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2다른 시각
감옥의 분위기나 해야 할 일 등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로빈. 하지만 자신의 부친을 위해 그녀는 결국 앤소니와 접촉하는 방법을 찾아내게 된다.
아야야야……
조금만 참으면, 괜찮아질 거야.
으아아아아아악!
누가 소리 지르는 거야! 시끄러워 죽겠네!
다쳤으면 영안실에나 들어가 있어, 여기에서 소리 지르지 말고.
죄송해요, 그쪽은 지금 줄이 너무 길어서요. 제가 응급 처치를 좀 해주면, 금방 나아질 거예요.
쳇.
영안실? 의무실을 말하는 거겠지? 그런데 왜 영안실이라고 부르는 거지?
아, 여긴 의무실과 영안실이 연결되어 있거든. 게다가 의사와 장의사도 한 사람뿐이고.
그 사람은 워낙 이상해 보여서, 사실 우리도 별다른 일 없으면 그쪽으론 잘 안 가려고 해. 형무관은 말할 것도 없고.
싸우다 다치면 어쩔 수 없이 그곳에서 치료를 받을 뿐이지.
그런 상황이 오래 지속되다 보니 영안실이라 부르게 된 거야.
도울 일 있어?
헉! 돔마 씨, 여긴 어쩐 일로?!
아, 방금 한 소리는 전부 헛소리였어요, 그게……
괜찮아, 별로 신경 쓰지 않으니까.
그보다, 의무실 안 와봐도 되겠어?
아, 아뇨. 이 아가씨가 제게 붕대를 감아주었습니다.
응, 나한테 맡겨.
……붕대 감는 솜씨가 제법이네, 그럼 부탁할게.
응.
휴우……
그 여자가 무서운 거야?
무섭다……고 할 정도는 아니야, 어쨌든 돔마 씨는 여러 사람을 구했으니까. 하지만 워낙 괴상한 사람이다 보니까, 그냥 단순히 다가가기 싫을 뿐이지.
그렇구나.
이제 됐어, 팔을 좀 움직여봐.
후우…… 이제 많이 좋아졌어.
정말 신통한 방법이네, 로빈, 전엔 무슨 일을 했었어?
난 예전에…… 민간 보안업체에서 일했었어.
민간 보안업체? 거기 돈 많이 벌지 않아?
게다가 넌 성격도 좋은데, 너 같은 사람이 어떤 이유로 죄를 짓고 감옥에 들어왔는지 상상조차 안 되는걸.
…… 아버지께서 실직하시고 바로 쓰러지신 뒤로는 술에 절어 사셨고, 결국 간에 문제가 생겼어. 의료비가 워낙 많이 들다 보니 난 위험을 무릅쓸 수밖에 없……
그랬구나, 쯧쯧, 너도 힘들었겠다.
당신은?
나? 난 장사를 했었지. 그런데 마누라가 바람이 나선 내연남이랑 같이 내 재산을 꿀꺽하려고 하는 거야! 그래서 내가 때려죽였지, 그게 다야.
……
어쨌든, 네겐 빚을 한 번 진 셈이네.
나도 여기서 썩은 지 벌써 몇 년이 됐거든, 이곳 일이라면 어느 정도 알고 있어. 궁금한 게 있으면 뭐든 물어봐.
평소에 A 구역이나 B 구역에 있는 사람들 몇몇이 C 구역의 탑으로 들어가는 걸 봤는데, 어떻게 들어간 거야?
응? 아, 그 사람들 말이지.
그 사람들은 C 구역의 두목들 방을 청소해 주기 위해 잡혀간 거야.
방을 청소한다고?
그래, 사실 여긴 형무관을 제외하면 직원이 아주 적거든.
관청 감옥이라 처우도 나쁜 편이 아니지만, 감옥에서, 그것도 종일 황야를 달리는 이런 이동 감옥에서 일하길 원하는 사람은 없으니까.
보통 감옥에서 뭔가를 하려면, 도시에 정박해 있는 동안 그 도시에서 사람을 고용해 일을 마무리하는 편이야.
일을 다 끝내지 못하면 그들을 데리고 갔다가, 일이 끝나면 사람을 시켜 그들을 되돌려 보내거나 다음 도시에 데려다 돌려보내지.
지난번에 생 소피 시티에 정박했을 때 인테리어 공사를 한다고 사람들을 고용했었는데, 생 소피 시티를 떠난 지 벌써 보름이 지났는데 아직도 일을 다 못 끝내고 있어.
아,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직원들은 감옥 직원이 아니었구나.
맞아, 저길 봐봐.
(속닥속닥)
(속닥속닥)
미나 씨, 여긴 어쩐 일이시죠?
아, 죄송해요. 화장실을 찾다 길을 잘못 들었네요.
아, 괜찮습니다. 대장님께서 중요한 장소만 아니면 마음대로 다니셔도 된다고 하셨습니다.
너! 볼일 없으면 방으로 돌아가! 거기 서 있지 말고!
네~
봐, 저 사람들은 감옥 직원은 아니지만 높은 사람 대접을 받고 있어. 형무소장이 저 사람들에게 좋은 음식을 대접하라고 명령한 적이 있거든.
그래서 제멋대로 구는 게 익숙한 형무관들이 저 사람들을 보곤 변비 걸린 것처럼 구는 모습을 보면, 그게 또 그렇게 시원하더라고, 하하.
쯧, 너희 둘은 왜 아직도 여기 있는 거야?
헤헤, 형무관님, 신입 교육 중이었습니다. 좀 봐주십쇼.
흥, 5분 더 준다.
그걸 어떻게……
헤헤, 이곳에 오래 있다 보면, 항상 뭔갈 손에 넣을 수 있게 돼.
네가 원한다면, 네게 좀 줄 수도 있어.
괜찮아, 그것보다, C 구역에 들어간 죄수는……
뭐, 어쨌든 여긴 직원이 거의 없어. 하지만 청소는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고.
너 설마 형무관들이 직접 일을 할 거라 생각하는 건 아니지?
그래서 그 사람들이 잡혀가서 청소를 하는 거야?
그래.
C 구역뿐만 아니라 다른 곳도 마찬가지야. 감옥 전체를 우리 죄수들이 청소해야 해.
근데 사실, 그게 또 나름 꿀 보직이거든.
공장에서 일하지 않아도 되고, 이곳저곳을 구경할 수 있으니까.
심지어 형무관만 갈 수 있는 복도에서 풍경을 감상할 수 있지.
복도?
아, 넌 모르겠네. 2층에 복도가 하나 있는데, 직원들만 갈 수 있어. 그곳에선 바깥 풍경 전체를 볼 수 있고.
나도 한 번 가봤는데, 정말 좋더라고.
근데 여기 형무관은 정말 밉상이란 말이지.
그때 날 감시하던 형무관이 죄수들을 위해 세워놓은 것이라고 말하면서, 밖에 있는 비석 하나를 가리켰거든?
그래서 “저건 누굴 위해 세운 거냐”고 물었더니, '탈옥'한 죄수들을 위해 세운 거라 그러더라고.
여기엔 정말 자신의 능력으로 도망친 사람도 있고, 또 어떤 사람은 고의로 타인에 의해 내쫓긴 경우도 있어.
왜?
왜냐하면, 그 사람들 모두 마지막엔 황야에서 죽었으니까.
……도시에 정박해 있을 때는 탈옥할 수 없나?
봐봐, 너도 할 수 있는 생각인데,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을 못 했겠어? 매번 도시에 정박할 때마다 모든 형무관은 정신을 바짝 차리게 되지.
여긴 앤소니 같은 사람도 도망갈 수 없는 곳이야.
앤소니……
사실 그 사람은 전혀 도망갈 필요가 없지만 말이야.
왜?
앤소니는 죄수지만, 이곳에선 그 사람을 존경하지 않는 사람이 없을걸, 형무관조차도 그 사람이랑 이야기할 때면 숨도 제대로 못 쉴 정돈데.
게다가 앤소니는 거칠게 난동 피는 스타일도 아니야. 순전히 실력과 위신으로 그 자리에 서게 된 거지.
지하에 있는 도서관도 앤소니가 형무소장한테 제안하여 세운 거란 거 알아?
그렇게 대단하다니……
이 이야기는 다른 데 가서 절대 하면 안 된다? 사실 우리끼리는 앤소니가 이 감옥에 계속 있다면……
형무소장은 없어도 될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 그야말로 이 감옥의 주인인 셈이지.
……
그런데 참 이상하단 말이야. 앤소니 같은 사람이 어쩌다 감옥에 들어온 걸까, 그리고 이렇게 오래 있는데도 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걸까.
……
너희 둘, 대화 시간이 너무 길다. 어서 각자 방으로 돌아가도록.
네, 금방 갑니다, 금방이요.
상처는 괜찮나.
네? 괜찮습니다, 괜찮아요. 로빈이 붕대를 잘 감아줘서 많이 좋아졌습니다.
……
근데 뭘 꾸물대고 있어.
(방금 저 사람, 날 힐끗 쳐다본 것 같아……)
아니, 저 형무관이 내게 관심을 보이다니, 정말 귀신이 곡할 노릇이군.
오늘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는 거로 하자, 무슨 일 있으면 나 있는 데로 찾아오고.
알겠어, 고마워.
아버지…… 앤소니는 듣던 것보다 더 까다로울 것 같아.
누구?
오늘, 큰돈을 받았지 않나요?
당신이 바로 '관대한 J'?
네, 맞아요. 그 돈으로 당신 아버지를 치료하도록 하세요.
물론, 그 돈을 당신 인생을 바꾸는 데 사용해도 상관없습니다. 아니, 난 개인적으론 그 방법을 더 추천합니다만.
……왜 나에게 돈을?
난 아주 제너러스한, 관대한 사람이니까요.
하지만 당신 아버지를 치료하는 데 사용한다면, 그 돈으로는 아마 부족할 겁니다.
…… 내가 뭘 하길 바라는 거죠?
아주 똑똑하군요, 로빈 씨. 난 똑똑한 사람과 소통하는 걸 좋아한답니다.
그럼 나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죠, 난 당신이 필요해요……
맨스필드 형무소에 들어가 사람 한 명을 죽여주세요.
맨스필드? 그, 들어가면 나올 수 없다는?
걱정하지 마세요, 당신이 일만 성사시킨다면 당신을 나오게 할 방법은 있으니까요.
잘 생각해 보세요, 로빈 씨.
이번 일이 아주 위험하단 걸 잘 알아, 좋지 않은 일이란 것도 알고.
하지만…… 아버지의 병을 위해 나, 최선을 다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