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도로시의 비전

DV-S-2답답한 가슴

사이드 스토리브릿지2023-03-14

젊은이들은 언제나 순간의 의기투합으로 뭉친 뒤에 긴 세월 동안 서로에 대해 알아간다. 결말이 어떻든, 처음 만났을 때의 그들은 어느 정도 진심이었다.


라인 랩 방위과 직원

……

라인 랩 방위과 직원

……접니다.

라인 랩 방위과 직원

예상하신 대로 보안관이 그 개척자들을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엘레나 우르비카, 그녀도 클루니 주임을 배신했습니다.

통신기 너머에서 한숨 소리가 들려왔다.

파르비스

아쉽군.

파르비스

역시 퍼디낸드가 지고 말았는가.

라인 랩 방위과 직원

왜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막지는 못했지만, 놈들도 결국 저항할 힘을 잃었습니다.

파르비스

아까 자네의 옛 상사가 라인 랩 본부에 돌아온 걸 봤네.

라인 랩 방위과 직원

사리아 주임이?!

라인 랩 방위과 직원

쓰읍……

파르비스

흥분하지 말게. 호되게 당했나? 누구한테? 그 보안관인가? 확실히 자네는 그 보안관이 사리아를 닮은 구석이 있다고 했었지.

라인 랩 방위과 직원

……정말 주임처럼 될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라인 랩 방위과 직원

저는 그냥…… 모르겠습니다.

라인 랩 방위과 직원

주임은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요…… 주임이 얼마나 열심히 일했는지 저는 알고 있습니다. 라인 랩을 본인의 건강이나 명예보다 더 중시했죠!

라인 랩 방위과 직원

그래서 저도 주임처럼 라인 랩을 지키고 싶었는데, 주임은 왜 우리를 버리고 떠났을까요?

파르비스

자네가 어떻게 아는가…… 사리아가 우리를 버린 게 아니라, 우리가 먼저 사리아를 실망시킨 게 아닌지?

라인 랩 방위과 직원

그 말씀은……

파르비스

역시, 자네는 아직 어리구먼.

파르비스

젊은이들은 순간의 의기투합으로 모이겠지만, 결국 그 후의 긴 세월 속에서 서로를 판별하게 되는 법이지.

파르비스

지금이야 그녀들이 격렬하게 대립하고 있지만…… 만났을 때는, 많든 적든 같은 뜻이 있었던 건 틀림없는 사실이야.

라인 랩 방위과 직원

……

라인 랩 방위과 직원

파르비스 주임님…… 무슨 음악을 듣고 계십니까?


파르비스

……이 멜로디가 뭔지 모르겠나?

파르비스

아, 미안, 깜빡했군. 자네는 늦게 들어와서 라인 랩의 첫 신년 파티에 참석하지 못했지.

파르비스

그때…… 그때 라인 랩은 사옥이 없었어.

파르비스

크리스틴은 오피스 빌딩의 반 층을 빌려 세를 들었지. 바로 트리마운츠 공과대학 옆이었어. 크리스틴과 사리아는 근처 낡은 아파트에 살았고.

파르비스

퍼디낸드는 항상 라인 랩을 위해 더 많은 자금을 조달해 오겠다고 말했지만, 그가 이전 회사를 떠난 이후로 예전의 파트너들은 그가 보낸 메일을 거의 다 외면했지.

파르비스

그때 나는 아직 원래 연구소의 소속이라 매달 트리마운츠에 돌아갈 기회는 한두 번이 고작이었어.

파르비스

그런데 새해 전날에 뮤엘시스가 무조건 돌아와서 파티에 참석하라고 메시지를 보냈던 거야.

파르비스

그날 밤은 눈이 아주 많이 내려서 특별구에서 돌아오는 길이 꽉 막혔었지. 애초에 이 늙은 몸으로 무리해서까지 갈 생각은 없었는데, 뮤엘시스가 협박을 하더군.

파르비스

내가 제때 돌아오지 않으면 새해 첫날 밤에 얼음물로 내 베개를 적셔버리겠다고 말이야.

파르비스

결국 자정이 거의 다 돼서야 겨우 그 사무실에 도착했지……

파르비스

그리고 이 노래를 들었지.

파르비스

정말 별로였어, 진심으로.

파르비스

라이타니엔 출신으로서 난 지금까지도 이해가 가지 않아. 오리지늄 아츠를 다루는 기술이 그렇게 뛰어난 뮤엘시스가 음악 센스는 왜 이렇게 형편없는지.

파르비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별로 신경 쓰지 않더군. 믿을 수 있겠나? 퍼디낸드는 사리아에게 춤을 청했고, 사리아는 그걸 또 받아들인 거야.

파르비스

크리스틴…… 크리스틴은 옆에 서서 지켜만 보고 있었지. 그날 밤, 크리스틴이 방에 있는 사람을 바라보는 시간은 창밖을 보는 시간보다 더 길었어.

파르비스

그랬던 날이…… 이제는 가물가물해졌군.

파르비스

이 노래…… 어떻게 불렀더라……

파르비스

하아……

파르비스

내가 정말 늙은 건가?

파르비스

……


라인 랩 방위과 직원

……

라인 랩 방위과 직원

주임님…… 파르비스 주임님?

라인 랩 방위과 직원

설마…… 잠드셨습니까?

통신기 반대쪽은 계속 대답이 없다.

멜로디는 쉴 새 없이 흘러나왔고, 마지막 음이 끝나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갔다.

그는 이 늙은 카프리니가 아직 통신기 옆에 있는지 알 수 없었다.

그가 유일하게 알 수 있는 건 날이 밝아 라인 랩 본부로 돌아가면, 늘 같은 장소에서 찻잔을 들고 아래층에 오가는 젊은이들을 미소 지으며 바라보고 있는 파르비스의 모습을 볼 수 있으리라는 것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