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4'그레이트 아쿠아핏'
두린족은 투표를 통해 '그레이트 아쿠아핏' 철거 여부를 결정한다. 스티치와 설계 대표 캐치는 경쟁 입찰을 통해 다음 쎄루에르차 랜드마크를 정하고, 철도교와 동시에 건설하기로 한다.
그거 들었어? 엄청난 소식 있잖아!
뭔데?
크로크가 그러는데 대표들이 뭔가 새로운 걸 만들려고 상의하고 있대!
저번에 그 도시 조명을 모두 초록색으로 바꾸는 계획은 별로였잖아.
그게 아니야! 슬라이드에 관한 거래!
지금 스티치랑 캐치가 '그레이트 아쿠아핏' 개조 방안 때문에 싸우고 있다던데!
그 둘이?! 무슨 얘기가 나왔대?
음, 물대포를 쏴서 사람을 다른 물대포에 넣었다가 또 다른 곳에 넣는…… 뭐 그런 거?
절대 안 돼!
그럼 다른 대안으로 바꿀게. 물대포로 사람을 높은 곳에 있는 발판까지 쏘아 올리고……
물대포 말고 다른 건 없어?
네가 준 영감이잖아! 그럼 위대하신 건축 설계사 스티치 씨께서는 어떤 좋은 아이디어가 있는데?
윽, 난 그저 총책임자로 아카후알라 사람들의 방안을 살짝 손볼까 했지……
지상인에게 철도교 건설을 부탁하는 건 나도 이견 없어. 하지만 지금 얘기하는 건 철도교 위에서 함께 공생할 쎄루에르차의 랜드마크잖아!
돔을 건드리지 말라고 했지, 좋아. 돔이 너에게 어떤 의미인지 이해하니까. 그럼 대형 슬라이드 다음으로 세울 랜드마크에 대해 이야기해야지.
우린 좀 더 간결하고 아름다운 방법으로 이 문제를 처리해도 되잖아. 상징성 있게 만들 수도 있고!
더 자극적으로 만들어도 되지!
더 자극적이고 상징적으로!
하아, 캐치. 우리끼리 얘기해 봤자 결론이 안 나. 차라리 설계 공모전이라도 할까? 난 상관없어. 각자에게 창작할 시간을 주고 쎄루에르차 시민에게 선택하라고 하자.
좋아, 예전처럼 해 보자.
나도 찬성……
크로크 씨? 술 마셨어?
괜찮아, 조금밖에 안 마셨어.
세 통이나 마셨는데.
스티치, 네 방안을 들어봤는데 아주 흥미로운걸.
캐치도 별로 반대 안 하니까, 그대로 진행하면 되겠네!
이제 데커키만 찾으면 쎄루에르차에 새로운 상징을 만들 수 있을 거야!
그 말은 로봇을 대하는 방식을 바꾸란 말인가……
이 아이들, 너무 귀엽지 않아?
이 꼬마들을 아직 '사람'이라고 할 수는 없어. 난 의사는 아니지만, 그래도 복잡함으로 따지면 로봇이 사람을 따라갈 수 없다는 것 정도는 알아.
하지만 그렇다고 로봇들과 더 다정하게 지내는 데 문제가 될 건 없잖아.
데커키, 넌 이 녀석들의 '부모'야.
……부모, 라고?
로봇들은 너를 믿고 의지해. 막 알을 깨고 나온 파울비스트가 엄마의 날개 아래에서 성장하는 것처럼 말이지.
지금까지 로봇에 별로…… '관심'이 없었는데. 나는 단지 공업 대표가 해야 할 일을 하고 있을 뿐이야. 역대 공업 대표들이 해왔던 것처럼.
로봇 관리자는 도서관의 기계 서적 구역에 틀어박혀 지내는 두린 중에서 뽑아. 우리는 로봇을 만드는 방법을 알아야 되니까.
사실 복잡하지는 않아. 책에 나온 대로 자신이 좋아하는 부품을 조립해서…… 상상력을 발휘하면, 어떻게든 움직일 수 있으니까.
우리 선생님도 몇 년 동안 이 로봇들의 가동 원리를 알아내려고 연구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얻지 못했어.
선생님의 선생님도 연구했었는데, 어시스턴트 로봇이 농담을 할 수 있게 만드는 데 성공했대.
두린족, 화나게 하는, 방법, 알아? 아무도 몰라! 하하하.
음, 수준 높은 농담이네.
그리고 난, 당연하다는 듯이 로봇의 능력을 사용하고 있었어. 주마마, 네 말이 맞아. 나도 로봇들과 '소통'했어야 했어.
0429, 네 동료 0428은 이미 은퇴했어. 수리해도 깨어날 수 없어.
하지만 걔도 우리의 일원이고, 걔가 만든 것들은 사라지지 않아.
은퇴는 종점이 아니야.
지령 확인. 은퇴가, 종점, 아니다. 알겠다.
주마마가, 관계를, 정의했다. 친구. 데커키, 너와 친구, 되고 싶다.
친구, 그래. 우리도 친구 관계로 지낼 수 있지.
0429, 그거 알아? 친구는 서로 도와줘야 해.
전에는 귀찮은 일이 있으면 언제나 너희한테 명령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건 아닌 것 같아. 우리는 더 평등하게 지낼 수도 있어.
앞으로 나는 친구로서 너에게 도움을 부탁할게.
알았다, 친구를 돕는다.
0429, 그럼……
우리 집에 맥주 세 박스랑 간식 좀 가져다줄래? 그리로 마스터 엣지한테 나 자고 있으니까 오늘의 대표 정기회의는 못 나간다고 전해줘.
……그건 좀 아니지 않아?
주마마!
아, 가비알, 너희 왔구나!
여긴 내 새로운 친구인 어시스턴트 로봇 0429, 그리고 이쪽은 악덕 사장 데커키야.
데커키, 회의 초대, 대표 전원……
0429, 임무가 바뀌었다. 내가 여전히 친구로서 부탁하는 거야. 나 대신 출석 좀 해 줘.
친구를 돕는다, 친구를 돕는다!
네가 직접 가!
그런데 저번엔 뭐 때문에 이렇게 많이 모여서 회의했더라?
주류 공급 부족 문제 때문에.
부족했던 적이 있어?
그때 넌 회의에 안 나왔잖아.
아하하, 참 그립군. 벌꿀주 팬들이 스피리츠 팬들을 술 못 먹게 하려고, 쎄루에르차의 스피리츠 재고를 싹 다 털어버렸잖아.
그 보복으로 스피리츠 팬클럽은 벌꿀주를 마구 사재기했고.
여기 술꾼들은 술이 없으면 못 사냐?
못 살아. 그래서 상대한테 복수하기 위해 쟁여둔 술을 마시기 시작했지.
그때 양쪽 팬클럽 회원들이 거의 다 빠져나갔다던데, 하하!
아쉽다. 아무도 베리 토마토주의 장점을 몰라줘서.
……
……
캐치, 너…… 베리 토마토주 마셔?
그렇긴 한데, 왜?
그래서 어느 주류 팬클럽에도 네가 없었던 거구나……
그건…… 됐다, 오늘 모인 목적인 '그레이트 아쿠아핏'에 관해……
난 '그레이트 아쿠아핏' 철거에 동의해. 빠를수록 좋지.
나도 찬성.
너희들도 다 거기 좋아했잖아! 크로크 씨, 넌 일주일에 몇 번이나 가면서!
그래서 후회하고 있어. 베리 토마토주를 좋아하는 녀석이 만든 곳에서 그 많은 시간을 낭비했다니…… 부끄럽네.
그런 사람의 프로젝트에 참여했다니…… 공업 대표로서 내 잘못이야.
너희 둘! 어이, 마스터 엣지, 표정이 왜 그래?
하하, 아무리 그래도 베리 토마토주를 좋아하는 건 좀……
다들 합의를 봤으면 이제 저 요란스러운 대형 슬라이드를 폭파하고, 철도를 다시 만들어서 마스터 엣지가 걱정하는 문제를 해결하자고. 이걸로 이의 없지?
좀 아쉽긴 하지만, 건축 설계사는 과거 작품에 얽매이진 않아. 새롭게 재능을 발휘할 기회니까.
스티치, 아까 캐치랑 쎄루에르차의 새로운 랜드마크를 두고 경쟁 입찰할 거라며. 진심이겠지?
물론.
어? 스티치, 드디어 솜씨를 보여주는 것이냐?
다들 이렇게까지 말했으니 나도 당연히 실력을 보여줘야지.
앞으로 몇 달간 즐거워지겠네. 술부터 사둬야겠어.
그런데 마스터 엣지, 베리 토마토주 마셔보지 않을래? 그렇게 나쁘지 않아.
절대 싫어.
집계…… 완료!
그럼 모두의 결정에 따라 '그레이트 아쿠아핏'의 수명도 여기까지. 우린 새롭게 철도교를 세우고 동시에 쎄루에르차의 새로운 랜드마크를 세울 거야!
오예! 안 그래도 슬슬 지겨워졌는데!
새로운 방안은 좀 색달랐으면 좋겠다! 롤러코스터라는 소리가 있던데?
수상 롤러코스터!
회전하는 수상 롤러코스터!
사출형 회전 수상 롤러코스터! 슈퍼 물대포는 덤! 거기다 자율차 전용 트랙까지!
구체적인 설계 방안은 나와 스티치가 각자 제출할 거야. 그때 다시 모여서 투표로 결정하지.
그 스티치? 네모난 상자에 사는 스티치?
음, 몇 년 전에 스티치의 설계를 본 적이 있어. 놀기에는 그다지 즐거운 편이 아니지만, 독특한 아름다움이 있긴 해……
새로운 놀이를 개발하는 것도 나쁘지 않아. 중요한 건 장소가 아니라, 그 장소에서 무얼 하느냐니까!
스티치의 건물은 누워서 멍때리기에 딱 좋을 것 같은데……
《기담괴론》에도 나왔잖아, 초절정 릴랙스 가울식 명상!
음, 나쁘진 않네.
후우, 드디어 일이 순조롭게 해결된 건가? 비록 우린 아무것도 안 한 것 같지만.
그래도 우리는 힘겨운 협상을 벌였어. 그렇지, 크로크?
엣지 영감! 빨리 마셔! 잔에다 린수라도 기르게?!
쿨럭, 쿨럭! 나, 나 숨 좀 돌리자!
우린 여러 가지 일을 했죠, 가비알 씨! 함께 쇼핑도 잔뜩 했고, 즐거운 휴가도 보냈잖아요. 아카후알라를 도와 큰 프로젝트도 맡았고요.
제 기분을 망쳐놓기도 했죠.
그러지 마, 난 우리 사이가 좋아졌다고 생각했는데.
응, 생각보다 쉽게 진행됐어.
그 말은 너 혼자서도 할 수 있었다는 거네, 맞지?
다만, 이제부터……
왜, 뭐야 그 표정?
한동안 실력을 감췄더니, 조금……
후우, 괜찮아. 준비운동이 필요했을 뿐이야.
원래 컨디션만 되찾을 수 있다면, 반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