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S-2답답한 가슴
젊은이들은 언제나 순간의 의기투합으로 뭉친 뒤에 긴 세월 동안 서로에 대해 알아간다. 결말이 어떻든, 처음 만났을 때의 그들은 어느 정도 진심이었다.
……
……접니다.
예상하신 대로 보안관이 그 개척자들을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엘레나 우르비카, 그녀도 클루니 주임을 배신했습니다.
통신기 너머에서 한숨 소리가 들려왔다.
아쉽군.
역시 퍼디낸드가 지고 말았는가.
왜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막지는 못했지만, 놈들도 결국 저항할 힘을 잃었습니다.
아까 자네의 옛 상사가 라인 랩 본부에 돌아온 걸 봤네.
사리아 주임이?!
쓰읍……
흥분하지 말게. 호되게 당했나? 누구한테? 그 보안관인가? 확실히 자네는 그 보안관이 사리아를 닮은 구석이 있다고 했었지.
……정말 주임처럼 될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저는 그냥…… 모르겠습니다.
주임은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요…… 주임이 얼마나 열심히 일했는지 저는 알고 있습니다. 라인 랩을 본인의 건강이나 명예보다 더 중시했죠!
그래서 저도 주임처럼 라인 랩을 지키고 싶었는데, 주임은 왜 우리를 버리고 떠났을까요?
자네가 어떻게 아는가…… 사리아가 우리를 버린 게 아니라, 우리가 먼저 사리아를 실망시킨 게 아닌지?
그 말씀은……
역시, 자네는 아직 어리구먼.
젊은이들은 순간의 의기투합으로 모이겠지만, 결국 그 후의 긴 세월 속에서 서로를 판별하게 되는 법이지.
지금이야 그녀들이 격렬하게 대립하고 있지만…… 만났을 때는, 많든 적든 같은 뜻이 있었던 건 틀림없는 사실이야.
……
파르비스 주임님…… 무슨 음악을 듣고 계십니까?
……이 멜로디가 뭔지 모르겠나?
아, 미안, 깜빡했군. 자네는 늦게 들어와서 라인 랩의 첫 신년 파티에 참석하지 못했지.
그때…… 그때 라인 랩은 사옥이 없었어.
크리스틴은 오피스 빌딩의 반 층을 빌려 세를 들었지. 바로 트리마운츠 공과대학 옆이었어. 크리스틴과 사리아는 근처 낡은 아파트에 살았고.
퍼디낸드는 항상 라인 랩을 위해 더 많은 자금을 조달해 오겠다고 말했지만, 그가 이전 회사를 떠난 이후로 예전의 파트너들은 그가 보낸 메일을 거의 다 외면했지.
그때 나는 아직 원래 연구소의 소속이라 매달 트리마운츠에 돌아갈 기회는 한두 번이 고작이었어.
그런데 새해 전날에 뮤엘시스가 무조건 돌아와서 파티에 참석하라고 메시지를 보냈던 거야.
그날 밤은 눈이 아주 많이 내려서 특별구에서 돌아오는 길이 꽉 막혔었지. 애초에 이 늙은 몸으로 무리해서까지 갈 생각은 없었는데, 뮤엘시스가 협박을 하더군.
내가 제때 돌아오지 않으면 새해 첫날 밤에 얼음물로 내 베개를 적셔버리겠다고 말이야.
결국 자정이 거의 다 돼서야 겨우 그 사무실에 도착했지……
그리고 이 노래를 들었지.
정말 별로였어, 진심으로.
라이타니엔 출신으로서 난 지금까지도 이해가 가지 않아. 오리지늄 아츠를 다루는 기술이 그렇게 뛰어난 뮤엘시스가 음악 센스는 왜 이렇게 형편없는지.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별로 신경 쓰지 않더군. 믿을 수 있겠나? 퍼디낸드는 사리아에게 춤을 청했고, 사리아는 그걸 또 받아들인 거야.
크리스틴…… 크리스틴은 옆에 서서 지켜만 보고 있었지. 그날 밤, 크리스틴이 방에 있는 사람을 바라보는 시간은 창밖을 보는 시간보다 더 길었어.
그랬던 날이…… 이제는 가물가물해졌군.
이 노래…… 어떻게 불렀더라……
하아……
내가 정말 늙은 건가?
……
……
주임님…… 파르비스 주임님?
설마…… 잠드셨습니까?
통신기 반대쪽은 계속 대답이 없다.
멜로디는 쉴 새 없이 흘러나왔고, 마지막 음이 끝나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갔다.
그는 이 늙은 카프리니가 아직 통신기 옆에 있는지 알 수 없었다.
그가 유일하게 알 수 있는 건 날이 밝아 라인 랩 본부로 돌아가면, 늘 같은 장소에서 찻잔을 들고 아래층에 오가는 젊은이들을 미소 지으며 바라보고 있는 파르비스의 모습을 볼 수 있으리라는 것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