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언더 타이즈

SV-6식욕 부진

사이드 스토리작전 후2021-10-21

아니타의 열정에 감명받은 스카디는 주민들을 위해 노래를 부르게 된다. 그 노래를 들은 주민들의 굳어버린 마음은 오랜만에 들려온 노랫소리에 조금씩 떨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내 밀물 때가 되었단 소식에 이 모든 것이 중단되는데……

등장 오퍼레이터: 스카디, 글래디아


소녀는 스카디의 말대로 눈을 감고 손을 놓았다.

그러자 그녀의 다리를 휘감았던 힘이 금세 사라졌다. 소녀의 귀에 작은 물건들이 물속으로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해면에 닿는 순간, 그녀는 강력한 힘에 끌려 땅으로 떨어졌다.

……얼굴이 먼저 땅에 닿았다.


아니타

콜록콜록……

스카디

……대상이 사람이면 힘과 각도를 제어하기 어려워.

아니타

괘, 괜찮아요……

스카디

(자신의 냄새를 맡는다)

스카디

피도 멈췄는데.

스카디

저것들은 왜 저렇게 흥분한 거지? 이곳에 시테러가 원래 이렇게 많았나?

아니타

어제 그 괴물인가요?

스카디

비슷해.

아니타

지금까지 본 적이 없는 것들이네요.

스카디

며칠 동안은 이곳에 오지 마. 빨리 돌아가.

아니타

가수님.

스카디

……내 치마 좀 잡아당기지 마. 넌 그 정도로 어린아이도 아니잖아.

아니타

전…… 제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생각해 봤어요. 전 당신의 노래를 듣고 싶어요.

스카디

흠……

아니타

왜냐하면…… 전 노래가 무엇인지 모르거든요. 당신이 꿈속에서 흥얼거리는 걸 들었어요. 그런데 전 알아들을 수 없었어요.

스카디

좋아.

아니타

가수님, 대답하신 거예요? 그럼 약속한 거죠?

스카디

그렇다고 쳐.

스카디

(미간을 찌푸린다)

스카디

내 하프가.

아니타

어? 맞다. 가수님, 하프는 어딨어요?

스카디

……돌아가서 찾아야겠어.

아니타

네, 제가 같이 찾아 드릴게요.

아니타

그건, 저와 함께 돌아가고 싶단 것 맞죠? 야, 얏호!

스카디

……

스카디

그렇게…… 기쁜 일인가?


남자 주민 B

……

아니타

안녕, 벽먼지, 좋은 아침!

남자 주민 B

철판……

아니타

맞다, 철판은 어디 갔어? 너희들 전엔 계속 붙어 다녔잖아.

남자 주민 B

철판.

아니타

네가 보고 있는 방향은…… 바다…… 야?

아니타

설마 어제 빨간색 조개껍데기를 뽑은 게, 철판이었어?

아니타

하아……

남자 주민 B

나무틀, 내 병이 더 심해진 것 같아.

남자 주민 B

나, 가슴이 많이 부풀어 올랐어. 터질 것 같아.

남자 주민 B

난 음식도 먹고 싶지가 않아. 그러니 나한테 말 걸지 마.

아니타

……하아.


아니타

가수님, 어서오세요! 저희 집에!

노인 주민

흐윽…… 하아……

스카디

네 할머니는……

아니타

페트라 할머니께선 아직 주무시고 계셔요. 어제 함께 이곳에 돌아와서부터 줄곧 주무시고 계세요.

아니타

할머니께서도 체력을 많이 소모하셨으니, 분명 많이 피곤하셨을 거예요. 전 할머니께서 갑자기 나오셔서 재판관님께 그렇게 말씀하실 줄은 몰랐어요. 평소와 너무 다른 모습이었어요.

스카디

네 말이 맞아. 할머닌…… 정말 대단해. 할머닌 재판관을 물리쳤어.

노인 주민

아…… 하아……

아니타

재판관을…… 물리치셨다고요?! 가수님이 그렇게 말씀하시는 걸 재판관님이 들었다간 또 화를 내실 거예요.

스카디

마음대로 하라지.

스카디

만약 그 여자가 다시 싸우려고 한다면……

아니타

재판관이 다시 찾아와 가수님을 귀찮게 하진 않겠죠?

스카디

……누굴 귀찮게 굴든 마찬가지야.

스카디

(가방을 만지작거린다)

아니타

참, 우리 하프 찾으러 가요!

스카디

잠깐.

아니타

네?

스카디

네 머리에.

아니타

으악! 초록색 끈적끈적한 것들이 엄청 많은데…… 이게 뭐죠?

스카디

해초야.

아니타

방금 넘어졌을 때 붙은 걸까요?

스카디

그런 것 같아.

아니타

이것들은…… 쓸모가 있나요? 해조류랑 비슷하게 생겼네요. 바람에 말리면 침대에 깔 수 있을까요? 허리가 불편하신 페트라 할머니께 딱일 것 같아요.

스카디

……줘봐.

스카디

조개껍데기로 이 해초를 갈아. 점액을 씻어내지는 말고.

스카디

단지에 해초를 넣고, 전부 잠길 만큼 바닷물을 부어. 그리고 잘 봉인해서 반년 동안 두는 거야.

스카디

단지 속의 녹색이 옅어지면 발효가 다 됐단 뜻이니까, 그때 마시면 돼.

아니타

……가수님.

스카디

왜? 못 알아들었어?

아니타

지…… 지금까지 제게 단숨에 이렇게 많은 말을 했던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스카디

조개껍데기도 버리지 말고 깨끗이 씻어 말려서, 술 마시는 용기로 쓰면 돼.

아니타

술이요? 그게 뭐죠?

스카디

저기에 적혀 있어. 이곳은 원래 술집이었어.

아니타

이 글자는 술이란 뜻이었군요!

스카디

사람들은 술을 마시면 기분이 좋아지고, 고민을 잊을 수 있다고 말했어.

아니타

정말이에요?

스카디

……사실 다 소용없어.

스카디

하지만 맛은 나쁘지 않아.

아니타

가수님은 이전에 이걸 자주 마셨나요? 당신의 고향…… 에기르에서요?

스카디

좀 달라.

스카디

……가끔 비슷한 걸 마시기도 해, 춤추기 전에.

아니타

그땐 엄청 즐거웠겠어요. 아, 알겠어요! 술이 즐거움을 줄 수 있는 게 아니라, 즐거울 때 우리는 술을 마시는 거네요.

아니타

바깥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 술을 마실 줄 아나요? 모두들 즐거운가요?

스카디

꼭 그렇진 않아.

아니타

알겠어요. 그럼 그들은 분명 저만큼 즐겁지 않을 거예요. 가수님, 술 만드는 법을 알려주셔서 고마워요. 전 지금 당장 당신과 함께 마시고 싶어요.

스카디

그렇게 하는 게 아니야.

스카디

이렇게 빻으면 잘게 다지기 어려워. 각도를 바꿔 가장 뾰족한 부분을 해초의 결에 맞춰.

스카디

리듬에 따라 호흡을 가다듬어 봐…… 네 손, 네 몸을, 네 피부에 닿는 바닷바람과 하나가 되게 해봐.

스카디

이렇게 해야…… 한 번에 다질 수 있어.

남자 주민 B

……

스카디

날 그렇게 뚫어지게 쳐다보는 건, 날 치겠다는 거야? 너 하나쯤은 금방 끝낼 수 있어.

남자 주민 B

아…… 아니야.

남자 주민 B

이거, 돌려줄게.

스카디

이건?

스카디

내 하프잖아.

남자 주민 B

철판이 주운 거야.

남자 주민 B

어젯밤에 네가 이 물건을 밖에 떨어뜨리는 걸 보았대.

스카디

……

아니타

와, 정말 다행이에요! 가수님, 우리 하프 찾으러 가지 않아도 되겠어요!

남자 주민 B

철판이, 이걸 몰래 우리가 사는 집으로 가져와서는 당신에게…… 돌려주라고 했어.

남자 주민 B

그렇게만 말하고는 가버렸어……

스카디

고마워.

남자 주민 B

어? 어……

스카디

(하프 줄을 튕긴다)

아니타

이 선율은…… 어, 가수님이 밤에 잠들었을 때 흥얼거린 거예요.

스카디

이게 자주 내 머릿속에 떠올라.

아니타

이건 당신과 당신의 동료가, 이전부터 알던 노래인가요?

스카디

고향에 있을 때 이런 노래를 많이 들었어. 우린 노랫소리로…… 서로 대화했으니까.

스카디

그곳을 떠난 뒤로는 다른 노랫소리는 다 사라졌어. 나 외에, 남은 건 이것뿐이야.

아니타

어쩐지, 이 노래가 슬프게 들려요.

스카디

(하프 줄을 튕긴다)

아니타

가수님, 우리 약속이요! 하프를 되찾았으니, 우리한테 노랠 불러줄 수 있죠?

아니타

우리 모두 기다리고 있어요. 그렇죠, 페트라 할머니?

노인 주민

오…… 으응……

아니타

할머니는 오늘 말을 못 하세요. 그렇지 않았다면 할머니도 틀림없이 따라 부르고 싶어 했을 거예요.

노인 주민

아…… 아……

아니타

가수님, 페트라 할머니가 듣고 싶어 하세요.

스카디

……

스카디

좋아.

[CG: ac18_05]

빨간 드레스의 떠돌이 가수는 사람들 사이에 앉았다. 그녀는 눈을 감은 채 손가락으로 하프 줄을 쓰다듬었다.

하프 소리와 노랫소리가 그의 몸에서 터져 나와 이 황폐해진 술집을 가득 채웠고, 마치 원래 있어야 할 곳인 양 그곳에서 맴돌며 울려 퍼졌다.

헌터 한 명이 해변을 걷고 있네♪

고향은 뒤에 있고, 길은 앞에 있네♪

부모와 자녀 모두 그와 헤어지고♪

연인마저 바다에 묻혔다네♪


주교

표정이 좀 바뀌셨군요. 뭔가 느낀 건가요?

글래디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주교

전혀 이상하지 않습니다. 당신의 신경은 여전히 둔한 상태니까요. 눈앞의 물을 보십시오. 수위의 변화, 물결의 빈도, 빛의 역동, 이 모든 것이 메시지입니다.

주교

곧 만조입니다. 저희도 올라가야 할 때이고요.

[CG: ac18_05]

헌터 한 명이 해변을 걷고 있네♪

고향은 뒤에 있고, 탄식만 남았네♪

그의 길은 끝이 보이지 않네♪

그의 길은 안개가 자욱하네♪


재판관

노래를 하고 있네.

재판관

설마 이 황폐해진 술집에서, 그것도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하다니.

재판관

사람들은…… 그걸 또 듣고 있고.

재판관

고개 숙인 사람은 여전히 고개를 숙이고 있고, 말할 줄 모르는 사람은 여전히 혀가 굳어 있어. 노랫소리는 분명 저들의 경직된 몸속에 스며들 수 없을 텐데, 저들의 눈빛은……

재판관

과연, 저들이 알아들었을까?


헌터 한 명이 해변을 걷고 있네♪

......

가수는 하프 줄을 튕기던 손가락을 멈췄지만, 하프와 노랫소리는 금방 사라지지 않았다.

소리는 여전히 떠돌이의 몸에 남아, 두꺼운 먼지를 뚫고 틈새를 만들었다.

새싹이 그 틈새로 들어갔고, 원래 있었던 싹들이 돋아났다.

스카디

……

주민

……


아니타

페트라 할머니?

스카디

무슨 일이야?

아니타

할머니께서…… 잠드셨어요.

아니타

할머니께서 이렇게 평온하게 주무시는 건 거의 본 적이 없어요. 예전에 할머닌 눈만 감았다 하면 크게 소리를 지르며 허공에 대고 헛발질을 하셨는데……

아니타

전 가수님이 부르는 노래를 듣고 할머니께서 춤추고 싶어 할 줄 알았어요. 할머니는 항상 춤추고 싶다고 하셨으니깐요.

남자 주민 B

……

아니타

벽먼지?

남자 주민 B

나 죽을 것 같아. 내 눈에…… 바닷물이 들어갔어. 너무 짜. 하나도 안 맛있어.

아니타

와, 너 지금…… 너 운 거야?

남자 주민 B

울어? 우는 게 뭔데?

스카디

……네 몸 깊은 곳에서 흘러나오는 감정이야.

남자 주민 B

그…… 래? 난 아직 잘 모르겠어.

아니타

가수님, 전 가수님 노래가 좋아요. 가수님은 말수가 적지만, 당신의 노래에는 많은 말이 담겨 있어요.

아니타

다시 한번 불러주실래요? 전 당신의 이야기를 더 많이 듣고 싶어요.

스카디

……

스카디

(하프 줄을 튕긴다)

바닷바람이 가수의 손가락을 휘감더니 코끝으로 기어올랐다. 냄새가 변했다.

밀물이 몰려왔다.

남자 주민 C

먹을 것……

남자 주민 D

먹을 것이 도착했어……

남자 주민 C

해변으로 가자.

남자 주민 D

선교사님!

사람들이 줄줄이 집 밖으로 몰려나왔다.

하프와 노랫소리는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