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7광기의 신호
라인 랩 본부에서 박사와 사리아는 며칠 동안 연락이 끊겼던 총괄을 찾아낸다. 헤어진 지 여러 해 만에 옛 친구 둘은 다시 만나게 된다.
엇, 뮤엘시스 주임? 이렇게 늦은 시간에, 뭐 두고 가신 거라도 있으세요?
아…… 크흠, 응, 아직 일이 안 끝났거든.
참 수고가 많으시네요.
여기 두 분은 누구신지?
……
……우리의 소중한 파트너야.
너 이분을 몰라?
음…… 얼굴이 잘 안 보여서……
이분은 오리지늄 이론학자이자 광석병 전문가, 재앙 연구가로 유명한……
아, 그분이셨군요! 대단하신 과학자를 만나게 되다니 정말 영광입니다!
- (나를 아예 모를 텐데?)
- ……
- (이게 된다고?)
우리는 급한 일이 있어서 빨리 올라가 봐야 해…… 기회 되면 다음에 같이 점심이나 먹자고.
물론이죠. 그럼 전 방해가 되지 않도록 이만……
……
잠깐만요, 아까부터 어디서 많이 뵌 분 같았는데, 혹시 그 방…… 방……
……방호 재료 분야에서 아주 유명한 전문가일세.
파르비스……
요 몇 년간 라인 랩은 아주 빠르게 확장됐어, 안 그런가?
새로 들어온 직원들은 아직 배울 게 많을 것 같군.
……두 주임이 동시에? 저, 전…… 아직 일이 남아 있어서요! 먼저 가 보겠습니다!
허허허.
……내가 돌아온 걸 알리지 않을 셈인가?
내가 노안이 와서 그런데, 우리가 전에 만난 적이 있던가? 아리따운 와이번 숙녀분?
……
다른 일이 없으면 이만 가 보겠네. 너무 늦게까지 깨어있으면 이 늙은 몸이 견디기 힘들거든.
참, 뮤엘시스 주임, 약속한 흑두차 잊지 말게.
휴…… 정말 그냥 지나가던 길이었을까?
지금은 새벽 4시다.
파르비스의 평소 퇴근 시간은 9시간 전에 이미 지났지.
역시…… 마지막 순간이 오기 전까진 퍼디낸드나 크리스틴 둘 중 어느 쪽에도 베팅하지 않겠다는 거네.
누구한테 더 승산이 있을지 지켜보겠다는 거지.
라인 랩이 폐허가 되어도 저 사람은 분명 살아남을걸.
……라인 랩 본부로 들어갔네.
네비게이트 팀, 준비해.
너무 서두르는 거 같은데.
너는……
사리아랑 겨루는 거 봤어. 네 장비에 관심이 생겨서 그러는데.
좀 보여주지 않을래?
……
너희들은 싸우기 전에 먼저 인사부터 하는 거야? 로도스 아일랜드의 정예 오퍼레이터 씨?
오해하지 마. 방금 그 말은 로도스 아일랜드의 정예 오퍼레이터 신분으로 한 게 아니니까.
정비사로서 나는 훌륭한 기술과 발명가라면 모두 경의를 표하는 편이거든……
그래서 네가 가진 특별한 구조의 아츠 스태프를 빼앗기 전에, 먼저 너의 의사를 확인해 두려는 거야.
……아주 재미있는 사람이네, 메커니스트 씨.
전에는 단순히 사리아를 만나러 간 거였는데, 너와 너의 상사…… 그 박사가 나한테 더 큰 서프라이즈를 줄 줄이야.
내 이름을 아는구나?
너도 날 조사했을 텐데, 그렇지?
최대한 많은 정보를 파악한다…… 이게 우리 같은 인간들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전의 습관이잖아.
……라인 랩 본부의 자료실에 네 이름이 있더라고, 오올헤약.
하지만 퍼디낸드가 자기 동료를 죽이기 위해 역사학자를 고용했다고 믿기는 좀 어렵네. 뭐, 컬럼비아에 불가능이란 없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이건 좀 심했지.
그건 그냥 부업이야.
부업이 역사 연구라고?
틀렸어.
난 역사학자야. 내가 여기 있는 건 천 년 동안 전해 내려오는 예언이 이루어지는 걸 목격하기 위해서고.
물론, 미래의 방향이 몇 개의 파묻힌 역사를 밝혀낼 수 있을 거라고 믿지만……
나도 너희처럼 진실을 탐구하는 사람이니까.
도착했어.
어디로 가야 너의 그 빌어먹을 상사를 만날 수 있는지 알고는 있나, 연구원 씨?
아마 감시실에 있을 거야.
모퉁이에 통풍구가 있어. 거기로 올라가면 최단 시간에 감시실에 도착할 수 있을 거야.
서둘러.
곧 수많은 사람들이 우리를 맞이하러 올 거니까.
……보안관님.
저희와 적대하실 줄 알았습니다. 보안관님은 의지가 약해요. 저 범죄자와의 과거를 잊지 못하셨군요.
쟤는 아직 범죄자가 아니야. 죄를 결정하는 건 너희가 아니고.
……되돌릴 수 없는 길로 가시는 겁니다.
이유가 뭐죠? 당신 같은 우수한 분들이 왜 자신의 앞길을 망치는 겁니까? 대체 왜…… 제 충고를 듣지 않은 거죠?
네가 정말 묻고 싶은 사람은 내가 아니잖아. 그렇지?
그래도 내가 그 사람을 대신해서 알려줄게.
윽……
우리는 뭘 위해 싸우는지 알고 있거든.
사람의 존엄성을…… 행동의 기준을 저 망할 주임 같은 놈이 짓밟지 못하도록 지키기 위해서라면, 우리는 절대 망설이지 않아.
우리는 너와 달리……
발을 들여놓기도 전에 어느 쪽이 유리한지 판단하려 하거나……
공격하기 전에 이유를 묻지 않아!
으윽……!
길은 찾았어?
아마도……
그럼 얼른 가.
너는?
난 석궁이 있지만 넌 없잖아. 그러니까 난 신경 쓰지 말고 너나 잘 챙겨.
……고마워.
조심해.
……
넌 왜 안 따라가? 그 녀석을 만나서 끝장내려고 여기까지 쫓아온 거 아니었어?
……나도 무기가 있으니까.
뭐?
같은 편에 서서 싸우는 건 참 오랜만이네, 메리.
같은 편은 무슨…… 그때는 그냥 놀이었지.
게다가 무슨 놀이든 다 내가 널 지켜줬잖아?
하하…… 고마워.
난 정말…… 그때가 너무 그리워.
저 엘리베이터를 타면 총괄 사무실까지 바로 올라갈 수 있어.
뒤쪽 비상계단으로 가는 게 더 안전하다.
나도 알아. 하지만 우린 시간이 없잖아?
바로 타고 올라가면 더 빠를뿐더러 상대해야 하는 전투원도 더 적을 거야……
잠깐, 앞에 있는 구역으로 가지……
엥?
……
미안. 거기가 감시 구역이라는 걸 깜빡했네……
박사, 예비 플랜으로 변경이다.
침입자 발견!
이쪽, 이쪽이다!
침입자를 붙잡…… 잠깐, 주임님?
안녕, 레지.
……
왜 돌아오셨…… 아니지, 주임님은 권한이 없어서 앞으로 더 가실 수 없습니다……
침입자 앞에서 망설임을 드러내는 건 적에게 기회를 줄 뿐이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내가 다시 알려줘야 하나?
……방패를 들어라!
스턴건 준비, 목표는 전방의 침입자…… 사리아다!
이제야 좀 봐줄 만하군.
최신 데이터는 모두 기록했나?
네.
드론 방향에 주의해.
실험체의 움직임이 1차 데이터 채집에 영향을 주면 않도록.
걱정 마시죠, 보스.
당신이 원하던 1차 데이터가 제 발로 당신 앞에 찾아왔으니까.
……
엘레나.
무사해서…… 정말 기쁘군.
그동안 당신 밑에서 일하면서 당신의 미묘한 표정을 읽는 것도 제 일의 한 부분이었어요……
왼쪽 눈썹이 살짝 움찔한 걸 보니 많이 놀라셨네요, 보스.
……너는 언제나 나한테 많은 놀라움을 주는군.
네가 돌아왔으니 나도 한숨 돌릴 수 있겠네…… 멍청한 신입들은 너처럼 훌륭한 연구원한테 좀 배워야겠어.
저한테 팀장을 맡기시려고요?
아니, 팀장이 아니야.
책상 위에 있는 열쇠 보이나? 챙겨.
너는 능력을 완전히 증명했어. 나든 도로시든…… 그 누구의 조수가 될 필요가 없지.
다음 프로젝트는 네가 최고 책임자가 될 거야.
이 열쇠는 내가 준비한 선물이다. 막 완성된…… 공간이 충분한 실험실이지. 너의 실험실이야.
무슨 연구를 하든 나와 라인 랩이 전력으로 지원하지.
정말 좋네요.
절 에너지과 주임 후보로도 검토해 주실 건가요?
……완전히 가능성이 없는 얘기는 아니지.
……
너…… 별로 기뻐하는 것 같지 않군.
당신이 저의 어떤 미래를 계획했다 해도…… 제 대답은 '거절'이니까요.
……아츠 스태프를 내려놔.
뭐가 두려운 거지? 내가 배신할까 봐? 곧 성공을 앞둔 중요한 순간에, 자신의 찬란한 미래를 보지 못하게 될까 봐?
어쩌면 정말 내가 그럴지도 모르지.
이해가 안 가는군. 내가 너한테 얼마나 많은 걸 줬는데……
난 너한테서 재능과 성실함 그리고 야망을 봤어.
성공을 위한 필수 자질이지. 그러한 자질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기도 한 거고.
당신은 절대 이해할 수 없어.
당신이 정말 날 신임했다면…… 실험의 진실을 나에게 알려줬어야 했어.
피실험자의 안전 따위는 무시하라고…… 나에게 도로시를 감시하라고. 그리고 쓸모 없어지면 당신은 범죄 증거와 함께 나조차도 없애버릴 생각이겠지……
……당신에게 나는 그저 말만 잘 듣는 바보였겠지?
올리비아가 그렇게 주의를 줬는데도, 난 당신이 손을 쓰는 마지막 순간에야 정신을 차렸어!
엘레나, 그건 네가 아직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야. 네가 지금처럼 동요할까 봐……
당신은 한 번도 날 믿은 적이 없어.
아니, 그 누구도 믿지 않았겠지. 퍼디낸드, 당신이 믿는 건 당신 자신뿐이야.
그런데 왜 내가 당신과…… 당신의 약속을 믿어야 하지?
난 그 누구한테도 이 정도의 기회를 준 적이 없어.
엘레나, 그거 아나? 너는 내 자식보다도 나를 더 닮았어.
난 너한테 많은 심혈을 기울였어. 지금이라도 네가 원한다면 내 곁에 돌아오는 걸 허락하지……
……
마지막 부탁이야……
그 입 좀 다물어.
당신의 '선물'과 그 가식적인 친절을 가지고 내 눈앞에서 사라져.
오늘부터, 엘레나 우르비카는 당신이 마음대로 쥐락펴락할 수 있는 멍청한 조수가 아니야.
퍼디낸드 클루니, 당신과 난 이제 끝이야.
……퍼디낸드 주임님!
저 여자를 잡아, 저 폭도를 잡으라고!
윽……
주임님, 괜찮으세요?
난 괜찮아.
엘레나……
다시는…… 그런…… 날 걱정하는 듯한 눈빛으로…… 쳐다보지 마.
정말…… 역겨우니까.
……내가 너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했지만, 너도 나를 진정으로 이해하지는 못해.
어쩌면…… 아까 그 순간, 난 걱정하고 주저했을지도 몰라.
하지만 그건 계획을 망칠까 봐 그런 것이 아니라, 너를 걱정해서야.
난…… 네가 이렇게 되는 걸 정말 보기 싫었거든.
그 말은……
쿨럭…… 나도 당신한테 똑같이 돌려줄게.
후우…… 후우…… 어떡하지? 방위과 사람들이 점점 더 몰려오고 있는데……
퍼디낸드가 정말 용의주도하네. 사리아 씨가 아무리 강하다 해도 이만큼의 인원을 상대하는 건 힘들지 않을까?
- 네가 좀 도와줘, 뮤엘시스 주임.
……나? 안 돼, 난 싸울 줄 모른단 말이야.
나 숨 헐떡이는 거 안 보여, 박사?
공격을 피하는 것만으로도 버겁다고……
- 아까는 교묘하게 사리아를 도와줬잖아?
- 일부러 시간만 안 끌면 될 것 같은데?
누…… 눈치챘어?
- 사리아는 감시 구역의 위치를 기억하고 있어.
- 너는 계속 사리아의 시야를 방해했어.
- 총괄의 위치를 알아낸 후 너는 별로 조급해하지 않았고.
난…… 꺄악!
……하마터면 진짜 당할 뻔했네.
오, 박사…… 날 잡아준 거야? 나…… 나를 계속 도와주는 거야?
내가 다른 마음을 품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걸 알면서도……
- 어떤 생각을 하든 그건 네 자유야.
- 너의 입장이 어떻든 상관없어.
- 그래도 사리아는 도와줬으면 좋겠어.
- 로도스 아일랜드와 라인 랩 공통의 이익을 위해서.
- 컬럼비아와 주변 국가의 안전을 위해서.
- 너 자신을 위해서라도.
……이번을 포함해 날 두 번이나 구해줬네, {@nickname} 박사.
좋아.
보답하는 셈 치지. 적어도 이번에는 너희들 편에 서서 사리아 씨가 가고 싶은 곳으로 갈 수 있게 도울게.
……
내 부름이 들리나, 물의 입자들이여!
눈앞에 있는 모든 생명체에게 입맞춤하고, 발밑의 먼지를 전부 쓸어가거라!
……엘프의 마음이 바뀌었네.
참 불쌍한 생명이야…… 항상 다른 사람의 입에서 내일에 대한 승낙을 얻고 싶어 하니까.
자신과 자신의 종족이 과거에만 속해있다고 기꺼이 인정할 사람은 없는 법이지.
크리스틴이 주지 못한 걸 설마 그 {@nickname} 박사가 줄 수 있을까?
오올헤약 님, 사리아가 봉쇄를 돌파했습니다.
됐어, 옛 친구나 만나게 두지 뭐.
난 해야 할 일이 있어서…… 정비사 씨와 교류하는 건 다음으로 미뤄야겠네.
……그가 기동 장갑들의 포위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면 말이야.
얼마 만에 돌아온 거지?
1497일인가.
헤어질 땐 이미 적이 됐을지도 모른다.
다시 만날 땐 여전히 친구일까?
돌아왔구나, 사리아.
……안녕, 크리스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