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링거링 에코스

LE-6죽음의 무도

사이드 스토리작전 전2022-12-27

에벤홀츠와 밀정은 하수도 안에서 비밀 실험실을 발견한다. 한편, 자극받은 원석충들이 대거 지상으로 기어 나와 애프터글로 구를 위협했고, 크라이데를 향해 몰려들었다.

등장 오퍼레이터: 에벤홀츠, 체르니


어둡고 넓은 하수도에서 걷고 있는 두 사람.

요란한 물소리가 순수한 적막보다 더 섬뜩하게 느껴졌다.

비글러

앞이 아니라, 여기서 우회전입니다.

에벤홀츠

잘 알고 있나 보네.

비글러

물론이죠.

에벤홀츠

밀정의 기본 스킬인가?

비글러

기본 중의 기본이죠.

에벤홀츠

애프터글로에서 오랫동안 있었나 보네.

비글러

왜 갑자기 친한 척이십니까?

에벤홀츠

그냥, 궁금해서.

비글러

기밀 사항입니다.

에벤홀츠

재미없군.

비글러

왜 멈췄습니까?

에벤홀츠

저쪽에 뭐가 있어.

비글러

그런 낡아빠진 수법으로 도망칠 생각하지 마세요.

에벤홀츠

그게 아니라…… 저기 봐봐, 정말 뭐가 움직이고 있어.

비글러는 손에 쥔 무기를 백작의 등에 바짝 대고는, 백작이 가리키는 쪽을 바라보았다.

비글러

그냥 원석충이군요. 설마 원석충을 본 적이 없습니까?

에벤홀츠

정말…… 그냥 원석충일까?

비글러

당당한 우르티카 백작께서 원석충 때문에 놀라서 걷지도 못하다니, 덕분에 식견을 넓혔군요.

에벤홀츠

아무래도 어딘가 이상해……

비글러

바보 같은 소리는 그만하고, 얼른 가시죠!

에벤홀츠

……알았어, 알았다고.

비글러

자, 잠깐만.

비글러

이 원석충 수는……

비글러

……이건 절대 정상이 아닙니다! 큰일입니다!

비글러

뛰세요! 빨리 도망치세요!

에벤홀츠

뭐 하는 짓이야……

비글러

시간이 없습니다! 얼른!

비글러는 에벤홀츠의 손목을 꽉 잡았고, 두 사람은 하수도 안에서 뛰기 시작했다.

에벤홀츠

하아, 하아……

에벤홀츠

네 머릿속엔 하수도 지도가 있는 건가……?

비글러

저랑 빈정거릴 틈이 있다면 본인 숨이나 고르시죠.

에벤홀츠

빈정거리려던 게 아니라…… 정말 모든 갈림길이 다 똑같아 보이니까……

비글러

휴식은 끝났습니까?

에벤홀츠

조금만 더……

비글러

뛰세요! 계속 도망쳐야 합니다!

에벤홀츠

하아…… 하아……

에벤홀츠

나…… 난 못 뛰겠어.

비글러

마침, 우리가 찾는 사람이 보이네요.

비글러

안녕하세요, 라흐만 씨.

라흐만

안녕, 비글러 점장.

라흐만

하아, 당신은 아무것도 모르면서 자꾸 무슨 일에나 끼어들려고 하니, 정말 귀찮아 죽겠어.

라흐만

맞지, 비글러 점장?

비글러

그러게 말입니다.

비글러

하지만 지금, 당신이야말로 최고의 골칫거리입니다.

비글러

여기 원석충들이 당신에게 자극받아 지상으로 기어나가고 있습니다.

비글러

당신도 알다시피, 하수도의 원석충은 독가스를 분출합니다. 그러니까, 당신은 지금 애프터글로의 모든 감염자에게 독가스 테러를 하는 거랑 마찬가지라는 거죠.

에벤홀츠

독가스 테러? 우리는 아무 영향이 없잖아?

비글러

이런 가스는 감염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훨씬 더 강하죠, 우르티카 백작님.

에벤홀츠

그렇다면, 체르니, 히비스커스, 그리고……

에벤홀츠

크라이데도……?!

비글러

그렇습니다. 이제야 상황이 파악되시나 보군요.

비글러

라흐만 씨, 당장 이 원석충들을 진정시키세요. 그렇지 않으면 저에겐 당신을 쏴 죽일 권리가 있습니다.

라흐만

그건 무리야.

라흐만

화재는 쉽게 일으킬 수 있지만, 아무리 목에 칼을 들이밀어도 불을 끄는 건 불가능하단 말이지.

비글러

이렇게 하는 게 당신들에게 무슨 이득이 있죠?

라흐만

이득? 넌 그것도 모르나?

비글러

말을 돌리지 마세요.

라흐만

“벌레들이 어둠 속에서 솟아나고, 괴멸의 전주가 울려 퍼진다.”

라흐만

내가 따로 해석해 줘야 하나?

비글러

……그러니까, 그 예언을 실현하는 게 당신들에게 무슨 이득이 있다는 겁니까?

라흐만

그건 그쪽이 신경 쓸 일이……

비글러

지금 뭐 하시는 겁니까? 설마 입을 막을 셈인가요?

에벤홀츠

그냥 기절시킨 것뿐이야. 우리 친애하는, 눈썰미가 안 좋은 밀정 씨!

에벤홀츠

원석충을 제어할 방법이 있어?

비글러

그런 게 있었다면, 저 사람이랑 쓸데없는 잡담은 하지 않았겠죠.

에벤홀츠

그럼 빨리 가자, 늦기 전에!

비글러

(찌릿)

비글러

겉보기랑 다르군요, 우르티카 백작님.

비글러

뭐, 좋아요. 제가 저 사람을 업고 갈 테니, 당신은 제 뒤를 따르세요……

비글러

잠깐, 저건……

비글러의 시선을 따라 에벤홀츠도 그것을 보았다.

라흐만이 쓰러진 곳에, 하수도의 벽에 무언가 반짝이고 있었다.

비글러

자물쇠군요.

에벤홀츠

안에 원석충을 조종하는 장치가 있을지도 몰라! 내가 문을 파괴해서……

비글러

아니요, 제가 자물쇠를 열 수 있는지 시도해 보죠.

비글러

당신이 중요한 것까지 망가뜨리면 안 되니까요.

에벤홀츠

열 수 있겠어?

비글러

어렵지만 이 정도는 제게 문제없습니다.

에벤홀츠

그럼, 자물쇠를 여는 김에 예언의 내용이 도대체 뭔지 내게 알려 줄 수 없어?

비글러

정말 들어본 적 없나요?

비글러

……뭐, 어차피 다 퍼진 마당에.

비글러

높은 산을 넘어, 악마가 황혼의 중앙에 발을 들여놓는다.

비글러

핏빛의 질병이 잠복하고, 만연하는 죽음이 서서히 몰려온다.

비글러

벌레들이 어둠 속에서 솟아나고, 괴멸의 전주가 울려 퍼진다.

비글러

피날레의 합주는 사라지고, 재난이 마지막 햇빛을 앗아간다.

에벤홀츠

……합주…… 재난?

비글러

그렇습니다.

비글러

솔직히, 저도 마지막 문장이 무슨 의미인지 궁금합니다.

비글러

앞의 문장들은 바로 이해가 되지만.

비글러

첫 문장은 로도스 아일랜드의 히비스커스가 애프터글로에 왔다는 뜻이고, 두 번째 문장은 유사 회복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는 뜻이죠……

에벤홀츠

그런 것까지 알고 있나?

비글러

밀정의 임무가 뭐라 생각하시는 건가요?

비글러

세 번째 문장도 무슨 뜻인지 알겠는데, 마지막 한 문장만은……

비글러

열었습니다.

비글러

여긴……

에벤홀츠

실험실?!


체르니

아, 당신이었군요. 음악회 진행은 잘 부탁드립니다……

예의 바른 감염자

그게 아니라, 체르니 선생님, 지금 밖에 난리가 났습니다!

예의 바른 감염자

하수도에서 악취를 풍기는 원석충들이 잔뜩 나온 바람에, 많은 사람들이 중독됐고, 밖에는 이미 아비규환이 되었어요.

예의 바른 감염자

다들 예언이 실현됐다고 하고, 애프터글로는 지금 패닉에 빠져 있습니다!

체르니

어떻게 이런 일이?

체르니

패닉은 그렇다 치고, 중독된 사람들은 지금 어떻습니까?

예의 바른 감염자

그다지 좋지 않아요…… 특히 최근에 광석병에 걸렸는데 호전된 사람들의 반응이 매우 심해요.

예의 바른 감염자

저희가 병원에 연락했습니다만, 애프터글로의 일이라는 말을 듣고는 너무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서……

체르니

소극적이요?!

체르니

제가 병원에 가서 교섭하고 오겠습니다.

예의 바른 감염자

지금 밖은 아주 위험하다니까요. 전화로 하시는 게!

체르니

당신들이 전화했는데도 소극적인 태도였다면, 제가 해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제가 직접 다녀와야 할 것 같습니다.

예의 바른 감염자

내일이면 음악회가 열리는데, 만약 중독되시기라도 한다면……

체르니

이런 영문도 모르는 사태로 사상자가 발생했다면, 아무리 음악회를 연다고 해도 사람들이 마음 편히 즐길 수 있을까요?

체르니

저는 사태의 악화를 막아야 합니다. 저는 자신을 속이면서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억지로 웃으면서까지 음악회를 열고 싶지는 않습니다.


피곤한 감염자

왜 갑자기 원석충이 이렇게 많아진 거야!

신경질적인 감염자

우웁! 무슨 냄새야……

피곤한 감염자

내가 부축해 줄 테니까 빨리 도망가자.

신경질적인 감염자

예…… 예언이 사실이었나 봐……

피곤한 감염자

빌어먹을 원석충, 가까이 오지 마!

피곤한 감염자

크라우제, 크라우제! 일어나 얼른…… 쿨럭, 쿨럭……

피곤한 감염자

살려줘! 누가 좀 살려줘!

피곤한 감염자

첼로 소리? 원석충들이 첼로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가고 있네?!

피곤한 감염자

고마워! 누군지 모르겠지만!

피곤한 감염자

크라우제, 얼른 일어나. 내 어깨를 잡고……

신경질적인 감염자

……

피곤한 감염자

서둘러, 도망가야 해!

크라이데

(작은 목소리로) 천만에요.

크라이데를 중심으로, 첼로 소리는 애프터글로의 좁은 골목을 따라 퍼져나갔다.

첼로 소리가 닿은 곳에서 원석충들이 차례대로 방향을 틀었다.

포위됐던 사람들은 이걸로 해결된 거라 생각했다. 독가스를 뿜어내던 벌레들이 첼로 소리에 끌려 다시 어두운 하수도로 돌아가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그들이 보이는 곳에서, 그리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원석충들이 크라이데를 향해 몰려들고 있었다.


에벤홀츠

하아, 하아, 하아……

에벤홀츠

드디어…… 나왔네……

에벤홀츠

이제…… 어떡하지? 아츠로 저 벌레들을 폭파해버릴까?

비글러

……뭔가 이상합니다.

에벤홀츠

또 뭔데, 우리 친애하는 밀정 씨?

비글러

원석충들이 한 방향으로 모이고 있습니다……

에벤홀츠

첼로 소리……?!

에벤홀츠

크라이데, 너 뭐 하고 있는 거야? 빨리 멈춰…… 콜, 콜록!

비글러

그만 하세요, 소리쳐도 소용없어요. 호흡계통에도 안 좋습니다.

에벤홀츠

날 좀 도와줘, 저쪽으로 가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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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글러

소리치지 말라고 했잖습니까!

비글러

소리쳐봤자 저 사람은 멈추지 않을 겁니다. 그렇다고 당신을 안 돕는다는 건 아닙니다.

[CG: 28_i05]
에벤홀츠

그럼 둘이 함께 길을 터서 크라이데 쪽으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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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글러

아니요, 저는 반대로 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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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벤홀츠

카페로 돌아가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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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글러

맞아요. 여기서 길을 튼 후엔 각자도생하는 겁니다.

[CG: 28_i05]
에벤홀츠

카페로 돌아가 실험실에서 발견한 그 종이 쪼가리나 연구하려고?

에벤홀츠

참으로 훌륭하네. 속세의 음 연구 노트가 독가스의 피해자보다 더 중요하다니.

[CG: 28_i05]
비글러

크라이데 일은 당신이 자초한 것입니다. 그건 직접 해결하세요.

비글러

그리고, 이 연구 노트와 계획서에 적힌 내용 중 하나라도 당신이 쓴 것이 있다면, 나중에 두고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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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벤홀츠

정말 기대되는걸.

[CG: 28_i05]
비글러

잡담은 여기까지.

비글러

셋까지 세면 움직이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