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W-ST-1손님이 온다
용문에서 온 리는 상촉에 도착해 행유객잔에서 묵기로 했고, 크루스와 우요우도 산 넘고 물 건너 상촉 지역에 도착한다. 그러나, 앞에는 커다란 음모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등장 오퍼레이터: 우요우, 크루스, 리, 크루스 더 킨 글린트
아빠, 왜 벽에 칼이 걸려 있어?
저 칼은 아빠가 젊었을 때 함께 고생했던 벗이란다.
아빠, 그럼 칼 밑의 거치대는 왜 비어있는 거야?
저건 어떤 사람을 위해 남겨둔 거란다.
그 사람은?
아빠랑 사이가 틀어져 버렸지.
어째서?
왜냐하면……
이른 아침, 구름이 많음.
염국의 상촉, 응봉로, 어느 한 객잔.
염국에는 지금도 객잔이라 부르는 가게가 꽤 있다.
그중에서도 이곳은 고풍스러운 데다 술과 차 맛도 좋으며, 상촉의 정취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빨간색 간판에 금색 글씨.
'행유'.
호송주 10개, 운료주 3개, 귀행노주 6개…… 음……
이보게, 류 씨, 여기 매출이 왜 나루터 쪽보다도 이렇게 적나?
그건 제 잘못이 아닙니다. 나루터 쪽은 월초에 무슨 영문인지 떠들썩하게 잔치만 몇 번이나 치렀다 아닙니까. 우리보다 매출이 많은 게 당연하지 않겠습니까?
잔치 몇 번 가지고 차이가 얼마나 난다고 그래?
아유, 사장님, 그렇게 말씀하시면 섭섭하죠.
그 며칠간 사장님께선 상촉에 안 계셔서 모르시는 것 같은데, 잔치 규모가 얼마나 성대했는지…… 개업 매출로 반년을 먹고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더군다나 앞서 몇 달 동안은 계속 우리가 매출이 더 좋다가, 딱 요 며칠만 부진한 거잖아요. 사장님, 그쪽 편을 드시면 안 됩니다.
최초로 개업한 것도 최초로 인기를 얻은 것도 우리 가게입니다. 다른 객잔은…… 제가 봤을 땐…… 모두 우릴 할아비라 불러야 한다고요.
아무리 손주가 이쁘다고 소중한 아들을 잊으시면 안 되죠.
왜 울상이냐? 누구보고 할아비라는 거냐? 나 아직 아무 말도 안 했는데.
사장님이 말씀하실 때면 진짜 큰일 난다니까요?
저는 운이 안 좋아서 그 귀인들을 못 만난 것뿐이라고요……
자네한테 운이 좋았던 적이 한 번이라도 있었나?
하아! 귀인, 귀인, 어디서 귀인이 그렇게도 많이 왔는지……
그간 우리는 계속 단골손님에만 의지하고 홍보도 하지 않았잖아요. 하다못해, 예쁘장한 아가씨랑 멋진 사내라도 몇 명 들이면 좋을 것 같은데……
(찌릿……)
아아, 저, 아무 말 안 했어요. 방금 건 헛소리입니다.
객잔을 운영하려면 귀인과 인맥에 의지해야 하는 건 틀린 말은 아니네. 허나, 누가 귀인이고 누가 아닌지를 어떻게 구분하겠는가?
뭐든 다 알면 저도 사장하고 말죠.
그러니까 잘 배워 두게.
돈 있고 지위가 높은 나리들은 딱 보면 누구나 다 알아볼 수 있지. 언제 자네 같은 얼뜨기한테 차려지겠나?
으윽……
강호를 거닐든, 도시에 정착해 살든 사람이 있는 곳에는 왕래가 있기 마련이네.
사람과 왕래하면서 눈썰미는 필수인 거지. 사람을 알아보고, 사리를 분별할 줄 알아야 오늘같이 좋은 생활을 누릴 수 있는 게 아닌가.
허구한 날 일은 제대로 안 하고 장사가 끝나면 마작관에서 죽치는 자네가, 어떻게 출세하겠다는 말인가……
……
……어라, 왜 갑자기 설교를 멈추셨는지?
입구에 손님 두 분을 못 봤느냐? 얼른 안으로 모시지 않고!
아이고…… 정말 못 봤습니다. 자자, 어서 안으로 들어오십시오! 오늘의 첫 손님께는 땅콩 두 접시랑 국화차 한 주전자를 서비스로 드립니다!
운이 좋았나 보죠?
……아직 시간이 이르니, 제가 양대인을 대신해 당신을 대접하는 거로 생각하시지요.
두 분 일단 앉으세요. 바로 차를 내오겠습니다!
전 바로 양대인네 저택으로 갈 줄 알았는데요.
당신의 그 '친구'분은, 어찌 됐든 지방 부모관이라서 매우 바쁘십니다.
친구를 홀대할 정도라니, 바쁘긴 정말 바쁜가 보네요.
……
(사장님, 사장님, 그럼 사장님이 보시기에 저 두 사람은 귀인인가요?)
……허허.
떠들지 말고 잘 관찰하게. 사람은 겉모습 보고 판단하는 게 아닐세.
상촉에 바람이 일면서 구름을 가르고 달이 보였다.
이 지역엔 옛날부터 산이 많았다. 이동도시가 만들어진 이래로, 원래는 이런 험한 지형들은 도시 건설에 불리했다.
하지만 상촉 사람들은 옛날부터 살아온 고향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산을 옮기는 게 힘들다면 차라리 도시를 산에 어울리게 세우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 결과, 다른 도시와는 달리 상촉의 도시들은 산과 산들 사이에 흩어져 있고 그 간격이 적게는 백 미터, 많게는 천 미터쯤 떨어져 있어 제각기 진풍경을 이뤘다.
다행히도 상촉 지역엔 터가 좋은지 최근 몇 년 동안은 재앙이 없었다. 덕분에 사람들은 산 위에 새로운 도시를 세웠고, 산을 뚫고 터널을 만들었으며 케이블카도 세웠다.
심지어는 토목천사의 도움으로 이동 플랫폼 위에 그대로 옮겨진 일부 유명한 산들도 있다……
잠깐, 토목천사가 뭐야~?
아하, 은인님은 모르시겠군요. 염국엔 천사부란 곳이 한 곳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오리지늄 아츠를 어느 정도 익힌 학자들은 모두 지원할 수 있죠. 단계별 시험을 통과하면 모두 나라를 위해 일할 수 있답니다.
오리지늄 아츠는 다양한 방면으로 응용되고 있고 오리지늄 과학도 많이 활성화되어 있어, 염국의 천사들도 자연스레 부문별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이른바 기술에는 전공이 있다고 할까.
난 또 이런 멋진 이름은 레이즈처럼 잘 싸우는 캐스터들에만 쓰일 줄 알았는데~
레이즈 씨라면 은인님께서 전에 언급하셨던 로도스 아일랜드의 그 염국 고관 말씀인가요? 흠, 예전에는 그랬었죠. 하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민생의 중요성이 하늘을 찌르게 된 거죠.
오리지늄 아츠가 민생을 살리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오리지늄 아츠와 오리지늄 공학 연구에 평생의 심혈을 기울인 건 다름 아닌 염국의 공부와 각 지역의 천사부죠.
산을 이동도시로 옮기다니…… 다른 나라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긴 해~~
그렇죠. 하지만, 아무리 산수에 정이 있다고는 하나, 만약에 정말로 인력과 재력을 허비하련다면, 이 난리까지 치를 필요는 없죠.
주로 토목천사들이 고향에 대한 일념으로 고심참담 끝에, 산을 옮기는 건 쉬우니 산장과 마을을 내팽개칠 수 없다며 현지 관리들에게 억지로 허가를 받아낸 거예요……
염국에는 '그 땅의 흙과 물이 그 땅의 사람을 기른다'라는 옛말이 있습니다.
유감스럽게도 저의 오리지늄 아츠는 형편없지요. 그렇지 않고서 제가 만약 이동도시를 만드는 사람이었다면 저도 같은 생각이었을 거예요.
너네 염국 사람들은 다 그래~?
눈앞에 이런 강산이 있기 때문이죠……
아름다운 경치가 끝없이 펼쳐져 있고 이른 봄의 눈 소리까지, 굉장히 운치가 있거든요.
만약 은인님도 어려서부터 여기서 자라셨다면 똑같은 생각이 들었을지도 모릅니다.
……확실히 그럴지도 몰라~
후우~~ 너무 상쾌해~~
“상촉에 바람이 일면서 구름을 가르고 달이 보인다”더니, 말 그대로구나~
상촉의 지역엔 '삼산십칠봉'이라는 절경이 있는데요. 그곳을 찾는 여행객도 많습니다. 그리고, 일부 외국 귀족들도 일부러 찾기도 하죠.
하아, 아무래도 산세가 험준하고 물살이 거센 탓에 사람들이 다니기 어렵기 때문인 것 같네요. 그런 게 아니라면, 이와 같은 명승고적에 벌써 사람들로 북적거렸겠죠.
……바람이 참 시원해~ 난 오늘 비 때문에 산행이 늦어지는 게 아닐까 걱정했는데~
은인님 말씀이 맞아요. 봄바람이 얼굴을 어루만지고 가랑비가 흩날리며 소리 없이 만물을 촉촉이 적셔주네요.
전부터 묻고 싶었는데, 넌 무도인이 아니었어? 그런데 어떻게 우아한 표현을 그렇게 많이 알지?
무술을 익히려면 글을 배우는 것도 게을리하면 안 된다고 스승님께서 늘 이르셨거든요. 무술을 익히는 것도 전통이고 글을 배우는 것도 전통이라며 현대인의 의무라고 하셨어요.
……더군다나, 화술이 좋아야 돈도 잘 벌 수 있잖습니까.
은인님, 가는 길에 가까운 산이나 구경하지 않으실래요? 요 몇 년 사이에 산에 사람이 많아져서 볼거리가 많다던데.
됐어, 우린 도시에 들어가서 하루 이틀 쉬었다가, 그 자매와 합류하면 계속 길을 서둘러야 해……
하아, 말이 나와서 그런데 경치를 이렇게 바라보고 싶은 마음은 처음이야~
은인님은 원래부터 목표에만 열중하시고 딴 데 정신 팔지 않으시잖아요. 그만큼 일을 열심히 하시고 전혀 게을리하지 않는다는 말이죠.
……전혀 게을리하지 않는다고…… 내가~?
당연하죠!
이런 듣기 좋은 말은 얼마든지 해도 괜찮아~ 난 진심으로 믿지 않으니까~
저기, 은인님, 저를 사무소에 데려가 단지 입사 절차를 밟기 위한 거잖아요. 그렇게 서두르실 필요가 있을까요?
라바 은인님한테 다 들었습니다. 크루스 은인님께서 이번 여정을 떠나시면서, 원래는 휴가 겸 기분 전환하고 싶으셨다면서요? 그렇다면 더더욱 산수풍경을 즐기면서 가셔야죠.
하아~
라바도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생각 정리가 필요한 사람이 나뿐만은 아니거든~
라바 은인님은 갑자기 다른 의뢰를 받아서 다른 길로 갔을 뿐이니, 길가의 이 경치들을 그분도 감상할 수 있을 겁니다.
라바는 걸음을 멈추고 경치나 감상하는 그런 사람이 아닌 것 같은데.
하하, 라바 은인님은 늘 그랬죠.
……실은 예전의 라바가 지금과는 많이 달랐어. 나도 그렇지만 말이야.
……은인님, 개의치 마세요. 세상이 변하고 사람도 변하며, 영원히 그대로인 것은 없답니다.
저희도 서두를까요?
두 소저, 찾았어요.
확실해?
틀림없습니다. 쟁산 나루터를 통해 들어와 지금은 이미 미장구 응봉로까지 왔습니다. 믿을만한 사람을 붙여 계속 미행하고 있습니다.
용문인이고, 몸에 골동품 상자를 지닌 게 맞아?
네, 똑똑히 봤어요.
일을 그르치면 너희가 책임져야 한다.
아가씨께서 당부하신 일은 절대 그르칠 수 없죠.
……좋아!
그렇다면 우리가 겁쟁이 노인네들을 대신해 그 대도둑을 만나러 가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