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1밀회
감옥에 들어간 카프카는 목표였던 앤소니와 어려움 없이 맞닥뜨리게 된다. 하지만 그와 연락을 취하기 위해서는 방법을 찾아내야 하는데……
이거나 먹어라!
큭, 젠장……
우왓! 뭐, 뭐야 이거? 왜 갑자기 싸우기 시작하는 거야?!
카프카, 잘 숨어 있으라고 했잖아. 왜 쫓아왔어.
카프카는 괜찮으니까, 어서 설명이나 해줘.
딱 보면 몰라? 감염자와 비감염자가 서로 눈에 거슬려 하는 건 흔한 일이잖아. 그래서 둘로 갈라져 싸우는 거지 뭐겠어.
그게 흔한 일인 건 맞지만, 그럼 형무관들은?!
저기다, 네가 직접 봐라.
하핫, 역시 죄수들 싸움 구경이 제일 재미있다니까.
오늘 당직은 편하게 돈 벌겠네.
하하, 그러게.
이 빌어먹을 곳에서 일하는 유일한 낙이라니까.
힘내, A 구역! 난 너희한테 걸었으니까!
봤지? 저 자식들이야말로 이 싸움을 가장 즐기는 놈들이야.
이기는 쪽은 한동안 식사가 좀 더 좋아지기도 하지.
그럼 즐거움을 몽땅 녀석들에게 빼앗기는 거잖아, 안 싸우면 안 돼?
안 싸운다고? 카프카, 내가 감옥에 어떻게 들어왔는지 알아?
날 무시하는 저놈들을 한 대 때렸기 때문이었어!
이 감옥은 아마 감염되지 않은 그 잡놈들을 처치해도 뒤탈이 나지 않는 유일한 곳일 거다.
싸우다 상대를 죽여도 한동안 감금 처벌받으면 그만이니까.
싸우다 죽으면 그냥 죽는 거야, 감옥에 들어오는 사람 중 누가 그런 걸 두려워하겠어.
이야기는 이쯤 하지. 난 가서 계속 싸워야 하니까, 넌 잘 숨어 있어!
쳇, 카프카를 너무 얕보는 거 아냐?
그런데 감염자와 비감염자 간의 갈등은 이곳에도 존재하는구나.
그냥 존재하는 게 아니라, 완전히 왜곡된 모습으로……
밖에서도 여러 일을 겪어봤지만, 이런 광경은 처음이야…… 사일런스가 봤다면 아마 못 견뎌 했겠지.
하지만 카프카는 다르지, 헤헹~
카프카는 혼란스러워질수록 더 좋더라.
싸울 사람들은 싸우라고 놔두고, 카프카는 얻을만한 게 없는지 좀 봐야겠어. 뒷일에 대비할 것도 준비하고 말이야……
어라, 누가 다 먹지도 않은 밥을 몰래 가져왔지?
웬 양말이 한 짝만 있는 거야……
역시 관청의 감옥답네, 할 건 하잖아? 바로 사용할만한 게 없나……
그런데……
죽어라, 이 잡놈아!
너나 죽어 이 자식아!
오오, 정말 치열한데. 죄수 선배들도 정말 대단하네, 온갖 이상한 무기를 몰래 만들어 놨잖아.
더 거칠게 싸워서 카프카한테도 물건 좀 떨어뜨려 달라고~ 헤헤.
아!
나도 떨어지는 것 좀 주워보자, 헤헤헤……
앗, 저 여자애가 위험해!
여자애를 도와줘야겠어……
......
헤헤……
어라, 저 여자애는 한 손을 숨기고 있는 것 같은데, 재밌네……
무슨 일이야?!
발톤 대장님께 보고드립니다. 죄수들이 싸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니들은 멀뚱멀뚱 지켜만 보고 있었어?!! 어?!!!!!
아, 대장님, 슬슬 때가 된 겁니까?
때가 되고 안 되고 가 어딨어! 죄수를 관리하는 게 바로 우리 형무관의 직무 아니야?!
네, 알겠습니다.
어이 너희들! 대장님이 말씀하시잖아, 멈춰!
저 *컬럼비아 비속어* 들 언제 한 번 *컬럼비아 비속어*져 놔야 되는데 저거……
*컬럼비아 사투리*이나 까잡숴, 니*컬럼비아 사투리*럴……
어이, 내가 몇 번이나 말했나! 여긴 감옥이지, 너희들을 위한 전쟁터가 아니라고.
이곳에서 열심히 일하고, 성실한 태도도 보여야 밖에 있는 가족들 친구들도 빨리 만날 거 아니야, 그래 안 그래?!
이게 다~ 너희를 위해 하는 소리라~ 이 말이야……
쳇, 또 시작이네.
와, 몸에 상처 많이 났는데, 괜찮겠어?
괜찮아, A 구역의 잡놈들을 여럿 쓰러뜨렸는데 이 정도 상처쯤, 별거 아냐!
매번 이런 식으로 끝나는 거야?
아…… 발톤 저 양반 말이야?
거의 그래. 형무관 대장인 발톤은 매번 이럴 때마다 능청을 떨며 제지하는 척하다가 그럴듯한 말로 마무리하곤 하지.
특히 지금은 형무소가 도시 가까이에 있는 시기라서 형무소장이 없다 보니, 지가 무슨 이 감옥의 주인인 것처럼 굴고 있어.
못된 놈이야 아주.
하지만 매번 그랬냐고 묻는다면, 그건 또 아니야.
싸움이 벌어지고 멈출 수 없었던 경우가 여러 번 있었는데…… 아니 멈출 수 없었다고 하는 게 더 정상이지. 오늘처럼 말 한마디에 바로 끝나는 건 드문 일이야.
뭐, 싸움을 못 멈추겠다 싶으면, 발톤은 대개 구원병을 보내지.
구원병?
봐, 왔네.
......
앤소니?!
아는 척만 한 건 아니었나 보네.
카프카가 본 건 정복 입은 모습밖에 없지만……
너희 말야, 여기 앤소니 씨를 좀 본받으란 말이야.
죄수 신분인데도 이성적이지, 폭력도 잘 안 쓰지, 평소에 책 읽고, 글 쓰고, 음악 듣는 것을 좋아하지, 봐봐 이거 사람이 얼마나 고상해!
윽.
앤소니를 안 좋아하나 봐?
아니 그런 건 아니고, 확실히 알아둬, 카프카.
이 감옥에서 앤소니에게 불복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앤소니는 평소에 발톤의 말처럼 다른 사람에게 잘해주지만, 우린 알고 있지. 앤소니야말로 이 감옥에서 가장 무서운 자라는걸.
앤소니는 처음 감옥에 들어오자마자 C 구역의 모든 사람을 굴복시켰다고 들었어.
맞아. 그리고 보통 C 구역 사람들은 우리와 접촉은 적지만, 저 녀석은 정말 사람들에게 잘해줘서, A 구역이든 B 구역이든 저 녀석한텐 모두 복종하고 있어.
그리고, 내가 토할 것 같은 건 발톤 저 자식의 낯짝 때문이야.
들어봐, 저 자식이 정말 앤소니를 칭찬하는 걸까? 사실 모욕하고 있는 거라고.
앤소니는 유일하게 저 발톤 녀석을 고개 들지 못하게 하는 상대야. 하지만 발톤은 앤소니에게 의지해 우리를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저렇게 나오는 거지.
우리 주립 맨스필드 형무소는 수도의 특별 허가 시범 감옥으로써, 앞으로 다른 주에 롤모델로 홍보될 거다.
쳇, 그래봤자 죄수들인데 뭐가 롤모델이라는 건지……
어쨌든, 너희들은 자신을 위해서, 그리고 나를 위해서 생각해 보길 바란다!
앤소니, 가지. 오늘은 특별히 독서 시간을 한 시간으로 주마.
네.
평소에는 앤소니를 볼 수 없는 거야?
그렇겠지?
앤소니와 같은 흉악범은 시간이 우리와 다르게 배정되고, 대부분 C 구역의 탑에 머무르고 있으니까.
뭐야, 저 녀석을 만나고 싶은 건가?
그렇다고 할 수 있지.
한 가지 상의하고 싶은 게 있거든. 물론, 형무관이 알면 안 되는 그런 일 말이야.
그래, 알겠어. 귓속말이라도 하고 싶다 이거지? 여기 있다 보면 기회가 없는 것도 아니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