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4위령성당
위층의 체첼리아는 살카즈의 옛 노래를 흥얼거렸고, 노랫소리는 바람 속에서 흩어진다. '선도자'라고 불리는 수도사가 에젤에게 물었다. 왜 산크타만 당연히 행복해야 하는가?
……
안색이 왜 그래, 밤이라도 샌 거야?
그 사람이 돌아온 걸 봤어, 틀림없어…… 그 빛은, 분명 안도아인의 오리지늄 아츠야!
아…… 그래서 어제 오후부터 갑자기 소식이 끊겼구나.
그런데, 안도아인이 널 직접 찾아갔어?
……나를 찾아온 게 아니야.
어제 그 혼혈 소녀를 데리고 대성당으로 돌아오던 길에…… 살카즈를 만났어.
이 시국에 살카즈라니? 라테라노 거리에서?
……맞아. 난 그 살카즈를 뒤쫓아갔고, 에젤에게 소녀를 데리고 대성당으로 가라고 했어.
파베르 구역 변두리까지 쫓아갔는데…… 그 살카즈는 안도아인의 오리지늄 아츠 엄호를 받고 도망갔어.
그리고, 에젤이 어제 대성당에 도착한 줄 알았는데.
아직 안 왔더라고. 이건 에젤의 단말기야. 어느 사절의 의전 차량 밑에다 붙여놨던데.
헤에, 그 수습 꼬맹이의 연기가 그렇게 뛰어나다고? 널 속여넘길 정도로?
……연기였던 것 같지는 않아. 하지만 어째서인지는 모르겠어…… 설마, 안도아인이 에젤도 데려간 건 아니겠지……
피아메타, 너는 좀 진정하는 게 좋을 것 같아.
난 아주 차분하거든. 지난 8년간의 그 어떤 순간보다도 차분해!
너희는 그날 내가 떠난 뒤로 무슨 일이 일어났었는지 내게 말하려 하지 않잖아.
분명 단순한 소탕 작전이었는데…… 분명 예상보다도 순조로웠는데……
단지 임시 지원 요청을 받고…… 딱 4시간 떨어졌을 뿐인데……
그 폐허로 돌아왔을 땐, 모든 게 이미 늦어버렸지.
너에게 말해줄 수 있는 건 다 말했어.
자물쇠와 열쇠가 대체 그 사람에게 뭘 줬길래, 르무엔에게 손을 댈 정도로 그 자식이 미치게 만든 거야?
그건, 알려주기 싫어서가 아니라…… 나도 정말 몰라.
……
피아메타, 우린 지금 라테라노에 있고, 라테라노의 대성당에 있어. 여긴 카즈델의 야외 폐허가 아니야.
피아메타, 좀 쉬어. 내가 가서 연차 신청해줄까? 공증소의 연차는 안 쓰면 없어지잖아.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내일모레면 회의가 시작돼. 안도아인이 살카즈와 함께 라테라노에 나타나 혼혈 산크타 소녀를 납치해 간 데다가, 심지어 집행자한테도 손을 댔을 가능성도 있지……
……내가 너무 방심했어. 그 살카즈가 파베르 구역을 잘 아는 걸 보면, 녀석들은 라테라노에서 잠복한 지 오래됐을 거야…… 그 미친놈이 대체 무슨 짓을 하려는지 모르겠어!
정말이지, 진정하라고, 피아메타.
영감탱이가 아스트레이에 대해 알고 있어, 벨리브도 알고 있고. 난 어제 대성당에서 일도 했어…… 회의를 일이라고 말하는 건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아무튼, 라테라노는 네가 생각한 것처럼 그렇게 위험하지 않아. 안도아인도 그냥 산크타일 뿐이야. 눈 여섯 개고 팔이 네 개 달린 게 아니라고. 정말 그 녀석을 상대하고 싶으면 지금 빨리 가서 딱 두 시간만 쉬어.
그리고 나서 르무엔한테 가자.
……
아무래도 이성을 완전히 잃은 건 아니네.
어젯밤 편히 쉬었나?
덕분에 잘 쉬었습니다. 저희를 받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위령성당의 문은 영원히 열려 있지. 이곳을 답답하게 느끼지 않는다면 언제든지 환영이야.
어쨌든 생자든 망자든 모두 이곳을 방문하니까.
……몸을 둘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다행이죠. 그런데, 체첼리아는……
네가 데려온 그 소녀 말인가? 자매님들 말로는 엊저녁에 아주 곯아떨어졌다는군. 많이 피곤했나 봐.
너무 긴 하루를 보냈는지도 모르겠어.
에젤 오빠, 수도사님, 안녕하세요.
안녕, 체첼리아. 컨디션이 좋아 보이네요?
응…… 왜냐면 오늘 해야 할 일이 있으니까.
네……?
…… 나 수도사님께 부탁했어.
수도사님이 알려줬는데, 여기에 온…… 죽은 사람은 가족과 작별하는 의식이 있대.
나도 엄마랑…… 제대로 작별하고 싶어……
페오리아 씨를 위해 장례식을 치르도록 하지.
……그렇군요, 장례식……
먼 길 떠나는 사람을 배웅하는 건 자신의 짐을 정리하는 것이기도 하지.
저도 도울게요, 체첼리아.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수도사님.
아니야,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니까. 오히려 내가 영광이지.
이 세상에서 가장 찬송 받아 마땅한 것은, 실천의 길을 내디딜 수 있는 용기 그 자체야.
이 아이는 아직 어려. 가장 가까운 사람과 이별하는 길은 많은 어른에게도 고통스러운 일이지.
저, 들어가도 될까요?
아, 너구나, 이제야 돌아왔구나.
들어와. 괜찮아, 아이는 여기 있으니.
?!
엇, 어제 노래 부르던 솜사탕 언니다!
(당신……)
(총을 내려놔. 이건 그저 감동적인 만남일 뿐이야.)
(이 땅에서 벌어지는 수천수백 번의 감동적인 만남과 다름없지.)
……역시 넌……
언니, 어젠 미처 말을 못 했는데……
난 언니랑 많이 이야기하고 싶었는데! 그런데 무슨 어째선지…… 갑자기 싸우는 바람에……
언니 뿔이 진짜로 우리 아빠 뿔이랑 비슷해, 너무 예뻐!
……나도 아빠의 뿔을 갖고 싶었거든…… 좀 부러워.
……후훗, 그래? 하지만 네 광륜도 너무 예뻐.
눈이 부셔서 밤에 잠을 잘 수가 없어! 책을 읽을 땐 편리하지만……
언니는 아빠랑 같은 곳에서 왔어? 왜 아빠는 여기서 살 수 없어? 라테라노에는 왜 다른 살카즈가 없는 거야?
앗…… 나는 체첼리아라고 해!
……안녕, 체첼리아. 난…… 로셀라라고 부르면 돼.
(……수도사님, 살카즈가 왜 여기에 나타난 거죠?)
(그러게, 살카즈라…… 신성한 라테라노엔 살카즈가 발을 들여놓을 수 없는데 말이지.)
(그럼, 체첼리아는 대체……)
(자, 저들에게 잠시 시간을 주자고.)
(……당신들 뭐 하려는 겁니까?)
(우리는…… 그저 자신의 길을 찾고 있을 뿐이지.)
선도자님, 안녕하세요.
선도자님, 당신께 경의를 표합니다!
선도자님, 건강하세요.
사람들이 그쪽을 모두 선도자라 부르는군요.
나는 그렇게 거만한 사람은 아니라서 말이야. 날 이름으로 불러도 괜찮아. 안도아인이라고 말이지.
형제자매들에게 누군가가 선도자 역할을 하여 그들이 안심하고 방향을 잡을 수 있다면, 난 기꺼이 그 책임을 다 할 수 있어. 그것뿐이야.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네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다 알아.
라테라노에 잠복해 있는 이교 조직과 그들을 현혹하는 지도자가, 라테라노에서 오랫동안 준비한 회의 기간에 엄청난 음모를 꾸미고 있는 게 아닌가, 하고 말이지.
……
아니야, 우리는 그저 대문을 열 뿐이지.
버려진 사람, 망가진 사람, 모욕당한 사람, 모독받은 사람……
위령성당은 모든 사람을 받아들일 수 있어.
하지만……
하지만, 너랑 나, 우린 모두 '천사'지만 그들은 아니지. 산크타의 신전이나 성당에는 그들이 있을 곳이 없어.
……
저기 관에 못질하고 있는 우르수스인을 봐. 저 노인은 전쟁에서 가족과 친구, 땅, 고향을 모두 잃었어. 저 노인은 과연 무엇에 의지하고, 무엇을 믿을 수 있을까? 그는 또 어디서 위로와 구원을 받을 수 있을까?
그는 긴 여정 끝에 라테라노에 왔어. 우연히 여행자들 입에서 들은 신성함과 빛이 넘치는 안락의 땅으로 찾아왔지.
하지만, 이곳이 그에게 무엇을 줄 수 있을까? 곱사등이 될 정도로 액운에 억눌린 저 이방인을, 이 찬란한 라테라노가 어떻게 위로해 줄까?
저기 약초에 물을 주고 있는 카프리니 여인을 봐. 저 여인은 단지 귀족의 원한을 샀다는 이유만으로 창녀와 모독자라는 오명을 쓰고, 불붙은 집에서 필사적으로 도망쳐 나왔어.
단지 조용하게 살고 싶을 뿐인데. 조금 더 욕심을 부려봐야 편안함과 기뻐할 수 있는 순간을 얻는 것인데…… 하지만, 대성당의 당당한 성도들이 저 여인을 자매로 인정할까?
이들에게 우리 영예로운 라테라노 시민들은 동정의 미소를 보이거나, 저들의 말에 열심히 귀를 기울이거나, 심지어 아낌없이 지갑까지 열어주며 자신의 자비로운 미덕을 보여줬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이 모든 건…… 강 건너 불구경일 뿐. 그들은 언제까지나 강의 건너편에 있을 뿐이야.
살카즈는 늘 '저주받은 마족'이고, '간사하고 잔인한 마족'이었지…… 선택지 따위가 없었던 '마족'인 거야.
그들과 우리의 원한은 수천수백 년 동안 이어져 왔고, 역사적 고증이 있고부터 산크타와 살카즈는 서로 원수 사이였지. 최초의 원인은 세월에 파묻혔지만, 서로 적대시하는 건 이미 당연지사가 돼버렸어.
부자가 다른 한 부자를 처형하고, 자매가 다른 자매를 죽이며, 살카즈는 산크타의 상단을 습격하는 것을 낙으로 삼고, 산크타는 살카즈의 가슴을 관통하는 걸 자랑으로 여기며 살아왔어.
우리는 눈에 보이는 그들의 모습만 한껏 그려댔지, 그들의 눈에 비친 자기 모습엔 전혀 관심이 없었지. 복수, 반격, 행위가 축적되어 관습이 되었고, 관습이 축적되어 전통이 되었으니……
그러나 그들과 같은 하늘 아래서 지내다 보면, 그들의 희비가 우리와 별반 다를 게 없음을 깨닫게 될 것이야.
만나면 기뻐하고 이별하면 눈물을 보이며, 친구를 야유하고, 사랑에 수줍어하기도 하며,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또 어떤 사람은 신앙과 함께하기를 원하지……
우리 사이에 대체 얼마나 큰 차이가 있다는 거지?
라테라노에선 아무리 독실한 리베리 수도사가 조심스레 모든 계율 조항을 지키고, 모든 의식을 다 치러 성현으로 추대받으며 추기경으로 승진한다 해도……
교황청에서도 단 한 번이라도 진심으로 그들을 받아들인 적이 있는가? 리베리들은 그저 속세의 잡다한 일을 해결하는 조력자이자 서무를 처리하기 위한 도구일 뿐이야.
그들에게 광륜이 없으면 그들은…… 흥, '선택받은' 산크타가 될 수 없겠지.
평화롭고 아름다우며, 웃음이 넘치는 라테라노의 이 '은혜'는 오직 우리만이 누릴 수 있어.
……당신이 하는 말은…… 아무래도…… 도리에 어긋난다고 할 수밖에……
젊은 집행자, 한 가지 묻지. 왜……
산크타만이 당연하다는 듯이 행복을 받아야만 하는 거지?
……당신들은 체첼리아의 신분을 알고 있군요.
산크타와 살카즈의 혼혈이 있다는 걸 몇 년 전부터 이미 알고 있었어. 만약 이 세상에 정말로 은혜가 존재한다면, 바로 그 아이겠지.
……그렇다면 당신들이 체첼리아를 납치해 가려는 이유가 만국 정상회담 때문인가요?
그건 우리와 상관없어.
이제 와서 체첼리아를 데려가려는 건 그 아이가 엄마 곁에서 자라길 바랄 뿐이야.
해야 할 일을 마치면 우린 바로 라테라노를 떠날 거야.
……해야 할 일이 뭐죠?
매우 경계하는 것 같은데…… 우선 해야 할 일은 체첼리아 어머니의 장례식이지.
저 앞에 들꽃이 가득 핀 곳이 보이나? 저긴 묘지야. 내일 페오리아를 저기 묻을 거야.
모든 사람에게 죽음이 평등하다면……
삶 또한 그래야 하지.
……
나오세요.
집행자 페데리코인가.
만국 전달자님, 당신이 살카즈에게 라테라노 국경에 잠입할 수 있는 루트를 제공했습니까? 그게 사실이라면, 당신을 교황청 관련 기관으로 이송하여 조사받게 할 것입니다.
……서로 얼굴을 붉힐 이유는 없을 텐데 말이야.
공증소의 업무에 협조해 주시죠. 만약 저항하시면 관련 조항에 따라 당신의 라테라노 공민으로서의 권익을 박탈할 겁니다.
율법과 조서에 따르면 우리의 이번 만남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지?
시련으로 봐야 할까? 아니면 방황으로 봐야 할까?
혹은, 방황마저도 시련의 일부라고 봐야 할까?
……
이건 체포에 대한 명백한 저항 행위입니다.
유감스럽지만, 아무래도 평화적 해결은 불가능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