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경중집

포 선생

미니 스토리브릿지2025-12-11

린 칭옌은 기물학당에서 말하는 빗자루와 움직이는 두루마리를 보게 되고, 포 선생으로부터 이 마을의 숨겨진 진실을 듣게 된다. 그리고 비급을 둘러싼 다툼이 이 마을에 더 큰 혼란을 가져올 거라는 것을 알게 된다.

등장 오퍼레이터: 레이즈 더 썬더브링어, 레코드키퍼


자고로…… 서화가 세속의 평가를 받으면 세 번의 화를 입고, 예기가 시정 사람의 감정을 받으면 천고의 원한이 된다 하였거늘……

하지만 호형, 나는 스스로 범상치 않다고 자부하며, 그대와 함께 술을 마시던 날들에 한 번도 술을 뺀 적이 없고, 그대의 노여움을 산 적도 없거늘……

그대 같은 술친구가 이렇게 떠나버리면, 나는 또 누구랑 술잔을 나누란 말인가……

후우……


당황한 학생

선생님, 선생님! 큰일 났습니다!

당황한 학생

호군이…… 호군이 죽었습니다!

서당 선생

……

서당 선생

대체 언제 죽었다더냐…… 어떻게 그런 일이……

당황한 학생

호군이 평일에 머물던 그 찻집, 거기 2층에서 떨어져 죽었습니다!

당황한 학생

분명, 그 못된 여자가 죽인 게 틀림없습니다!

당황한 학생

그 여자가 우리를 노리고 찾아올 겁니다!

서당 선생

하아…… 내가 평소에 너희를 어떻게 가르쳤더냐?

서당 선생

직접 겪어보지 못한 일은 경솔하게 입에 담지 말라 했거늘. 네가 직접 본 것도 아니면서, 어찌 함부로 단정 짓는 것이냐?

당황한 학생

하지만 선생님께서도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하셨잖습니까.

당황한 학생

그 못된 여자는 최근 여러 사람을 해쳤습니다. 이번에 호군이 죽은 것도 그녀의 짓이 아니겠습니까?

서당 선생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것은 도리에 관한 것이지, 일에 관한 것이 아니며, 사람에 관한 것은 더더욱 아니다.

서당 선생

남이 너에게 악의를 품는 것을 원치 않듯, 남 역시 그런 대우를 원치 않는다는 걸 알아야 한다. 이것이 바로 '이치'니라.

서당 선생

하지만 누가 잘못을 저질렀다고, 일평생 잘못을 저지를 거라 단정 짓는다면, 그것이야말로 이치에 어긋나는 것이다.

서당 선생

됐다, 몇 마디 말로 설명할 수 있는 도리가 아니다. 지금은 더 시급한 일이 있지 않느냐.

서당 선생

찻집에서 떨어져 죽었다면, 그 유해를 수습한 사람이 있더냐?

당황한 학생

그건 제가 이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습니다!

당황한 학생

호군이 떨어진 후, 어떤 천사 복장을 한 사람이 산산조각이 난 호군을 가져갔습니다.

서당 선생

천사라니……?

서당 선생

이건 가벼운 사안이 아니다. 확실히 본 것이더냐?

당황한 학생

확실히 보았습니다. 호군이 떨어져 죽었을 때, 천사가 거기에 있었습니다.

당황한 학생

나중에 그 사람이 호군의 시체를 든 채 마을 여기저기에 수소문하고 있었습니다.

서당 선생

큰일이로구나, 큰일이야…… 이번 일이 목격된 이상, 한바탕 소란을 피할 수는 없겠구나.

서당 선생

아무튼 호군의 유해가 그 천사에게 있으니 방법을 생각해야겠구나…… 무슨 수를 써서라도 되찾아와야 한다.

당황한 학생

저희가 그 천사한테서 호군의 시체를 훔쳐 와야 한다는 말씀입니까?

서당 선생

죽은 동포는 시체가 아니라, '유해'라 불러야 한다고 몇 번을 말하지 않았느냐……

서당 선생

그리고 이는 '몰래 가져오는 것'이지, '훔치는 것'이 아니다. 내가 너희에게 가르쳤듯이, '훔치는 것'은 자신의 사리사욕을 위한 것이고……

서당 선생

됐다, 그만하자. 그 천사가 언제든 올 수 있으니 시간이 촉박하다. 내가 예전에 가르친 대로 각자 준비하도록 하거라.

린 칭옌

실례지만 말씀 좀 여쭙겠습니다. 귀하가 '포 선생'인가요?


린 칭옌

……

포 선생

……

린 칭옌은 이 작은 서당에 들어온 이후로, 한마디도 하지 않고 그저 서당 안을 살펴보고 있었다.

향 한 대가 타버릴 정도의 시간이 지나자, 맞은편에 앉아 있던 노인은 결국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포 선생

실례지만……

린 칭옌

저는 린 칭옌이라고 합니다. 대리…… 아니, 천사부의 천사입니다.

포 선생

그 옷차림을 보니 확실하군요.

린 칭옌

포 선생께서는 평소에도 천사들과 교류하시나 보죠?

포 선생

마을 근처에 천사부가 있는지라, 주민들이 천사부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당연히 알고 있지요.

포 선생

헌데 린 천사께서는…… 어쩐 일로 방문하신 건지요?

린 칭옌

선생께서 웃으실지도 모르겠지만, 전 오늘 처음 이 마을에 왔는데, 기괴한 일을 겪었습니다.

린 칭옌

마을 남쪽의 찻집에 자칭 호군이라는 점원이 있었는데, 그가 미시 삼각에 찻집에 있던 네 명의 여행객에게 독을 먹이고, 그들을 납치했었죠.

린 칭옌

전 그것을 우연히 목격했고, 그를 잡으려 했지만, 그가 2층에서 떨어지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린 칭옌

하지만 추락한 현장에 도착했을 때, 그곳에 남아있던 건 깨진 찻주전자뿐이었습니다.

린 칭옌

처음에는 제 눈을 의심했지만, 당시 현장에 있던 사람들도 그 광경을 목격했습니다.

포 선생

즉, 2층에서 떨어져 죽은 자가 부서진 찻주전자로 변했다는 말씀입니까? 그것참 듣도 보도 못한 기이한 일이군요……

포 선생

그럼…… 린 천사, 혹시 귀하께서 말한 그 깨진 찻주전자는 제게 보여줄 수 있겠습니까?

린 칭옌

……

린 칭옌은 주머니에서 보따리 하나를 꺼내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포 선생이 보따리에 손을 뻗으려는 순간, 린 칭옌이 먼저 보따리에 손을 얹었다.

린 칭옌

잠시만요, 그 전에 먼저 몇 가지 묻고 싶은 게 있습니다.

포 선생

그…… 얼마든지 물어보십시오.

린 칭옌

아까 제가 마을에서 수소문했더니, 많은 사람들이 그 호군이라는 자를 알고 있었더군요. 그중에는 포 선생의 지인이라고 하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린 칭옌

그리고 신기한 건, 전 이 백조에서 오랫동안 살았지만, 백조랑 가까운 이 망산의 산자락에 이런 마을이 있다는 건 전혀 들어본 적이 없다는 겁니다.

린 칭옌

더군다나 이 망산 마을에는 관청도 없는지라, 사람들이 무슨 일이 생기면 꼭 이 '기물학당'에 와서 해결한다고 들었습니다.

린 칭옌

아무래도 선생께선 이 마을에서 꽤 명망이 높으신가 봅니다?

포 선생

아뇨…… 천만의 말씀입니다.

포 선생

우선, 린 천사의 물음에 답해드리지요.

포 선생

사실 이 마을도 옛날에는 제법 활기찼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백조가 점차 커지면서 마을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떠나자, 마을에는 사람 수가 점점 줄어만 갔습니다.

포 선생

지금도 마을이라고 부르고 있긴 하나, 실제로는 500여 가구에 불과합니다. 거기다 천사부와도 가까워 딱히 별문제가 발생하지 않으니, 조정도 안심하고 관여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포 선생

그리고 이 늙은이로 말할 것 같으면, 이전에는 고작 책 몇 권을 읽은 가난한 서생일 뿐이었습니다. 학문이 부족한 탓에 시험을 통과하지 못해, 그저 이곳에서 아이들에게 글이나 가르치며 겨우 생계를 이어가고 있지요.

포 선생

헌데 이렇게 여러 해가 지나고 나니, 마을 사람들이 저를 선생이라 부르며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제게 의견을 묻고자 하더군요. 제겐 과분할 따름입니다.

린 칭옌

선생께선 겸손하시군요. 글을 가르치는 것 자체가 덕망이 있는 일이니, 선생께서 공경을 받는 것도 당연한 일입니다.

린 칭옌

그런데 이 방에 있는 수집품, 서적, 서화, 골동품들은 모두 범상치 않아 보이네요.

포 선생

이것들은……

포 선생

아, 린 천사께서 잘못 보신 것 같군요. 이것들은 평소에 제가 친하게 지내는 천사가 선물 준 것으로, 여기저기서 모은 잡동사니입니다. 오래된 것들이긴 하지만, 그다지 값어치가 있는 물건은 아닙니다.

린 칭옌

그런가요……

포 선생

그리고 천사께서 방금 물어보신 그 호군에 관해서는…… 콜록, 콜록……

린 칭옌

……!

포 선생

조심하세요!

갑자기 탁자 위의 촛대가 쓰러지는 바람에 하마터면 뜨거운 촛농이 린 칭옌의 손에 튈 뻔했다.

린 칭옌이 급히 몸을 일으키자, 이번에는 등 뒤의 의자가 갑자기 쓰러져서 넘어질 뻔했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에, 포 선생은 잽싸게 탁자 위의 보따리를 바꿔치기했다.

린 칭옌

이게 대체……

포 선생

린 천사…… 괘, 괜찮으신지요……

포 선생

이곳의 물건이 너무 오래되어 수시로 말썽을 부리곤 합니다. 죄송합니다.

린 칭옌

…… 괜찮습니다.

린 칭옌

그나저나 저희가 방금 이야기한……

포 선생

아, 방금 이야기했던 호군은 확실히 제 친우입니다.

포 선생

그는 마을 찻집의 점원으로, 차를 제법 잘 우려 평소 서로 차와 술을 나누는 친우로 여겼지요.

린 칭옌

그럼 평소 그에게 원한을 품은 사람은 없었습니까?

포 선생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아는 호군은 본분을 잘 지키는 친구라서……

포 선생

하지만 오래 살다 보면 접시가 그릇에 부딪히는 일도 있는 법인지라, 무심코 누군가에게 몇 마디 무례한 말을 했거나, 돈을 빌려 늦게 갚았을 수도 있겠죠.

포 선생

이 세상을 살면서 진정으로 '원수'가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이건 정말로 뭐라 하기 어렵군요……

린 칭옌

선생께서 말씀하고 싶은 건 그게 전부인가요?

포 선생

이건 그런 뜻이 아니라…… 제가 아는 게 그것밖에……

린 칭옌

알겠습니다.

린 칭옌

선생께서는 타의 모범이 되는 분이고, 저 또한 선생님께 도리에 어긋나는 행동을 강요하고 싶진 않습니다. 그러니 선생님께서도 말씀하시기 전에 심사숙고해 주시길 바랍니다.

린 칭옌

선생님께서 저와 다시 이야기하고 싶을 때가 되면, 자연스레 다시 만나게 될 겁니다.

린 칭옌

오늘 밤은 실례가 많았습니다. 그럼, 저는 이만.


당황한 학생

선생님, 선생님! 그 천사는 갔습니까? 저희를 봐준 건가요?

포 선생

그래……

당황한 학생

그러면 호군의 유해는 받으셨습니까?

포 선생

……

포 선생은 그제야 탁자 밑에서 보따리를 천천히 꺼내 조심스레 풀었다.

그러나 보따리에 들어 있던 것은 찻주전자 조각이 아닌, 자갈 한 무더기였다.

포 선생

린 천사는 총명할 뿐만 아니라, 인품마저 두터운 사람이군……

포 선생

어쩔 수 없구나…… 한 번 다녀와야겠다.

포 선생

집을 잘 지켜라, 내 다녀올 테니.

당황한 학생

선생님, 선생님! 저희가 도와드릴까요?

포 선생

……그래, 날 따라오거라.


린 칭옌

……

깊은 밤, 린 칭옌은 홀로 조용한 거리를 걷고 있었다. 만약 지금 곁에 누군가가 있었다면, 분명 이 기묘한 광경을 목격했을 것이다.

천사의 뒤로 열 걸음 떨어진 벽에 빗자루 하나가 기대어 있었는데, 어째서인지는 그녀가 아무리 걸어도 그 빗자루는 일정한 거리를 두며 계속 그녀를 따라다녔다.

길가에 왜 가정용 빗자루가 있는지는 차치하더라도, 지붕 위에서는 꽃신 한 짝이 탁탁거리며 빗자루를 따라다니는 데다, 벽에 붙은 글자는 꽃신을 따라가고 있었다.

그 뒤로는 뛰어다니는 멜대, 구르는 약병, 쿵쿵거리는 딸랑이 등이 줄지어 이어졌고…… 이 긴 대열의 맨 끝에는 포 선생이 있었다.

대열은 한 객잔 앞에서 멈췄다.

빗자루

포 선생님, 그 천사가 보이지 않습니다.

포 선생

이 객잔에 들어갔느냐?

멜대

들어간 건 확실한데, 그 뒤로는 보이지 않습니다.

포 선생

으음……

기와

선생님, 선생님……

포 선생

네가 그 천사를 보았느냐?

기와

아닙니다, 아니에요!

기와

저는 그 못된 여자를 보고 쫓아온 겁니다!

포 선생

그게 무슨……

???

찾았다.


포 선생

어이구…… 내 허리……

포 선생

너였구나……

포 선생

하아, 너였을 거라고 생각하고 싶지 않았지만…… 너 말고 또 누가 있겠나?

냉혹한 검객

군소리 마. 내가 알고 싶은 건 하나뿐이야. 왜 날 속였지?

포 선생

속이다니? 내가 언제……

냉혹한 검객

당신은 그 비급이 분명 가짜라고, 신경 쓸 필요 없다고 했지. 그런데 그 찻주전자는 어째서 찻집의 거래에 끼어들었고, 또 어떻게 이 비급을 손에 넣었을까?

포 선생

오해야…… 그건 전부 오해야……

냉혹한 검객

오해든 뭐든 이젠 상관없어. 당신을 찾아온 이유는 그저 단 하나……

냉혹한 검객

이 비급에 적힌 '화인'의 술법, 그것만 알려주면 돼.

포 선생

너는 정녕…… 이 마을을 떠나고 싶은 게냐?

냉혹한 검객

옛 친구와의 약속인데, 당신이 모를 리가 없잖아?

냉혹한 검객

지난 몇 년 동안, 난 이 마을을 떠나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사정했지, 그때마다 당신은 계속 조급해하지 말라고만 했어.

냉혹한 검객

하지만 지금, 이 비급은 내 눈앞에 있어. 아직도 변명할 거리가 남았나?

냉혹한 검객

당신은 문하생도 많은데, 나한테 그거 하나 가르쳐 준다고 문제 될 것도 없잖아?

포 선생

지난 며칠 동안, 너는 이 비급을 차지하려고 사람을 해치는 일까지도 마다하지 않았다.

포 선생

너는 인간이 되고 싶다고 했지만, 정작 인간의 선함과 인애는 배우지 않고, 원한과 폭력부터 배웠구나.

포 선생

너를 이대로 마을에서 내보낸다면, 그거야말로 너를 해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냉혹한 검객

인애는 무슨…… 내 가슴속의 애정을, 당신들이 어찌 알겠어……

냉혹한 검객

일이 이렇게까지 됐는데도 아직 숨길 생각인가?!

포 선생

유감스럽지만…… 네가 말하는 그 '화인'의 술법에 대해선 나도 아는 바가 없다.

포 선생

나를 원망해도 좋고, 죽여도 좋아.

포 선생

하지만 내게 양심을 저버리고 학생을 기만하라면, 그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냉혹한 검객

…… 포 선생, 난 줄곧 당신을 존경해 왔어.

냉혹한 검객

이렇게 된 이상, 나를 원망하지 마.

냉혹한 검객

……!

검객의 검이 내리치기도 전에, 밖에서 벼락을 두른 검이 날아와 검객을 물러서게 했다.

적의 실력이 범상치 않음을 깨달은 검객은 한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창문을 넘어 도망쳤다.

린 칭옌

놓쳤군요……

포 선생

린 천사…… 방금 대화를 들었습니까?

린 칭옌

대충은요. 대충 무슨 일인지 짐작도 했습니다.

포 선생

하아……

린 칭옌

물론 선생께도 나름의 고충이 있다고 믿고 싶지만, 방금 전 선생의 행동은 확실히 적절하지 않았습니다.

포 선생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이거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됐군요……

포 선생

그런데 린 천사, 제가 납치된 것은 어떻게 아시고……

린 칭옌

말하는 빗자루가 저를 따라와서는 선생을 구해달라고 하더군요.

린 칭옌

……덕분에 오늘은 더 이상 그 어떤 황당한 걸 봐도 놀라진 않을 것 같네요.


포 선생

앉으시지요, 린 천사. 우선 차부터 한 잔 드리겠습니다.

말이 끝나자마자 한 쟁반이 찻주전자와 찻잔을 받쳐 들고 다가왔다.

그 모습을 본 린 칭옌도 그저 눈살을 찌푸릴 뿐이었다.

린 칭옌

이 기물들은……

포 선생

이들은 모두 이 학당의 학생이며, 동시에 '창괴'입니다.

린 칭옌

어쩐지 오늘 만난 주민들이 어딘가 이상하더라니……

린 칭옌

설마 마을 사람들 모두가……?

포 선생

사람도 있고 창괴도 있습니다. 그 수가 어떻게 되는지는 저조차도 잘 모르겠군요.

포 선생

몇 년 전부터 마을은 이런 상태였습니다. 전에 린 천사께 했던 말도 거짓은 아닙니다.

린 칭옌

베헤모스의 영향을 받아 태어난 창괴라면 저도 들어본 적이 있는데, 이렇게 인간에 가까운 지성을 가진 녀석들은 처음입니다.

포 선생

이 근처에 무엇이 있는지, 린 천사께선 잊으셨습니까?

린 칭옌

……쉐이 능묘.

포 선생

그렇습니다……

포 선생

아시다시피, 베헤모스의 화신은 기물에 빙의하는 힘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쉐이'는 너무나도 강해, 천 년 동안이나 봉인되어 있었지만, 새어 나온 그 약간의 힘만으로도 기물을 '창괴'로 만들기에 충분했죠.

린 칭옌

일반인은 이런 일을 절대로 알 수 없을 텐데, 설마 선생께선……

포 선생

사세대에서 '베헤모스 학자'로 있었던 것도 벌써 수십 년 전의 일이로군요.

포 선생

삶은 끝이 있지만…… 베헤모스 연구에는 끝이 없었고, 저 역시 인간다움을 잃어가는 것 같아서, 사표를 내고 산속에 은거하면서 이 마을을 발견하게 됐지요.

포 선생

수십 년 전, 이 마을에서 자주 창괴가 소란을 피워, 천사부에서도 수차례 천사를 파견해 진압한 적이 있습니다.

포 선생

하지만 저는 이 인간 세상에 온 '창괴'들이 실은 의지할 곳이 없는 불쌍한 것들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게다가, 그중에는 인간성을 지니고 정신과 지혜가 인간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창괴도 있었죠.

포 선생

그래서 그들이 소란을 피워 소멸되느니, 차라리 인의예법을 가르쳐 사람들과 평화롭게 공존하는 게 어떻겠냐는 생각이 불쑥 들었습니다.

포 선생

그렇게 이 '기물학당'이 탄생했습니다.

린 칭옌

선생의 뜻은 정말로 숭고하군요……

포 선생

당치도 않습니다…… 천사께 공치사를 바라고 이런 말을 하는 게 아닙니다.

포 선생

돌이켜보면 우스운 이야기지만, 제 삶의 절반은 인간을 위해 '베헤모스'를 연구했고, 나머지 절반은 '창괴'에게 인간을 흉내 내도록 도왔습니다. 하지만 결국, 어느 쪽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어중간하게 되었지요……

포 선생

그러나 이렇게 은거한 후에야 비로소 이 기물들이 사실은 사랑스러운 것들이라는 걸 느꼈습니다.

포 선생

본래는 이런 나날이 계속될 거라 생각했습니다만……

포 선생

며칠 전에 편지 한 통을 받게 되었죠.

린 칭옌

편지라면……


린 칭옌

“기밀문서, 타인에게 발설 금지”?


포 선생

누군가가 옥문의 종사께서 직접 쓰셨다는 절세 비급을 손에 넣었다고 하더군요.

포 선생

소문으로는 그 종사께서는 베헤모스의 화신이었는데, 그럼에도 자신을 위한 인간의 몸을 만들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비급에는 창물을 '인간'으로 변화시키는 비결이 있다고 했지요.

린 칭옌

이 일에 옥문까지 연루되다니, 설마 좌락이 말했던 변고라는 게……

린 칭옌

하지만 '창괴'를 사람으로 만든다니, 그 비급으로 정말 그런 게 가능합니까?

포 선생

솔직히 말해서 저도 그 진위를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적지 않은 창괴들이 그걸 믿고 있다는 겁니다. 그게 소란의 씨앗이 되어버렸죠……

린 칭옌

그렇다면, 이 편지를 쓴 사람의 목적은 이 마을의 민심을 어지럽히는 거란 말씀입니까?

포 선생

하아…… 글쎄요, 확실하진 않습니다……

포 선생

아무튼 제가 알고 있는 내용은 전부 말씀드렸습니다. 린 천사께서는 앞으로 어떻게 하실 생각입니까?

린 칭옌

……

린 칭옌

쉐이의 일은 본래 제 소관이 아니지만, 창괴가 사람을 해치고 있으니, 천사부의 천사로서 절대 좌시할 수는 없습니다.

린 칭옌

만약 그 배후의 주모자가 악의를 품고 있다면, 더더욱 가만히 있을 수 없는 일이고요.

포 선생

다행이군요…… 린 천사께서는 정직한 분으로 보입니다. 이 일을 린 천사께서 맡아주신다면, 저로서도 안심이 될 겁니다.

포 선생

린 천사…… 마지막으로 하나 더 있습니다.

포 선생

부디 호군의 '유해'를 제게 넘겨주시지요……

린 칭옌

물론입니다……

린 칭옌

선생께서 직접 안장할 생각입니까?

포 선생

안장이긴 하지만, 단순한 안장은 아닙니다.

포 선생

이 서재는…… 단모당이라고 합니다. 이곳에 있는 파손된 기물들은 모두 과거 '창괴'였던 것들이지요.

포 선생

창괴의 생사는 사람과 다릅니다.

포 선생

그들은 기물에 대한 사람의 집념에서 태어났기에, 그 물건이 파손되거나 사람의 집념이 사라지면 죽게 됩니다.

포 선생

하지만 파손된 기물들을 잘 복구하면, 언젠가 다시 의식이 돌아올지도 모르지요.

린 칭옌

그러면 이 찻주전자, 아니, 이 호군은요……?

포 선생

호군의 주인은 본래 이 마을의 차농이었습니다. 차를 좋아했고, 또 차에 대해서 잘 알았죠.

포 선생

과거 그는 산에서 차밭을 몇 고랑 일구었고, 매년 청명 전에 차를 따서 달였습니다. 그 무렵이 되면 마을의 모든 우물에서 차의 향기가 났죠.

포 선생

하지만 그는 만족하지 않고, 세상에서 가장 좋은 차와 가장 맑은 샘물을 찾고 싶어 했습니다.

포 선생

어느 해, 그는 염국 최남단에 있는 해변에 천악춘의 모수가 있다는 소문을 듣고는, 두말없이 선단을 고용하여 남쪽으로 향했습니다.

포 선생

하지만 그 후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포 선생

그 차농의 집념이 오랜 세월 함께한 이 찻주전자에 깃든 것입니다. 그렇기에 호군이 늘 마을을 떠나려 했던 것도 이상할 게 없지요……

린 칭옌

그 차농은 선생의 친우였나요?

포 선생

……

린 칭옌은 보따리에서 상자를 하나 꺼냈다. 상자 속엔 조심스럽게 보관된 찻주전자 조각이 있었다.

포 선생

정말 감사합니다……


예의 바른 남성

운청평 씨,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운청평

대단히 죄송합니다. 뜻밖의 일이 생기는 바람에 오래 지체됐습니다.

예의 바른 남성

마을을 한 바퀴 둘러보고 싶다고 했는데, 충분히 즐기셨나요?

운청평

물론입니다. 이 마을의 사람과 운치 덕분에 제 식견이 많이 넓어졌습니다.

운청평

그분을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한 것 같으니, 이제 출발하시죠.

예의 바른 남성

자, 그럼 이쪽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