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L-10빛의 기사
드디어 대단원의 막이 내리면서 피의 기사는 빛의 기사 품 안에서 쓰러지고, 승부가 가려진 순간…… 그랜드 나이트 영지의 모든 세력은 바삐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수상 장소로 함께 향하는 빛의 기사와 피의 기사, 그들에겐 이 길이 큰 시련이다.
등장 오퍼레이터: 샤이닝, 플래티넘, 아미야, 무에나, 나이팅게일, 저스티스 나이트, 그라벨, 니어 더 래디언트 나이트, 파투스
……“고난과 어둠을 두려워 말라.”
이렇게 우수한 새싹이, 이 썩어빠진 토양에서 자라야 한다니……
어쩌면 우린 잘못된 선택을 한 걸지도 몰라, 니어……
……그랜드 마스터.
상업연합회는 끝까지 우리 목적을 눈치채지 못했다.
물론…… 자네들이 이곳에 온 걸 연합회에 타격을 주고 감정회의 권력을 굳히기 위한 일환으로 생각하겠지.
확실히 우리에겐 그 목적이 있어. 감정회가 섹터 제로의 관리를 인계받은 이상, 상업연합회는 반드시 그 대가를 치러야 할 거야.
그러나 장사치들은 절대 모른다. 우리가 마가렛을 위해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말이야……
“고난과 어둠을 두려워 말라”는 니어 가문의 가훈이지.
하지만 이 말은, 서른 명에 가까운 실버랜스 페가수스 기사단원의 창과 방패, 그리고 검에 새겨져 있다.
그 전쟁에서, 희망조차 보이지 않던 전투에서, 칠흑같이 어두운 그 늪에서, 키릴 니어가 포위당한 모든 기사를 구해내겠노라 맹세했었지.
보급도 없고, 통신도 끊기고, 게다가 군단의 포병과 기동부대에 쫓기고 있었어.
니어의 설득으로 구출 작전에 참가한 건 단 일곱 명의 기사. 출발하기 전 이들은 자기 방패에 “고난과 어둠을 두려워 말라”는 말을 새겨놓았지.
……그렇게 일곱 명의 기사가 출발해, 마흔한 명이 돌아왔어.
하지만 그 일곱 명의 기사 중에 돌아온 건 키릴과 나뿐이야.
……그래도 그분과 함께 서른 명이 넘는 동포를 구하셨잖습니까.
그리고…… 모든 기사들의 방패도 가지고 돌아왔습니다.
“고난과 어둠을 두려워 말라”. 그날 이후로, 마흔한 명이 모두 이 말귀를 새겼어. 검에, 갑옷에, 스태프에, 그리고 방패에.
그 후, 우리는 포위망을 뚫고 동쪽으로 향했지.
……기사단 본부와 합류할 땐 다시 일곱 명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하늘의 뜻인 것 같다.
하지만, 3천 명의 적을 섬멸하고, 각자 가문의 문장이 새겨진 46개의 기사 방패가 하나도 빠짐없이 카시미어로 돌아왔습니다.
황금 평원의 새벽녘 전투…… 출정 기사라면 누구나 익히 알고 있습니다, 그랜드 마스터.
당신께 경의를 표합니다!
……아머레스 유니온은 감히 니어 가문의 아이를 해칠 셈인가?
하하, 녀석들의 전력 비축은 어떤가?
……포, 폭발했습니다! 두 사람의 오리지늄 아츠가 다시 한번 맞붙었습니다! 이게 폭발할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연기 속에서 먼저 모습을 드러낸 건…… 바로 피의 기사입니다! 피의 기사가 뒤로 밀려났습니다! 그리고 다른 손으로 도끼를 잡았습니다…… 자주 쓰는 손이 아닌데요! 팔이 저려서일까요?!
반면…… 그 특이한 소드스피어를 땅에 대고 가까스로 지탱하고 있는 마가렛! 이번 충돌의 승자는 자세를 유지하고 있는 피의 기사가 틀림없습니다……
하앗!
……말씀드리는 순간, 다시 한번 돌격하는 피의 기사! 빛의 기사는 과연 자세를 가다듬을 시간이 있을까요!?
……!
아니……!
아쉽지만, 한발 늦었어.
네 동작, 절대 경기장에서 갈고 닦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추방되어 있던 동안 다른 사람을 지키고 있었나? 공격을 앞두고 피하거나 반격하는 게 아니라, 막기를 하는군.
……타인을 지키는 건 기사의 의무다. 타인을 위해 죽는 것도 의미가 있는 일이다.
“타인을 위해 죽는다.”
너는 생사를 쉽게 입에 담을 만큼 가벼운 놈이 아니다. 자, 보여 봐라! 너의 삶과 죽음의 무게가 과연 얼마나 되는지!
엄청나게 현란한 근접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빛의 기사가 돌격을 막아낸 후로 끊임없는 근접전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요…… 잠깐, 단순한 근접전이 아닌 것 같습니다!
……두 사람의 발밑에 거대한 피의 연못이 나타났습니다…… 이건 피의 기사의 함정인가요!
(미노스어) 피가 내 몸에 돌아오면, 더러운 것을 씻어주겠노라.
피가 순식간에 끈적이는 실로 변해 마가렛의 사지에 들러붙자……
페가수스 몸속에 흐르는 피가 마치 동포와 호응이라도 하듯 순식간에 통증이 느껴졌다.
……어림없다!
……! 오리지늄 아츠로 공명을 해제한 건가……?
……큭!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아츠로 빛의 기사를 제압하려던 피의 기사가, 오히려 반격을 당했습니다! 빛의 기사의 소드스피어에 정면으로 맞아 바닥에 무릎을 꿇고 말았습니다!
이번 토너먼트가 시작되고 처음으로 무릎을 꿇는 피의 기사! 거대한 충격파가 멀리 있는 관중석에서도 느껴질 정도입니다! 전 챔피언이 대체 어떤 대미지를 받았을까요!?
……이렇게 쉽게 쓰러질 리 없다. 너는……
……
피의 기사는 말없이 일어나, 다시 한번 거대한 도끼를 휘두르며 정면으로 공격했다.
(휩쓸기인가…… 하지만 동작이 너무 커!)
……!
순간, 갑작스러운 통증이 온몸에 퍼지며, 피의 기사의 거대한 도끼가 살짝 밑으로 기울었다.
크윽……
……무슨……힘이 이렇게……
……
이런 통증은 그에게 있어 익숙하면서도 낯설었다.
화상이든 동상이든 베인 상처든, 경기장에서 겪어온 그 어떤 통증과도 달랐다.
이런 통증은 그의 몸속 깊은 곳으로부터 왔다.
병으로 인한 고통.
그리고 한계.
……방금 네 일격은 확실히 내게 먹혀들었던 것 같군.
그럼, 이건 어떤가?
핏빛은 빛나면서, 어렴풋한 구슬 모양으로 응축되었다.
마가렛은 생각할 겨를도 없이 바로 그 아츠를 베어내야만 했다.
빛줄기가 그녀의 등뒤에서 떠오른다.
응축되어 실체를 가진 빛은, 모든 고난을 녹이며 베어낸다.
가라~! 피의 기사!
가까이 붙지 마! 아츠로 끝내버려! 마가렛!
인기가 많긴 많구나, 기사라는 게.
……전원 준비.
모니크, 만약 우리가 처음부터 아머레스 유니온이 아니라, 기사가 되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
플래티넘 쪽은 어때?
……왠지 좀 불쌍해질 정도야.
……
……
……
……어.
아머레스 유니온, 이게 다냐?
웃고 싶으면 웃어. 어차피 투구 때문에 너희 표정이 안 보이니까.
'실버랜스 페가수스'…… 쳇, 아머레스 유니온 몇 명으론 간에 기별도 안 간다 이거지?
……
아머레스 유니온 플래티넘, 그리고 멤버 서른 명이나 왔는데, 너희는 고작 일곱 명밖에 안 왔네?
우리가 너희 일곱 명도 당해내지 못할 거라는 거야?
아니……
우리 쪽은 셋이면 충분하다.
……
……
비, 빛의 창이…… 아니, 피의 기사의 도끼 한 방에 부서졌습니다…… 피가 잔뜩 묻은 도끼를…… 빛의 기사가 피했…… 아니, 페인트네요! 빛의 기사가 소드스피어를…… 헉!
……와아…… 지금 이 상황을 뭐라 설명했으면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격렬한 전투는 지금까지 본 적이 없습니다! 이 정도면 비디오를 돌려봐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하기 어려울 겁니다……
……부러운가요? 타이터스 씨?
……
피의 기사…… 굉장히 강하네요.
감염자 중에 이런 기세를 보여줄 사람은 좀처럼 없습니다…… 원래는……
……원래는 이 도시에서 저런 정신을 가진 사람이 나올 수 없다고 생각했죠?
……니어 씨는 늘 제게 카시미어가 영광을 잊었다고 했었으니까요.
제가 이 도시에서 계속 느꼈던 건 허영심과 천박함입니다. 그리고 상상도 못 할 정도의 소비와 상업으로 가득 차 있죠.
……하지만……
그래도 이 도시에 사는 사람들, 아직 열심히 살고 있는 모든 사람이…… 마음속의 신념에 자극받고 있죠.
니어 씨 말씀이 맞아요. 그 영광과 미덕은 절대 잊히지 않을 거예요.
언니……!
아…… 저분은……
언니……! 힘내!!
심상치 않은 기세로군. 그에 비해 우리 응원은 너무 소박한 것 아니야?
마음만 전했으면 됐지 뭐. 어차피 사람이 이렇게나 많은데, 마가렛이 듣지도 못해.
그것보다 아머레스 유니온이나 계속 신경 쓰자고. 아무리 감정회 높으신 분들이 우릴 오게 했다고 하지만…… 아머레스 유니온이 숨어있을지도 모르니까.
마가렛……! 이겨라!
언니……!!
관중들의 함성은 뭐 원래 자신에게 들려주는 게 아니겠나.
마가렛이 듣지 못하더라도, 누군가가 자길 응원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걸 알고 있는 한, 절대 쓰러지지 않을 거야.
설마 저분이……
니어 씨…… 아니, 마가렛 씨의 동생 마리아입니다.
마가렛 씨가 말한 것처럼, 언젠가 서로 알게 되겠죠?
빛은 더욱 밝게 빛났고, 핏빛은 더욱 혼탁해졌다.
둘은 말없이 계속 싸웠다.
……
……저어……
(심판단 쪽에서 점수 체크는 하고 있나? 안 했다고? 하아, 어쩔 수 없네……)
빛의 기사!
……!
하앗!!!!!
대단하군……! 이 일격을 정면으로 받아쳐 낸 건 네가 처음이다!
그쪽도 마찬가지다, 무슨 힘이……
피의 기사는 자세를 가다듬고, 도끼를 치켜들었다.
그러나 도끼를 휘감고 있던 피의 아츠가 사라져 원래의 형태로 돌아가더니, 미노스 도끼는 별안간 모래 먼지처럼 부서져 버렸다.
빛의 기사의 소드스피어 역시 반쪽밖에 남지 않은 상태였다. 부서진 검신은 피의 기사 투구에 구멍을 냈고, 그 틈으로 의연한 눈이 드러났다.
……언니의 소드스피어가 부러졌다고?! 강화를 엄청나게 했는데도……!
피의 기사의 힘은 의심할 여지가 없어…… 하지만 저쪽도 무기를 잃은 건 마찬가지야!
지금은 둘 다…… 무기가 없어……
……
……이상하군……
기사 스포츠가 이렇게나 즐겁기는 처음이다.
……그런가.
갑자기 고향 생각이 났다. 그 푸른 호수를 둘러싸고 지어진 하얀 건물들……
도로의 끝에는 파랗게 칠한 울타리가 늘어서 있고, 재스민 화분이 놓여 있었지.
피의 녹슨 내음.
피의 열기.
피의 의지.
미노스는 아름다운 곳이야, 피의 기사.
……많은 기사가 부를 위해 싸운다. 일부는 명성을 위해 싸우고.
하지만, 우리 감염자는, 오직 생존을 위해 싸운다.
경기에서 이기면 하루 더 산다. 쓰레기장에서 구차하게 연명하던 나날은 괴로움의 연속이다.
빛의 기사, 넌 어땠나?
넌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강하다…… 넌 대체 어떤 일들을 겪었나?
……
앗…… 니어 씨가 여기를 바라보는 것 같지 않나요?
그런 것 같네요.
니어 씨…… 힘내세요!
- (손을 흔든다)
- (박수를 친다)
- 화이팅!!
……언니! 화이팅!!!
마가렛! 지기만 해봐! 지면 아주 가만 안 둬!!
하하하…… 마음껏 싸우면 돼.
맞아, 마가렛이 저런 꼴이 된 건 진짜 오랜만이야. 덕분에 나도 근질거리는데, 포?
(말없이 웃는다) ……
……참극.
재앙 때문에 도시가 풍비박산 나는 걸 봤고, 감염자가 무고한 시민들을 학살하는 걸 봤으며, 경고한답시고 시체 더미에 불을 지피는 것도 봤다.
바운티 헌터들이 가난한 사람을 괴롭히며 즐기는 걸 봤고, 오염되지 않은 물과 음식을 바꾸려고 부모가 어린 자식을 파는 것도 봤다.
난 카시미어에선 상상도 못 할 고난과 어둠을 수도 없이 봤다. 하지만…… 그런 고난 속에서도 꿋꿋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들도 봤다.
난 혼자가 아니다. 피의 기사.
……너는 그 모든 걸 꿰뚫어 보고서도, 그 편협한 이상을 다시 이루고자 카시미어로 돌아온 건가?
……그래.
……
그럼, 너는 이제 더 이상 편협하다 할 수 없겠군.
마지막 일격이다, 빛의 기사.
……더 이상 시간 끌 필요도 없다. 생각이란 승리자에게만 주어지는 권리다!
피의 기사 디카이오폴리스, 넌 위대한 기사다.
……너와 내가 승부를 가릴 수 있는 건, 카시미어에게 있어 영광스러운 일이다.
마가렛 니어, 가훈은 “고난과 어둠을 두려워 말라!”
(미노스어) 오늘, 더 이상 평화를 혼자 누릴 필요가 없게 되리라.
그럼, 피의 기사가 이겨서 다들 편해질까…… 아니면 빛의 기사가 이겨서, 우리가 바빠질까?
……옆자리 비었나?
거리에서 대형 스크린으로 결승전을 보다니, 도시인다운 생활이네, 흐흠.
……
……눈부시네.
마가렛의 빛은 그때보다도 더 빛난다. 마가렛을 잃으면 우리 실버랜스에게 정말 안타까운 일이 될 거야.
이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겠지…… 결국 반항자니까.
……3팀, 4팀은 입구에서 대기해.
5팀은 경기장에 진입해 로도스 아일랜드를 감시, 6팀은 마리아 일행을 감시한다.
……니어 가문엔 고집은 세지만 놀라운 인물이 항상 나온다니까.
안 그래? 무에나.
……
……
……왠지…… 누가 이기든 간에 아무 상관 없을 것 같아.
(작은 소리로) 띠띠~
……이건, 기사의 대결이야.
……피의 기사와 빛의 기사…… 두 사람 모두 빛이 나.
하지만, 우리가 싸울 곳은 여기가 아니야. 우리가 찾으려는 것도 여기에 없어.
저 사람들이 우릴 위해 길을 열어준 거야…… 우린 계속 싸워야 해.
무기를 잃은 두 사람, 각자 아츠로 형체를 만들어 마지막 격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장시간에 거친 대결! 빛이 사라진 후, 먼저 쓰러진 건 과연 누구일까요?!
……
……
경기장에서 목이 터져라 고함지르던 기사들이 돌연 조용해졌다.
그들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그저 말없이 지켜봤다.
……난……
……
……피의 기사는…… 한계에 다다랐군요.
이 순간, 그랜드 나이트 영지 전체가 마치 침묵에 빠진 것만 같았다.
그리고 경기장 밖에서 아득히 울려 퍼지는 뿔피리 소리.
그 소리만이 침묵을 깨고 만신창이가 된 어둠 속에서 하늘 끝까지 울려 퍼졌다.
……경의의 표시다. 카시미어.
영웅은 이미 일어섰다.
굉음.
겹겹이 울려 퍼지는 굉음.
무기가 부딪칠 때마다 불꽃이 튀기며 시선을 가렸다.
느린 자가 패배한다.
……큭!
한 걸음 비틀거렸다.
피의 아츠를 거듭 사용하는 바람에, 영웅의 몸은 이미 말라비틀어진 상태였다.
……빛의 기사.
넌 카시미어에 남을 건가? 오래오래…… 등대를 밝혀줄 건가?
고향에 돌아왔을 때……
……난 이미 각오했었다. 다신 도망치지 않겠다고.
……그럼 됐다.
이제 여한이 없다. 덤벼라.
……그래.
……죄송합니다. {@nickname} 박사님.
이 결투는…… 아무 의미 없습니다.
……!
……피의 기사에게…… 경의를.
……영웅에게! 경의를!
……기사…… 기사라……
피의 기사는 하늘을 바라봤다.
그는 이미 움직일 수조차 없었다.
하늘.
이동도시는 이미 등불이 없는 밤을 잊어버렸어도, 피의 기사는 여전히 기억하고 있다.
밤이 도시에 굴복하지 않았던 그 순간을…… 기억하고 있다.
……네가 이겼다, 빛의 기사.
피가 바닥에 떨어졌다.
이미 아츠의 원래 형태를 유지할 힘도 없는 피의 기사였지만, 여전히 무너질 듯한 무기를 움켜쥐고 있었다.
……
……! 지금 뭘 하는 거냐…… 승자가…… 패자를 부축해선 안 된다……
이곳에…… 쿨럭, 패자는 없다. 피의 기사.
……
스, 스, 승부가 났습니다!!
마지막까지 쓰러지지 않은 사람은…… 아니, 정확히는 빛의 기사가 피의 기사를 부축했습니다! 피의 기사…… 피의 기사가 다른 사람의 부축을 받다니!!
심판단이 지금 판정을 하고 있습니다. 방금 전까지 둘의 점수는 거의 같았지만…… 만약 피의 기사가 전투 능력을 잃은 거라면……
결과는……
……제24회 카시미어 기사 특별 토너먼트, 결승전의 챔피언은……
……빛의 기사~~~! 마가렛 니어~~~ 입니다!!!
……작전 개시.
각 팀은 계획대로 매복하고, 별동대는 경기장으로 진입한다. 목표는 마리아 니어와 채찍의 기사.
인파를 이용해……
……환호성 한번 엄청나네. 고막이 찢어지겠다.
기사들의 인기가 정말 부럽네.
별로 인기 없는 기사도 있잖아.
말에 뼈가 있는데?
……기사 양반들은 늘 높은 지위에서 거들먹거리고 다니니까, 싫어하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
진짜 궁금해서 그러는데, 당신네 바운티 헌터들은 평소에 그런 삶을 살면서도, 어떻게 기사도 만날 수 있는 거야?
우르수스인의 포격에 내가 살던 마을이 쑥대밭이 됐어. 그래서 우린 다 사냥으로 먹고사는 사냥꾼이 됐지.
어느 날 비가 쏟아져 내리던 밤에, 우린 야생 맹글러 한 마리를 쫓고 있었거든. 그런데 날이 밝으니까, 이미 어떤 '기사'가 선수를 쳤더라고.
오, 재밌을 것 같은 얘긴데.
금붙이가 주렁주렁한 게 딱 봐도 세상 물정 모르는 어디 도련님 같던데, 능청스럽게 빗물로 얼굴에 묻은 피를 닦아내더라고. 그래서 물어봤지, 기사가 여긴 뭐 하러 왔냐고.
뭐라고 답했을 거 같아?
……뭐라고 했는데?
“난 아직 기사가 아니다. 일개 협객에 불과하지”. 이러면서 되레 우리한테 “그러는 너희는 누구냐” 하고 묻더라니까.
……
칫.
야, 모니크, 갑자기 공중에서 내려오면 어떡해? 네 작전 루트는 여기서 좀 떨어진 데잖아……
게다가, 너 다쳤잖아.
닥쳐. 일을 때려치우든가, 아니면 좀 도와주든가.
……
아이고, 이게 우리 '협객님' 아니신가? 뭔 바람이 불어서 여기까지 날아오셨대?
라주라이트 로이가 몸을 일으키려는 순간, 누군가가 한 손으로 그의 어깨를 눌렀다.
그건 살카즈의 손이었다.
……
핫, '협객'은 무슨…… 그때 똥폼 잡고 있는 줄 알았거든.
그래서 내가 이렇게 대답했지……
……“네 앞에 서 있는 분이 바로 카시미어 최강 바운티 헌터시다.”
빛의 기사! 빛의 기사! 빛의 기사!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누가 감히 예상이나 했겠습니까! 마지막에 우승을 거머쥐는 사람이 바로, 돌연 경기장에 난입해 모두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던 빛의 기사, 마가렛 니어일 줄을 말입니다!
들리십니까! 지금 이 경기장이 떠나가라 터져 나오는 환호성이! 오늘 누적 상금이 상상도 못 할 수준까지 올라갔다고 하는데요!
과장이 아니라, 빛의 기사의 전설과도 같은 행동이, 이미 그녀에게 웬만한 기업에 견줄만한 엄청난 부를 안겨주었습니다!!
게다가…… 상업연합회에선 오늘! 놀라운 소식을 하나 발표한다고 하는데요!
현장에 계신 관객 여러분, TV 앞에 계신 시청자 여러분! 어제 기사 협회에서 내일 기자간담회를 열겠다고 확인했지만, 지금 우린 반드시 진실을 여러분께 알려야 합니다!
6년 전, 빛의 기사가 '감염자의 신분을 숨겼다'는 이유로 기사 협회로부터 추방을 당했었죠! 하지만 오늘, 빛의 기사는 드디어 그 오명을 벗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모든 게 다 무법자들의 음모였습니다! 그들은 기사 협회를 매수하여 거짓 증언을 만들어냈고, 빛의 기사를 강제로 내쫓은 것이었습니다!
네! 이 자릴 빌어, 제가 기사 협회와 국민원과 상업연합회를 대신해, 여러분에게 선언하는 바입니다……
……오늘부로 빛의 기사에 대한 모든 소송을 철폐합니다! 빛의 기사는! 우리의 챔피언은! 감염자가, 아닙니다!
……! 박사님!
- ……이렇게 나올 줄 알았어.
- 니어에게 이렇게 될 가능성을 충고했어.
- 이것도 마가렛의 뜻이야.
……설마…… 박사님께선 일부러……?
……“본심을 어기고 세상에 진실을 숨긴다면, 영광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니어 씨가 로도스 아일랜드를 떠나기 전에, 박사님께선 니어 씨에게 발생할 모든 가능성에 대해 말해줬습니다.
연합회가 이걸로 협박하지 않는다고 해도, 니어 씨가…… 언젠가는 로도스 아일랜드에 공증을 요청했을 거예요.
왜냐면…… 잠시만요.
……
하필 꼭 이럴 때 까발리고 난리야…… 빌어먹을…… 연합회는 감염자들을 이간시키려는 게 분명해!
큰일이네. 감염자가 아닌 빛의 기사가 감염자의 영웅인 피의 기사를 이겼으니……
……마치…… 언니가…… 모두를 속인 것처럼 됐네요.
무, 무슨 소리야? 마가렛이 감염자가 아니었어?
……
당시 니어 어르신은 젊고 혈기왕성한 마가렛을 지키기 위해, 일부러 마가렛을 내쫓았어.
하…… 할아버지가요?
이 일은 마가렛 본인도 몰라. 마가렛은 자기가 진짜 경기 중에 감염된 줄 알고, 덤덤하게 받아들였지.
하지만 광석병은 숨긴다고 숨겨지는 게 아니잖아. 이렇게 오래되었으니, 마가렛도 진작 진실을 알아냈을 거다.
……언니……
(지금이다, 움직여!)
그렇겐 안 돼요!
어, 엇……! 뭐가 내 단검을 날려버린 거지……?!
이 녀석…… 내가 상대한다!
……아머레스 유니온?! 마리아, 조심해!
어?
조피아가 마리아의 앞을 막아섰다.
아머레스 유니온 킬러도 단검을 높이 치켜들었다.
……비열한 킬러로군요.
……!?
……! 카, 칼자루로 막았어?!
빌어먹을……!
……여기서 손을 쓰면 무고한 사람이 다칠 수도 있습니다.
가만히 있으세요.
내게 맡겨.
으윽!
고, 고마워요, 샤이닝 언니……
야, 어떻게 된 거야! 빛의 기사가 감염자가 아니라고?!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난 지금까지 빛의 기사가 감염자를 위해 싸우는 줄 알았는데…… 그녀가……
설마, 빛의 기사가 우리 모두를 속인 건가?
……
……계략에 걸려들었군.
……카시미어를 떠나고 얼마 안 돼서 나는 바로 알아챘다.
광석병은 저주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내 몸엔…… 어떤 증세도 없었어.
그래서 알게 됐지. 할아버지는 세상 무서운 줄 모르고 날뛰던 날 지키려고, 일부러 날 카시미어에서 내보낸 거였어.
'빛의 기사'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상업연합회는 포기하지 않으니까.
……커헉…… 쿨럭쿨럭……
자, 어깨에 기대.
……고맙다.
……네 병세가 심각하지 않았더라면, 마지막에 내가 졌을지도 모른다.
그런 말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설마 넌 내가 지금까지 싸워온 게 광석병을 변명거리로 삼기 위해서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아니.
……감염자들은 널 믿지 않을 것이다.
녀석들은 똑똑해. 네가 군중 속에서 위신을 세우게 두지 않고, 오히려 너를 의리 없는 놈으로 만들었다.
너도 그렇게 생각하나?
나? 훗……
감염자가 감염자를 위해 싸우는 것과 일반인이 감염자를 위해 싸우는 것, 어느 쪽이 더 고상할까?
이 이치를 아는 사람이 분명 있을 거다. 다만, 여론은 과격한 반응에 불을 붙일 테니…… 앞으로 너는 지내기 불편해지겠지.
아무래도 이 소식이 큰 반향을 불러온 것 같습니다…… 아, 심판단이 이미 결정을 내렸다고 하네요. 역시, 빛의 기사 우승이 명실상부한 것으로 결정됐습니다……
오늘 밤은 카시미어 챔피언의 밤이 될 겁니다! 두 시간 후, 챔피언스 월에서 빛의 기사 마가렛 니어의 시상식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그리고 내일, 대회의 폐회식도 개최되오니!! 여러분 절대 놓치지 마세요!
……디카이오폴리스.
뭐지?
……수상 장소는 기사가 있어야 할 곳이다.
……물론, 놈들에게 불만을 표시하고 싶다면 세레모니는 빠져도 되겠지……
아니, 그건 도망치는 것뿐이다. 내가 카시미어에서 도망쳤던 것처럼 말이야.
그럼 넌…… 어떻게 하고 싶나?
우린 같이 간다.
……
하…… 하하하…… 재미있군.
그래, 같이 간다.
계속해서, 시상식의 진행자를 모시…… 엥? 잠시만요! 무슨 일이 일어난 것 같은데요!
빛의 기사가 진행자를 무시하고! 비…… 빛의 기사가 피의 기사를 부축하여, 출구로 향하고 있습니다!
이건 또 무슨 뜻이죠?! 설마 피의 기사와 우승을 나눌 생각일까요!?
얼어 죽을…… 자기가 감염자가 아닌 게 들통나니까 이미지 챙기려고 저러는 거 아냐?!
머리 굴리는 소리 다 들린다! 빛의 기사! 감염자들의 배신자!
……오늘부로 빛의 기사에 대한 모든 소송을 철폐합니다! 빛의 기사는! 우리의 챔피언은! 감염자가, 아닙니다!
……뭐?
빛의 기사가…… 감염자가 아니었어?!
……
…………
저, 저스티나, 괜찮아……?
……그냥, 조금 놀라서.
상업연합회에서 거짓말을 하는 걸까?
……아니.
일반인을 감염자로 모함하는 건 어렵지 않지만, 감염자를 감싸는 건 말이 안 되거든.
……빛의 기사가 감염자가 아니라면……
왜…… 지금까지 우릴 위해 싸운 거지?
모니크 님! 빛의 기사와 피의 기사가 경기장을 떠났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그들을 막을까요?
……모니크 님? 여보세요?
……뭐, 뭐야?! 경기장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쳇…… 뭐가 셋이면 충분해. 내 화살을 무슨 이쑤시개 꺾듯이 부러뜨리고 말이야……
……저, 저 녀석이 단번에 기둥을 베어버린 게 맞지? 저 기둥, 진짜 기둥 맞아?!
고민할 거 없어. 일단 철수해서 부대에 합류한다.
'실버랜스 페가수스'의 유일한 약점은 너무 꽉막혔다는 거야. 쟤네는 그렇게 유연하게 움직이지 않을걸.
우왓?! 무, 무슨 일입니까? 벽이 갑자기 부서졌습니다!
(아머레스 유니온?! 아직 관중들도 안 빠졌는데 이 난리를 피운다고?!)
과, 관객 여러분! 진정하십시오! 안전요원! 안전요원! 관중들을 얼른 대피시켜주세요!!!
……당신네 니어 가문 기사들은, 막 번쩍번쩍 빛나고 그래야 하지 않아?
……
솔직히 무에나, 괜한 일에 끼어들지 마. 당신은 기사도 아니잖아. 앞으로도 계속 그랜드 나이트 영지에 있을 생각이라면, 상업연합회를 건드리지 않는 게 좋을걸.
……10년.
뭐?
난 10년 동안 일하면서, 개인 사정으로 휴가를 낸 적이 거의 없어.
바꿔 말하면, 지금 내겐, 3개월분의 법적 휴가가 쌓여 있단 얘기다.
……
……쳇, 성가시게 여기저기 숨어다니기나 하고, 이 빌어먹을 바운티 헌터가.
하하, 무에나 니어가 휴가라니, 무슨 블랙 코미디도 아니고.
……그리고 로이.
……어?
빛이 라주라이트의 시야를 스쳐 지나갔다.
숲속에 스치는 아침 바람처럼, 거세지도 눈에 띄지도 않았다. 마치 호수에 가려진 것처럼.
그러나 다음 순간, 무에나의 검은 이미 라주라이트의 목에 걸쳐 있었다.
……!
……니어 가문 사람이 기사인지 아닌지는, 너희가 정할 일이 아니다.
……하하, 그럼 누가 정하는데?
……내게 공훈을 내릴 권리 따윈 카시미어에 없다.
……아직 걸을 수 있겠어?
그럭저럭…… 너, 이렇게 하는 의미는 생각해본 적 있나?
……'기사'라는 이 칭호를 그들에게서 되찾았을 뿐이다.
저, 저기, 피의 기사랑 빛의 기사 아니야?!
설마 저렇게 챔피언스 월까지 갈 생각인가? 야, 빨리 와서 사진 찍어!
……상황이 어때?
라주라이트 두 분은 연락 두절이고…… 빛의 기사와 피의 기사는 천천히 챔피언스 월 전시관으로 이동 중입니다……
……
……
대변인님…… 빛의 기사와 피의 기사가 지금 챔피언스 월 전시관으로 이동 중이라고 합니다. 이사회에서 매우 불쾌해하십니다……
아머레스 유니온에서 그들을 막게 하세요. 그렇지 않으면 연합회에서 다시 그 둘을 적대할 겁니다.
……이건 그들을 위한 것입니다.
알겠습니다. 아 참, 여기 대변인님 앞으로 온 편지가 있습니다. 아침에 도착했습니다.
편지요?
네. 전달자 말로는, 보낸 사람 서명란에 '당신의 친구'라고 적혀 있다는데요.
거기 두고 먼저 나가보세요.
……? 알겠습니다……
{@nickname} 박사님…… 아쉽지만 제가 더 이상 해줄 수 있는 게 없군요.
용서해 주세요. 당신의 편지를 볼 용기조차 없는 저를 용서해 주세요.
당신들이 무사히 그랜드 나이트 영지를 떠난 후에야, 겨우 답장할 자격이 생길지도 모릅니다.
……
이 길이…… 이렇게 길었나?
너는 다쳤고, 걷는 속도가 느리니까.
……
……저기! 저기 봐봐!
이 거리를 봉쇄해!
……빛의 기사, 피의 기사, 지금 여기, 수없이 많은 화살이 너희를 겨냥하고 있다. 이만…… 돌아가 주면 안 되겠나?
연합회의 지시에 따라 줘. 우리도 챔피언에게 손대고 싶진 않아.
……아무래도, 성지순례는 여기까지인 것 같군.
가라. 난 이미 오래전부터 머리를 숙여왔다…… 내가 저 놈들에게……
순간, 화살 하나가 날아와 빛의 기사 일행과 아머레스 유니온 무리 사이에 꽂혔다.
……누구냐?!
(격앙된) 띠띠~ 띠띠~
저건……
어딜 보고 있냐, 아머레스 유니온 쓰레기들아.
……적이다! 감염자들이다! 쏴라!!
화살이 우리 챔피언에게 닿게 할 순 없어, 아머레스 유니온.
받아라!
……감염자다! 지원……
토, 통신 장치가……?
……완벽한 명중이네.
……
……너흰……
……이렇게 두 번째로 만나네요? 챔피언 분들.
시간 된다면, 이따가 사인 좀 받고 싶습니다만……
이제, 계속 앞으로 나아가세요. 여기서부터 길의 저쪽까지, 그저 이 도시를 통과하는 거지만……
……그래도 이건, 위대한 일이에요.
……또 피누스 실베스트리스 기사단이야? 출정 기사도 아직 안 나타난 거 같네.
넓은 거리에 이렇게 당당하게 나타난 건…… 대놓고 저격해 달라는 건가……
꼼짝 마.
……
……저 사람들이 지나가게 놔둬, 플래티넘.
지원 요청! 지원 요청!
……로이, 더는 시간을 지체할 수 없어.
쯧…… 기회 봐서 먼저 철수해. 저 녀석들은 내가 막는다.
……조심해.
뭘 그렇게 속닥거려?
……
……하하…… 이건 진짜…… 여간 고역이 아닌데.
위치로 이동하라……
소나! 아머레스 유니온이 점점 많아지고 있어! 시간을 끌면 우리한테 불리해……
야, 거기! 와서 안 돕고 뭐해……!?
……
쳇, 쓸모없는 겁쟁이들 같으니.
이보나! 뒤에, 조심해!
……
……괜찮아?!
마리아!
도우러 왔다……!
……마리아 니어다! 놈들을……
……어딜 감히 마리아한테 손을 대려고.
코발, 준비 다 됐나?!
준비 완료!
이 늙다리들이…… 놈들을 포위한다!
뭐야? 무기가 왜 갑자기 벌벌 떨리고……
(싱글싱글) ……왜일까?
……빛의 기사가 제대로 연합회에 망신을 주는군.
나머지 아머레스 유니온은 다 여기 있나? 그 두 살카즈 기사는?
저번 나이츠모라 암살에 실패한 뒤로…… 사, 사라졌습니다……
……됐다. 너희들은 즉시 지원해. 반드시 빛의 기사와 피의 기사를 막아야 한다.
죽이는 한이 있더라도……
맥키 씨.
……!
그녀는 촛불을 손에 들고 있었다.
아름답게 일렁이는 촛불.
그들을 방해하지 말아 주시겠어요?
7팀, 8 팀, 도착.
보는 눈이 많아졌다. 뭐, 어쩔 수 없어. 원거리에서 빛의 기사와 피의 기사를 저격할 준비를 해라……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구경꾼, 기사, 아머레스 유니온, 그리고 싸우고 있던 피누스 실베스트리스 기사단 모두 일제히 움직임을 멈췄다.
마치 시끄럽게 장난치던 아이들이 갑자기 지나가는 열차를 구경하는 것처럼.
……저건……
……'실버랜스 페가수스'!
……
아머레스 유니온은 본능적으로 공격을 멈추고, 무기를 내렸다.
호흡이 굳어졌다. 그 어떤 경솔한 움직임도 죽음을 초래할 것만 같았다.
……
……마가렛.
이 목소리는……! 리암 아저씨?
아저씨는……
아직도, 마음을 돌릴 생각이 없는 거냐?
……군인은 나라의 일부다.
군인이 이행해야 할 건 본분이지, 정의가 아니야.
전에도 이렇게 대답했잖아.
……확실히, 감염자를 짊어지고 도시를 통과하는 건 나에게 무리다.
……
전원, 들어라.
빛의 기사와 피의 기사를 챔피언스 월 전시관까지 호송한다.
길.
……많은 사람이, 많은 일이 네 주위에 모여 있구나.
정말 그때의 너 같구나.
……빛의 기사 위치를 보고해.
모니크 님! 다행입니다, 드디어 연락이……
얼른 말해!
윽! 네! 10분 뒤면 챔피언스 월에 도착할 것으로 보입니다…… 실버랜스 페가수스 쪽에서 빛의 기사와 피의 기사를 호위하고 있어, 저희가 손쓸 방법이 없습니다!
……빛의 기사는 내가 저격한다. 기회는 단 한 번.
위치가 탄로나면…… 실버랜스 페가수스가 창만 던져도 건물을 관통할 수 있을 거야.
그러니까 너희는 녀석들의 주의를 돌려.
네!
……대기사장님.
하하, 아미야 씨. 이쪽으로 오세요. 카시미어에 있는 동안 잘 지냈나요?
……네.
박사님 덕분에……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어요.
만약 로도스 아일랜드가 상업연합회를 견제하지 않았더라면…… 섹터 제로 건은 아마 평화롭게 마무리되진 못했을 거예요. 저도 여러분께 감사드려야 합니다.
저희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인걸요.
당신은, {@nickname} 박사님이죠? 몇몇 기업들이 감정회에 섹터 제로에 관한 신청을 냈더군요. 우리에게 조사할 '기회'를 준다면서……
이것도 당신 덕분이죠?
- 이건 당신 덕분이라 생각해.
- 우리가 해주길 바라는 일을 예측했을 뿐이야.
- 우리 호흡이 잘 맞은 게 아닐까?
그라벨은 그쪽에서 잘하고 있었나요?
……
아, 그럼요!
그라벨 씨가 저희를 얼마나 많이 도와줬는데요!
그런가요? 그라벨도 이제 밖에 나가서 경험을 쌓아야 할 때가 아닌가 싶네요.
뭐, 이건 나중의 얘기지만. 그리고, 살카즈 두 분은…… 이름이 샤이닝과 나이팅게일이라 했나요?
……네.
이 전시관에서 살카즈를 보긴 드물어서요…… 빛의 기사를 맞이하러 가세요. 도움이 필요할 테니까요.
자.
……보인다.
저 휘황찬란한 전시관.
……
하…… 패자와 승자가 함께 시상대에 오른다고?
……지금쯤 이사회 놈들이 틀림없이 열받아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겠군.
……아마도.
만약 내가……
……조심!
라주라이트의 날카로운 화살이 어두운 밤하늘을 가르며 날아왔다.
순식간에 화살은 마가렛 코앞까지 날아왔다.
그러나……
마가렛에 닿은 건 차가운 화살이 아니라, 따뜻한 손이었다.
……니어 씨, 도와드릴까요?
……넌…… 크윽……
치유의 숨결이 공간을 가득 채웠다.
고향을 떠올리게 하는 파란 새가, 살카즈의 어깨에 가뿐히 내려앉았다.
샤이닝은 화살이 날아온 방향을 바라보며 입을 움직였다.
……'네 번째', 인가?
무서운 녀석.
……살카즈, 너와 빛의 기사는…… 무슨 사이인가?
동료입니다.
가시죠, 니어 씨.
……응.
어서 와, 마가렛, 디카이오폴리스.
……대기사장……
희한하군…… 기자도, 플래시도 없는 챔피언스 월……
그자들에게 출정 기사를 넘어 인터뷰하러 올 배짱 같은 건 없어.
오늘 밤만큼은…… 카시미어 챔피언스 월은 기사들의 것이다.
……왠지, 역설적으로 들리네.
이 전시관은 기사 스포츠가 발전하기 전부터 있었어. 예전엔 영웅들의 유물을 보관하는 박물관이었지……
아주 오래됐어.
……
아직 마음을 바꾸지 않은 거 맞지?
네.
……마가렛, 너……
됐다. 하긴, 당시 나도 너희 할아버지를 설득하지 못했는데…… 자, 가까이 와 봐, 어디 좀 보자.
키릴의 손녀가 벌써 이렇게 컸구나…… 어쩜 이렇게 닮았을까…… 키릴이 봤으면 정말 기뻐했을 텐데.
……네가 하려는 일은 지금 이 시대와 동떨어진 일이야, 마가렛.
군인 신분도 필요 없고, 귀족 신분도 필요 없고, 스포츠 스타의 신분은 더더욱 필요 없지.
이거야말로 너의 시작이야, 젊은이. 몇번의 풍파를 넘어서, 너는 이제 겨우 진정으로 거대한 파도를 맞이한 참이지.
날이 밝는구나.