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가이딩 어헤드

GA-3혼혈

사이드 스토리작전 후2022-09-16

“공증소에서 해고되는 일이 있더라도 나는 해야만 한다. 체첼리아를 데리고 위령성당로 가야 한다. 적어도 엄마에게 작별 인사는 하게 해줄 거다.”

등장 오퍼레이터: 모스티마, 피아메타, 인포서


에젤

후우…… 후우……

에젤

도망가려 합니다!

피아메타

어딜 감히!

유쾌한 상인

……!!

조용한 상인

으윽…… 내가 엄호해줄게, 빨리 도망가!!

피아메타

이 페로 녀석이 살카즈 대신 공격을 막다니…… 둘 다 도망갈 생각은 하지 마.

피아메타

에젤, 넌 여기 있어, 허튼……

에젤

허튼짓하면 가만 안 두겠다. 알고 있습니다, 피아메타 씨. 단말기도 켜 놨어요.

에젤

믿어주세요. 전 체첼리아의 안전을 지킬 생각뿐입니다.

피아메타

……아냐, 생각이 바뀌었어. 넌 여기 있으면 안 돼. 지금 즉시 체첼리아와 함께 대성당으로 가.

피아메타

너희가 이대로 길거리에 남아 있으면…… 더 위험해.

에젤

……

에젤

갑시다, 체첼리아.

체첼리아

음……? 아까 성상 쪽으로 향했던 거 아니야? 성상은 저쪽인데, 에젤 오빠.

에젤

……길을 좀 돌아가야 할 것 같습니다.

체첼리아

돌아가?

에젤

당신이 먼저 가야 할 곳은……

에젤

위령성당입니다.


살카즈.

원래는 대성당에 도착한 뒤에 피아메타 씨에게 부탁해서……

고위 집행자 감찰관이든 호위대의 수행원에게든 사정해서……

체첼리아가 라테라노에 위험하지 않다고 확인할 수만 있다면……

페오리아가 묻히기 전에, 체첼리아에게 엄마의 마지막 모습을 한번 보여줄 수 없냐고 부탁하려 했다.

하지만, 살카즈.

만약 체첼리아의 아버지가 살카즈라면…… 체첼리아 역시 살카즈여야 하는 게 맞다.

그런데 이 아이는 광륜이 생겼다……

……내가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게 아닌지.

만약 체첼리아가 그냥 평범한 '예외'라면……

하지만, 이 아이는 살카즈다…….

광륜이 생긴 살카즈가 대성당을 나올 수 있을 리가 없다……

설령, 설령, 이 아이가 변을 당하지 않는다 해도……

이 아이가 대성당에서 나올 수 있을까……

......

……공증소에서 해고되는 일이 있더라도 나는 해야만 한다.

체첼리아를 데리고 위령성당으로 가야 한다.

적어도 엄마에게 작별 인사는 하게 해줄 거다.


피아메타

너흰 도망 못 가.

유쾌한 상인

벌써 따라왔어……

조용한 상인

어떡해, 어떡하지? 전혀 따돌릴 수 없겠는데……

유쾌한 상인

나 때문에 벌어진 일이고…… 저 리베리는 우릴 놓아주지 않을 것 같으니까 얼른 가! 내가 뒤를 맡을게!

조용한 상인

너……

유쾌한 상인

빨리 가!

???

물러나.

피아메타

안, 도, 아인……

피아메타

더는 못 도망가……

피아메타

얼른 튀어나오지 못해!!!


벨리브

저는 정말 모르겠습니다. 교황님이 왜 이토록 '아스트레이'들을…… 방임하시는지.

벨리브

모스티마, 제발 알려주세요. 당신들은 아는 사이 아닌가요?

모스티마

너랑 그 이야기를 하고 싶지는 않아.

벨리브

뒤끝이 너무 긴데요?

모스티마

그때 그 녀석 손엔 죽지 않았지만, 하마터면 네 손에 죽을 뻔했는데.

모스티마

그 일을 어떻게 잊겠어.

벨리브

그래서 제 앞에서 계속 후드를 쓰고 있었던 겁니까? 갑갑하지 않나요?

모스티마

만국 전달자 노릇도 이렇게 오래 했는데, 후드쯤이야.

모스티마

너랑은, 최대한 엮이지 않는 게 좋으니까.

벨리브

모스티마, 저를 원망하는 겁니까?

모스티마

라테라노엔 라테라노가 항상 지켜야 할 게 있고, 또 그걸 신경 써야 할 사람이 있어. 하지만 나랑은 상관없지.

벨리브

모스티마, 당신이 뭔가 오해하고 있는 것 같은데, 타천사가 교황청에 남는 경우가 드문 건 교황청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타락한 산크타 본인들 때문입니다.

벨리브

제 태도가 조금 유별난지도 모르겠지만…… 모스티마, 당신은 스스로 괴짜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겁니까?

모스티마

설마 그런 식으로 말하다니. 내가 '정상적인 타천사'가 되어버려도 상관없다는 거야?

벨리브

정말 그렇게 된다면, 당신에게 '그런 식'으로 말하지 않겠죠.

모스티마

뭐, 됐어. 현실적인 얘기나 하자고. 피아메타는 언제 다른 데로 전출시킬 거야?

모스티마

계속 내 곁에 있어봤자 걔한테 도움이 안 돼.

벨리브

본인한테 직접 얘기해봤나요?

모스티마

당연하지, 하지만 소용없었어.

벨리브

제가 말한다고 소용이 있을까요?

모스티마

내가 알기로 권력의 장점은, 타인의 뜻을 무시해도 된다는 거지.

벨리브

타인의 뜻을 무시하려면 대가가 필요하죠…… 왜 피아메타를 다른 곳으로 보내려 하는지나 말해보시죠.

모스티마

피아메타는 내 호위라고 하던데, 내게 호위할 게 뭐가 있다는 건지, 너흰 궁금하지 않아?

모스티마

물론, 피아메타가 타천사인 나를 감시하는 거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모스티마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피아메타에 대해 전혀 몰라서 그래.

모스티마

나는 그냥 피아메타의 미끼일 뿐이야. 안도아인을 낚기 위한 미끼일 뿐이지.

벨리브

그 말을 피아메타가 들었으면 분명 기분 나빠했을걸요.

모스티마

좋아, 그럼 바꿔서 말할게…… 미끼는 내가 메고 있는 이 자물쇠와 열쇠인 거지.

벨리브

그래서? 피아메타가 소원을 성취하게 하면 안 될 이유라도 있나요? 저는 오히려 피아메타가 안도아인을 해치우거나, 잡아서 대성당으로 데려왔으면 좋겠는데 말이죠.

벨리브

아니면, 둘이 힘을 합쳐도 안도아인을 잡을 수 없는 건가요?

모스티마

그 정도는 아니야. 안도아인이 자물쇠와 열쇠를 염두에 두고 있는 한 절대 도망갈 일이 없지.

모스티마

다만…… 내 생각이지만 말이야.

모스티마

만약 안도아인이 이미 다른 길을 찾았다면?

모스티마

내가 걱정하는 건, 나는 빠져나왔고, 르무엔도 빠져나왔고, 심지어 안도아인도 빠져나왔는데…… 피아메타만 아직도 8년 전의 그 비 오는 밤에 빠져있다는 거야.

모스티마

피아메타에게는 이런 말을 할 수 없어.

모스티마

이럴 땐 그나마 교감이란 게 좋긴 하지……

모스티마

아, 맞다. 피아메타는 리베리였지. 이 말은 못 들은 걸로 해.

교황

참으로 젊은이다운 대화로군.

모스티마

왜요? 그럼 교황님이 '경험자의 가르침'이라도 들려주시죠?

교황

네가 연장자로서의 이 작은 특권을 허락해 준다면 말이지.

모스티마

말씀하시죠.

교황

8년 전에 네가 했던 말이 기억나나?

모스티마

……지금 이 훈훈한 분위기를 망치고 싶진 않지만……

모스티마

죄송해요, 교황님, 기억이 안 나요.

벨리브

“아니…… 나는 아직 해야 할 일이 있고, 지켜야 할 사람이 있다”라고 말했죠.

모스티마

……설마 벨리브가 내 성대모사를 할 줄이야. 소름이 돋네.

벨리브

……

교황

그때 너는, 내가 너 대신 선택하게 하지 않았으면서, 너는 왜 지금 피아메타를 대신해 선택하려고 하는 건가?

교황

사람의 길은 스스로 찾고, 스스로 선택하고, 스스로 걸어가는 거지.

교황

벨, 이건 너에 대한 대답이기도 하다.


에젤

……거의 다 왔어요, 체첼리아.

체첼리아

미안, 에젤 오빠. 내가 너무 늦게 걸어서…… 해가 다 져버리겠네.

에젤

아니에요, 체첼리아는 대단합니다! 대중교통도 이용할 수 없었는데…… 우린 벌써 이동도시를 벗어났잖아요. 제게 피아메타 씨와 같은 실력과 힘이 있었더라면, 당신이 이렇게 고생 안 해도 됐을 텐데.

체첼리아

괜찮아! 나 엄마랑 같이 엄청 먼 곳에 간 적도 있어…… 여기랑 별로 다를 게 없이 멀어.

체첼리아

그런데, 우리가 몰래 여기 온 걸 피아메타 언니가 눈치채지 못하겠지?

에젤

단말기에 표시된 위치 추적 신호만 본다면…… 저의 꼼수로 시간을 좀 벌었으면 좋겠네요.

에젤

다행히 도착할 수 있었군요.

체첼리아

엄마가 이곳에 왔어?

에젤

……체첼리아, 당신에게 이 일을 어떻게 설명할지 오래 고민했습니다.

에젤

페오리아…… 아니, 당신의 어머니는 분명 여기에 와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없어요.

에젤

당신은 이제 어머니를 볼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여기서 어머니랑 작별 인사는 할 수 있을 겁니다.

체첼리아

에젤 오빠…… 오빠가 무슨 말 하는지…… 잘 모르겠어……

체첼리아

엄마가 여기 왔는데 여기 없다면, 엄마는…… 다른 곳으로 간 거야?

체첼리아

어디로 갔어?

에젤

……일단 들어가죠.


라테라노 시민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기 전에 분명 장례식에선 웃는 얼굴만 보이고 눈물은 보이지 않겠다 약속했는데, 저는……

온화한 수도사

아마도 부친께서는 돌아가신 후, 당신이 헤어날 수 없는 슬픔에 빠지지 않는 걸 원치 않았을 겁니다.

온화한 수도사

울어도 좋고 웃어도 좋습니다. 만약 그게 당신의 이별 방식이라면…… 부친께서도 받아들일 겁니다.

라테라노 시민

감사합니다…… 수도사님……

온화한 수도사

같이 나가서 꽃밭이라도 걸으실까요.

체첼리아

에젤 오빠, 저 언니도 아빠가 '돌아갔다'고 말하네……

에젤

네…… 죽은 사람은 여기에 오니까요.

에젤

살아 있는 사람은 여기서 그들과 작별하는 거죠…… 그리고, 죽은 사람에 대한 그리움을 안고 계속 자기 삶을 이어가는 겁니다.

체첼리아

그럼 죽은 사람은? 그 사람들은 뭐해?

에젤

……아마 하늘에서 우릴 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체첼리아

하늘에 올라가서, 다신 못 보는 거야?

에젤

……

에젤

체첼리아, 이거 받아요.

체첼리아

이건…… 엄마의 수호총인데?

에젤

네.

에젤

저의 부모님은 모두 공증소의 집행자였는데, 어릴 땐 자주 볼 수 없었고…… 할아버지가 절 키워주셨습니다.

에젤

할아버지는 총을 아주 좋아하셔서 총을 닦을 때마다 젊었을 때 얘기를 들려주곤 하셨죠……

에젤

참전한 이야기나 전우분들의 이야기, 할머니를 만난 이야기, 그리고 아버지의 어린 시절 흑역사도……

에젤

그래서 할아버지의 총을 보면 저는 할아버지가 들려주신 이야기들이 생각납니다.

에젤

……후에, 할아버지가 돌아가실 때 저도 지금의 체첼리아보다 조금 큰 정도였습니다.

에젤

그때, 공증소의 집행자가 할아버지의 수호총을 가져가 버렸죠.

에젤

마치 체첼리아 어머니의 수호총을 제가 가져갔듯이.

에젤은 천천히 쪼그리고 앉더니 페오리아의 총을 체첼리아 손에 쥐여주었다.

체첼리아는 고개를 숙여 손에 쥐어진 엄마의 수호총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에젤은 체첼리아의 손을 살포시 잡았다.

뜨거운 눈물이 수호총에 새겨진 꽃무늬 위에 떨어지더니, 이내 소녀의 손바닥에 흘러들어 작은 물웅덩이를 만들었다.

체첼리아

에젤 오빠…… 나 왜 울고 있을까……

에젤

저는 할아버지가 가르쳐주신 대로 매일 뒷마당의 화분에 물을 줬습니다. 그랬더니 어느샌가 꽃이 피더라고요. 저는 너무 기쁜 나머지 할아버지를 불렀어요.

에젤

소리 내어 부르고 나서야 할아버지가 이젠 안 계신다는 게 생각났습니다.

에젤

전 다시는 할아버지를 볼 수 없었고, 할아버지의 총도 볼 수 없었어요.

에젤

죽음이란 영원히 만날 수 없는 이별입니다.

체첼리아

……

???

하지만, 이별이란 그 자체가 바로 죽음에 대한 극복이기도 하지.

???

생자는 이쪽에, 망자는 저쪽에 있기에 '이별'이 있는 것이고.

???

'이별'이란 생자가 망자에 대해 품은 추억이고, 동시에 망자가 존재했다는 증명이기도 해.

수도사

그게 바로 우리가 작별을 고하는 이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