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등림의

WB-6쓸쓸한 가을꽃

사이드 스토리작전 후2023-07-28

맹철의는 린 위시아에게 자신의 목적을 솔직히 털어놓으며, 몇십 년간 옥문에 얽힌 강호의 원한에 관한 얘기를 한다. 산해중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다시 나타나 진짜 재앙 데이터를 훔쳐 가려고 한다.

등장 오퍼레이터: 총웨, 와이후, 지에윈,


와이후

(호흡이 아주 잘 맞네…… 대체 몇 명이지?)

사납게 생긴 생물

(나지막이 울부짖으며) 크르르르르……

산해중 멤버

……

와이후

어라, 왜 갑자기 공격을 멈춘 거죠?

와이후

저 사람들이 왜 당신을 노리는 거죠?

지에윈

너 이름이 뭐야?

와이후

와이후. 회화나무의 호박이라는 뜻이죠.

지에윈

와이후…… 기억할게.

지에윈

난 지에윈이야.

지에윈

내가 돌아오면 다시 널 찾아올게.

와이후

잠깐……

와이후

이상한 사람이네요……

와이후

……

와이후

우선 나쁜 놈들부터 잡으러 가죠.


노인의 시선이 지도 위를 훑고 올라가며 항로를 그려냈다.

그는 아주 천천히 보고 있었다. 그는 지도에서의 일 촌이 얼마나 드넓은 대지를 상징하는지 알고 있다.

탁자 위의 찻잔은 열기가 가신 지 오래다.

총웨

태부는 옥문의 이런 변변찮은 차를 못 마실 줄 알았는데.

태부

여기 병사와 백성들도 마시는데, 나라고 왜 못 마시겠나?

총웨

날씨가 아직 차가운데 식은 차를 마시는 건 좋지 않네.

총웨

태부는 천하만사를 수습하면서 본인 건강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군.

총웨

태부가 쓰러지면 다른 사람은 어쩌겠나.

태부

내가 쓰러지거든 더 훌륭한 후임자가 나를 대신하겠지. 시대마다 뛰어난 인재가 배출되니 염국에 누가 꼭 필요하다는 이치는 없네.

태부

구르는 돌에는 이끼가 끼지 않는 법. 중요한 건 한 사람이나 한 시대가 아니라, 계승하는 걸세.

태부

인간은 대대로 그래왔으니.

총웨

'계승'이라.

총웨

우리로서는 이해하기 아주 힘든 단어로군.

태부

하지만 자네는 염국에 유용한 인재를 많이 육성했잖나.

태부

역대 녹무관이 기록한 무학 초식은 아직도 군의 훈련 교재로 쓰이고 있지. 군무에 있어 나도 자네한테 꽤 많은 가르침을 받았고.

총웨

하지만 나나 우리가 각자 재주를 가졌어도 결국 인간을 스승으로 삼았지.

총웨는 식어버린 차를 버리고 따뜻한 차를 새로 따랐다.

태부

고맙네.

총웨

우리 사이가 언제부터 이렇게 서먹해졌지?

태부

함께 등불을 켜고 공무와 강산을 논하던 때를 한 번도 잊은 적 없네.

태부

하지만 그때와 신분이 달라졌으니.

총웨

내가 좀 경솔했군.

태부

종사가 친히 찾아온 건 옛이야기나 하려는 건 아닐 테지?

총웨

확실히.

총웨

태부한테 작별 인사를 하려고 왔네.


린 위시아

왔어.

맹철의

린 특사, 또 만났군.

린 위시아

마지막으로 만난 게 고작 이틀 전인데.

맹철의

내가 보기엔 요 이틀 동안에 지난 20년보다 더 많은 일이 일어난 것 같군.

린 위시아

지금 생각해 보니 엊그제 도와준 건, 나를 구하려던 게 아니라 조사를 막으려던 거였군.

맹철의

그래도 구해준 셈이지.

린 위시아

……

맹철의

용문근위국에서 도킹 기간에 치안을 담당할 특사를 보냈다고만 들었어.

맹철의

그런데 이틀 동안 사건을 조사하면서 장터와 도검방에서 소란을 일으킨 자네가 도저히 눈앞의 이 젊은 아가씨와는 매칭되지 않아서 말이지.

맹철의

린 특사는 처음부터 나라고 확신한 건가?

린 위시아

아니, 방금 알았어.

린 위시아

여기 나타나기 전까지 당신이 계획했다고는 확신하지 못했거든.

맹철의

그저 의심이었나?

린 위시아

의심만으로 충분하지.

맹철의

일하는 방식이 아주 '특별'하군.

린 위시아

나는 늘 그래. 설마 내가 '떳떳하지 못하다'라고 말하고 싶은 걸까?

맹철의

……

린 위시아

옥문의 어르신으로서 당신이 한 수많은 일 또한 전부 떳떳한 건 아니었겠지.

맹철의

린 특사의 질책이 맞아. 그런데 '수많은 일'이라는 게 구체적으로 어떤 건가?

린 위시아

산해중과 결탁해 도적 무리가 전달자를 죽인 것처럼 현장을 조작하고, 산해중이 나를 습격하는 장면을 연출하고, 가짜 재앙 데이터를 '진짜로 바꿔치기'했지.

린 위시아

동시에 다른 사람을 시켜 종사님의 검을 훔치게 하면서 사람들을 속였고.

맹철의

검이 도난당한 건 예상 밖의 일이었어. 아니면 어젯밤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았겠지……

맹철의

하지만 데이터를 바꿔치기한 것까지 추리해 내다니, 린 특사는 역시 총명하군.

린 위시아

당신이 자비를 베풀어 전달자 소대를 정말로 죽이지 않은 덕분이야.

맹철의

……

린 위시아

그럼 나도 질문 하나 할까…… 어째서지?

맹철의

이미 답을 알고 있을 텐데.

린 위시아

평숭후한테 원한이 있어서, 재앙으로 옥문을 무너뜨리려는 건가?

맹철의

우리와 좌선료는 생사를 함께한 사이만이 아니야. '원한'이라는 단어는 너무 가벼운 것 같군.

맹철의

좌선료도 우리를 너무 가볍게 본 것 같고.

맹철의

린 특사는 용문 사람이지?

린 위시아

맞아.

맹철의

거긴 아주 번화하고 좋은 곳이라던데, 한 번도 못 가봐서 아쉽군.

맹철의

봤다시피 옥문은 일 년 내내 사막을 누비지. 재앙을 무릅쓰고 긴급 군사 정보를 전달하고, 망망한 사막에서 며칠 밤낮으로 수원을 찾기도 하지…… 린 특사는 절대 경험해 보지 못했을 거야.

맹철의

누군가는 나서서 변방을 지키고 나라를 보호해야 하니까.

맹철의

옥문의 군인과 백성의 대다수는 현지인이 아니야. 우리는 고향을 떠나 이곳에 뿌리내리면서도 단 한 번을 원망한 적이 없었지.

맹철의

하지만 좌선료는 옥문이 염국의 가장 견고한 장벽이 된 게 혼자만의 공적이 아니라는 걸 잊어서는 안 됐어. 그자가 무슨 자격으로 옥문을 위해 피 흘린 사람을 내쫓는 거지?!

린 위시아

당신은 평숭후를 오해한 것 같네.

맹철의

그럼 종사는 왜 옥문을 떠나려고 하겠나?

린 위시아

……그건 나도 몰라.

린 위시아

그래서 더 이해가 안 돼. 왜 오랫동안 지켜온 도시를 직접 무너뜨리려는 거지?

맹철의

수백 년 동안 옥문이 재앙을 몇 번이나 겪었을 것 같나?

맹철의

그깟 재앙 한 번으로는 옥문이 파괴되지도 않아. 오히려 여기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다시 하나로 뭉쳐줄 수 있단 말이다!

린 위시아

……

린 위시아

……미쳤군.

창고 구석에서 초췌한 두 젊은이가 수심에 찬 얼굴로 웅크려 있었다.

두요야

대제, 소제……

두요야

다른 사람은? 수비군과 전달자는 어떻게 됐어?

젊은 호송원

방금 도검방의 영감이 풀어줬습니다……

두요야

무사하면 됐어. 정말 다행이야……

젊은 호송원

아…… 아가씨……

젊은 호송원

이번 호송 임무는 저희가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습니다……

젊은 호송원

어떻게 된 건지 하나도 모르겠어요. 소대에 있던 도검방 사람들이 갑자기 우리를 기절시켰고, 정신을 차려 보니 창고 안이었어요.

젊은 호송원

그놈들은 대체 뭘 하려는 겁니까?

두요야

한두 마디로 설명하기 힘들어.

두요야

……

두요야

괜찮아! 왜 다들 울상을 하고 있어?

젊은 호송원

우리 행유물류의 첫 일감이었는데……

두요야

첫 일감에서 이렇게 큰일을 겪은 걸 보니, 앞으로 우리 행유물류가 아주 잘 되려는 거야!

두요야

이제 울상은 그만 짓고, 빨리 날 따라와!


총웨

검의 행방을 알아냈네.

태부

사실 자네는 처음부터 짐작하고 있었겠지.

총웨

태부한테는 조금의 사심도 숨길 수가 없군.

태부

사람이라면 누구나 사심이 있지.

태부

다만 그 사심이 정의를 해치지만 않으면 된다네.

총웨

검을 누구에게 줄지 대충 정했네. 다만 마지막 시험은 내 눈으로 직접 보고 싶군.

총웨

물론 태부의 허락도 받아야겠지만.

태부

하지만 자네가 말한 작별은 이 뜻만은 아닐 텐데.

총웨

앞날은 예측할 수 없고 또 언제 다시 볼지 모르니 제대로 작별 인사를 해 두어야지.

총웨

옥문의 이번 종점은 경성이네.

총웨

그것도 곧 깨어날 것이고.

노인은 돌아서서 다시 지도를 바라보았다. 지도 위에서 노인은 많은 것을 봤고 많은 것을 생각했다.

노인은 갑자기 궁금해졌다. '태부'로서 원래는 묻지 않을 질문이었다.

태부

아쉬운가?

총웨

회자정리 아니겠나. 원만하기를 강요한다고 해서 꼭 아쉬움이 남지 않는 것도 아니니.

총웨

다만 가끔 이런 생각을 하네. 사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많지 않은 것인지……

태부

옥문은 원래 천 년 전 그 사냥을 위해 세워진 보루였네.

태부

따라서 옥문의 영웅은 재야의 호걸이 될 수도, 탁월한 자질을 타고난 불로불사의 종족일 수도 있지. 허나 오직 베헤모스의 화신만은 되어선 안 되네.

태부

이건 사세대에서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야 하는 비밀이지.

총웨

사람이 살면서 언제나 이해받길 바랄 수는 없지……

남자는 천천히 노인 곁으로 다가갔다. 두 사람은 함께 강산 그림을 바라보며 잠시 침묵했다.

총웨

별다른 일이 없으면 옥문은 반년 뒤에 경성에 접근할 것이네.

총웨

지도에 표시된 위치는 옥문이 경성에 도착하기 전에 백성들을 대피시켜야 할 예상 지점이네.

태부

일이 그렇게 되면 옥문은 쉐이와 함께 죽을 각오를 해야겠지. 이건 염국이 반드시 치러야 할 대가일세.

총웨

20년 전, 산해중이 나타나 반란을 일으켰고, 사태가 진압된 후에 사세대가 뒷수습하러 오기 전에 평숭후가 날 찾아왔었지.

총웨

그때 평숭후는 이미 쉐이가 여전히 염국의 큰 우환이라는 걸 알고 있었던 거야. 옥문은 언젠가 최초의 전장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네.

총웨

그때가 되면 옥문은 나나 강호 의인들에게 의지할 수 없네. 결국엔 다들 옥문을 떠나야겠지. 수많은 이가 집으로 여겼던 이 도시도 잿더미가 되어버릴 테니.

총웨

남들은 평숭후가 옛정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겠지만, 그 안의 헤아림은 또 누구한테 터놓을 수 있겠는가.

총웨

나와 평숭후는 원래 함께한 친구들이 있었는데……

태부

중책을 맡은 사람이 사사로운 정에 얽매이면 안 되네.

총웨

20년 동안의 분쟁에는 오해도 있고 원한도 있지만, 결국 언젠가는 끝을 맺어야 하지 않겠나. 그래서 내가 직접 찾아가려 하네……

총웨

사적인 감정으로 부탁하는 것이니 태부에게 이해해 달라는 말은 하지 않겠네.

태부

……나도 인정이 없는 사람은 아니네.

태부

'숴'는 죄를 지은 짐승의 일부분이지만, '총웨'는 염국 백성의 은인이니까.

총웨

그 뜻은……

태부

평숭후의 명령은 종사에게 내 안전을 지키라는 거잖나.

태부

종사가 옥문을 빈틈없이 지킨다면 내게 무슨 일이 생기겠는가?

총웨

……고맙네.

남자는 뒤돌아 나서며 조용히 문을 닫았다.

그리고 노인은 바깥쪽을 향해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총웨

귀공이 어째서……

웨이 옌우

악당을 처치하는 데 저도 힘을 보탤 수 있지 않나 싶어서요.

웨이 옌우

종사님을 배웅도 해드릴 겸.


쥐 죽은 듯 고요한 분위기에 모래가 기왓장에 떨어지는 소리마저 뚜렷하게 들렸다.

밀폐된 창고에서는 바깥이 보이지 않는다. 린 위시아는 애써 밖의 기척을 들으려고 했다. 시간은 조금씩 흘렀고, 먼 곳에 있는 재앙 구름이 또 얼마나 가까워졌는지 알 수가 없다.

저녁이 되자 바람이 세차게 불었다.

린 위시아

……

맹철의

린 특사는 아주 초조한 모양이군.

맹철의

이 늙은이와 지금까지 얘기하느라 고생했어. 내가 아직 재앙정보전달자가 가져온 진짜 데이터를 갖고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그런 거 아닌가?

맹철의

자, 가져가.

린 위시아

당신이 그걸 그냥 넘겨줄 이유는 없을 텐데.

맹철의

이미 계산해 봤지. 지금까지 시간을 끌었으니 흠천감이 진짜 데이터를 가져가도 옥문은 이번 재앙을 피할 수 없을 테야.

린 위시아

……

맹철의

그리고 린 특사에게 한 가지 설명하고 싶군. 모든 일은 나 한 사람 때문에 시작된 거다. 끌려간 무도인 형제들은 무고하니 잘 조사해 주길 바랄 뿐이야.

린 위시아

온 도시의 사람을 위험에 빠트려 놓고 잘도 '무고'를 운운하는군.

맹철의

천재와 인재는 별개니까.

린 위시아

지금까지 나를 붙잡아 둔 다른 목적이 있을 텐데.

맹철의

당연하지. 이럴 때 시간을 낭비하는 짓을 하면 쓰나.

맹철의

한 친구에게 도시 밖으로 내보내 주겠다고 약속했는데, 어젯밤 도검방 사건 때문에 약속을 어기게 됐으니 말이야. 그 친구가 무사히 나갈 수 있도록 더 많은 시선을 내게 돌릴 수밖에 없었어.

린 위시아

검을 훔친 사람? 검을 훔친 건 당신도 예상하지 못한 거라고 했던 거 같은데요……

맹철의

린 특사는 정말 똑똑하다니까.

맹철의

이것 또한 엉망이 된 빚이라 남에게 알릴 정도는 아니야.

맹철의

보내야 할 사람은 보내고, 결판내야 할 사람은 결판내야지.

린 위시아

……

맹철의

린 특사, 원하는 걸 받았으니 어서 가 봐.

맹철의

그리고 사실 특사가 짚어내지 못한 게 하나 있어.

맹철의

나와 원한이 있는 자는 좌선료뿐이 아니야.

맹철의

특별히 이 시간에 이 장소를 고른 건 다른 사람이 찾아오게 하기 위함이지. 겸사겸사 예전 빚도 청산하게 말이야.

린 위시아

……

산해중 수장

요리조리 숨어서 찾기 쉽지 않더군.

산해중 수장

넌 우리의 협력을 배신했다.

맹철의

어젯밤에 산해중이 도검방에 잠입한 건 날 죽이려던 게 아니었나?

산해중 수장

……

산해중 수장

이 자는 내가 맡을 테니 저 여자 손에 있는 데이터를 빼앗아 와라.

산해중 멤버

예.

맹철의

아, 그리고 뭔가 오해한 것 같은데……

노인은 허리춤에 찬 보따리를 풀어 극히 평범하고 새까만 망치를 꺼냈다.

그는 앞에 있는 산해중을 바라보며 이를 꽉 물고 말했다.

맹철의

내가 숨었을 리가 있겠느냐. 얼마나 너희를 하루빨리 때려죽이길 바랐는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