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7살아가는 법
스티치는 돔 문제를 직시하고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 친구들과 함께 사전 준비로 바삐 움직인다.
등장 오퍼레이터: 유넥티스, 엘리시움, 가비알, 가비알 디 인빈서블, 파죰카
쎄루에르차 주민 여러분, 공지사항입니다.
마스터 엣지의 오리지늄 탐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활성 오리지늄 광맥은 약 25일 후 폭발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부터 쎄루에르차는 정식으로 철수 준비 단계에 들어갑니다.
잠시 후, 각 대표가 협의하여 광장에서 전체 회의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그때 구체적인 대피 방안과 도시의 단장에 대해 논의하겠습니다.
앞으로의 방송도 계속 유의해 주시길 바랍니다.
데커키 씨, 일어나 봐, 데커키 씨.
……로봇 스티치, 아이 착하다.
……데커키 씨, 데커키 씨.
로봇 캐치, 바보야, 바보.
너희들, 서로 싸워 봐.
대체 무슨 꿈을 꾸는 거야?
데커키 씨! 일어나 봐!
응? 무슨 일이야?
……나야말로 묻고 싶다. 왜 또 스티치의 정원에서 낮잠을 자고 있는 거야?
여기가 조용하니까.
완전히 곯아떨어진 걸 보니 방송은 못 들었겠네.
무슨 일 있어?
……마스터 엣지가 호수 건너편에서 오리지늄을 탐사했는데, 저번 지진 때문에 오리지늄이 거의 터널 입구까지 확산됐어. 게다가 이미 활성화가 많이 진행된 상태야.
곧 전체 회의를 열어서 대피 방법을 결정할 거야.
그래.
설마 그걸 말하려고 일부러 찾아온 건 아니지?
……맞아.
스티치 찾으러 왔어.
스티치는 내가 빌려준 보트를 타고 마스터 엣지를 찾으러 호수 건너편으로 갔을 건데.
그렇구나. 그럼 여기서 기다릴게.
무슨 일인데?
음, 난 스티치가…… 설계부로 돌아와서 돔의 수리를 함께했으면 좋겠어.
쎄루에르차가 곧 파괴되는데 랜드마크를 두고 대결해 봐야 의미가 없잖아. 그래도 다행인 건 아직 시간이 좀 남았어.
그렇다면 다음 회의 때 지진 때문에 생긴 돔 구멍을 어떻게 처리할지 결정할 거란 말이지.
그대로 둬도 괜찮을 것 같은데?
그래도 주민들의 동의가 있어야지.
도시의 마지막 순간을 완벽하게 만드는 게 건축 설계사에게는 매우 의미 있는 일이야.
우리는 마지막으로 도시를 둘러보고 한정된 시간 안에 가능한 모든 계획을 세워야 해.
그래서 스티치가 돌아오길 바라는 거구나.
응.
마스터 핀치가 왜 갑자기 떠나버렸는지 모르겠어. 아마 사람들은 사제 관계가 식어서, 또는 인연이 끝났다고 생각하겠지만,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야.
마스터 핀치의 전 조수로서 난 누구보다도 그를 잘 알아. 그는 호탕한 성격이지만, 사실 마음속으로는 스티치를 매우 아끼고 있었어.
그에게 있어 스티치는 친자식이나 다름없어.
그러니까 그가 떠난 건 분명 스티치와 밀접한 관계가 있을 거야.
그가 떠난 후에 스티치가 어땠는지 공업 대표인 너도 봤잖아.
스티치의 방안이 계속 부결됐고 걔도 점차 설계부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지. 그동안 나도 도와주고 싶었지만 결국 방법을 찾지 못했어.
이 돔은 스티치의 스승인 마스터 핀치의 가장 위대한 작품이야.
그런데 스티치에게는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았을까?
……
그렇다고 해도 넌 스티치가 미련을 남기지 않길 바란다, 뭐 이런 거야?
맞아.
이게 마지막 기회야, 데커키.
참 너답다.
스티치, 스티치! 집에 있나?
음? 왜 둘이 여기 있지?
캐치 군, 데커키 씨랑 그런 사이였어?
아니야.
와우, 엄청 철벽 치네.
농담 그만하라고, 엘리시움 형.
마스터 엣지, 가비알 씨, 고생했어.
난 여기서 낮잠 자고 있었는데, 얘가 스티치를 찾으러 온 거였어.
스티치가 돌아오지 않았나?
스티치는 당신들에게 설비 전달하러 간 거 아니었어? 뭔가 부산스럽게 준비하던데.
중간에 사라졌는데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어. 집에도 오지 않은 것 같고……
토미미가 걔를 봤다던데, 뭔가 괴로운 표정이었대.
뭔가 짚이는 게 있어?
나는…… 모르겠는데.
……난 알 것도 같아.
주마마, 주마마, 여기도 없다.
그래, 다음 줄에서 찾아봐.
하아, 슬슬 피곤하네요.
아직도 못 찾았다니……
너도 좀 쉬어.
아까 한 질문에 그렇게 답한 이유를 알고 싶어요, 주마마 씨.
두린 도시의 생활이 얼마나 멋진지 모를 리는 없잖아요.
여긴 귀족의 음모도, 암투를 벌일 일도 없어요. 설령 있다고 해도 그저 귀여운 장난 수준이죠.
그리고 곧 마주하게 될 재난에 대해서도 두린은 충분한 대비책을 갖고 있어요. 심지어 여유롭게……
쎄루에르차를 가장 좋은 모습으로 파멸을 맞이하게 할 정도로요.
네 생각을 부정하진 않았잖아, 아브도티야.
네 말이 맞아. 두린의 생활은 정말 좋아.
네가 말한 게 별로라서 거절한 게 아니라…… 내가 좋아하지 않아서 그래.
나중에 지하에서 살겠다는 티아카우가 있으면 나도 이남도 막지 않을 거야.
왜죠? 저는 단순히 제 경험 때문에 지상 생활을 거부하는 게 아닙니다.
두린 도시에서 지내면서 저는 이런 일을 수도 없이 생각했어요.
결과부터 말씀드리자면, 두린족의 생활이 틀림없이 더 낫고 더 인간적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왜 당신도 가비알 씨도 더 나은 삶에 관심이 없는 거죠?
……
내 스승님은 기계 지식에 능통한 것 외에도 영화를 굉장히 좋아해.
항상 나에게 여러 가지를 보여줬고, 내가 좋아하든 말든 계속 설명해 줬어. 그러다 보니 나도 어느 정도 외워버렸지.
예를 들면, 극중 인물이 장황하게 이야기를 늘어놓기 시작하면 스승은 한결같이……
“하아, 이렇게 장황하게 늘어놓는 걸 보니 대개 악당이거나, 주인공의 걸림돌일 거야. 좀 더 귀여운 캐릭터를 만들 수 없나……”
……
왜 꼭 나나 가비알을 설득하려고 하는 거야?
저는……
음, 참고로 말하자면 아가씨, 두린에 대한 너의 주장은 사실 옳지 않아.
어째서죠?
네가 두린 도시의 생활이 '더 편리'하고 '더 편안'하고 '더 안전'하다고 말했으면 네게 반박하지 않았을 거다.
하지만 네가 두린족이 '더 나은'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꼭 그렇지도 않지.
자네는 똑똑한 아이니까 그 차이를 모를 리 없을 것이고.
어르신…… 일단 이렇게 부르겠습니다. 무슨 말씀이신지 알겠어요.
하지만 다른 사람이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더 풍족한 삶을 살길 바라는 게 잘못인가요?
그건 다른 문제지. 지금의 자넨 그저 결과가 뻔한 논쟁에서 자신의 체면을 되찾고 싶을 뿐이야. 안 그런가?
……
그러니까, 스티치가 심리적인 부담이 너무 커서 도망쳤다는 거야?
맞아.
그렇다면 지금쯤 호숫가에 있는 작은 집에 갔을 거야.
여기 이사 오기 전까지 스승이랑 함께 살던 곳이거든.
캐치,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뭔지 넌 알겠지?
최종적으로 돔 수리 결정이 났고, 만약 스티치가 싫다고 하면 나보고 하라는 거지?
단순히 도시의 단장 때문만이 아니야. 현실적으로 봤을 때, 돔을 보강하면 우리가 철수하는 데 시간을 더 벌 수 있지.
핀치는 내 친구야. 인사도 없이 떠나버린 이유를 나도 몰라. 그래서 최대한 제자를 잘 돌봐주려고 했어.
하지만 무슨 일이든 한계가 있는 법이지.
……가비알 씨, 스티치를 부탁해도 될까?
그러지 않아도 찾으러 갈 생각이었어. 토미미는 사람들을 도우러 갔는데, 난 딱히 할 일이 없었거든.
아무래도 스티치랑 결판을 내야 할 것 같네.
……그럼 부탁할게.
그 집은 어디 있어?
호숫가에. 이 집이랑 스타일이 비슷해. 아주 독특해서 가면 바로 보일 거야.
알았어.
캐치 군, 너는 안 가?
난……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스티치를 마주해야 할지 모르겠어.
하지만 너는 스티치를 걱정하잖아?
마스터 핀치가 아무 말 없이 떠난 이후로, 스티치를 계속 돕고 싶었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어.
너도 참, 사람이 착하다고 해야 하나, 너무 착하다고 해야 하나.
뭐, 너희 두린족의 느낌이 전반적으로 그렇긴 하지만.
응?
이유는 나도 모르겠지만, 스티치는 뭔가 열등감이 있는 것 같아.
그런 성격은 네가 대등한 입장에서 말을 걸어도 고압적인 부담으로 다가오게 될 거야.
왜냐하면 본인은 너와 대등한 척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벅차니까.
사람을 대할 때 진심을 다한다고 해서 꼭 그에 상응한 보답이 돌아온다고 할 수는 없어.
그럼 난 어떻게 해야 해?
네가 날 형으로 모시는 이상, 형으로서 너에게 조언을 해줄게.
사실 아주 간단해. 서로 공평하게 경쟁하자는 얘기는 하지 마. 네게 선택권이 있다는 말도 하지 말고.
물러날 곳이 없게 만들고 나서, 전해야 해. 네겐 선택의 여지가 없지만, 내가 함께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자신이 만든 공간에 오랫동안 틀어박힌 사람에게는 가끔 자극이 필요할 때도 있지.
데커키 씨는 어떻게 생각해?
왜 나한테 물어?
나는 그냥 내 추측을 말한 거지만, 여기서 스티치를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은 딱 봐도 너잖아.
……스티치가 열등감을 가진 건 맞아.
어쩌면 네 말이 맞을지도 몰라. 스티치에게 필요한 건 따뜻한 위로가 아니라, 거칠게 이끌어줄 사람이야.
그럼 상처받지 않을까?
받겠지. 그리고 꼭 효과적이란 보장도 없어.
하지만 네가 말한 것처럼 이게 스티치에게 마지막 기회라면……
너 자신에게도 물어봐. 네가 원하는 게 단지 둘의 사이가 좋아지는 건지, 아니면 사이가 나빠지더라도 스티치가 털고 일어서길 바라는 건지?
……
한번 해 볼게.
서두르는 게 좋을 거야.
아니면 가비알의 주먹이 단순히 '이끌어' 주지만은 않을 테니까.
하하, 그럼 지금 다녀올게.
……
……
밝고 외향적이고 사교성이 좋은 것, 이것들은 확실히 훌륭한 인품이야, 캐치.
너는 사람이라면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고, 너도 그렇게 하고 있어.
하지만 다른 사람이 꼭 너와 똑같을 수는 없어.
엘리시움의 말도 맞아. 스티치를 돕는다면 아마 나도 그렇게 했을 거야.
하지만 난 괴로워하고 도망치는 것도 틀리지 않다고 생각해.
그러니까……
캐치, 네가 네 생각대로 하고 싶다면 나도 내 마음대로 할게.
스티치가 도망치고 싶다면 난 도와줄 거야.
데커키, 데커키, 불렀나?
가서 스티치를 도와줘.
……데커키 씨는, 만약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면 본인 표정이 얼마나 티 났는지 모를걸.
사실은 내 말에 동의하지 않은 거잖아, 하하.
음…… 이런 풋풋한 분위기는 너무 오랜만이야. 나도 저기 끼고 싶은데.
……
뭐, 됐다. 가봤자 가비알한테 말려들지도 모르니.
이유도 모르고 맞고 싶지는 않아.
그러니까 스티치, 너도 정신 좀 차려.
널 도우려는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외면하면 나중에 벌 받을 거야.
이해가 안 가네요. 분명 당신들은 가비알 씨처럼 도리가 통하지 않는 상대가 아닌데 말이죠.
그런데 왜 이렇게……
멋대로 하게 내버려 두는 거죠?
가비알을 보면 우리한테 꼭 필요한 사람 같지 않아?
이남, 너 언제 들어왔어?
아무리 기다려도 안 나오길래 뭐 하나 해서……
아브도티야, 사실 우리는 비슷해.
내가 전달자로서 아카후알라에 온 가장 큰 이유는 끝없는 아미르 간의 권력 다툼에서 도망치고 싶었기 때문이야.
아카후알라는 아무것도 없지만, 이곳의 생활은 아주 쾌적해. 난 이 땅이 너무 좋아.
그리고 걱정이라면, 두린 때문에 발생할 문제를 내가 너보다 더 걱정하고 있어.
그런데 당신은 왜……
가비알이 아카후알라를 떠난 지 오래됐지만, 걔는 조금도 변하지 않았어.
마치 이 땅에 가비알을 굴복할 그 무엇도 없는 것처럼 말이야.
가비알을 보면 아, 이 땅에 저런 사람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그럴 때마다 참지 못하고 가비알을 돕고 싶어져.
그것뿐이야.
……
가비알을 따라 아카후알라를 떠나기 전까지는, 나도 아는 게 하나도 없었어.
난 로도스 아일랜드를 따라다니며 많은 것을 봤어. 그런데 내가 진정으로 깨달은 건 지식이 다가 아니란 거야.
이 땅에는 내가 생각지도 못한, 하지만 당연한 일들이 아주 많아.
분명 가비알도 본인이 어쩔 수 없는 일에 많이 부딪혔을 거야.
내 꿈은 이 땅에서 가장 위대한 기계를 만드는 거야.
하지만 만들고 나서 어디에 쓸지는 아직 생각하지 못했어.
그런데 가비알을 보면서 떠오른 생각이 있어.
기계를 만들어서 가비알을 돕게 할 거야.
언젠가 가비알의 주먹으로도 뚫을 수 없는 벽이 나타나겠지.
하지만 그건 가비알의 문제가 아니야. 걔도 결국 사람이니까.
그럼 나는 이번처럼 최고의 무기를 만들어 줄 거야.
주먹이 안 되면 도끼를 쓰고, 도끼가 안 되면 망치를 쓰고, 망치가 안 되면 드릴을 쓰면 돼. 정 안되면 내가 거대 못난이를 만들어주면 되고.
그것마저도 안 되면 이동도시를 만들어서 가비알 마음대로 하게 할 거야.
가비알 씨를 그렇게 믿어요?
가비알은 그 어떤 것보다도 아카후알라를 대표할 수 있으니까.
걔는 우리의 기둥이고, 앞으로 더 많은 사람의 기둥이 될 거야.
그리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가비알의 주먹이 영원히 방해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고.
……
물론, 나도 엄청 걱정돼. 아카후알라를 정말 가비알에게 맡기면 어떻게 될까.
가비알 성격에 권력을 가지면, 권력이 걔보다 더 불편해할걸.
그래서 가비알이 정말 아미르가 되겠다고 했다면 내가 엄격하게 교육할 생각이었어.
아마 효과 없었겠지.
하하, 그렇겠지.
그런데 내가 가비알을 위해 이렇게까지 할 줄은 나도 몰랐어.
……
사실 경험 때문에 너는 가비알 같은 사람을 의심하잖아.
부정하지는 않습니다.
그렇다면 가비알을 믿어보는 건 어때?
……노력해 볼게요.
그래서, 지도는?
아…… 잊고 있었네요.
너희가 가비알 때문에 정신없이 다투고 있는 동안, 열심히 지도를 찾고 있었던 건 이 늙은이와 로봇들뿐인가.
그리고 아까 발견했는데 이쪽 책장에 있는 책은 여행기랑 전혀 상관이 없네.
그래서 다른 책장을 뒤졌더니 바로 찾아버렸지.
이거 맞지?
틀림없습니다.
……
……
아브도티야, 바보, 아브도티야.
……네네, 죄송합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이제 됐죠?
앗, 아브도티야, 다행이다. 너 아직 있었구나.
방금 마스터 엣지가 통신을 보냈는데, 지금 광장에서 전체 회의를 열고 싶대. 다른 대표들은 이미 다 동의했는데, 너는 어때?
……
고마워요, 주마마 씨.
아직 완전히 받아들일 수는 없지만, 그래도…… 시도해 보는 것도 좋을지 몰라요.
그래.
크로크 씨, 마스터 엣지한테 전해주세요. 저는 문제 없어요. 그리고, 제가 쎄루에르차 주민들을 설득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