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1몰입식 체험
돔의 파괴로 두린족이 유난히 긴 여름을 즐기고 있는 가운데, 스티치는 돔을 수리해달라고 부탁하는 기후 대표에게 본인을 도와줄 사람이라며 지상인들을 소개한다.
부끄러워할 필요 없어, 토미미. 아주 잘 어울려.
저…… 정말요?
에헤헤, 보자마자 이 수영복이 마음에 들었어요.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이거든요!
이 가게 재단사는 참 대단한 것 같아. 네 몸매에 맞는 디자인으로 뚝딱 수선하다니.
제, 제 몸매에 문제라도 있나요? 요즘 훈련량을 늘렸는데요!
안심해, 아주 귀여우니까.
휴우, 그렇다면 다행이네요. 꼬리가 또 두꺼워졌다고 놀림 받고 싶지 않으니까요…… 이남은 수영복 안 골라요?
난 됐어. 그보다 아까 재단사를 거들어주던 그 금속 머리가 더 궁금하네.
두린의 기술인가……
정말 최고네!
이렇게 감칠맛 나는 술은 처음이야!
자, 브라더, 건강을 위하여!
우리 모두의 건강을, 위하여! 올드 칼 벌꿀주, 만세!
야, 토미미, 저 엘리시움이라는 녀석…… 정말 믿을 만해?
음, 엘리시움 씨는 중요한 순간에 엄청 대단해져요.
아마도!
그러고 보니 로도스 아일랜드에도 두린족 오퍼레이터가 있는데, 본인들 도시 이야기는 절대로 하지 않았어요.
설마 두린족이 숨기는 비밀이라도 있는 걸까?
아니요, 그것보다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랄까…… 그 사람들은 식당의 점심 메뉴에 더 관심이 많을걸요.
우리가 지하에 세워진 두린 도시에 오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네.
그러게요, 어쩌면 두린족에게 가비알 씨의 이름을 알릴 절호의 기회일지 몰라요……
이번 휴가 때 가비알과 주마마, 그리고 크마르는 같이 안 돌아왔어?
크마르 씨는 블레이즈 씨랑 같이 수련하고 싶다고 했어요. 가비알 씨와 주마마 씨는 임무를 하러 가서 아직 안 돌아왔고요.
요즘 가비알 씨가 너무 피곤한 것 같아서 걱정이에요!
너무 무리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떠나기 전에 편지를 남겼거든요. 이남이 스티치 씨를 발견한 일, 스티치 씨가 했던 말을 다 적어놨어요.
이번 기회에 아카후알라로 돌아와서 좀 쉬었으면 좋겠어요……
그 두 녀석과 너 말이야, 다짜고짜 날 여기 대족장으로 세워 놨으면, 적어도 그동안 내가 힘들게 이뤄낸 성과라도 보러 돌아와야 하는 거 아니야?
그건 그렇고, 로도스 아일랜드에 있을 때 이 엘리시움이라는 녀석, 좀 짜증 나지 않았어?
우오오, 완전히 다른 풍미네!
키다리 형씨, 아까 보니까 벌꿀주를 좋아하는 녀석들과 같이 있던데, 내 말 들어. 그건 애들 음료 수준이야!
진정한 물건은 이 스피리츠 넘버 세븐이지. 자, 건배!
건배!
이 향은, 마치 폭우가 내린 뒤의 정글 지하 동굴에 낀 이끼 냄새 같아……!
앗, 미안. 나무 컵에 곰팡이가 폈네.
저 녀석 아주 신이 났네.
그런데 이남, 스티치 씨랑 어떻게 만났는지는 아직 얘기 안 했잖아요.
음…… 말하자면 길어.
대족장, 저번에 데려온 녀석이 정말 대단하더라고! 그 녀석 앞에서 작업했더니 며칠이나 밤을 새워버렸다니까!
그래서 요즘 아내가 계속 잔소리야. 이러다가 내 영혼까지 빨려버리겠어!
컬럼비아에서 가져온 폐기된 선반 기계인데, 그 정도는 아니잖아.
그 정도가 맞아! 말로만 듣던 기계를 만드는 기계야! 그 녀석이 내 앞에서 움직일 때 어떤 느낌인지 알아? 아내랑 연애할 때도 그렇게 두근거리지는 않았다고!
음, 조만간 네 선반 기계에 완충장치를 달아줄게.
며칠 있으면 토미미가 돌아오니까, 얼른 준비하고 마중 나갈 거야.
토미미를 마중하러 간다고? 체력적으로 얼마나 힘들지 벌써 상상이 가네.
선반 기계에 한 대 맞은 것처럼 힘들겠지.
걔가 또 얼마나 많은 소장품을 가져오겠어! 저번에 토미미가 짐 보냈을 때, 그걸 몇 명이 옮겼더라?
무슨 상단이 온 줄 알았다니까!
토미미는 어렸을 때부터 그랬잖아. 늘 잡다한 것들을 모으기 좋아했으니까……
설마 로도스 아일랜드에 가 있는 요 몇 해 동안 더 심해지진 않았겠지?
가비알이 구멍 낸 강판은 왜 보내왔는지 이해가 안 간다니까.
로도스 아일랜드 숙소에 둘 곳이 없어서 그랬다고 들었어.
잠깐, 앞에 누가 있는 거 아니야?
내가 미쳤지, 사서 이딴 고생이나 하고. 아까는 꼬불꼬불한 동굴이었는데 여기는 또 무슨 괴상한 곳이야!
지오센터 영감도 진짜 성가시다니까. 매일 문 앞에서 잔소리나 해대고…… 쳇, 이 성가신 넝쿨들! 이 망할 놈의 태양!
역시 인공 광원이 이것보다 훨씬 좋아!
......
목도 마르고 졸려.
스승님도 참, 왜 쎄루에르차를 떠났는지 전혀 이해가 안 가. 왜 사서 고생을 하는 거야?
어린이?
누굴 보고 어린이라는 거야!
음, 말투가 왜 이래. 누구한테 배웠어?
독학했다, 왜, 불만 있냐?
어린이는 예의 바르게 굴어야지. 대화할 때 그렇게 짜증 내면 안 돼.
얘 이상하게 생겼는데. 아카후알라에 이런 사람이 있었나? 누구네 집 아이가 길을 잃은 거지?
꼬리가 굵지도 가늘지도 않은데……
리베리나 피디아도 아니야. 아니, 잠깐, 설마 너……
너 두린족이지?
두린? 두린족이 누군데?
나도 잡지에서 봤는데 지하에서 사는 이상한 종족이라던데.
그건 메탈 크랩 아닌가?
너야말로 메탈 크랩이다! 맞고 싶어?!
아, 생각났다! 몇 년 전에 《기담괴론》에서 봤는데, 두린족은 술 담그는 솜씨가 일품이라던데. 그건 확실히 메탈 크랩과는 다르네.
메탈 크랩이라 해 봤자 발효한 과일 먹고 취하는 정도잖아.
그리고 메탈 크랩은 지하에 살지 않아. 그저 흙에 자기를 파묻는 것뿐이지.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
하아, 역시, 지상인은 식견이 좁은 오만한 녀석들이라니까. 아는 것도 없으면서 장황하게 늘어놓길 좋아하지.
두린족보다 더 멍청해.
쯧쯧, 가장 중요한 건 무엇보다 센스가 엉망이라는 거야.
어이, 꼬마 두린, 내 옷은 사르곤에서 가장 유행하는 디자인이야.
소위 '유행하는 디자인'을 골랐다는 것 자체가 센스가 얼마나 엉망인지 보여주는 거야. 남들이 만든 아름다움에 무슨 가치가 있겠어? 비참하게 남들 뒤꽁무니나 쫓고 있을 뿐이잖아.
대족장, 이 녀석이 아주 매를 버는데?
아직 어린애잖아, 됐어.
난 성인이거든!
하아, 이런 멍청이들이랑 무슨 말을 하겠다고. 난 간다.
엇, 가버렸네.
응? 또 멈췄어?
저기 말이야……
……크흠, 그게 말이지, 지상인, 괜찮다면……
물 한 잔만 줄래?
그래서 그 뒤로는 이남이 보낸 편지에 쓴 것처럼, 두린족 도시에 문제가 생겼으니 우리한테 도와달라고 했던 거예요?
적어도 그때 스티치는 그렇게 말했어.
주위를 둘러봐! 이렇게 예쁜 도시인데, 어딜 봐서……
딸꾹! 문제가 있어 보이냐고?
음, 술이 너무 맛있는 게 문제라면 문제겠네. 사람을 금방 취하게 하니까. 하지만 난 안 취했어, 건배!
이 괴팍한 녀석은 단지 본인의 예쁜 집에 우리를 초대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그 마음 알지.
다들 너 같을 거라고 생각하지 마, 엘리시움.
스티치가 우리랑 한 달을 같이 살았는데, 하루는 기차를 만들던 아다크리스들을 보게 됐지.
그리고 이렇게 말했어. “음, 굉장히 전문적인데! 너희가 용접한 이 고철이 큰 도움이 되겠어! 쎄루에르차에 와보지 않을래?”라고.
그래서…… 어이 브라더, 가득 좀 따라. 남은 건 지금 바로 마실 테니까……
그래서 그걸 승낙했다고?
스티치가 위기를 많이 과장하긴 했지만…… 사실 난 내 호기심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지하에 온 거야. 내친김에 지하에 사는 이웃과 거래할 건 없나 보려고 했지.
약삭빠르네요!
아카후알라가 야만적인 상태에서 벗어나려면 필요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야. 두린족의 제련과 제작 기술은 아주 뛰어나대. 도와주면 우리도 얻는 게 있을걸……
너희들도 고작 폐기품 조금 얻었다고 좋아할 필요가 없고.
이남…… 역시 대족장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었네요! 저는 또 매일 시내에서 쇼핑하느라 돈을 다 써버릴 줄 알았는데.
이 녀석, 평소에 날 그렇게 본 거야?
아카후알라가 발전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물론 돈이지. 사르곤 금화든 컬럼비아 수표든 빅토리안 파운드든, 우리에겐 다 필요해.
하지만 지금 아카후알라의 생산품…… 조잡한 수공예품이나 정제되지 않은 광석으로는 돈을 벌기는커녕, 다들 먹고살기도 버거워.
물론, 너희는 도시에서 정의한 '좋은 생활'에 신경을 안 써서 다행이지만.
그래도 돈과 부는 달라. 무작정 돈만 모인다면 아무것도 가져올 수 없어. 진짜 흐르는 것만을 '부'라고 할 수 있지.
아카후알라는 좋아지고 있어. 하지만 더 좋아지려면 계기가 필요해.
예를 들면, 두린족과의 기술 협력이라든가.
음, 이해가 안 가기 시작했어요…… 아무튼 전 어려운 일이 생기면 아츠를 쓰면 돼요! 아츠가 안 되면 아츠 스태프로 후려치면 되고요!
이게 바로 우리 '가비알의 의지' 생활 방식이니까요!
하하하하, 로도스 아일랜드에서 그렇게 오래 있었으면서 여전하네?
그런데, 하아, 내가 할 수 있는 건 이런 사소한 일뿐이야. 아카후알라를 발전시키려면 '리더'가 필요해.
하지만, 이남은 대족장이잖아요.
리더는 티아카우를 진정으로 단결시킬 수 있는 녀석이어야 해. 나? 나는 귀찮은 일이 싫어.
차라리 시내 가서 쇼핑이나 하고 싶네.
아주 좋은 생각이야! 나도 쇼핑을 좋아하거든. 물론 야외를 더 좋아하지만, 딸꾹!
그러고 보니 시끄러운 꼬맹이가 사라진 지 한참 된 것 같지 않아? 어디 몰래 놀러 갔나?
그러게요……
준비하러 가지 않았을까?
음, 그런데 저 대형 슬라이드가 눈앞에 있으니까…… 우선은 조금 즐겨도 문제없겠지?
제, 제가 로도스 아일랜드의 염국 오퍼레이터한테 들은 말이 있는데, 뭐더라…… “손님은 주인의 말에 따르라”…… 였던가?
아무튼, 주인이 없으니 손님 마음대로 하라는 뜻 같아요.
딸꾹! 좋은 말이야! 그 말에 따라서 한잔 더 마셔야겠어!
우리, 누가 먼저 대형 슬라이드까지 가는지 시합하자!
……엘리시움 씨, 두린족 생활에 적응하는 속도가 정말 빠르네요……
후우, 후우, 드디어 그 주정뱅이들을 따돌렸네.
이래서 난 생각 없이 행동하는 두린족이 싫다니까! 그 귀한 목숨을 쓸데없는 것에 낭비나 하고!
겨우 한 달 떠났을 뿐인데 쎄루에르차가 더 심해졌잖아! 하아, 돌아오는 게 아니었어!
그 멍청한 지상인들은 어디 갔지? 쳇, 녀석들이 무너지지 않을 정도의 철도교를 만들 수만 있다면, 내 요구도 낮출 순 있는데……
스티치? 진짜 돌아왔구나! 술을 못 마시는 두린이 쎄루에르차를 돌아다닌다길래 바로 너일 줄 알았다!
엣지 어스하트…… 영감도 참 끈질기구나.
그동안 어디 갔었어? 내가 얼마나 찾았다고. 하마터면 목숨 걸고 무너진 동굴까지 갈 뻔했다니까!
영감 같은 질긴 목숨은 죽을 리가 없잖아. 죽을 뻔했던 건 오히려 이쪽이고.
설마 너…… 지상에 갔던 거냐?!
왜, 가면 안 돼?
스티치, 정말 생각지도 못했다.
가, 간도 크지, 네가……
네가 이렇게 훌륭하게 성장해 주다니! 자, 어떤 신기한 걸 가져왔는지 어서 보여줘 보거라!
승강기 위에 있는 동굴은 길이 너무 험하고, 지도도 찾을 수 없어서 한동안 지상에 가려는 자가 없었는데!
뭔가 선물은 가져왔겠지? 먼 곳의 광석 표본인가? 아니면 지상 특유의 양조 식물? 설마 《기담괴론》 최신판이냐?! 도서관에 있는 건 너무 오래됐거든.
아니, 음, 그게 말이지……
사람 몇 명을 데려왔어.
뭐?
“그래서, 그녀는 선택했다……”
“올드 칼 벌꿀주를 선택했다!”
음, 아니야. 제품이 너무 늦게 등장한 거 같은데? 조금 수정해야겠다……
“가성비 이상의 가성비, 이득 이상의 이득!”
“마음껏 누릴 수 있는 곳을 찾고 싶다면, 마음껏 놀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면, 물론, 영혼마저 달래주는 벌꿀주를 원한다면……”
“바로 쎄루에르차의 올드 칼 벌꿀주만이 정답입니다!”
음, 좋아. 간결하고 명쾌하면서도 직접적이야. 의뢰인이 마음에 들어 하겠지, 아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