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의 이야기
강도 사건을 조사하던 중, 린 칭옌은 한 위독한 노인을 위해 그가 평생 함께해온 돌을 찾아주게 되고, 돌을 되찾은 노인은 자신과 어떤 수집가의 인연을 떠올리게 된다.
등장 오퍼레이터: 레이즈 더 썬더브링어
우와…… 엄청 예쁜 돌이네.
우와, 이렇게 예쁜 무늬에 반들반들하기까지 하고 가져가서 조각하면 시장에서 비싸게 팔 수도 있겠다.
꼬마야…… 그 돌을 돌려주지 않을래?
돌려달라고요? 이건 제가 주운 건데, 왜 돌려달라는 거예요?
내가 정원을 꾸미기 위해 어렵사리 구해 온 돌이거든. 그런데 돌아가는 길에 그만 실수로 여기에 떨어뜨렸지 뭐니.
그러니 돌려줬으면 한단다. 정원을 다 꾸미면 널 초대할게, 어떠니?
싫어요, 싫어요…… 아저씨가 자기 거라고 하면 다 아저씨 건가요? 이 돌은 원래부터 여기에 있었고, 제가 주웠으니 제 거예요.
아이고, 이 장난꾸러기 녀석, 도통 말이 통하질 않는구나……
좋아, 그럼 이건 어때? 내가 그 돌을 사겠다면?
그 돌을 내게 준다면, 가격은 네가 부르는 대로 줄게.
정말요……? 그러면 백…… 아니, 천……?
천이든 만이든, 백만이든 천만이든 상관없어. 네가 평생 누릴 수 있는 액수라도 상관없단다.
아저씨……
거래 성립인가?
아뇨, 아뇨…… 그래도 안 돼요.
세상 사람들은 모두 이득을 우선으로 하죠. 그런데 아저씨가 그렇게나 많은 돈을 주면서까지 이 돌을 바꾸려 한다는 건, 분명 이 돌이 그것보다 더 가치 있기 때문이겠죠.
그럼 더욱 소중히 간직해야겠네요. 대체 이 돌에 어떤 특별한 점이 있는지 자세히 살펴봐야겠어요.
꽤 영리한 아이인걸……
좋아, 나도 뭐 급한 건 아니니까.
나중에 네가 마음이 바뀌면, 그때 찾아와 이 돌을 사도록 할게.
어처구니가 없네…… 정말 어처구니가 없어!
노친네, 죽기 직전까지도 사람을 이렇게 성가시게 하다니!
둘째 오라버니, 그런 말씀 마세요. 아버지도 건강이 하루가 다르게 나빠지고 있다고요. 아무래도 곧……
하지만 우리도 평소에 효도하진 않았잖아요. 아버지의 마지막 소원이니, 최대한 들어드려야죠.
둘째야, 여동생의 말이 맞다.
백선 중에서도 효가 으뜸이라 하거늘, 네가 아무리 출세를 해도 인간으로서의 본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알았어, 알았다고. 이제 와서 웬 효도 타령이야. 노친네가 쓰러지고 나서 집안일을 이것저것 챙겨준 게 누군데?
그깟 돌멩이 하나 잃어버렸다고 이 난리를 쳐? 내가 백조로 가서 신고라도 했으면, 대리사는 공무 집행 방해로 나를 잡아넣을걸?
그런데…… 우리 집에 그런 돌이 있기나 해?
글쎄. 집에 재산이 얼마나 있는지는 둘째 네가 더 잘 알잖아?
시끄러워! 쓸데없이 혼자 고상한 척이야.
몇 년간 집에 코빼기도 비치지 않다가, 노친네가 병으로 쓰러지니까 아주 바지런히 뛰어다니던데. 그 속셈을 누가 모를 줄 알아?
그만, 그만. 다들 그만 싸우세요. 도와주진 못할망정, 폐를 끼칠 수는 없잖아요?
마침 그 천사가 지나가던 길이라고 하니, 우리는 그 돌을 찾아주길 기다리기만 하면 돼요.
……
어르신, 이분은 천사부의 천사이자, 대리사에서 소경으로 지냈던 분입니다.
어르신을 도와 그 돌을 찾으러 오셨다고 하니, 그 귀한 돌이 어떻게 된 건지 자세히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흥……
자식이나 되는 것들이, 전혀 신경 쓰고 있지도 않구나……
아이들에게 전해라, 내 돌을 찾지 못한다면 일전 한 푼 없다고.
돌을 찾는 사람에게 내 재산의 반을 줄 거다.
당신이 만 씨 어르신인가요……
어르신께서 잃어버리셨다는 게 어떤 돌인가요?
내가 어렸을 때 강변에서 주운 돌인데,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돌이라네.
그 돌은 어떤 보물인가요? 옥인가요? 아니면 다른 보석인가요?
모두 아닐세…… 그저 평범한 돌이지.
그렇다면 그 돌을 노릴만한 사람은 있나요?
있지…… 하지만 그 돌을 원하는 사람은 절대 그 돌을 훔치진 않을 거야……
그 사람이 누구죠? 왜 그렇게 말씀하시는지……
린 칭옌은 더 묻고 싶었으나, 노인은 이미 고개를 돌려 더는 말하고 싶지 않다는 뜻을 밝혔다.
평소 그 돌은 어디에 보관하나요? 또 저택의 사람들이 마지막으로 그 돌을 본 건 언제였고요?
그 돌은 평소 주인어른께서 특별히 만든 상자에 담아, 저택의 가장 안쪽에 있는 창고에 보관했습니다.
그저께 밤, 제가 창고를 청소할 때까지만 해도 모두 그대로 있었는데, 다음 날 아침 상자가 바닥에 떨어져 있었고, 돌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뒤였죠……
……괜찮다면 저를 그곳으로 안내해 주시겠어요?
자, 여러분, 안으로 들어오세요! 여러분의 후의에 보답하고자, 소박하게나마 술자리를 마련했습니다. 대접이 넉넉지 못하더라도 부디 너그러이 이해해 주세요!
나리, 이사를 축하드립니다! 이건 제가 고향에서 잡아 온 파울비스트고, 이 두 상자는 파울비스트의 알입니다요……
형님, 저희는 본래 같은 집안이고 동년배이기도 하잖아요. 그저 조금 멀리 떨어져 있었을 뿐이지, 그렇게 서먹하게 지낼 필요는 없잖아요? 그냥 편하게 말씀 놓으시고, 동생이라고 불러 주세요.
알겠어…… 만 동생! 이건 우리 어머니가 밤새 만든 신발이야.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네.
어머니한테 들었어. 지난 몇 년 동안, 네가 장사를 하느라 여기저기 바삐 돌아다녔다고. 밖에서 산 두꺼운 신발이 튼튼하긴 하지만, 그래도 집에서 직접 만든 게 더 신기 편하지.
제가 이쪽에 자리를 잡게 되면 꼭 고모님께 인사드리러 갈게요. 어릴 적 산사태에 집이 휩쓸려 갔을 때, 고모가 불편한 허리를 부여잡고 수백 리를 걸어 제게 좁쌀 두 자루를 가져다준 건, 저 아직도 기억하고 있어요.
하아…… 그때 너에게 남은 전 재산은 고작 돌멩이 하나뿐인지라, 다들 네가 오래 살지 못할 거라고 했어. 그런데 네 명줄이 그 돌멩이보다 더 단단하고 끈질길 줄이야!
넌 스스로 일어섰어, 더럽고 힘든 일에도 한마디 불평조차 입 밖으로 내지 않았지. 근데 끝내 그 산골짜기를 벗어나 사업을 일으키고 가정도 꾸렸으니…… 진심으로 네가 존경스럽구나!
모두 운이 좋았던 거지요……
그 지경까지 몰렸으니 저도 이 악물고 버텼던 겁니다. 그대로 죽을 수는 없는 노릇이잖습니까? 목숨을 건진 건 천만다행이라지만, 마냥 손 놓고 있을 수도 없었고.
청년은 가슴에 손을 얹고는 목에 걸린 돌을 꽉 움켜쥐었다.
어서 자리에 앉으시지요. 더 이상 이야기하면, 고기 조림이 거덜 나고 말 겁니다!
여러분, 자리는 많으니 서두르실 필요가…… 어, 당신은?!
맞아, 나야. 다시 찾아왔어.
오랜만에 뵙는군요. 오늘은 어쩐 일로 찾아오셨습니까. 설마 그 돌을 사려고 오신 건 아니겠지요?
바로 그거야.
너도 가업을 이루었고, 의식주가 풍족해졌으니…… 이제는 그 돌을 포기하고 내게 넘겨줄 마음이 생기지 않았을까?
당연히…… 안 됩니다!
이 돌은 제 목숨을 구해줬을 뿐만 아니라, 그냥 끼고 자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해지거든요.
저에게 부적이나 다름없는 돌입니다. 어떻게 줄 수 있겠습니까? 안 됩니다, 그냥 포기하시죠.
그래.
예? 정말 포기하시게요?
물론 그럴 수는 없지.
난 그 돌을 정말 좋아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다른 사람의 소중한 걸 빼앗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
그러면 계속 기다리는 수밖에…… 언젠가 네가 그 돌을 포기하고 싶어진다면, 그때 다시 가지러 올게.
여기가 저택의 중요한 재산을 보관하는 창고인가요?
그렇습니다…… 주인어른의 중요한 장부와 토지 계약서까지 모두 이곳에 보관되어 있지요. 일반 사람은 들어올 수 없는 곳입니다.
혹시 돌이 사라진 그날 밤, 이곳에 다녀간 사람이 있나요?
공교롭게도…… 그날 밤 폭우가 쏟아졌었는데, 이 창고의 불은 계속 꺼져있던 걸로 기억합니다. 저도 아무런 소리를 듣지 못했습니다.
그럼, 평소 이곳에 들어올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요?
창고와 수납장의 열쇠는 모두 4벌입니다. 주인어른의 세 자제분이 각각 한 벌씩 갖고 있으며, 주인어른의 것은 평소에 제가 보관하고 있지요.
하지만 그 돌이 담겨있던 상자를 열 수 있는 열쇠는 오직 하나뿐으로, 그 열쇠는 항상 주인어른께서 지니고 계십니다.
그 상자는 이 수납장 위에 놓여 있었나요?
주인어른께선 평소에도 다른 사람이 그 돌을 만지지 못하게 하셨습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은 와병하신 탓에 그 돌을 구경할 시간이 없었고, 그래서 평소 다른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이곳에 놓아두었지요.
장부, 토지 계약서…… 이것들의 가치를 아는 사람이라면……
밖에서 침입한 도둑이 이곳까지 찾아낼 수 있을까? 이 저택 안에는 눈에 더 잘 띄고, 값진 다른 물건들도 많던데.
죄송합니다만, 방금 무슨 말씀을 하셨는지요?
아무것도 아니에요. 최근에 추적 중인 다른 사건이 생각나서요. 아마 이 일과는 무관할 거예요.
맞다, 한 가지 묻고 싶은 게 있는데요, 어르신의 세 자제분은 어떤 사람들인가요?
그건……
저도 어디까지나 하인인지라, 함부로 자제분들의 이야기를 꺼내기엔……
걱정 마세요. 제가 자제분들의 인품을 평가해달라는 게 아니라, 평소에 하는 일이나 어르신과의 관계에 대해 알려달라는 거니까요.
어르신의 마지막 소원을 이루어 드리려고 하는 것이니, 부디 사실대로 말씀해 주시길 바랍니다.
후우……
사실 주인어른의 세 자제분은 각자 성취만 놓고 보면, 모두 어김없는 훌륭한 분들입니다.
첫째 도련님은 학자이시고, 성적도 매우 훌륭합니다. 지금은 아마 학궁에 재직하고 계실 겁니다.
둘째 도련님은 주인어른의 장사 수완을 배웠습니다. 최근 몇 년 동안 많은 부를 축적했지요.
막내 아가씨께선 세속적인 것에 일절 관심이 없습니다. 오직 음악만을 좋아하고, 인근에 널리 이름을 날린 연주가이기도 하죠.
그런데 당신의 그 말투, 어째 세 사람에게 불만이 있는 것처럼 들리네요?
그럴 리가요…… 저 같은 아랫것이 어찌 감히 불만이 있겠습니까?
다만…… 제삼자의 시선으로 보자면, 세 자제분과 주인어른의 관계가 그리 가깝다고는 할 수 없죠……
세 자제분은 성년이 된 이후부터 집을 떠나 살았는데, 명절에도 돌아오지 않는 경우가 잦았습니다……
어르신과 자제분들의 관계가 좋지 않았나요?
하아…… 이것도 말하자면 깁니다.
주인어른께선 원래 목동이셨는데, 온갖 고생과 어려움을 겪으면서 겨우 이 모든 가업을 일궈냈습니다.
하지만 그것 때문인지, 세 자제분을 보살피는 것에는 여력이 없었던 모양입니다……
무슨 상황인지 대충 짐작은 가는군요……
린 천사님, 설마 세 자제분을 의심하시는 건 아니시겠죠……?
전 단지 상황을 좀 더 자세히 파악하려는 것뿐이에요.
그러고 보니 어르신께서는 대체 왜 그 돌멩이를 그렇게나 중요하게 여기시는 건가요? 그 돌을 팔 생각은 하지 않고 계셨나요?
제가 아는 범위 내에서라면, 그 돌을 팔려고 하진 않으셨습니다.
그 돌은 주인어른께서 가장 소중히 여기시는 보물이라, 평소 저희는 볼 기회조차 없거든요.
저도 예전에 주인어른께 보석 가게에 가서 감정을 받아보라고 권해드린 적이 있었습니다만, 도리어 호된 꾸지람만 들었습니다…… 그 이후로는 두 번 다시 언급조차 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어떤 묘한 사람이 거의 수십 년 동안 이 돌을 노리고 있다는 얘기를 주인어른께 들은 적은 있습니다.
수십 년이나……?
이 돌은 수십 년 전에 강변에서 주운 거라고 했죠……?
그 강이 아직도 있나요?
나리, 그럼 난 이제……
예. 품삯 계산은 끝났습니까? 아직 갚지 못한 것이 남아있다면, 제가 어떻게든 방법을……
계산은 끝났어. 타고 남은 기둥이 상급 녹나무더군. 관짝 가게 주인이 모두 가져갔어. 남은 돈은…… 부뚜막에 올려두었고.
그럼 이만 가시죠. 그리고, 나리라고 부르지 말아 주세요.
만 동생…… 넌 평소 선행을 거듭했고, 이제 남부럽지 않을 만큼 덕을 쌓았어. 하지만 어째서 아직도 보답을 받지 못하는 걸까……
저는 덕을 쌓고 공을 과시하고자 그런 일을 하는 게 아닙니다.
선함으로 이름을 날린 네가 그 도적들의 표적이 될 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하늘도 무심하시지! 악한 자는 내버려두고, 선한 자만 괴롭히다니!
됐습니다…… 이제 그만하시지요.
중년이 되어 집의 재산을 모두 날렸지만, 그래도 목숨과 이 돌을 건질 수는 있었으니……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이군요.
중년은 가슴에 품은 나무 상자를 꼭 껴안았다. 피가 묻어 더럽혀진 머리카락 사이로 흰머리가 군데군데 보였다. 그는 더 이상 젊지 않았다.
그가 반평생을 바쳐 벽돌과 기와를 하나하나 쌓아 올려 지은 '집'에도, 이제는 그와 그 돌멩이만 남게 되었다.
……아무래도 내가 때를 잘못 찾아온 모양이네?
이번에는 당신을 대접할 수 없을 듯합니다.
세상사라는 건 참 무심하구나……
오늘 저를 찾아오신 건, 역시 이 돌멩이 때문인 겁니까?
그렇…… 긴 한데……
지금은 어때? 이젠 그냥 평범한 돌이라고 생각해?
그렇습니다……
이건 평범한 돌이고, 저도 평범한 사람입니다. 비가 오고 바람이 불면 언제든 진흙에 묻혀버리겠죠.
난 수많은 사람을 만났지만, 너처럼 오기와 끈기로 맨바닥에서 악착같이 기어 올라와 사업을 일군 사람은 거의 없었어.
그보다 더 중요한 건…… 그 나이가 돼서 하룻밤에 모든 걸 잃고도, 여전히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사람은 정말 드물다는 거야.
지금 저더러 운명에 순응하고, 포기하라는 겁니까? 이 돌멩이도 함께?
아니…… 반대로 네게 물어볼게, 이제 그만 포기할래?
……당연히 아닙니다!
한 번 일어설 수 있다면, 두 번도 일어설 수 있습니다…… 저는 반드시 일어설 겁니다!
그는 무언가를 결심한 듯, 나무 상자를 들어 올리고는 남자를 향해 정중하게 말했다.
당신은 줄곧 이 돌을 원하지 않았습니까? 지금 드리겠습니다. 하지만 결코 돌을 포기하는 건 아닙니다. 전 반드시 이 돌을 다시 살 겁니다.
그러니까 네 말은, 이 돌을 담보로 삼아서 내게 잠시 주겠다는 거야?
예, 이 돌로 당신에게서 돈을 빌리겠습니다.
저는 나무가 타버린 곳에 다시 묘목을 심고, 담장이 무너진 곳에 다시 벽돌을 쌓을 겁니다. 예, 제가 나이가 든 건 맞습니다. 하지만 죽은 건 아닙니다.
다시 처음부터 시작할 겁니다. 예전에도 해냈으니, 이번에도 해낼 겁니다……
아니, 더 잘 해낼 겁니다!
좋아, 알았어. 하지만…… 돌은 받지 않을게.
설마, 제가 공짜로 드려야만 받을 생각입니까?
공짜로 준다고 해도 받지 않아.
내가 원하는 것은 그저 평범한 돌일 뿐. 네가 그 돌에 대한 집념을 버리지 않는 이상, 내가 가져가기엔 너무 무거워.
온화한 남자는 등에 진 광주리를 내려놓고 안을 뒤적거렸고, 도자기와 옥그릇 사이에서 순금으로 만들어진 파울비스트를 찾아냈다.
그는 그 순금 파울비스트의 깃털을 몇 개 뽑았다. 순금으로 된 묵직한 깃털이 서로 부딪히며 맑은 소리를 냈다.
이걸 받아.
……어째서 저를 도와주시는 겁니까?
너희 집까지 오는 길은 이제 익숙해. 돌을 보고 싶으면 언제라도 걸어올 수 있지.
하지만 네가 다 포기하고 다른 곳으로 떠나버린다면, 난 돌을 찾을 수 없게 되잖아. 그건 곤란해.
……
어제 그 집사가 했던 말에 따르면, 돌을 주웠던 장소는 아마 이쯤일 텐데.
그때의 강은 이미 묘지가 되었구나…… 그 산사태 이후 새로 자란 나무도 이젠 족히 수십 년은 되어 보이고.
……누가 있네?
그러니까 내가 말했잖아, 우리랑 같이 가자고.
날 봐, 난 이미 오래전에 높은 관직에 올랐어. 계원 안에서는 화초든 나무든, 항아리든 병이든, 나를 보면 다들 공손하게 불러……
뭐, 뭐라고 부르는데?
'사우소랑군'! 계원 안에서는 어디에 비를 내릴지 말지는 모두 내가 결정하거든.
내가 연못에 풍덩~ 뛰어들기만 하면! 즉시 비가 쏴아~ 하고 내린단 말이야!
……뭔가 되게 멋있긴 하네.
근데 너는? 넌 무슨 관직이야? 남들은 널 뭐라고 불러?
그런 거 없…… 아니, 있어! 사람들은 나를…… '대협'이라고 불러!
대협? 대협은 무슨 관직이지, 들어본 적 없는 것 같은데?
대협, 그 커다란 나무 상자 있잖아. 내가 거기 들어가 앉아 있기만 하면, 아무도 열 수 없다구!
그, 그것도 대단해 보이네…… 그런데, 나는 '소'랑군인데 왜 너만 '대'협인거야? 안 돼, 안 돼! 너 나중에 나랑 같이 계원으로 들어가면 '소협'으로 바꿔!
어어……
너 설마, 깨어난 지 얼마 안 됐구나? 우리는 예전에 같은 광주리에 있었어. 주인이 우리를 짊어지고 강가를 지나갈 때, 네가 갑자기 광주리에서 떨어져 나갔고……
그땐 너는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던 거야?
잘…… 기억이 안 나.
그럼 어떻게 '깨어난' 건지는 기억하겠지? 계원으로 데려간 우리 형제자매들 모두 주인이 깨워줬어. 설마 계원 밖에도 돌을 깨울 수 있는 엄청난 사람이 있을 줄은 몰랐네!
엄청나긴 무슨…… 그냥 미련하고 고집스러운 사람이야!
비가 와서 쉬어야 하는 날에도 밭을 갈러 나가고, 사람들이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가도 그 사람은 주린 배를 참으며 강가에 가서 돌을 캤어.
새집을 짓고 싶다면서, 기초 공사를 부탁할 돈이 없으니까 본인이 직접 삽을 들었고, 벽돌을 못 사니까 직접 황토를 반죽해서 만들었어.
그렇게 혼자서 7, 8년에 걸쳐 집을 지었어. 그런데 다 지은 집에서 살지도 않고, 바로 장사하러 나갔지.
정말 바보 같은 놈이네! 어리석은 돌멩이야!
게다가 장사도 힘들게 해서 겨우 성공했는데, 하필 도적 떼에 습격당해서 모든 걸 잃었어!
저런, 완전 허튼짓이잖아?
다른 사람이었다면 조용히 여생이나 보내는 걸로 만족하겠지만, 그 인간은 오기 때문에 자신을 더 힘들게 만들었어……
결국 온몸에 병이 도져버리고 말았지…… 자식들은 효도하지도 않고. 오가는 친척이나 친구들은 있지만, 그의 재산만 노릴 뿐이야.
더 기가 차는 건, 그는 아직도 상자를 제대로 지키지 못한 게 자신 탓이라 생각한다는 거야. 자신이 그 돌을 잃어버린 줄 알고 있다니까!
뭔가…… 화가 난 것 같기도 하고, 조금 연민하는 것 같기도 한데? 불쌍하게 여기면서 왜 곁을 지켜주지 않고, 뛰쳐나온 거야?
왜냐하면 나, 나도 잘 모르겠어…… 그 사람은 왜 포기라는 걸 모를까?
계원에 있을 때 내가 밖에서 온 친구로부터 들었는데, 인간이란 것들은 쉽게 구덩이에 빠져 평생 기어 나오지 못한대.
음, 그럼 나랑 같이 계원으로 가자. 내가 다른 형제자매를 소개해 줄게. 다들 아는 게 많으니까, 분명 너를 도울 수 있을 거야.
계원…… 거긴 어떤 곳이야? 재미있어……?
정말 재미있는 곳이야. 나랑 가자, 절대 후회 안 할걸! 거기에는……
큰일이다, 누가 왔어.
잠깐만……!
린 칭옌이 기척을 숨기지 않고 큰 나무 아래로 급히 다가가자, 방금까지 들리던 두 아이의 소리가 갑자기 그쳤다.
나무 뒤는 텅 비어 있었고, 아이들의 모습 따윈 전혀 찾을 수 없었다. 그리고 나무 그늘로 뒤덮인 풀숲엔 동그랗고 반들반들한 돌 하나가 조용히 누워 있었다.
집념이 형상화되고, 기물에 깃든다라……
이 돌에 깃든 것은 대체 어떠한 집념일까……
천사님, 저희를 이곳으로 부른 건 그 돌을 찾았기 때문입니까?
맞습니다.
뿐만 아니라, 저택에 침입한 도둑의 정체도 알아냈습니다.
린 천사님, 뜸은 그만 좀 들이시고, 어떻게 된 일인지 얼른 알려주세요.
조급해할 필요 없어요. 우선 이 돌을 어떻게 잃어버렸고, 이게 그 도둑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를 설명하려면, 협조할 사람이 하나 필요합니다.
둘째 도련님, 이쪽에 잠깐 서 주세요.
저요……?
남자는 내키지 않았지만, 린 칭옌의 지시에 따라 커다란 수납장 옆에 섰다.
이제 열쇠로 이 수납장의 자물쇠를 열어주세요.
대체 뭘 하려는 건지……
둘째야, 천사님의 말을 따르거라.
둘째 오라버니, 꾸물거리지 마세요. 이 일을 빨리 처리해야 우리도 안심할 수 있으니까요.
……흥.
결국, 남자는 지시에 따라 주머니에서 열쇠를 꺼내어 수납장의 자물쇠를 열었다.
……이제는요?
물론, 평소라면 이건 어렵지 않은 동작이겠지요……
하지만 비 오는 밤에 어둠을 더듬으며 이 자물쇠를 열어야 한다면, 이렇게 쉽진 않을 거예요. 오히려 조금이나마 더듬거리는 게 정상이죠.
린 칭옌이 수납장을 살짝 밀자, 위에서 상자 하나가 둘째 도련님의 머리를 들이받은 뒤 바닥에 떨어졌다.
그리고 열린 상자 안에서 반들반들하고 빛나는 돌이 굴러 나왔다. 린 칭옌은 그 돌이 건물 밖으로 굴러가기 전에 서둘러 주웠다.
사실 도둑의 목적은 이 돌이 아니라, 이 수납장 안에 있는 어르신의 유산을 노렸던 겁니다.
그리고 이 집에서 진정으로 가치 있는 물건이 어디 있는지 알고 있고, 눈빛에서 탐욕을 숨길 수 없는 사람은 바로……
대, 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겁니까!
(낮은 목소리로) 둘째 도련님, 저는 대리사의 관리도 아니고, 당신네 가정사에 참견할 생각도 없어요. 다만, 충고 하나 드리자면……
(낮은 목소리로) 염국 법률에서 절도죄는 부모 자식 간에도 적용될 수 있어요. 유언장을 함부로 조작하여 그 금액이 일정 금액을 넘을 경우, 중죄가 될 수도 있습니다.
(낮은 목소리로) 그러니까, 부디 자중하시길.
다, 당신……!
도련님…… 아가씨……
주인어른께서……
……!
……이 돌은 가져가서 어르신께 드리세요.
……!
우리 둘 다 잘못 봤던 게 아니야, 이건 확실히 좋은 돌이야. 이 돌은 결국 널 버리지 않았구나.
노인의 입술이 움직였다. 그는 하고 싶은 말이 많았지만, 결국 그가 말할 수 있는 건 이 한마디뿐이었다.
오셨군요.
맞아, 또 찾아왔어.
그의 얼굴에는 여전히 평소와 같은 미소가 걸려 있었다. 처음 노인 앞에 나타났을 때와 똑같았던 그 미소. 그때 노인은 아직 어린애였다.
아이는 강물 속에서 돌을 주웠고, 지나가던 그 남자에게 내밀었다. 햇빛이 돌을 통과하며 신비로운 빛깔이 드러났다.
지금까지 아주 오랫동안…… 당신은 계속 저를 찾아왔습니다.
저번에 왔을 땐, 네가 의자를 옮겨줘서 현관에서 같이 차를 마실 수도 있었는데.
당신은 항상 이 돌 때문에 저를 찾아왔죠. 저는 그때마다 거절했고……
그런데도 왜 계속 찾아오는 겁니까?
그야 물론 내가 이 돌을 정말 좋아하기 때문이지. 내 정원에도 마침 이런 돌이 필요했고.
처음부터 특별한 이유는 없었어. 세상에 이런 기적 같은 아름다움이 존재하는 이유 같은 것도 없는 법이지.
당신은…… 정말 이상한 사람입니다.
매번 당신을 배웅할 때마다 생각했습니다…… 더 이상은 오지 않겠지?
하지만 열흘이나 보름, 혹은 3년, 또는 5년이 지나면 당신은 또 저를 찾아왔습니다. 저로서는 이해할 수 없더군요, 항상 와서 빈손으로 돌아가는데, 괴롭지 않았습니까?
매번 산에서 내려올 때마다 길에서 보고 듣고, 마음속으로 생각한 게 있는데…… 돌을 얻지 못했다 해서, 빈손으로 돌아갔다고 할 수는 없는 거 아닐까?
보고 듣는 것이라…… 그래서 당신은 뭘 봤습니까?
시원한 바람과 흩날리는 구름, 갖은 꽃들과 파울비스트 새끼, 그리고……
흥미로운 사람들과 흥미로운 일.
돌아갈 때마다 나는 생각했지. 다음에 찾아오면 돌을 넘겨주려나?
하하하……콜록, 콜록! 꿈 깨십시오! 콜록, 콜록! 제가 돌을 주지 않는 한, 당신은 계속 이곳으로 와야 할 테지요.
나한테 꿈 깨라는 소리를 했지만, 그건 너도 똑같지 않아?
예……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죽으면, 당신도 더는 이곳에 올 필요 없습니다. 다만, 그때가 되면 돌이 당신의 손에 들어가는 게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아니, 그렇지 않을지도 몰라.
사람의 힘에는 한계가 있어. 예전에 내가 광주리를 짊어지고 강가를 지날 때, 아무리 조심했음에도 돌 하나가 떨어졌고, 그 돌을 네가 주웠던 것처럼.
설마 네가 그 돌을 줍고 평생 쥐고 있을 줄이야.
하하, 하하하…… 당신은 제가 돌을 포기하지 않을 걸 이미 알고 있었군요! 그렇군요, 당신은 이미……
맞아, 네가 강가에 서 있던 그날부터 알고 있었어.
그렇다면 저를 찾아온 건…… 도대체 무엇 때문입니까?
대부분은 그냥 보고 싶어서 찾아왔던 거야. 아주 좋아하는 돌이라 몇 번이라도 더 보고 싶어서.
세상에는 이것 말고도 수많은 돌이 있습니다.
하지만 흥미를 끄는 건 많지 않아. 만날 수 있다면 그게 곧 인연인 것이고.
다행히…… 당신처럼 고집스러운 사람도 세상에 많지는 않습니다.
고집으로 따지면, 너한테는 한참 뒤처져.
아마 너의 그 고집 때문에 돌도 고개를 끄덕였던 거겠지.
사람은…… 고집으로 살아가는 법이죠. 제가 산사태에서…… 이 목숨을 건진 건…… 돌 덕분이기도 하고…… 당신 덕분이기도 합니다.
저는 이 목숨을…… 버릴 수는 없으니까요.
맞아, 넌 해낸 거야.
깊은 골짜기에 떨어지고, 거대한 바위에 부딪혔어도, 너는 결코 포기하지 않았어.
난 전부 지켜봤어.
이 돌을…… 드리…… 겠습니다. 당신에게……
그 돌은 이미 네 손에서 깨어났어. 나머지는 돌이 스스로 선택하게 하자.
……
허허…… 당신은…… 이 돌 때문에 평생 저를 귀찮게 했는데, 드디어…… 벗어날 수 있겠군요……
맞아…… 이젠 그만 내려놓아도 돼.
……
아이는 멍하니 손안의 돌을 바라보고 있었다. 햇빛이 비치는 가운데 돌이 신비한 빛을 드러냈다. 강물은 부드럽게 흘러가며, 그의 바짓가랑이를 적셨다.
그는 함께 강에 들어간 친구도, 언제나 온화한 미소를 짓던 남자도 보지 못했다.
심지어 바람과 나무, 하늘까지…… 이 강을 제외한 모든 것을 느끼지 못했다.
시간은 마치 그가 돌을 강물 속에서 건져 올린 그 순간에 멈춰버린 듯했다.
……
(씁쓸한 미소를 짓는다)
아이는 손을 놓아 돌을 다시 강물로 떨어뜨렸다. 그 돌이 강바닥에 가라앉을지, 아니면 강물을 따라 바다로 떠내려갈지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눈을 감았다. 그러자 천둥소리와 바람 소리, 그리고 산의 흙이 쏟아지는 소리가 들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