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불로 비춰주소서

FC-7생령의 불꽃

사이드 스토리작전 전2023-07-13

타라인들의 부름 속에서 리드는 신념을 굳히고, 일행은 힘을 합쳐 힘겨운 전투 속에서 빠져나온다.

등장 오퍼레이터: , 아르모니, 백파이프, 리드, 리드 더 플레임 섀도우, 퍼즐


워릭 백작

젊은 시인이시여. 난 그대에게 답을 줄 수 없을 것 같으니, 답변은 후세 사람에게 맡기도록 하겠다!

워릭 백작

마침 오늘 밤, 여러분께 꼭 전해야만 하는 중요한 얘기가 있다.

워릭 백작

……아마 이것이, 우리 '타라인의 집'에서의 마지막 모임이 될 것 같군.

유쾌한 귀족

어머, 백작님,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저희 사업은 이제 막 시작된 거 아니었나요?

워릭 백작

두려워할 것 없다, 타라인의 정체성을 찾는 사업은 이제 막 시작된 것이 맞으니까. 사라지는 건 단지, 내가 주관하는 자그마한 모임일 뿐.

워릭 백작

……그렇지 않은가? 나의 충직한 시종이여.

워릭 백작

콜록, 콜록콜록……

백작 시종

……죄송합니다, 백작님. 전 그저 시종일 뿐인지라, 그런 건 잘 모릅니다.

백작 시종

밖은 이미 눈이 많이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몸도 성치 않으시니…… 언제든지 탈 것을 준비해 두겠습니다.

워릭 백작

그럴 필요 없다.

워릭 백작

윌리엄스 군, 나와 함께 눈보라 속을 좀 걸어 주지 않겠나?

소박한 차림의 시인

……영광입니다, 백작님. 제가 몸을 의탁하고 있는 여행사도 늘 땔감이 없었기에 눈보라는 별문제 되지 않습니다.

워릭 백작

그런가? ……그러고 보니, 나는 의회가 타라인 거리를 대상으로 동계 세무 법령을 시행하는 걸 막지 않았다.

워릭 백작

이렇게 추운 날씨엔 불이 필요할 텐데 말이지.

워릭 백작

가지, 어쩌면 당신의 희곡에 대해서도 다시 이야기해 볼 수 있겠군. 그 외에 당신이 시골에서 가져온 이야기와, 타라가 갖췄어야 할 본래의 모습에 대한 것까지도.


“죽음이 우리를 모든 전설과 이어 주기를.”


셀몬

쉿, 방금 그 다가오는 발소리 들었어? 엄청 무거워 보이는 게, 만만찮은 상대 같아.

셀몬

빨리 가자, 반대쪽에 숨어!

모란

아직 장작이 타고 있어요…… 하나를 뽑아오면 횃불로 쓸 수 있을 거예요.

셀몬

좋아, 그럼 좀 이따 같이 가.

셀몬

어이…… 리드! 들려?

타라 유랑민

리드……

셀몬

대답이 없어…… 이쪽, 이쪽으로 숨어! 좀 이따 두 팀으로 흩어져서 리드를 찾아보자!

셀몬

리드를 못 찾으면, 백파이프랑 첸이라도 찾아야 해!

특별작전팀 병사

……

셀몬

……쳇.

특별작전팀 병사

감히 군사 작전을 방해할 생각인가?

셀몬

왜? 피할 수 없으면 싸워야잖아. 빅토리아 군인들이랑 안 싸워 본 것도 아니고.


'리드'.

한 번, 그리고 또 한 번의 외침 소리가 마침내 안개와 연기를 뚫고 들려왔다.

그리고 리드는 자신이 향해야 할 곳이 어디인지 알게 되었다.

리드

저들을 이 분쟁에 말려들게 해선 안 돼. 내가 가서 도와야……

리드

……윽!

'교관'

유감이군, 약간 빗나갔어.


아르모니

응? 난 이 일을 리더 말고는 보고한 기억이 없는데……

'교관'

설마 더블린에 독자적인 정보망을 구축한 게 너뿐일 거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교관'

네가 그 꼭두각시를 회수하려 움직이기에, 내 부대만큼 적당한 병력도 없었을 테고.

아르모니

어머, 그거 참 고마운걸…… 내 일을 감시하고 싶은 거야? 아니면, 로흐시니를 네 손으로 없애고 싶은 거야?

'교관'

만일 로흐시니가 더 이상 그림자의 신분을 받아들이지 못할 경우엔, 네 아츠보다 나의 검이 더 빠를 것이다.

'교관'

난 주인 없이 멋대로 구는 빅토리아인들을 이미 충분히 봐 왔다. 더 이상 더블린에 이런 웃기지도 않는 촌극은 필요 없어.


리드

네가 왔다는 건…… 더블린 쪽에서 이미 준비를 마쳤다는 거겠지?

'교관'

넌 우리에게 남은 마지막 불안 요소다.

'교관'

난 네가 꼭두각시로 살면서 상황에 맞게 생각하는 법을 배우고 큰 그림을 볼 수 있게 될 거라고 생각했지만, 너의 그 우매함은 결국 내게 실망만을 안겨 주었다.

'교관'

만약 네가 처음부터 귀혼대의 행동 규율을 준수해 모든 목격자를 처리했다면, 이렇게까지 일이 틀어지진 않았을 테지.

리드

……

'교관'

두 번째 상처다. 드라코의 움직임에 큰 영향을 주기엔 부족하겠지만, 이로써 다른 더블린 지원 병력 없이도 이미 일방적인 싸움이 진행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겠지.

'교관'

네가 리더에게 반기를 들 자격이 있기는 한 건지 모르겠군.


타라 유랑민

앗, 아야……

(……그 타라 평민들은 이쪽에 있어. 백파이프와 리드도 외침을 들으면 분명히 이쪽으로 뚫고 올 거야.)

조금만 더 버텨! 금방 간다!

타라 유랑민

첸? 다행이야, 드디어 누군가 와 줬어……

……빨라! 어디서 공격한 거지?

???

첸 훼이지에, 첸 총경.

……

첸은 소리가 나는 곳을 향해 검을 휘둘렀지만, 검은 짙은 안갯속에 빠질 뿐이었다.

그녀는 한 줄기 서늘한 기운을 느꼈다.

???

당신이 빅토리아군에 손을 대는 것이, 웨이 옌우 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생각해 본 적 있습니까?

……난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것뿐이다. 그게 웨이 옌우랑 무슨 상관이지?

난 그냥 분쟁에 휘말린 무고한 사람들을 구하려고 했을 뿐이야. 너희들이 외교적인 이유로 나한테 이래라저래라하기 전에, 먼저 스스로의 행동이 정당한지부터 생각해 보라고.

???

어쩌면 당신은 사건의 복잡성을 감추고 싶으실 수도 있겠죠. 그보다 질문이 한 가지 있습니다만, 이건 나중에 답해 주셔도 괜찮습니다.

???

어째서 빅토리아에 온 거죠?

???

아니면, 누군가를 위해 빅토리아에 온 것인가요?

……

내 출신과 가문, 그리고 내 개인의 원한은 모두 지금 일어나고 있는 분쟁과는 무관한 일이다.

네가 무슨 수작을 부리든, 이제부터는 내 손에 들려진 이 검으로만 대답할 것이다.

당장,

꺼져.


백파이프

드디어 찾았아, 피셔 씨!

피셔

평화롭게 소통하러 오신 건 아닌 모양이군요.

피셔

더블린의 부대가 코앞까지 와 있습니다. 누가 적인지는 보면 알겠죠.

백파이프

미안하게 됐다니, 내 지금 임무는 사람을 구하는 거라…… 너희는 부대도 미리 배치해 둔 데다 아츠의 엄호도 받고 있으니, 여기 안개를 거둬내지 않으면 돌파하기 어렵겠아.

피셔

그럼 절 한번 막아 보시죠.

피셔

저 여자를 쓰러뜨려요, 낭비하고 있을 시간이 없습니다.

특별 작전팀 병사

넵!

백파이프

후…… 탄약이 있으면 좋았을 텐데, 역시 여러 사람을 상대하긴 까다롭다니.

피셔

……폭풍돌격대 제2분대 대원, 피오나 영, 코드네임 '백파이프'.

피셔

당신이 힐록 카운티에 대해 작성한 모든 보고서를 보았습니다. 당신의 행동에 마음 깊이 존경을 표합니다.

피셔

가능하다면, 저희들끼리는 싸우지 않고 손을 잡는 선택을 하고 싶군요.

피셔

그렇게나 힐록 카운티 사건의 진상을 쫓고 싶어 하니, 차라리 여기서 더블린 병사를 몇 명 체포한 다음 정식 절차대로 심문해서 원하는 정보를 얻어 보는 건 어떨까요?

백파이프

됐아. 난 남들이 거짓말을 하는 건지 아닌지 잘 분간을 못해, 심문 기술도 시원찮다니.

피셔

그렇다면, 성의를 표하기 위해 정보를 하나 드리겠습니다.

피셔

적철 근위대.

피셔

그들이 어떤 이들인지는 아시겠죠? 그리고 오늘 밤, 이곳에 나타날 더블린 병사들의 작전 방식을 주의 깊게 보기 바랍니다.

백파이프

어, 방금 시야가 선명하게 돌아온 것 같았아…… 너도 이런 아츠를 유지하기엔 부담이 크겠지?

피셔

저의 계획에 영향을 줄 정도로 부담이 가지는 않습니다. 물론, 그 무엇도 제 계획을 망치게 두지는 않을 거고요.

피셔

이건 저희 정보원들의 전쟁이라고 생각하셔도 좋습니다…… 진짜 전쟁으로 번지지 않게 하기 위해, 천만이 넘는 사람들이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저는 단 한 걸음도 잘못 내딛지 않을 것입니다.

백파이프

임무 완수에 좋고 나쁜 건 있어도, 옳고 그름은 판단하기 어렵다니.

피셔

……돌멩이?

백파이프

아, 핀 씨! 어쩌자고 혼자 여기까지 왔나? 여긴 위험하다니!

나, 나도 몰라. 안개 속에서 길을 잃는 바람에, 하하……

백파이프

이봐, 여기 진짜 위험하다니! 빨리 여기서 떠나!

아, 알고는 있지만…… 돕고 싶어. 더 위험한 곳에 남은 사람들도 있고……

괘, 괜찮아. 난 할 수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 괭이질 한 번에 한 사람 정도는 처리할 수 있으니까.


특별 작전팀 병사

……너희들, 그런 다 부러져 가는 날붙이들을 가지고 날 막아서겠다는 건가?

셀몬

하. 우리 리더를 잡아가겠다는데, 가만히 있을 순 없잖아?

특별 작전팀 병사

리더? 역시 너희들은……

셀몬

역시 같은 편이었다고? 맞아, 안 그럼 왜 저 녀석을 구하러 왔겠어.

셀몬

싸움도 잘하고, 도망갈 때 길도 잘 찾아 주거든. 우린 저 녀석이 없으면 안 돼.

특별 작전팀 병사

……뒤에서 기습하려는 건가?

셀몬

잘했어, 모란!

모란

안 돼요, 이런 부러진 칼로는 갑옷을 뚫을 수 없어요……

셀몬

횃불로 태우려는 건 그만둬. 그 장작엔 기름을 안 발라서 금방 꺼져 버릴 거야……

특별 작전팀 병사

윽…… 젠장!

모란

……

그녀는 화상을 입은 병사의 팔을 바라보았다. 군도를 휘두르는 병사의 표정에서는, 분노와 함께 고통스러움이 느껴졌다.

군도가 그녀의 손을 스쳐 지나가자, 애꿎은 장작만 진흙 바닥에 뒹굴었고, 연기가 피어오르더니 이내 천천히 꺼져 갔다.

셀몬

하…… 이것도 나쁘진 않네, 녀석이 칼을 휘두르는 게 둔해졌어.

셀몬

자, 널 붙잡아 주마.

셀몬

후…… 그 칼, 얼마나 더 휘두를 수 있겠어? 무리하지 말라고.

특별 작전팀 병사

웃기는군, 네 녀석이야말로 더 보여 줄 게 없지 않나?

모란

……셀몬, 절 두고 가요.

모란

여러 명이 다가오는 소리가 들렸어요, 맞죠?

셀몬

……

셀몬

……맞아.

더블린 병사

……타라인?

셀몬

우리? 맞아.

셀몬

하지만 내가 입고 있는 건 시체에서 주운 거야, 너희랑은 달라……

더블린 병사

가라, 타라인. 어서 안전한 곳으로 가.


리드

……난 한 번도 그녀와 적이 되려고 한 적이 없어.

리드

단지, 그녀가 저지른 잘못을 내가 되돌리려고 했을 뿐이야.

'교관'

넌 전쟁을 목전에 두고도 도덕적인 완전함을 추구하려는 것인가?

'교관'

그렇다면, 그대로 나약한 위선자 행세나 계속 해라. 힐록 카운티 때처럼 위협받고, 페닌슐라 카운티 때처럼 배신이나 당하면서 말이야.

칼날이 밤바람을 가르고, 날카로운 금속들의 충돌음과 함께 교관의 거센 질타가 리드를 향했다.

하지만 그녀는 듣지 않았다. 그녀는 바람 속에서 귀를 파고드는 슬픈 통곡 소리를 들었다.

그녀는 손에 아무런 무기도 쥐고 있지 않은 타라인들이, 전쟁 속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져 가는 중이란 사실을 알고 있었다.

통곡하는 모든 이들의 이름을 부를 수 있었다. 그리고 몇 시간 전만 해도, 그들은 고향의 민요를 부르고 있었다.

리드

……그녀는 그저, 이런 울음소리들을 듣지 못했을 뿐이야.

리드

넌 너희가 구해야 하는 타라인들이 과연 누구인지, 스스로에게 물어본 적은 있어?


……불?

다들…… 리드의 아츠를 조심해!

타라 유랑민

어?

……리드에게서 엄청난 힘이 느껴져.

하지만 저 불길은, 마치 리드의 것이 아닌 것만 같아.


아르모니

드라코의 불길, 아름답지 않아?

피셔

……제 예상을 뛰어넘지는 못했습니다, 아르모니.

아르모니

하지만 이 불길 퍼포먼스에 넋이 나간 불쌍한 사람도 있는걸.

아르모니

아쉽네, 네가 여태껏 네 친구에 대해서 잘 몰랐던 것처럼, 나에 대해서도 모른다는 사실이.

아르모니

아무튼 빅토리아인 부대랑 열심히 싸워 줘서 고마워. 이제 그 아츠는 내가 추격하는 걸 방해하지 못할 거야.

아르모니

……힐록 카운티 때랑 똑같네. 너희들이 용맹하면 할수록, 난 더욱 안타까울 뿐이야.

아르모니

이쪽에서의 전투는 다 끝났으니, 너희들은 이제 가도 좋아. 더블린도 더는 너희들을 공격하지 않을 거고…… 심지어 호송까지 해 줄 테니까 말이지.

백파이프

……그럴 필요 없아.

저, 저 여자 지금 뭐라는 거야? 백파이프, 저 여자 알아? 저 여자랑 싸워야 하는 거야?

백파이프

아니라니…… 가자.

백파이프

리드를 찾아야 해.

피셔

……꽤나 잘 대해 주는군요.

아르모니

만약 옆에 저 타라인만 없었다면, 당연히 입막음을 선택했을 거야.

아르모니

그래도 쟤가 우리의 드라코, 로흐시니한테 자신이 있을 곳이 더블린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 줄 수만 있다면, 그것도 좋겠지.

피셔

지금 당신들의 병력은 제 쪽으로 집중된 듯싶군요.

아르모니

맞아. 그 불쌍한 아이는 우리의 추격을 피해서 북서쪽으로 도망갔어.

피셔

훗, 그쪽이라면 곧 웰링턴 공작의 핵심 영지로 들어가겠군요.

아르모니

그곳에 발을 들이면, 백파이프의 행동은 모두 더블린의 지배를 받게 될 거야.

아르모니

그리고 지금 가장 급한 건…… 과하게 많은 걸 알고 있는 이들을 처리하는 일이지.

아르모니

네가 살아서 가져갈 수 있는 정보는, 네 죽음 자체가 전달할 수 있는 정보랑 별 차이 없을 거야.


모란

셀몬, 천천히 가요…… 못 따라가겠어요. 우리 지금 어디쯤 왔나요?

셀몬

야영지에서 숲 방향으로 대략 이백 미터쯤 왔을 거야. 하, 방금 그 병사를 물리친 뒤 아직까진 아무도 추격을 안 하네.

셀몬

아얏…… 안전한 곳에 도착하면, 상처부터 치료하고 다른 사람들을 이쪽으로 보내서 널 데려오게 할게.

셀몬

핀처럼 별 볼 일 없는 녀석을 전장에 내보내서 시간 낭비를 하다니, 나처럼 싸울 줄 아는 사람이 갔어야 해.

셀몬

쳇, 너도 빈보단 잘 싸울 것 같아.

모란

…… 셀몬, 뒤에서 큰 소리가 들려요. 무슨 일이 생긴 건가요?

모란

저한테는…… 희미한 빛밖에 안 보여요.

셀몬

하, 저걸 못 보다니 참 안타깝네. 저건 분명 리드가 아츠를 써서 일으킨 불일 거야.

모란

그렇게 대단한가요?

셀몬

그래.

셀몬

실은, 난 리드에게 저런 능력이 있다는 걸 처음부터 알고 있었어.

셀몬

……황야의 밤이 원래 이렇게 추웠던가……?

……네가 불을 지펴 준다면, 더 따뜻하고, 밝아지겠지?

난 네가 더블린에 왜 실망했는지, 더블린은 너한테 왜 실망했는지도 몰라. 하지만 타라인은 살아가고 싶어, 살아가야만 해. 이런 간단한 명제가 어떻게 거짓일 수 있겠어?

네가 우리를 떠나기 전에, 더블린에 대해서 너랑 제대로 얘기해 봐야겠어. 넌 방향을 알고 있어, 그렇지?

모란, 좀 더 앞으로 가 보자. 그럼 안전할 거야. 무서워하지 마, 여긴 진흙이 너무 많아서 저 병사들이 철수한다고 해도 분명 이쪽까지 오진 않을 거야.

게다가, 이제 곧 날이 밝을 거야.

끝끝내 그들의 발걸음은 느려졌고, 모란도 더 이상 비틀거리며 끌려다니진 않게 되었다.

모란

셀몬, 우리 지금 안전한 곳에 도착한 건가요?

모란

저는 나쁜 소식도 두렵지 않아요…… 사실대로 알려주세요.

그들은 앞으로 나아갔다. 바람 소리와 먼 곳에서부터 들려오는 폭음, 그리고 외침 소리의 사이에서, 모란은 셀몬의 소리를 잡아내려 노력했다.

하지만 그 순간, 일이 벌어졌고, 전조는 분명히 있었다. 그때 셀몬은 걸음을 잠시 멈추고 뭔가를 말하거나, 최소한 타라인의 운명을 향해 경멸스러운 웃음이라도 지어 보였어야 했다.

이내 모란이 발걸음을 떼며 느낀 것은, 자신을 이끌던 손이 아래로 처지고 있다는 사실 뿐이었다.

그녀는 땅에 주저앉았다. 그녀는, 지금 자신의 손에 전해져 오는 끈적이는 감촉이 과연 피인지 진흙인지 구분할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