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불로 비춰주소서

FC-5축복의 노래

사이드 스토리작전 후2023-07-13

일행을 제압한 피셔는 리드를 심문한다. 그리고 자신의 이중 스파이 신분이 탄로 날 위기에 처한 아르모니는, 어쩔 수 없이 리드를 구하러 간다.

등장 오퍼레이터: 백파이프, 리드, , 아르모니, 리드 더 플레임 섀도우, 퍼즐


타라 유랑민

안 되겠어, 어서 도망가! 이쪽에도 사람이 있어!

타라 유랑민

젠장, 설마 이 공터를 전부 포위한 건가?

으으……

특별 작전팀 병사

움직이지 마.

아, 알겠습니다. 가, 가만히 있을게요…… 그런데 칼이 좀, 너무 가까운데…… 설마 손이 미끄러지거나 하지는 않겠죠?

……

도, 도와줘, 리드! 우리 이제 어떡해야 해?!

리드

……상대가 너무 많아서, 강행 돌파는 힘들겠어.

타라 유랑민

헉…… 아…… 몽둥이까지 베었다고?

리드

……저자들, 뭔가 믿는 구석이 있어 보여.

리드

우릴 힘으로 제압하기보다는, 저항을 못 하게 할 생각이야.

백파이프

맞아, 솜씨도 만만치 않은데……

백파이프

……도대체 모르겠다, 여기까지 쫓아올 수 있다니, 어디서 보낸 거나?

백파이프

……잠깐만, 저 사람 본 적이 있다니.

백파이프

며칠 전에, '귀혼 병사'들을 마주쳤을 때.

특별 작전팀 팀장

……

백파이프

그럼 트렌트 카운티의 주둔군은 아니라는 소리인데, 이쪽 유랑민들을 잡으러 오는 건 규정 위반 아니나?

백파이프

너희들이 규정을 준수하지 않는다면, 우리도 실력 행사를 할 수밖에 없다니.

특별 작전팀 팀장

“규정을 준수하지 않는다”라는 말, 똑같이 되돌려 주지. 병사, 넌 본래 네 캐슬브레이커에서 탄약을 제거하는 순간 전장을 떠났어야 했다.

백파이프

근데 여긴 전장이 아니지 않나? 모닥불도 아직 안 꺼졌다니……

리드

……조심해!

검은 비수가 소리 없이 날아들었다. 날카로운 칼날은 서늘한 빛을 발하는 대신, 모닥불 연기를 한 가닥 그어냈을 뿐이었다.

비수는 백파이프의 목덜미를 겨누며 위협을 가하고 있었지만, 이를 쥔 사람의 시선은 시종일관 리드를 향하고 있었다.

리드는 상대의 날카로운 눈빛으로부터, 모든 게 자신을 노린 것이란 사실을 읽어 낼 수 있었다.

피셔

당신의 장창에는, 불이 이글거리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리드

……

피셔

쓸데없이 저항하기보다는, 현명하게 무기를 내려놓고 제 얘기를 들어 줬으면 좋겠습니다만.

피셔

저는 타라인에게 적의가 없습니다, 일반인을 해코지하는 것으로 보복할 생각은 더더욱 없고요. 사람들을 재앙으로부터 지키려 한다는 점에선, 저나 당신들이나 같은 입장입니다.

피셔

여기, 정부 측의 문서입니다.

백파이프

어, 시의회의 조사 명령?

전직 빅토리아 병사가 들고 있던 무기를 내려놓았다.

피셔

트렌트 카운티 시의회의 결정에 따라, 저는 방화 사건에서 누락된 한 가지 의문점에 대해 조사하려 합니다.

리드

……나에게, 다른 선택지는 없어, 그렇지?


어린 타라 유랑민

흑, 흑흑……

보초병

……뭐야? 조용히 해.

어린 타라 유랑민

…… (훌쩍훌쩍)

……

(작은 소리로) 하아, 미치겠네.

(작은 소리로) 지금까지 줄곧 죽게 된다면 최소한 유서 한 장 정도는 써 둬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타라 유랑민

(작은 소리로) 그러게 진작 써두지 그랬어.

(작은 소리로) 막 도망쳐 나올 땐 써 놨었는데, 요 며칠 너무 즐거워서 찢어버렸다고. 진짜 후회되네.

셀몬

(작은 소리로) 닥쳐, 핀. 아직 안 끝났다고.

(작은 소리로) 다들 묶인 데다가 쓸 만한 무기까지 죄다 압수당했어. 죽길 기다리는 것 말고 또 뭘 할 수 있는데?

(작은 소리로) 하아…… 그래, 심문. 끔찍한 단어지. 심문당한 타라인들에 대해선 우리도 들은 적 있잖아. 살아 돌아온 사람이 있긴 해?

(작은 소리로) 저놈들은 리드처럼 착한 사람한테서 대체 뭘 캐내려는 걸까?

(작은 소리로) 우리끼리는 서로 숟가락 개수까지 아는 사이지만, 리드는 어디서 왔는지, 전에 뭘 하던 사람인지는 아무도 모르잖아.

셀몬

(작은 소리로) 뭐야, 리드를 의심하는 거야?

(작은 소리로) 아니 아니, 그건 아니고…… 그냥……

(작은 소리로) 하아, 셀몬. 누구나 죽는 게 두려운 건 당연하잖아.

(작은 소리로) 여기에서도 모닥불의 빛이 보이는구나. 우리가 그동안 밤에 얼마나 오랫동안 불빛을 보지 못했지?

(작은 소리로) 이번엔 정말 탈출에 성공했다고 생각했는데.

타라 유랑민

(작은 소리로) 나보고 무슨 종잣돈으로 쓰게 돈을 빌려 달랬잖아. 그래서 내가 네가 팔 수 있게 훈제 파울비스트 고기를 만들어 준다고 약속하지 않았었나?

셀몬

(작은 소리로) 그만해, 상황을 확인할 방법이나 생각해 보자고.

(작은 소리로) 뭘 어떻게 확인할 건데? 또, 확인하면 뭐가 달라지는데?

셀몬

(작은 소리로) ……억울해서 그래.

셀몬

(작은 소리로) 난 네가 한숨만 푹푹 내쉬는 소리를 듣는 게 너무 싫어. 타라인 거리 입구에 쪼그려 앉아 있을 때도, 마을 일터를 지나갈 때도…… 어딜 가든 한숨 소리뿐이었어. 이젠 지긋지긋하다고.

셀몬

(작은 소리로) 됐어, 쓸데없는 소리는 그만 해. 나한테 묻지도 마. 매번 알아서 방법을 찾았잖아.

셀몬

(작은 소리로) 내가 저 보초들의 주의를 끌어 볼 테니까, 넌 네가 뭘 할지 알아서 생각해.


피셔

그렇게 긴장하지 않아도 됩니다, '리드' 씨. 그냥 얘기만 하려는 거니까요.

피셔

따뜻한 모닥불과 밤바람에 섞여 들려오는 파울비스트 소리, 진짜 취조실에 비하면 훨씬 쾌적한 환경이잖아요.

리드

……

피셔

침묵입니까? 말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난처하게 만들 생각은 없으니까요.

피셔

어쩌면 저번에 근처 주둔군의 무례한 행동이 당신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인지도 모르겠군요. 제가 대신 사과드리겠습니다.

리드

……더블린에 관해 조사하려는 거야? 여기 있는 사람들은 더블린이랑 아무런 관계도 없어……

피셔

그런 건 저도 파악하고 있으니, 설명하지 않아도 됩니다.

피셔

확실히 일부 주둔군들이, 겨우 습격 한번 했다는 이유로 십수 명의 타라인들을 핍박하면서, 멋대로 '더블린 반군'이란 죄명을 붙이기도 했습니다.

피셔

하지만 이 두꺼운 서류철 속에서, 그들이 저지른 잘못 정도는 따로 언급할 가치도 없습니다. 물론 당신은 다른 사람들과 상황이 좀 다르긴 합니다만……

피셔

……그래도 저는, 당신이 이런 귀찮은 일에서 벗어날 수 있게 도와주고 싶군요.

피셔

이런 식으로 도망치는 일이 아무래도 쉽지는 않았을 테니까요.

리드

……애초에 그 가혹한 법령만 아니었다면, 우리가 도망칠 일도 없었겠지.

피셔

그것보다는, 저희 둘만의 대화이니 당신에 대한 걸 얘기해 줬으면 합니다. 좀 더 이전의 도피에 관해서요.

리드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모르겠어.

피셔

묻고 있는 겁니다.

피셔

당신의 옛 신분에 대해서 말이죠.

피셔

일반인이면서 아무런 기록도 없더군요. 신체검사, 이동 도시 출입 기록, 납세 기록 그 무엇도요.

리드

……타라인들은 자주 쫓겨나. 빅토리아 쪽 기록에서 우리를 찾을 수 없는 건 흔한 일이야.

피셔

그럼, 작년 가을에 있었던 힐록 카운티 사건 당시에, 당신도 그곳에 있었습니까?

피셔

작년 5월, 페닌슐라 카운티가 습격받았을 때 당신은 그곳에 있었습니까?

피셔

전 그저 당신에 대해 묻고 있을 뿐입니다.

리드

……

피셔

만일 자신의 본래 이름도, 어디서 왔는지도, 어떤 사람인지도 말할 수 없다면……

피셔

그건 '그림자'와 같지 않겠습니까?


백파이프

첸 햇아, 이 사람들 신분에 대해서 대충 짐작해 낸 거나?

응. 방금 우리가 상대했던 건 평범한 병사가 아니야. 즉석으로 했던 심문도 매우 특별한 방식이었어.

게다가 저쪽 리더는 아는 게 많아. 그러니까 우리를…… 날 이렇게 정중히 대하는 거겠지.

백파이프

그러니까, 나도 고민했던 거라니. 우리한텐 그냥 감시만 붙여놓고 여기서 기다리게 했으면서, 타라인들의 손은 죄다 묶어놓은 게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다니……

백파이프

근데 그 사람은 널 어떻게 알아본 거야?

……정보부 쪽 사람이 나설 줄은 몰랐어.

백파이프

정보부? 정보부 쪽 사람이 왜 리드를 찾나?

특별한 신분을 가졌기 때문이겠지.

그래서 독자적인 행동을 고집하면서, 다른 사람들을 끌어들이려 하지 않는 거야.

백파이프

음, 뭔가 불길한 예감이 든다니…… 정말 타라인들이랑 얌전하게 대화만 하는 거 맞나? 혹시라도 입을 열게 하려고 협박하거나 때리는 거 아니나?

목소리 좀 낮춰.

……그래, 힐록 카운티에 대한 네 보고서에 어떻게 쓰여있었는지는 기억하고 있어.

백파이프

그러니까. 비록 저 사람은 시의회의 조사 명령을 받았고, 얌전히 대화만 하겠다고 한 데다가, 타라인에 대한 적의 같은 것도 없는 것 같지만서도……

백파이프

……아니지, 그래도 의회가 임명한 집행자인 만큼, 허튼짓은 안 할 거라고 믿어야 하지 않나.

하지만 일반인들은 심문의 압박을 버티기 힘들 거야.

……학교에 다니던 시절, 우리가 파트너였을 땐 어떻게 했었는지 기억 나?

백파이프

아, 그 수신호……

백파이프

당연히 기억하지. 고위험 오리지늄 제품을 탈취할 때, 그 수신호로 소통했었다니.

기억하고 있으면 됐어.

리드가 어떤 특수한 신분을 지니고 있든, 다른 이들의 장기 말이 된다면 지금 국면에 적잖은 파장이 생길 수도 있어.

백파이프

응, 분명 본인도 힘들 거라니…… 계속 자기가 짊어진 무언가를 털어내고 싶어 하는 모양이었아.

백파이프

무슨 말인지 알겠다니. 첸 햇아, 리드가 로도스 아일랜드에 돌아갈 수 있게 돕자.


아르모니

어머…… 바퀴 자국이 참 선명하네.

'교관'

보아하니, 네 상대가 또다시 널 초대하고 있는 모양이로군.

아르모니

놀리지 마.

아르모니

아쉽지만, 이번엔 '초대'라는 표현을 쓰기엔 부담스러워. 그자는 자신의 손님이 어떤 춤을 원하는지조차 관심이 없으니까.

아르모니

우리가 모습을 드러내는 것만으로도, 그자가 우리의 입장을 파악하기엔 충분해.

아르모니

더블린이 가여운 로흐시니를 구하려고 모습을 드러낸다면, 결국 로흐시니의 정체도 탄로 나고 말겠지…… 게다가, 내가 어느 편에 서려고 했었는지도 밝혀질 테고.

아르모니

그자도 알 거야. 타라의 또 다른 드라코가 자신의 배후에 있는 공작의 손에 떨어진다면, 리더, 즉 드라코라는 이름이 가지는 영향력이 축소되고 말 테고…… 내가 나설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교관'

상관없다, 내가 그 야심을 깔끔하게 꺾어버릴 테니까.


피셔

……파울비스트의 소리가 잦아들었군요. 이게 뭘 뜻하는지 아십니까?

리드

…… (고개를 젓는다)

피셔

상관없겠죠. 그럼 우선, 당신의 최근 기록들에 대해 얘기해 보도록 하죠.

피셔

크게 타인에게 피해를 끼쳤던 적은 없더군요. 그때 주둔지 밖에서 화재가 일어났을 때도 비축 물자가 조금 타 버렸을 뿐, 다친 사람은 없었고요.

피셔

타라인들이 빅토리아 주둔군에게 행하는 증오 범죄는 보통 이렇진 않아요. 그에 비해, 당신의 수법은 아주 온건했습니다.

피셔

심지어 당신이 더블린 병사를 쫓아내려 했다고 진술한 목격자도 있더군요.

피셔

이 이야기들에 대해서는, 인정합니까?

리드

남을 해칠 생각이 없었다는 것만 인정해.

피셔

좋습니다, 당신이 양심적인 분이라는 건 믿겠습니다.

피셔

그럼, 조용해진 파울비스트들에 대한 이야기로 돌아가 보죠……

피셔

……더블린 친구분들이, 당신을 구하러 왔습니다.

리드

……

리드

아니…… 안 돼.

리드

난 돌아갈 수 없어……

피셔

돌아간다? 아, 그 그림자의 삶으로 돌아간다는 건가요?

피셔

타오르는 시체에 둘러싸여, 죽은 이들의 잿더미로 거리를 가득 채우는 삶으로 말이죠?

피셔

양심적인 사람에게, 그러한 삶은 분명 고통스럽기 그지없겠죠.

피셔

마침 당신이 선택할 수 있는 딱 좋은 선택지가 있습니다.

피셔

저희의 비호 아래 들어오신다면, 당신이 과거에 행한 범죄에 대해 더는 묻지 않겠습니다.

리드

……

리드

난……

리드

거절한다!


도망쳐야만 해, 모든 이들의 눈을 피해서.

하지만 어디까지 도망쳐야만, 진정으로 벗어났다고 할 수 있는 걸까?


지금이야!

백파이프

오케이!

백파이프

미안하게 됐다야, 그럼 또 한 번 내 캐슬브레이커의 힘을 맛보여 줄 수밖에 없겠아!

──


캐슬브레이커를 내지르던 백파이프는 텐트 쪽을 보지 않았지만, 그녀의 뒤에 서 있던 첸은 깜짝 놀라 두 눈을 크게 떴다.

심문자를 은폐하던 텐트가, 아무런 기척도 없이 재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는 한 줄기의 화염이 어두운 밤을 가르며 터져 나오더니, 곧이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