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가이딩 어헤드

GA-5장례식

사이드 스토리작전 후2022-09-16

“라테라노의 삶은 매우 소중한 거야.” 평범한 에젤은 과연 한 번도 예상해 본 적 없던 길을 선택할까? '평범'하지 않은 안도아인은 과연 나아갈 길을 어떻게 선택했을까?

등장 오퍼레이터: 피아메타, 모스티마, 인포서


에젤

체첼리아, 조심해요!

체첼리아

에젤 오빠!

파티아

선도자…… 우린 물러설 수 없어!

에젤

당신! 체첼리아를 협상의 도구로 사용하게 둘 수는 없습니다!

피아메타

……에젤! 체첼리아를 데리고 빨리 이쪽으로 건너와!

에젤

……

피아메타

야, 에젤! 대체 어떻게 된 거야! 혹시 너 진짜로 이……

파티아

이단자, 아니면 테러 조직? 교황청은 그런 시시한 죄목 밖에 생각 못 하는 거야?

피아메타

파티아, 비켜!

파티아

피아메타…… 당신이 말한 것처럼, 그 누구의 생각도 그리 쉽게 바뀌지는 않아.

파티아

우리도 마찬가지고.

안도아인

건강해 보이는군.

모스티마

덕분에 말이지. 많이 늙었네…… '대장'.

안도아인

덕분에 말이지. 상처가 아무는 데 시간이 꽤 오래 걸렸거든.

모스티마

하하하, 다행이네. 그녀의 총에 맞는 것 보단 낫잖아.

안도아인

그렇지.

모스티마

르무엔은 너 때문에 죽을 뻔했어.

안도아인

알아.

안도아인

그래도 그녀의 총에 맞는 것 보단 낫잖아.

모스티마

……아무래도 네 정신병은 전혀 낫지 않은 것 같네.

모스티마

어이, 거기, 네가 에젤이야?

에젤

(또 다른 만국 전달자인가…… 이번엔 과연……)

체첼리아

!

에젤

……타천사?! 피아메타 씨, 이건 대체……

안도아인

……아, 그래, 타천사. 당연하지, 넌 날 향해 총을 쐈으니까.

안도아인

너는 이제 느낄 수 없어.

모스티마

그래서, 지금 나는 눈으로 관찰하고 마음으로 판단하는 거야.

모스티마

거기 꼬마 아가씨, 네가 체첼리아야?

체첼리아

언니, 언니도 뿔과 광륜이 있네…… 언니는 산크타야?

모스티마

어, 아마도? 하지만, 나도 확실치 않아.

모스티마

에젤, 잘 들어. 체첼리아를 데리고 이쪽으로 와. 그 아이는 해치지 않을 거야.

에젤

……타천사의 약속입니까……

모스티마

저 사나운 얼굴을 한 리베리 보다는 믿을 만하잖아.

피아메타

야! 너 맞은편에 있는 쟤를 말하는 거지?

파티아

……

안도아인

……모스티마, 이 아이 어머니의 장례식이 아직 끝나지 않았어.

모스티마

와아, 깜빡 속을 뻔했네. 안도아인, 당신이 언제부터 이렇게 책임감 있는 위령성당의 사제였지?

피아메타

모스티마! 저 녀석과 추억 이야기나 하려고 왔어?

모스티마

에젤, 결정했어?

에젤

체첼리아, 저희는……

체첼리아

언니……

로셀라

체첼리아…… 넌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았어.

체첼리아

……응.

에젤

……

모스티마

여긴 사람도 참 많네, 안도아인.

모스티마

체첼리아 한 명을 데려가려고, 이렇게 떼거리로 모인 거야?

안도아인

……

모스티마

아, 맞다, 전할 말이 하나 더 있었지. 자물쇠와 열쇠 안의 그 녀석이 너한테 전하라고 했어……

모스티마

용기는 가상하지만, 최종 대답은 네 마음에 안 들 거라고.

안도아인

의견 고마워. 그와 동행할 기회는 없지만, 당시 그가 내 베일을 벗겨준 덕분에 난 큰 이득을 볼 수 있었지.

모스티마

……지금 네 모습, 정말로 '이득'을 봤다고 할 수 있는 거야?

안도아인

그걸 아는 건 나 뿐이지.

피아메타

……이런! 에젤, 물러나!!

안도아인

……아.


당신은 믿을 수 있습니까……

저는 신앙이 응축되어 만들어진 바다를 보았습니다.


피아메타

……이상, 이번 작전 보고입니다. 이 자리에 있는 일부 동료들도 이번 사건에 참여했으니, 빠진 내용이 있으면 보완해 주길 바랍니다.

교황 기사

여러분, 당장 도시 전체에 계엄령을 선포할 것을 요청합니다. 안도아인만으로도 골치 아픈데, 지금은 '혼혈 산크타'까지 나타났으니.

벨리브

조반니 총기사님, 회의가 곧 개막합니다. 지금 도시 전체에 계엄령을 선포하면, 외국 사절들 사이에서 어떤 공황이 야기될지 아십니까?

교황 기사

추기경, 이런 위험분자를 상대하는데 '공황을 야기'하는 것만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그게 최상의 결과 아닙니까.

벨리브

교황님께서 오랫동안 준비하신 회의인데…… 앞으로 '만국 정상회담'은 라테라노가 이 땅에서 입지를 다질 수 있는 하나의 기반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공황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그걸 무너뜨릴 수 있지요.

교황 기사

안도아인을 이대로 내버려 둔다고 해서, 회의를 엉망으로 만들지 않을 거라 장담할 수 있습니까?

오렌

너무 긴장한 것 같군, 조반니 총기사님. 별 볼 일 없는 패거리와 정체불명의 소녀일 뿐이야……

교황 기사

오렌, 라테라노가 천 년 동안 평화와 평안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일말의 불확정 요소도 다 경계해야만 한다!

오렌

(……그게 허구한 날 길가에서 폭발이나 일으키는 라테라노인이 할 소리냐……)

오렌

조반니 총기사님, 그 위풍당당한 총을 써보지 않은 지 너무 오래됐다 보니, 무언가 핑계 삼아 몸을 움직이려는 건 아니겠지?

교황 기사

내가 내 총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게 무슨 문제인가!

피아메타

……여러분, 사태가 긴박합니다. 계속 이야기해도 될까요?

교황 기사

……계속하게.

피아메타

여러분도 알다시피, 저랑 모스티마는 안도아인과…… 전에 함께 일했었죠.

피아메타

제가 알고 있는 안도아인은 쓸데없는 일은 하지 않고, 준비 없는 싸움은 벌이지 않는 스타일입니다. 따라서, 그는 라테라노에 혼란을 일으킬 능력이 있다고 해서, 목적 없는 혼란을 일으키지는 않을 겁니다.

피아메타

지금, 체첼리아라는 혼혈 소녀를 통제하려는 것 외에, 아스트레이들이 다른 방면으로 행동한 흔적은 발견하지 못했어요.

피아메타

아스트레이들의 이번 주요 목적은 체첼리아를 빼앗는 것이라고 추측하는 것이 타당합니다.

피아메타

이미 목적을 달성했으니, 가능성이 가장 높은 다음 작전은…… 아마도 라테라노를 떠나는 게 아닐까 생각됩니다.

피아메타

따라서, 앞으로의 작전은 다음 두 가지에 초점을 맞출 것을 제안합니다.

피아메타

우선, 국경 관리 등급을 상승하고 출입구에 호위대를 추가 파견하는 것입니다. 또한, 특별작전팀을 꾸려 아스트레이들의 은신처를 수색해 안도아인을 잡는 것입니다.

피아메타

그다음은, 안전을 고려하여, 제7청을 필두로 아스트레이가 내방한 사절이나 다른 회의 진행자와 접촉했었는지를 조사하여, 그가 회의를 노릴 가능성이 어느 정도인지 검토한 후에 대책안을 세우는 것입니다.

피아메타

그리고, 회의는……

모스티마

일정대로 진행해야겠지. 벨리브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잖아. 어차피 이번은 테스트인데 뭐.

모스티마

음, 하지만 스탠딩 파티의 디저트가 너무 별로였어. 선인장 타르트는 너무 생뚱맞지 않아? 개선이 필요해.

교황

왜, 나는 오히려 특색있고 좋던데.

벨리브

이 점에 한해선, 저와 모스티마가 의견이 같군요.

교황 기사

무슨 소리인가! 내 입맛엔 딱 맞고 좋구먼!

오렌

조반니 총기사님도 의견을 발표했으니, 우리 합의할 수 있겠네.

벨리브

동의합니다.

모스티마

조반니가 좋아하는 음식이라면 무조건 맛없지.

교황 기사

모스티마, 지금 나를 우롱하는 거냐!

피아메타

…………

교황

아이들아, 소리 좀 낮춰 주거라. 이 노인은 이제 시끄러운 걸 견딜 수 없구나.

교황

법령은 우리에게 경험하지 않은 일에 대해 선의로 대하라고 안내하고 있다……

교황

그러니, 과일 타르트에 대해 이렇게 까다롭게 굴어서는 안 된단다.

벨리브

……그런 '법령' 조항이 있는지는 몰랐는데요?

교황

내가 오늘 아침에 막 생각해냈으니 말이야.

피아메타

…………

피아메타

교황님……

교황

네가 말한 대로 하거라.

교황

벨과 조반니는 피아메타를 좀 도와주고.

교황

안도아인은…… 자신의 종점에 이르게 될 거다.


모스티마

후우, 이래서 난 비공개회의가 싫어……

피아메타

본론은 딱 3분, 나머지 시간은 모두 잡담이었잖아!

에젤

두 분, 교황님께서 어떻게 결정하셨습니까?

피아메타

……너 아직 안 갔어?

피아메타

안도아인을 잡는 건 내가 맡기로 했어. 너도 요 며칠 고생했으니 집에 돌아가서 쉬어. 공증소 쪽엔 내가 얘기해 놓을게. 전에 있었던 일은 네가 내 쪽에 협조한 걸로 해 둘 테니까.

에젤

피아메타 씨, 저는……

피아메타

나머지는 네 직권과 능력 범위를 벗어난 일들이야. 넌 아직 수습 기간이란 걸 잊지 마.

피아메타

네가 체첼리아를 걱정하는 건 알아. 하지만, 이 일을 내가 맡기로 한 건, 네가 기대할 수 있는 최선의 상황이야.

에젤

……

에젤

피아메타 씨, 당신은 이…… 타천사와 친구입니까? 당신들은 안도아인과…… 전에 아는 사이였나요?

피아메타

……맞아.

에젤

그건, 두 질문에 대한 대답인가요?

피아메타

아는 사이가 아니라, 옛날부터 원수였어.

피아메타

안심해. 체첼리아한테 화내는 게 아니니까. 아침에 그 아이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아직은 어린아이잖아.

피아메타

그런데 넌, 거기서 이틀 동안 있지 않았어? 안도아인은 너랑 무슨 얘기를 한 거야?

에젤

……몇 가지 도리에 어긋나는 말뿐이었습니다.

피아메타

그렇다면, 전부 잊는 게 좋을 거야.

피아메타

너도 너만의 생활이 있잖아, 안 그래?

피아메타

집에 가서 며칠 쉬었다가 공증소 일이나 열심히 해. 내가 보기엔 넌 소질이 있어.

모스티마

소중하게 여겨. 라테라노의 삶은 매우 소중한 거야. 나 같은 사람도 가끔은 그립다니까.

에젤

나만의 생활이라……

에젤

……맞습니다, 그 사람들과 비하면 저는 그저 평범한 인간이니까요.

에젤

퇴근입니다, 퇴근!

에젤

……


파티아

호위대가 전면적으로 국경의 초소를 지키고 있어. 교황 기사도 눈에 불을 켜고 있고. 당분간은 못 떠날 것 같아…… 안전가옥을 준비하긴 했지만……

파티아

오렌 쪽도 연락이 되지 않아…… 젠장!

안도아인

괜찮아, 기다리면 돼.

체첼리아

……

안도아인

체첼리아?

체첼리아

……

안도아인

후회돼?

체첼리아

……모르겠어……

체첼리아

하지만, 내가 만약 피아메타 언니를 따라갔다면…… 대성당에 가야만 했던 거잖아?

체첼리아

나는 아직 모르겠어…… 엄마와 작별하는 일을.

안도아인

괜찮아, 체첼리아, 천천히 생각해도 돼.

체첼리아

……수도사님, 방금 위령성당에 뿔에, 광륜까지 있는 언니가 있던데, 그 언니도…… 산크타야?

안도아인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어. 그건 본인이 결정할 일이지.

체첼리아

나는…… 산크타는 그냥 산크타라고 생각하는데?

안도아인

대부분의 사람들이 보기에는 확실히 그래.

안도아인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선택할 수 있어. 혹은, 부득이하게 선택해야만 한달까. 불행…… 때문에.

안도아인

체첼리아, 공교롭게도 너도 선택해야 해. 이게 너에게 행운을 가져다줄지 불행을 가져다줄지는…… 아무도 몰라.

체첼리아

산크타는 살카즈랑 같이 있으면 안 돼?

안도아인

당연히 같이 있어도 되지, 네가 바로 그 증거야.

체첼리아

하지만, 내가…… 여러 사람에게 폐를 끼치는 거 아니야?

체첼리아

에젤 오빠한테도 그렇고……

안도아인

체첼리아, 네가 그렇게 걱정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안도아인

사람들은 항상 싸워야만 해. '상냥'하게 싸우든, '이해'하는 쪽이든, 이 모든 걸 멈출 수 없어.

안도아인

대부분의 경우에 사람들이 싸우는 건, 어느 쪽이 착하고 어느 쪽이 악해서가 아니라, 각자 하려는 일이 서로 모순돼서 그래……

안도아인

결국 서로 간에 해야 할 일이 다르기 때문에, 우리는 종종 다른 사람의 길을 방해하게 되는 거야.

체첼리아

왜 다 함께 가면 안 되는 거야?

안도아인

……

안도아인

왜냐하면 많은 사람이 가려는 길은 걸어 온 길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야.

안도아인

예를 들면, 산크타와 살카즈가 맨 처음에 왜 싸웠는지 말해줄 사람은 아무도 없어. 수천 년의 원한으로 길은 이미 만들어졌어.

체첼리아

길을 직접 선택할 수 있는 거 아니야?

안도아인

맞아, 체첼리아. 그런데 그게 그리 쉽지 않아. 원래의 길을 떠나 새로운 길을 개척하려면 끝없이 넓은 황무지까지 가야 하거든……

안도아인

아득히 넓은 광야에서 영원히 길을 못 찾을 수도 있어. 하지만 너는 일생과 모든 것을 대가로 치러야 해.

체첼리아

……그, 그렇다면 왜 꼭 찾아야 하는 거야……

안도아인

……글쎄, 왜 찾으려 할까.

안도아인

그냥 그렇게 하고 싶어서 찾는 걸지도 모르겠네.

체첼리아

……'하고 싶다는' 게…… 그렇게 중요해?

안도아인

……그게 우리가 가지고 있는 유일한 것이니까.

체첼리아

……?

체첼리아

수도사님…… 뭐 물어봐도 돼?

안도아인

물어봐, 체첼리아.

체첼리아

수도사님이 원하는 건 뭐야?

안도아인

……체첼리아, 이야기를 하나 들려줄까?

체첼리아

응, 수도사님, 이야기 들려줘.

안도아인

아주 오래전 이야기야. 내가 젊었을 때…… 좌절을 겪었고, 떠나게 됐지.

체첼리아

어디로?

안도아인

어디든지 갔어. 이곳저곳…… 여행을 떠났지.

안도아인

그리고 나는 한 곳에서 아주 오래 지냈어. 거긴 작은 마을이었는데 내 고향과 어딘가 비슷했어.

안도아인

다만, 내 고향보다 더 파괴됐고 더 낙후했으며, 사람들은 모두 힘겹게 살고 있었지.

체첼리아

(응? 전혀 라테라노 같지 않아……)

안도아인

하루는 마을의 술집에서 콧노래를 부르는 한 주정뱅이와 부딪쳤는데, 그가 내 몸에 구토를 했어. 그래 놓고선 내가 자기를 넘어뜨렸다면서 나보고 대신 술값을 내라고 요구했던 거야.

안도아인

술집의 모든 사람, 아니, 온 마을 사람이 다 그를 비웃고 욕했지.

안도아인

겁이 많은 사람은 그를 피해 다녔고, 사람들은 그를 더러운 놈, 무뢰한, 병자라며 욕했어…… 그 사람은 살카즈였거든.

안도아인

하지만, 아무도 그 남자를 마을에서 쫓아내지 않았어. 그렇게 그 사람은 허드렛일이나 하면서 하루하루 연명했지.

안도아인

그러던 어느 날, 비바람이 몰아치고 아무도 외출하지 않는 밤, 성당의 경종이 갑자기 울렸고 사람들은 모두 잠에서 깨어났어…… 나쁜 사람들이 마을에 들이닥쳤던 거야.

안도아인

다행히 사람들은 종소리에 깨어났고, 힘겹긴 했지만 결국 나쁜 사람들을 쫓아냈어. 하지만, 경종을 누가 울렸는지는 아무도 몰라. 다들 그저 기적이라고 생각했지……

안도아인

내가 시계탑 쪽을 따라가서 바깥 황무지에 다다랐을 때, 그곳에서 무덤을 파고 있는 성당 문지기를 발견했어. 옆에 세워진 손수레에는 수수한 관이 하나 놓여 있었고, 관 안에는 온몸이 상처투성이인 그 살카즈 주정뱅이가 누워 있었어.

안도아인

그래서 나도 같이 무덤을 팠는데, 그 문지기는 무덤을 파면서도 계속 투덜거리는 거야. 자기 어머니를 위해 남겨뒀던 관을 이 살카즈가 쓰게 되었다면서 말이야. 그러면서 이 병든 살카즈는 빨리 묻어야 한다고 계속 욕했어……

안도아인

문지기 말로는 경종이 울린 지 얼마 안 돼서 그 살카즈가 자기 집 문을 두드렸대. 지금 혼란한 틈을 타 빨리 도망가라고. 그러고는 재수 없게 자기 집 앞에서 죽었다고 욕을 했지.

안도아인

그날, 문지기는 비가 올 것 같아서 동정심에 그 살카즈를 시계탑에서 하룻밤 재워줬던 거야.

안도아인

문지기는 계속 투덜거리면서 땅을 팠어. 그리고는 시체를 묻은 후엔 무덤 앞에 서서 그 주정뱅이가 자주 부르던 노래를 따라 불렀지. 뒷부분은 제대로 기억하지도 못했으면서 말이야.

안도아인

그리고는 또 욕을 한 뒤, 술 반병을 무덤에 뿌려줬어.

안도아인

높고 높은 산 위의 바람♪…… 영웅들과 함께 멀어져가네♪…… 먼 길을 걸어♪…… 가시덤불을 지나♪……

안도아인

미안, 나도 잘 기억이 안 나네.

체첼리아

이…… 이 노래는 엄마랑 로셀라 언니가 알려준 노래인데……

체첼리아

……그래서, 그 살카즈가 종을 울렸던 거야?

안도아인

그런 것 같아.

체첼리아

그럼, 그 사람이 마을 사람들을 구한 영웅인 거네?

안도아인

글쎄. 그와 같은 사람을 영웅이라 부를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대부분 사람은 그러길 바라지 않았을 거야.

안도아인

어쩌면 그 살카즈도 자신을 도와준 문지기를 도망치게 도와주고 싶었을 뿐인지도 모르지.

체첼리아

그럼, 수도사님은 그 사람이 영웅이라고 생각해?

안도아인

……

안도아인

……영웅이란 과연 뭘까, 체첼리아?

안도아인

나는 줄곧 생각해 왔어…… 하지만 나는 알고 있어. 이 문제에 답을 냄으로써 결정되는 것은, 그 살카즈가 어떤 사람이냐는 게 아니라, 내가 어떤 사람이냐는 거지.

안도아인

그 사람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영웅이 되기 위해 시계탑에 오른 건 아니라고 생각해.

안도아인

우리가 그 사람을 찬양하든, 깔보든, 또는 그 사람을 잊어버리든, 이제 모두 그와 상관없으니까.

안도아인

내가 계속해서 고민해봤자, 이건 오직 나 자신밖에 관련이 없지…… 내가 왜 그 사건을 겪게 됐을까? 이것은 나에게 어떤 의미일까? 또 나에게 어떤 계시를 줄 것일까?

안도아인

문책당하는 건 늘 살아있는 사람이야.

안도아인

하지만 나는 계속 생각했어, 계속. 만약 그 사람이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과연 어떻게 됐을까?

안도아인

그렇게 했어도, 그 광신…… 나쁜 사람을 시계탑으로 끌어들이고 말았다면 어떻게 됐을까?

안도아인

마을 사람들이 다 깨어났어도 막아내지 못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안도아인

심지어, 그 사람이 시계탑에서 죽었는데 아무도 발견하지 못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안도아인

반드시 성공하는 방법도 없고, 반드시 옳은 선택도 없어.

안도아인

결국 나는, 비가 억수로 쏟아지는 밤에 그 살카즈가 시계탑에 오른 건, 그가 그렇게 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어.

안도아인

그건 가장 직접적인 생각이며, 조금도 거스를 수 없는 선의였지.

안도아인

될지 안 될지는 그 사람이 결정할 수 없었지만 말이야.

안도아인

그런 점에서 그 사람은 영웅이 맞아. 그 노래에 나오는 영웅과 별반 다를 게 없지.

로셀라

높고 높은 산 위의 바람♪…… 영웅들과 함께 멀어져가네♪……

체첼리아

……먼 길을 걸어♪…… 가시덤불을 지나♪……

다른 사람들도 노래를 함께 흥얼거리기 시작했다.

나지막한 노랫소리가 방안에 울려 퍼졌다.

나는 편안함을 느껴졌다.

라테라노에서 지내는 밤.

오랜만에 느껴보는 편안함.

체첼리아

……무슨 생각 해, 수도사님?

안도아인

……아니야, 아무것도 아니야.

안도아인

고마워, 체첼리아.

체첼리아

수도사님은……

체첼리아

시계탑을 보고 있어?

안도아인

라테라노의 시계탑이야. 아주 오래된 석탑이지. 전에 라테라노에 있을 때 가끔 저곳에 가봤어. 저긴 하늘에 아주 가깝거든.

체첼리아

하늘…… 엄마가 지금 저기 있는 거야?

안도아인

……네가 원한다면, 그곳에 있을 거야.

체첼리아

……수도사님, 한 가지 부탁해도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