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화중인

WR-6그림 속

사이드 스토리작전 전2021-07-30

사람들이 잠에서 깨어났을 때, 어제의 재앙은 마치 아예 없었던 것처럼 세상은 처음의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다. 라바 일행은 이내 전당포 사장을 찾아갔고, 라이는 이 세상의 '규칙'을 그들에게 일러주게 된다.

등장 오퍼레이터: 라바, 크루스, 우요우, 사가


라바

음……

라바

나…… 잠들었던 건가?

라바

아, 생각났다…… 어제 피해 복구 도와주다 너무 늦는 바람에 돌아와 그냥 잠들었었지……

라바

해가 뜨고 지는 게 정말 정상으로 돌아왔나 보네……


라바

……크루스, 일어나!

크루스

……쿠울 쿠울……

라바

크! 루! 스……!

크루스

쿨쿨…… 흠냐……

크루스

하암…… 좋은 아침, 라바……

라바

매번 묻고 싶었던 건데, 넌 어떻게 석궁을 끌어안고도 그렇게 편하게 잘 수 있는 거지?

크루스

수면은…… 가장 중요하니까…… 하암~

크루스

하아암……

크루스

됐어. 가서 세수나 해.

라바

로도스 아일랜드에 있을 때도 이렇게 잘 일어나면 얼마나 좋아.

크루스

그건 안 되지~ 휴가와 일은 다르다구~

크루스

오늘은 마을 재건을 도와야 하기도 하고……

크루스

……라바, 내가 아직 잠에서 덜 깬 건가? 창밖에 저건 누구지?

라바

어?


여자아이

엄마, 엄마, 빨리. 이야기 시간에 늦겠어!

마을 사람

그래, 알았으니까 뛰지 좀 마. 넘어질라.

여자아이

괜찮아! 우리 빨리 가자!


라바

……

크루스

……

라바

저, 저 사람은 저 아이의 엄마……? 무사했던 거야?

크루스

아닐 거 같은데에~

크루스

저기 저 처마 좀 봐. 어제 분명히 아츠의 여파로 부서졌었는데.

라바

……설마?


마을 사람 갑

자, 갓 구워낸 떡이 왔어요~ 안에 깨가 들어 있어 아주 고소하답니다!

마을 사람 을

식혜 팝니다~ 계수나무 꽃 식혜 팔아요~ 식혜 사세요~!

라바

……어떻게 된 거지?

크루스

흐음…… 모든 것이 돌아왔어.

우요우

은, 은인님?!

우요우

은인님, 저 아직 기억하시죠? 그렇죠? 저 지금 악몽 꾸고 있는 거 아니죠?

라바

가만,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우요우

아이고, 두 분께서 아직 절 기억하신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두 분께 말씀드리자면, 제가 잠에서 깨어났더니 어제의 일들이 마치 전혀 일어나지 않았던 것처럼 모든 것이 원래 상태로 돌아가 있지 뭡니까!

우요우

묵량의 습격도, 집과 가족을 잃은 것도 모두 거짓이었어요! 이게 다가 아닙니다, 란이네 엄마도 나타났다고요! 맙소사, 처음엔 대낮부터 귀신이라도 본 줄 알고……

우요우

……맞다! 그 객승…… 사가는요? 사가는 어디 있죠? 그 여자는 괜찮답니까?

크루스

못 봤는데…… 아, 란이다~

우요우

어, 란~!

여자아이

어? 아저씬 누구야? 어떻게 내 이름을 알아?

우요우

은인님! 은인님! 보셨죠, 보시라니까요!

크루스

란아~ 우린 자산 선생님 이야기를 들으러 온 사람들이야~ 그런데, 왜 이렇게 빨리 끝난 거니?

여자아이

아, 그랬구나. 선생님이 오늘 많이 편찮으신가 봐. 그래서 엄마도 남아서 선생님을 도와주고 있어. 이야기를 들으러 온 삼촌이랑 이모들도 모두 돕고 있어.

크루스

그거 참 안타깝게 됐네……

여자아이

그치.

크루스

란아, 사실 여기 아저씨가 어제 이야기를 놓쳐서 그러는데~ 어제 들었던 부분 혹시 기억하니?

여자아이

어제는 안 왔었어. 어젠 하루 종일 엄마랑 연 날렸거든.

크루스

정말 아쉽네, 너도 이야길 못 들었구나~

우요우

하, 하하…… 란아. 정말 나 기억 안 나니?

여자아이

아저씬 누구야? 아, 혹시 골목 끝에 새로 이사 온 아저씨야?

우요우

아, 아니야. 가서 놀렴……

여자아이

응? 알았어. 그럼 아저씨, 언니, 안녕!

우요우

왜 우리만 기억하고 있는 걸까요……?

크루스

모르겠어. 어쨌든 란이가 저렇게 활기차 하는 걸 보면 나쁜 건 아니지 않나 싶은데~

우요우

흠…… 그렇긴 합니다만, 은인님은 너무 침착하신 거 아닙니까……

라바

그 전당포 사장이 말한 물속의 달을 건진다는 게…… 이걸 의미하는 걸까?

라바

……사가가 어디에 있는지 난 알 것 같아.


사가

오! 정말 달고 맛 좋은 흑임자죽이오. 감칠맛이 도는구려. 주인장, 정말 한 그릇 안 해도 괜찮은 게요?

라이

됐어. 난 단 것 별로 안 좋아해.

사가

그거 참 아쉽구려…… 그럼, 소승 사양 않고……

라바

사가!

사가

으아악……

사가

라바 시주, 어찌 그리 소리를 지르시오. 하마터면 들고 있던 흑임자죽을 쏟을 뻔 했……

라바

너…… 날 기억하는 거야?

사가

그게 무슨 말씀이오?

사가

아…… 알겠소. 다들 많이 당황했겠소.

우요우

스님,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혹시 알아?

사가

소승은 이 그림 속에서 아주 오래 있었다고 말씀드렸지 않소. 그런 소승에게 이런 규칙쯤은 발견하기 어려운 게 아니오.

사가

우리 같은 '그림 밖 사람'의 눈이 하나라고 가정하면, 우린 네 명이니 눈이 네 개가 되는 것이오.

사가

우리가 잠이 들어 눈을 감으면, 이 세상은 더 이상 봐주는 사람이 없게 되니…… 그럼 세상은 본래의 모습으로 슬그머니 돌아오게 된다오. 그래서 우리가 깨어나 눈을 떴을 땐, 이미 본래의 모습이 되어 있는 것이오.

사가

매번 잠에서 깰 때마다 이러하니 소승은 이미 습관이 되었소.

라바

……그러니까 우린 정말로…… 그림 속에 있다는 거네?

사가

흐음? 소승이 진작에 말씀드리지 않았소?

크루스

사가 씨, 그럼 이런 상황이 설마…… 우리의 사고와…… 생각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는 거야~?

사가

음? 소승은 한 번도 이상하다 못 느꼈소만……?

라이

그건 네가 원래 그런 사람이기 때문이야.

라이

그 주지 스님은 세상을 등진 너를 세상 물정 모르는 아이로 남게 두지 않으셨어. 그와 반대로, 극동을 떠난 뒤 넌 오히려 견문을 더욱 넓혀왔어. 막연하다 느낄 때도 있었겠지만, 결코 낙담하지 않았어.

라이

엎어진 김에 쉬어간다고 생각할 테니, 당연히 이상할 게 없겠지.

라이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여긴 꿈과도 같아서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더 많은 것들을 잊게 될 거야…… 그렇게 당연해야 하는 것들까지 잊혀지다 보면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이 세상이 당연하게 여겨지겠지.

라이

너는 그러다 결국 그림을 인정할 것이고, 그림도 너를 인정하겠지. 그럼 너는 그림 속 사람이 되어 다시는 이곳을 벗어날 수 없게 될 거야.

사가

아! 주인장이 이전에 소승더러 라바 시주를 찾아가란 이유가 거기에 있었던 거로군! 아휴, 소승이 미련했소……

크루스

라바, 내가 어제 하나 깨달은 게 있는데…… 여기엔, '오리지늄' 자체가 없는 것 같아.

라바

……

크루스

염국이 아무리 이동 수단이 없는 시골 마을이고, 재앙이 적은 지역이라고 해도, 오리지늄을 전혀 안 쓰고 이런 도시를 만들긴 쉽지 않아.

라바

……그러게.

라바

잠깐, 그럼 라이 씨는?

라이

전 그저 토박이 전당포 주인이랍니다.

라바

하지만 당신은 분명 어제 일어난 일을 기억하고……

라이

저에게 어제는 오늘이고, 오늘은 내일이기도 하지요.

라이

왜냐하면 전…… 그 여자에게 약속했으니까요.

라이

그래서 사실 저도 제가 진짜 '제'가 아니란 걸 알아요.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 있겠어요? 그렇다고 제가 저 자신이 아닌 걸까요?

우요우

……그건 또 무슨 뜻이지?

라이

선량한 여러분은 마을이 어려움에 빠지는 걸 보고 싶지 않아 나서서 사람들을 도왔죠. 하지만 사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였어요.

라이

전에는 여러분께 솔직히 말씀드리기 어려웠어요. 파산 마을에 또 다른 외부 손님이 계셨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여길 떠나신 것 같네요……

라이

죄송해요, 여러분을 어제 괜히 놀라게 해드렸네요. 여러분께 어제는 정말 재앙 같은 하루였겠죠.

사가

아? 그럼 그 손님이 혹시……?

라이

아, 말하면 안 돼.

사가

그럼 맞겠구려. 이해했소이다.

라바

둘 다 선문답은 여기까지 하도록 하지…… 좋아, 여기가 정말 한 폭의 그림 속이라면, 우린 여길 어떻게 들어온 거지?

라이

그것도 말할 수 없어요.

우요우

뭐야, 아무것도 말할 수 없다면, 그럼 우린 어쩌라고?

라바

……당신들이 말한 그 사람 때문이야? 혹시 같은 사람인가?

라이

……역시 똑똑하시네요.

라바

그 여자는 지금 어디에 있지?

라이

이곳엔 없습니다.

라바

그 여자는 대체 누구지……?

라이

여러분도 아는 사람이에요.

라바

그렇다면……

라이

쉿.

라이

잘 들어요. 그 여자의 이름을 부르지 마세요.

라바

……

라이

그 여자는 이유 없이 이런 일을 할 사람이 아니에요. 사실 그 여자는 귀찮은 일을 겁내는 사람이죠.

라이

분명 그 여자는 여러분과…… 어떤 교집합이 있을 거예요.

라바

확실히…… 그렇다면, 말이 되는 것 같아……

라이

이 파산 마을이 바로 물속의 달인 거죠.

사가

아이고, 소승이 종을 치지 않아도 이 마을에는 그 일을 '담당'할 사람이 있겠구려. 그건 정말 아쉽소이다…… 소승은 종 치는 게 참 좋았는데.

라바

이건…… 묵량이 출몰했단 신호인가?

라이

맞아요. 아마도 제가 진실을 알려드렸기에…… 이제 이곳 주민들이 피해를 보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셨으니, 여러분도 좀 더 수월하게 대처할 수 있겠죠.

라이

숨을 곳을 찾거나, 더 동쪽으로 가세요. 동쪽에는 동승하가 있는데, 그곳에는 아무것도 없으니 그곳에 숨어 계시면 될 거예요.

라이

하지만 조심하세요. 동승하의 가장 동쪽에서 더 동쪽으로 가면 서쪽의 홍동산으로 다시 돌아오게 되니까요.

라이

한동안 피해 있으면, 묵량도 얌전해질 거예요.

크루스

그 괴물들은 도대체 뭐야~?

라이

그냥 그 여자가 기분이 나쁠 때, 시간을 때우기 위해 하는 낙서랍니다. 굳이 표현하자면 그 여자의 잡념인 거죠.

우요우

수…… 숨어있어도 되나? 그런 일들이 벌어지는 걸 빤히 지켜만 보면서……

우요우

란이가…… 그렇게 슬피 우는데, 지켜만 본다면, 너무 괴로울 것 같아……

라이

모두 가짜라고 생각하면, 좀 나아질 거예요.

우요우

하지만……

라바

만약 가짜가 아니라면?

라이

여러분 모두 직접 보셨잖아요.

라바

그래도……

크루스

그렇다 해도 비명 소리는 듣기 싫어. 이젠 질렸다고.

크루스

어차피 서쪽만 모두 해결하면 되는 거잖아~ 그렇지?

사가

맞소이다! 아무리 물속의 달을 건지는 일이라도 우리가 만족하면 괜찮은 거지 않겠소!

사가

소승이 가겠소이다!

라바

잠, 잠깐!

크루스

서두르지 마~ 침착하자고. 아주 간단하잖아~ 안 그래, 우요우?

우요우

하, 하하, 이번에야말로 제가 큰 도움을……

우요우

잠시만요! 은인님, 잠시만요! 하아, 석궁 가져가셔야죠!

라이

……맞는 말이네요.

라이

하아, 당신이 대체 왜 저들처럼 좋은 사람을 굳이 여기에 가둔 건지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