여, 내가 자네를 너무 높이 평가한 건가? 자네도 미신을 믿고, 미지에 대한 쓸데없는 경외심을 품고 있다는 건가?
……아니지. 자네는 내게 농담으로 얼버무릴 사람이 아니야. 게다가 자네는 허망한 신앙에 희망을 걸 사람도 아니지. 그건 더 수치스러운 거니까.
그러니 그렇게 믿겠네. 허…… 참으로 아이러니하군.
'신'.
'신'이 날 가여워한 지 벌써 한 달이 지났군.
그동안 내가 해낸 건, 내가 수십 년 동안 상상했던 것을 훨씬 뛰어넘었네.
훗, 나도 몹시 궁금하군……
자네는 대체 우리에게…… 이 땅에 사는 사람들에게 어떤 새로운 '기적'을 가져다주려는 건가?
……
크리스틴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는 말없이 창밖의 하늘을 가득 채운 별을 바라보며 사색에 잠겼다.
퇴근하려면 아직도 30분이나 남았네…… 됐다, 야식 메뉴나 생각해 봐야지.
도넛, 파울비스트 튀김, 아니면 핫도그?
이곳 때문에 트리마운츠 전체가 아비규환이 됐는데, 정적 여기는 한가롭기 그지없군.
크, 크흠…… 저기, 누구세요?
에너지 우물과 관련 설비의 도면, 그리고 에너지 효율 데이터를 가져와.
어, 선생님, 그건 전부 극비사항인데요.
내 옷차림과 통행증을 똑바로 보도록. 아니면 블레이크와 통화라도 하게 해줄까?
아, 아닙니다! 지금 바로 가서 정리하겠습니다……
됐고, 이 단말기 켜 봐.
저기, 여기 있는 건 전부 정리가 안 된 소스 데이터라 그래프가 없으면 아마 이, 이해하기 힘드실 겁니다……
……나는 퍼디낸드 클루니다.
라인 랩 에너지과 주임이지.
이 트리마운츠의 에너지 순환 시스템은 내가 설계했어. 자네 앞에 있는 대형 연산 단말의 코어 프로세서에서 사용하는 오리지늄 에너지 변환 공식도 내 이름을 따서 지었고.
퍼디낸드…… 공식?! 다, 당신이……
자네는 내 시간을 2분이나 낭비했어. 데이터, 빨리.
네, 네! 알겠습니다!
……
시간이 1분 1초 흘러간다.
퍼디낸드의 귓가에서는 마치 군부의 차량 행렬 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았다. 블레이크가 곧 크리스틴을 찾아낼 가능성은 매우 높았다.
퍼디낸드는 서둘러야 했다…… 그런데 무엇을?
……여기, 그리고 여기.
이 두 곳의 데이터가 수정된 적이 있나?
아니요! 이 데이터들은 실시간으로 군부 관할 연구소로 전송해야 합니다! 지켜보는 눈이 얼마나 많은데, 제가 어떻게 가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겠습니까?
이건 단순히 위조 문제가 아니라, 군부에 찌…… 찍히기라도 하면……
……매치가 안 돼.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에너지 우물의 구조, 에너지 수송관의 분포, 그리고 추진 장치의 효율까지 전부 문제가 있다는 말이야.
아주 교묘하군, 훗.
그럴 리가요? 잘못 보셨…… 죄송합니다. 그 퍼디낸드 씨라면 잘못 보실 리가 없죠.
아무래도 정식 발사까지 아직 시간이 있으니까, 지금은 실험과 건설의 편의를 위한 거고, 나중에 엔지니어가 다시 조정하겠죠.
정식 발사는 뭐지?
그게……
초점 발생기는 에너지 우물 근처의 소형 이동 섹터에 지었을 텐데, 아마 크리스틴이 섹터 전체를 훔쳐 갔을 거야.
하지만 추진 장치는 아직 여기 있어요! 군부에서 완성됐거나 건설 중인 수송 추진기를 이미 다 봉인해버렸는데요!
이 데이터를 수정한다 해도, 추진 장치의 능률 때문에 아무것도……
설마……
……
블레이크한테 연결해.
네?
당장.
……퍼디낸드, 이렇게 중요한 순간에 보고하는 걸 보면, 아마도 중요한 일이겠지?
그렇습니다. 내스티 루노레이는 크리스틴 쪽 사람입니다. 내스티가 설계한 추진 장치는 초점 발생기를 지면에서 쏘아 올리는 기능적인 조건을 만족시킬 수 없습니다.
분명 저스틴이 군부의 과학자를 매수해서 크리스틴의 진짜 목적을 숨긴 겁니다. 그 둘은 같이……
그 말은, 라인 랩 직원 모두가 크리스틴의 반역죄에 일조했다는 건가?
……
그게 아니라……
그럼 더 신선한 걸 알려줘야지.
무엇을 말입니까?
자네가 내게 넘긴 연구원이 정말 도움이 된다면, 난 당장이라도 자네의 총괄을 도둑맞은 초점 발생기 안에서 끄집어낼 수 있어.
다시 말해, 라인 랩에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위험분자가 얼마나 많이 숨어 있는지 내가 곧 파악할 거라는 소리지.
그렇게 되면 라인 랩은……
더 보고할 게 남았나?
……
없습니다.
임무를 완수하시게 된 걸 축하드립니다, 대령님.
데이터들을 꺼.
저기, 선생님, 혹시…… 뭐 더 필요한 건 없으십니까?
실험용 비행체가 있나? 초점 발생기의 이론 고도에 근접할 수 있는 걸로 말이야.
있습니다!
그것 좀 빌리지.
그런데 아까는 추진 장치의 문제로 초점 발생기가 날 수 없다고 하셨지 않나요?
날 수…… 없을까?
(작은 목소리로) 그 말 대로군…… 우리는 처음부터 함께 걸어온 거야.
네?
자네 말이 맞다고. 물론 내가 잘못 봤을 수도 있지.
전달물질의 반응이 아주 강렬해. 앞에…… 대량의 전달물질이 있는 게 느껴져.
……여기는 아직 트리마운츠인데.
맞습니다, 대령님. 앞쪽은 하수 처리장과 대형 쓰레기장이고, 주민은 거의 없습니다.
네 말은, 크리스틴 라이트가 초점 발생기를 다른 건물에 숨겨뒀는데 우리가 발견하지 못했다는 건가?
상대가 이 일대에 신호 차단기를 설치했을 수 있습니다. 전에 수색 요원이 이 섹터를 지나갔지만, 이상한 전기 신호는 잡아내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컬럼비아 욕설* 과학자들, 참 가지가지도 하는군.
병력을 보내서 샅샅이 수색할까요?
안 돼. 시간이 많이 드는 데다, 바로 눈치챌 수 있어.
이봐 과학자, 구체적인 위치를 찾을 수는 있겠지?
당신들의 신경 전기 자극 발생기를 좀 빌려야겠어.
사용할 줄은 아나?
이건 라인 랩에서 개발한 걸로 알고 있는데.
……라인 랩은 어디 하나 손을 안 뻗은 곳이 없군. 갖다줘.
네, 대령님.
내가 기기를 작동하면 내 몸 안에 있는 전달물질은 공명 반응을 유발할 거야.
특성에 따르면 주변의 전달물질도 강렬한 싱크 반응을 형성하니까, 당신들의 일반 센서로도 충분히 감지할 수 있어.
그럼 얼른 시작하지.
……
수치가 …… 계속 상승하고 있습니다! 방향도 명확합니다!
출력을 10% 더 올려.
그건……
으윽…… 음……
간질 전조입니다! 대령님, 제가 하겠습니다. 저는 기동 장갑 운전 경험이 있고, 몸에 원거리 아츠 유닛도 이식했습니다!
사일런스가 주사한 건 359호 기지의 전달물질이야. 그것 말고는 안 통해.
계속…… 계속해.
난 괜찮아.
찾았습니다, 대령님! 신호도 매우 안정적입니다!
대령님, 정확한 좌표를 대령님과 모든 지휘관의 단말기에 동기화했습니다!
아주 좋아. 초점 발생기의 위치가 이제 명확해졌군.
작전 인원, 지정 위치를 향해 전속력으로 전진한다!
후우…… 윽……
좀 닦아. 얼굴이 땀투성이라 앞도 잘 안 보이잖아?
가…… 감사합니다.
야라 주임, 군인들이…… 곤란하게 하지는 않았나요?
응? 그냥 평범하게 대화를 나눈 게 다야.
그럼…… 무슨 말씀을 하셨나요?
……아무 말도 안 했어.
웃긴 건 나도 정말 아는 게 없다는 거야. 크리스틴이 나를 잘 아는 것처럼 나도 크리스틴을 잘 알아.
난 크리스틴의 모험에 동의하지 않아. 그 아이도 내가 본인을 위해 내 여생을 거는 걸 거절했고.
당신이 곁에 있어 준 건 총괄에겐 행운이었어요.
행운?
아니, 사일런스. 난 그렇게 생각할 수 없구나.
크리스틴을 보고 있으면, 그 깊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기세가 등등한 라인 랩 총괄이 아니라…… 절대 고개를 숙이려 하지 않는 고집스러운 아이로 느껴질 뿐이야.
……나와 크리스틴은, 우리는 어쩌면 20년 전 그날에서 벗어나지 못했나 봐.
총괄이 어렸을 때…… 부모님이 비행 사고를 당한 날 말인가요?
그날은 원래 날씨가 맑아야 했어.
유감일까, 후회일까?
내가 비행 계획을 꼼꼼하게 확인하지 못해서, 두 사람이 죽음을 향해 날아가는 걸 바라만 봤기 때문일까……
아니면, 사고가 난 뒤에 정부와 자본가들이 자신들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서 부부에게 쏟아낸 비난에, 감수성 예민한 그 아이가 노출될 걸 예상 못했기 때문일까.
아니, 둘 다 아니야.
그건 그냥 실패여야만 했어, 내게 있어 유일한 실패라고 해도. 배테랑 특수요원에게 그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니까.
하지만 난 그 아이의 눈빛을 잊을 수가 없었어. 마치 공중에서 떨어진 그 불덩이가, 그 아이 눈에 들어가 지금도 활활 타고 있는 것 같았지.
그 뒤로 수많은 밤이 지났지만, 그 불빛은 계속해서 내 꿈에 나타났어.
난 그 불이 다시 꺼지는 걸 차마 지켜볼 수가 없단다.
당신은 총괄을 위해…… 메이랜더 재단을 떠난 거군요.
과학자가 본인의 실험 대상에 감정을 가지면, 그건 더 이상 과학자가 아니지. 안 그래?
……
사일런스, 모든 사람들 중에 네가 가장 잘 이해할 거야.
난 한 번도 엄마가 된 적이 없어.
하지만 나에게는 아이가 한 명 있단다.
대령님, 3소대 4소대가 모두 자리 잡았습니다.
목표 건물에 이상은 없어 보입니다. 현재 주변의 무장 세력을 스캔 중입니다……
잠깐, 저 위로 날아간 건…… 앗, 메이랜더의 드론입니다!
이 *컬럼비아 욕설* 특수요원 놈들……! 왜 사람을 안 보내나 했더니, 계속 우리 비행체 뒤를 쫓고 있었나!
그렇게 실력 있는 녀석들이 왜 진작 이 섹터를 발견하지 못한 거지? 설마 어부지리 심보로 지금까지 기다리고 있었던 건가?
메이랜더의 눈은 정말 어디에나 있군.
요 20년 동안 컬럼비아는 아주 빠르게 변화했어요.
예전에 제가 라이트 부부와 같은 사람의 곁에 있었던 것도, 과학 발전을 반대하는 음모론 세력들의 위협을 막기 위해서였죠.
하…… 위대한 메이랜더도 예측에 실패할 때가 있나 보군.
그 정신 나간 과학자들을 봐. 오히려 가장 큰 위협이 되었지.
대령님, 메이랜더의 통신입니다.
메이랜더가 저희한테 드론 데이터를 공유했습니다. 목표 건물로부터 10km 이내에, 생명체 신호는 10개 미만입니다.
……크리스틴이 사라지기 전까지, 우리 정예 부대가 감시하고 있었지.
겨우 과학자와 조력자 몇 명이, 우리 특수 부대 수십명을 처리했다는 건가.
설마 이 장소가 아닌 건……
……아니.
내가 아는 총괄이라면…… 가능해.
……
다들 주목, 경계를 늦추면 안 된다……
무슨 일이냐?
대령님, 저도 잘 모르겠지만…… 무언가에 충돌한 것 같습니다!
아니, 센서에는 아무것도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이건…… 바람이다! 바람 장벽입니다!
비행체…… 균형 유지 불가능!
지금 빠르게 추락하고 있습니다. 젠장, 지면까지 500m, 400m, 350m……
비켜, 내가 한다!
대령님, 저건…… 저건 건물의 외벽입니다! 곧 충돌합니다!
첫 번째.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저건…… 대령님이 탄 비행체잖아! 10시 방향 건물 쪽으로 추락했다…… 3소대는 즉시 구조하라!
적이 공중에서 나타난 건가? 메이랜더의 드론은 왜 미리 경고하지 않았지?
아니야……! 통신이 모두 끊겼어.
메이랜더의 눈이…… 동시에 시야를 잃었다고?
두 번째.
뭐? 메이랜더와 통신이 완전히 끊겼다고? *컬럼비아 욕설*, 그쪽은 최첨단 장비라며?!
적이다! 대량의 적이 나타났다! 10명…… 아니, 그 이상이다!
어서 대령님께 알려라! 매복에 당했다!
……
너무 많아…… 처리할 수가 없어!
쿨럭……! 방어, 어서 방어해!
빌어먹을 메이랜더, 10명도 안 된다며? 데이터가 틀린 거야, 아니면 우리가 속은 거야?!
으악……!
……잘못된 건 데이터가 아니다.
대령님! 무사하셔서 정말 다행입니다!
대열을 재정비해.
3소대, 4소대는 먼저 비교전 구역으로 철수해서 엄호한다. 기동 장갑 돌격대를 앞에 세워.
그리고 모두에게 알려라……
우리의 적은 최신식 실험용 무인 기동 장갑이다.
음, 세 번째.
감시 모니터에는 여기저기에서 폭발이 일어났지만, 방 안은 특수 방음벽 때문에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오올헤약은 화면을 보지 않았다. 첫 번째 사냥감이 함정에 빠진 뒤로 그녀의 두 눈은 한 번도 책을 떠난 적 없었다.
그녀는 그저 따분하다는 듯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버튼을 하나씩 눌렀다. 마치 밖에서 일어나는 폭발 신을 연출이라도 하듯이.
……어디 가려는 거야?
내 마지막 소원을 실현하러 가네.
또 몰래 빠져나가 누굴 만나려는 건 아니고? 난 당신을 구할 여력이 없어. 그러다 밖에서 죽을걸.
쿨럭…… 쿨럭, 쿨럭.
임무를 끝내기 전까진 죽지 않는 게 좋을 거야.
아니면……
자네는 나한테서 그걸 가져갈 수 없네.
아직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거든. 자네가…… 쿨럭, 무모하게 나서봤자 자네를 맞이하는 건 볼썽사나운 죽음뿐이겠지.
그건 나도 아니까 계속 경고할 필요 없어.
그냥…… 죽을 날이 머지않은 사람의 충고라고 생각하게.
자네는 아직 젊어. 끝이 다가왔을 때 보이는 발악의 광기가 자네 얼굴에 나타나서는 안 되지.
아쉽게도 시간은 모두에게 공평하지 않아. 가, 가서 마지막 꿈을 완성해. 죽음이 당신을 데려가기 전에.
잘 자.
나도…… 슬슬 마지막 일을 처리해야지.
책을 내려놓은 오올헤약은 꼬리로 책더미에서 물건 하나를 집어 올렸다.
그건 금속으로 된 머리였다.
그녀는 머리를 향해 가볍게 입김을 불었고 그 새하얀 연기는 금속 껍데기를 뚫고 나왔지만, 곧바로 공기 속에서 사라졌다.
메이랜더 특수요원과 특수부대의 공동 작전도 좀처럼 보기 드문 일이지.
우리 친애하는 상사 씨, 정말 다시 살아날 생각은 없는 거야?
그럼 이제부터 벌어질 클라이맥스를 놓치게 될 텐데.
콜록…… 콜록, 콜록, 적은…… 누구죠?
메이랜더의 눈을 순식간에 모두 무력화할 수 있는 건 내부 식별 코드를 장악한 사람뿐이지.
총괄 곁에 메이랜더 사람이 또 있다는 말인가요?
메이랜더 고급 특수요원, 코드네임 오올헤약. 내 뒤를 이어서 크리스틴을 감시한 사람이지. 이제서야 그 아이도 배신했다는 확신이 드네.
오올헤약?
……어제.
'오올헤약'이라는 단어는 어제라는 뜻이야. 이게 그 아이의 코드네임이 아닐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그게 진짜 이름인지 아는 사람도 없지.
1년 전, 크리스틴이 그 아이를 라인 랩으로 데려오면서 말했어. 라인 랩에서 새로 초빙한 문헌학 고문이라고.
내가 조사해 봤지만, 아무것도 건진 게 없었지.
물론 메이랜더에서 오올헤약의 파일 대부분을 숨겼지만, 솔직히 나한테는 어려운 일이 아니야.
그 말은, 메이랜더마저도 오올헤약의 과거를 모른다는 뜻인가요?
오올헤약은 정말 어제에서 온 사람 같아. 그 아이의 지식과 힘, 그리고 오리지늄 아츠까지…… 현대의 기술과는 거의 관련이 없거든.
그 얘기 들었니? 이 땅이 아직 황무지일 때 떠돌던 전설 말이야.
“그녀는 리베리고, 그녀는 피디아다.”
“밤바람은 그녀의 가마이고 별은 그녀의 댄스 파트너다.”
“그녀는 이 땅에 마지막 남은, 하늘의 힘을 잃지 않은 엘더즈다.”
전진, 전진!
대열을 유지하며 다른 사람을 엄호하라!
잠깐, 상공에…… 적이 빠르게 접근하고 있다!
조준!
에너지 빔…… 아니, 어떻게 된 거지? 왜 발사가 안 되는…… 설마 무기마저 공격당했나?
아니다, 무기는 정상이야. 영향받은 건…… 하늘이다!
이 공간 자체가 알 수 없는 힘에 교란되고 있다!
으악!
거대한 힘이 병사를 잡아끌었다.
가장 단단한 금속 장갑을 입고 있었음에도 병사는 마치 발가벗은 아기처럼 나약하고 무력하게 느껴졌다.
병사는 사지를 허우적거렸지만, 도저히 몸을 가눌 수 없었고, 심지어 자신이 입은 외골격마저 통제할 수 없었다.
그는 플라스틱 장난감처럼 그대로 던져졌고, 자신의 동료…… 또 다른 기동 장갑과 부딪쳤다.
그리고 은녹색의 실루엣이 부서진 기동 장갑에서 빠져나왔다.
자욱한 먼지 속에서, 그 실루엣은 천천히 다가왔다.
쿨럭…… 쿨럭, 쿨럭!
G212α-13 외골격을 포기한다! 적 발견, 지, 지원 요청……
적의 수는?
하…… 한……
……한 명이야.
너희가 상대해야 할 적이 나 하나뿐이라서 미안.
항복할 시간을 좀 줄까?
음…… 도착한 것 같아.
앞에 있는 건물이 바로 크리스틴이 로켄을 위해 준비한 은신처야.
- 지하에서 몇 시간이나 걸었네.
- 통로의 끝은 이렇게나 평범했구나.
- 뮤엘시스, 네 정보는 어디서 얻은 거야?
그게…… 음, 성격이 솔직한 엔지니어 친구가 있어서, 부탁 좀 했지.
윽, 여기는 냄새가…… 좀 심한데.
크리스틴은 여전하다니까. 실험에 몰입하면 쓰레기장에 데려다 놔도 신경 쓰지 않을 거야.
그거 알아? 예전에는 크리스틴 옷도 나랑 사리아가 골라줬어. 맞아, 그 사리아조차도 크리스틴보다는 패션에 더 신경 쓴다니까! 그리고……
- 군부에서 이미 여기를 찾아냈나?
- 지금 교전 중이야.
큰일이다, 시간이 별로 없어!
- 무슨 시간?
- 우리 좀 더 신중해야 하는 거 아니야?
으…… 박사, 로켄은 수백 년 형을 받은 흉악범이야. 로즈몬티스를 데리고 로켄을 만나고 싶다며? 그럼 다른 사람들보다 더 서둘러야지!
군부랑 메이랜더에게 우리가 로켄과 함께 있는 걸 들키면, 설명할 방법이 없을걸?
- 로즈몬티스……
- 로즈몬티스?
……
꼬마 고양이가 왜 저러지? 멍하니 서서 뭘 생각하고 있나?
- 로즈몬티스는 전장 환경에 매우 예민해.
- 로즈몬티스의 생각을 방해하는 다른 요소가 있는 것 같아.
박사, 로즈몬티스를 잘 챙겨. 난 건물에 들어갈 방법을 찾을게…… 물을 조종해서 통풍구로 들어간 다음에 차단 문의 회로를 망가뜨리면 될 것 같은데……
- 뮤엘시스, 안 그래도 돼.
- 로즈몬티스, 문이 열렸어.
이게 바로……
- 크리스틴이 여기에 실험실을 차렸구나.
- 로켄의 실험실이군.
로켄.
나 여기 기억나.
내 기억엔 없고, 이 복도를 걸어본 적도 없지만, 내 눈과 귀, 입, 그리고 감정이…… 내가 비슷한 길을 걸은 적이 있다고 말해주고 있어.
얘야, '집'에 돌아온 걸 환영한다. 그리고…… 널 위해 준비한 법정에 온 걸 환영하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